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 제네릭 로맨스 2 - S코믹스 S코믹스
마유즈키 준 지음, 김현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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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만화책 2024.5.19.

까칠읽기 6


《구룡 제네릭 로맨스 2》

 마유즈키 준

 김현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1.10.6.



《구룡 제네릭 로맨스 2》(마유즈키 준/김현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1)을 읽은 지 한참 지났다. 첫걸음을 읽으면서 굳이 두걸음을 읽어야 할까 여겼으나, 두걸음을 읽었고, 석걸음부터는 애써 더 읽지 말자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다. 못 그린 줄거리는 아니라고 본다만, 이제 사라진 홍콩 ‘구룡성’을 그리고픈 마음에 기대어 얼기설기 짜맞추는 틀이 썩 와닿지 않았다. 그림님은 개미굴에서 살아 보았을까? 꼭 살아 보았어야 그림으로 담아야 하지 않을 테고, 살아 보았더라도 누구나 다르게 바라보고 담아내겠지. 큰소리뿐 아니라 작은소리마저 위밑옆에서 끝없이 스미는 다닥집은 ‘만화하고 다르’다. 어쩌면 구룡성 같은 다닥집살이야말로 ‘만화 같다’고 할 수 있겠지.


ㅅㄴㄹ


#九龍ジェネリックロマンス #眉月じゅん


가게 개척은 당신 혼자 마음대로

→ 가게찾기는 그대 혼자 마음대로

→ 가게둟기는 너 혼자 마음대로

8


섣불리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도 납득이 되지

→ 섣불리 곧이 말하지 않을 만하지

→ 섣불리 속내를 말하지 않을 만하지

51


자연스럽게 레이코가 각성하는 걸 기다리는 편이 좋지

→ 부드럽게 레이코가 깨어나기를 기다리지

→ 가만히 레이코가 눈뜨기를 기다려야지

51


그럼 나안으로만 검사하겠습니다

→ 그럼 맨눈으로만 보겠습니다

87


안티에이징은 여러 코스가 있네

→ 안늙기는 여러 길이 있네

→ 젊음길은 여러 갈래가 있네

→ 

14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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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라이온 15
우미노 치카 지음, 서현아 옮김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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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5.19.

이제는 말하고 싶어서


《3월의 라이온 15》

 우미노 치카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20.6.25.



  누구나 보금자리를 일구어 호젓이 살았습니다. 보금자리는 사랑으로 짓게 마련이고, 이 사랑빛이 감돌아 둘레를 환하게 비추면, 둘레 뭇숨결도 사랑물결을 나란히 받으면서 즐겁습니다.


  언제나 살림을 새롭게 짓기에 집입니다. 지붕만 씌워서 비바람을 가린대서 집이라 하지 않습니다. 손수짓기에 새로짓기에 살림짓기가 어우러지면서 함께짓기를 누리고 나누어 물려주는 터전이라서 집입니다.


  한 가지만 잘 하는 사람이란 없습니다. 한 가지조차 못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는 “잘 하려고 태어나지 않”거든요. 잘 하거나 못 하는 삶이 아닌, “사랑으로 하려는 삶”입니다.


  《3월의 라이온 15》(우미노 치카/서현아 옮김, 시리얼, 2020)을 돌아봅니다. 열다섯걸음에 이르기까지 이리 치이고 저리 부딪히는 마음과 하루였다면, 열다섯 자락에 이르자 비로소 말길을 트려는 몸짓이 처음으로 불거집니다. 앞선 열넉걸음이 부질없지는 않아요. 그저 너무 돌고돌았습니다. 좀 돌고돌다가 이곳에 이를 수 있되, 잔가지라 여길 샛길로 자꾸 빠졌구나 싶더군요.


  모든 큰틀은 늘 매한가지예요. 사랑으로 하느냐, 사랑이 없이 하느냐, 이 둘로 가릅니다. 사랑으로 하는 사람은 어느 일을 마주하더라도 안 어렵습니다. 낯선 일에 맞닥뜨릴 적마다 반짝반짝 눈을 밝혀서 새롭게 한 발짝을 내딛습니다. 남이 보기에는 버겁거나 지칠 만한 일이라 하더라도, 스스로 보기에는 즐겁게 살림을 지으면서 보금자리를 이루는 나날이게 마련입니다.


  누가 더 짊어지지 않습니다. 누가 더 무겁지 않습니다. 다 다르게 짊어지면서 배우는 삶입니다. 다 다르게 짓고 지면서 집을 이루는 하루입니다. 이 대목을 문득 알아본다면, 모든 사람이 이웃이요 동무입니다. 이 대목을 끝까지 등돌리려 한다면, 눈앞에 있는 누구나 미우면서 싸워서 이기거나 무너뜨려야 할 놈입니다.


  《3월의 라이온》은 얼핏 외톨이라고 스스로 여기는 아이가 한켠에 있습니다. 복닥거리는 집안을 이루는 아이들이 한켠에 있습니다. 여러 갈래에 갈마드는 사람들이 한켠에 있습니다. 치고받는 싸움판 같은 곳에서 온힘을 쥐어짜는 사람들이 한켠에 있습니다. 다 다른 사람들은 다 다르게 하루를 살면서 눈을 떠 보려고 합니다. 이쪽이 나으려나 재고, 저쪽이 좋으려나 어림합니다. 이러다가 이쪽도 저쪽도 아닌 “그래, 내가 갈 길은 언제나 사랑 한 가지야!” 하고 깨닫고는 기운을 스스로 내어 일어납니다.


  이제는 말하고 싶은 마음인 아이는, 이제는 제대로 보려고 눈을 뜨는 하루입니다. 이제는 제대로 보려고 하기에, 이제부터 제대로 말할 마음이 샘솟습니다. 이제는 두런두런 말꽃을 피우고, 이제부터 온마음을 다하여 즐겁게 사랑으로 이루는 보금자리를 그립니다.


  누구처럼 해야 하지 않아요. 누구 못지않게 해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누구를 닮아야 할 일도, 누구랑 다르게 해야 할 일도 없습니다. 그저 내가 나로서 나부터 고스란히 마주하면서 넋을 바라보려는 숨결을 읽으면 넉넉합니다. 첫걸음을 떼고서 다시 뒷걸음을 쳐도 됩니다. 이제는 첫걸음을 떼었거든요.


ㅅㄴㄹ


#3月のライオン #羽海野チカ


“하, 한 번도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었고.” (24쪽)


“그렇구나! 마음으로는 언제나 수도 없이 해왔기 때문에, 이미 다 전한 기분이었는데. 생각해 보니, 말로 한 적은 없었어!” (25쪽)


‘이 시간을 이 공기와 함께 이대로 전부! 셀로판지에 감싸서 간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 밤이었다.’ (28쪽)


‘그 후로 나는 책을 읽었습니다. 신인들의 수기며 자서전을요. 괴로울 때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선배들의 말이 심금을 울립니다. 어느 선생님도 멋지게 마음의 키를 잡아 파도를 넘어갑니다. 넘어가지 못한 사람의 수기는 책으로 나오지 않으니까요.’ (47쪽)


‘조용하구나. 그래, 이 안에 답은 이미 없는 거구나? 그렇다면.’ (75쪽)


‘대국에 너무 집중한 후에는, 여기 있는데도 없는 듯한 기분이 들고, 디딘 지면이 느껴지지 않게 된다. 경계가 없어져서, 이대로 내 몸마저 사라지는 것 같다.’ (91쪽)


‘그리고 다시금 나는 깨닫는다. ‘자기’ 생각에만 빠져서 스스로 버거워 허덕이는 ‘자기’를, 자기의 작은 짐을 ‘너무너무 무겁다’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나는 이렇게 애쓰고 있다’는 주문을 부적처럼 되풀이하고, 그러다가 ‘자기 외의 무게’마저 짊어지고 애쓰는 사람의 모습을 보고, ‘내 짐은 100% 내 거였잖아!’, 게다가 ‘큰 줄 알았는데 작았어’ 하고 깨달아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그런 사람을 상대로 이렇게 형편없는 장기를 두다니. 실례도 정도가 있지.’ (122쪽)


+


그걸 그야말로 복기하고 복기하고 또 복기했다

→ 이를 그야말로 되새기고 되새기고 또 되새겼다

→ 이를 그야말로 되짚고

→ 이를 그야말로 돌아보고

56쪽


하지만 최단거리는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길이기에 복잡하고 밀리는 데다 그 길에는 누구나 갖고 있는 것밖에 없다

→ 그러나 지름길은 누구나 가고 싶어하기에 어지럽고 밀리는 데다 지름길에는 누구나 있는 살림밖에 없다

→ 그러나 빠른길은 누구나 가고 싶어하기에 북적대고 밀리는 데다 빠른길에는 누구나 똑같은 살림만 있다

69쪽


대국에 너무 집중한 후에는, 여기 있는데도 없는 듯한 기분이 들고, 디딘 지면이 느껴지지 않게 된다

→ 맞두기에 힘을 쏟으면, 여기 있는데도 없는 듯하고, 디딘 땅을 못 느낀다

→ 맞자리에 힘을 빼면, 여기 있는데도 없는 듯하고, 디딘 땅바닥를 못 느낀다

9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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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5.19.

오늘말. 풍기다


어릴 적에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잘 몰랐습니다. 우리말은 ‘얘기’이고, 한자말은 ‘대화’이겠거니 여겼습니다. 삶을 잇고 생각을 이어가는 사이에, 우리가 살림하는 이곳에서 스스로 이름을 붙인 모든 낱말에는 저마다 뜻이 새롭게 흐르는 줄 천천히 알아보았습니다. 혼자 터뜨리는 소리는 ‘말’이요, 마주하는 사이에서 주고받는 말일 적에 비로소 ‘이야기’이더군요. 마음을 말 한 마디로 자아올려서 나눕니다. 두런두런 섞는 말에는 스스로 지은 삶내음이 풍깁니다. 말소리는 귀로 듣는다지만, 살갗이며 코에 눈으로도 맡습니다. 냄새는 코로 느낀다지만, 눈과 손발과 머리카락으로도 알아차립니다. 혼자 버거울 적에는 모둠글로 돕습니다. 같이쓰기를 하면서 어깨가 가벼워요. 뜻이 만나면서 길을 트고, 꿈빛으로 모이면서 둥글게 어울립니다. 슥슥 이름을 적어 봅니다. 너는 이름꽃으로, 나는 이름빛으로 삭삭 담은 두레글을 폅니다. 대접에 냇물을 담아서 싱그럽게 마시고, 꽃무늬를 새긴 그릇에 수박 한 조각을 놓습니다. 모든 삶은 여기부터 이음길입니다. 어느 살림이건 손으로 지어요. 이웃을 사귀려고 두 다리로 천천히 마실합니다.


ㅅㄴㄹ


이야기·얘기·나누다·주고받다·섞다·잇다·이어가다·이음길·이음목·어울리다·사귀다·마주하다·만나다 ←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무늬·그림무늬·글무늬·꽃무늬·날무늬·날짜무늬·덧무늬·넣다·담다·새기다·적다·찍다·이름·이름글·이름꽃·이름빛·이름넣기·이름씨·이름적기 ← 소인(消印), 스탬프(stamp)


내·내음·냄새·맡다·풍기다·자아내다·자아올리다·잣다·코 ← 후각(嗅覺)


대접글·대접글씨·둥근글·둥근글씨·모둠글·두레글·같이쓰기·함께쓰기 ← 사발통문(沙鉢通文)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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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5.19.

오늘말. 물거품


혼자 하면 호젓합니다. 함께 나아가면 함함합니다. 같이 거들며 가볍습니다. 나란히 나누면서 조금 더 수월하고 너나없이 배웁니다. 고루 맡아서 하는 동안 어떤 마음인지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아직 여리기에 덧나무를 놓습니다. 받치는 힘을 누리면서 천천히 자리를 잡아요. 누구나 스스로 일어서게 마련이되, 나 한 사람 힘만으로 빛나지 않습니다. 언제나 해바람비가 숨결을 살리고, 풀꽃나무가 싱그러이 어루만져요. 우리가 쓰는 종이에 붓도 이웃이 지어 주었습니다. 두바퀴를 달리건, 신을 꿰어 걷건, 모두 이웃이 지은 살림을 고맙게 얻으면서 차곡차곡 일을 맺고 잇습니다. 처음에는 얼핏 앞이 캄캄해 보일 수 있어요. 이러다가 물거품이 될까 싶어 걱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밑바닥으로 굴러도 되고, 빈털터리로 헤매도 됩니다. 아무것도 없기에 무엇이든 지을 수 있습니다. 들풀을 돌아보고 작은꽃을 살펴봐요. 아주 조그마한 씨앗은 스스럼없이 싹이 터서 고개를 내밉니다. 모든 풀씨는 맨바닥인 밑자리에서 뿌리를 내립니다. 처음 오르는 풀 한 포기가 있으니 이웃 풀씨가 깨어나고 나무가 자라요. 하얗게 빛나는 구름을 바라보면서 새로 기운을 냅니다.


ㅅㄴㄹ


덧대다·덧대·덧판·덧나무·받치다·받침·받쳐주다·받이·받침판·받침나무·받나무 ← 부목(副木)


같이·함께·다·다같이·다함께·나란히·너나없이·고루·두루·여느사람·여러사람·온사람·이웃·꽃·길꽃·길풀·들꽃·들풀·작은꽃·시골꽃·바닥꽃·풀·사람·사람들·아이어른·어른아이·수수하다·투박하다·흔하다 ← 남녀노소


흰종이·빈종이·종이·종이쪽·처음·깜깜하다·어둡다·캄캄하다·없다·없애다·거품·물거품·맨끝·맨뒤·맨밑·밑바닥·밑자리·바닥·바닥나다·비다·비우다·하얗다·파리하다·해쓱하다 ← 백지, 백지장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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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5.19.

오늘말. 맴돌꽃


나라를 잃은 탓에 떠돌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이 별에는 나라가 따로 없습니다. 나그네새는 금을 긋지 않고서 홀가분합니다. 사람도 토끼도 오소리도 옹기종기 삶터를 누렸습니다. 지렁이나 나무도 저마다 터전을 가꾸었습니다. 작은 집으로 마을을 이룰 적에는 사근사근 어울려요. 곧잘 마실을 다니면서 이웃하고 어울릴 뿐, 떠볼뱅이처럼 흐르지는 않습니다. 이러다가 몇몇 우두머리가 나타나더니, 살림짓기하고 등진 채 땅을 넓혀서 힘으로 거느리고 짓밟는 무리가 불거지고는, 하나둘 집을 잃습니다. 우두머리는 호미나 낫을 안 쥐더군요. 이들은 칼이나 총을 쥐면서 목숨을 갉아요. 구름처럼 몰려다니는 싸울아비는 사랑과 살림을 스스로 저버린 안쓰럽고 딱한 뜨내기입니다. 곁님을 사랑하고 아이를 품을 줄 모르기에 주먹을 휘두르면서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는 떨꺼둥이입니다. 씨앗은 바람을 타고서 멀리 날아갑니다. 아지랑이는 구름이 되어 어디로든 나아가서 비를 뿌립니다. 해는 뜨고 지면서 온누리를 보듬습니다. 맴돌이별이나 맴돌꽃은 제자리를 잊으면서 어깨동무도 잊습니다. 새터를 짓는 손길을 그립니다. 조용히 옮기는 풀씨를 생각합니다.


ㅅㄴㄹ


구르다·구름·구름같다·구름처럼·굴러다니다·굴러먹다·맴돌다·흐르다·흘러가다·맴돌이·맴돌별·맴돌이별·맴돌꽃·맴돌빛·길살림이·나그네·나그네새·나그네별·나그네꽃·나라를 잃다·떠난이·없다·집없다·집을 잃다·떠돌다·떠돌별·떠돌이별·떠돌새·떠돌이새·떠돌님·떠돌빛·떠돌꽃·떠돌아다니다·떠돌이·떠돌뱅이·떠돌깨비·떠돌꾸러기·떨꺼둥이·한뎃잠이·뜨내기·옮긴이·옮김꽃·새터님·새터벗·사람들·이웃 ← 유민(流民), 디아스포라(Diaspora)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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