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가고

나도 가고

모두 가

어디로 가느냐고

끝이지


언제 끝날지 몰라도

모든 건 끝이 있지

언젠가 끝난다 해도

덧없게 여기지 마


흘러가면서

반짝이는 걸 찾아

널 즐겁게 해주고

기쁘게 해주는 거 말이야


큰 파도가 다가올 때는

잘 타 봐

파도를 잘 타면 괜찮겠지


언젠가 끝이 오면

웃으면서 떠나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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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5-07-12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염이 계속되고 있어요.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고잉 홈
문지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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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간 사람 많았던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정치나 가난으로 이곳이 아닌 다른 나라로 간 사람 좀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일은 지금도 있겠다. 지금은 이민보다 공부하러 가는 사람이 더 많을까. 공부하러 갔다가 거기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정착하는 사람 있을지도 모르겠다. 문지혁 소설 《고잉 홈》에는 미국으로 이민 가거나 공부하러 간 사람 이야기가 담겼다. 아예 미국으로 떠난 사람은 많지 않구나. <에어 메이드 바이오그래피>에서는 사위가 이민 1세대인 장인 리호철 이야기를 한다. 사위는 미국 사람인가 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장인을 아내와 한국으로 만나러 가면서 글을 쓴다. 리호철 딸인 조이는 무척 걱정하는데. 조이는 리호철이 입양했다. 미국 사람이 한국 사람을 입양한 게 아니고 미국에 사는 리호철과 아내가 한국 아이를 입양한 거다. 한국에 오고 격리 기간 두주가 지난 뒤에 리호철은 좀 나아진다. 죽지 않아서 다행이구나.


 이 소설 제목이기도 한 <고잉 홈>에서 구현은 AI 실험에 참가한다. 시카고에서 뉴욕으로 돌아갈 돈이 모자라서였다. AI 실험은 차에 타고 말만 하면 뉴욕으로 가고 500 달러를 준다고 했다. 현은 500 달러에 차비 11 달러를 안 쓰니 611 달러나 번다고 생각한다. 난 현이 배우가 되려고 미국에 왔다고 했을 때 조금 놀랐다. 그건 정말이었을지. 현이 말한 나이 차이 나는 누나는 실제로는 없었다.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 현은 그걸 연기로 여긴 듯하다. 현이 배우가 되려고 미국에 온 건 정말일지도. AI한테 소설을 쓰게 하려는 사람 정말 있겠지. 벌써 그런 소설 나왔던가. AI로 소설 쓰기. 그 일을 미국에서 한국말로 하게 한다니. 이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유학생 부부 이야기는 <핑크 팰리스 러브>와 <나이트호크스>다. ‘핑크 팰리스 러브’에서 두 사람은 결혼하고 한해가 된 기념으로 팽크 팰리스라 하는 호텔에 간다. 거기에서 두 사람은 저마다 결혼하기 전에 헤어진 애인을 만난다. 두 사람 애인은 다 죽었다. 헤어진 것도 죽은 것도 같다니. 이런 일 있기도 할까. 남자가 헤어진 사람은 남자가 헤어지자고 하자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고 남자한테 자신한테 연락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했다. 그런 뒤 정말 죽었다. 왜 그랬으려나. ‘나’는 그 일을 아주 잊었다. 그때 일을 다르게 기억했다. <나이트호크스>에서는 아내가 손목을 크게 다쳐서 병원에 가는 이야기다. 미국에서 보험 없이 병원에 가려면 돈이 걱정되겠지. 여기에서 ‘나’는 처음엔 아내 말대로 약국으로 가고 다음엔 조금 돈이 덜 들 듯한 병원으로 갔다. 세번째에서야 제대로 된 병원으로 갔다. 그런 마음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구나. 나중에 계산서 받고 제대로 대응하고 병원에 낼 돈이 줄었기를.


 결혼하지 않고 혼자 미국으로 공부하러 간 사람 이야기는 <골드 브라스 세탁소> <뷰잉> <뜰 안의 볕>이다. 혼자 공부하러 가면 마음이 더 불안할지도. 여기 담긴 소설에서 ‘뜰 안의 별’만 한국말 제목이다. ‘골드 브라스 세탁소’와 ‘뷰잉’은 좀 씁쓸하다. 그래도 ‘골드 브라스 세탁소’는 좀 나았다. ‘뜰 안의 볕’은 늘봄이 목회자로 살기에 한국보다 미국이 낫겠다고 여기고 미국으로 왔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여성 목사는 한사람이라도 있던가. 신부는 없다 해도 목사는 조금 있을 것 같은데 어떨지. ‘뜰 안의 볕’은 마지막엔 따듯하다. 서로 다른 사람이 잠시나마 마음을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제목 덕분일까. 늘봄은 아버지가 지은 자기 이름이 웰워이스 스프링(늘 봄)보다 이터널 스프링(영원한 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한국이나 일본에는 식구가 다 함께 죽으려고 하는 일 있다는 거 아는데, 그런 일은 어느 나라에나 있는가 보다. <크리스마스 캐러셀>에 나온 고모 부부가 입양한 아이 에밀리는 식구들이 함께 죽으려고 했단다. 그때 에밀리는 죽지 않았다. 부모가 에밀리를 버렸다고 말했다. 에밀리가 홀로 남은 곳은 디즈니월드였다. ‘나’는 아버지가 두번째 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에 사는 고모 집에 오고 에밀리가 태어난 날과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모두 디즈니월드에 가기로 한다. 에밀리는 고모 부부가 입양한 아이니 ‘나’와 사촌이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에밀리는 ‘나’를 삼촌이라 한다. 미국도 촌수 정확하게 따지지 않는구나. 일본은 이모나 삼촌을 언니, 누나나 형, 오빠다 하기도 한다. 촌수는 제대로 따져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나 딱딱한가.


 에밀리는 몇해 전부터 디즈니월드에 가고 싶어했다. 에밀리가 그렇게 거기 가고 싶어한 건 다시 혼자가 되어 보고 싶어서였다. 에밀리는 어린데 생각이 깊었다. 에밀리는 가짜 엄마(낳은 엄마)가 자신을 버린 게 아니고 살려준 거다 생각했다. 에밀리는 자신을 입양한 엄마를 진짜 엄마다 했다. 에밀리는 부모가 자신과 죽으려고 했던 걸 알았던가 보다. ‘나’는 에밀리 말을 듣고 한국에 가면 아주머니라고 하던 새어머니를 엄마라 해야겠다 한다. ‘나’는 자신이 중학생 때 엄마가 죽어서 슬펐겠지. 아버지가 두번째로 결혼한 사람은 좋은 사람이지만 바로 엄마라 할 수 없었다. ‘나’가 에밀리를 만난 건 잘된 일이구나.


 마지막 소설 <우리들의 파이널 컷>은 영상 편집 프로그램 파이널 컷이면서 이 말 뜻 그대로인 우리들의 파이널(마지막) 컷이기도 하겠다. 이런 말밖에 못하다니. 여기에서는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한 아버지 마음을 알게 된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구나. 잘 몰라도 아버지는 미국에 사는 아이들한테 전화하고 싶어서 전화 카드를 모았겠지. 더 모를 말을.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도 쉽지 않지만,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미국에서 사는 건 더 힘들겠다. 예전에 한국 사람은 미국에서 세탁소를 많이 했다고 한 듯하다. 지금은 여러 일을 할지도 모르겠다.




희선





☆―


 종합병원 응급실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두 군데였다. 해켄색 대학 메디컬 센터, 그리고 홀리 네임 메디컬 센터. 이제 고민은 어디로 가야 조금 더 저렴하게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긴급 상황과 병원비, 응급실에 대해서는 이미 너무 많은 괴담을 들어버렸다. 앰뷸런스 부르는 순간 만 달러야. 입원 몇 달 하면 수십만 달러짜리 빌이 날아와서 집안이 망한다던데? 미국 사람도 돈 없으면 집에서 스스로 상처 꿰맨다잖아.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늘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루머들이 ‘친구의 친구’ 이야기로 둔갑해 사실인 양 떠돌았다.  (<나이트호크스>에서, 202쪽)



 “정말 좋은 사람이란 건 없어요. 그냥 애써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거지.”  (<뜰 안의 볕)에서, 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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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5-07-10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챗gpt 등 AI 쓰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소설 속에서도 인공지능 설정이 등장하는 것 같네요. 점점 빠른 속도로 새로운 것들이 자리를 잡는 것 같습니다.
희선님,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5-07-11 05:35   좋아요 1 | URL
요새 인공지능 쓰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고 하더군요 소설뿐 아니라 그림 음악이나 영화도 만들다니... 사람이 할 게 없어지는 걸지, 꼭 그런 건 아니겠지요 사람이 해서 괜찮은 것도 있겠습니다 그래야 할 텐데...

날이 거의 샜는데 바람이 시원하더군요 서니데이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일벌은 여왕벌이나

애벌레를 위해 꿀을 모으지


벌이 열심히 꽃에서 모은 꿀을

사람이 먹기도 하지

빼앗아 먹는 걸까

벌아,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사람은 벌이 살기 어렵게

세상을 망쳤어

벌이 사라지면

꿀 못 먹고

사람도 살기 어려워


벌이 살기 좋은 세상은

사람도 살기 좋을 거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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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뜨겁게 내리쬐어도

숲은 시원하네

나무가 있어서지


한여름 숲속에서

새소리를 들어도

시원하겠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도

숲속에선 신비롭지


마법 가루를 뿌리고

숲속을 날아다니는 요정은 있을까

그건 나비일지도


멋진 숲

시원한 숲

마음이 편한해지는 숲

숨 쉬는 숲


너도 숨 잘 쉬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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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5-07-08 0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너무 더운데, 올해는 일찍부터 폭염이 시작되어서 여름이 더 길게 느껴질 것 같아요.
폭염만 아니라면 여름이 덥긴 해도 좋은 점이 많은데, 너무 더워서인지 다른 건 생각이 나지 않네요.
여름에 많이 더울 때 나무가 많은 곳은 조금 덜 더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에어컨이 시원한 곳이 더 좋아요.^^
희선님,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5-07-10 04:19   좋아요 1 | URL
장마가 와서 비 많이 올까 봐 걱정했는데, 덥고 습하네요 안 움직이면 더 안 좋기도 하더군요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게 좋을 듯합니다 더워도... 며칠전에 집안이 30도였는데 지금은 1도 올라서 31도가 됐어요 지난해에도 더운 날 있었지만, 이번에 더 힘들군요

나무가 많아야 시원하기도 할 텐데, 비가 안 와서 나무가 마를 것 같기도 하네요 식물도 목이 타겠습니다 거기에 맞춰서 살지도 모르겠지만...

서니데이 님 건강 조심하시고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바람돌이 2025-07-09 0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시 덕분에 저도 오늘 갑자기 편안한 마음이 되네요.
저도 숨 잘 쉴게요. ^^

희선 2025-07-10 04:20   좋아요 0 | URL
숨 잘 쉬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복식호흡... 깊이 들이쉬고 내쉬기... 바람돌이 님 덥지만 숨 잘 쉬세요


희선
 
오늘도 꿈사탕 가게 길벗스쿨 그림책 22
콘도우 아키 지음, 황진희 옮김 / 길벗스쿨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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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책 《오늘도 꿈사탕 가게》는 꿈사탕 가게 그림책 첫번째야. 몇달 전에 만난 건 두번째였지. 처음부터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두번째를 먼저 만났어. 그것도 괜찮지. 꿈을 사탕으로 만들다니 좋은 것 같아. 꿈을 파는 사람도 있고 꿈을 사는 사람도 있겠지. 자신이 판 꿈을 살 수도 있을까. 그럴 수 있을 것 같기도 해. 난 꿈을 팔고 싶어도 좋은 꿈을 안 꿔서 팔기 어려울지도.


 꿈사탕 가게를 하는 건 펭펭이야. 펭펭은 할아버지한테서 가게를 물려받았나 봐. 펭펭과 할아버지 이야기가 나와도 괜찮을 것 같은데 언젠가 나올까. 그건 이 책을 보는 사람이 상상하는 게 좋으려나. 펭펭은 꿈사탕 가게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대. 그랬군, 몰랐어. 펭펭이 왜 꿈사탕 가게를 좋아하지 않느냐면, 늦은 밤에 꿈을 파는 사람 집에 가야 해서였어. 펭펭은 어두운 걸 무섭게 여겼어. 펭펭은 모구모구와 함께 가. 그래도 조금 무섭겠지. 마침 손님이 무서운 꿈을 꾸면 더 무서울지도.


 예쁘고 멋진 꿈도 있지만, 꿈사탕 가게에는 무서운 꿈도 있어. 그걸 사는 손님(닭)도 있었어. 이 꿈사탕 가게에는 사람도 가고 동물도 가는 듯해. 이 그림책속 세상은 동물과 사람이 어울려 사는가 봐. 그림을 보고 이런 것도 생각할 수 있군. 늘 잘 보는 건 아니야. 그림책 여전히 잘 못 봐. 무서운 꿈은 값을 싸게 해주더군.


 펭펭은 꿈을 팔겠다고 하는 사람한테서 전화를 받았어. 한해에 한번만 꿈사탕 가게에 꿈을 팔 수 있대. 꿈을 자주 파는 것보다 한해에 한번 파는 게 더 좋군. 언제 어떤 꿈을 꿀지 몰라서 언제 꿈을 팔면 좋을지 모를 것 같아. 어떤 꿈은 여러 번 꾸기도 하던가. 펭펭은 밤에 모구모구와 함께 꿈을 판다고 한 손님 집에 찾아가. 손님이 잠을 자면 꿈이 보여. 그걸 모구모구가 먹어. 지난번에도 말했겠지만, 모구모구는 꿈을 먹는 전설의 동물 맥이야.


 그날 밤 손님이 꾼 꿈은 여러 가지였어. 빵을 많이 만드는 꿈과 밤하늘 별을 보는 꿈과 비눗방울을 타고 나는 꿈이었어. 그다음 꿈은 손님이 다른 사람과 꽃밭에서 시간을 보내는 거였는데, 그건 모구모구가 먹지 못했어. 나이가 많이 들어서 모구모구는 꿈을 많이 먹지 못한대. 모구모구가 먹은 꿈은 꿈사탕이 됐어. 난 마지막 그 꿈 중요할 것 같았는데.


 다음 날 손님이 꿈사탕 가게에 와서 사진을 보여주고 자신이 그 사람이 나온 꿈을 꾸지 않았느냐고 물어봤어. 펭펭은 그 꿈은 사탕으로 만들지 못했다면서 미안하게 생각했어. 사진속 사람은 손님 아내로 먼저 세상을 떠났어. 펭펭은 그 꿈은 꿈사탕으로 만들지 못했지만, 꿈을 떠올리고 그림을 그렸어. 아주 잘 그리지는 못했지만, 손님과 아내가 함께 있는 모습이었어. 손님은 그 그림을 보고 기뻐했어. 펭펭은 마음이 따듯하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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