그러나 약속이라는 것이, 예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뒤집힐 수 있는지 알아차린다면, 누구도 미래를 단언할 수 없을 거라고 한희는 생각했다. 아무리 굳게 의지를 다지고, 모든 상황이 하나의 추측만을 가리킨다고 해도 그렇다
- 나는 내일 떠난다.
한국어 문법은 때로 예정된 미래, 혹은 확실한 미래를 현재형으로 표현한다. 너무나 확실하기에 현재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선명한 미래라고 해도, 절대로 바뀔 리 없는 예정이라고 해도, 이 역시 부서져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