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투더퓨처, 역사의 시계를 돌리다 - 뉴스로 읽는 세계사
김상운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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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투더퓨처역사의시계를돌리다 #빽투더퓨처 #김상운 #역사 #뉴스 @greenrainbooks

 

#초록비책공방 으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의 부제는 [뉴스로 읽는 세계사]이다. 표제와 부제를 함께 보면 과거의 뉴스들을 근거로 20세기에서 현대까지의 국내외적인 정치, 외교, 군사, 첩보 등을 돌아보며 현재의 시대적 상황과 쟁점들을 읽고 해석하는 기준을 갖추게 하려는 의도로 집필된 책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현직 기자이면서 동시에 북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동아시아 냉전사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쓰는 중이라고 한다. 또한 [김상운의 빽투더퓨처]라는 온라인 연재를 통해 뉴스라는 1차 기록을 근거로 세계사의 주요 장면들을 다시 복원하는 일을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본서의 제목에 [빽투더퓨처]가 등장하는 것도 그의 그간 행보에 연속선상의 책이라는 의미도 담긴 것 같다.

 

본서의 1부와 2부는 미중 갈등과 한반도 문제의 효시를 20세기 초 역사를 통해 접근해 현재의 중국과 대만 문제로 야기될 미중 갈등, 미중 기술 경쟁, 북러와 북중 관계의 양상 등을 역사적 사안들을 통해 보며 중국의 패권주의와 미국 외교의 현주소를 통해 현재 상황을 어렴풋이라도 이해하게 한다. 남북 관계의 지금까지에 흐름을 한국의 외교와 2차 세계대전사까지 들어 돌아보고 북한세습통치의 내일까지도 짐작해 보게 한다.

 

3부에서는 현재 한국의 외교적 위치랄까 처세랄까를 이해하기 위해서 근거가 될 정보인 이승만의 대미 외교 그리고 한미상호방위조약, 전두환 시절의 12.12사태, 주일미군 강화와 그와 반대로 향하는 한미 관계 등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4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갈등과 충돌에서 보인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활동을 그리고 있기도 한데 이것이 이스라엘 정보력이 무너진 것인지 의도적인 왜곡이었는지 생각해 볼 문제 같다. 또 우리 국정원 인사 파동을 돌아보기도 하고 미국이 동맹을 감청했던 수미 테리 사건을 들며 동맹국 첩보전의 역사를 논하기도 한다.

 

언급한 내용들에서 충분히 이 시절을 이해하기 위해 간과할 수 없는 역사적 사건들과 흐름을 돌아본다는 걸 알 수 있다. 다만 저자는 기자답게 어떠한 특정 입장에 서서 역사의 흐름을 단정적으로 해석해 주지 않으며 사실 관계를 담담히 서술하고 있다. 전체적인 맥락으로 이 시대를 헤아리기에 적절한 정보들을 그려주고 있음에도 해석의 틀을 제시한다기보다 시대를 해석하기 위해 기반이 될 정보들을 나열해 준다는 생각이 든다.

 

해석의 틀이 아니라 그 해석의 틀을 구조화할 수 있는 블록들을 건네는 책이라 다가왔다.

 

역사적 사실들을 풀이해 주는 게 아니라 담담히 읽어주어 독자가 그 블록들을 들어 자신의 눈으로 구조화하고 역사를 풀어내며 이해하고 제대로 읽어나갈 수 있게 만드는 책이 아닌가 싶다.

 

정치, 외교, 군사, 첩보 분야에서는 당면한 국제적 국내적 우리 현실을 다소라도 이해하기 위해 꼭 담아야 할 이야기들을 담아낸 책이다. 저자가 추려낸 이 역사적 사건들을 이해하는 것으로 현실을 보는 시야가 조금은 확장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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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시 2026 - 소음 속에서 정보를 걸러 내는 해
김시덕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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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시2026 #김시덕 #블랭크서평단 #도시 #도시개발 #부동산 #인문학 #도시인문학 #도시_역사_문화_구조 @openbooks21

 

#열린책들 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에 대해 도시 문헌학자이자 도시 답사가라고 소개하던데 전공은 일어일문학이며 일본의 국립 문헌학 연구소인 국문학 연구 자료관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고 한다. 일본연구센터 HK 연구 교수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 교수[인문한국(Humanities Korea) 사업과 관련된 연구직·교수 직함]를 역임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문학의 다른 면 이를테면 역사와 문화 방향에서의 시선을 많이 느끼리라 기대하고 읽었다. 하지만 본서는 역사, 문화적인 면보다는 정치, 국제정세, 기후변화, 산업, 인구, 교통 등의 요소에서 도시 문제를 짚어보는 시각이 깊은 책이다.

 

국내 정치면에서는 총선과 대선 이후 도시 정책의 현재를 논하고 있다. GTXCTX의 개발 현황을 짚어보고 향후의 개발 진척이 정체되는 구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지방자치세가 도입되며 도시마다 구도가 재편되는 것도 논하기도 하며 1970년대부터 논의되어온 행정수도 문제를 담론하기도 한다.

 

국제정세에서 최근의 전쟁들과 국제 외교 문제를 들기도 하며 이런 국제적인 향방이 한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간략히 논하기도 한다. 이는 한국 산업의 발전 방향성에 의해 국내 도시개발의 정책과 진로가 달라질 테니 당연한 논점 같기도 했다. 또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에 의해 도시와 지방의 철도와 도로와 건축이 받는 영향을 논하고 있기도 하다.

 

인구, 산업란에서는 인구 감소구간인 현재 교외 택지를 개발하니 지방 도시의 인구 감소와 함께 빈집이 대대적으로 늘며 지방 소멸이 가속된다는 것에 주목하기도 한다. 더불어 경상남도 일부 지역과 제주에 귀농이나 귀촌의 까닭인지 인구가 급속히 증가해 상하수도와 급수, 쓰레기 문제가 커진다는 정보도 담겨 있다. 산업에 있어서는 아직도 개발이 계획 없이 이루어져 미분양 문제 등이 있는 난개발 문제를 언급하기도 하고 또 이런 미분양 문제가 반도체 공장의 건설 소식으로 해결되는 소식을 담기도 했다. 반면에 일부 도시에서 거주민들이 신축 공사가 부유층들을 위한 개발이라며 저항하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산업 위기 상황에 충청도와 같은 일부 지역의 화력발전소 밀집 지역에 산업체들이 들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 외에는 귀농, 귀촌을 할 때는 산불, 해안 침식 등의 기상이변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하며, 낙석 사고가 잦은 지역을 숲세권이라면서 포장해 고가에 매도하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남긴다.

 

교통에 관해서는 수도와 지방의 싱크홀 문제와 도로를 개발하기에 연약 지반인 문제를 들기도 하며, 수도와 지방의 교통망 건설 계획들이 각 지역적 문제나 지역 간 소통 문제 때로는 건설사 측의 이탈이나 운영의 난조로 지체되거나 백지화되는 점을 언급하기도 한다. 지상과 지하의 철도 개통이나 레일을 달리는 버스와 같은 트램을 개발하는 계획 등을 언급하기도 한다. 대구 경북 신공항, 가덕도 신공항, 서산 공항, 새만금 공항, 광주 군공항 등의 공항 개발 계획이나 인천항, 새만금항의 크루즈 터미널 등이 위치부터 운영 방식까지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개발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기도 한다.

 

여기까지가 1부의 내용이고 2부부터는 전국을 9개의 대소지역으로 분할해 지역별로 이러한 문제들을 깊이 들여다본다.

 

본서는 인문학이라기보다는 정치와 정책적인 측면에서 도시화를 돌아보는 책이다. 도시를 바라보는 정책적인 다양한 주요 요소들을 분별해내고 그러한 주요 요소를 적용해 도시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해주는 유익이 있는 책이다.

 

도시라는 것이 결국 사람 사는 곳이기에 국내 정치와 국제정세와 자연과 산업과 인구와 기술 등이 모두 어우러져 완성되고 유지되고 쇠퇴하는 곳이구나 하는 감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사진과 그림 등 도표가 차지하는 영역이 3분의 1에서 2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책인데 도판과 시각요소를 모두 제거한 블랭크판으로 읽어 아마도 절반도 안되는 감상이기만 할 것 같다. 하지만 도시를 바라보는 데 필요한 기준들은 무엇인지 도시가 어떠한 영향을 받으며 조성되고 어떠한 영향으로 유지되고 어떠한 영향으로 정체되고 쇠퇴하는지 깨우치게 된 독서였다. 다른 독자들에게도 도시를 보는 새로운 눈을 주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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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은 없다 - 기후위기 너머 에너지 자립으로의 대전환
김백민 지음 / 경이로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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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은없다 #김백민 #경이로움 #기후위기 #넷제로 #탄소중립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zozo_woom @chae_seongmo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협찬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의 저자는 극지전문가이자 기후과학자라고 한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기후위기설의 허구성을 비판한 책이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본서가 [멸종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기후위기설이 헛소리라는 선언이 아니라 기후위기설이 너무 과장되어 있으며 아직은 인간이 대응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 책의 서술 순서를 떠나 저자가 이야기한 대목들을 재배열한다면 본서의 내용은 인류문명의 발전과 함께 기후가 인간의 생존에 취약한 수준으로 악화되어 온 과정을 그리는 것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현재의 기후위기설이 과장되어 회자된다는 것이며 아직은 대응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인류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책들을 보여주고 그것이 성과가 분명 있으며 인류의 생존을 위한 기술들이 다채롭게 시행되고 있다는 걸 예시해주고 있다. 네 번째로는 기후위기설에 반대하는 과학자들의 저작과 견해를 보여주며 그러한 입장이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저자의 견해와는 다른 입장에서 본서에 대한 감상을 남겨야 할 것 같다. 다른 분들에게는 비판적 관점에서 독서한 경우로 보일 수도 있을 듯하다.

 

첫 번째의 경우 저자는 기술발전과 함께 탄소배출이 격화되고 지구의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일부 지구과학자들은 지구의 온난화와 냉각화는 긴 세월을 두고 교차하고 있으며 인류가 등장하고 역사시대가 이어지면서도 이러한 기후변화는 거듭되어왔다고 고고학과 지구과학을 통섭해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짧게는 1950년대 이후로도 산업화와 탄소배출이 지구 냉각화를 가속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빙하기 수준으로 환경이 변화할 거라고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다시 지구 냉각화의 근거로 제시되던 이유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근거를 들어 지구온난화가 가속된다는 설이 압도하게 되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를 함께 보자면 최근 언론을 통해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서 오존층이 회복되고 있다는 뉴스가 방송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전 2025년 올해 기후과학자들의 선언으로는 어느 대학과 AI가 연합한 연구 시뮬레이션에서 기존의 모든 기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과를 도출하자 인류가 다 사라진다 해도 지구의 온도는 섭씨 3도 오른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기후위기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말하는 기후로 인한 위기는 지구 온도가 2~3도 오르는 것을 통해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인류가 멸종해도 기후변화를 늦출 수도 바꿀 수도 없다는 결론인 거다. 그렇다면 기후변화가 인간에 의해서라는 단정이 애초에 잘못되었던 건 아닐까? 또 인간이 멸종해도 막을 수 없다는 결과인데도 오존층이 회복되었다면 기존에 기후위기를 주장하는 과학자들의 데이터가 극단적으로 왜곡된 데이터였던 건 아니었을까?

 

네 번째를 보자면 저자는 기후위기설에 반대한 과학자들의 저작들과 그들의 주장을 밝혀주며 이런 주장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주장을 하면서 각 저자의 저작을 예로 들면서도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에서 미국의 기후정책 담당자였던 스티브 E. 쿠닌이 기후위기를 주장하는 UN부터 거의 모든 연구들의 데이터가 보정이라고 불리는 조작으로 데이터 입력부터 결과도출과정 전체가 조작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실한 근거를 들어 제시한 부분을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 교수이자 환경과학자인 박석순 님이 감수를 하였거나 그가 저술한 저작들에서는 기후위기설을 반박하는 과학들이 어떻게 학계에서 퇴출당하고 교수직이 박탈당하는 등의 실질적인 피해를 당하고 있는지 그리고 기후위기설을 주장하는 일부 과학자들의 일방적이고 편협한 주장이 어떠한 정치적 입장과 과정을 통해 보편적 상식으로 자리하게 되었는지가 서술되어 있기도 하다. UN 산하 기후위기협의체의 조사 자체가 데이터 조작에 의해서이고 과거 해당 협의체 최고 담당자가 데이터 조작을 진두지휘한 것이 폭로되어 입장 표명을 해야 했던 것도 박석순 님의 저작과 그가 감수한 저작들을 통해 알 수 있다.

 

기후위기설은 극단적으로 정치적이고 사업적인 측면을 위해 전략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모략에 가까운 정책이다. 박영숙 님의 저작 [기후재난과의 전쟁]을 보면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면서 몇 백을 넘는 얼마나 숱한 기술들이 개발되었으며 개발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기후위기설은 새로운 부의 창출을 위한 핵심가치가 될 수 있고 제도를 통한 각국의 경제 블록화를 야기하고 있으며 15분 도시제와 CBDC나 암호화폐를 통한 대중통제를 위한 근거로 기능할 수 있다. 이제까지 경험해온 것과는 다른 세계를 대중이 맞이하게 하는 전략적 기준과 책략으로써의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또한 이러한 변화를 대중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전개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모든 면에서 기후위기설은 인류를 위한 것, 대중을 위한 관점이 아니라 대중이 스스로가 경계하지도 않으며 자발적으로 통제 속으로 들어가도록 만드는 결정적 정책인 것이다. 대부분의 기성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UN과 학계가 제시하는 데이터를 검증하지도 않고 받아들이며 정설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이제는 기후위기설이 대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에 저항하는 학자들은 모두 퇴출당해버렸고 경각심 없는 학자들이나 야합하는 학자들만이 남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상식적이라고 믿으며 기후위기설을 맹신하는 이들은 좀 더 다양한 저작들을 읽으며 견해의 다양성에 눈을 떠야만 하지 않나 싶다. 세계는 정치나 군사 분야 밖에서도 이면이 숨겨진 채 나아가고 있으니까 우리는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적 혼란이 우리가 얼마나 자신이 상식적이라고 믿으며 동참하거나 묵인한 것들 속에서 야기된 것인지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한국의 정치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정치도 경제도 과학도 모두 겉과 이면이 다를 수 있다는 걸 경계해야 하지 않나 싶다. 경계하지 않다 보면 우리가 마주한 정치 현실처럼 세계적 상황과 우리의 일상 전체가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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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 - 불편한 우정의 역사
죄렌 우르반스키.마르틴 바그너 지음, 이승구.안미라 옮김 / 에코리브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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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러시아 #죄렌우르반스키 #마르틴바그너 #에코리브르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chae_seongmo @ecolivres_official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도서협찬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들은 모두 독일에서 활동하는 역사학자들이다. 죄렌 우르반스키는 중러 관계사 전문가라고 하며, 마르틴 바그너는 베를린, 베이징, 모스크바에서 역사학과 중국학을 공부한 사람이다. 두 학자가 중러 관계를 연구한 서구의 저작이 한 권뿐인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저술한 책이 본서라고 한다.

 

본서의 부제가 [불편한 우정의 역사]인데 우선 역사라는 데 방점을 찍고 보면 본서는 교류사이면서도 우방으로서의 면모만큼이나 불균등했던 힘의 균형이 드러난 시대적 구도들을 드러내 보여주기도 한다. 간섭과 지배와 협력이 교차했던 역사적 사건들을 조명하기도 하며 공동의 성공이 선순환을 이루는 관계라기보다 효용가치를 중심으로 불안정하고 위태롭게 손을 잡은 관계였다는 걸 주요히 다루고 있다. ‘불편한 우정이라는 전제가 있지만 이를테면 정략적인 밀월관계라는 전제에서 서술된 책이다.

 

지정학적인 쓸모에 의해 이어진 이들의 동맹은 앞서 표현한 불균등하고 지배와 협력이 교차했던 불안정한 동맹이었고, 서로의 효용가치가 다하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관계라는 것이다. 현재에는 반서방이라는 공동의 적을 향한 목적에 따른 동맹이지만 이들에게는 지리적 거리만큼이나 문화의 차이와 서로에 대한 이질감이 크다고 정의하고 있다.

 

사실 역사적으로 외교란 서로에 대한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던 것으로 중국의 경우도 자신들이 천자국이라며 주변국들을 제후국으로 두기도 했고 조공 문화를 조성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자신들의 중화사상과 천자국이라는 그 시대적 당위성을 자리매김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다. 타국이 필요한 이유는 그들의 영토와 자원과 인력만이 아니라 자국 세계관의 정당성 조성을 위해서도 절실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 자본주의를 확산하고 개인주의와 능력주의, 승자독식주의, 황금만능주의를 확산한 이유도 경제적 연대와 성장만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같은 세계관을 가진 국가들의 조성과 확산을 노리기도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미국 같은 나라에서까지 냉전시대 그토록 반공의 외침이 커야만 할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본서에서는 400년에 걸친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가 조명되는데 공산주의라는 세계관을 공유하면서도 이들은 부부이지도 형제이지도 연인이지도 않았으며 어디까지나 전략적인 파트너였고 언제 다시 충돌할지 모르는 이질적이고 불안정한 그러면서도 연결된 존재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는 러시아가 우위였던 관계였다면 현대에는 중국이 경제와 과학과 군사에서 러시아보다 우위에 있는 관계이다. 이들은 공동선을 추구하고 함께 성장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할 사이 같지만 실리와 공동의 적이라는 목적에 멈춰 더 나아가지 못하는 한계를 가진 동맹이기도 하다.

 

한창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곧 발발할 미중 전쟁에 대한 우려로 대중이 더더욱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에 관심을 많이 가질 것 같다. 무엇보다 군사적인 역량이라던가 전쟁의 전개 양상에 가장 큰 관심이 있을 것 같은데 본서는 군사적인 정보와 전쟁 양상을 그려내는 책이라기보다는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 변천사와 그 관계의 이면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러시아인도 중국인도 아닌 유럽사람들이 바라보는 이들의 관계사와 관계의 이면에 대한 해석이 무엇인지 헤아리고 돌아보는 시간이 되어주는 책이다.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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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혁신 - 우연을 전략으로 설계하는 힘
권오상 지음 / 날리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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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평범한혁신 #권오상 #비욘드날리지 @beyond.publisher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의 본업은 벤처캐피털회사의 공동창업자라고 한다. 전공은 기계설계학이라고 하는데 공학도이자 벤처캐피털회사의 창업자이기도 한 그의 경력에서 본서에서 보여지는 그의 식견과 관심 분야에 대한 깊이의 근거가 무언지 가늠하게도 하는 듯하다.

 

본서는 우연과 실수에서 탄생한 발명품들이 역사에 남기는 흔적들이랄까 가치를 그려내고 있는 저작이다. 저자는 이런 역사적 우연이나 실수로 인한 발명품들을 소개하는 본서의 들어가는 말에서 Fluke라는 있을 것 같지 않은 운 좋은 일이라는 의미의 단어와 serendipity라는 운 좋은 뜻밖의 발견을 의미하는 단어를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요행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직접 도전하고 실행하는 과정 속에서 결과로 드러나는 것임을 명백히 밝히고 있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대략 33가지 정도의 발명품과 발견이 소개되는데 고무와 같은 이제는 일상적인 필수품이 되어버린 것들이나 칵테일이나 설탕 또 설탕의 대용품 같은 익숙한 대상부터 잠수함이나 스텔스기 같은 무기, 전파와 레이더 같은 일상과 전쟁의 전환을 가져온 대상까지 이 시절에는 상식이지만 당시에는 거대한 전환을 가져온 혁신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 혁신들에 관한 이야기는 색다른 감상을 남기기도 하고 상식의 확장을 가져오기도 하면서 매끄러운 스토리텔링과 함께 독서의 재미와 유익을 가져다준다.

 

근대와 현대의 발명품들은 적지 않지만 무엇보다 대중에게 각인될 만한 것들은 전쟁사적으로도 유의미한 전환을 가져온 첨단 무기와 기술들이기도 한데 본서에서는 저자가 이런 부분들을 신경 써서 정보를 제시하기도 했고 이야기적으로도 재미있게 서술해내기도 했다. 이런 발명과 발견들은 역사상으로도 획을 긋는 발명이자 발견이었기에 독서에 의미를 두는 방향에 따라 읽는 의미와 재미의 깊이가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본서는 발명과 발견에 있어서 우연과 실수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주제일 수는 있지만 역사적 혁신에 관한 내용이기에 무엇보다 새로운 정보가 주는 참신한 느낌과 이들 요소가 미친 역사적 전환을 생각할 때 다가오는 저자의 서술들에 대한 감상이 독서의 의의이자 재미이지 않나 싶다.

 

분량이 많지 않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고 가치 있는 독서였다는 감상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본서의 부제는 [우연을 전략으로 설계하는 힘]인데 시도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의도한 결과만이 아니라 새로운 혁신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깨우침을 주기에 때론 자신의 노력이 정체되는 순간 맞이하는 자괴감을 이겨내고 자신의 행보를 지속하는 힘을 줄 수 있지도 않을까 싶기도 했다. 기대하지 않던 성과 또한 과업의 진행 속에서는 일어나는 일이니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기보다는 끝까지 가보는 의지가 필요할 텐데 그런 의지를 잃지 않게 해줄 만한 감상을 안겨주는 책이 본서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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