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6.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

 마르그리트 뒤라스 글/윤진 옮김, 민음사, 2018.12.29.



올해에는 마을책집 한 곳하고 어깨동무하면서 서로 북돋우는 길을 걸었다. 하루아침이 아닌 느긋느긋 조금조금 가다듬고 추스르면서 피어나는 길을 살폈다. 글쓴이는 펴냄터하고 이웃하지만, 책집하고도 동무하는 삶이다. ‘글지기·책지기·책집지기’가 나란하다. 여기에 ‘책숲지기(사서)’도 나란하기를 바라는데 어쩐지 어렵다. 긴긴 나날이 지나고 섣달에 이르니 차분히 새자리를 잡는다. 어느 곳에서 누가 맡는 무슨 일이든 매한가지이다. 서두르지 않기보다는, 차분히 하면 된다. 낮에 고흥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외버스에서 달게 잔다. 이윽고 읽고 쓰며 보낸다. 고흥읍에서 마지막으로 시골버스를 탄다. 황산마을에서 내려서 어스름 논두렁을 큰아이랑 걷는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을 읽었다. 뒤라스라는 분은 ‘어렵거나 얄궂은 프랑스말’을 안 썼으리라 본다. 그러나 프랑스글을 한글로 옮길 적에는 어쩐지 ‘한글스럽지 않은’, ‘삶글과 동떨어진’, ‘살림글하고 먼’ 먹물글로 춤추고야 만다. 우리는 철들면서 글을 쓸 수 있을까. 우리는 철눈을 뜨면서 글을 읽을 수 있는가. 그냥그냥 무늬한글을 쓴다면, 글쓴이와 옮긴이 스스로 아쉽지 않나. 빛글을 쓰고 읽을 적에 활짝 웃을 만하지 않나. 수수하게 쓰는 글일수록 빛난다.


#Ecrire #MargueriteDuras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이 나라도

얼뜬 백신을

모두 걷어치울 수 있기를 빈다.

화학약품이 아닌 숲을 가꾸어야

누구나 튼튼하고 멀쩡하게 마련이다.


美백신자문위, '신생아 B형간염 접종 권고' 34년 만에 폐기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782008?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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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5.


《셔터 거리의 사쿠라 공주 2》

 미야모토 레이미 글·그림/나민형 옮김, 대원씨아이 2024.3.15.



새벽에 작은아이가 일어나서 배웅을 한다. 오늘 즐겁게 맡을 여러 살림거리를 들려준다. 손을 흔들며 헤어진다. 이제 부산으로 간다. 시외버스에서 폭 잔다. 사상나루에서 내려 보수동 〈대영서점〉으로 찾아간다. 책빛으로 쉬고서 〈책과아이들〉로 건너간다. 시내버스나 전철을 탈 적에 밀치며 새치기하려는 사람이 꽤 많다.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어린이한테는 바른길(공중도덕·예의범절)을 지키라고들 할 텐데, 막상 나이든 사람은 무엇을 하는가. 나는 조용히 책을 펼쳐서 버스에서고 길에서고 전철에서고 읽는다. 《셔터 거리의 사쿠라 공주》를 돌아본다. 마을과 저잣길이 무너지려고 할 적에 푸름이가 어떻게 마음과 힘을 기울여서 되살릴 수 있는지 들려주는 줄거리이다. 언뜻 보면 꿈같지만, 곰곰이 보면 이 아이들처럼 소매를 걷어붙이면서 온빛으로 반짝일 노릇이다. 나이가 어리거나 젊기에 배울 일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배울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귀기울이고 눈여겨보면서 살림빛을 헤아려야지. 안 배우기에 밀치고 새치기를 할 뿐 아니라, 안 배우기에 뒷돈과 뒷힘을 부린다. 안 배우기에 속이고, 안 배우니까 늙고 삭는다.


#シャッタ街のさくら姬 #宮本伶美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여권에 ‘대만 커버’ 씌우는 중국인들…“日관광서 반중 차별 안당하려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679448


"항생제도 안 듣는다" 경악…올해 4만5000명 '역대 최다' 감염된 슈퍼세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688837?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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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3.


《창가의 토토, 그 후 이야기》

 구로야나기 테츠코 글·이와사키 치히로 그림/권남희 옮김, 김영사, 2025.3.14.



멧골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쑥부쟁이를 두 뿌리 옮겨심은 지 닷새가 넘는데 잎빛이 생생하다. 푸른손가락인 큰아이랑 작은아이 손끝을 탄 보람일 수 있고, 여러 해 삭이고 북돋운 기름진 터에 심었기 때문일 수 있다. 새벽과 밤이면 살짝 추운 첫겨울이되, 아침과 낮은 포근한 나날이다. 겨울이라서 마냥 춥지 않고, 낮볕을 듬뿍 받으면 밤에도 느긋이 지낼 만하다. 《창가의 토토, 그 후 이야기》를 읽어간다. 어버이한테서 받은 사랑을 마음껏 편 어린날이 맑게 흐른다. 어른이 되며 깨달은 지난날을 새롭게 사랑으로 풀어내려는 하루가 밝게 감돈다. ‘토토’가 한동안 다닌 배움터는 그야말로 배움터 노릇이었다. 저런 종이(졸업장·자격증)가 아닌, 이런 종이(이야기를 적는 글종이·그림종이)를 누리는 곳에서는 모든 아이가 다 다르게 배우면서 서로 새롭게 익히는 살림을 알아본다. 2025년 우리나라가 쓰는 목돈(교육예산)은 어마어마하다. 배움터가 아닌 ‘학교’란 이름인 불늪을 굴리는 데에 돈도 품도 엄청나게 쓰지만, ‘살림어른’으로 북돋우는 길이 아닌 ‘대학생(인서울 지식인)’을 척척 뽑아내는 틀(공장)에서 멈춘다. 배움지기(교육부장관·공무원)는 이 책을 읽었을까? 어린씨와 푸른씨가 마을에서 뛰놀고, 배움터에서 노래하고, 집에서 수다꽃을 피우는 살림터를 이룰 때라야, 나라도 마을도 배움터도 집도 산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김남국, 문진석 인사청탁에 “훈식이형, 현지누나한테 추천할게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comment/028/0002779537?si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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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4.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황영미 글, 문학동네, 2019.1.28.



큰아이가 ‘첫 이름쪽(주민등록증)’에 넣을 빛꽃을 찍어야 한다. 고흥읍에서는 얼굴에 있는 점을 뺄 뿐 아니라 턱을 깎기까지 한다. 손질(보정)을 하지 말라 해도 하더라. 그래서 순천으로 건너가서 찍는다. 거듭거듭 “얼굴 그대로” 찍기를 바란다고 얘기한다. 얼굴 그대로 나오기를 바라기에 찍을 텐데, 왜 ‘하얗게·예쁘게·티없이’ 바꿔야 할까. 그나마 순천에서는 손질을 안 했지만, 아이 얼굴빛을 하나도 못 담는다. 안 되겠다. 내가 찍어서 누리가게에 맡겨야겠다.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를 읽었다. 이 책뿐 아니라 요즈음 숱한 푸른글(청소년문학)은 ‘푸른씨는 이렇게 말해야’ 하는 듯 몰아간다. 지난날 푸른글도 마찬가지. 1980년대에는 그무렵 ‘거친말씨’를, 2010년대엔 이무렵 ‘막말씨’를, 2020년대엔 요즈음 ‘치레말씨’를 그대로 옮기려 한다. 마음을 담는 소리여야 말일 테지만, 마음을 누르거나 갉는 소리에 머문다면 ‘말시늉’이다. 따돌리고 따돌림받고, 들볶고 들볶이고, 골부리고 골질을 받는 굴레에 고스란히 갇히면서 앞길을 못 바라보는 줄거리가 ‘문학’이라면, 문학은 다 죽은 셈이라고 느낀다. 이래야 하지도 저래야 하지도 않는, 서울에서 대학교를 거쳐 회사원이 될 아이들만 다루지 않는, 그저 푸른빛으로 푸른글과 푸른살림과 푸른숲을 담는, 수수하게 피어날 푸른글이 그립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인사청탁 논란' 이틀만에 김남국 사직서 제출…대통령실 "수리"(종합)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779591?rc=N&ntype=RANKING


강유정 "비서실장, 김남국 눈물 쏙 빠지게 경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6177707?sid=100


“현지 누나” 김남국에 오전 ‘경고’ 대통령실, 오후 사표 수리…‘실세론’ 차단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7799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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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2월 7일. 철눈으로 큰눈이다.

나는 큰눈이라는 철눈에 태어났기에

해마다 이 철눈이 반가운데,

큰눈을 지나가면 겨울이 수그러들고

긴밤(동지)을 건너가면 겨울이 끝난다고

늘 느끼며 살아왔다.


온도계에 찍히는 눈금은 

마땅히 더 내려갈 수 있되,

큰눈과 긴밤이 지나면

겨울은 저물어 간다.

그저 이뿐이다.


고작 16시에도 벌써 해가 넘어가려고 하니

마당에 넌 빨래를 걷어야 한다.

지나간 한글날 이야기를

오늘에서야 매듭지어 본다.

.

.

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9.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우리말로 노래하는 식물도감》

 숲노래 밑틀·최종규 글·사름벼리 그림, 세나북스, 2025.8.5.



한가위에 낀 귀퉁이인 한글날이다. 해마다 돌아오는 이날은 ‘훈민정음날’이 아닌 ‘한글날’이다. 글을 지은 사람은 그분대로 뜻있되, 글을 가르치고 알리고 기틀을 다져서 ‘한글’이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을 제대로 바라보고 품으면서 우리말과 우리글을 되새길 하루라고 본다. 그렇지만 나도 ‘한힌샘’이라는 분을 눈여겨본 지 얼마 안 된다. 이녁을 다룬 글이나 책부터 너무 드물고, 제대로 짚는 글이나 책은 아예 없다. ‘위인전’이 몇 나왔지만 겉훑기로 그칠 뿐 아니라, “왜 ‘훈민정음’을 ‘한글’로 바꾸었고, 왜 우리말·우리글로 독립운동을 해야 했으며, 왜 난데없이 벼락죽음을 맞이해야 했고, 왜 오늘날 우리는 한글길·한말길을 까맣게 잊으며, 어떻게 한빛을 새롭게 일굴 만한지” 살피는 책도 없다시피 하다.


지난 늦여름에 태어났지만, 한글날에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우리말로 노래하는 식물도감》을 생각한다. ‘풀꽃나무 들숲노래’는 2021년에 밑글을 마쳤으나 2025년에 드디어 펴냄터를 만났다. 네 해 앞서 태어나도 즐거웠을 테지만, 네 해를 삭였기에 더 손질하고 새로 다듬고 거듭 보태고 마지막으로 깁을 수 있다. 우리는 늘 우리말을 잊지만, ‘식물도감·곤충도감·동물도감’은 다 그냥 일본말이다. 우리는 ‘풀꽃책·벌레책·짐승책’이라 하면 된다. 지난날 어느 누구도 ‘식물·곤충·동물’이라 안 했다. ‘푸나무·벌레·짐승’이었고, 이 수수한 이름은 낮춤말이 아닌 이웃을 헤아리는 말씨이다. 움직이기에 ‘동물’이라는 이름이라면 억지이다. 풀꽃나무도 움직이는걸. 푸르게 덮어 푸근하게 품는 풀이고, 곱게 끝을 맺으며 새길로 가는 꼬마인 꽃이고, 나(사람)를 아끼고 보살피는 이곳에 서는(남는) 또다른 나(빛)이기에 나무이다. 볼볼·벌벌 기기도 하지만 스스로 버는 이웃인 벌레요, 즈믄빛으로 즐겁게 삶을 짓는 이웃인 짐승이다.


일본말이나 중국말이나 미국말이나 영어가 나쁠 일이 없다. 일본사람은 일본말을 쓰면 되고, 중국사람은 중국말을 쓰면 된다. 우리는 영국사람이나 미국사람이 아니니, 그저 우리말인 ‘한말’과 우리글인 ‘한글’을 쓰면서 서로 다르게 빛나고 즐거운 사이로 어울린다. 일본나무를 들여도 되고, 영국꽃을 받아도 되고, 중국풀이나 미국짐승이 들어와도 된다. 그저 ‘나·너·우리’라고 하는 숨결을 고스란히 보살피면서 이웃살림을 맞이할 노릇이다. 나는 ‘풀꽃나무 들숲노래’를 쓰기 앞서도 곁에 있는 모든 풀꽃나무랑 함께 살아가고 나물로 삼고 철마다 새롭게 지켜보기도 했고, 이 꾸러미를 여민 뒤에도 새삼스레 쓰다듬고 둘러보고 안는다. 나도 너도 풀꽃나무가 내뱉는 숨을 마신다. 나랑 너가 내밭은 숨은 풀꽃나무가 마신다. 우리는 나란히 누리는 바람빛으로 하나이다. 철빛을 그리는 노래 한 자락을 나누고 싶어서 노래책(시집) 하나를 내놓았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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