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의 여행 Dear 그림책
김현례 지음 / 사계절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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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0.29.

그림책시렁 1665


《문어의 여행》

 김현례

 사계절

 2024.3.20.



  나가고 들어오기에 ‘나들이’라고 합니다. 이웃과 동무가 살아가는 마을(마실)을 다녀오기에 ‘마실’이라 합니다. 해와 별은 언제나 푸른별로 나들이를 옵니다. 비와 구름은 이 파란별에서 고루고루 마실을 합니다. 우리는 집과 집밖으로 사뿐사뿐 오가고, 언제나 바람을 쐬면서 하루를 누립니다. 《문어의 여행》은 문어가 어쩌다가 붙잡힌 뒤에 슬그머니 ‘사람마을’을 누비는 하루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끝을 보면 ‘붙잡혔’다기보다는 ‘그물타기’를 놀이로 삼는 셈 같아요. ‘잡아먹는’ 눈이라면 문어가 사람마을을 누빈다고 여기기 어려울 테지만, ‘만나려는’ 눈이라면 문어는 사람마을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려나 하고 짚을 만합니다. 다만, 문어는 서울(도시)이 아닌 시골에서 살아갑니다. 인천 앞바다에서도 문어를 만날 수 있을 테지만, 이제는 아무래도 들숲메가 짙푸른 바다 곁에 있다고 여겨야 할 테지요. 바로 서울(도시)을 둘러보는 문어보다는, 먼저 이 나라 시골살이부터 들여다보면서 풀꽃나무를 살피는 문어를 다뤄야 맞을 텐데 싶어요. 그림감이나 얼거리를 ‘재미’로 짠 대목은 남다르되, 줄거리를 ‘살림’으로 맞추어서 어린이 곁에 설 수 있으면 그야말로 새롭게 빛났을 만하기에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문어의 여행 → 문어 나들이 . 문어 마실 . 걷는 문어 . 문어가 걷다 . 문어가 가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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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와 네루네루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96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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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0.27.

그림책시렁 1664


《스스와 네루네루》

 아라이 료지

 김난주 옮김

 시공주니어

 2012.8.20.



  모든 아이는 실컷 놀아야 포근히 잠듭니다. 실컷 못 놀면 좀이 쑤십니다. 실컷 놀지 않은 터라 잠이 안 옵니다. 자리에 눕더라도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모든 어른은 신나게 일해야 느긋이 쉽니다. 신나게 일하지 못 하면 어쩐지 꺼림합니다. 신나게 일하지 않은 터라 밤에 자꾸 이리 기웃 저리 기웃을 하는군요. 《스스와 네루네루》는 아이도 어른도 매한가지인 밤길을 들려줍니다. 낮은 낮이라서 놀고 싶습니다. 밤은 밤이라서 놀고 싶어요. 낯설기에 두근두근 다가갑니다. 익숙하기에 즐겁게 다가가고요. 굳이 가려야 하지 않고, 애써 멀리해야 하지 않습니다. 온누리에는 나쁘거나 좋은 길이 따로 없어요. 모두 한 발짝 나아가면서 마주하는 삶입니다. 저마다 새삼스레 배우거나 익히면서 받아들이는 하루입니다. 밤이면 불빛이 아닌 별빛을 따라서 거닐 만합니다. 낮이면 가게나 놀이터가 아니라 햇빛을 따라서 뛰거나 달리거나 앉을 만합니다. 나무 한 그루는 낮과 밤에 어떻게 다를는지 살펴봐요. 풀 한 포기와 꽃 한 송이는 낮과 밤에 어떻게 새로운지 들여다봐요. 나즈막이 곁에 있으면 됩니다. 반갑게 둘러보면 되고요. 놀며 자란 아이가 든든하고 튼튼하게 제 발로 이 땅에 섭니다.


#荒井良二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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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란 어떤 걸까? 평화그림책 3
하마다 케이코 지음, 박종진 옮김 / 사계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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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0.26.

그림책시렁 1662


《평화란 어떤 걸까?》

 하마다 케이코

 박종진 옮김

 사계절

 2011.4.25.



  나누는 사람은 스스로 즐겁습니다. 안 나누는 사람은 스스로 시커멓습니다. 나누는 사람은 스스로 눈망울이 반짝여요. 안 나누는 사람은 스스로 눈망울이 죽습니다. 나누는 사람은 스스로 가을빛에 물들고 봄꽃에 물들어요. 안 나누는 사람은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다면서 늘 짜증투성이입니다. 《평화란 어떤 걸까?》를 읽으면 쌈박질이 얼마나 멍청하고 어처구니없이 스스로 갉을 뿐 아니라 둘레를 좀먹는지 차분히 짚습니다. 다만, 조금 짚다가 끝납니다. 더 파고들지는 못 하고, 더 넓히지는 않아요. 왜 그럴까 하고 갸웃갸웃해 보는데, 아무래도 일본은 일본부터 스스로 어떤 멍청쌈박질을 했는지 스스로 뉘우치면서 둘레에 사랑씨앗을 나누는 일을 할 노릇인데, 이 대목을 슬그머니 지나치고 말아요. 또한 우리나라도 우리나라대로 멍청쌈박질을 스스로 일삼은 발자취가 있어요. 이웃나라가 쳐들어온 쌈박질만 쌈박질이지 않아요. 우리 스스로 이쪽저쪽으로 갈라서면서 끔찍하게 피비린내를 일으켰는데, 이 피비린내는 오늘날에도 안 가셨습니다. 어렵게 일본스런 한자말로 ‘평화’를 안 다뤄도 됩니다. 이미 우리말에 다 있어요. 우리는 ‘어깨동무’를 하면 됩니다. 우리는 서로 ‘동무’로 사귀면서 ‘두레’를 하면 됩니다. 우리는 ‘손잡기’를 하고 ‘발맞춰’ 걸으면 돼요. ‘나란히’ 서서 노래하기에 아름답습니다.


#浜田桂子 #へいわってどんなこと #PeaceWhatisit


ㅍㄹㄴ


《평화란 어떤 걸까?》(하마다 케이코/박종진 옮김, 사계절, 2011)


평화란 분명 이런 거야

→ 꽃길은 틀림없이 이래

→ 들빛은 아마 이렇지

→ 사랑은 참말 이럴 테지

1


집과 마을을 파괴하지 않는 것

→ 집과 마을을 부수지 않기

→ 집과 마을을 안 깨뜨리기

6


친구들과 함께 공부도 할 수 있는 것

→ 동무와 함께 배우기

→ 동무랑 배우는 하루

12


싫은 건 싫다고 혼자서라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

→ 싫으면 싫다고 혼자서라도 씩씩히 말하기

→ 싫으니 싫다고 혼자서라도 떳떳이 말하기

17


죽임을 당해도 안 돼. 무기 따위는 필요 없어

→ 죽어도 안 돼. 불화살은 쓸데없어

→ 빼앗길 수 없어. 불벼락은 버리자

29


모두 함께 잔치를 준비하자

→ 모두 함께 잔치를 벌이자

→ 모두 함께 잔치를 하자

31


다 같이 신 나게 행진을 하자

→ 다같이 신나게 걷자

→ 다같이 신나게 나아가자

33


네가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고 하는 것

→ 네가 참말 잘 태어났다고 하기

→ 네가 참 잘 태어났다고 말하기

36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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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꽃이 되어
이순자 지음, 고정순 그림 / 원더박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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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0.21.

그림책시렁 1645


《깨꽃이 되어》

 이순자 글

 고정순 그림

 원더박스

 2025.9.11.



  할머니가 할머니로 서는 길은 아주 쉽습니다. ‘나이먹기’가 아닌 ‘낳이짓기’를 하면 됩니다. 할아버지가 할아버지로 사는 길은 무척 쉬워요. ‘나이들기’가 아닌 ‘철들기’를 하면 됩니다. 할머니는 아기를 못 낳는다고 여깁니다만, 할머니는 온숨결이 사랑으로 피어나고 깨어나도록 북돋우는 손길을 펼 줄 아는 ‘참나이’를 품는 자리입니다. 할아버지는 젊은이만큼 일을 못 한다고 여깁니다만, 할아버지는 집살림을 포근히 돌보고 추스르면서 푸르게 지피는 손길을 나눌 줄 아는 ‘배움나이’로 가는 자리입니다. 《깨꽃이 되어》는 어느 할머니가 시골집으로 옮기면서 맞닥뜨리는 삶을 가볍게 옮깁니다. 이순자 님이 이미 써놓고서 떠난 글에 줄거리를 조금 입힌 셈이에요. 글을 되살린 대목은 눈여겨볼 만하되, 굳이 할머니나 할아버지를 ‘귀엽게’ 그려야 하지 않습니다. 할머니는 할머니입니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입니다. ‘할-’이라는 앞머리는 ‘한-’하고 나란해요. 워낙 ‘한어미·한아비’라 이르던 말씨입니다. 하늘과 같고, 함께 가꾸고, 해처럼 하얗고 환하게 어진 사람이기에 ‘한-·할-’을 붙이는 이름입니다. 귀염할매나 귀염할배가 아닌, 어질고 철들어 새빛을 낳는 얼거리로 붓끝을 놀리지 못한 대목이 아쉽습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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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버린 아이들 - 세상과 만나는 작은 이야기
김지연 지음, 강전희 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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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0.21.

그림책시렁 1658


《나라를 버린 아이들》

 김지연 글

 강전희 그림

 진선출판사

 2002.7.1.



  지난 2000년에 《연변으로 간 아이들》이라는 뜻깊은 빛책이 나왔고, 2001년에는 《노동자에게 국경은 없다》라는 조그마한 책이 나왔습니다. 이윽고 《나라를 버린 아이들》이 나오는데, 어린이한테 빛책(사진책)은 좀 어렵다고 여기며, 빛꽃을 그림으로 바꾼 얼거리로 꾸린 듯합니다. 김지연 님이 글과 빛꽃으로 담은 이야기는 “나라를 버린 아이들”이기도 할 테지만 “나라가 버린 아이들”이라고 먼저 말해야 맞다고 느낍니다. 남북녘 모두 아이를 버리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남녘은 불굿(입시지옥)에 아이를 팽개치고, 북녘은 불늪(전쟁터)에 아이를 몰아넣습니다. 남북녘 모두 ‘어린이’를 헤아리는 길(정책)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를 돌보는 어버이와 어른’을 살피는 길도 나란히 없다고까지 할 만합니다. 모든 나라는 어린이를 한복판에 두어야 합니다. 어린이를 보살피고 사랑해야 어른입니다. 어린이가 꿈을 심고 가꾸면서 돌보는 길을 걸어가도록 북돋아야 어른이요, 나라(정부)답고, 배움터(학교)라고 하겠습니다. 어린이를 한복판에 안 놓는 탓에 자꾸 총칼(전쟁무기)에 힘을 쏟고 돈을 들입니다. 어린이를 늘 안 살피기에 딴청에 딴짓을 일삼으면서 갖은 더럼짓(부정부패)을 일삼는 꼰대투성이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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