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활용 백과사전 - ChatGPT, 코파일럿, 제미나이, 클로드, DALL-E 3, 딥엘,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Suno AI, 소라 등 주요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100가지 활용법!
타구치 카즈히로 외 지음, 서수환 옮김 / 길벗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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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부제는 [ChatGPT, 코파일럿, 제미나이, 클로드, DALL-E 3, 딥엘,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Suno AI, 소라 등 주요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100가지 활용법!]이다. 저서 자체가 [생성형 AI 활용 100과사전]을 이야기하고 있듯 6챕터이나 100개의 소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반 3개의 소장이 생성형 AI에 대한 통론과 이 책이 다루는 AI에 대한 소개일 뿐 나머지 97개는 제목마따나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법을 다루고 있다.

 

읽고 나서 이 책의 활용 예제는 직장인들을 위한 배려도 아주 많다고 생각되었다. 카피라이팅, 아이디어 구상, 보도자료 작성, 기사 소재 만들기, 회의에 필요한 의제 정리, 백지상태에서 약관이나 계약서 초안 작성, 회의록으로 작업 목록 만들기, 생성형 AI와 구글 문서 및 구글 드라이브와 연동하기, 자사 제품 FAQ 하는 봇 만들기 등 카피라이터와 기자에게 필요한 정보 외에도 일반 사무에 유효한 활용법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물론 전체 활용 예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그다지 크지 않았으나 사무원인 독서가들이 주 독자층인 일본에서 출간된 책의 번역서이다 보니 사무에서의 실용성이 남달라 보이기도 했다.

 

물론 업무 외에도 학습, 일상, 취미와 여러 분야 창작을 위한 예제들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더 크다. 이미지 생성, 음악 창작, 동영상 제작을 위한 활용법으로 다각도의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고 영어 학습을 위해 최적화된 활용법이 다채롭게 소개되고 있다. 일상을 위해서는 책 한 권 요약 받기와 유투브 내용 번역과 요약, 조건에 맞는 유투브 추천받기, 코파일럿 등 생성형 AI로 인터넷 검색 이용하기, 이메일 대신 쓰기, 이메일 정리 요약,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내려받기 등등의 소소한 활용법도 기술되어 있다.

 

본서의 예제는 97가지이지만 활용하기에 따라 응용법도 다채로워질 수 있고 앞으로 새로운 기능을 갖춘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하게 등장할 것이 당연하니 이 책은 기본소양으로 좋을 듯하다. 생성형 AI가 등장하고 리뷰나 창작 집필을 비롯한 다양한 글쓰기에도 AI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그래서 어쩌면 온라인 서점들에서 개인 리뷰가 사라지진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아마도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하는 고객들이 아직 많기 때문에 고객들의 유입이 개인 리뷰 작성을 없앰으로써 차단되는 경우를 굳이 온라인 서점 측에서 만들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리뷰 쓰는 자체를 즐기는 독서가들이 많기 때문에 AI가 리뷰쓰기에 활용되는 경우는 제한적이거나 아예 없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다. 나도 창작과 리뷰쓰기에는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구식 글쓰기를 선호하는 이유는 이런 방식이 익숙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글쓰는 자체가 즐겁기 때문이다. 아마도 누구도 자신이 즐거운 일을 기계나 인공지능에게 대신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본서는 일본에서 출간한 책을 번역 출판한 책으로 원서가 20241월 판이라 길벗 출판사 측에서 20252월 기준으로 업데이트하였다고 한다. 향후로도 아마 해마다 업데이트된 개정판이 재출간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생성형 AI의 기능과 양식이 몇 개월 단위로 업데이트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 말이다. 원작의 저자들은 프리랜서이자 IT기술 컨슈머 전용 집필가작가, 편집자, 편집 프로덕션을 거친 연구원웹 서비스, 인터넷 마케팅, 디지털카메라, 가젯 등을 경험하고 리뷰하는 블로거로 본서의 집필에 최적화되어 있는 분야의 사람들이다. 본서는 노년층 분들께서 AI 활용법을 처음 접하시기에도 좋고, 직장인들이 좀 더 업무에 AI를 다각도로 활용하기 위한 선택으로 좋으며, AI를 콘텐츠 제작에 적극 활용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그 외로도 본서를 읽다 보면 AI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 수도 있다. 지금까지도 일부 AI에 대한 한정적 정의를 하는 저서들로 인해 AI의 기능은 제한적이고 짜깁기 편집과도 다를 바 없다는 견해를 답습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이미지에 대한 분석과 생성만 해도 한국적 표현으로는 그림에 대한 이해, 달리 말해 고도의 추론능력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으로 이는 AI의 성능이 특정 분야에서는 인간과 비등하거나 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바이기도 하다. 음악 생성 역시 수학적인 추론 없이는 불가능하고 말이다. AI를 문서 작성에만 이용하며 AI는 짜깁기만 한다는 견해를 아직도 갖고 있는 분들에게는 더 절실할 책이 아닐까 싶다.


#생성형AI활용100과사전 #다쿠치카즈히로 #모리시마료코 #이시타니마사키 #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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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 ‘지금 이 순간의 나’를 깨우는 바샤르의 메시지
다릴 앙카 지음, 전경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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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는 서평 제의를 받고 책 소개를 읽고는 망설임 없이 선택하게 되었다. 채널링 저작들에 그리 나쁜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 전 아모라 콴 인의 [빛의 시대 빛의 인간]이란 저작의 해당 수련법들을 시행해 본 기억도 있고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감각 명상]이란 종교적 소개와 수행 안내 요약집을 읽고 해당 사이트에서 명상 유도 영상을 시행해본 기억도 있다. 대개 채널링 저작은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일부 희화된 채널러들을 마주하다가 채널링 저작들에서 약간의 사기가 아닌가 생각하는 경향들도 있을 것이다. 나로서는 채널링이 일부 계층의 대중 심리 통제를 위한 일종의 몇몇 사람을 통한 대중 최면의 일환일 수 있다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차원의 경계 너머에서 인간이 존재하는 차원의 한계에 맞춰 인간을 제도하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버리지는 않았다.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진실성이 어떻든 그들의 시각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보이며 그들이 제시하는 명상 또는 최면 유도문들이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줄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더더군다나 아모라 콴 인의 수행 체계는 이후 몇몇 마법 수행 체계에 대해 공부하며 알게 된 수행 체계의 총체 같기도 했다. 과거 마법 수행 체계가 현대적으로 변모한 양상이다. 이를 수행한다는 누군가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이유는 없어 보였다. 그래서 본서에 대한 경계의 턱은 없었다. 나는 채널링이 가짜냐 진짜냐는 논의보다는 이 안에 내가 받아들여 내게 유익한 면이 있느냐 없느냐에 주목했다.

 

본서에서 가장 주목되던 부분은 나는 분리되어 있지 않은 하나라는 대목이며 온전히 내가 나의 이 순간을 만들나의 현재는 나의 책임이라는 대목이었다. 물론 길게 풀자면 아무리 관찰자 효과가 이 시대의 화두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성장 과정과 우리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타자의 영향과 외부 환경이 얼마나 지대한 권한을 차지했는데 자신과, 자신과 관계되는 타인들, 그리고 타인들과의 현실에서 지(자기)만 절대적인 영향을 행사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관찰자 효과를 말한다 해도 이 세계의 관찰자는 나 하나가 아니며 무수한 관찰자의 영향이 어우러져서 현실은 창조되는 것이라는 게 나의 신념이다. 바샤르는 물론 관념이 현실을 만든다고 이야기하지만 자신만이 자신의 현실을 만들며 자신만이 자신과 관계된 모든 현실에 대한 절대적인 창조자라고 믿는다는 건, ‘세상 모든 건 나의 뜻에 달렸다라고 믿는다는 건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본다. 불가에서는 이런 정신병을 대자재 천마라고 한다. 모든 것은 절대성이 아니라 원인과 조건에 의해 모이고 흩어지고 만들어지고 무너지는 것이다. 이런 진실을 부처님께서는 연기법이라고 하셨다. 인연따라 일어나고 사라진다고 말이다.

 

분리되지 않은 나에 대한 바샤르의 말도 현대 심리학이 인간이 분열되어 있다고 말하기 보다는 인간의 의식에 층차가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분에 따란 다른 결정을 할 때가 있고 상황에 따라 다른 판단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분열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때그때의 판단이 다르다고 분리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결국 바샤르가 무의식과 의식으로 분리되어 있다고 인간들은 자신을 본다는 말은 관점 또는 명제에 오류가 있다는 말이다. 그 논의의 시작은 오류가 있으나 결국 나는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정의에는 오류가 없지 않나 싶다.

 

본서에서 무엇보다 집중되던 것은 가슴 뛰는 삶을 살라는 대목이 아닌가 싶었다. ‘진정한 자신으로 이 순간을 살 수 있는 길을 걸으라는 권유로 들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권유를 실천하는 대에 유익한 프레임과 현실적 실천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다른 부분보다 이 대목들이 실제 유익한 관점과 실천법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제안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바샤르의 조언들은 읽고 있으면 그리 고차원적인 존재의 가르침으로는 다가오지 않는다. 다만 어느 정도의 반감 문턱만 넘고 보면 현실적인 조언이 될 수 있는 제안들도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이 본서의 가치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자신 스스로가 느끼는 가치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말이다.

 

전 세계 250만부 판매’, ‘아마존 25년 장기 베스트셀러라는 평을 보면 아직 이 책이 대중에게 유효한 면이 크다고 생각된다. 전체에 다 공감되지 않는다 해도 또 전체 다가 문제시 되는 내용도 아니다. 내게 선한 영향을 주는 대목들에 주목하며 독서해 보아도 좋을 책이라 생각된다.

 

#가슴뛰는삶을살아라 #다시가슴뛰는삶을살아라 #바샤르 #다릴앙카 #성혜영교수 #정현채교수 #영성 #의식성장 #채널링 #에드가케이시 #세스 #아브라함힉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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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쾌락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7
에피쿠로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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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락시아는 평정심으로 번역될 수 있는데 평정심을 기반으로 덕을 추구하는 스토아 학파와는 달리 에피쿠로스는 이 아타락시아를 궁극의 행복으로 보았다고 읽혔다. 로고스라는 신적 이성은 내게는 섭리라는 의미로 다가왔는데 이 섭리를 따르며 평정심을 지속하는 걸 행복으로 본 듯하다. 평정심은 육체적 고통이 없고 정신적 동요가 없는 상태를 이야기한다는데 에피쿠로스는 ‘지속되는 고통은 약하고 강한 고통은 금세 끝난다’고 보았다. 하지만 실제로 잠시의 텀만을 두고 반복되는 강한 고통은 금세 끝난다고 보기 어렵다. 육체적 고통이라도 큰 격동이 잠시 텀을 두고 반복되면 “잠시 만에 끝났구나. 또 시작되겠지만 우선은 끝난 거야”라며 안도하는 사람은 없다. 텀이 있더라고 지속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그게 당연하다. 그러니 육체적 고통을 이유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존엄사’라는 말이 있겠는가? 그리고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행복을 주는 다른 요소들이 전혀 주어지지 않는 삶에서는 평정심을 갖추게 된다 해도 행복과는 무관하게 다가온다. 평정심의 구비 다시 말해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동요의 종료가 곧 행복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에피쿠로스는 욕망도 본성적이면서 필수적인 것과 본성적이지만 필수적이지 않은 것 그리고 본성적이지도 않고 필수적이지도 않은 것으로 구분하였다. 그가 말하는 본성이 무엇인지 헤아려 볼 필요가 있을 것도 같은데 그에 대한 해석이 없다 보니 본능과 본성을 구분 없이 사용하였나 싶기도 하다. 그는 기원전 270년에 사망한 사람으로 그 시대의 어의와 지금의 어의가 다른 부분은 주석에 있겠으나 그 시대에는 없던 개념이나 표현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본능에 대한 정의는 기원 후에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보면 여기서 말하는 본성이 본능일 수도 있겠다고 보면 이해가 더 쉬워진다. 당연히 에피쿠로스는 필수적이지 않거나 본성적이지 않은 욕망은 자제하도록 요구했을 것이고 그러하기에 자족에 대한 권유가 있었으리라. 그리고 그는 자족(소소한 삶에 만족하는 것)을 행복의 추구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보았는데 “가난은 커다란 부이며 무한한 부는 곧 궁극의 가난”이라는 식의 말을 했다. 언뜻 말장난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가난한 삶에서 자족할 줄 알면 아타락시아가 가깝지만 무한한 부를 추구하는 과정은 자신의 결핍에만 주목하고 외적인 것들만을 추구하게 함으로 인해 더욱 결핍을 크게 느끼는 궁극의 가난한 상태를 가져온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하지만 가난하다고 자족할 수 있게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가난은 직접적인 결핍을 자각하게 할 뿐이지 않은가? 부유한 이들도 거듭 재산에 대부분을 나눔으로써 함께 행복할 길을 찾아가려 하는 이들도 있다. 가난과 부가 문제가 아니라 그를 대하는 태도 곧 마음이 문제인 건 이 시대에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의 철학은 “평정심을 유지하고 신적 이성(로고스)에 따르며 자족하며 살면 행복하다”로 정의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우연(운명)을 믿지 말고 탐구(애쓰는 바)에 전념하며 살기를 권유하고 있다. ‘모든 게 운명이라고 말하는 자는 모든 게 운명이 아니라고 말하는 자의 말을 부정할 수 없다’고 한다. 모든 게 운명이 아니라고 말을 하는 것도 운명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분히 고대부터 이제까지 내려오는 논리학은 말장난 같을 때가 많은데 논리란 것 자체가 진리 탐구의 면도 있지만 놀이의 한 형식이지 않은가 생각되기도 한다. “카리나네 자매들은 모두 이쁘다. 난 카리나다. 고로 나는 이쁘다.”라는 말을 카리나가 했다면 거짓이 아닐 것도 같지만 만약 카리나에게 게리나, 야리나라는 두 언니가 있다고 할 때 둘이 다 이쁘지는 않을 수도 있기에 전제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는 게 논리라는 거다. 이런 삼단논법은 그저 놀이 형식이지 진리 탐구 차원에서는 결함이 크다고 보인다.

어쨌건 본서를 통해 에피쿠로스의 쾌락에 대한 윤곽 정도는 알 수 있겠으나 깊이 있는 걸음을 하기에는 다소 목마름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싶기도 하다. 에피쿠로스의 서신들과 그의 저작들에 대해서도 기미 정도 할 수 있는 수위로 수록되어 있다. 에피쿠로스의 철학에 대한 첫걸음이나 그 향기 정도를 미리 엿보고 싶다는 의도로는 좋은 저작이며 해제를 통해 그의 역사와 그의 철학의 기반이 무엇이었는지 살짝 맛보기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에피쿠로스쾌락 #에피쿠로스 #현대지성 #아타락시아 #행복론 #에피쿠로스연대기 #에피쿠로스이전철학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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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뇌
마수드 후사인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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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글방 서포터즈 3기로서 도서협찬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코틀랜드 계몽사상가인 데이비드 흄은 ‘자아를 그저 환상’이라고 했다. 미국 철학자 대니얼 데닛 역시 ‘자아를 허구’라고 했다. 뇌과학서인 본서에서는 유독 두드러진 비판인데 대니얼 데닛은 “뇌에서 자아를 찾겠다는 것은 범주 오류이다”라고까지 했다고 한다. 우리의 자아 곧 정체성은 과연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 것일까? 본서는 뇌의 각 기능이 정지될 때 인간이 겪는 오류를 실제 사례로 예시하며 인간의 자아, 다시 말해 정체성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저작이다.

자아에 대한 본서의 의문은 결국 뇌의 국소병변이 자아의 완전한 상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깨우침도 남기기는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의 자아,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는 무엇인지를 헤아려 보게 한다. 저자는 정체성을 개인 정체성과 사회 정체성으로 나누어 말하는데, 개인 정체성이 자아(나)와 다른 자아들(타인들)과 구분하는 방식이라면 사회 정체성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과 개인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가리킨다고 한다. 저자가 저작으로 완성하기까지 정체성의 문제를 심각히 여긴 것은 그의 출신과 경력이 작용했다고 보인다. 저자는 파키스탄 이민자 출신으로 영국에 이민하여 정착하는 과정에서 외모와 언어 등에서 차이를 처음 자각했고 그 차이를 줄이고자 개인적인 노력을 이어온 사람이다. 게다가 저자가 전공한 신경과는 영국 전체 200명 정도의 소수 백인들이 장악했던 영역으로 이에 변수처럼 침투하게 된 저자가 인정받는 의사가 되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기도 한다. 이런 저자의 전적이 정체성이라는 문제, 개인 정체성과 사회 정체성에 대한 천착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고 저자 역시 이에 대해 피력하고 있다.

본서에서는 ‘데이비드’라는 바닥핵 뇌졸중으로 병적인 무관심 상태가 되어 자신의 생계와 주위와의 소통에 전혀 개의치 않게 된 인물과, ‘마이클’이라는 관자엽(측두엽)이 쪼그라들어 단어를 잊어버리고 인식하지 못하는 의미지식 결핍자가 등장하며, ‘트리시’라는 해마와 마루엽(두정엽) 그리고 신경전달 체계에 이상이 생겨 기억을 잃어가는 알츠하이머 환자, ‘와히드’라는 뒤통수엽(후두엽)에서 마루엽과 관자엽으로 전달되는 뇌 신경 체계의 교란으로 환영을 보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리고 ‘윈스턴’이라는 오른쪽 마루엽에 뇌졸중이 생겨 왼쪽 무시라는 왼쪽에 있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수’라는 이마관자엽 치매에 걸려 자제력을 잃고 막무가내로 말하고 행동하는 인물과, ‘애나’라는 왼쪽 마루엽 바깥에 거미막낭이 자라 오른쪽을 인식도 못하고 오른쪽 반신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사람도 등장한다. 대부분 약물로 증상을 완화하지만 이들 가운데는 치료를 이루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짧게 인용한 예들에서도 상당한 문제라고 인식하겠지만 본서에서 읽고 보면 문제가 상당함을 느낄 수 있고 실제 임상의 입장에서도 그랬겠지만 당사자들의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이와 같은 증상들로 개인 정체성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 정체성이 함몰되면 사회적인 사망 다시 말해 인간관계와 사회 조직에서의 사망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이 예시 이외에도 사회에서 넘치고 있을 것이다. 개인의 선택으로 ‘나는 자연인이다’ 같은 삶을 선택하는 경우, 사회적인 사망이라기보다는 사회로부터의 탈출이랄 수 있겠으나 자기 의지와는 반대로 강제적으로 이런 사회적 사망을 겪는 이들 그리고 이제까지의 자신과 다른 자신을 감당해야 하는 당사자들의 괴로움을 돌아볼 때 우리에게 정체성이란 무엇인지 자아란 무엇인지 하는 의문을 가지게도 한다.

뇌에서 자아를 찾을 수 없다는 선언과는 다르게 뇌의 기능장애가 인지와 행동에 장애를 준다면 우리는 어느 선까지의 장애에서 자신을 기존의 자신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행동하고 판단하고 느끼는 바가 모두 달라진다면 그때도 ‘바라보는 내가 진짜 나’라며 ‘나는 변하지 않았다’, ‘이것이 나다’라고 쉽사리 말할 수 있을까?

저자의 말처럼, ‘지각, 주의, 일화기억과 의미기억, 동기 부여, 행동 제어와 신체 도식 같은 기본적인 인지 기능들도 모두 우리 정체성에 기여하며’ ‘성격 형질과 감정 반응도 자아 정의에 중요’하지만 앞서 예를 든 인물들의 사례와 같이 ‘아주 기본적인 인지 기능들도 우리가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본서는 우리가 순간순간 느끼고 인식하며 살아가듯 우리의 자아를 정의하는 요소들은 결코 형이상학적인 세계에서만 찾을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본서는 나란 누구인가, 나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무엇인가를 돌아본 적 있는 분들이라면 상당한 끌림과 깨우침을 안겨줄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아웃사이더 #마수드후사인 #과학책 #신경과학 #뇌질환 #뇌과학 #과학책추천 #뇌과학책추천 #도서협찬 @kachi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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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조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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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은 [이기적 유전자] 외에는 경험이 없다. 하지만 본서는 제목에서 죽음과 영원이 동시에 읽어지고 죽음과 동시에 유전자가 계승됨으로써 불멸한다고 볼 수도 있지 않느냐는 뉘앙스가 읽혀져 죽음과 영원 그리고 필멸하면서도 불멸을 논하는 인간의 사고의 다채로움에서 갖게 되는 감상이 깊어 선뜻 선택하고 싶던 책이다.

 

본서의 원제는 [The genetic book of the dead]로 마치 티벳의 [사자의 서]와 이집트의 [사자의 서]가 동시에 연상되기도 하는 책이었다. 한국어 제목도 원제를 약간 변형해 [유전적 사자의 서]라고 했다면 명상가들과 영성서 애독자들의 유입도 상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제목에서 연상되듯 유전자는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과거나 현재의 시신들 그러니까 개체의 고고학적 화석 같은 것을 통해서 보면,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미래까지의 역사와 가능성이 모두 담겨있다는 의미를 전달하려 한 책이라는 감상이다.

 

나는 ‘100% 진화론을 신봉하지 않는다. 진화론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진화만으로 현재의 생명체들과 인류가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다는 말이다. 인간 진화에는 외계 지적 생명체가 개입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치프의 법칙이라는 어휘 사용빈도수가 인간의 유전자 체계에서 발견되는 것이고 트랜스 상태가 되면 채널링도 가능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성경과 불경 같은 종교서들과 남미 유적이나 이집트 유적에서 발견되는 그리고 해저 유적에서 발견되는 초고대의 발전된 문명의 흔적이 가능할 수 있는 것도 그래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 진화도 있다고 믿는다. 고작 몇 세대만으로도 지능이 유전되고 한쪽 팔이 더 두껍다던가 하는 신체적 특징이 유전되는 걸 알기 때문이다. 운동선수의 자녀가 대개 다른 종목에서도 운동신경이 탁월해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사례가 잇따른 것도 마찬가지 결론에 이르게 하고 말이다. 고작 두어 세대의 유전자 계승만으로도 이런데 긴 역사 동안 유전적 변화가 지속된다면 당연히 진화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창조론을 믿는 이가 있다 하더라도 신이 창조 후에는 진화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는 단정을 섣불리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본서에서 저자는 진화의 흔적들을 환경에 적응하거나 자신이 살아갈 환경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변화해온 고생물들부터 현재 존재하는 생물들까지를 비교하며 전달한다. 출판사 리뷰처럼 [이기적 유전자][확장된 표현형] 등 저자의 전작들의 내용들이 총체적으로 설명되고 있다는데 [확장된 표현형]은 읽어보지 못해서 검색해 가며 읽기도 했다. 개체가 환경에 의해 변화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개체가 주위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성인들의 주목을 끄는 아기의 울음소리나 다른 개체를 밀어내 죽여버리고 먹이를 독식하는 뻐꾸기의 사례나 달팽이의 껍질이 강화된 경우 더 나아가 세균이 곤충을 감염시켜 새에게 더 잘 먹힐 곳으로 이동해 새의 먹이가 되도록 곤충을 유도해 새를 감염시키는 경우를 저자는 전작에서 예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로서는 동충하초를 연상하니 더욱 잘 이해되었다. 개미나 여타 곤충을 감염시켜 다른 무리에서 이탈해 홀로 외진 곳에서 죽어가게 만들면서 세균은 해당 곤충의 몸을 뚫고 나오며 동충하초라는 식물로 변화한다. 타자를 완전히 통제하고 그를 먹이로 이용하며 자신이 탈바꿈하는 것이다. 일부 인간들도 이와 다르지 않아 보이면서 납득이 되었다. 유전자는 이와 같이 개체 자신의 변화와 외부에 영향을 주는 변화를 다채롭게 가져오며 계승되고 필요하면 더욱 발전하며 진화한다.

 

학습 지능이나 학습된 양식의 경우도 유전적으로 계승된다고는 하지만 이성이 우월하다고만 보기에는 몸에 새겨진 유전적 체계가 더욱 빠른 학습이 가능한 대상을 한정 짓기도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우리의 몸은 결국 우리가 계승해온 역사이며 지금의 나를 말해 주는 현재이며 가능성이 펼쳐질 미래라는 것을 말해주는 책이라는 감상이 드는 저작이었다.

 

본서에서는 이런 통찰을 전하기 위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존재해온 다수의 동식물과 균류까지 다채로운 생물군을 사례로 들고 있으며 특정 왕조의 유전병 사례까지 피부에 와닿는 사례들을 제시해 서술하기도 한다. 이미 저자의 전작들을 두루 읽어온 독자에게는 사고를 정리할 기회를 또 리처드 도킨스의 저작을 처음 읽어보는 독자들에게는 저자의 메시지들의 핵심 주제를 이해하게 해주는 책이 되리라 생각된다.

 

우리의 필멸성이 우리가 존재해온 역사를 우리라는 한 개체에서 중단시키지 않으며 우리의 존재 양상과 역사가 불멸하는 유전자 체계 속에서 계승되어 가는 것이라는 그렇기에 우리는 결코 한순간만 살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깊은 감상을 갖게 하는 책이다. 이런 감상을 보다 피부에 와닿게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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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6-04 14: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기적 유전자, 가 아니라 신간이 나온 건가요?

이하라 2025-06-04 15:19   좋아요 1 | URL
네. 리처드 도킨스의 전작들에 메시지를 총합한 책이라는 게 출판사 소개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