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민간인통제구역인데 → 아무나 못 가는데 / 여느사람은 막아서는데

 민간인통제구역을 방문하였다 → 비움터를 찾아갔다 / 고요터를 다녀갔다


민간인통제구역 : x

민통선 : x

민간인(民間人) : 관리나 군인이 아닌 일반 사람. 흔히 보통 사람을 군인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다

통제구역(統制區域) : 1. [군사] 군사적인 목적에 따라 출입을 제한하거나 제약하는 구역 2. [교통] 항공 교통을 제한하거나 제약하는 일정한 공간



  영어로는 ‘디엠지(DMZ)’라 이르는 곳이 있습니다. 일본스런 한자말로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이나 ‘비무장지대’라 일컫는데, 앞으로 이곳이 바뀌어야 한다는 마음을 담아서 ‘비움터·빈터·빈판’이나 ‘벌·벌판·텅빈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요터’나 ‘허허벌·허허벌판·허허들·허허땅·허허판’이라 할 만합니다. 아직은 좀 먼 듯싶어도 이제는 ‘따뜻터·따뜻자리·따뜻땅·따뜻골’이나 ‘아늑터·아늑자리’에 ‘포근터·포근자리·포근땅’으로 바뀌어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민간인은 걸어서 통과할 수 없는 민통선을 군인 한 사람 대동하고 들어설 때의 그 감격이란! 나는 보무도 당당하게 들어갔다

→ 여느 사람은 걸어서 지날 수 없는 고요터를 싸움이 한 사람 이끌고 들어서는 기쁨이란! 나는 힘차게 걸어갔다

→ 아무나 걸어서 지날 수 없는 비움터를 싸울아비 한 사람하고 들어서니 벅차다! 나는 씩씩하게 들어갔다

《내 나이가 어때서?》(황안나, 샨티, 2005) 19쪽


한편, 민통선 안의 저수지와 한탄강은 사람과 천적으로부터 새들을 보호해 주는 귀한 잠자리가 된다

→ 그리고, 고요터에 있는 못과 한탄강은 사람과 맞잡이한테서 새를 지켜주는 고마운 잠자리이다

→ 또한, 허허땅에 있는 못과 한탄강은 사람과 목숨앗이한테서 새를 감싸주는 고마운 잠자리이다

《새, 풍경이 되다》(김성현·김진한·최순규, 자연과생태, 2013) 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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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정권교체



 정권교체는 아직 요망하다 → 갈아엎기는 아직 멀다

 정권교체에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다 → 뒤엎을 실낱꿈을 놓지 않다

 금번에 정권교체를 성공했다 → 이제 나라를 새로세웠다


정권교체 : x

정권(政權) : 정치상의 권력. 또는 정치를 담당하는 권력 ≒ 부가·정병

교체(交替/交遞) : 사람이나 사물을 다른 사람이나 사물로 대신함



  나라가 그대로 가면 안 된다고 여길 적에 ‘정권교체’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일본말씨는 ‘갈다·갈아들다·갈아서다·갈아대다·갈음·갈이’나 ‘갈아엎다·갈아입다·갈아치우다’로 손볼 만합니다. ‘겉갈이·겉바꾸기·물갈이·판갈이·틀깨기’나 ‘사람갈이·옷갈이·옷바꾸기’로 손볼 수 있어요. ‘고꾸라뜨리다·거꾸러뜨리다·무너뜨리다·허물다’나 ‘고치다·고쳐쓰다·바꾸다·바꿔치기·맞바꾸다’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달리하다·돌리다·손바꾸다·얼굴바꾸기’나 ‘뒤엎다·뒤집어엎다·엎다·엎지르다’로 손볼 수 있고, ‘새사람·잎갈이·자리바꿈·자리옮김’이나 ‘새로서다·새로쓰다·새로하다’로 손보아도 되어요. ㅍㄹㄴ



정권교체의 날이 가까워진다

→ 갈아엎을 날이 가깝다

→ 고꾸라뜨릴 날이 가깝다

→ 허물 날이 가깝다

→ 엎을 날이 가깝다

《동물의사 Dr.스쿠르 1》(사사키 노리코/해외단행본기획팀 옮김, 대원씨아이, 2002) 146쪽


얼굴과 당 이름만 바뀌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새로운 세상의 기준과 윤리를 세우고 싶어

→  얼굴과 두레 이름만 바뀌는 물갈이가 아니라 새나라 틀과 참길을 세우고 싶어

→  얼굴과 모임 이름만 바꾸는 겉치레가 아니라 새틀과 참길을 세우고 싶어

《꿈꾸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송경동, 창비, 2022)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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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30.


《평범한 경음부 2》

 쿠와하리 글·이데우치 테츠오 그림/이소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4.30.



새벽에 움직인다. 07:00 서울버스를 탄다. 칙폭길은 6만 원이고, 사상나루 버스길은 3만 원이다. 읽고 쓰고 자면서 달린다. 서울에 닿자마자 부천으로 건너간다. 〈용서점〉에서 ‘우리말 살림꽃’ 모임을 새롭게 꾸리자고 이야기한다. 이윽고 서울 강서로 건너가서 〈악어책방〉에서 19:30부터 ‘마음글쓰기’를 편다. 마음이란, 스스로 씨앗 한 톨처럼 말을 한 마디 놓고서 가꾸는 터전이다. 글이란, 손수 씨앗 한 톨을 종이에 얹어서 돌보는 손살림이다. 눈을 뜨듯 마음을 틔워서, 길을 열듯 글을 여민다. 《평범한 경음부 2》을 읽었다. 벌써 넉걸음까지 잇달아 나온다. ‘나무위키’를 보면 이 그림꽃에 왜 “♩♪♬”이 가득한지 나오더라. 일본판은 일본에서 삯(음악 저작권료)을 낸 듯싶고, 한글판은 삯과 얽혀 실마리를 못 푼 듯싶다. 이 그림꽃은 아이들이 노래두레를 꾸리면서 부르는 노래마다 ‘노랫말’하고 ‘삶’을 맞물리는 줄거리인데, 노랫말이 죄다 “♩♪♬”으로 나오면 어쩌나? 큰아이는 이 그림꽃에 “요새는 왜 자꾸 여자만 그리지? 지구에는 여자와 남자가 나란히 있는데?” 하면서 나무란다. 틀림없이 지난날 꽤 오래 “글·그림에 ‘남자만 주인공’이기 일쑤였고, 요사이는 이 얼개를 뒤집는다”고 할 만하다. 열여덟 살 큰아이(딸)가 짚어 주듯, ‘뒤집기’는 나중에 고스란히 ‘뒤집기’로 돌려받는다. 그들(기득권 가부장 꼰대 남성)이 아무리 바보짓에 멍청짓을 일삼았어도, 우리가 오늘 바라보고 나아갈 길이라면, “꼰대가 하던 꼴통짓”이 아니라 “사랑으로 짓는 살림길”일 노릇이어야지 싶다. 푸른별은 돌이밭(남초)으로도 순이밭(여초)으로도 아름답지 않다. 이 별은 ‘순이돌이 숲밭’일 적에 비로소 아름답다. ‘수수하다(평범·보통)’라는 우리말은 ‘숲’을 가리키는데, ‘숲’은 바로 ‘순이(가시내)’를 가리키는 빛나는 낱말이기도 하다.


#ふつうの輕音部 #クワハリ #出內テツオ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그래도 여섯걸음과 일곱걸음에는

'돌이'도 처음으로 겉에 얼굴을 내미네.

줄거리를 보면 "거의 없는 사람"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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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29.


《나는 해파리입니다》

 베아트리스 퐁타넬 글·알렉상드라 위아르 그림/김라헬 옮김, 이마주, 2020.7.30.



아침에 〈책과 아이들〉에서 ‘살림짓기’ 모임을 꾸린다. 더위가 아닌 햇볕을 누리는 여름으로 보내자고 얘기한다. 우리는 고작 스물∼서른 해 앞서만 해도 누구나 스스럼없이 해바라기를 즐겼다. 얼마 앞서까지 “여름에 까무잡잡하게 타지 않은 살갗”이라면 몸을 망가뜨리거나 괴롭힌다고 여겼다. 낮에는 ‘우리말이 태어난 뿌리 : ㅁ’ 이야기꽃을 편다. ㅁ으로 여는 우리말이라면 무엇보다도 ‘마음·물·말’을 바탕으로 ‘마·머’를 돌아볼 노릇이다. 마음을 담기에 말이요, 물처럼 흐르기에 말인데, 물빛과 닮아 맑기에 말이면서 마음이다. ‘어머니’에서 ‘머’라든지, ‘마루’에서 ‘마’는 모두 맞닿는다. ‘머리·마리’는 같은말이요, ‘맡다·말다·-맙다·맞다’가 얽히는 실타래를 차곡차곡 풀어가면, 저마다 마음을 북돋우는 말씨(말씨앗) 한 톨을 알아챌 만하다. 《나는 해파리입니다》를 처음에 얼핏 볼 적에는 반가웠으나, 아이들하고 함께 읽으면서 아쉬움투성이인 줄 느꼈다. 해파리를 다루니 고맙되, 해파리는 “사람하고 다른 몸과 머리와 마음”이라는 대목을 썩 깊이 파고들지 못했다. 해파리는 온몸이 머리이자 눈인 줄 알아볼 수 있을까?


#JeSuisLaMeduse #BeatriceFontanel #AlexandraHuard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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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25.


《우리는 먹어요》

 고정순 글·그림, 웃는돌고래, 2022.3.31.



긴낮(하지)에 이른다. 더위가 고빗사위에 이른다. 우리 보금자리는 푸나무를 알맞게 품기에 이 더위에 땀을 가볍게 빼면서 호젓이 지낼 만하다. 오늘 하루는 모처럼 집에만 머물면서 온몸을 쉬고 푼다.


《우리는 먹어요》를 돌아본다. 먹는 목숨만 대수롭지 않다. 먹히는 목숨도 대수롭고, 먹히지 않는 돌과 모래와 나무라는 목숨도 대수롭다. 비와 바람과 해라는 숨결도 대수롭다. 먹고 먹히는 사슬이 아닌, 그저 이 별을 이루는 모든 빛이 대수롭다. 우리는 틀림없이 ‘먹는다’만, ‘밥’만 먹지 않는다. 바람과 물도 ‘먹는다’는 낱말로 나타낸다. 푸나무는 바람과 비를 가만히 머금으며(먹으며) 푸르다. 사람도 서로 사랑이 어린 마음을 머금으며 빛난다.


그런데 《우리는 먹어요》를 비롯해서 숱한 글책과 그림책은 ‘먹다’만 쳐다본다. 아니, ‘사먹다’에 가두고 갇힌다. ‘사서먹는’ 서울살림은 안 나쁜데, ‘풀’만 사서먹어야 하는 듯 내모는 얼거리는 아리송하다. 오늘날 풀(채소)은 으레 비닐집에 가두느라 해바람비도 못 머금고, 벌나비도 못 만난다. 무늬는 풀이되 속으로 보면 ‘화학비료·농약·비닐’이라는 세죽음으로 휘감긴 덩이일 뿐이다. 딸기가 12월이 제철이라고, 수박이 오뉴월에 제철이라고 잘못 아는 사람이 넘친다. 우리가 풀을 먹든 고기를 먹든, “풀과 고기라는 몸으로 바뀌”는 ‘해바람비’를 먹게 마련이다. 모든 풀은 해바람비를 머금으면서 푸르다. 모든 짐승은 “해바람비를 머금은 풀”을 받아들이기에 싱그럽다.


푸른별이 왜 푸르게 흐르는가 하는 수수께끼하고 실마리를 쳐다보려고 하지 않을 적에는 자꾸자꾸 ‘교훈강요’에 갇힌 글책과 그림책만 쏟아질 뿐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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