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내 시스템을 전부 혼자 관리하는 저를 해고한다구요? 1
이오 지음, icchi 그림, (주)라이트박스 옮김, 카시로메 유키 원작 / 씨엘비코믹스(라이트박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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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7.17.

만화책시렁 760


《네? 사내 시스템을 전부 혼자 관리하는 저를 해고한다구요? 1》

 카시로메 유키 글

 이오 그림

 icchi 캐릭터

 박용국 옮김

 씨엘비코믹스

 2025.4.30.



  모르는 사람이 참 많지만, “혼자 온일”을 하는 분이 꽤 많습니다. 먼저 숱한 살림집에서는 ‘살림꾼’ 한 사람이 온집을 도맡아서 돌보기 일쑤입니다. ‘살림꾼’은 으레 ‘가정주부’라는 일본말로 가리키는 ‘어머니(또는 아줌마)’입니다. 나라에서는 바깥일을 하는 사람들 일삯을 놓고서 밑일삯(최저임금)으로 아웅다웅하는데, 밑일삯을 푸는 길은 아주 쉬워요. 나라지기(대통령)에 벼슬아치(국회의원·고위공직자)도 나란히 밑일삯만 받으면 됩니다. 이런 틀이라면 밑일삯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아주 쉬워요. 《네? 사내 시스템을 전부 혼자 관리하는 저를 해고한다구요? 1》를 읽고서 두걸음을 기다립니다. 곰곰이 보면, 집뿐 아니라 일터와 마을도 ‘돌봄이·살림꾼’은 으레 한 사람이게 마련입니다. 온힘을 다해서 알뜰하고 알차게 꾸리는 한 사람이 있기에 집과 일터와 마을뿐 아니라 나라까지 아름다게 흘러갑니다. 다만 ‘돌봄이·살림꾼’은 벼슬을 안 맡아요. 벼슬을 맡을 틈이 있겠습니까? 일하거나 살림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은 일과 살림과 사랑에 온빛을 기울일 뿐, 벼슬은 터럭만큼도 안 쳐다봅니다. 다시 말하자면, 벼슬이라고 하는 ‘대통령·국회의원·시장·군수·교육감·장관’ 같은 이들은 허울뿐이요, “일을 하는 시늉”에 그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 속내와 얼개와 참모습을 알아볼 수 있다면, 아무리 새나라가 서도 어쩐지 안 바뀌거나 더 곪는 듯하다고 느끼는 까닭을 제대로 짚으면서,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 참하게 깨달을 테지요.


ㅍㄹㄴ


“일하시느라 바쁜 건 알겠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죠! 어린 시절의 추억은 평생 남는 법이잖아요. 항상 바쁜 아빠가 일요일 아침에는 같이 있어 준다면, 따님에게는 평생 못 잊을 추억이 될 거예요.” (60쪽)


“그 얘기, 사장님은 아실까요?” “당연히 다 알고 있었겠지.” “그럼 왜 해고한 거죠?” “얘기해 보니까 알겠어. 저 사람은 작업량 세듯이 엔지니어를 숫자로 보는 사람이야. 우리 엔지니어의 목소리를 들을 리 없지.” (99쪽)


“훼방꾼 때문에 굳이 멈춰서는 건 어리석은 짓이에요. 다른 길을 찾아야죠. 조금 먼 길이 될지도 몰라요. 그래도 멈춰서는 것보다는 멀리 갈 수 있어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147쪽)


#え社內システム全てワンオペしている私を解雇ですか #伊於 #下城米雪


+


《네? 사내 시스템을 전부 혼자 관리하는 저를 해고한다구요? 1》(카시로메 유키·이오·icchi/박용국 옮김, 씨엘비코믹스, 2025)


아무나 오라고 하기 마련인데

→ 아무나 오라고 하게 마련인데

43쪽


정말 최선을 다할 때는 성별은 상관없어요

→ 참말 온힘을 다할 때는 누구든 되어요

→ 참말 온땀을 다할 때는 누구나 안 가려요

143쪽


훼방꾼 때문에 굳이 멈춰서는 건 어리석은 짓이에요

→ 눈엣가시 때문에 굳이 멈춰서면 어리석어요

→ 가로막는대서 굳이 멈춰서면 어리석어요

14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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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필요해 창비청소년문학 77
박성우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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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7.17.

노래책시렁 504


《사과가 필요해》

 박성우

 창비

 2017.2.10.



  그림책은 그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되, 아이부터 누구나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읽는 길잡이입니다. 노래책(시집)은 노래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여미되, 어린이부터 누구나 살림길을 다시 마주하고 읽는 길동무입니다. 이 얼거리는 그저 마땅하면서 쉬운데, 막상 이 일거리를 잊거나 뒤틀거나 팽개치는 붓잡이가 무척 많습니다. 그림책에 억지로 가르침·생각(교훈·철학)을 욱여넣으려 한다든지, 노래책에 어거지로 굴레·실마리(억압현실·갈등해소)를 집어넣으려 하더군요. 《사과가 필요해》에 ‘청소년시집’이라고 이름이 붙는데, ‘입시지옥 서울 중고등학생’ 입맛에 맞춘 글장난과 같다고 느낍니다. ‘필요’는 일본한자말이기도 합니다만, ‘사과’라는 다른 한자말로 장난을 치는군요. 글쓴이가 장난질을 아예 마음에 안 담았다면 “사과 먹을래”나 “사과 먹고 싶어”쯤으로 책이름을 붙였을 테지요. 이 《사과가 필요해》를 보면, 어느 꼭지조차 ‘푸른철(열넷∼열아홉)’에 무엇을 바라보며 스스로 빛날 길인지 어림조차 못 하는구나 싶어요. 푸른철은 푸름이 스스로 살림에 눈뜨면서 삶을 가꾸는 길로 한 발짝 나아가는 때입니다. 〈티처스〉라는 풀그림에 나오는 아이들을 보면 하나같이 집안일을 안 할 뿐 아니라 아예 모르는데, 오늘날 ‘청소년시집’도 집에서 ‘집일·집살림’부터 손수 익히면서 손빛으로 앞길을 그리는 꼭지를 찾아볼 수 없기 일쑤입니다. 어린이하고 읽는 노래에도 말장난은 삼갈 노릇이요, 푸른노래라면 더더욱 말장난을 끝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랑’ 아닌 ‘살곶이’나 ‘짝짓기’에 얽매거나 밀어넣으면서 “그래, 너희들 마음을 알아.” 하는 매무새도 덧없는 쳇바퀴일 뿐입니다.


ㅍㄹㄴ


카스텔라 교실에서는 초코카스텔레 분단 애들이랑 딸기카스텔레 분단 애들이 초코맛과 딸기맛을 바꿔 즐기며 쉬는 시간을 보내, 으음 좋겠지 (카스텔라 교실/12쪽)


하늘도 파랗고 / 날도 제법 풀렸는데 쉬는 날 / 집에만 있자니 몸이 찌뿌둥해져 왔다 / 그래, 강변에서 자전거나 타자 (밀착 자전거/16쪽)


아빠가 화난 목소리로 말할 때 좀 짜증을 내면 / ―어쭈, 너 앞으로 용돈이고 뭐고 없을 줄 알아! (어쩌라고요 2/19쪽)


시험을 망치고 나니 어질어질 머리가 띵해 (머리가 띵해/28쪽)


내 성기가 어떻게 / 생겼는지도 모른다는 게 / 더 이상하지 않아? (봤니? 나는 봤어/51쪽)


+


《사과가 필요해》(박성우, 창비, 2017)


나랑 같이 셔플 댄스 안 출래?

→ 나랑 같이 발바닥춤 안 할래?

→ 나랑 같이 발끌이춤 안 할래?

11쪽


속이 없는 게 아니야. 속을 비워 두는 거야!

→ 속이 없지 않아. 속을 비워!

→ 속이 있어. 속을 비워 둬!

13쪽


스프링처럼 튕겨져 나가겠지

→ 튕겨나가겠지

→ 튕기겠지

14쪽


하늘 위로 날아오를 거야

→ 하늘로 날아올라

→ 하늘로 날아오를래

15쪽


원래 내가 발표하려고 했던 말들이 줄줄이 생각나

→ 내가 하려던 말이 줄줄이 생각나

→ 내가 하고픈 말이 줄줄이 생각나

23쪽


너를 좋아하게 된 뒤로

→ 너를 좋아하면서

→ 너를 좋아한 날부터

32쪽


내 성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는 게 더 이상하지 않아?

→ 내 샅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면 더 뜬금없지 않아?

→ 내 밑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면 더 어이없지 않아?

51쪽


불똥이 괜한 나한테로 튀었어

→ 불똥이 엉뚱히 나한테 튀었어

5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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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셔플댄스shuffle dance



셔플댄스 : x

shuffle dance : x

シャッフルダンス : 셔플 댄스

shuffle : 1. 발을 (질질) 끌며 걷다 2. (어색하거나 당황해서 발을) 이리저리 움직이다 3. 발을 끌며 느릿느릿 걷기 4. (게임 전에 카드를) 섞기



우리 낱말책뿐 아니라 영어 낱말책에도 없는 ‘셔플댄스’입니다. 발을 바닥에 대고서 가볍게 끌듯 짓는 춤사위라면 ‘발끌이춤’이라 할 만합니다. 수수하게 ‘발바닥춤’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나랑 같이 셔플 댄스 안 출래?

→ 나랑 같이 발바닥춤 안 할래?

→ 나랑 같이 발끌이춤 안 할래?

《사과가 필요해》(박성우, 창비, 20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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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시혜적


 시혜적 지원은 지양하는 바이다 → 내려보내지 않으려 한다

 시혜적인 접근이 아니다 → 베풀려고 하지 않는다

 구시대적이고 시혜적인 관점이다 → 낡았고 해준다는 눈길이다


  ‘시혜적’은 낱말책에 없습니다. ‘시혜(施惠)’는 “은혜를 베풂. 또는 그 은혜”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베풀다’나 ‘내리다·내려보내다·주다·내주다·사주다’나 ‘드리다·하다·해주다’로 고쳐씁니다. ‘사랑·손길·빛·볕·볕살’이나 ‘돕다·도와주다’나 ‘빚·빚지다’로 고쳐써도 되어요. ㅍㄹㄴ



완전 시혜적인 태도잖아요

→ 아주 베푸는 눈이잖아요

→ 그저 내주겠다잖아요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흑인이 앉았다》(예롱, 뿌리와이파리, 2019) 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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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스프링spring



스프링(spring) : = 용수철

용수철(龍鬚鐵) : 늘고 주는 탄력이 있는 나선형으로 된 쇠줄 ≒ 스프링·출렁쇠

spring : 1. 용수철 2. 봄, 스프링 3. 탄력, 탄성 4. 샘 5. 생기, 활기 6. 휙 뛰어 오름

スプリング(spring) : 1. 스프링 2. 용수철 (= ばね) 3. 춘화(春畵) (=春本)



낱말책을 보면 ‘스프링’은 한자말 ‘용수철’로 고쳐쓰라고 나옵니다. 우리말로 ‘출렁쇠’가 있다고 해요. 비슷한 얼개로 ‘출렁이’를 쓸 만하고, 어떤 몸짓을 나타내는 자리라면 ‘출렁이다·튀다·튀어오르다·튕기다’를 쓸 만합니다. ‘꽈배기쇠·띵띵이·띵띵쇠·뿅뿅이·뿅뿅쇠’나 ‘멋대로·제멋대로’라 해도 어울립니다. “스프링처럼 튀어올라” 같은 말씨라면 ‘통통·불쑥·불현듯·문득·갑자기’로 손볼 수 있어요. ㅍㄹㄴ



스프링처럼 튕겨져 나가겠지

→ 튕겨나가겠지

→ 튕기겠지

《사과가 필요해》(박성우, 창비, 2017) 14쪽


참아온 질문이 스프링처럼 제멋대로 튀어올라 이따금 나를 놀라게 했다

→ 참아온 물음이 통통 제멋대로 튀어올라 이따금 나도 모르게 놀랐다

→ 참아온 물음이 불쑥 제멋대로 튀어나와 이따금 놀랐다

→ 참아온 말이 불현듯 제멋대로 튀어나와 이따금 놀랐다

→ 참아온 말이 갑자기 제멋대로 튀어나와 이따금 놀랐다

→ 참아온 얘기가 문득 제멋대로 튀어나와 이따금 놀랐다

→ 참아온 얘기가 제멋대로 튀어나와 이따금 놀랐다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송은정, 효형출판, 2018) 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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