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1.


《Women War Photographers : From Lee Miller to Anja Niedringhaus》

 Anne-marie Beckmann·Felicity Korn 엮음, Prestel Publishing, 2019.



첫여름이 한여름으로 바뀌는 길목이다. 아침에는 소나기에 낮에는 새파랗게 트인 하늘에 몽실구름이 가득하다. 숭실대 옆 〈라이브러리 두란노〉에서 ‘섬섬꽃’ 모임을 꾸린다. 오늘은 《달맞이산 너머로 날아간 고등어》에서 여러 대목을 따서 읽는다. 이러고서 ‘빌고 싶은’을 글감으로 삼아서 쪽글을 쓴다. ‘빌다·비비다·비손’이 맞물리고, ‘빚다·빚·빛·비다·빚다’가 얽힌다. 무엇을 빌리거나 빌 적에는 마음부터 비우고서 서로 빛으로 나아가는 길을 바라본다. 14:40 고흥버스를 탄다. 버스에 타고서 잠든다. 한참 달린 뒤에 깨어나서 하루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고흥읍에서는 택시를 부른다. 마을 어귀에 이르자 왼논에서 오른논으로 뜸부기가 한 마리 휘익 가른다. 풀벌레와 개구리가 노래로 반기고 별빛이 흐드러지는 집으로 돌아왔구나. 《Women War Photographers : From Lee Miller to Anja Niedringhaus》를 곱씹는다. 싸움터를 담아낸 ‘빛순이’ 여러 사람을 한눈에 살피도록 엮은 알뜰한 꾸러미이다. 한글판이 나오기 어려우리라 느끼는데, 어느 분이 이 알뜰한 빛책을 장만해서 읽고서 헌책집에 내놓아 주었을까. 싸움터로 나아가는 사람은 싸울아비도 빛순이·빛돌이도 목숨을 건다. 싸우지 않기를 바라더라도, 나라(정부)가 등을 떠민다. 사랑을 잊은 우두머리가 싸움판을 펴고, 사랑을 잃은 몸으로 이웃을 놈으로 삼아서 죽이거나 죽어야 하는 불굿인데, 이 불굿에서도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를 돌보려는 어머니가 있다. 총이 없는 곳에서는 싸움질이 없을까?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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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탑재 搭載


 화물 탑재 → 짐 싣기

 보급품을 탑재하다 → 살림을 태우다

 최신형으로 탑재하여 → 가장 새것으로 담아


  ‘탑재(搭載)’는 “배, 비행기, 차 따위에 물건을 실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싣다·얹다·있다’나 ‘갖추다·고이다·괴다’로 손봅니다. ‘넣다·놓다·담다·두다·집어넣다’나 ‘머금다·붙이다·태우다·타다’로 손보고, ‘-로·-으로’나 ‘살리다·살려쓰다·찾아쓰다’로 손보면 되어요. ㅍㄹㄴ



스푸트니크 2호 인공위성 발사 당시 그것에 개를 탑재한다는 통신을 들은 미국의 일부 자비스런 시민 중에서는

→ 둘째 스푸트니크를 띄울 적에 개를 태운다는 말을 들은 너그러운 몇몇 미국사람은

《나의 창에 마지막 겨울 달빛이》(유치환, 문학세계사, 1979) 215쪽


항공모함에 탑재되는 날개 접는 전투기

→ 날개배에 싣는 날개 접는 싸움날개

→ 어미배에 탄 날개 접는 싸움날개

《박정희 시대》(김태암, 지혜, 2014) 30쪽


빨리 보고 나가요라는 눈빛을 탑재하고 끝까지 물어본다

→ 빨리 보고 나가요라는 눈빛으로 끝까지 물어본다

《급식 드라이빙》(조교, 인디펍, 2021) 23쪽


음성 비서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요

→ 소리 도움이를 담았어요

→ 소리 돕기를 넣었어요

《미래 세대를 위한 인공지능 이야기》(배성호·정한결, 철수와영희, 2023) 18쪽


막걸리 하나로 호형호제할 수 있는 걸걸함도 탑재되어 있었다

→ 막걸리 하나로 사귈 수 있을 만큼 걸걸했다

→ 막걸리 하나로 어울릴 수 있을 만큼 걸걸했다

→ 막걸리 하나로 서로하나일 만큼 걸걸했다

→ 막걸리 하나로 동무할 만큼 걸걸했다

《굶주린 마흔의 생존 독서》(변한다, 느린서재, 2023) 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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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수액 樹液


 나무에 수액이 오르다 → 나무에 물이 차오르다

 고무나무의 수액처럼 → 고무나무물처럼

 수액이 흘러내렸던 것이다 → 나무물이 흘러내렸다


  ‘수액(樹液)’은 “1. 땅속에서 나무의 줄기를 통하여 잎으로 올라가는 액 2. 소나무나 전나무 따위의 나무에서 분비하는 점도가 높은 액체. 또는 그것이 공기에 닿아 산화하여 굳어진 것 = 나뭇진”을 가리킨다지요. ‘나무물’이나 ‘물’로 손봅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수액’을 다섯 가지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물이 크게 일어나면 ‘큰물·물벼락·물마’라 하면 됩니다. 다치거나 아프거나 쓰러진 몸을 살리려고 따로 넣는 물이라면 ‘살림물’이라 하면 되어요. ㅍㄹㄴ



수액(水厄) : 1. 물로 인하여 생긴 재액 2. 차를 억지로 마시게 함을 이르는 말. 중국 진(晉)나라의 왕몽이 차를 몹시 즐겨 모든 사람에게 억지로 마시게 하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수액(水液) : 물이나 액체

수액(數厄) : 운수에 관한 재액

수액(數額) : 물건의 수효

수액(輸液) : [의학] 쇼크, 탈수증, 영양실조 따위에, 혈액과 삼투압이 같은 다량의 액체를 주입하는 일. 생리적 식염수·링거액 따위의 여러 가지 전해질 용액을 쓰며, 영양 보급의 목적으로는 과당(果糖) 용액·포도당 용액 따위를 쓴다



나무껍질 밑으로 수액이 흐르는 게 느껴지는 듯했어요

→ 나무껍질 속으로 흐르는 나무물을 느끼는 듯했어요

→ 나무에서 흐르는 물을 느끼는 듯했어요

《내 친구 제인》(패트릭 맥도넬/장미란 옮김, 웅진주니어, 2001) 18쪽


단풍나무 수액을 모으던 양동이를 깨끗이

→ 불긋나무물을 모으던 물동이를 깨끗이

→ 울긋나무물을 모으던 동이를 깨끗이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곰》(린드 워드/공경희 옮김, 웅진주니어, 2002) 42쪽


막 잘려나간 나무 밑동은 수액으로 젖어 있었고 남아 있는 나무들은 무력하게 잘려나갈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 막 잘려나간 나무 밑동은 나무물로 젖었고, 남은 나무는 힘없이 잘려나갈 때를 기다린다

《나무를 안아 보았나요》(조안 말루프/주혜명 옮김, 아르고스, 2005) 55쪽


산새들은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을 빨아먹으며 봄을 맞이한다

→ 멧새는 나무물을 빨아먹으며 봄을 맞이한다

《우리가 아는 새들 우리가 모르는 새들》(권오준, 겨리, 2014) 18쪽


매미는 찌르는 주둥이로 나무의 수액을 빨아 먹으며

→ 매미는 찌르는 주둥이로 나무물을 빨아먹으며

→ 매미는 찌르는 주둥이로 줄기에서 물을 빨아먹으며

《한국 매미 도감》(김선주·송재형, 자연과생태, 2017) 8쪽


몇 그루에서 나무진(수액)이 흐르고 있는 것을 확인

→ 몇 그루에서 나무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다

《사계절 곤충 탐구 수첩》(마루야마 무네토시·주에키 타로/김항율 옮김, 동양북스, 2020) 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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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가열 苛烈


 가열한 싸움 → 불타는 싸움 / 불꽃싸움

 더욱 가열한 양상을 띠었다 → 더욱 달아오른다 / 더욱 매섭다


  ‘가열(苛烈)’은 “싸움이나 경기 따위가 가혹하고 격렬함”을 가리키고, ‘가열차다’는 틀린말씨라고 합니다. 이 한자말은 ‘기운차다·기운넘치다’나 ‘힘차다·힘넘치다’로 손질합니다. ‘달아오르다·타오르다’나 ‘뜨겁다·화끈하다·후끈하다’로 손질하고요. ‘매섭다·사납다·물고물리다’로 손질할 만하고, ‘무섭다·무시무시하다’나 ‘불타다·불꽃튀다·치고받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식민지 조선에서 압제가 얼마나 가열찬 것이었는지도 과묵한 아버지의, 목에서 막히고 만 말로 알 수 있다

→ 종굴레 조선에서 얼마나 내리눌렀는지도 말없는 아버지로, 목에서 막히고 만 말로 알 수 있다

《재일의 틈새에서》(김시종/윤여일 옮김, 돌베개, 2017) 18쪽


학생들은 저지선을 뚫고 가열차게 행진하였다

→ 학생들은 막는곳을 뚫고 힘차게 걸었다

→ 학생들은 막아도 뚫고 불꽃처럼 나아갔다

→ 학생들은 가로막아도 뚫고 뜨겁게 걸어갔다

《백투더 1919》(오승훈·엄지원·최하얀, 철수와영희, 2020) 279쪽


그 순간부터 별의별 욕이 가열차게 벌어진다

→ 그때부타 갖은 막말이 불타오른다

→ 그때부터 온갖 말로 깎고 괴롭힌다

《슬기로운 좌파생활》(우석훈, 오픈하우스, 2022) 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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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자기효용



 자기효용감을 높이는 방법 → 나를 빛내는 길 / 보람을 높이는 길 / 값어치를 높이는 길

 자기효용을 상실했다면 → 내가 빛을 잃었다면 / 값을 잃었다면


자기효용 : x

자기(自己) : 1. 그 사람 자신 2. [철학] = 자아(自我) 3. 앞에서 이미 말하였거나 나온 바 있는 사람을 도로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

효용(效用) : 1. 보람 있게 쓰거나 쓰임. 또는 그런 보람이나 쓸모 2. [경제]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재화의 효능



  낱말책에 없는 ‘자기효용’은 일본말씨로 여길 만합니다. 우리말씨로는 ‘쓰임·쓰임새·쓸모’나 ‘쓸만하다·살뜰하다·알뜰하다’로 고쳐씁니다. ‘보람·빛·빛나다·빛살·빛발’로 고쳐쓰고요. ‘값어치·값결·값’이나 ‘값있다·값지다·값나가다·값가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ㅍㄹㄴ



데이트할 때 비용은 어떻게 나누어야 하나? 단기적으로는 자기효용만큼 지불하면 된다

→ 만날 때 돈은 어떻게 나누어야 하나? 곧, 쓰는 만큼 치르면 된다

→ 만나서 돈은 어떻게 나누어야 하나? 먼저, 쓰임새만큼 내면 된다

《슬기로운 좌파생활》(우석훈, 오픈하우스, 202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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