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곰 웅진 세계그림책 12
린드 워드 글 그림,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7.20.

그림책시렁 1605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곰》

 린드 워드

 공경희 옮김

 웅진주니어

 2002.1.30.



  1952년에 처음 나오고서 2002년에 한글판이 나온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곰》입니다. 이제는 판이 끊겼고, 아마 다시 나오기 힘들리라 봅니다. 그림을 담아낸 붓결은 곰이며 시골살이와 시골사람을 퍽 잘 담았다고 여길 만합니다. 오늘날은 곰이나 시골을 서울 한복판에서도 ‘그림(사진·영상)으로 끝없이 볼 수’는 있되, 막상 숲곰을 숲 곁에서 마주하기는 어려워요. 그림으로 잔뜩 본대서 붓을 잘 놀리지 않습니다. 숲을 품지 않는 삶이나 매무새라면 ‘흉내’를 낼 뿐입니다. 1952년 그림책은 곰이 ‘사람 보금자리’에 머물면 어떻게 자라는지 차근차근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곰을 ‘먹이는’ 데에는 마음을 쏟지만, 곰이 ‘어떻게’ 자라서 살아야 하는가 하는 대목은 마음을 못 쏟습니다. 곰도 개도 고양이도 귀염이(애완동물)가 아닙니다. 스스로 먹이를 찾으면서 스스로 삶자리를 일구는 숨결이에요. 아이로서는 도무지 어떤 길도 생각하지 못 하는데, 마지막에 어른들이 곰을 짐승뜰로 데려갑니다. 숲아이를 쇠우리에 가두면 즐거울까요? 밥만 넉넉히 먹으면 느긋할까요? 숲을 망가뜨리고서 숲짐승을 ‘서울 한복판 짐승뜰에 가두’면 서로 살기에 즐거울까요? 여러 대목을 곰곰이 되새길 노릇입니다.


ㅍㄹㄴ


#TheBiggestBear #LyndWard (1952)


+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곰》(린드 워드/공경희 옮김, 웅진주니어, 2002)


뭔가가 움직이는 게 아니겠어요

→ 뭐가 움직이지 않겠어요

16쪽


곰은 배가 고픈 것 같았어요

→ 곰은 배가 고파 보여요

→ 곰은 배고 고픈 듯해요

20쪽


단풍나무 수액을 모으던 양동이를 깨끗이

→ 불긋나무물을 모으던 물동이를 깨끗이

→ 울긋나무물을 모으던 동이를 깨끗이

42쪽


그리 멀리 갈 필요도 없었는데도 계속해서 터벅터벅 걸었어요

→ 그리 멀리 갈 까닭도 없는데 자꾸 터벅터덕 걸었어요

→ 그리 멀리 안 가도 되는데 그대로 터벅터벅 걸었어요

66쪽


동물원에 가면 마음껏 먹으며 편하게 살 수 있어

→ 짐승뜰에 가면 마음껏 먹으며 느긋이 살 수 있어

8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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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좌파 左派


 좌파 인사 → 왼사람 / 왼갈래 / 왼길 / 왼나래

 좌파 정책을 소개한다 → 왼날갯길을 얘기한다 / 왼살림을 들려준다

 좌파 아니었소 → 왼쪽 아니었소


  ‘좌파(左派)’는 “1. [정치] 좌익의 당파 2. [정치] 어떤 단체나 정당 따위의 내부에서 진보적이거나 급진적인 경향을 지닌 파”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왼·왼쪽·왼쪽으로·왼켠’이나 ‘왼걷기·왼길걷기·왼길로·왼쪽걷기’로 고쳐쓰면 됩니다. ‘왼길·왼갈래’로 고쳐쓰고, ‘왼날개·왼나래·왼물·왼물결·왼물꽃·왼물빛’로 고쳐쓰지요. ‘왼눈·왼눈길·왼눈결·왼눈빛’으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왼사람·왼이·왼씨·왼씨앗·왼무리’나 ‘왼자리·왼마당’으로도 고쳐씁니다. ㅍㄹㄴ



음식 좌파가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지키는 게 세계 빈곤층에게 위협이 된다는 음식 좌파의 딜레마에 대해 앞서 5장에서 다뤘다

→ 왼밥꾼이 저희 살림길을 지키면 오히려 푸른별 가난한 이웃한테 나쁘다는 이야기를 앞서 다섯째 꼭지에서 다뤘다

→ 왼쪽 밥꾼이 저희 살림길을 지키면 뜻밖에 파란별 가난한 이웃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앞서 다섯째 마당에서 다뤘다

《음식 좌파 음식 우파》(하야미즈 켄로/이수형 옮김, 오월의봄, 2015) 207쪽


여기에서 신좌파의 결정적 오류가 만들어진다

→ 여기에서 새왼길이 크게 잘못한다

→ 여기에서 새왼켠이 크게 뒤틀린다

《혁명노트》(김규항, 알마, 2020) 185쪽


나의 믿음이다. 좌파에게 남녀평등은 기본이다

→ 나는 믿는다. 왼쪽은 누구나 어깨동무이다

→ 나는 믿는다. 왼길은 무릇 너나우리이다

《슬기로운 좌파생활》(우석훈, 오픈하우스, 2022) 10쪽


부디 내일의 좌파는 오늘의 좌파보다 “좌파인데요”라고 말하는 게 덜 불편한 시대를 살아가기를 바란다

→ 부디 다음 왼날개는 오늘 왼날개보다 “왼쪽인데요” 하고 서슴없이 말하는 나날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 부디 이다음 왼쪽은 오늘 왼쪽보다 “왼길인데요” 하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나라를 살아가기를 바란다

《슬기로운 좌파생활》(우석훈, 오픈하우스, 2022) 3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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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시대


 분열의 시대 → 갈라서는 때 / 나뉘는 나날

 통합의 시대 → 하나인 삶 / 어울림터

 경쟁의 시대 → 겨룸날 / 다툼하루


  ‘시대(時代)’는 “1. 역사적으로 어떤 표준에 의하여 구분한 일정한 기간 2. 지금 있는 그 시기. 또는 문제가 되고 있는 그 시기”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시대 + -의’ 얼개라면 ‘-의’부터 털고서 ‘날·나날·때·무렵·즈음·쯤’이나 ‘삶·삶터·터·터전’이나 ‘오늘·오늘날·하루’로 고쳐씁니다. ‘요새·요즘·이제·어느새·어느덧’이나 ‘모두·다·다들·자꾸·시나브로’나 ‘으레·흔히·툭하면’으로 고쳐써도 돼요. ㅍㄹㄴ



철도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보다 척박하고 황량한 이스트 플럼 크리크 쪽에 보다 경사가 완만한 지대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쇳길판이 되면서 더 거칠고 메마른 이스트 플럼 크리크 쪽에 좀더 비탈이 덜한 곳이 있는 줄 알아챘다

→ 칙폭나날이 되면서 더 모질고 강파른 이스트 플럼 크리크 쪽에 좀더 반반한 땅이 있는 줄 알아냈다

《나는 어떻게 번역가가 되었는가》(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권영주 옮김, 씨앗을뿌리는사람, 2004) 17쪽


이제 막 하이센스한 문화예술 컨텐츠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 이제 멋스런 살림빛 이야기철로 넘어간다

→ 이제 어려운 살림꽃 이야기날로 넘어간다

《예술과 경영이 연애를 한다》(한재영, 답게, 2010) 180쪽


우리는 격랑의 시대에 살고 있다

→ 우리는 너울대는 때에 산다

→ 우리는 널뛰는 나날을 산다

《국민을 위한 선거는 없다》(다비트 판 레이브라우크/양영란 옮김, 갈라파고스, 2016) 22쪽


혁명의 시대는 갔어도 취미의 시대는 아직 가지 않았다

→ 너울날은 갔어도 좋은날은 아직 가지 않았다

→ 불꽃날은 갔어도 즐김날은 아직 가지 않았다

《슬기로운 좌파생활》(우석훈, 오픈하우스, 2022) 3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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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효용 效用


 그것의 효용 가치를 그가 느낀 일은 물론 아니었다 → 그는 뭐 제 값어치를 느끼지 않았다

 실리적인 효용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 쓰임새만 바란 일이 아니다


  ‘효용(效用)’은 “1. 보람 있게 쓰거나 쓰임. 또는 그런 보람이나 쓸모 2. [경제]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재화의 효능”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쓰임·쓰임새·쓸모’나 ‘쓸만하다·살뜰하다·알뜰하다’로 고쳐씁니다. ‘보람·빛·빛나다·빛살·빛발’로 고쳐쓰고요. ‘값어치·값결·값’이나 ‘값있다·값지다·값나가다·값가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효용(驍勇/梟勇)’을 “사납고 날쌤 ≒ 효무”로 풀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대학의 학위가 금전적으로 보아 얼마만큼의 효용이 있는가를 보려면

→ 배움꽃이 돈으로 따져서 얼마만큼 쓸모가 있는가를 보려면

→ 배움종이가 돈벌이로 보아 얼마만큼 값어치가 있는가를 보려면

→ 배움길이 얼마만큼 돈벌이에 도움이 되는가를 보려면

《미국의 고등교육》(P.우드링/홍웅성 옮김, 탐구당, 1972) 104쪽


군국주의가 남용한 영화의 효용을 거꾸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 총칼나라가 휘두른 그림값을 거꾸로 살리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싸움나라가 휘저은 그림빛을 거꾸로 다루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톰의 슬픔》(데즈카 오사무/하연수 옮김, 문학동네, 2009) 45쪽


물론 이 ‘체면 경쟁’에는 낭비적이고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부분이 존재한다

→ 다만 이 ‘얼굴 겨루기’는 헤프고 쓸데없는 구석이 있다

→ 다만 이 ‘이름 다툼’은 돈을 마구 쓰고 부질없는 구석이 있다

《탈향과 귀향 사이에서》(허쉐펑/김도경 옮김, 돌베개, 2017) 71쪽


알로에의 효용이 이미

→ 알로에 쓰임새가 이미

→ 알로에 값어치가 이미

→ 알로에를 이미 써서

《식물의 책》(이소영, 책읽는수요일, 2019) 25쪽


즉 둘리를 그대로 놔두는 것은 효용가치가 있다는 것인데

→ 곧 둘리를 그대로 두면 쓸모가 있다는 말인데

→ 그러니까 둘리를 놔두면 빛이 난다는 셈인데

→ 둘리를 놔둘 만한 쓰임새가 있다는 소리인데

《만화웹툰작가평론선 : 김수정》(장은진, 커뮤니케이션북스, 2019) 86쪽


데이트할 때 비용은 어떻게 나누어야 하나? 단기적으로는 자기효용만큼 지불하면 된다

→ 만날 때 돈은 어떻게 나누어야 하나? 곧, 쓰는 만큼 치르면 된다

→ 만나서 돈은 어떻게 나누어야 하나? 먼저, 쓰임새만큼 내면 된다

《슬기로운 좌파생활》(우석훈, 오픈하우스, 202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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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총욕약경



 총욕약경(寵辱若驚)에는 인생의 경험이 묻어 있다 → 참고요에는 삶빛이 묻어난다

 이를 총욕약경(寵辱若驚)이라고 하는 것이다 → 이를 참하다고 한다 / 이를 차분하다고 한다


총욕약경(寵辱若驚) : 평범한 사람은 사소한 총애와 모욕에도 놀라지만 사물의 도리에 정통한 사람은 그런 것을 경계한다는 뜻으로, 총애와 모욕을 초월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중국말 ‘총욕약경’은 한글로 적는들, 한자 ‘寵辱若驚’을 밝힌들, 못 알아보게 마련입니다. 이런 바깥말을 구태여 써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로서는 ‘가만히·고즈넉하다·가라앉다’나 ‘고요하다·조용하다·차분하다’를 쓰면 됩니다. ‘따뜻하다·따사롭다·포근하다·아늑하다’나 ‘바르다·참하다·참빛’이나 ‘한고요·한빛·참고요’처럼 우리말을 쓰면 넉넉합니다. ㅍㄹㄴ



아마추어는 일희일비하고, 프로는 총욕약경, 즉 나와 관련된 총애나 욕됨에 얽매이지 않고 올바르게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는

→ 풋내기는 들뜨고, 빛님은 차분하다는

→ 어리숙하니 출렁이고, 솜씨꾼은 참하다는

《굶주린 마흔의 생존 독서》(변한다, 느린서재, 2023) 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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