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개구리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
맥스 벨트하우스 지음,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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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7.6.

그림책시렁 1361


《개구리의 아주 특별한 날》

 맥스 벨튀이스

 황주연 옮김

 아가월드

 2001.4.30.



  밉거나 싫어도, 좋거나 재밌어도, 언제나 다 다르게 우리 하루이면서, 나(우리)를 둘러싼 너(모두)를 마주하는 길이지 싶습니다. 나를 나 그대로 마주할 적에, 너를 너 그대로 바라볼 테고, 나하고 너 사이에 있는 마음을 눈빛으로 이으면서 비로소 말 한 마디가 태어난다고 느껴요. 《개구리의 아주 특별한 날》은 개구리를 비롯하여 여러 아이들이 어울리는 숲마을 한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개구리도 토끼도 오리도 숱한 이웃도 “더 많이” 일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 많이” 벌어들여서 “더 많이” 움켜쥘 마음이 아니거든요. 다들 ‘알맞게’ 일하고 쉬고 놀고 노래하고 어울리는 이 하루를 살아가려는 마음입니다. 이러던 어느 날, 개구리는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사랑’이 무엇인지 도무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꽃으로 피어나서 둘레를 곱게 밝히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습니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은 사랑하고 멀어요. 좋거나 밉다는 마음이 사랑일 수 없어요. 스스로 피어나거나 샘솟기에 사랑입니다. 스스로 별이요 꽃이며 나비이고 나무이기에 사랑입니다. 사람은 오롯이 사람일 적에 사람입니다. 사람은 스스로 보금자리를 가꾸고 일구고 돌보는 손끝에서 포근하면서 아늑하게 일어나는 눈빛이 사랑일 테지요.


#막스벨튀이스 #맥스벨트하우스 #사랑에빠진개구리

#FrogandDuck #FrogandDuckVerySpecialDay #MaxVelthuijs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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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20.


《시계탕》

 권정민 글·그림, 웅진주니어, 2025.3.17.



새벽 네 시에 마을 기스락밭으로 간다. 다섯 할매는 곤드레나물을 바지런히 벤다. 나는 곤드레나물을 자루에 담아서 묶는 일을 돕는다. 여섯 시 반까지 돕고서 얼른 씻고서 옆마을로 걸어간다. 고흥읍을 거쳐 부산으로 달린다. 오늘은 저녁에 〈책과 아이들〉에서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를 둘러싼 속내와 말썽거리가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이야기밭을 열기로 했다. 시외버스에서 한참 잔다. 부산에 닿아서 보수동책골목을 살짝 들른다. 낮에 조금 더 쉬고서 저녁부터 새벽 03:30까지 이야기꽃을 피운다. 《시계탕》을 돌아본다. 바쁜 나머지 아이어른이 오히려 집에서 못 만나고 못 노는 굴레를 다룬 줄거리로 볼 수 있되, 자꾸 ‘남’을 탓하는 얼거리로 벗어나려고 한다. 엄마아빠는 왜 아이를 낳고도 바깥으로 떠돌아야 할까? 엄마아빠는 왜 아이곁에서 하루살림을 짓는 길을 등지려고 할까? 우리가 짓고 나눌 그림책이라면 ‘아무리 쪽틈’이라 하더라도 함께 놀고 노래하는 소꿉살림을 줄거리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서울에 얽매이느라 죽도록 달려도 그저 죽을 뿐인 굴레이지 않은가? 서울굴레를 스스로 벗어던질 적에 ‘사랑을 짓고 알아보는 눈’을 틔우게 마련이다. ‘사회평론’과 ‘출협’도 똑같다. 돈을 움켜쥐려 하니 스스로 곪는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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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19.


《トットちゃんが出會った子どもたち》

 田沼武能 글·사진, 岩崎書店, 1996.8.15.



어제 〈금나라 물나라(金の國 水の國)〉를 넷이서 함께 보았다. 2017년에 한글판이 나오기는 했으나 영 사랑받지 못 하다가 2023년에 보임꽃(영화)이 나오자 펴냄터에서 값을 슬그머니 2000원 올렸는데, ‘문학동네’가 하는 짓이 다 이렇지 싶더라. 이야기를 알리는 길이 아닌 돈팔이에 눈이 어두우니 말이다. 저잣마실을 다녀오는 길에 ‘나·내’하고 ‘내·내음·냄새’하고 ‘내다·나다·내놓다’하고 ‘내·냇물·내리다’가 얽힌 수수께끼를 새삼스레 풀면서 “나(사람)를 드러내는 숨결이기에 냄새”라는 대목을 왜 눈여겨보아야 하는지 한참 짚어 본다. 《トットちゃんが出會った子どもたち》라는 사진책을 쓰다듬는다. 이웃나라에서 나온 이 책을 누가 알아보고서 장만했을까. 처음 장만하신 분은 기꺼이 내놓아서 헌책집에서 고맙게 만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책이 몇 자락이나 팔리면서 온누리를 곱게 물들이는지 모를 일이지만, 아름책을 짓는 사람과 엮는 사람과 내놓는 사람과 사고파는 사람이 있으니, 마침내 읽는 사람한테 흘러든다. 이리하여 나는 아름책을 읽고서 이야기를 쓰는 자리에 서고, 내가 일구는 글과 빛꽃이 아름씨앗으로 깃들 수 있기를 바라는 꿈을 심는다. 아이곁에 나란히 서면서 사랑으로 살림을 하려는 마음이면 넉넉하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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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18.


여우와 나

 캐서린 레이븐 글/노승영 옮김, 북하우스, 2022.10.6



안개가 자욱한 아침에 두바퀴를 달린다. 영남면 영남초등학교 어린씨하고 노래쓰기 둘쨋날을 편다. 곰곰이 보면, 고흥읍 어린이는 고흥읍만 고흥인 줄 여기고, 도양읍 어린이는 도양읍만 고흥인 줄 여기고, 나로면과 동강면과 도화면과 풍양면과 풍남면과 과역면과 영남면도 매한가지이다. 저희가 있는 읍·면이 ‘다’인 줄 여긴다. 게다가 고흥·도양읍에서는 다른 면소재지를 ‘시골’로 깔본다. 시골아이는 외려 서울아이보다 덜 걷는다. 노란버스로 내내 실어나르니, 이 아이들은 철빛도 마을길도 알 턱이 없다. 《여우와 나》를 읽었으나 여우 이야기는 떠오르지 않는다. 이 무슨 일인가? 책이름에 버젓이 ‘여우 + 나’로 밝혔지만, 445쪽에 걸쳐서 내내 혼잣말로 그친다. ‘생물학자’라는 허울을 내려놓고서, 어린날 아버지가 괴롭혔다는 앙금을 치워놓고서, 여우는 여우로 마주할 노릇이다. 구름을 보거나 눈을 보거나 풀잎을 보거나 나무를 보면서 내내 ‘앙금·생채기’만 곱씹을 셈인가? 사랑을 몰랐기에 사랑으로 보금자리를 안 돌본 아버지가 있었다면, 글쓴이도 보금자리를 팽개치고서 구경꾼으로 여우 둘레를 맴돌기만 할 셈인가? 책을 내려놓는다. 이제 두바퀴를 달려 집으로 돌아간다. 햇볕을 듬뿍 머금는 시골길을 가른다.


#FoxandI #AnUncommonFriendship #CatherineRaven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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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플러 - 가장 진실한 허구, 퍼렇게 빛나는 문장들
존 밴빌 지음, 이수경 옮김 / 이터널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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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7.6.

까칠읽기 82


《케플러》

 존 밴빌

 이수경 옮김

 이터널북스

 2023.12.15.



  우리나라에는 어쩐지 ‘갈릴레오’만 지나치게 알려지고 ‘케플러’는 제대로 안 알려졌다. ‘세계문학’과 ‘위인전’이라는 이름조차 일본이 붙였고, 이 얼거리를 고스란히 받아들인 뿌리가 깊은 탓이라고 할 만하다. 더구나 적잖은 ‘갈릴레오 위인전’은 틀린 이야기를 그저 추켜세우려는 뜻으로 그냥 싣기까지 한다.


  케플러 이야기를 알아보는 길동무가 될까 싶어서 《케플러》를 읽었으나, ‘소설’이라는 핑계를 붙인 글인 탓일까. 처음부터 끝까지 곁다리를 긁는 쪽으로 한참 기운다. ‘소설’이라는 틀이기에 글쓴이 마음에 따라서 요모조모 살을 입힐 수 있다지만, 굳이 왜 이런 글을 써야 하는지 아리송하다. 어쩌면 ‘누가 영화로 찍어 주기 바라’면서 글을 썼구나 싶기까지 하다.


  케플러라는 사람이 짝꿍을 만나서 어떻게 살을 섞었는지, 가시아버지하고 어떻게 부딪혔는지, 이런저런 뒷이야기를 적는 글이 ‘소설’이라면, 이 꾸러미도 이모저모 이바지하리라 본다. 그렇지만 케플러를 다루려는 글이라 한다면, 어릴적부터 별을 지켜보면서 마음을 키운 길을 그려야 어울리지 않을까? 처음 별을 마주한 기쁨과, 처음 별길을 찾아낸 보람과, 처음 별을 마음에 품으면서 꿈을 그리는 사랑을 그려야 비로소 소설이지 않을까?


  끝없이 풀고 다시 맺는 길을 거쳐서 드디어 ‘화성 돌잇길’을 찾아낸 손빛을 그려내기가 그렇게까지 어려울까? 아무래도 《케플러》라는 책은 오히려 ‘케플러’를 더 알 길 없는 수렁으로 몰아넣는 담벼락 같다. 케플러를 다루는 몇 없는 한글판이 이토록 후줄근하다니 더없이 슬픈 일이다.


ㅍㄹㄴ


바르바라와 장인이 보기에 케플러의 천문학 연구는 시간이 남아서 하는 소일거리, 그의 무책임함을 증명하는 행동일 뿐이었다. (32쪽)


놀란 눈동자처럼 부풀어 있는 젖가슴과 단단해진 젖꼭지……. 케플러는 아내에게 다가갔다. 마치 조각난 껍데기처럼 옷을 하나씩 바닥으로 떨어뜨리며, 그녀는 발끝으로 서더니 그의 어깨 너머로 창문 밖 거리를 흘겨보았다 … 그것은 지나친 동시에 충분치 않았다. 둘 사이의 가장 진실하고 본질적인 어우러짐이 그저 욕정에 불타 살을 섞는 행위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 것이다. 케플러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그것을 깨달았고 바르바라는 끝내 깨닫지 못했다. (87쪽)


하인리히가 한 손에 술잔을 든 채 은밀한 미소를 띠며 비틀비틀 다가와 형의 의자 옆에 웅크리고 앉았다. “무슨 파티 같다, 그렇지? 더 자주 와.” 그가 씨근거리며 웃었다. (179쪽)


#KeplerAnovel (1981년) #JohnBanville


+


《케플러》(존 밴빌/이수경 옮김, 이터널북스, 2023)


이 상황도 아침에 꾼 꿈의 파편일까

→ 이 일도 아침에 본 꿈조각일까

19쪽


직무를 다시 배분해야겠군

→ 일감을 다시 갈라야겠군

→ 일을 다시 나눠야겠군

25쪽


잠시 내면의 평온을 얻는다 해도

→ 한동안 고요하다 해도

→ 문득 마음이 차분하더라도

→ 살짝 차분할 수 있다 해도

27쪽


무엇인가가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느꼈다

→ 무슨 일이 조용히 흐르는 줄 느꼈다

→ 넌지시 뻗어가는 일을 느꼈다

91쪽


이따금씩 흐느끼는 소리만 희미하게 새어 나왔다

→ 이따금 흐느끼는 소리만 흐릿하게 새어나온다

91쪽


만리타향에서 저렇게 개처럼 죽어가다니

→ 멀리에서 저렇게 볼품없이 죽어가다니

→ 아득터에서 저렇게 초라하게 죽어가다니

13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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