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정권교체



 정권교체는 아직 요망하다 → 갈아엎기는 아직 멀다

 정권교체에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다 → 뒤엎을 실낱꿈을 놓지 않다

 금번에 정권교체를 성공했다 → 이제 나라를 새로세웠다


정권교체 : x

정권(政權) : 정치상의 권력. 또는 정치를 담당하는 권력 ≒ 부가·정병

교체(交替/交遞) : 사람이나 사물을 다른 사람이나 사물로 대신함



  나라가 그대로 가면 안 된다고 여길 적에 ‘정권교체’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일본말씨는 ‘갈다·갈아들다·갈아서다·갈아대다·갈음·갈이’나 ‘갈아엎다·갈아입다·갈아치우다’로 손볼 만합니다. ‘겉갈이·겉바꾸기·물갈이·판갈이·틀깨기’나 ‘사람갈이·옷갈이·옷바꾸기’로 손볼 수 있어요. ‘고꾸라뜨리다·거꾸러뜨리다·무너뜨리다·허물다’나 ‘고치다·고쳐쓰다·바꾸다·바꿔치기·맞바꾸다’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달리하다·돌리다·손바꾸다·얼굴바꾸기’나 ‘뒤엎다·뒤집어엎다·엎다·엎지르다’로 손볼 수 있고, ‘새사람·잎갈이·자리바꿈·자리옮김’이나 ‘새로서다·새로쓰다·새로하다’로 손보아도 되어요. ㅍㄹㄴ



정권교체의 날이 가까워진다

→ 갈아엎을 날이 가깝다

→ 고꾸라뜨릴 날이 가깝다

→ 허물 날이 가깝다

→ 엎을 날이 가깝다

《동물의사 Dr.스쿠르 1》(사사키 노리코/해외단행본기획팀 옮김, 대원씨아이, 2002) 146쪽


얼굴과 당 이름만 바뀌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새로운 세상의 기준과 윤리를 세우고 싶어

→  얼굴과 두레 이름만 바뀌는 물갈이가 아니라 새나라 틀과 참길을 세우고 싶어

→  얼굴과 모임 이름만 바꾸는 겉치레가 아니라 새틀과 참길을 세우고 싶어

《꿈꾸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송경동, 창비, 2022)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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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30.


《평범한 경음부 2》

 쿠와하리 글·이데우치 테츠오 그림/이소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4.30.



새벽에 움직인다. 07:00 서울버스를 탄다. 칙폭길은 6만 원이고, 사상나루 버스길은 3만 원이다. 읽고 쓰고 자면서 달린다. 서울에 닿자마자 부천으로 건너간다. 〈용서점〉에서 ‘우리말 살림꽃’ 모임을 새롭게 꾸리자고 이야기한다. 이윽고 서울 강서로 건너가서 〈악어책방〉에서 19:30부터 ‘마음글쓰기’를 편다. 마음이란, 스스로 씨앗 한 톨처럼 말을 한 마디 놓고서 가꾸는 터전이다. 글이란, 손수 씨앗 한 톨을 종이에 얹어서 돌보는 손살림이다. 눈을 뜨듯 마음을 틔워서, 길을 열듯 글을 여민다. 《평범한 경음부 2》을 읽었다. 벌써 넉걸음까지 잇달아 나온다. ‘나무위키’를 보면 이 그림꽃에 왜 “♩♪♬”이 가득한지 나오더라. 일본판은 일본에서 삯(음악 저작권료)을 낸 듯싶고, 한글판은 삯과 얽혀 실마리를 못 푼 듯싶다. 이 그림꽃은 아이들이 노래두레를 꾸리면서 부르는 노래마다 ‘노랫말’하고 ‘삶’을 맞물리는 줄거리인데, 노랫말이 죄다 “♩♪♬”으로 나오면 어쩌나? 큰아이는 이 그림꽃에 “요새는 왜 자꾸 여자만 그리지? 지구에는 여자와 남자가 나란히 있는데?” 하면서 나무란다. 틀림없이 지난날 꽤 오래 “글·그림에 ‘남자만 주인공’이기 일쑤였고, 요사이는 이 얼개를 뒤집는다”고 할 만하다. 열여덟 살 큰아이(딸)가 짚어 주듯, ‘뒤집기’는 나중에 고스란히 ‘뒤집기’로 돌려받는다. 그들(기득권 가부장 꼰대 남성)이 아무리 바보짓에 멍청짓을 일삼았어도, 우리가 오늘 바라보고 나아갈 길이라면, “꼰대가 하던 꼴통짓”이 아니라 “사랑으로 짓는 살림길”일 노릇이어야지 싶다. 푸른별은 돌이밭(남초)으로도 순이밭(여초)으로도 아름답지 않다. 이 별은 ‘순이돌이 숲밭’일 적에 비로소 아름답다. ‘수수하다(평범·보통)’라는 우리말은 ‘숲’을 가리키는데, ‘숲’은 바로 ‘순이(가시내)’를 가리키는 빛나는 낱말이기도 하다.


#ふつうの輕音部 #クワハリ #出內テツオ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그래도 여섯걸음과 일곱걸음에는

'돌이'도 처음으로 겉에 얼굴을 내미네.

줄거리를 보면 "거의 없는 사람"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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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29.


《나는 해파리입니다》

 베아트리스 퐁타넬 글·알렉상드라 위아르 그림/김라헬 옮김, 이마주, 2020.7.30.



아침에 〈책과 아이들〉에서 ‘살림짓기’ 모임을 꾸린다. 더위가 아닌 햇볕을 누리는 여름으로 보내자고 얘기한다. 우리는 고작 스물∼서른 해 앞서만 해도 누구나 스스럼없이 해바라기를 즐겼다. 얼마 앞서까지 “여름에 까무잡잡하게 타지 않은 살갗”이라면 몸을 망가뜨리거나 괴롭힌다고 여겼다. 낮에는 ‘우리말이 태어난 뿌리 : ㅁ’ 이야기꽃을 편다. ㅁ으로 여는 우리말이라면 무엇보다도 ‘마음·물·말’을 바탕으로 ‘마·머’를 돌아볼 노릇이다. 마음을 담기에 말이요, 물처럼 흐르기에 말인데, 물빛과 닮아 맑기에 말이면서 마음이다. ‘어머니’에서 ‘머’라든지, ‘마루’에서 ‘마’는 모두 맞닿는다. ‘머리·마리’는 같은말이요, ‘맡다·말다·-맙다·맞다’가 얽히는 실타래를 차곡차곡 풀어가면, 저마다 마음을 북돋우는 말씨(말씨앗) 한 톨을 알아챌 만하다. 《나는 해파리입니다》를 처음에 얼핏 볼 적에는 반가웠으나, 아이들하고 함께 읽으면서 아쉬움투성이인 줄 느꼈다. 해파리를 다루니 고맙되, 해파리는 “사람하고 다른 몸과 머리와 마음”이라는 대목을 썩 깊이 파고들지 못했다. 해파리는 온몸이 머리이자 눈인 줄 알아볼 수 있을까?


#JeSuisLaMeduse #BeatriceFontanel #AlexandraHuard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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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25.


《우리는 먹어요》

 고정순 글·그림, 웃는돌고래, 2022.3.31.



긴낮(하지)에 이른다. 더위가 고빗사위에 이른다. 우리 보금자리는 푸나무를 알맞게 품기에 이 더위에 땀을 가볍게 빼면서 호젓이 지낼 만하다. 오늘 하루는 모처럼 집에만 머물면서 온몸을 쉬고 푼다.


《우리는 먹어요》를 돌아본다. 먹는 목숨만 대수롭지 않다. 먹히는 목숨도 대수롭고, 먹히지 않는 돌과 모래와 나무라는 목숨도 대수롭다. 비와 바람과 해라는 숨결도 대수롭다. 먹고 먹히는 사슬이 아닌, 그저 이 별을 이루는 모든 빛이 대수롭다. 우리는 틀림없이 ‘먹는다’만, ‘밥’만 먹지 않는다. 바람과 물도 ‘먹는다’는 낱말로 나타낸다. 푸나무는 바람과 비를 가만히 머금으며(먹으며) 푸르다. 사람도 서로 사랑이 어린 마음을 머금으며 빛난다.


그런데 《우리는 먹어요》를 비롯해서 숱한 글책과 그림책은 ‘먹다’만 쳐다본다. 아니, ‘사먹다’에 가두고 갇힌다. ‘사서먹는’ 서울살림은 안 나쁜데, ‘풀’만 사서먹어야 하는 듯 내모는 얼거리는 아리송하다. 오늘날 풀(채소)은 으레 비닐집에 가두느라 해바람비도 못 머금고, 벌나비도 못 만난다. 무늬는 풀이되 속으로 보면 ‘화학비료·농약·비닐’이라는 세죽음으로 휘감긴 덩이일 뿐이다. 딸기가 12월이 제철이라고, 수박이 오뉴월에 제철이라고 잘못 아는 사람이 넘친다. 우리가 풀을 먹든 고기를 먹든, “풀과 고기라는 몸으로 바뀌”는 ‘해바람비’를 먹게 마련이다. 모든 풀은 해바람비를 머금으면서 푸르다. 모든 짐승은 “해바람비를 머금은 풀”을 받아들이기에 싱그럽다.


푸른별이 왜 푸르게 흐르는가 하는 수수께끼하고 실마리를 쳐다보려고 하지 않을 적에는 자꾸자꾸 ‘교훈강요’에 갇힌 글책과 그림책만 쏟아질 뿐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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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24.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

 서와 글, 상추쌈, 2020.11.25.



가랑비를 맞으면서 옆마을로 걷는다. 오늘로 넉걸음째 ‘영남초등학교 어린이와 노래쓰기(시창작수업)’를 잇는다. 시골이 왜 시골인지 모를 뿐 아니라, 앞으로도 시골사람으로서 살아갈 꿈이 없어 보이는 뭇아이를 헤아리다가 ‘잠(자다)’이라는 낱말을 바탕으로 우리가 스스로 마음에 담을 생각씨앗인 ‘꿈’이란 무엇인지 풀어내어 들려준다. 남이 해줄 수 없는 일을, 내가 손수 하면 넉넉한 놀이를, 사람을 비롯한 뭇숨결이 나란히 있기에 ‘우리’인 줄 알아보는 눈길을 틔우기를 바란다. 낮에 읍내에서 동강면 이웃님을 만나서 한참 이야기했다. ‘최악’을 막아야 하기에 ‘차선’을 뽑아야 한다고 말씀하시기에, 우리가 ‘차선’을 뽑을 적에는 오히려 ‘차악’을 뽑는 셈이라서, 이 ‘차악’이 이윽고 ‘최악’으로 곤두박을 친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태 이 나라는 ‘최악·차악’인 우두머리가 갈마들었을 뿐이다. 우리는 늘 꽃(최선)을 바라보면서 꽃님을 일꾼으로 두어야 한다. 꽃이 아닌 놈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손사래를 칠 줄 알아야 비로소 바꿀 수 있다.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를 돌아본다. 글멋을 덜어낸다면 아름다웠으리라 보는데, 글님 스스로 앞으로 손발로 이 땅을 마주하는 나날이 깊어가면 저절로 ‘글살림’으로 바뀌리라 본다. 참말로 온나라 붓잡이는 글멋·붓멋·그림멋에 사로잡힌다. 멋을 부리려고 하면 꿈하고 먼, ‘멍’하니 구경하는 길로 빠지면서 ‘멍청’하게 구르기 쉽다. 멋이 아닌 ‘맛’을 찾겠다는 붓잡이도 수두룩한데, 맛을 붙잡으려고 하니 ‘망가진’다.


말은 물과 같아서 모름지기 맑다. 말을 말 그대로 담아내려는 마음이라면, 이 말은 물빛 그대로 맑을 뿐 아니라 밝게 빛날 수 있다. 글멋이나 글맛이 아닌, 글빛과 글씨를 헤아리려고 할 적에 비로소 글살림이다.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지는 줄 느낀다면, 이제는 생강밭에서 노래하며 해를 바라보는 하루로 갈마들 만하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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