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호형호제



 호형호제하는 사이이다 → 오붓한 사이이다 / 한지붕 같은 사이이다

 호형호제하며 가깝게 지냈다 → 가깝게 지냈다 / 사근사근 지냈다

 우리 호형호제하는 게 어떻겠어요 → 우리 이웃하면 어떻겠어요


호형호제(呼兄呼弟) : 서로 형이니 아우니 하고 부른다는 뜻으로, 매우 가까운 친구로 지냄을 이르는 말 ≒ 왈형왈제



  중국말 ‘호형호제’는 그저 ‘가깝다’를 나타냅니다. 그러니 우리말로 ‘가깝다·곁·곁으로·곁에 두다·옆마을’이라 하면 되고, ‘따뜻하다·따사롭다·따스하다·꽁냥·다사롭다’나 ‘포근하다·푸근하다·산들바람·선들바람’이라 할 만합니다. ‘-랑·-과·-하고·만나다·믿다·살갑다’나 ‘반갑다·모나지 않다·부드럽다’로 나타낼 만합니다. ‘사귀다·사근사근·싹싹하다·자분자분’이나 ‘서로믿다·서로이웃·서로하나’라 해도 어울려요. ‘아끼다·어깨동무·두손들다·손들다·팔짱끼다’라든지 ‘어울리다·오붓하다·도란도란·두런두런·웃는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무·동무하다·동무님·벗·벗하다·벗님’이나 ‘이웃·이웃하다·이웃님·이웃꽃·이웃사랑’이라 해도 되고요. ‘좋다·좋아하다·좋은사이’나 ‘한집·한집안·한집꽃·한집지기’나 ‘한집살이·한집살림·한지붕·한꽃집’ 같은 말씨도 쓸 만합니다. ㅍㄹㄴ



막걸리 하나로 호형호제할 수 있는 걸걸함도 탑재되어 있었다

→ 막걸리 하나로 사귈 수 있을 만큼 걸걸했다

→ 막걸리 하나로 어울릴 수 있을 만큼 걸걸했다

→ 막걸리 하나로 서로하나일 만큼 걸걸했다

→ 막걸리 하나로 동무할 만큼 걸걸했다

《굶주린 마흔의 생존 독서》(변한다, 느린서재, 2023) 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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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큐피드Cupid



큐피드(Cupid) : [문학] 로마 신화에 나오는 사랑의 신. 보통 나체에 날개가 달리고 활과 화살을 가진 아이 모습이다.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에 해당한다

Cupid : 1. 큐피드(로마 신화에서 활과 화살을 들고, 날개가 달린 예쁜 남자 아기 모습을 한 사랑의 신) 2. (큐피드같이 생긴) 남자 아기상(그림·조각)

キュ-ピッド(Cupid 라틴어) : 큐피드((로마 신화에서 사랑의 신으로 미소년에 비유됨)



옛날 옛적 로마 이야기에 나온다는 이름인 ‘큐피드’라지요. 이 이름은 그냥 쓸 수 있되, 이모저모 생각해 보면서 ‘사랑·사랑멋·사랑맛’부터 ‘사랑꽃·사랑날개·사랑나래’처럼 풀어낼 수 있습니다. ‘사랑님·사랑지기·사랑이·사랑님’이나 ‘사랑별·사랑빛·사랑새’라 할 수 있어요. ‘사랑손·사랑손길·사랑깨비’라 해도 어울립니다. ‘사랑둥이·사랑돌이·사랑순이’라 할 만하지요. ‘사랑활’이라 해도 됩니다. ㅍㄹㄴ



귀에서는 수천 명의 큐피드가 불러 주는 사랑의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 귀에서는 숱한 사랑나래가 불러 주는 사랑노래가 울려퍼졌다

→ 귀에서는 갖은 사랑별이 불러 주는 사랑스러운 노래가 울려퍼졌다

→ 귀에서는 뭇 사랑새가 불러 주는 사랑 가득한 노래가 울려퍼졌다

→ 귀에서는 가없는 사랑빛이 불러 주는 사랑 넘치는 노래가 울려퍼졌다

《아북거 아북거》(로알드 알/지혜연 옮김, 시공주니어, 1997)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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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배드bad



배드 : x

bad : 1. 안 좋은, 불쾌한, 나쁜 2. (품질이) 나쁜, 형편없는 3. -을 잘 못하는, 서투른 4. 심한, 심각한 5. (상황상) 안 좋은, 부적절한 5. (도덕적으로) 나쁜 6. 버릇없는, 말을 안 듣는 8. 해로운, 안 좋은 9. 건강하지 못한, 안 좋은 10. (음식이) 상한 11. (기분이) 나쁨[안 좋음] 12. 미안하다[죄책감이 들다] 13. 몸이 안 좋다/안 좋아 보이다 14. 굉장히 멋진

バッド(bad) : 1. 배드 2. 나쁜. 서투른. 불쾌한



영어 ‘bad’를 굳이 써야 하지 않습니다. 한자말로는 ‘악(惡)’쯤 될 텐데, 우리말을 헤아리자면 ‘나쁜이·나쁜뜻·나쁜자리·나쁜몫·나쁜일·나쁜녀석·나쁜소리·나쁜마음·나쁜이름’으로 쓸 만합니다. 여러모로 보면, ‘각다귀·발톱·부라퀴·송곳니·엄니’나 ‘괄괄하다·개구쟁이·개구지다·개궂다’나 ‘날라리·호로놈·호래놈·후레아이’로 손보아도 됩니다. ‘검은이·검님·검놈·깜이·깜님·깜놈·까망’이나 ‘검다·검은짓·까만짓·깜짓·검은판·검정·검정꽃·깜꽃’이나 ‘겨울·서늘하다·얼다·얼음·차갑다·차다·추위·한겨울’로 손볼 만합니다. ‘서슬·섬찟·소름·시리다·싸늘하다·쌀쌀맞다’나 ‘고리다·구리다·궂다·괘씸하다·얄궂다·짓궂다’나 ‘고린내·구린내·고린짓·고리타분하다·고약하다·고얀놈·고얀짓’으로 손보아도 돼요. ‘놈·놈팡이·이놈·저놈·그놈·그악스럽다·그악이’나 ‘끔찍하다·나쁘다·안 좋다·너무하다·사납다·사달·저지레’로 손볼 수 있고, ‘다랍다·더럼것·더럽다·썩다·지저분하다·추레하다’나 ‘마구·마구마구·마구잡이·막것·막나가다’로 손보면 되어요. ‘막놈·막되다·막돼먹다·막짓놈·막하다·만무방’이나 ‘말썽·망나니·개망나니·망나니짓·망나니질’로 손보고, ‘매섭다·매정하다·매운맛·맵다·맵차다’나 ‘모질다·몹쓸·몹쓸짓·못되다·못돼먹다·우락부락’으로 손볼 수 있어요. ‘무쇠낯·무쇠탈·쇠·쇠낯·쇠탈·야살이·얄개·양아치’나 ‘무섭다·무시무시하다·미치다·삼하다·앙칼지다’로 손보거나 ‘부끄럽다·새침·엉터리·옳지 않다·허튼짓·헛소리’나 ‘뻐근하다·쑤시다’로 손봅니다. ㅍㄹㄴ



나는 일찌감치 배드 걸이 되었다

→ 나는 일찌감치 나쁜이가 되었다

→ 나는 일찌감치 놈이 되었다

→ 나는 일찌감치 막놈이 되었다

→ 나는 일찌감치 몹쓸것이 되었다

《굶주린 마흔의 생존 독서》(변한다, 느린서재, 2023) 55쪽


애들이 중요한 얘기를 하는데, 배드 캠프가 됐네

→ 애들이 깊이 얘기를 하는데, 어둠 들하루 됐네

→ 애들이 뜻깊이 얘기하는데, 까만 들살림 됐네

《구르는 남매 5》(츠부미 모리/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4) 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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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유를 선물하는 행복 버스 주니어 그림동화 10
잔니 로다리 글, 블랑카 고메즈 그림, 송호빈 옮김 / 주니어북스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7.18.

그림책시렁 1597


《마음의 여유를 선물하는 행복 버스》

 잔니 로다리 글

 블랑카 고메즈 그림

 송호빈 옮김

 주니어북스

 2013.4.15.



  그림책 《마음의 여유를 선물하는 행복 버스》는 책이름에 이미 줄거리가 다 나옵니다. 잔니 로다리(1920∼1980) 님이 남긴 글에 그림을 붙였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처음에 “75번 버스”로 나왔지 싶습니다. 굳이 책이름에 “마음의 여유를 선물하는 행복” 같은 군더더기를 안 붙인 밑글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워낙 바쁘고 힘겹고 지친 나머지, 즐거운 일도 기쁜 보람도 없다고 여기느라, 이렇게 어린이하고 나누는 그림책에까지 길디긴 군말을 붙이는구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75번 버스”라고만 책이름을 붙이는 길이 나았으리라 봅니다. 어떤 손님한테는 느긋하면서 아늑한 숲길일 테고, 어떤 손님한테는 눈코귀를 틔우는 짙푸른 숲길일 테고, 어떤 손님한테는 스스로 사랑하는 숨빛을 깨우는 숲길일 테고, 어떤 손님한테는 다시 아이들 곁에 서서 어른으로서 새롭게 살림을 짓는 길을 돌아보는 숲길일 테니까요. 겉으로 ‘행복’이라든지 ‘여유·선물’ 같은 한자말을 붙여야 즐겁거나 느긋하거나 누리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어렵게 말하지 않아요. 아이들은 언제나 쉽게 말하는데, 숨을 쉬듯이 말하기에 쉽습니다. 바람을 마시고 바다를 품듯 차분히 온누리를 돌아보려고 한다면, 서울에서도 시골에서도 버스길이 즐거울 수 있습니다.


#GianniRodari #BlancaGomez #Il filobus numero 75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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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으면 뭐가 어때서! 비룡소의 그림동화 319
마야 마이어스 지음, 염혜원 그림.옮김 / 비룡소 / 202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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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7.18.

그림책시렁 1596


《작으면 뭐가 어때서!》

 마야 마이어스

 염혜원 옮김

 비룡소

 2023.1.5.



  얼핏 보기에 크기를 따집니다. 곰곰이 보기에 속빛을 읽습니다. 스치거나 훑기에 높낮이를 잽니다. 찬찬히 마주하기에 넋을 헤아립니다. 키가 크기에 어른이지 않고, 키가 작기에 아이이지 않습니다. 넓게 받아들이면서 깊이 돌아보는 마음이기에 어른입니다. 널리 바라보면서 곁에서 들여다보는 마음이기에 아이입니다. 《작으면 뭐가 어때서!》는 키가 작기에 늘 시달리면서 싫은 일이 많은 아이가 온갖 놀림소리와 잔소리를 화르르 떨쳐내면서 새마음으로 피어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키가 크기에 공을 잘 차지 않고, 키가 작기에 뜨개질을 못 하지 않아요. 키가 크기에 착하지 않고, 키가 작기에 어리지 않습니다. 이름난 사람이라면, 돈많은 사람이라면, 힘센 사람이라면 그저 이름과 돈과 힘이 있을 뿐, 이이가 착하거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럽다는 뜻이지 않습니다. 착하기에 착하고, 아름답기에 아름답고, 사랑스럽기에 사랑스럽습니다. 키가 작으면 키가 작습니다. 키가 크면 키가 크지요. 우리는 서로 다르게 입고 태어난 몸으로 서로 다르게 맞이하는 삶을 즐깁니다. 저마다 다른 자리에 서서 배워요. 서로 다른 자리에서 바라보면서 익힙니다. 이른봄에 처음으로 올라오는 봄꽃을 ‘앉은꽃’이라 하는데, 찬바람에도 듬직한 ‘바닥꽃’은 키가 다 다르지만, 봄을 맞이한 누구나 꽃 곁에 쪼그려앉아서 흙내음을 맡아요.


#NotLittle #MayaMyers #HyewonYum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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