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29. 인터넷서점 알라딘 서재담당자한테



글월 잘 받았습니다만, 보내주신 글월을 헤아려 볼 적에, 알라딘서재 담당자님이 저한테 띄운 글월은 ‘인터넷서점 알라딘 서재관리’를 하는 ‘자유’일 수 있되, ‘검열’이기도 하다는 대목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만화책 《늑대의 딸》은 ‘늑대’라는 몸이 바탕인 아이들이 ‘사람’이라는 몸으로 바꿀 수 있는데, 이 아이들이 ‘서로 짝을 찾아가는 줄거리’를 보여줍니다. 코다마 유키 만화책은 처음 선보인 작품부터 《靑の花器の森》에 이르기까지, 늘 ‘남녀 또는 남남 사이에 짝을 짓는 줄거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습니다.


지난 20년 넘게 ‘짝맺기·짝짓기’를 줄거리로 삼는 만화를 선보였는데, 짝맺기나 짝짓기를 줄거리로 들려주는 만화를 놓고서 ‘짝맺기·짝짓기’라는 ‘우리말’을 썼대서 ‘검열·삭제·블라인드’ 처리를 하려고 한다면, 만화책이건 책이건 작품이건 알라딘 담당자가 몸소 읽어 보았다는 뜻인지, 아니면 읽지는 않더라도 출판사에서 팔림새를 거스르니까 뒷힘(압력)을 넣는다는 뜻인지, 제대로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말은 ‘짝맺기·짝짓기’입니다. 이 땅에서 우리말로 글을 쓰고 말을 하면 안 되는지 궁금하군요. ‘결혼·혼인·구애·연애’라든지 ‘배우자·반려자’처럼 한자말을 쓰면 이런 반응이 없었으리라고 느낍니다.


저는 ‘사읽은 사람’으로서, 언제나 아이들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느낌글을 씁니다. 어느 책이건 ‘사읽은 사람’이건 ‘빌려읽은 사람’이건, 아름답구나 싶은 책에는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고, 안 아름답구나 싶은 책에는 안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온사랑을 기울여 쓴 책이라고 느껴서 온사랑을 기울여 쓴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돈(재산)과 이름(명예)과 힘(권력)을 거머쥐면서 졸개(팬)를 거느리려는 꿍꿍이로 책을 쏟아내는 분도 적지않습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책장사가 가장 높은 뜻일 만하기에, ‘책을 읽는 사람이 마음껏 쓰는 글’을 ‘검열·삭제·블라인드’로 다루고 싶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가 다 다른 삶이고 다 다른 사람이고 다 다른 길을 가면서 어울리기에 아름다운 터전이요 별이며 하루라면, ‘입틀막’과 같은 일은 삼가거나 아예 안 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시 말씀을 여쭙습니다만, ‘출판사 항의’로 들어오는 “작가의 작품 집필 의도와는 맞지 않은 내용/표현을 담고 있어, 이에 커뮤니티 운영 원칙에 따라 해당 페이퍼는 현재 상품페이지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같은 말씀은, 국내작가이든 외국작가이든 ‘독자가 집필의도를 잘못 읽는다’ 하고 핀잔하는 셈인데, ‘나라사랑(애국)’이라고 외치면서 쏟아지는 숱한 책이 참으로 ‘나라사랑이라는 집필의도’에 맞는지 하나도 알 길이 없습니다. ‘개혁’을 외치는 숱한 책을 들여다보면 정작 ‘개혁이라는 집필의도’에 맞는지, ‘개혁을 양념으로 곁들이면서 정작 개혁을 안 하는 노예살이로 사람들을 홀리려는 집필의도’인지 헷갈릴 때도 잦습니다. ‘삶을 사랑하는 문학’이라고 ‘집필의도’를 내걸지만, 참말로 삶을 사랑하면서 문학을 했는지 아닌지 아리송할 때도 잦습니다. 어제 읽은 어느 인터뷰책에 나오는 어느 이름난 소설가 한 분은 ‘소설쓰기보다 영화제작 참여를 하면 적어도 10배 넘게 돈을 버니, 젊은작가들도 영화제작에 힘을 쏟을 만하다’ 같은 말씀을 대놓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분은 여느때에는 그저 ‘순문학’에 온마음을 쏟는 듯 곳곳에 다른 인터뷰를 해왔습니다.


‘읽는사람’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읽는사람’은 출판사 보도자료에 적힌 대로만 읽어야 할까요? ‘읽는사람’은 ‘출판사 집필의도’에 안 어긋나는 쪽으로만 책을 읽고서 느낌글을 ‘별점 10점 만점’을 붙여야 할까요? 우리는 ‘모든 책이 별점 10점 만점인 아름다운 세상’을 노래하면 될까요?


‘읽는사람’은 그저 사읽기만 하면서, 출판사와 인터넷서점이 책장사를 잘하는 길에 바닥돌로 얌전히 깔려서, ‘입틀막’을 하면 될 뿐인지 여쭙고 싶기도 합니다.


코다마 유키 만화책 《푸른 꽃 그릇의 숲》(이 책은 책이름 번역부터 틀렸습니다. ‘靑の花’는 ‘파란꽃’입니다. 책에 나오는 빛깔도 ‘파랑’이지요)도, 《늑대의 딸》도, 《보석 상자》도, 《요정이 있는 정원》도, 《뷰티풀 선셋》도, 《빛의 바다》도, 《백조 액추얼리》도, 《언덕길의 아폴론》도, 《망고의 눈물》도, ‘짝맺기·짝짓기’를 바탕으로 으레 ‘딴짓·바람(외도·불륜)’을 섞거나 한복판에 깔아 놓습니다. 그러나 이런 얼개나 줄거리라고 해서 이러한 작품이 죄다 나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어떤 얼개나 줄거리를 짜더라도, 만화가로서 우리한테 들려줄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될 뿐입니다. 《요정이 있는 정원》 같은 만화는 ‘아주 다르지만, 안 보일 수 있지만, 늘 곁에 있는 너’하고 ‘몸을 못 섞더라도 마음은 하나’라는 대목을 느끼면서 스스로 마음을 달래는 줄거리입니다. 퍽 잘 그렸다고 봅니다. 《늑대의 딸》은 얼핏 숲과 마을과 학교 사이에서 새롭게 길을 찾으려는 아이를 ‘이야기’하려나 싶었으나, 어쩐지 이런 얼개가 아니라 ‘멧골 숫늑대’와 ‘마을 숫늑대’가 ‘학교 암늑대(청소녀)’를 짝(반려자)으로 삼고 싶어서 저마다 다르게 ‘짝짓기를 바라는(구애·연애)’ 줄거리로 확 기울었습니다.


만화가나 출판사는 ‘집필의도’를 ‘보도자료’로 얼마든지 내세울 만합니다. 그러나 적잖은 책과 만화나 작품은 ‘집필의도를 이루지 못하는구나 싶을’ 때가 꽤 흔합니다. 그래서 사읽거나 빌려읽은 사람들은 ‘집필의도 미달성 작품’을 나무라는 때가 있습니다.


제가 쓴 글을 인터넷서점 알라딘이 ‘검열·삭제·블라인드’ 가운데 무엇을 하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이딴 짓을 한대서 이딴 짓에 마음을 빼앗길 까닭이 없습니다. 다만, 이딴 짓을 하려고 한다면, 이딴 짓도 하는구나 하고 지켜보면서 글을 남길 뿐입니다.


‘집필의도와 안 맞는다 싶은 대목’이 있다면, 창작자나 출판사가 독자한테 ‘왜 그렇게 읽었는지 새겨듣고 나서 왜 그처럼 느끼는지’ 물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한테 ‘이 글과 책은 이렇게만 읽어야 한다’고 억지를 쓸 수 없습니다. 이런 억지란 ‘독재·노예’일 테니까요.



오늘 읽기 2025.4.12. 늑대의 딸 2

https://blog.aladin.co.kr/hbooks/16392756

: “아무래도 짝짓기를 그려야 만화도 책도 팔릴 수 있다고 여기나 봐. 늑대살이와 숲살림과 사랑이라는 길을 푸른붓으로 그리면 만화도 책도 안 팔린다고 여기기 때문이겠지.” 하고 얘기하면서도 쓸쓸하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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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책하루, 책과 사귀다 206 아는 대로 읽다



  둘레에서 “아는 만큼 본다”라든지 “보는 만큼 안다” 하고 말합니다. 둘은 다르면서 닮은 이야기입니다. 참으로 우리는 “아는 대로 읽”습니다. “이름을 들어서 아는 글쓴이·펴냄터가 낸 책에 먼저 손이 뻗는다”고 여길 만하고, “이름을 들은 일조차 없는 글쓴이·펴냄터가 낸 책에는 아예 손이 안 뻗는다”고 여길 만하지요. 이 얼거리를 ‘알기’에 이름난 글쓴이·펴냄터는 ‘알리려(홍보·광고·영업)’ 합니다. 새뜸(신문·잡지·방송)을 가득 채우는 ‘새책 알림’에는 다들 ‘알 만한’ 글쓴이·펴냄터 이름이 가득합니다. ‘잘 모를 만한’ 이름을 눈여겨보지 않더군요, “아는 만큼 본다 + 아는 대로 읽는다 = 새롭게 배울 마음이 없다 = 안다고 여기는 굴레대로 머문다”로 잇습니다. “잘 모를 만하거나 그냥 모르는 책을 찾거나 챙겨서 읽는다 = 안다고 여기는 마음을 말끔히 지우고서, 처음부터 모두 새롭게 배우려는 살림길 = 스스로 사랑을 찾고 깨달아 삶꽃을 피우려는 마음”으로 잇습니다. ‘고작 책 하나’이지 않아요. 책 한 자락은 씨앗 한 톨이에요. ‘익숙한 이름이라는 굴레’에 갇히면,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못 배웁니다. ‘모르는 이름이라는 새빛’을 찾아나서면, 한 자락을 읽어도 새롭게 눈뜹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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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읽기

책하루, 책과 사귀다 206 까칠한 이오덕



  2003년 8월에 이오덕 어른이 흙으로 돌아갑니다. 마지막 숨줄기를 품을 즈음 스스로 ‘멧새’가 되어 날겠다는 꿈을 그리셨습니다. 그런데 적잖은 글밭·그림밭 사람들한테서 후련하다고 여기는 말이 자꾸 흘러나왔습니다. 가만히 그분들 말을 들으면 “이제 까칠하게 따지는 사람이 없어서 좋다!”고 여기더군요. 모름지기 글빗(비평)이란 까칠해야 합니다. 하나부터 온(100)까지 짚을 뿐 아니라, 즈믄(1000)도 짚을 수 있는 글빗입니다. 머리카락을 빗질을 할 적에 얼렁뚱땅 하면 엉켜요. 천천히 고르게 할 빗질입니다. 글빗도 이와 같으니, “잘잘못 따지기”가 아니라 “줄거리·이야기·글결이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살림씨앗과 살림꽃으로 나눌 만한가?”를 짚고 헤아리며 들출 노릇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띄우기(주례사비평)를 안 한 글빗님으로 누가 있을까요? 글꾼·그림꾼이 글꾼·그림꾼으로서 즐겁고 아름답게 피어나기를 바라며 글빗질을 맡은 분은 몇이나 될까요? 까칠하고 깐깐한 글빗어른 한 사람은 꼼꼼하고 곱게 읽고 새겼기에 하나하나 풀어서 들려줄 수 있습니다. 글빗질을 안 받으려는 글꾼이나 그림꾼이라면, 또 옮김꾼(번역가)이라면, 우리나라 글밭과 그림밭은 앞날이 캄캄합니다. 빗질이 없는 나라에는 빗방울도 말라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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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205 문화센터



  책숲(책숲)은 책으로 이룬 숲이어야 알맞지만, 우리나라 책숲은 자꾸 너른마당(복합문화공간·백화점 문화센터)을 닮아가요. 책숲에서 책만 다루어야 할 까닭은 없어요. 모든 책은 모든 살림을 다루기에, 모든 살림을 담아낸 책을 바탕으로 모든 살림을 차근차근 풀고 펴고 나눌 만합니다. 굳이 “책으로 이룬 숲”인 ‘책숲’을 여는 뜻을 헤아려 봅니다. 우리는 오른손에 호미를 쥐고서 밭을 일구어 밥살림을 일굴 적에 스스로 서면서 즐겁습니다. 호미를 쥐는 오른손으로 밥을 짓고 빨래를 하지요. 빗자루와 걸레를 쥐고서 집 안팎을 정갈히 치울 만합니다. 오른손으로 나무를 다루어 집을 짓고요. 이다음에 왼손으로 붓을 쥐고서 ‘살림을 지은 이야기’를 새록새록 짓습니다. 살림부터 짓기에 이야기를 짓고, 살림을 지은 어진 마음을 아이하고 이웃한테 나누려고 이야기를 풀고 펴고 들려줍니다. 책숲이라면 오른손과 왼손이 나란히 하는 일이 무슨 뜻인지 밝히면서 왼손이 왼손답게 깨어나고 오른손이 오른손답게 피어나는 길을 나누는 자리여야 어울립니다. 어느 한 손만 쓰지 않고, 어느 한 눈만 보지 않고, 어느 한 귀만 듣지 않아요. ‘온손·온눈·온귀’를 살리는 ‘온몸·온마음·온넋’으로 ‘온살림·온사랑·온숲’으로 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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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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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204 초등학생



  아이는 아이로 살아가면 넉넉하고, 어른은 어른으로 살림하면 알찹니다. 아이도 어른도 굳이 어떤 틀에 갇힐 까닭이 없습니다. 오늘날은 자꾸 아이를 배움터(학교·학원)에 밀어넣으면서, 그만 살림길을 여는 즐거운 하루가 아닌, 굴레나 수렁이나 틀에 가두는 메마르고 딱딱한 쳇바퀴에 고이더군요. 아이는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이 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대학생’이나 ‘사회인·직장인’이 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오로지 ‘사람’으로 나아가면 아름답고, 어른은 늘 아이 곁에서 함께 ‘사랑’으로 살아갈 노릇입니다. 숱한 어른들은 자꾸 아이를 길들이려 하면서 ‘다짐(약속·시간약속·규칙·규정)’을 지키라고 몰아세우더군요. 우리가 참말로 ‘어른’스럽다면 아이한테 다짐을 내밀지 않으리라 생각해요. 아이는 소꿉을 놀면서 느긋이 살림을 익히면 즐겁습니다. 아이는 뛰고 달리고 춤추고 노래하는 하루를 누리면서 일놀이를 배우면 사랑스럽습니다. ‘몸놀림·손놀림’ 같은 낱말을 들여다보기를 바라요. ‘놀다·놀이’란 아무것도 안 하는 허튼짓이 아닙니다. “즐겁게 하루를 살면서 슬기로운 어른으로 자라나는 사랑스러운 오늘 = 놀이”요, 어른은 늘 기쁘게 일하며 아이를 돌아보면 가만히 빛나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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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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