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화化] 언어화



 생각을 언어화하다 → 생각을 말로 나타내다 / 생각을 말하다 / 생각을 밝히다

 사고의 언어화 과정 → 생각을 말로 담는 흐름 / 생각을 말로 나타내는 길

 기억을 언어화하다 → 기억을 글로 쓰다 / 기억을 말로 드러내다

 언어화되지 못한 아이디어 → 말로 풀어내지 못한 생각 / 말로 못 담은 생각


 언어화 : x

 언어(言語) : 생각,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전달하는 데에 쓰는 음성, 문자 따위의 수단



  낱말책에는 ‘언어화’라는 한자말을 안 싣지만, ‘언어화’뿐 아니라 ‘언어화되다’ 같은 말씨를 어렵잖이 볼 수 있습니다. 하나하나 짚자면 ‘말·말글·말씀·말하다’나 ‘말꼴·말붙이·말결·말가락·말빛’이나 ‘말꽃·말씨·말품새·말발·말곁’이나 ‘말숲·말나무·말줄기·말틀’로 다듬을 만합니다. ‘글·글월·글가락·글결’이나 ‘글숲·글씨·글꽃·글빛’이나 ‘글줄기·글틀·글발·글소리’로 다듬어도 됩니다. ‘얘기·이야기·알리다·알려주다’로 다듬고, ‘입·입정·부리·아가리·주둥이’로 다듬어요. ‘속삭이다·수군거리다·숙덕거리다’나 ‘그리다·나타내다·드러내다·담다·밝히다’나 ‘알리다·적다·쓰다’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교과서에 실린 언어화된 정보를 정확하게 재생하는 능력만 있다면

→ 배움책에 적힌 얘기를 똑똑히 살리는 재주만 있다면

→ 배움책에 실린 이야기를 환하게 떠올릴 수만 있다면

→ 길잡이책에 담은 얘기를 낱낱이 외울 수만 있다면

→ 길잡이를 달달 외울 수 있다면

→ 길풀이만 잘 외우면

《도약의 순간》(사이토 다카시/이규원 옮김, 가문비, 2006) 12쪽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데 자기 환경에 대해 언어화가 되겠어요?

→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데 제 터전을 글로 쓸 수 있겠어요?

→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데 제 삶터를 밝힐 수 있겠어요?

→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데 제 삶자리를 적을 수 있겠어요?

→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데 제 살림터를 알릴 수 있겠어요?

《언니, 같이 가자!》(안미선, 삼인, 2016) 221쪽


이제는 익숙한 구호에 따라 내면의 파도를 언어화하며 살아가려는 사람으로서

→ 이제는 익숙한 말소리로 물결치는 마음을 그리며 살아가려는 사람으로서

→ 이제는 익숙한 소리로 너울대는 마음빛을 밝히며 살아가려는 사람으로서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이계은, 빨간소금, 202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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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파도


 혁명의 파도가 일렁인다 → 새너울이다 / 새기운이 일렁이다

 분노의 파도가 밀려든다 → 불타는 바다가 밀려든다

 깨달음의 파도가 친다 → 출렁이듯 깨닫는다 / 들불처럼 깨닫는다


  ‘파도(波濤)’는 “1. 바다에 이는 물결 2. 맹렬한 기세로 일어나는 어떤 사회적 운동이나 현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강렬한 심리적 충동이나 움직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의 + 파도’ 얼거리라면 ‘-의’를 털어내면서, ‘물결·물결치다·물꽃·물살·몰개’로 고쳐쓸 노릇이고, ‘너울·너울거리다·놀·넘실거리다’이나 ‘바다·바닷결·바닷빛’으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때로는 ‘구름·-뿐·들불·들물결’이나 ‘기울다·뜨고 지다·굽이치다·휘청’으로 고쳐쎠요. ‘오르내리다·일렁이다·흐르다·흔들다’나 ‘찰랑이다·출렁이다·치렁치렁’이나 ‘초·촛불·촛불물결·촛불바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ㅍㄹㄴ



달빛의 파도 밀려왔다

→ 달빛 물결 밀려왔다

《레딩 감옥의 노래》(오스카 와일드/김지현 옮김, 쿠쿠, 2018) 75쪽


달빛의 파도가 실어다 준

→ 달빛너울이 실어다 준

→ 달빛물결이 실어다 준

《언어물리학개론》(박인식, 여름언덕, 2021) 14쪽


이제는 익숙한 구호에 따라 내면의 파도를 언어화하며 살아가려는 사람으로서

→ 이제는 익숙한 말소리로 물결치는 마음을 그리며 살아가려는 사람으로서

→ 이제는 익숙한 소리로 너울대는 마음빛을 밝히며 살아가려는 사람으로서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이계은, 빨간소금, 202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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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깃새글꽃 (2025.5.8.)

― 부산 〈책과 아이들〉



  지나온 길(과거) 탓에 고단할 수 있습니다. 지나온 길이 있기에 오늘을 살아가는 밑거름을 삼는 나로 바라볼 수 있어요. 지난날을 살아내고서 이곳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나를 고요히 사랑하는 오늘일 수 있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하루일 수 있고, 웃음을 짓는 하루일 만합니다. 눈물길도 웃음길도 나란히 삶길입니다.


  볕이 그득한 마을길을 거닐면서 〈책과 아이들〉로 찾아듭니다. 닷쨋달부터 열첫쨋달까지 일곱 달 동안 〈책과 아이들〉에서 ‘깃새글꽃(상주작가)’으로 이야기밭을 일구면서 글밭을 짓기로 했습니다. 함께할 다섯 가지 이야기밭을 어느 날짜에 어떻게 꾸릴는지 이야기하고, 앞으로 어떤 얼거리와 줄거리로 새롭게 생각씨앗을 나눌 만한지 이야기합니다.


  늦봄볕은 대단합니다. 첫봄과 한봄을 지나서 첫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을 넉넉히 비추며 보듬어요. 늦봄볕은 늦봄꽃을 깨우고 늦봄잎을 북돋우고 늦봄바람을 일으킵니다. 늦봄볕은 느긋하면서 넉넉한 숨볕입니다.


  누구나 스스로 오늘을 그리면서 스스로 이 하루를 사랑합니다. 저마다 스스로 무엇이 즐거운지 바라보려고 할 적에 바로 스스로 온통 즐거운 노래빛으로 채웁니다. 괴롭던 하루가 가뭇없이 녹습니다. 고단하던 오늘이 사르르 풀리면서 사라집니다.


  살림말을 혀에 얹으면서 쓰기에 스스로 살림을 가꿉니다. 숲말을 마음에 담으면서 나누기에 스스로 숲으로 피어나며 싱그럽습니다. 꽃말을 고이 돌아보며 펴기에 스스로 곱게 피어납니다. 사랑말을 생각하고 그리기에 반짝이는 별과 함께 사랑하는 길을 엽니다. 꿈말을 노래하며 베풀기에 초롱초롱 눈망울이 반갑습니다.


  우리 몸은 마음을 따라가요. 우리 마음은 또 몸을 따라가요. 우리 눈은 우리 손발을 따라가요. 우리 손발은 어느새 우리 눈을 따라갑니다.


  느긋하지 않은 마음이기에 속으로 ‘느긋느긋’이라는 낱말을 읊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몸짓이기에 다시금 속으로 ‘넉넉낙낙’이라는 낱말을 욉니다. 여태 하지 못 한 일을 받아들이고, 이제 펼 일을 생각합니다.


  한자말 ‘상주(常住)’는 ‘깃들다’를 가리킵니다. ‘깃 + 들다’입니다. 바람을 타면서 하늘빛을 노래하는 뭇새는 깃털을 품기에 가벼우면서 눈부셔요. 이른바 ‘상주작가’란, 책숲에 깃들면서 글밭을 일구어 이야기꽃을 피우는 작은글꾼이라고 느낍니다. 쉰 해를 살아오며 처음으로 받는 글일인 터라, 어쩐지 새말 한 마디를 짓고 싶습니다. 깃새지기가 되려고 합니다. 깃새글꽃으로 서려고 합니다. 깃글내기로 만나고, 깃글하루를 심는 오늘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ㅍㄹㄴ


《뭉치와 만도 씨》(안미란 글·정인하 그림, 창비, 2017.12.8.)

《내 우산 같이 쓸래?》(캐더린 페터슨/이수련 옮김, 달리, 2004.10.15.)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숲노래·최종규, 철수와영희, 2025.3.28.)

《열다섯 살의 용기》(필립 후즈/김민석 옮김, 돌베개, 2011.11.21.)

#ClaudetteColvin #TwiceTowardsJustice #클로뎃콜빈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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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띠앗 (2025.4.19.)

― 부산 〈카프카의 밤〉



  숱한 책이 빽빽한 책꽂이 앞에 서면서 아찔할 만합니다. 어느 책부터 읽어야 할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아름책을 가려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들 만하고, 사랑책부터 읽고 싶을 수 있어요. “왜 모든 책이 아름답지는 않을까?” 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만하고, “왜 안 아름다운 책이 이토록 많지?” 싶어 슬플 수 있어요.

  온누리 모든 책은 “그저 책”입니다. 온누리 모든 풀꽃나무는 “그저 풀꽃이고 나무”이고요. 따로 아름풀이나 아름꽃이나 아름나무는 없습니다. 풀과 꽃과 나무는 서로 어울리면서 이 별을 푸르게 감싸고 돌본다고 느껴요.


  그렇다면 왜 “안 아름책”이 있나 하고 갸우뚱할 수 있는데, 우리는 풀꽃나무와 달리 “돈을 벌려고 글을 쓰거나 책을 내”기도 하거든요. “이름을 날리거나 힘을 부리려고 글을 쓰거나 책을 내”는 분도 있습니다. 책장사가 나쁠 일은 없되, 장삿속에만 스스로 갇힌 채 살림노래를 잊은 책이 수두룩해요.


  부산마실을 하노라면 부산버스하고 부산전철을 으레 탑니다. 차분하고 참한 부산이웃도 스치지만, 어쩐지 어깨로 밀치고 새치기를 하는 부산이웃도 스치고, 발을 밟고도 그냥 지나가는 부산이웃도 스쳐요. 이때에 누가 나쁘다거나 좋다고 가를 수 없다고 느껴요. 그저 숱한 다른 사람입니다. 책도 이와 같아서, 그저 하나하나 짚고 헤아리다 보면, 문득 아름책 한 자락과 사랑책 두 자락을 만난다고 느껴요.


  오늘 새삼스레 ‘이응모임(새롭게 있고, 찬찬히 읽고, 참하게 잇고, 느긋이 익히고)’ 열두걸음을 폅니다. 오늘은 다같이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을 읽어 보면서 저마다 마음에 스민 한 자락을 쪽종이에 손수 옮겨적고 읊으며 마음소리를 듣습니다. 이러고서 ‘내 눈’을 글감으로 잡아서 저마다 살림글을 적습니다.


  나는 어떤 눈일까요? 너는 어떤 눈인가요? 우리는 어떤 눈으로 만나고 헤어지면서 오늘 이곳에서 하루를 그릴까요? 나는 아직 아름눈이 아닐 수 있고, 너는 여태 사랑눈이 아닐 수 있어요. 그러나 나도 너도 함께 아름눈길과 사랑눈길을 그리면서 만납니다. 우리는 이제부터 새눈길과 오래눈길을 가다듬으려고 합니다.


  우리말 ‘띠앗’이 있습니다. 이 낱말을 모르는 분도 많고, 아는 분도 많아요. 그냥그냥 외우려고 하면 쉽게 잊습니다. 그러나 ‘띠·끈·줄·금·바’하고 ‘씨앗·씨알·품앗이·알다·아름·안다·아늑’이라는 낱말을 혀에 얹으면 왜 띠앗이 띠앗인가 하고 살며시 녹이든 받아안을 만합니다. 처음에는 작은씨앗 한 톨로 이 별에서 태어납니다. 우리는 처음에 서로 몰랐지만, 천천히 깨어나고 자라는 동안 푸른별을 푸른숲으로 이루는 작은나무로 자라며 어느새 새삼스레 띠앗입니다.


ㅍㄹㄴ


《우정이란 무엇인가》(박홍규, 들녘, 2025.4.10.)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정여울, 김영사, 2019.10.23.첫/2020.1.2.9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렌털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김수현 옮김, 미메시스, 2021.8.5.)

#レンタルなんもしない人>というサ?ビスをはじめます #レンタルなんもしない人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마르그리트 뒤라스/윤진 옮김, 민음사, 2018.12.29.첫/2019.11.22.)

#Ecrire #MargueriteDuras

《토리빵 8》(토리노 난코/이혁진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5.4.15.)

#とりぱん #とりのなん子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숲노래·최종규, 철수와영희, 2025.3.28.)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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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딩 아빠다 창비청소년시선 11
정덕재 지음 / 창비교육 / 201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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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5.17.

노래책시렁 497


《나는 고딩 아빠다》

 정덕재

 창비교육

 2018.3.5.



  저는 빨리 말하지 못 합니다. 여느 사람하고 대면 꽤 느려서 저더러 충청사람이냐고 묻는 분이 많아요. 그런데 누구나 말을 할 뿐이요, 빠르거나 느리다고 재야 하지 않고, 빠르건 느리건 저마다 다르게 말빛을 펴며 만날 뿐입니다. 어느 분은 저더러 “듣는 사람을 헤아려서 천천히 말씀하나요?” 하고 물어요. 곰곰이 짚자니 이 말씀도 맞겠구나 싶어요. 저는 말더듬이에 혀짤배기라는 몸을 타고난 터라, 조금만 빨리 말하려고 하면 혀가 꼬이거나 쉽게 더듬습니다. 더듬지 않거나 혀가 안 꼬이려면 느릿느릿 말해야 하는데, 느릿말을 하노라니 “둘레에서 누가 무슨 말을 할 적에 언제까지나 기다리는 매무새”가 몸에 배더군요. 《나는 고딩 아빠다》를 읽으며 내내 아쉬웠습니다. 아버지라면 그저 아버지입니다. 우리는 초딩이나 중딩이나 고딩이나 대딩 아버지가 아닌 “그저 아버지”요, “아이곁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어버이”라는 이름이면 넉넉합니다. 아버지로서 아이한테 들려줄 말은 늘 하나예요. 사랑입니다. 아버지로서 살아갈 길은 으레 하나예요. 사랑입니다. 그러나 글님은 자꾸 술 얘기에 ‘네 나이쯤 난 이미 살아 봤으니 알지’ 같은 핀잔이 잇습니다. 아이가 이제부터 살아갈 ‘어진 앞길’을 노래할 수 있는 아버지이기를 빕니다.


ㅍㄹㄴ


술에 취해 비가 내린 날 / 걸어오는지 / 집을 떠나는지 / 낯익은 청년의 그림자가 / 내 앞에서 어른거린다 (비가 온다/21쪽)


이제는 손가락에 침을 바르기 전에 / 돋보기를 먼저 찾아야 할 나이 / 책벌레같이 굴러다니는 / 작은 글자들을 만지작거리면 / 옛날 교실 풍경이 아른거린다 (수업 시간에 소설책 읽기/29쪽)


소주를 얼마나 마시면 취하냐는 / 질문에 / 답을 하지 못했다 (채우니 비우더라/86쪽)


+


《나는 고딩 아빠다》(정덕재, 창비교육, 2018)


세상을 만나는 관계의 시작이 손이다

→ 우리는 손으로 처음 만난다

→ 우리는 서로 손부터 만난다

10쪽


고통의 상처를 남길 때

→ 괴롭게 생채기 남길 때

→ 아픈 자국을 남길 때

11쪽


닳아진 구두

→ 닳은 구두

13쪽


건너편 점멸의 신호는 사춘기를 비춘

→ 건너 깜빡불은 꽃나이를 비춘

→ 건너에서 깜빡이며 꽃날을 비춘

14쪽


반성과 회한의 석고대죄는 아닐지라도

→ 뉘우치고 울며 빌지는 않더라도

→ 돌아보고 아리며 엎드리지 않더라도

18쪽


아들이 폭탄선언을 한 것은

→ 아들이 외친 때는

→ 아들이 소리친 날은

→ 아들이 밝힌 때는

22쪽


1등급 한우만 취급해

→ 으뜸 한소만 다뤄

→ 첫째 누렁소만 팔아

30쪽


참으로 요원한 일이다

→ 참으로 까마득하다

→ 참으로 감감하다

→ 참으로 먼 일이다

35쪽


사이에서 마음이 흔들리는 결정장애다

→ 사이에서 마음이 흔들린다

→ 사이에서 망설인다

→ 사이에서 머뭇거린다

38쪽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혜련 양에게라고 적었다

→ 쓰고 지우기를 하다가 마침내 혜련 씨한테라고 적는다

42쪽


단발머리에 약간의 볼 화장을 한 듯 홍조가 예쁜 아이였다

→ 귀밑머리에 볼을 살짝 바른 듯 발갛게 예쁜 아이였다 

→ 몽당머리에 볼을 가볍게 바른 듯 발그레 예쁜 아이였다

44쪽


소주를 얼마나 마시면 취하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

→ 불술을 얼마나 마시면 거나하냐 묻는데 말을 하지 못했다

→ 불술을 얼마나 마시면 곤드레냐 묻는데 대꾸를 못했다

86쪽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 파란 하늘을 뒤로

100쪽


들은 복수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다

→ 들은 겹을 나타내는 끝가지다

→ 들은 겹겹을 뜻하는 뒷가지다

102쪽


가불하는 횟수가 잦아졌다

→ 자주 당겨쓴다

→ 자꾸 먼저 받는다

10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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