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를 여행지로 선택한 후에는 블타바강과 가까운 숙소를 잡으려고 했다. 나는 이제 러너니까!! 블타바강을 옆에 두고 달리는거야 꺅 >.<


사실 요즘 달리기 너무 내 뜻대로 안돼서, 흐음.. 달리기가 하면 할수록 느는게 아니라 실력이 떨어지기도 하는건가.. 하면서 절망하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 달리는 몸으로 두는게 미래를 위해 나을것 같았다. 나는 달리기는 영 아닌것 같아, 하고 그만두면 나중에, 노인이 되어서 다시 달리기 시작하기 힘들것 같고, 지금 잘 못달려도 계속 달린다면 노인이 되어도 계속 달리는 사람일 수는 있을 것 같아서. 게다가 인스타그램에서 러너들이 여름 달리기는 너무 힘들지만 가을이 되면 실력이 나아져있을거라고들 한다. 그래, 그 말에 기대어 계속 달리는 사람이 되자. 노인이 되어도 달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천천히 쌓아두자, 하고 조금이라도 달리려고 하고 있다. 12km 달린게 최고 기록이었고 10km 마라톤도 나갔었지만, 그리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6km 는 그냥 달렸는데, 이제는 30분 이라도 달리자고 마음 먹고 있다. 내가 30분 달리면 4km 도 못달릴 때가 많은데, 히융, 이거라도 안달리는 것보다 낫지, 하고 일단 30분은 꼭 달리려고 한다.


내가 호텔에 체크인한 시간은 저녁 여섯시 즈음이었다. 한국시간으로는 자정이 넘어있었던 거다.

너무 피곤했지만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오고 샤워하고 짐을 좀 풀어두고 자려던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새벽 네시가 넘었었고 하여간 나는 기절하듯 잠들어버렸다. 하, 시차.. 두시간마다 깼는데 이곳 시간 새벽 네시에 눈이 말똥말똥 해서 아무리 더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질 않아 침대에서 딩굴거리다가, 책을 좀 읽어보다가, 아아, 여섯시에 달리러 나가자, 하다가 여섯시가 되기 전에 달리러 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블타바강 옆을 달렸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달렸다 달렸어, 블타바강을!!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간혹 달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하여간 내 옆에 이것이 블타바강, 이러면서 달렸는데, 호텔을 나서면서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지더니 점점 더 내리기 시작했다. ㅋ ㅑ ~ 낭만 미쳐버려. 블타바강 옆을 달리는데 그것이 심지어 우중런 이라니..







그런데 뭐 막 그렇게 블타바강이 멋있고 그렇지는 않아? 그냥.. 강일 뿐이야? 지하철 타고 강변역 지나갈 때 보이는 한강이 더 근사한 것 같아? 여하튼 내가 하고 싶은걸 했다!! 하고 기분 좋아가지고 달리기를 마치고 호텔에 들어왔는데, 아 좀 추웠어. 점점 더 비가 많이 와서 그런것 같다. 이렇게 일찍 달렸으니 그나마 우중런이라도 했지, 조금 늦게 나갔으면 달리지 못할 뻔했다.


그리고 오늘은 프라하성에 가봐야지, 하던 참이라 호텔에 돌아와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후루룩 먹고, 길을 나섰다.


호텔에서 프라하성까지 천천히 걸어가야지, 하면서 걸어가다가 브런치도 사먹고(누룽지는.. 아침 간식) 그리고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걷다가 볼 거 있으면 보다가, 하면서. 그렇게 점점 더 프라하성에 가까워지는데, 오오, 가다가 다시 또 블타바강을 만난다. 이곳에서 만난 블타바강은 내가 달렸던 블타바강보다 훨씬 멋있었다!











블타바강을 건너서 언덕을 오르고 또 오르고 그리고 나오는 엄청난 계단을 또 오르고나면 드디어 프라하성이 나온다. 

하아. 비가 오고 쌀쌀해서 옷 .. 긴팔 더 가져올걸, 하고 후회했었는데, 프라하성에 도착하고 나니 땀이 나고 있었다. 업힐은 달리기나 걷기나 힘드네요.. 그렇게 프라하성에 오르니 마치 전망대처럼 마을 풍경이 보이는데 너무 근사해서 엄마한테 전화해 보여주고, 아빠한테 전화해 보여주고, 남동생, 여동생한테도 전화해서 전망 보여줬다. 





"아빠, 걸어서 세계속으로 보는 것 같지?" 하면서 카메라 방향 돌려서 쫘악 스캔해 보여드렸는데 아빠는 그렇다고, 드론에서 찍은것 같다고 하셨다. 요즘 엄마랑 아빠랑 집에서 우리는 걸어서 세계속으로, 세계테마기행을 자주 보기 땜시롱 ㅋㅋㅋㅋㅋ


영상도 찍었는데 그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하여간 참 좋은 시간이었다.



그 유명하다는 프라하성 스타벅스에도 갔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바깥 전망 좋은 자리는 죄다 닫아두었고 실내 자리만 열려있었다. 실내 자리는 좀 좁고, 사실 별 의미가 없어서 굳이 앉진 않았다. 화장실이나 들렀다 갈까 했는데 화장실이 자꾸 밑으로, 밑으로, 지하로 지하로 내려가라는거에요. 그런데 유럽의 오래된 건물 가면, 그러니까 교회나 성당 같은데 가면 왜 그런거 있잖아. 빙글빙글 회전하는 좁은 돌계단 혹은 나무계단.. 스타벅스 화장실이 자꾸 내려가도 화살표만 있고 화장실이 나오질 않아... 도대체 어디까지 내려가라는거야? 혼자였던 나는 좀 무서워져서 그냥 화장실 안갈래, 하고 다시 올라왔다. 휴.. 빡세라..



그리고 이제 프라하성을 내려간다. 돌바닥이 미끄러워서 다운힐에 어떤 사람은 미끄러질 뻔 하기도 했다. 나 역시도 몇해전 포르투갈 리스본 갔다가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질뻔해서 완전 조심스레 내려갔는데, 오늘 내가 신고온 신발은 다행스럽게도 미끄럽지 않았다. 


몇해전에도 프라하에 며칠 머무른 적이 잇었다. 

그 때도 친구랑 마지막 날 프라하성 갔다가 영국 가자, 했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핳 내가 너무 한식 먹고 싶어지는 바람에 한국식당 찾아가느라 프라하성 가기를 포기햇었다. 나의 한국 음식에 대한 갈망에 짜증내지 않고 호응해준 내 친구 사랑해.. 그렇게 그 때, 한국음식 때문에 프라하성을 포기했었지. 프라하까지 와서 프라하성 안보고 한국음식 택하는 사람이 누구다? 바로 나다.. 그게 나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프라하에 오면 꼭 프라하성 가야합니까? 한국음식을 먹을 수도 있는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프라하성과 인연은 인연이었나보다. 이렇게 몇 년후에 다시 오게 된걸 보면.



내려가면서 점심도 사먹고 그리고는 그 유명하다는 간식도 사먹었다. 일명 굴뚝빵 이라 불리는 뜨르들로!! 

이것도 여행프로그램에서 보았던건데, 사실 이게 굳이 먹고 싶었다기보다는, 이거 먹는다고 아빠한테 알려주고 싶어서 부러 샀다. 그래서 아빠, 걸어서 세계속으로에 나왔던 굴뚝빵 사먹어요! 하고 사진 보내드렸다.




맛은 보면서 상상할 수 있는 바로 그런 맛이다. 음.. 사진 보여줬더니 여동생은 시나몬롤 생각난다고도 했고 남동생은 핫도그? 라고 했는데, 핫도그 겉껍질에 시나몬 가루 뿌린 바로 그런 맛이라고 생각하면 비슷할 것 같다.


사실..

그동안 혼자 여행했다는 사실을 아빠께는 말씀 드리지 않았었다. 친구랑 같이 가는 것조차도 외국 여행이라면 정말 싫어하셨던 거다. 때로는 "취소하면 안되냐?" 고도 하셨었다. 걱정이 정말 너무 많으시고 또 내가 그걸 모르는 바가 아니라서 말이다. 여자 혼자 여행하는 프로그램이라도 볼라치면 아빠가 별로 안좋아하셨던터라 그동안 숨겨왔는데, 어차피 이제 아셔야 하기 때문에 치앙마이 때부터 말씀드렸다. 어떻게 혼자가냐고 아빠가 완전 당황하시는데, 아빠 사실 나 그동안 혼자 많이 다녔어, 했고 엄마도 옆에서 "얘 혼자 잘 다녀" 하고 도와주셨다. 아빠는 이제 그렇게 힘이 있지 않기 때문에  더 뭐라 못하시고 수긍하셨지만, 이번에도 혼자간다는 사실에 적잖이 걱정하시는 것 같아, 잘 먹고 잘 지내고 있다고 안심시켜드리려고 부러 간식도 사서 보여드리고 영상통화도 했다. 그간 여행하면서 엄마랑 여동생, 남동생한테는 부지런히 사진도 소식도 전했고 아빠한테는 엄마가 전했는데, 이번엔 좀 길게 있기도 하고 또 열시간 이상 비행한 유럽이다 보니 내가 직접 안심시켜드리자 싶었던거다. 그래서 영상통화해 전망도 보여드리고 잘 먹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이렇게 간식 사진도 보내드렸다. 


내 나이가 몇인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아빠 입장에서 걱정하시는걸 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아마 내 조카들이 지금보다 더 커서 혼자 여행한다고 하면.. 나 역시도 엄청 걱정할 것 같아서 말이지.



오늘 하루 엄청 돌아다녀서 프라하 온지 며칠은 된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다. 물론 아침에 달리긴 했지만, 3만보 이상을 걸었다.

아까 오후에 들어와서 '더는 안나가! 쉬자!' 하고 잠깐 누워서 깜빡 졸다가, 아 썬크림 발랐으니 세수라도 해야 하는데, 세수할 거면 샤워를 하는게 낫겠지, 하고 샤워까지 다 했는데, 배고프군, 하면서 컵라면에 맥주 한 잔 먹다가, 저녁을 먹었으니 조금만 걷다 올까, 하고 물이나 사러 가자, 하고 다시 나갔다 왔다가, 지금은 호텔 cafe 에서 글 쓰고 있다.




프라하 힐튼호텔은 일단 와이파이가 구리다.

하루치를 무료로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고, 그 하루가 지나면 또 그걸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긴 한데, 유료로 돈을 내면 프리미엄 와이파이를 살 수 있단다.. 프리미엄 와이파이, 더 좋나? 더 빠른가? 싶지만 그렇다고 돈 내고 프리미엄 와이파이 살 의향 같은거 1도 없다.


타올은 실밥이 풀리는건지 샤워후 닦고 나면 뭔가 막 날린다. 영 파이야.. 드라이어는 왜케 힘이 약한지.. 게다가 냉장고 청소도 딱히 청결하지 않은것 같고 말이다.


그런데 규모가 엄청나게 커서 이게 너무 좋다. 일단 이 카페가 24시간 오픈이다. 내가 늦은밤이나 새벽에 올 일은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언제든 이용할 수 잇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그런데 뭐니뭐니해도 좋은건, 사이즈가 너무 커서, 내 방 불을 다 꺼도 호텔 안의 불빛이 내 방을 밝혀준다는거다.



이게 내 방에서 보이는 풍경인데,

그래서 내 방 불을 다 꺼도 완전히 까맣지가 않다. 이게 나는 너무 좋다. 정말이지 위안이 된다.


치앙마이에서는 부띠끄 호텔에서 묵었는데, 그렇다보니 바깥의 소음이 다 들렸더랬다. 그게 나에게는 참 좋았다. 내가 여기서 잠드는데 바깥에 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나에게 위안이 되었다.

지금 힐튼 호텔에서의 불빛도 바로 그런 식의 위안이 된다.

하노이의 롯데호텔에서는 도시의 불빛이 다 보여서 위안이 되었던것처럼.

호텔에 도착해서 저 풍경 찍어서 가족 단톡방에 보내면서, 나 프라하 힐튼이고, 이렇게나 큰 호텔에 있으니까 내 걱정들 하지 말라고 보냈더랬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경험이 쌓일수록 나에 대해 더 잘알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내가 '혼자'인걸 좋아하는 건, 바로 '군중 속에' 있을 때라는 것이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볼 것도 없는 곳에서 혼자인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소리들이 들리는 곳에서 내가 혼자있는 걸 좋아한다는거다. 일전에 친구를 만나 '나는 군중속에 혼자인 걸 좋아하더라고, 까페에서 책 읽고 까페에서 글 쓰는게 좋아' 라고 했더니 친구도 그렇다고 했다. 친구는 나랑 사주에서 일주도 같아 굉장히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심지어 그 친구는 혼자 살면서도 무조건 까페에서 일하고 까페에서 공부한다고 했다. 재택근무 하는 날이면 아침 먹고 나가고 점심 먹고 나가고 저녁 먹고 나간다고.

백수가 된 뒤에 나도 하루에 두번씩 나갈 때가 있다. 나는 혼자인게 좋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이면서 혼자인게 좋다. 무인도에 떨어지기도 싫고, 애인과 둘이 고립되는것도 싫다. 어드리프트 였나, 그 항해영화에서 사랑하는 애인하고 둘이 배타고 항해할 때, 으으 나는 항해 안해, 그 배에서 며칠간 사랑하는 남자랑 둘만 있는 삶, 싫다..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둘이 있을거라면, 그것도 세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있을 때 좋다. 


그래서 나는 집에 있으면 밖으로 나가고, 한국에 있으면 외국에 나가는가보다. 



블타바강 얘기하려다가 왜이렇게 길어짐??


여기 시간은 지금 밤 21:23 인데 서울은 지금 04:23 이다.

서울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 서서히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고, 이곳에서는 서서히 잠자리에 들 시간이다.

내가 지금 이렇게나 멀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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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7-09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여행도 대단한데, 저기 위에 달리기 코스~~~ 우아, 블타바강을 달린 다락방님 넘나 멋져요!
프라하성도 멋지고, 저기 위의 뜨르들로는 딱 제 스타일이라서 블타바강을 달릴 자신은 없지만 저도 언젠가 꼭! 프라하에 가봐야겠어요. 진짜 가게 되면 ㅋㅋㅋㅋㅋ 저도 프라하성이랑 뜨르들로 사진 올리면서 ‘꿈은 이루어진다‘ 이렇게 말하려고요.
또 소식 전해 주세요. 와이파이한테 제가 다락방님께 잘 협조하라고 말 넣어 둘게요.

거리의화가 2025-07-09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중런이라니~ 멋집니다! 멈추지 않고 짧게라도 계속 달리려는 노력들이 쌓이면 미래에도 단단하고 건강한 러너 생활을 유지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비가 온 블타바강과 프라하의 풍경 사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긴 여행 해본지가 오래인데 다락방 님 덕분에 대리만족합니다. 감사드려요^^

바람돌이 2025-07-09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프라하에서 달리기 역시 멋집니다. ^^ 지난 겨울에 저 프라하에서 5일 있었는데 갔던 도시들 중 제일 좋았어요.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걷기만 해도 좋았던 곳이 프라하네요. 저기 저 카를교를 하루에도 몇번씩 지나며 걸었던 기억이..... ㅎㅎ

한식은 맛있게 드셨나요? 혹시 가셨는지 모르겠는데 프라하 시내에 맛집이라고 한식집 있어요. 진짜 한글로 식당 이름이 맛집, 여기 음식 가격과 맛 다 괜찮았습니다. 요즘은 해외 나가도 워낙에 한식집이 많아서 좋긴 하더라구요. 가격이 비싸서 그렇지... ㅎㅎ 즐거운 여행 즐거운 달리기 하세요.

관찰자 2025-07-0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을 읽다 보면 사람들이 이렇게나 다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고 생각되요. 저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너무 좋지만, 그 사람들 속에서 기운을 빼앗기는 사람이라 사람들이 좋아서 만나고 싶다가도, 만날 생각을 하면 미리부터 기가 빨려서 결국은 그냥 집에 주저 앉는 사람이란 말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그런 사람인 줄 모르고, 엄~~~~청 외향적인 줄 알고 당연히 주말마다 약속이 있는 줄 알고, 또 아무렇지 않게 만나자고 하잖말이에요. 하아. 주말에는 거의 침대 위에 누워서 책만 읽는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잖아요. 특히 카페 같은 곳에 오래 못있어요. 일단 너무 시끄럽고,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귀에 다 들려서 아무것에도 집중할 수가 없어요.ㅠㅠ 이런 제가 한때 커피숍을 운영했으니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겠어요. 참말로.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아무려나 프라하에서도 ‘군중 속의 고독‘을 잘 느끼고, 안전하게 여행하세요~

잠자냥 2025-07-09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라하에서 누룽지 먹는 여자다락방 ㅋㅋㅋ
전 서울에서도 누룽지는 안 먹습니다만...ㅋㅋㅋ
군중 속의 고독을 만끽하는 다락방 오늘도 열심히 걷고 맛난 거 먹어요~
(사진만 봐도 서늘해 보여서 부럽네요. 춥다니! ㅋㅋㅋㅋ
어제오늘 서울 날씨 장난 아닙니다. 어제 파주는 40도 넘었대요 ㅋㅋㅋ)

blanca 2025-07-09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부지... 다락방님과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것 같아서 마음이 먹먹해져요. 아부지는 다락방님을 많이 사랑하시네요. 잘하셨어요. 굴뚝빵 보여드린 거요. 한국은 불타네요. 추적추적 비오는 체코에서 군중 속에서 고독을 즐기시는 다락방님에 저를 빙의해 봅니다. ^^ 건강히 즐거운 여행 되세요.

망고 2025-07-09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겉옷 입어야 하는 쌀쌀한 날씨. 여기는 정말 너무 더운데 피서 잘 가신거 같아요 굴뚝빵도 맛있어 보이고 호텔 카페에서 노트북 켜고 글쓰는 다락방님 모습도 멋질거라 상상이 됩니다😄 혼자서도 여행 잘 가셔서 고독을 즐기는 성향! 저랑은 완전 다르지만^^ 그 용기가 너무 부럽기도 해요
 

젊은 시절에 비행기를 타면 기내식을 먹는 것도 큰 기쁨이었다. 술은 뭐 말할 것도 없지. 비행기 안에서 맥주며 와인이며 마시는 것이 너무너무 즐거웠고 기대되기도 했다. 어떤 비행에서는 잭다니엘과 콜라를 달라해서 잭콕을 제조해 마시기도 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서서히 기내식을 좀 덜 먹게 되었다. 어떤 때에는 심지어 건너뛰기도 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기내식을 먹고 가만 앉아서 잠을 자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일이 육체에 서서히 부담이 된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난번 치앙마이때도 식사를 걸렀는데, 그 당시 승무원이 왜 안드시냐고 샐러드라도 드시라고 하면서 준 적이 있어 샐러드를 먹었더랬다.

슬 역시 마찬가지, 아무리 화장실이 있다지만 비행기안에서 화장실 가는게 딱히 좋지는 않아서 비행기 안에서는 요즘 술도 마시지 않고 있다. 내려서 숙소에서 마시면 되지 술에 환장했냐, 하면서 스스로 술을 참았던건데, 그래서 치앙마이 갈 때는 안마셨고, 어제 비행에서도 기내식 첫 끼에 술 대신 오렌지 주스를 마셨다. 얏호~

사실 기내식 첫 끼도 먹지 않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라운지에서 비빔밥에 컵라면에 죽에.. 많이 먹기도 했고 기내에서는 가급적 먹지 말자, 가볍게, 가볍게 있자, 했던거다. 그런데!! 조금 출출해졌고, 흐음, 그러면 샐러드랑 과일만 좀 먹을까, 하면서 소고기랑 감자를 외쳤더랬다. 그렇지만 냄새를 맡으니까 조금 먹고 싶잖아요? 샐러드 후다닥 다 먹고, 과일도 먹고, 그리고 소고기도 조금 먹고, 그리고 오렌지 쥬스... 그래, 와인 안마셨으니 그게 어디야, 선방했어! 하고 먹자마자 또 기절해버렸는데, 




아니, 세상에, 간식을.. 간식을 줬는데, 그게 따뜻한 핫도그인겁니다. 와- 내가 이건 못참지. 나는 개봉하지 않은 채로 승무원에게 맥주를 하나 달라했다. 핫도그를 어떻게 그냥 먹어!! 이건 맥주랑 먹어야지!!




아 꿀맛이었다.




마지막 기내식은 한국식 닭고기볶음과 양식 팬네파스탸 였는데 파스타 냄새가 너무 좋아서 파스타 시키고 레드 와인도 마셨다. 에라이~ 모르겠다~~




나는 지금 프라하에 와있다.

(힐튼 호텔 와이파이 너무... 무슨 일이니...사진이 안올라가.. 힐튼, 이름값도 못하고 와이파이 왜이럼? 이건 나중에 시간내서 따로 올릴게요-올림.)

비행기에서는 이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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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7-08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기내식을 이제 안 먹는다고??!!! 늙긴 했구나... 했는데...

˝어차피 라운지에서 비빔밥에 컵라면에 죽에.........˝에서 일단 빵터지고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뭐야 대체 몇 개를 먹은거냥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라하는 날씨 어때요? 프라하 갔으니 방광 걱정 좀 내려놓고 맥주는 꼭 마시고...
블타바강에서 달리나요? ㅋㅋㅋㅋㅋ 화이팅!

다락방 2025-07-08 14:36   좋아요 1 | URL
먹고 계속 앉아만 있는게 너무나 부담스럽더라고요. 화장실 갈 때 부러 돌아서 저 쪽 가고 그랫습니다. 그래봤자 비행기 안에서 움직이는 건 한계가 있어가지고.. 게다가 저 맥주 마시니까 완전 또 화장실 귀신 붙어가지고 ㅋㅋ 어오 먹고 또 후회했어요 ㅠㅠ 먹지말걸, 하고요.

프라하 첫 식사에 프라하에선 맥주지! 하고 또 맥주 마셨다가 방광이 너무나 화를 내서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맥주를 마시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아니, 저 오늘 블타바강에서 달린 거 어찌 아시고!! 오늘 블타바 강에서 좀 달렸습니다. 비까지 와서 우중런 낭만 미쳤습니다. 곧 다 올리겠습니다. 비행기에서 본 영화에 대해서도 얘기해야 해요. 아 바쁘다.. ㅎㅎㅎㅎㅎ 맨날 혼자 막 바쁨 ㅋㅋ 사실 별 것도 안하면서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7-0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 저는 비행기 타는 일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서 기내식이 그렇게나 맛있네요! 저는 비빔밥이 맛있더라구요. 하늘을 날면서 먹는 비빔밥!

프라하라고 하시니 너무나 부러운 것입니다! 얼른 와이파이 문제 해결되어서 좋은 구경 우리도 같이 좀 하자구요!

다락방 2025-07-08 14:38   좋아요 0 | URL
힐튼 호텔 와이파이 너무 후졌고요 ㅋㅋ 오만년 걸려서 사진 하나 업로드 되어 지금 페이퍼를 수정하긴 햇습니다. 힐튼 호텔 타올도 후졌습니다. 실밥 날아다녀요. 하하하하하. 드라이어도 후졌습니다. 바람이 넘나 약한것.. 이러기 있긔없긔? 그렇지만 블타바강 옆이라서.. 예약했어요. 그리고 혼자라서.. 혼자일 땐 대기업에 붙자!!

하여간 제가 할 말이 많아가지고 있는대로 최선을 다해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잠자냥 2025-07-08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본 후...)

2인분인데...혼자 간 거 맞아...?
이상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7-09 04:32   좋아요 1 | URL
응? 어디가 2인분이죠? 죄다 1인분 입니다!!
아무튼 난 혼자임. 잠자냥 님, 나 만나러 와요, 프라하에!!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5-07-08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라하~~ 부럽습니다!! 유럽 요즘 많이 덥다던데 거긴 좀 덜 덥나요?

전 얼마전부터는 저열량식 신청하는데 가뿐하고 좋더라구요
오실 때 미리 신청해보세요 ^^

다락방 2025-07-09 04:34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파리도 지금 너무 더워서 난리가 났다는데 프라하는 아닙니다.
여름이라는거 보고 긴팔 하나만 챙겨가지고 왔는데 오늘도 이슬비 계속 오더니 날이 추워요 ㅠㅠ 긴팔 가져오긴 했지만 하나뿐이라, 내일은 나가서 맨투맨이나 후드티셔츠 하나 살까 합니다. 몇년전에 프라하 가을에 왔을 때, 그때도 한국 가을보다 추워서 급 파카 사입어야 했거든요. 그래서 몇 번이나 오기전에 프라하 날씨 체크했는데 여름이었다고요, 한국이랑 비슷했다고요 ㅠㅠ 그런데 오늘 검색하니 저 있는동안 계속 비오고 기온 내려간대요. 하아.. 유럽에 오면 자꾸 뜻하지 않게 옷을 사게 됩니다 ㅠㅠ 몰타에서도 공항에서 긴팔 티셔츠 샀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관찰자 2025-07-08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는 비행기 안에서 맥주 마시면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배가 부글부글 해지고,
배 안에 분출 되지 못한 가스가 부글 부글 해지면서,
어느 순간에는 앉아있기 힘든 상태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맥주는 절대 안마십니다.

해서,

비행기에 타면 항상 슬리퍼를 달라고 해서 일단 신발부터 갈아신고,
무조건 와인으로 갑니다.ㅋㅋㅋㅋ

하지만, 이것도,

어느새 십년 전 얘기.....ㅡㅡ;;;

다락방님. 잘 다녀오세요. 너무 부럽습니다.

다락방 2025-07-09 04:36   좋아요 0 | URL
저는 좌석에 항상 슬리퍼가 준비되어 있긴 하지만 슬리퍼가 너무.. 후져가지고 ㅋㅋ 화장실 갈 때 신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다시 신발 갈아신고 가긴 합니다. 하여간 종아리도 허벅지도 붓고 오래 앉아있는건 힘들긴 합니다. 거기에 뭘 먹고 마신다니.. 젊을 때랑 몸이 다르게 반응하고요 ㅠㅠ 움직이는게 좋긴 하지만 화장실 가는건 싫어요 ㅠㅠ 비행기 화장실 별로 ㅠㅠ 그렇지만 없는것보다 낫고.. 한국 돌아갈 때는 과연 술을 마실지 안마실지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ㅋ 마시지마, 인간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5-07-08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핫도그엔 콜란데... ㅋㅋㅋㅋ
여행 잘 다녀오세요. 사진 많이 올려주시고요. 눈으로라도 여행하고 싶어요

다락방 2025-07-09 04:37   좋아요 0 | URL
저는 콜라를 마시면 밤에 잠을 못자요! 엄청나게 눈이 똘망똘망 정신도 똘망똘망 해집니다. 너무 괴로워서 탄산 원래 잘 안마시긴 하지만 콜라는 더 안마셔요. 특히 오후에는요. 핫도그에 콜라라뇨, 망고 님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맥주로 바꿔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맛있게 먹은 기내 간식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7-08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내식 ....... 중에 거를 음식이 하나도 없네요!
자주 오세요, 다락방님! 위의 분들 다 프라하에 계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같이 감, 다락방님이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7-09 04:38   좋아요 1 | URL
저 비행기에서 먹었던 저 파스타 왜이렇게 맛있는지, 혼자서 먹으면서 막 ‘아니, 안먹겠다면서 이거 왜케 맛있음?‘ 이랬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모두들 프라하를 즐기세요!! >.<

거리의화가 2025-07-09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도그엔 맥주인가요?ㅎㅎ
다락방 님 프라하 너무 좋으시겠어요. 출근 전에 그곳에서도 달리기하셨다는 이야기 보고 일단 좋아요 눌러놓고 왔는데!ㅎㅎ
저도 예전보다는 아무래도 기내식을 좀 덜 즐기는 것 같긴 합니다. 오랜 비행 시간이 필요한 곳에 가면 배가 고프니 안 먹을 수 없겠지만 가능하면 좀 덜 부담되는 것으로 먹게 되죠.
하지만 이번에도 야무지게 드셨네요!ㅎㅎ 반전 있어서 더욱 재미납니다. 이곳은 무척 더운데 그곳은 좀 덜할지... 여행 사진과 후기 기다리겠습니다.
 
레티파크
유디트 헤르만 지음, 신동화 옮김 / 마라카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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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내뜻대로 되는게 없고 이토록 쓸쓸하고 그러나 가끔, 아주 가끔은 아름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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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는 재미있게 살아야지 - 얼굴도 몸매도 재미있어진 찐 마흔의 소소한 싱가포르 일상 이야기
서수란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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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생활자의 이야기를 기대하며 읽었는데 그냥 작가 본인의 전반적 삶에 대한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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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은모든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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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외할머니와 통곡하던 엄마가 생각나서, 그리고 그 때 ‘이제 나에게도 이런 시간이 오겠지‘ 하던 내가 생각나서 책을 읽으며 울었다. 생과 사가 인간의 정해진 운명이라면, 누구나 예외없이 죽는거라면, 그런데 왜 울게되는걸까. 내 죽음을 내가 결정하는 걸 존중해야 하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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