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60 : 호형호제 -ㅁ 탑재되어 있


막걸리 하나로 호형호제할 수 있는 걸걸함도 탑재되어 있었다

→ 막걸리 하나로 사귈 수 있을 만큼 걸걸했다

→ 막걸리 하나로 어울릴 수 있을 만큼 걸걸했다

→ 막걸리 하나로 서로하나일 만큼 걸걸했다

→ 막걸리 하나로 동무할 만큼 걸걸했다

《굶주린 마흔의 생존 독서》(변한다, 느린서재, 2023) 213쪽


사귄다면 ‘사귀다’라 하면 됩니다. 가까우면 ‘가깝다’라 하지요. 어울리기에 ‘어울리다’라 하고, 서로 한마음이나 한뜻으로 뭉치면 ‘서로하나’라 할 만합니다. 이런 매무새나 길이란 ‘동무’나 ‘벗’이나 ‘이웃’이면서 ‘어깨동무’입니다. 구태여 중국말 ‘호형호제’로 나타내야 하지 않습니다. “걸걸함도 탑재되어 있었다”는 일본스런 옮김말씨입니다. 단출히 “걸걸했다”라 하면 그만입니다. ㅍㄹㄴ


호형호제(呼兄呼弟) : 서로 형이니 아우니 하고 부른다는 뜻으로, 매우 가까운 친구로 지냄을 이르는 말 ≒ 왈형왈제

탑재(搭載) : 배, 비행기, 차 따위에 물건을 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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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민생 民生


 민생 문제 → 살림길 / 살림일

 민생이 피폐해지다 → 삶이 망가지다

 민생이 도탄에 빠지다 → 사람살이는 수렁에 빠지다

 민생을 도모하다 → 쓸데를 찾다


  ‘민생(民生)’은 “1. 일반 국민의 생활 및 생계 2. 생명을 가진 백성”을 가리킨다지요. ‘사람살이’나 ‘살림·살림살이’으로 고쳐씁니다. ‘삶·살다·살아가다·살아오다·살아내다’나 ‘먹고살다·먹고자다’로 고쳐써요. ‘쓸데·쓸모·쓸값·쓸것’이나 ‘쓸일·쓰잘데기·쓰잘머리’로 고쳐써도 되어요. ㅍㄹㄴ



만약 수레가 있다면 얼마나 경제가 진보하고, 민생이 풍요로워질 것인가 하는 소리가 실학자들의 지론이었다

→ 살림잡이는 수레가 있다면 살림이 얼마나 나아지고, 사람들이 넉넉할까 하고 여겼다

→ 살림바치는 수레가 있다면 살림이 얼마나 거듭나고, 사람들이 흐벅질까 하고 생각했다

《탐라 기행》(시바 료타로/박이엽 옮김, 학고재, 1998) 187쪽


뽑아줬더니 민생은 들여다보지 않고

→ 뽑아줬더니 살림은 들여다보지 않고

→ 뽑아줬더니 삶은 들여다보지 않고

《굶주린 마흔의 생존 독서》(변한다, 느린서재, 2023) 2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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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직 職


 능참봉의 직을 감당키 어렵고 → 능참봉 벼슬을 지기 어렵고

 어떤 직에 종사하고 계십니까 → 어떤 일을 하십니까

 여러 직을 두루 거쳤다 → 여러 자리를 두루 거쳤다 / 여러 가지를 두루 거쳤다


  ‘직(職)’은 “1. = 관직(官職) 2. = 직업 3. = 직책”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자리·자위·판·장사·장삿감’이나 ‘몫·모가치·맡은 일’로 고쳐씁니다. ‘벼슬·감투’나 ‘길·일·있다·하다’로 고쳐쓰고, ‘일살림·일감·일거리·일삼다·일자리’로 고쳐써요. ‘깜냥·대로·삼다·-짜리’로 고쳐쓰며, ‘사람·살다·살아내다·살림·삶’이나 ‘가지·갈래·곳·데’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내 자신 목사의 직에 있었기에 이 직무에 따르는 가지각색의 용무나 의무 때문에

→ 내가 길잡이였기에 이동안 여러 일이나 몫을 따라야 해서

→ 내가 믿음잡이였기에 이동안 온갖 일이나 몫을 맡아야 해서

《나의 사랑과 生命을 다하여》(알버트 쉬바이처/김사목 옮김, 휘문출판사, 1962) 271쪽


7년 동안 소방관 직에 있었던

→ 일곱 해를 불끔이로 일한

→ 일곱 해 동안 불끔지기이던

→ 불잡이 자리 일곱 해이던

《장정일의 독서일기 5》(장정일, 범우사, 2002) 192쪽


여비가 바닥나면 일용직으로 일을 했다

→ 길삯이 바닥나면 날삯꾼으로 일을 했다

《500년 동안의 사랑》(야마나카 히코/양여명 옮김, 삼양출판사, 2014) 159쪽


이장 직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했다

→ 마을지기 일을 내놓으려고 한단다

→ 마을지기를 내놓겠다고 했다

《지리산 아! 사람아》(윤주옥, 산지니, 2017) 72쪽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 나라길잡이 몫을 잃었다

→ 나라길잡이를 빼앗겼다

《촛불 철학》(황광우, 풀빛, 2017) 155쪽


국립국어연구소의 직을 내던지면서까지 열중했던

→ 국립국어연구소 벼슬을 내던지면서까지 애쓰던

→ 국립국어연구소 자리를 내던지면서까지 힘쓰던

→ 국립국어연구소 일을 내던지면서까지 마음쓰던

《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사사키 겐이치/송태욱 옮김, 뮤진트리, 2019) 184쪽


관리직은 힘들구나

→ 돌봄일은 힘들구나

→ 돌봄자리 힘들구나

《바닷마을 다이어리 9 다녀올게》(요시다 아키미/조은하 옮김, 애니북스, 2019) 13쪽


한순간에 직장에서 직을 잃고

→ 갑자기 일터에서 자리 잃고

→ 느닷없이 일자리를 잃고

《굶주린 마흔의 생존 독서》(변한다, 느린서재, 2023) 3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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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내 시스템을 전부 혼자 관리하는 저를 해고한다구요? 1
이오 지음, icchi 그림, (주)라이트박스 옮김, 카시로메 유키 원작 / 씨엘비코믹스(라이트박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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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7.17.

만화책시렁 760


《네? 사내 시스템을 전부 혼자 관리하는 저를 해고한다구요? 1》

 카시로메 유키 글

 이오 그림

 icchi 캐릭터

 박용국 옮김

 씨엘비코믹스

 2025.4.30.



  모르는 사람이 참 많지만, “혼자 온일”을 하는 분이 꽤 많습니다. 먼저 숱한 살림집에서는 ‘살림꾼’ 한 사람이 온집을 도맡아서 돌보기 일쑤입니다. ‘살림꾼’은 으레 ‘가정주부’라는 일본말로 가리키는 ‘어머니(또는 아줌마)’입니다. 나라에서는 바깥일을 하는 사람들 일삯을 놓고서 밑일삯(최저임금)으로 아웅다웅하는데, 밑일삯을 푸는 길은 아주 쉬워요. 나라지기(대통령)에 벼슬아치(국회의원·고위공직자)도 나란히 밑일삯만 받으면 됩니다. 이런 틀이라면 밑일삯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아주 쉬워요. 《네? 사내 시스템을 전부 혼자 관리하는 저를 해고한다구요? 1》를 읽고서 두걸음을 기다립니다. 곰곰이 보면, 집뿐 아니라 일터와 마을도 ‘돌봄이·살림꾼’은 으레 한 사람이게 마련입니다. 온힘을 다해서 알뜰하고 알차게 꾸리는 한 사람이 있기에 집과 일터와 마을뿐 아니라 나라까지 아름다게 흘러갑니다. 다만 ‘돌봄이·살림꾼’은 벼슬을 안 맡아요. 벼슬을 맡을 틈이 있겠습니까? 일하거나 살림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은 일과 살림과 사랑에 온빛을 기울일 뿐, 벼슬은 터럭만큼도 안 쳐다봅니다. 다시 말하자면, 벼슬이라고 하는 ‘대통령·국회의원·시장·군수·교육감·장관’ 같은 이들은 허울뿐이요, “일을 하는 시늉”에 그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 속내와 얼개와 참모습을 알아볼 수 있다면, 아무리 새나라가 서도 어쩐지 안 바뀌거나 더 곪는 듯하다고 느끼는 까닭을 제대로 짚으면서,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 참하게 깨달을 테지요.


ㅍㄹㄴ


“일하시느라 바쁜 건 알겠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죠! 어린 시절의 추억은 평생 남는 법이잖아요. 항상 바쁜 아빠가 일요일 아침에는 같이 있어 준다면, 따님에게는 평생 못 잊을 추억이 될 거예요.” (60쪽)


“그 얘기, 사장님은 아실까요?” “당연히 다 알고 있었겠지.” “그럼 왜 해고한 거죠?” “얘기해 보니까 알겠어. 저 사람은 작업량 세듯이 엔지니어를 숫자로 보는 사람이야. 우리 엔지니어의 목소리를 들을 리 없지.” (99쪽)


“훼방꾼 때문에 굳이 멈춰서는 건 어리석은 짓이에요. 다른 길을 찾아야죠. 조금 먼 길이 될지도 몰라요. 그래도 멈춰서는 것보다는 멀리 갈 수 있어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147쪽)


#え社內システム全てワンオペしている私を解雇ですか #伊於 #下城米雪


+


《네? 사내 시스템을 전부 혼자 관리하는 저를 해고한다구요? 1》(카시로메 유키·이오·icchi/박용국 옮김, 씨엘비코믹스, 2025)


아무나 오라고 하기 마련인데

→ 아무나 오라고 하게 마련인데

43쪽


정말 최선을 다할 때는 성별은 상관없어요

→ 참말 온힘을 다할 때는 누구든 되어요

→ 참말 온땀을 다할 때는 누구나 안 가려요

143쪽


훼방꾼 때문에 굳이 멈춰서는 건 어리석은 짓이에요

→ 눈엣가시 때문에 굳이 멈춰서면 어리석어요

→ 가로막는대서 굳이 멈춰서면 어리석어요

14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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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필요해 창비청소년문학 77
박성우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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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7.17.

노래책시렁 504


《사과가 필요해》

 박성우

 창비

 2017.2.10.



  그림책은 그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되, 아이부터 누구나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읽는 길잡이입니다. 노래책(시집)은 노래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여미되, 어린이부터 누구나 살림길을 다시 마주하고 읽는 길동무입니다. 이 얼거리는 그저 마땅하면서 쉬운데, 막상 이 일거리를 잊거나 뒤틀거나 팽개치는 붓잡이가 무척 많습니다. 그림책에 억지로 가르침·생각(교훈·철학)을 욱여넣으려 한다든지, 노래책에 어거지로 굴레·실마리(억압현실·갈등해소)를 집어넣으려 하더군요. 《사과가 필요해》에 ‘청소년시집’이라고 이름이 붙는데, ‘입시지옥 서울 중고등학생’ 입맛에 맞춘 글장난과 같다고 느낍니다. ‘필요’는 일본한자말이기도 합니다만, ‘사과’라는 다른 한자말로 장난을 치는군요. 글쓴이가 장난질을 아예 마음에 안 담았다면 “사과 먹을래”나 “사과 먹고 싶어”쯤으로 책이름을 붙였을 테지요. 이 《사과가 필요해》를 보면, 어느 꼭지조차 ‘푸른철(열넷∼열아홉)’에 무엇을 바라보며 스스로 빛날 길인지 어림조차 못 하는구나 싶어요. 푸른철은 푸름이 스스로 살림에 눈뜨면서 삶을 가꾸는 길로 한 발짝 나아가는 때입니다. 〈티처스〉라는 풀그림에 나오는 아이들을 보면 하나같이 집안일을 안 할 뿐 아니라 아예 모르는데, 오늘날 ‘청소년시집’도 집에서 ‘집일·집살림’부터 손수 익히면서 손빛으로 앞길을 그리는 꼭지를 찾아볼 수 없기 일쑤입니다. 어린이하고 읽는 노래에도 말장난은 삼갈 노릇이요, 푸른노래라면 더더욱 말장난을 끝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랑’ 아닌 ‘살곶이’나 ‘짝짓기’에 얽매거나 밀어넣으면서 “그래, 너희들 마음을 알아.” 하는 매무새도 덧없는 쳇바퀴일 뿐입니다.


ㅍㄹㄴ


카스텔라 교실에서는 초코카스텔레 분단 애들이랑 딸기카스텔레 분단 애들이 초코맛과 딸기맛을 바꿔 즐기며 쉬는 시간을 보내, 으음 좋겠지 (카스텔라 교실/12쪽)


하늘도 파랗고 / 날도 제법 풀렸는데 쉬는 날 / 집에만 있자니 몸이 찌뿌둥해져 왔다 / 그래, 강변에서 자전거나 타자 (밀착 자전거/16쪽)


아빠가 화난 목소리로 말할 때 좀 짜증을 내면 / ―어쭈, 너 앞으로 용돈이고 뭐고 없을 줄 알아! (어쩌라고요 2/19쪽)


시험을 망치고 나니 어질어질 머리가 띵해 (머리가 띵해/28쪽)


내 성기가 어떻게 / 생겼는지도 모른다는 게 / 더 이상하지 않아? (봤니? 나는 봤어/51쪽)


+


《사과가 필요해》(박성우, 창비, 2017)


나랑 같이 셔플 댄스 안 출래?

→ 나랑 같이 발바닥춤 안 할래?

→ 나랑 같이 발끌이춤 안 할래?

11쪽


속이 없는 게 아니야. 속을 비워 두는 거야!

→ 속이 없지 않아. 속을 비워!

→ 속이 있어. 속을 비워 둬!

13쪽


스프링처럼 튕겨져 나가겠지

→ 튕겨나가겠지

→ 튕기겠지

14쪽


하늘 위로 날아오를 거야

→ 하늘로 날아올라

→ 하늘로 날아오를래

15쪽


원래 내가 발표하려고 했던 말들이 줄줄이 생각나

→ 내가 하려던 말이 줄줄이 생각나

→ 내가 하고픈 말이 줄줄이 생각나

23쪽


너를 좋아하게 된 뒤로

→ 너를 좋아하면서

→ 너를 좋아한 날부터

32쪽


내 성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는 게 더 이상하지 않아?

→ 내 샅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면 더 뜬금없지 않아?

→ 내 밑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면 더 어이없지 않아?

51쪽


불똥이 괜한 나한테로 튀었어

→ 불똥이 엉뚱히 나한테 튀었어

5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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