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없어



시외버스를 타면

바깥바람이 없다

그러나

숲과 들과 멧골 사이를 지나며

이 시외버스로

숲바람 들바람 멧바람

모두 고루 가만히 깃든다고

느낀다


2025.7.21.달.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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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모두 *어 있다 1
킨다이치 렌쥬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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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7.21.

만화책시렁 738


《우리들은 모두 *어 있다 1》

 킨다이치 렌주로

 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4.6.25.



  시골에서 지내며 일하다가 큰고장·서울로 마실을 나올 때면, 할매할배가 다르다고 느낍니다. 시골에서는 일흔 나이여도 다부지게 일하고, 여든 나이에도 힘껏 일합니다. 아흔 나이에도 일하는 분이 수두룩합니다. 이와 달리 큰고장·서울에서는 어느 나이에 이르면 일을 안 하는 분이 무척 많아요. 《우리들은 모두 *어 있다 1》를 읽었습니다. 일에 치여서 일찍 죽거나, 허튼놈한테 날벼락을 맞고서 죽거나, 미워서 싸우다가 죽은 이들 가운데, 어쩐지 ‘죽은몸’에 ‘넋’이 그대로 남는 사람이 있다지요. 이른바 ‘산송장’이라 할 텐데, 온누리에 산송장 같은 삶이 갈수록 늘어나지 싶습니다. 아름답거나 즐겁거나 참하게 하루를 그리는 꿈이라면, 어느 나이에 이르든 오늘 이곳을 사랑으로 일궈요. 아침에 새롭게 꿈을 그릴 겨를이 없이 바쁘다면, 나이가 어리거나 젊어도 거의 죽은눈빛입니다. 땀흘리는 맛을 노래하기에 싱그럽고, 땀냄새를 꺼리거나 싫어하기에 노래가 나란히 사라져요. 물결이 일듯 스스로 일으키기에 ‘일’이고, 기쁘게 너울치고서 가만히 쉬기에 노을빛마냥 신나는 놀이입니다. 겉모습이 멀쩡하기에 삶이지 않습니다. 속마음이 늘 새록새록깨어나고 피어날 때에 비로소 삶입니다.


ㅍㄹㄴ


‘듣자 하니 와이프랑 계속 갈등이 있었는데, 그 짜증을 나에게 쏟았다고 한다. 좀비가 되면 정서적 기복이 약간 가라앉는 건지, 부장에 대한 분노도 전혀 치밀어오르지 않고, 나랑 뭔 상관, 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29쪽)


“아마도 몸은 죽었지만, 마음은 안 죽어서 그런 걸 거예요.” (81쪽)


‘비교적 눈물 뽑는 최루성 영화로군. 살아 있을 때라면 울었겠지만, 좀비가 되니 눈물도 땀도 안 나서.’ (139쪽)


#ぼくらはみんな*んでいる #金田一蓮十郞


+


《우리들은 모두 *어 있다 1》(킨다이치 렌주로/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4)


쾌차하세요―

→ 얼른 나으셔요

→ 빨리 나으셔요

8쪽


방부제 처방전 끊어드릴 테니까 정기적으로 드시고요

→ 썩음막이 돌봄종이 끊을 테니까 꾸준히 드시고요

8쪽


기합이 엄청나게 들어간 좀비로군

→ 힘이 엄청나게 들어간 산송장이군

12쪽


그렇다니 삼가 조의를 표한다

→ 그렇다니 삼가 기린다

→ 그렇다니 삼가 고개를 숙인다

22쪽


듣자 하니 와이프랑 계속 갈등이 있었는데

→ 듣자 하니 각시랑 내내 부딪혔다는데

→ 듣자 하니 지어미랑 노상 다퉜다는데

→ 듣자 하니 사랑이랑 늘 갈렸다는데

29쪽


비교적 눈물 뽑는 최루성 영화로군

→ 꽤 눈물 뽑는 보임꽃이로군

→ 퍽 눈물 뽑는 빛그림이로군

13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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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3.


《시 쓰는 나무》

 샤나 라보이 레이놀즈 글·샤르자드 메이다니 그림/문혜진 옮김, 다산기획. 2020.4.15.



여름에는 시골집에서 웃통을 벗고서 해바람을 맞아들이기에 즐겁다. 등과 배와 가슴과 어깨에 햇볕을 듬뿍 쏘이면서 바람을 마시면 꽤 오래 따끈따끈하다. 해바람을 나란히 머금으면서 나무 곁에 서면 오히려 땀이 안 맺힌다. 후박나무에 사다리를 대고 올라가서 후박알을 훑는다. 바람이 불 때마다 후박잎이 서로 부딪히면서 푸른노래를 베풀고, 등허리에 팔다리를 간질인다. 사다리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후박알을 따기에 잔바람에도 흔들거리는데, 바람과 나무가 장난을 건다고 느낀다. 우리가 후박알을 따는 코앞에서 멧새도 후박알을 쫀다. 나무 한 그루에서 여럿이 조금 떨어져서 푸른빛을 누린다. 《시 쓰는 나무》는 몹시 잘 나온 그림책이로구나 싶다. 노래란 무엇이고, 노래는 어떻게 쓰고, 노래를 어떻게 나누며, 노래로 어떻게 삶을 밝혀서 즐겁게 하루를 누리는지 차분히 펼쳐냈다고 느낀다. 더구나 이 그림책은 두 아이가 나무 한 그루를 사이에 두고서 노랫가락으로 푸르게 만난다. 더 잘 쓴 노래란 없다. 늘 오늘 우리 눈빛을 담는 노래요, 언제나 우리 손길을 얹는 노랫가락이다. 모든 길을 춤짓으로 일으키기에 즐겁게 깨어나는 노래 한 자락이다.


#Poetree #ShaunaLaVoyReynolds #ShahrzadMaydani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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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2.


《프란츠 카프카 : 알려진 혹은 비밀스러운》

 라데크 말리 글·레나타 푸치코바 그림/김성환 옮김, 소전서가, 2024.5.10.



어제오늘은 집에서 등허리를 펴면서 바람소리와 여름볕과 풀노래와 새소리를 맞아들인다. 자주 씻고 빨래를 하면서 조용히 쉰다. 샘물 한 모금으로 넉넉한 여름이다. 가만 보면, 여름은 뜨겁게 끓인 국물을 조금 누리면서 밥도 줄이는 철이지 싶다. 여름은 땀을 빼면서 온몸에 볕살을 가득 담으며 새롭게 거듭나는 길목이라고 본다. 흰나비가 한꺼번에 깨어나서 춤춘다. 범나비랑 사향제비나비도, 물잠자리도 고추잠자리도 실잠자리도 나란히 어울린다. 마당과 뒤꼍 사이에서 여름빛을 흐드러지게 마주한다. 《프란츠 카프카 : 알려진 혹은 비밀스러운》을 읽고서 내내 갸우뚱했다. 알려지거나 숨은 이야기라고 하는데, 썩 새롭지 않다. 글그림을 맡은 두 분은 카프카라고 하먼 ‘시커먼 어둠’을 떠올리는구나 싶은데, 참말로 카프카는 시커먼 어둠을 글로 담은 사람이자 길일까? ‘어둠·어둡다’는 ‘어렵다’로 맞물린다. 어스름이 덮고서 어두운 때가 오면 이제 눈앞이 안 보인다고 여겨서 ‘어렵다’고 느낀다. 그런데 어둠이 짙게 깔리는 밤이 찾아오면 오히려 밝다. 별이 돋으면서 온누리를 새롭게 비춘다. 카프카는 어둡고 어려운 글인가, 아니면 한밤에 이르러 밝게 빛나는 별처럼 깊은 곳을 비추려는 글인가?


#FanzKafka

#RadekMaly #RenataFucikova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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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1.


《Women War Photographers : From Lee Miller to Anja Niedringhaus》

 Anne-marie Beckmann·Felicity Korn 엮음, Prestel Publishing, 2019.



첫여름이 한여름으로 바뀌는 길목이다. 아침에는 소나기에 낮에는 새파랗게 트인 하늘에 몽실구름이 가득하다. 숭실대 옆 〈라이브러리 두란노〉에서 ‘섬섬꽃’ 모임을 꾸린다. 오늘은 《달맞이산 너머로 날아간 고등어》에서 여러 대목을 따서 읽는다. 이러고서 ‘빌고 싶은’을 글감으로 삼아서 쪽글을 쓴다. ‘빌다·비비다·비손’이 맞물리고, ‘빚다·빚·빛·비다·빚다’가 얽힌다. 무엇을 빌리거나 빌 적에는 마음부터 비우고서 서로 빛으로 나아가는 길을 바라본다. 14:40 고흥버스를 탄다. 버스에 타고서 잠든다. 한참 달린 뒤에 깨어나서 하루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고흥읍에서는 택시를 부른다. 마을 어귀에 이르자 왼논에서 오른논으로 뜸부기가 한 마리 휘익 가른다. 풀벌레와 개구리가 노래로 반기고 별빛이 흐드러지는 집으로 돌아왔구나. 《Women War Photographers : From Lee Miller to Anja Niedringhaus》를 곱씹는다. 싸움터를 담아낸 ‘빛순이’ 여러 사람을 한눈에 살피도록 엮은 알뜰한 꾸러미이다. 한글판이 나오기 어려우리라 느끼는데, 어느 분이 이 알뜰한 빛책을 장만해서 읽고서 헌책집에 내놓아 주었을까. 싸움터로 나아가는 사람은 싸울아비도 빛순이·빛돌이도 목숨을 건다. 싸우지 않기를 바라더라도, 나라(정부)가 등을 떠민다. 사랑을 잊은 우두머리가 싸움판을 펴고, 사랑을 잃은 몸으로 이웃을 놈으로 삼아서 죽이거나 죽어야 하는 불굿인데, 이 불굿에서도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를 돌보려는 어머니가 있다. 총이 없는 곳에서는 싸움질이 없을까?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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