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선과 악 사이의 싸움으로부터 솟아난다. 그런데 선과 악은우리의 본성이고, 이 세계에서의 우리의 조건이다. 그것은 다수 하류층이 소수 상류층에 대항해 내지르는 구호, 투쟁의 깃발인데, 때로는 가장 신성한 권리들을 위해서, 그러나 때로는 가장 미개한, 가장 무분별한 열정으로 일어난다. 때로는 가장 무도한 강탈에 대항해서, 그러나 때로는 가장 합법적인 권력에 대항해서도 일어난다. - P206
모든 통치자와 미래의 통치자들까지 중간계급에 속해 있는 시스템을 ‘민주적‘ 이라고 부르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 P207
요약하자면 이렇다. 대의민주주의의 신화는 민중(데모스)이 교육을 받지 못했던 시절에 안정된 중간계급 정부를 정당화하는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유용한 목적에 봉사했다. 그러나 과거에 어떤 장점을 갖고 있었든 이 신화는 이제 도전을 받아야 한다. 세계 어디로 눈을 돌려도 우리는 대의제정부를 갖고 있는 나라들이, 가장 나쁜 무분별한 소비주의의 충동이나 미디어, 사회공학에 의해 조종되면서, 경제성장과 진보의 이름으로 문화, 인격, 공동체, 자연세계를 파괴하고 있는 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 P209
우리나라는 식량과 종자 주권을 하위로 두는 대표적인 국가 중의 하나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팔아서 식량을 사오면 된다는 생각을 해온 지 오래다. - P213
안톤 체호프버지니아 울프윌리엄 세익스피어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예전에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과 좋은 관계가 되고, 예전 같으면 허락하지 않았을 일을 허락하게 된다면, 나이를 먹는 것도 그다지 나쁠 것 같지 않다. - P179
"당신에 대해 아무도 모르는 사실 하나만 얘기해줘요." - P269
소설에는 세상 모든 게 다 있다. 버려지고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 인간과 인간 사이에 오고가는 감동과 따뜻한 마음, 그것들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문장들, 도대체 이런 소설을 읽지 않고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고 또 버텨낸단 말인가. 소설이야말로 우리가 끝까지쥐고 있어야 할 거룩한 예술이다. - P22
모든 일에는 항상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다. 그것을 놓치면 안된다. - P130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문득 좋은 책이란 이런 게 아닐까는 생각이 들었다. 다 읽고 난 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읽은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고 책장을 덮고서도 한참 미간을 찌푸리며 고민하게 하는 책, 누군가와 오랜 시간 얘기해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런 책. 이런 게 좋은 책이 아닐까? - P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