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 - 2025 볼로냐 라가치 오페라 프리마 선정 ㅣ 핑거그림책 12
진주 지음, 가희 사진 / 핑거 / 2024년 9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5.15.
그림책시렁 1552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
진주 글
가희 사진
핑거
2024.9.12.
빨간 딸기를 먹고 싶다면 딸기씨를 심어서 겨울나기를 하는 딸기덩굴을 돌볼 노릇입니다. 빨간 능금이 먹고 싶다면 능금씨를 심어서 여러해 지켜볼 일입니다. 그런데 딸기씨에 능금씨를 심으려면 먼저 땅이 있어야 할 테고, 누르스름하게 죽은 땅뙈기가 아닌, 까무잡잡하게 살아숨쉬면서 온풀이 자라는 땅이 있을 노릇입니다.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은 시골에서 살아가는 두 아이가 하루를 어떻게 노는지 가만히 보여줍니다. 시골살이는 으레 들숲메바다를 곁에 안는 나날입니다. 시골놀이는 들빛과 숲빛과 멧빛과 바다빛을 스스럼없이 품는 길입니다. 이 책은 줄거리를 재미나게 풀어내는구나 싶으면서 여러 가지 아쉽습니다. 재미난 엮음새에서 그치기보다는, 마지막에 할매 할배 아재 누나가 ‘열매’랑 ‘씨앗’이랑 ‘삽’이랑 ‘어린나무’를 하나씩 건네는 결로 맺을 만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나무 한 그루를 더 심을 수 있어요. 이러면서 새로 심는 나무에 아이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또는 아이랑 멧마실을 가서 멧자락에서 스스로 자라는 나무 한 그루를 알려주면서, “이 나무한테서 얻었지” 하고 빙그레 웃으면서 숲길과 숲놀이와 숲살림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애써 시골을 바탕으로 삼는데, 너무 ‘집 안쪽’에서만 머무는 얼거리여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해는 ‘해님’으로 적습니다. ‘햇살·햇볕·햇빛’은 ‘ㅅ’을 붙이고요.
ㅍㄹㄴ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진주·가희, 핑거, 2024)
햇님처럼 빨갛고 보석처럼 빛나는
→ 해님처럼 빨갛고 별처럼 빛나는
1쪽
내일 또 만나자며 어디론가 날아갔죠
→ 다시 또 만나자며 어디로 날아갔죠
→ 이튿날 만나자며 날아갔죠
2쪽
벌레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는 언제나 동생보다 늦게 집에 도착해요
→ 벌레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언제나 동생보다 늦게 집에 와요
→ 벌레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언제나 동생보다 늦게 집에 와요
2쪽
나는 우리 집이 참 좋아요
→ 나는 우리 집이 참 신나요
→ 나는 우리 집이 즐거워요
4쪽
빨간 사과를 향해 달려갔어요
→ 빨간 능금한테 달려가요
→ 빨간 능금을 보며 달려가요
24쪽
맛있는 빨간 사과를 먹을 거예요
→ 맛있는 빨간 능금을 먹을래요
44쪽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 꼭 그렇지는 않은가 봐요
→ 꼭 그렇지는 않나 봐요
→ 꼭 그렇지 않은 듯해요
6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