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 그림으로 읽는 경제 - 투자의 초석을 쌓는 부자 수업
김치형 지음 / 포르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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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점그림으로읽는경제 #김치형 #포르체 #미술 #예술 #역사 #경제 @porche_book

 

출판사 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한국경제TV 앵커이자 MBC라디오 주말 김치형의 뉴스 하이킥진행자라고 한다. 15년간 기자 생활을 하며 다양한 경제 분야를 취재한 인물이다. 지금도 경제 전문 기자이자 전문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본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제목에서 연상되듯 그림으로 경제를 읽고 경제로 그림을 보는 눈을 갖게 해 줄 책이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본서를 읽고 보니 본서로부터 얻게 된 이익은 다채로운 미술 감상이라는 시각적 이익, ‘경제 지식이라는 지적 유익으로 크게 나눌 수 있고, 세부적으로는 거기서 파급되는 화가의 일화’, 화폭에 담긴 지역 정보’, 그리고 경제 용어와 개념’, 또 경제와 관련한 역사정보 등이 기억에 남는다.

 

본서의 소개로는 돈 공부그림 공부역사 공부가 함께 되는 책이라는 게 하나이고 경제 인사이트와 미술 큐레이션 교양이 함께 쌓이는 책이라는 것이 또 하나이다.

 

책의 구성을 보더라도 1장에서는 관세로 시작해 과거 각국의 세금 제도를 보여주기도 하고 노동 현실과 미국사에서의 민생고를 그리기도 한다. 2장에서는 글로벌 공급망과 경제 구조와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경제 이론, 유대인이 경제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종교적 근거와 그리된 역사, FOMC의 지표와 부를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3장에서는 산업의 구조와 부를 창출하던 매체들 그리고 경제 구조의 변화와 함께 다이아몬드가 경제적 안정의 상징이 된 배경을 보여주기도 한다. 4장에서는 현대의 주요 산업과 브랜드, 사적 재산증식을 위한 부분을 그려주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당시 민간 생활의 변화와 미술사적 변화가 그려지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다른 당이나 미국 역사에서 정치적 맥락이나 근거 없이 독단만으로 행해진 것이 아니란 건 다른 미국 정치 외교 정책에 관련한 책들을 통해 알고 있었는데, 1930년대 세무트-홀리 관세법이라는 (고율의 관세 부과 제도와 같이) 트럼프 관세법과 같은 논리를 담은 정책이 명확히 존재했었다는 걸 재삼 확인할 수 있었다.

 

WTO 체제 종말과 함께 CPTPP(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정보도 담고 있는데, 이는 세계 경제 구조가 구역별로 블록화되며 새로운 양상의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니 이 블록화가 과연 세계 정치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지 생각이 깊어지기도 했다.

 

세제를 논할 때는 [세금의 흑역사]라는 책에서도 등장하지 않던 소변세라는 경악스러운 세금 제도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그와 함께 비교우위이론을 설거지와 청소를 엄마와 아들이 분담하는 과정을 통해 내가 가장 적게 손해 보는 것을 골라 분업화하라설명하고 있다. 또 유대인이 경제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근거를 구약성서 신명기에서 근거를 찾고 그들이 경제적 패권을 잡은 과정이 짧게 상징적으로 서술되어 있기도 하다.

 

FOMC, FRB, Fed 등의 구조와 해설이 짧게 담기기도 했다. 그 외 투자와 거래의 역사와 구조적 부분이 서술되기도 하는데 짧은 정의만이 담기기도 했다. 산업의 요소와 역사를 알 수 있기도 한데 3장과 4장 두 개의 장에 걸쳐 그 변화의 여정이 그려지다가 반도체에 이르고 있기도 하다.

 

물론 그사이 사이에서 화가와 화풍, 미술도구의 변천이 서술되기도 하고 경제와 관련된 또는 부와 상관관계가 있는 역사적 이야기들이 서술되고 있기도 하다. 다만 경제, 투자, 역사, 미술을 한데 아우르려다 보니 읽는 과정에서 몰입되다가도 가끔 맥락이 다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이 분할된 이야기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미술, 경제, 역사의 이야기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책이라는 감상이 드는 책이다. 경제 지식이 상당한 분들이나 미술사가 친근한 분들을 제외하고는 교양서로 탐독해 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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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읽기 - 날씨와 기후 변화,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공기에 숨겨진 과학
사이먼 클라크 지음, 이주원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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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읽기 #사이먼클라크 #동아시아 #Firmament #대기물리학 #기후 #지구과학 #열역학 #크로올리효과 #카오스이론 @dongasiabook

 

#출판사 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대기 물리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라고 한다. 전공 분야를 대중에게 쉽게 알리는 역할을 해온 경험이 본서 곳곳에서 쉽고 재치있는 필력으로 드러나고 있다.

 

본서는 그저 날씨나 기후 이야기가 뭐 그리 심오한 내용이겠나 하는 예상을 심하게도 깨어버리는 전문성이 담겨있기도 했다. 그렇다고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이해도만은 아닌 게 이미 중고교 시절 충분히 들어본 과학 지식에 근거한 내용이기도 해서이다.

 

본서의 주제는 대기 과학이다. 저자 자신이 이미 대기 물리학자이며 우리가 그저 날씨와 기후의 바탕인 대기를 공기가 있는 공간의 변화가 이는 곳 정도로 여기고 마는 것을, 저자는 이런 대기의 기상 변화는 화학, 물리학, 지질학등 여러 과학 원리를 적용해야 해석할 수 있는 변화의 원리가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인 저자라고 해서 대기를 물질적인 관찰 대상이자 실험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대기를 살아있는 거인’, ‘거인의 숨결’, ‘행성의 생리등 생명체이자 생명 현상으로 묘사하며 생명에 대한 애정이나 도의로서 다가서고, 전문적인 과학 법칙과 과학 원리 등을 전하면서도 따스한 에세이와도 같은 필치로 서술하고 있다.

 

본서에서는 대기의 순환과 기상의 변화를 크게는 열역학, 코리올리 효과, 카오스 이론등을 근간으로 설명해주기도 한다. 기후변화에 관해 물리학과 지질학, 기상학 등 전문적 설명이 더해지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처음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그의 저작이 딱딱한 전공서와는 다르게 에세이와 같은 포근함으로 다가오는 건, 저자가 든 인류의 일상에서 발견한 과학 원리들의 사례를 친근히도 묘사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질학의 기원을 열었다고 하며 중국의 대학자 심괄은 고기후라는 지구의 먼 과거 기후에 대한 기록을 최초로 남겼다고 한다. 스위스 태생인 루이 아가시는 디 아시스차이트, ‘빙하기라는 용어를 기록한 최초의 사람이다. 하지만 빙하기라는 용어는 그의 친구인 식물학자 카를 프리드리히 심퍼가 최초로 만든 용어라고 한다. 그 외에도 프랑스의 전쟁에서의 폭격 소리를 영국에서 듣게 되는 것이 계절에 따라 다른 것을 관찰해 대기 순환의 과정을 알게 된 것 역시 신선했다.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건 본서의 출판사 리뷰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을 문제 삼으며 기후위기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들과 지식인층과 대중의 주장에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이다. 출판사 서평을 쓰신 분의 주장과는 달리 기후위기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의 주장은 기후변화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기후변화의 원인이 인류가 양산한 문제 때문이 아니라 지구 자체의 기후주기 변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국의 어느 대학과 AI의 합동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기존의 데이터를 통한 결과도출로는 인류가 모두 사라진 상황에서도 결국 지구 온도는 기후위기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종말적인 온도라고 주장한 온도 이상으로 상승한다. 그런데 최근 조사로는 오존층이 회복되었다는 것이다. 인류가 멸종한 상황에서도 되돌릴 수 없는 기후위기 상황에 인간의 노력으로 오존층이 회복되었다는 상황은 굉장히 부자연스럽고 비논리적인 결과일 수밖에 없다.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에서 스티븐 E. 쿠닌이라는 과학자이자 미국의 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부서에서 활동해온 담당자가 대중에게 고발했듯 기존의 기후위기 데이터에는 보정이라는 듣기 좋은 표현의 데이터 왜곡을 한다는 말이 사실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현실이기에 기후와 환경을 보다 자세히 알기 위해서도 대기 과학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본서는 어려운 전문 대기 물리학 내용이 역사적이며 일상적인 예시들과 만나고 저자의 인류애적이며 만물을 생명으로 여기는 따스한 시선과 만나 참으로 재미나고 포근한 느낌으로 서술되어 있다.

 

본서는 대기 물리학자인 저자의 전문성과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저자의 대중 친화적인 쉬운 해설이 시너지를 보이며, 그의 만물을 생명으로 여기는 따스한 필력으로 완성된 대중 교양서다.

 

아마도 대기를 이해하겠다는 의도에서라면 저자만한 작가를 만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교양을 쌓으며 독서의 재미도 느껴보고 싶다는 독서가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 출간된 게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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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2.0 - 인류를 위한 최고의 혁명, 생체 공학 라임 주니어 스쿨 24
패트릭 케인 지음, 새뮤얼 로드리게스 그림, 김선영 옮김, 정재승 감수 / 라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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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20 #패트릭케인 #새뮤얼로드리게스 #정재승 #출판사라임 #인체공학 #트랜스휴먼 #강력추천 @lime_pub

 

출판사 라임으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해 트랜스휴먼 기술에 대해 소개한 책입니다.

트랜스휴먼 관련 기술을 장애를 보완하는 의수, 의족 같은 부분에서부터 접근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심박동기, 인공 와우, 전동형 외골격 슈트, 리워크 외골격 슈트, 3D 프린팅 기술, 이식형 전자칩, 뇌 임플란트 등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어요. 이들에 대한 소개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물을 착용했던 이집트 시대 귀족 여성의 인공 발가락과 중세 독일의 기사인 괴츠 폰 베를리힝겐 백작의 의수 같은 실제 사례로부터 시작해 현대의 전자 의수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트랜스휴먼에 대한 관심을 장애 극복이란 차원에서 불러일으켜 기술적인 측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가는 서술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작해 의수, 의족의 역사를 돌아보기도 하며 현대 기술이 갑작스레 출현한 게 아니라 인간이 자신들의 장애와 한계를 극복하려 했던 오랜 노력과 시도의 결과가 이어져 현재의 기술에 닿을 수 있었다는 감상을 갖게 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술 개발이 장애인 올림픽인 패럴림픽에 미치는 영향이나 사이보그 간의 대결이 가능하게 한 사이배슬론, 인공보철물로 대결하며 장애 극복을 위한 과학기술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경쟁인 블레이크 리퍼 등 새로운 문화가 태동하고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있기도 합니다.

 

저자는 등반 도중 동상에 걸려 무릎 아래를 절단하였으나 좌절하지 않고 의족을 차고 이후 다시 등반을 재개했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으로 기술 발전으로 장애를 겪고도 장애 이전보다 더 나은 기량을 갖는 것이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체험을 시작으로 이와 같은 사람과 기술이 만나 장애를 극복하는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런 기술 발전에 대해 대중에게 알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트랜스휴먼 기술의 영역은 광범위하지만 어린이들이 저자의 소개와 같이 장애를 극복하게 하는 기술이라는 틀에서 트랜스휴먼 기술에 대해 접근하며 이해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했습니다. 추천의 말 가운데 [사람+과학기술+로봇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다]라는 카피가 등장하는데 이 기술 발전에 대해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해해 나아가는 것은 탁월한 이해의 길이 아닐까 싶다는 감상도 드는 책입니다.

 

다만 어린이들이 신기술의 긍정적 측면만을 보게 되고 문제점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그런 양측면을 모두 제시한 서술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어린이들에게 이 분야 기술 발전에 대한 이해를 가지게 하는 양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미래의 과학과 기술을 또 그러한 과학기술로 다가올 미래 사회를 꿈꾸며 그려보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어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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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우리음악 이야기 - 궁중음악에서 조선팝까지, 개정증보판
박소영 지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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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몰랐던우리음악이야기 #박소영 #구름서재 #우리음악 #국악 #향악 #종묘제례악 #정가 #판소리

 

저자는 국악을 전공한 초등교사로서 전공 분야인 국악을 아이들에게 설명하듯 쉬운 서술로 풀어주지 않았나 싶다. 본서는 개정증보판이라고 하는데 개정 이전의 출간본도 2018년 출간으로 그렇게 오래이지 않은 책이다. 2018년 초판 출간 당시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추천]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었고 세종도서에서 [2019년 교양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국악 소개서이자 국악 입문서로서 인정받는 책이지 않은가 생각된다.

 

요사이는 국악을 소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범 내려온다]로 유명한 아날치 밴드의 대중적 인기로 국악에 관한 관심이나 반응이 많이 나아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도 클래식과 알앤비와 힙합은 친근해도 국악은 재미없고 노티 난다는 반응도 더러 있지 않겠나 싶기도 한데,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건 국악을 전공하는 청소년들 전통무용을 배우는 청소년들도 다수인데 무턱대고 전통의 것은 노티 나는 거라는 선입견은 무언가 싶기도 하다. [범 내려온다]라는 곡부터가 클로스 오버 음악가가 작곡한 곡이라거나 한 게 아니라 전통 판소리 수궁가의 한 대목에 비트를 현대적으로 적용한 정도일 뿐이다. 과연 국악은 노티 나고 지루하기만 한 장르인 걸까?

 

물론 종묘제례악 등 다소 현대인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 특색을 보여주는 음악도 없지는 않지만, 판소리도 그렇고 정가도 그렇고 시대를 넘어 전해지는 감상을 남기는 국악의 장르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것이 소중하다라거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거나 하는 듣기 좋은 말들을 대부분 하지만 정작 전공자가 아니고는 우리의 것을 가까이하는 경우도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본서의 가치가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의 것을 소개하고 우리의 것을 들을 기회를 주는 책이니까 말이다.

 

본서를 통해서 악공과 악생의 차이, 우리 전통 음악을 전하던 곳으로는 고려의 대악서, 조선의 장악원, 일제강점기의 이왕좌아악부가 있었으며, 장악원의 가장 높은 자리는 전악이라고 하였고, 국립국악원이 1951년 부산에서 개원하며 장악원의 전통을 계승하게 되었다는 것 같은 사소한 우리 전통에 대한 상식을 알 수도 있다. 세종대왕이 중국의 음악으로 종묘제례를 지속하자는 모든 신하들의 고집에도 종묘제례악을 저녁 한나절 만에 만들어 이후 세조 때부터 종묘제례는 세종대왕이 작곡한 이 곡으로 이어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세종이 새로 만든 편경의 하나에서 한 음의 10분의 1음 정도가 다른 것을 알아챌 정도의 절대음감이었다거나 음의 길이를 나타낼 수 없던 동양의 악보에 최초로 음의 길이를 표현할 수 있는 표기법을 창안한 분이라는 것도 새로웠다. 정조도 [악통]이라는 음악 이론서를 직접 썼다고 한다. 선비들이 사적으로 모여 음악을 연주하던 연주장소가 따로 있었다는 것도 새로웠다. 우리에게는 아마추어 밴드가 조선시대부터 있었던 것이니 말이다. 곽재우 장군이 자신의 분신 역할을 할 여러 대역을 만들어 왜군에게 두려움을 주었고 그 두려움을 고조하던 장치로 자신을 비롯해 분신들마다 태평소를 연주하게 하였다는 것도 새로이 듣는 정보였다.

 

여담이지만 국악의 악기 체계를 많이 모르기에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영국의 백파이프와 음색이 비슷한 국악기가 태평소인 걸로 알고 있다) 과거 어느 유투브 영상에서 외국 대학생들의 모임이었는지 각국 군악대들의 모임이었는지에서 영국의 백파이프 연주자들과 우리 태평소 연주자의 협주가 있었던 걸 본 기억이 있다. 우리 전통 악기와 외국의 전통 악기가 그토록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그날 처음 보았다. 우리의 것에 아름다움도 세계 각국의 민속 음악에 아름다움도 느껴볼 만한 것이 아닌가 싶다.

 

본서에서는 춘향가나 수궁가, 심청가, 흥보가 등 우리 판소리에 얽힌 이야기들과 명창들의 일화도 담겨있다. 이 책은 우리 국악의 면면을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내며 국악에 대한 상식을 확장하면서 우리 국악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게다가 책 소개에서 전하듯 QR코드와 해시태그로 대표적인 국악 곡들을 들어볼 기회를 준다.

 

우리 것이 되려 낯선 지경이 되어버린 이 시절에 우리 것에 대한 재미를 불러일으키고 우리 것에 대한 상식을 쌓도록 해주는 이 책은 작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참 귀한 책이지 않은가 싶다. 우리 국악의 맛과 재미를 알아가는 짧은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면 어서 다가서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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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 해부도감
카미유 역사편집부 지음, 노경아 옮김, 모토무라 료지 외 감수 / 더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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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마해부도감 #카미유역사편집부 #모토무라료지 #김덕수 #더숲 #로마 #고대로마 #로마제국 #로마인이야기 #추천도서 #흥미로운역사 #더숲 @theforest_book

 

출판사 더숲으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로마 공화정의 라틴어는 [Res Publica Romana]라고 하는데 대한민국 헌법 제 11항에서 말하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R.O.K Republic of Korea)”라고 할 때의 공화국(Republic)도 라틴어 [Res Publica]에서 나온 말이다. Res Pubilca공공의 것’, ‘공적인 재산이라는 뜻으로 [Res Privata, 사적인 것, 사유 재산]가 중요하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국가, 즉 공공의 재산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개인의 권리와 개인주의를 극단적으로 내세우는 현대의 사조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본서의 한국인 감수자 김덕수 님은 이야기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시작이라고 회자되고 있는 로마에서부터 공공의 것이 사적인 것보다 우선한다는 가치를 전하고 있는 것이니 사적인 것을 지키기 위해서도 공공의 목적을 수호할 수 있는 공권력이 바로 서야 한다는 걸 이야기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본서는 고대 로마 최대 영토 지도고대 로마 2000년 역사 연표부터 제시되고 나서 본문이 시작된다. 본문인 장은 역사, 황제 열전, 군단과 전쟁, 건축과 토목 기술, 생활과 문화, 폼페이6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역사의 장에서 로마사를 간략히 정리해 주고 황제 열전에서는 인물 중심으로 다시 한번 돌아본다. 역사와 황제 열전의 장은 사실 일반적인 상식 수준이다.

 

본서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군단과 전쟁, 건축과 토목 기술, 생활과 문화 이렇게 3개의 장이지 않은가 싶다. 군단과 전쟁의 장에서는 로마군의 기본 편제와 팔랑크스라는 전투 진형, 무기와 방호구, 우스티아항 등의 전투형 항구의 구조, 로마의 전함 갤리선의 구조, 파성퇴와 투석기 그리고 노포 등의 공성 병기, 알렉시아 봉쇄선이나 하드리아누스 장성과 아우렐리아누스 성벽 등 전투 체계와 전선의 구조 등을 엿볼 수도 있다. 1차와 2차 포에니 전쟁과 마케도니아 전쟁, 갈리아 원정, 1차 유대 전쟁 등이 서술되고 있기도 하다. 로마는 전쟁의 국가였으니 그 전쟁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하는 전쟁 몇몇을 중점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건축과 토목 기술의 장에서는 콜로세움과 전차 경기장, 마르켈루스 극장, 현재 프랑스의 님이라는 도시에도 남아 있다는 퐁뒤가르와 같은 수도교(상수시설), 궁전, 판테온 등의 신전, 군사 원정과 황제를 찬양하는 장소였던 포룸, 개선문, 기념탑, 가도 등이 그려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칠리아섬에 있었다는 빌라 로마나 델 카살레와 같은 호화 개인 별장이나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건설하였다는 빌라 아드리아나와 같은 개인 별장인 빌라들이 로마 시대부터 즐비하였다는 것도 인상적이고 로마의 공중 목욕탕에서 언급되듯 콘크리트가 기원전 2세기의 로마에서 발명되었다는 것도 신박한 정보였다. 로마 콘크리트는 현대의 콘크리트와는 아마 재료의 성분에서 다를 수도 있겠으나 이런 식의 건설 방식이 고대 로마부터 사용되던 것이었다는 자체가 참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생활과 문화의 장은 로마 시대의 옷차림과 머리모양에서 시작해 상류층의 식사와 연회, 서민의 식사, 부유층의 저택 도무스와 서민의 집 인술라가 대비되며 서술되기도 하고 노예제도와 로마인의 성생활을 서술하기도 하며 로마의 장례문화로 끝맺음한다. 이 장의 이야기들이 역사 다큐멘터리들에서도 간혹 그려지기도 하기에 낯설지는 않았지만 노예제도나 로마인의 성생활을 그린 장을 보면 남자 노예가 가장 비쌌고 그 가운데 거구의 힘이 센 노예나 아름다운 미모의 남자 노예가 가장 고가였다고 한다. 그리스 철학자들이 여자와의 성생활은 2세를 낳기 위해서만 하는 것이고 진정한 사랑은 남자들 사이에만 있다고 했다는 내용을 역사 유투브를 통해 보았는데 로마도 그 옆 동네라 그런지 동성애가 흔했었다는 것이 새삼스러웠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도감을 이야기하듯 일러스트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일러스트가 그다지 세밀하지 않고 투박해 보이는 수준이라 그 부분이 다소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본서는 도감이라 서술이 간략한 편이다. 하지만 인상적인 내용이 더러 있기에 분량을 고려하면 상당히 실한 책이라는 감상이 든다. 로마사를 좋아하는 분들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하고 로마사 입문자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만한 정보가 담긴 책이며 이미 로마사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정리하는 의미로도 읽어볼 만한 책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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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1-23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과 그림이 적절히 배치되어있어 적으신 것처럼 로마시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필독하셔야 될 책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