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첼 갈릭버터맛 85g - 85g 프레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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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이거슨 너무나 존맛탱구리... 한 번 열면 멈출 수가 없다!! 여태 알라딘에서 나온 간식중 최고봉인듯. 맥주를 마실 시간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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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7-09 0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맥주를….???
그나저나 알라딘 과자 아니잖아!

다락방 2024-07-09 08:36   좋아요 1 | URL
맞네. 알라딘에서 나온 과자는 아니고 ㅋㅋ 알라딘에서 파는 과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엄청 자극적이고 맛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맥주는 일 끝나고 저녁에 마십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09 08:37   좋아요 2 | URL
아 그리고 나 페이퍼 쓰고 있어요. (어쩐지 보고한다)

잠자냥 2024-07-09 08:56   좋아요 2 | URL
좋다

독서괭 2024-07-09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 저도 먹어봐야겠군요 ㅎㅎ

다락방 2024-07-09 09:14   좋아요 1 | URL
넘나 맛있어요 진짜루 최고의 간식입니다. 저는 프레첼을 사기 위해 책을 살 겁니다. 만세!!

햇살과함께 2024-07-09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간식 영업왕 ㅋㅋㅋㅋ
좀 달 것 같은데 어떤가요? 전 맥주안주론 단짠 중에선 짠파라.

다락방 2024-07-09 09:14   좋아요 1 | URL
이거 짠입니다 짠!!! ㅋㅋㅋㅋㅋㅋㅋㅋ 넘나 맛있어요. 저 믿고 한 번 잡숴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7-10 09:11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갈릭버터는 왠지 단맛일 것 같은데 아니었군요.
다음 책과 함께 구매해야겠어요!

단발머리 2024-07-09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이 순간........... 너무 먹고 싶네요. 짠거 필요한 시간!!

다락방 2024-07-09 13:56   좋아요 1 | URL
저에겐 내일 이것이 도착할 것입니다!! >.<
 

토요일 저녁에 대해서는 어제 페이퍼를 썼으니 오늘은 일요일 저녁에 대해 얘기해볼까. 

일요일 저녁은 밀키트로 소불고기를 준비했다.
싱겁게 드셔야 하는 아빠를 위해 설명서에 있는 물의 양보다 좀 더 넣었고 집에 있던 양파, 버섯, 파는 더 넣었다. 그랬더니 싱겁고도 맛있는 불고기가 완성되었다.


엄마 아빠랑 모두 맛있게 먹었다.

불고기를 하기 전에는 진미채 볶음을 해두었다. 냉동실에 본 진미채를 보고 충동적으로 하게된건데, 저거 해가지고 맥주 한 잔 마셔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버렸던 거다. 진미채 볶음은 SNS 에서 알려주는 방법으로 해보기도 했는데 내게는 여동생이 오래전에 자신이 본 요리책에서 사진 찍어준 방법이 제일 맛있게 된다. 물론 너무나 자극적이지만.



와인 한 병을 소불고기와 뚝딱 비워내고 맥주를 꺼내와서 진미채랑 2차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리기해도 체중감량 안되는 이유, 너무 잘 알겠쥬? ㅋㅋㅋㅋㅋ 큰일이네. 17킬로 감량한 대식가 되고 싶었는데 그냥 대식가만 되고 있네. 쩝...



어제 술을 마시면서는 다시보기가 가능해진 <신계숙의 맛터사이클 다이어리4>를 보았다. 어제 본 편에서는 '충칭'에 간 신계숙이 충칭에 살고 있는 젊은 여성과 함께 먹고 관광을 다니고 있었다. 그 여성은 한국어도 조금 할 줄 알았고 영어도 조금 할 줄 아는 걸로 보였는데, 부모님은 충칭에서도 네 시간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이라고 했다. 소수민족으로 가게를 하면서 당신들 딸을 이렇게 똑똑하게 키워낸 것. 신계숙은 그 여성에게 부모에게 감사하라했고 그 자리에서 엄마에게 전화건 여성은 엄마에게 자신을 잘 키워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걸 보면서 엄마랑 말했다. 저 부모가 저 딸을 공부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이 노력했을까, 대단하다, 정말 잘 키워냈네, 하고. 



책을 샀다.


















며칠전에 나보다 한참 젊은 가을씨와 술을 마셨다. 가을 씨도 역시 책을 좋아하는데, 그녀는 나와 술을 마시다가 자신의 인생책이 [리틀 라이프]라고 말했다. 정말?? 나는 한 2년여전쯤 그녀가 리틀 라이프를 읽고 있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다. 그 당시에 리틀 라이프를 읽고 있는데 좀 힘드네요, 라고 했던 것 같은거다. 그 당시에 읽기 힘들다고 하지 않았어요? 했더니 그랬다고, 그런데 끝까지 읽고나면 왜 그렇게 힘든 이야기들을 했는지 알게 된다고 하는거다. 그렇지만 정말 힘들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순 없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이 책이 역주행으로 베스트셀러가 될 줄 몰랐어요, 사람들이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라고 그녀는 말했다. 아직도 이 책을 생각하면 감정이 격해진다면서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이 책 때문에 그녀는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 몇 가지를 내리고 행동에 옮길 참이라고 했다. 와, 리틀 라이프 도대체 어떤 책이야? 그래서 그녀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바로 주문을 했다. 



[본 투 런]은 최근에 본 웹툰 <헤어진 다음날, 달리기>에 인용되는 책이라 궁금해졌다. 하아-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달리기 책도 자꾸 사버리는 나..


[활자잔혹극] 은 오래전에 읽었던 책인데 당시에 읽고 누군가에게 선물했었던 것 같다. 이 책에 대한 감상은 기억나는게 없는데 다시 나오는 걸 보고 이게 뭔 책이길래 다시 나오지 하나도 기억 안나데 다시 읽어보자 싶어 다시 읽었는데, 나한테는 역시 그렇게 강렬한 책은 아니더라. 


[샤워] 는 신간 뭐 나왔나 살펴보다 '오오 읽을까 말까' 했었는데 마침 달자 님이 뽐뿌해주셔서 읽게 되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나는 좀 편향적으로 꽂히는 사람이라서 이 책에 대한 리뷰는 달자 님이 쓰신 것(https://blog.aladin.co.kr/pourkkahier/15670994)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이 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달자 님이 잘 적어주셨다.



이제 점심 먹으러 가야겠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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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7-08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동적으로 진미채를 만든다니... 정말 충격적입니다.... 그런 충동이 왜 들어요????
하필이면 왜 17킬로 감량 대식가를 목표로 삼았죠????

다락방 2024-07-08 14:03   좋아요 0 | URL
[헤어진 다음날, 달리기]를 보면 주인공이 달리기로 최종적으로 17킬로그램 감량을 했더라고요. 대식가가 되기도 했고요. 어라, 나도 해야지! 뭐 이렇게 된 것이긴 합니다만, 현재는 17킬로 감량은 커녕 체중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만 총총.

망고 2024-07-08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만 보면 진미채인지 모르겠어요 그냥 매운 국수? 같아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08 14:18   좋아요 0 | URL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맥주 안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7-08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미채 좋아하는데 냉동실에 있어도 실천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맥주 마시고 싶은 진미채입니다!

다락방 2024-07-09 09:22   좋아요 0 | URL
저는 머릿속에 일단 뭔가를 ‘한다‘는 생각이 들어오면 그걸 그대로 두질 못하는 편인것 같아요. ‘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행동으로 옮겨버려야 속이 시원해져버려요. 한다는 생각을 하고나서 하지 않으면 넘나 찜찜해서요 ㅠㅠ
아무튼 진미채는 맥주 안주로 참말로 좋습니다. 세상엔 참 맛있는게 많아요. ㅠㅠ

독서괭 2024-07-08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미채 맛있겠어요~~😍😍😍
리틀라이프 평이 갈리던데 다락방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하네요.
달리기를 하며 달리기책을 여행을 하며 여행책을 요가를 하며 요가책을 사시는 다락방님.. 멋져부러!!

다락방 2024-07-09 09:21   좋아요 1 | URL
저는 사실 불행포르노 라는 단어 때문에 읽기 싫었거든요. 불행과 고난이 막 닥쳐오는 이야기 읽다보면 기빨려버려서 말이죠. 그래서 이 책을 제쳐두었는데, 친구가 그렇게 인생책으로 꼽다니 그렇다면 어디 한 번! 이렇게 되었습니다. 읽고 나면 감상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달리기 책을 열심히 읽는데 달리기를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실천을 못하고 있네요? 어제는 하려고 했는데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먼 산)

달자 2024-07-08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틀라이프를 인생책으로까지 꼽진 않지만 저도 친구분 가을님께서 느끼시는 감상과 비슷했어요. 좋았지만 너무 힘들었고, 그래서 추천은 못하겠는.... 그나저나 리틀라이프를 제가 알라딘 서재에서 읽는다고 추천하고 한달인가 지나서 리틀라이프 역주행이 불더라구요? 저는 이 역주행을 제가 이끌었다고 저 혼자 생각하고 있답니다?ㅋㅋㅋㅋㅋㅋ(망상가)

다락방 2024-07-09 09:19   좋아요 0 | URL
달자 님, 저도 달자 님이 역주행을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맞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도 샀으니까 읽어보겠습니다. 흠흠. 각오를 하고!!

단발머리 2024-07-09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건 다 차치하고 진미채..................



채................. 너무 맛있겠네요. 무슨 특제 물엿을 사용하시는 건가. 윤기 좌르르~~ 어쩔 것입니까.
나는 다락방님의 요리 중에 파김치랑 스콘, 그리고 잠봉샌드위치를 좋아한단 말이에요. 어머, 진미채 어쩔 일입니까.

저, 리틀 라이프 있거든요. 읽긴 읽어야겠는데 언제든 읽겠지 하고 미뤄뒀는데 친구분 평 읽으니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콩닥콩닥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09 16:12   좋아요 1 | URL
제가 언젠가 진미채 해서 좀 나눠드려야겠네요, 단발머리 님. ㅎㅎ
일단 마요네즈에 재워두고 양념 만들어서(마늘, 생강, 물엿, 간장, 고춧가루, 고추장, 물, 맛술) 프라이팬에 기름 두른뒤 양념 넣고 끓으면 불 꺼준뒤에 마요네즈에 재워둔 진미채 넣고 슥슥 비벼주면 됩니다. 이러면 고소하고 말랑말랑하고 자극적인 진미채 완! 성! ㅋㅋㅋㅋㅋ

2024-07-09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07-09 16:15   좋아요 0 | URL
주다주다 이제 진미채까지~~~~ 안 돼요!!

제가 이렇게 한 번 만들어 볼게요. 안 그래도 <다락방의 레시피> 따로 모아 두어야한다고 생각하던 참이었습니다. 저녁에 마트가서 진미채 사와서 해볼게요. 그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에 올릴 수는 없다는 점, 깊은 양해 바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

2024-07-09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4-07-09 16:31   좋아요 2 | URL
그렇다면 좀더 자세하게.

진미채 80g 기준
마요네즈(2큰술)에 버물버물 10분간 재운다.

그동안 양념만들기
설탕(0.5큰술)+고춧가루(1큰술)+물(3큰술)+청주(1큰술)+간장(1작은술)+다진마늘(1작은술)+다진 생강(0.5작은술)+물엿(2큰술)+고추장(2큰술)


팬에 식용유(1큰술)를 두르고 양념장을 넣어 중간 불에서 바글바글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진미채와 통깨를 넣고 고르게 버무려 마무리.


저는 진미채 한 봉을 다 해버리기 땜시롱 마요네즈는 제 마음이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양껏 넣고 재우고요 양념은 모두 *3 해서 만듭니다.

이만 총총.

단발머리 2024-07-09 16:35   좋아요 1 | URL
이토록 철저한 다락방님! 매우매우 감사 땡큐 드리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게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는 약속 하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주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아자아자!!
 

얼마전에 뷔페식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다가 샐러리를 후무스에 찍어 맛있게 먹었더랬다. 그 레스토랑에 가면 후무스랑 샐러리 혹은 오이를 먹게 되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 때마다 참 맛있게 먹는다. 후무스는 병아리콩으로 만든 소스인데, 흐음, 이거 맛있단 말야? 요즘 생야채 안먹는 내가 후무스에 찍어서는 좀 먹는단 말이지? 내가 만들어볼까? 하다가 어쩐지 이건 좀 어려운 과정일 것 같아서, 그보다는 '판매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 검색해보았다. 역시나 팔고 있었고 나는 잽싸게 구매했다. 헤헷. 그러면 샐러리랑 오이도 사야지!



후무스는 컬리에서 샀다.



샐러리는 마트에서, 오이는 시장에서 샀다. 샐러리 썰어서 접시에 담는데 싱그런 냄새가 후욱- 코로 들어오고 공기중에 떠다닌다. ㅋ ㅑ ~ 엄마 아빠 찍어서 드렸는데 아빠는 먹을만하다 하셨지만 다시 안드셨고 엄마는 괜찮은데? 하면서 잘 드셨다. 나도 잘 먹었다. 후무스 너무 작은 거 아닌가 했는데 막상 뜯어서 찍어먹다보니 제법 양이 되더라. 


이걸 어제 소주 한 병 와인 한 병과 먹었는데, 곁들인 음식은 연잎삼겹살. 역시나 컬리에서 샀다. 연잎삼겹살은 그냥 전자렌지에 4~5분만 데워내면 되는거라 먹기가 세상 간편해서 가끔 먹는다.



엄마가 시장에서 상추도 사오셔서 생마늘과 함께 싸먹기도 했다. 그렇게 소주 한 병 비워내고 와인도 한 병 비워낸 것. 그런데 이거 먹다 보니 파김치랑 같이 먹었는데도 살짝 느끼했고, 결국 엄마랑 나는 컵라면에 물을 부어오는데... 하하하하하.


이게 어제 저녁이었다면 어제 간식은 크로아상 샌드위치 였다. 냉동실에 두었다 자연해동으로 먹을 수 있는 크로아상인데 나는 여기에 잠봉을 넣어 샌드위치로 만든거다. 바게트를 뺀 잠봉뵈르 샌드위치 준비물이 다 있던 터라 뚝딱 만들어냈다.



맛있었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보니, 유니스의 식사 준비가 참 좋았다. 유니스여..















그 일이 끝나자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커버데일 가족이라면 오후 한 시에 먹는 식사를 점심 식사라고 불렀을 테지만. 그들은 자신의 가정부가 대낮에 속을 든든하게 해 주는 뜨거운 음식을 얼마나 절실하게 먹고 싶어 했는지 절대로 알지 못했으리라. 유니스는 냉동실에서 커다란 스테이크 한 조각을 꺼내 기름에 구웠다(석쇠가 아니라 기름이었다). 깍지콩과 당근, 파스닙(배추 뿌리같이 생긴 채소)을 삶는 동안 감자도 튀겼다. 뒤이어 애플 커스터드 크림을 얹은 애플 푸딩에 비스킷과 치즈, 진한 홍차도 곁들였다. -p.91



'속을 든든하게 해 주는 뜨거운 음식', '절실하게', '커다란 스테이크', '기름에 구웠다', '삶는 동안 감자도 튀겼다', '뒤이어 애플 커스터드 크림을 얹은 애플 푸딩에 비스킷과 치즈, 진한 홍차도 곁들였다' .. 아, 이 구절은 아름다운 단어가 참 많이도 들어가있다. 유니스여, 그렇게 잘 먹고 힘도 잘 쓰는데, 당신이 글만 읽을 줄 알았어도.. ㅠㅠ 너무 안타깝네요 ㅠㅠ


음 그런데 잘 모르겠다.

글을 읽을 줄 알면 몰랐던 때보다 더 많은 걸 보고 익힐 수 있을 것이고 거기에 외국어를 하나 더 할 줄 알게 된다면 세상은 분명 더 확장될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도덕 혹은 윤리 감각에 있어서도 그럴까? 그 점에 있어서는 잘 모르겠다. 읽고 이해하는 일이 그 후에 내 사상에 변화를 주는 것일까? 유니스가 글을 읽을 줄 알았다면 일가족을 잔인하게 학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선과 악에 대한 구분이랄까 개념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다른 식의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는 거 아니었을까? 아니면, 글만 읽을 줄 알았다면 사람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거듭났을까? 여전히 여기에 대한 답은 모르겠다. 그런데, 하여간 본인이 먹을 식사 준비 하나는 끝내주는 사람이어서, 만약 글을 읽고 쓸 줄 알았다면, 유니스도 먹고 사는 일에 대한 글을 쓰면서 다른 식의 삶을 살아갈 수는 있었겠지. 책으로 가득한 집이 공포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만약 내가 글을 읽을 줄 몰랐다면 윤리 감각에 대한 개념이 더 약해졌을까? 감각은 글로써 습득하는걸까? 잘 모르겠다.


여하튼 나만큼이나 유니스도 자기 자신을 잘 먹이는구나, 했다. 음 솔직히 말하자면 유니스가 더 잘 먹는 것 같긴 하지만.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올림픽공원을 뛰고 집에 돌아오는 길, 아 맞다 정희진 쌤의 매거진 발행되었지? 하고 듣기 시작했다. 자, 뭘 먼저 들어볼까 하다가 정혜실 작가가 나온 코너를 선택했다. 정혜실 작가는 [우리 안의 인종주의]라는 책을 썼다고 하는데 오 이 책 읽어보고 싶다, 하고 검색해보았는데 아니, 2023년에 나온 책이네? 나는 왜 모르고 넘어갔지?
















지난주에 여성학/젠더 책에 신간은 뭐가 나왔나 훑다가 마리아 미즈의 신간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됐다.















아니, 마리아 미즈라니. 이건 사야해!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너무 감탄하며 읽었는데 그런 마리아 미즈의 신간이라니. 이걸 어떻게 사지 않고 넘어간단 말인가!


어떤 감각, 어떤 선을 놓지 않기 위해 혹은 잊지 않기 위해 혹은 잃지 않기 위해 간혹 꺼내들어야 하는 작가가 있는것 같다. 그건 전작주의를 하겠다고 결심하게 하는 작가와는 좀 다른 개념인데, 나에게는 '반다나 시바', '장 지글러' 가 있고 이제 '마리아 미즈'가 있다. 나란 인간은 지독하게 개인주의적이고 또 자본주의적인데 가끔 나에게 브레이크를 걸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면, 내가 내 세계에 침몰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러지말고 세상을 봐야한다고 이 작가들이 있는 것 같다. 반다나 시바를 읽고나서는 어쩌면 그룹지어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일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장 지글러를 읽고 나면 생애 일정부분은 난민들 옆에서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일에 보탬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리아 미즈는 자본주의에 제동을 걸어줄 것 같다. 워워, 너 너무 몰두하고 있네 너무 열심히 자본주의적이야, 멈춰, 하는 것 같달까. 하여간 마리아 미즈 님 좀 짱이신듯. 마리아 미즈 사야겠다... 라고 쓰면서 역시 그러나 이것도 소비가 아닌가.... 하게 되네요?




일요일이 가고 있어서 너무나 아쉽다.

자, 이젠 무슨 책을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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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 2024-07-07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든든히 드시는 다락방님 제 스타일이셔.. 수육에 느끼해질 때면 컵라면으로 좀 느글느글함을 내려주고… 그리고 또 다락방님 덕분에 알게된 새 책을 살포시 제 장바구니에 담아갑니다,,,! 남은 일요일 야무지게 보내세요!! 무슨 책부터 시작하실 건가요?

다락방 2024-07-07 21:57   좋아요 1 | URL
저는 다음주에 남동생이 방문할거라 해 남동생 주기 위해 스릴러 책 한 권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읽기 시작하자마자 졸려가지고 ㅋㅋ 낮잠을 잤어요. 많이잤어요. 저는 오늘밤에 잠 다 잤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오늘 저녁은 불고기 해가지고 ㅋㅋㅋ 또 와인을 한 병 살포시 비웠지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무리 달려도 살 빠지지 않는 삶을 사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내일 아침부터는 이번달 여성주의 같이 읽는 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집중은 출근길에 잘 되어서요. 후훗. 달자 님 안나 카레니나 읽으시던데요! 저 그 책 되게 재미있게 읽었어요. 톨스토이 소설 속에서는 독자가 갑자기 개(dog)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책입니다. (생뚱) 안나 카레니나를 읽고 나면 ‘그거 불륜 소설이잖아!‘ 라는 말에 ‘그게 그게 아니라니까??‘ 막 이렇게 됩니다. 달자 님 화이팅요!!

달자 2024-07-09 00:46   좋아요 0 | URL
왜 독자가 갑자기 개가 되죠?? 톨스토이 책은 분명 학창시절에 몇 권 읽은 거 같은데 하나도 기억이 안나고요 솔직히, 자의로 읽는 책은 이 안나 카레니나가 처음이거든요. 너무 재미있어요. 한국문화원에서 1권을 빌렸었는데 다 읽고 반납 및 2,3권을 빌리러 가야하는데 오픈 시간이 도저히 ㅠㅠ 회사 스케줄이랑 맞지 않아서 못가다가 토요일에 가서 반납하고 나머지 2,3권 빌려왔지요 후후 즐거운 독서 이어가고 있답니다. 저는 출근길이 오히려 집중이 안되는데...아직 졸립고 잠이 덜 깬 느낌이랄까..

다락방 2024-07-09 16:09   좋아요 1 | URL
아 안나 카레니나 3권이었나, 사냥개 시점에서 잠깐 이야기가 펼쳐지거든요. 사냥하다가요. 그때 너무 몰입이 되어서, 아니 톨스토이 이 사람 뭐지, 왜 나를 심지어 개가 되어보게도 하는거지? 했었더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나 카레니나 세 권이나 돼서 시작하기 전에 좀 갈등하게 되기는 하지만 그런데 정말 재미있지요!! 그래서 고전은 고전인가 봅니다. 달자 님의 안나 카레니나 읽기를 응원합니다. 빠샤!!

망고 2024-07-07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니스가 문맹이어서 선악의 기준이 모호하게 되었다고는 저도 생각하진 않아요. 읽고 쓸 줄 알지만 유니스와 같이 살인을 하는 미친 친구도 있으니까. 하지만 상류층 가족을 살해하게 된 것은 분명 문맹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이 소설은 보여주려는 것 같았어요. 자신과 비슷한 계급에 속한 사람들이 문맹을 알아챘을 땐 도움도 요청하고 그랬지만 상류층이 눈치챘을 땐 살인까지 간다는 것에 주목하면요. 그러니까 콤플렉스 폭발의 지점인 문맹과 계급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이 소설은 극대화해서 보여주려던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아참 그리고 저도 유니스가 뭐 해먹고 집안 청소하고 일처리 깔끔하게 하는 묘사가 너무 속시원했답니다. 일을 너무 잘해ㅋㅋㅋㅋ

다락방 2024-07-07 22:03   좋아요 1 | URL
네, 망고 님 말씀대로 상류층과의 계급차이를 말하고자 했던 것 같고 거기에 힘쓴 것 같다는 생각은 하는데 사실 저에게 그건 좀 설득력이 약하게 느껴졌어요. 그보다는 유니스라는 개인이 그토록이나 치명적으로 숨기고 싶어했던 것을 다수가 알게 되었을때 유니스는 그 집에서의 생활을 그만둬야 했잖아요. 그토록이나 평안했던 생활인데 그걸 할 수 없게 된데 대한 궁지에 몰림이 저에게는 더 크게 다가오긴 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상류층이 눈치 채서 살인까지 갔다는 걸 보여주려는 게 작가의 의도였던 것 같긴 하지만, 실제 제가 체감한 건 ‘내 숨기고자 했던 평온한 삶이 더이상 유지 가능하지 않다‘는 데에서 오는 살인 쪽이 더 크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제가 최근에 마리아 미즈를 너무 인상깊게 읽어서 그런것도 있을 것 같은데 이 상류층의 ‘사람좋고자 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자꾸 생각해보게 됐고요. 나는 아랫사람에게 이렇게 잘해, 나는 아랫사람을 이렇게 챙겨, 나는 교양있는 상류층이지, 내가 너를 얼마나 생각하는데, 하는 자기 위치에서의 기준. 사실 계급 차이는 유니스의 살인에서 보다 저는 이들의 태도에서 더 느껴지긴 했거든요.

유니스가 일을 너무 잘해서 저는 요즘에 태어났다면 인스타그램으로 인플루언서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7-07 23:0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유니스의 평온한 삶, 딱 걸어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만큼의 그 작고 안정적인 삶이 깨진 것에서 느끼는 분노! 그리고 친절을 가장해서 자꾸 멋대로 타인의 삶에 간섭하려는 부잣집 사람들에 대한 분노도요ㅠㅠ 암튼 여러 생각을 하게한 소설이었어요😆

햇살과함께 2024-07-08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무스 너무 좋죠~ 저는 예전에 중동식당에서 후무스 처음 먹었을 때 웩~ 했는데
그 이후 회사 근처 팔라펠 가게가 생겨서 거기서 팔라펠과 후무스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자주 갔어요.
근데 그 가게 무슨 사정인지 금방 문 닫아서 아쉬움...
집에서도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몇 번 먹었는데 그 맛이 안나더라고요.
저도 오늘 출근길에 공부 들었는데 <우리 안의 인종주의> 읽고 싶네요. 밀린 책들이여 ㅠㅠ

다락방 2024-07-08 12:45   좋아요 2 | URL
후무스 맛있어요, 햇살과함께 님! 저는 중동에 가본 적은 없지만 후무스 먹고 있으면 뭔가 ‘이건 중동의 맛이야!‘ 하게 돼요. 왜일까요? ㅋㅋㅋㅋㅋ덕분에 주말 내내 야채 좀 먹었네요. 후훗.
우리 안의 인종주의 책은 얇더라고요. 아마 금세 읽지 않을까 싶습니다. 얇아서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까 잠깐 생각했는데 아마 밑줄 그을 부분이 많을 것 같아서 저는 사려고 합니다. 후훗. 아마 다음주 월요일 책탑에서 보게 될 것 같아요!! >.<

달자 2024-07-09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후무스에 질좋은 올리브유를 약간 무슨 참기름 뿌리듯이 아주 넉넉히 뿌려서 섞어서 먹어주면 더 맛있답니다....!! 안해보셨다면 담번에 추천추천!! 올리브유 이렇게 많이 뿌려도 되나? 싶을 때 까지 넉넉히 뿌리는게 포인트!!

다락방 2024-07-09 09:23   좋아요 0 | URL
네???? 후무스에 올리브유를 요??? 오오 생각해본 적 없는 조합인데 댓글 읽는 순간 뭔가 전구가 번쩍! 하는 것 같아요. 좋은 팁 감사합니다. 진짜 맛있을 것 같아요. 어우 너무 좋네. 빨리 집에 가서 해보고 싶어요!! >.<

단발머리 2024-07-09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안의 인종주의, 7월호 듣자마자 장바구니에 넣어두었어요. 저도 두께 확인했는데 ㅋㅋㅋㅋㅋㅋ 얇더라구요.
곧 읽어볼 참입니다.
저는 후무스도 잘 먹습니다. 올려주신 음식들이 다 제 스타일 ㅋㅋㅋㅋㅋㅋㅋ배고프네요.
잠봉뵈르에 후무스까지. 파김치에서 스콘까지. 게다가 프레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리아 미즈 신간도 나왔네요. 책소개 읽으러 갑니다. 참진실만 말씀하시는 미즈님 신간이라니.

다락방 2024-07-09 16:07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우리 안의 인종주의는 단발머리 님도 관심있어하실 책이라 생각했어요. 저는 이번에 똭 나온 신간인줄 알았는데 작년에 나왔더라고요. 단발머리 님은 진작 사두셨을 것 같은 책인데 여전히 장바구니군요!!

단발머리 님, 제가 안그래도 오늘 아침에 공쟝쟝 님이 잔인한 낙관에 대해 올린 페이퍼를 읽었는데요, 어렵...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리스트 정할 때, 그 책 넣기 전에 [인셀 테러] 넣으려고 고민햇었거든요. 인셀 테러 넣을까 잔인한 낙관 넣을까 엄청 고민하다가 잔인한 낙관 쪽이 좀 더 학술적 내용이겠다 싶어 넣긴 했는데 .. 올해 젠더와 민족주의 도 그렇고 도나 해러웨이도 넘나 어려웠었기 땜시롱... 인셀 테러로 바꿀까...하고 있었는데 마리아 미즈 신간을 보니까 우리가 속시원히 마리아 미즈를 읽는 쪽으로 가야하는거 아닌가, 했다가... 그런데 마리아 미즈를 한 해에 두 권...으로 너무 편파적으로 애정하는건 아닐까.... 하는 갈등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단발머리 2024-07-09 16:13   좋아요 0 | URL
진짜 진짜 <잔인한 낙관>은 좀.............. 미뤄두고 싶습니다. 아주 많이요~~ 저 3일간 서론만 ㅠㅜㅠㅠ
<인셀 테러>랑 <마을과 세계> 목차만 보고 왔거든요. 아, 두 권 다 읽어야할 책이긴 한데, 제 느낌상 느낌으로 인셀 테러는 혼자 읽어도 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ㅋㅋㅋㅋ읽을 수 있을 거 같고요.

왠지 마리아 리즈는 우리 알라딘 마을에서 같이 읽어야 할 거 같아요. 한 해에 두 권은 편애 맞지요. 갈등하지 마세요. 편애를 인정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편안~~~~~~~~

다락방 2024-07-09 16:16   좋아요 1 | URL
저도 인셀 테러 망설였던게 충분히 혼자 읽기 가능한 책이라는 점이었습니다(라지만 혼자 읽다 손놓고 있긴함 ㅋㅋ). 음.. 그러면 편애를.. .해볼까요, 어디? 저 편애하러 다녀올게요!! 슝 =3=3=3=3
 

이런 일을 벌이게 된 이유는 그녀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 세상을 사랑하는 만큼, 세상은 사랑에 빠진 사람을 사랑하지는 않는다. 멜린다는 자신의 사랑에 고무되어 사랑과 행복을 하사하려 했지만, 그 대상이 유니스 파치먼이었다는 사실은 비극이었다. - P170

그 일이 끝나자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커버데일 가족이라면 오후 한 시에 먹는 식사를 점심 식사라고 불렀을 테지만. 그들은 자신의 가정부가 대낮에 속을 든든하게 해 주는 뜨거운 음식을 얼마나 절실하게 먹고 싶어 했는지 절대로 알지 못했으리라. 유니스는 냉동실에서 커다란 스테이크 한 조각을 꺼내 기름에 구웠다(석쇠가 아니라 기름이었다). 깍지콩과 당근, 파스닙(배추 뿌리같이 생긴 채소)을 삶는 동안 감자도 튀겼다. 뒤이어 애플 커스터드 크림을 얹은 애플 푸딩에 비스킷과 치즈, 진한 홍차도 곁들였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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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다카세 준코 지음, 허하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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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위로하고 남편 말에 귀기울이며 이쓰미는 혼잣말 한다. 혹시 정말로 계속 목욕을 안 할 거야? 놀라웠다. 이 온화한 사람과 결혼하고 삼십대도 중반을 넘기면서 이제 인생에는 예기치 못한 일 따위 더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아이를 가지려는 것도 그만뒀고, 부부 둘이 그런대로 즐기면서 나이를 먹어가리라 생각했다. 나이를 먹는 상상 속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몹시 빨라서 마치 징검다리 같았다. 서른다섯 살인 지금, 쉰 살 무렵, 일흔 살 무렵, 그리고 죽음. -p.22



다른 사람과 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평생 다르게 살아온 사람이어서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데 타인에 대해서는 오죽할까. 나만해도 족발의 뼈까지 뜯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젠 뼈에 붙은 고기까지 먹는다. 몇해전까지만 해도 샐러드 좋아해서 뷔페에 가면 샐러드 먼저 먹고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생야채가 싫어져 샐러드를 잘 먹지 않는다. 야채를 좋아하는 건 변함없지만 익힌 야채쪽을 선호한다. 어린 시절 그리고 좀 더 젊은 시절의 나는 페미니즘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6년부터 페미니즘 책을 읽고 강의를 부지런히 따라 다녔으며 2018년 부터는 숫제 페미니즘 책 읽기를 같이 하고 있다.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깨달을 때면 어김없이 '내가 이럴 줄은 몰랐어!' 하게 된다.


그래서 어렵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살아간다는 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 따라와야 가능해지는 것이다. 상대의 수많은 장점도 그렇지만 단점을 알면서도 그 사람 옆에 있고 싶은거. 사랑하지 않는다면 단점 하나에도 돌아설 수 있고 손을 놓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사람 옆에 있고 싶은것, 그게 사랑이 아닐까.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차 허락할 수 없는 치명적인 조건 혹은 한계가 있다면, 그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내가 결혼하기로 결심한 남자는 결혼하기로 결심하기까지 알고 지낸 남자다. 이런 남자라는 걸 알기 때문에 함께할 미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예측가능하다. 이 남자와 나의 수입으로 우리는 경제적으로 어떨지 예측할 수 있고 이 남자와 나의 식성으로 우리의 식생활이 어떨지도 예측할 수 있다. 이 남자와 나의 성격으로 우리가 더불어 함께하는 삶이 어떨지 예측할 수 있다. 그건, 지금까지의 나와 지금까지의 당신을 알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니 지금의 내가 지금의 내가 아니게 되고 지금의 이 남자가 다른 남자가 된다면 그 때의 나는 어떻게 될까? 이를테면 나랑 감자탕을 맛있게 먹던 남자였는데 결혼후 몇 년이 지난 시점에서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한다면? 나와 함께 환경운동을 하던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일회용품에 중독되어 버린다면? 나와 함께 여성의당을 지지하다가 결혼 후에 이준석을 지지하게 된다면? 이런 변화들 속에서 어떤 것들은 비록 '그럴 줄 몰랐지만'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랑 감자탕에 소주 먹는 시간 너무 좋아했지만 채식주의자가 된다니, 그러면 어쩔 수 없지. 다른 음식을 차려두고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글쎄, 일회용품을 생각없이 사용한다면 그러지 말라고 말하겠지만, 그렇다고 이 새끼랑 못살겠다 하게 되진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준석을 지지한다면..... 그만 두자, 이런 쓸데없는 상상은. 그러니까 나라는 사람의 기준에서 남편(혹은 연인)의 어떤 변화들은 여전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일 수 있겟지만, 그러나 아무리 '당신이어도' 도저히 안되는 것도 있을 수 있다. 그것은 폭력일 수도 있고 포르노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냄새도 그렇다. 나는 냄새 진짜 참을 수가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언제나 그런것처럼,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된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더, 구체적인 대상을 넣고 생각해보았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에 누군가를 대입해놓고, 그 사람이 어느날 목욕을 거부하는 사람이 된다면,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그에게서 지독한 냄새가 난다면,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사랑할 수 있을까?


아니.

이건 뭐 고민하고 자시고 할 게 없었다.

아니, 아니다. 나는 사랑할 수 없다.


이래서 어렵다. 만약 이 남자가 애초에 목욕을 싫어하는 남자고 냄새나는 남자였다면, 이 남자를 사랑하는 단계까지 오지 않았을 거다. 애초에 나는 냄새 나는 사람 정말 싫어하니까. 연인들이 섹스하기 전에 손도 안씻고 덤벼들면 너무 짜증이 나서 손씻고 오라고 말을 해야 하는게 나다. 내가 특별히 남들보다 더 강박적이거나 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씻지 않은 손으로 나를 만지는 거 너무 끔찍하다. 너무 더럽다. 나는 요즘도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쓰곤 하는데, 그건 지하철 안에서 어떤 남자들로부터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나는 그 냄새들이 너무 힘들고 그래서 마스크를 쓴다. 더 강박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냄새에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기는 하다. 비온 후의 숲냄새를 좋아하고 값비싼 캔들의 향도 좋아한다. 요가센터의 인센스 스틱 향도 좋아하고 갓 내린 커피의 향도 좋아한다. 땀냄새보다 향수를 좋아하고 땀냄새보다 차라리 진한 향수를 뿌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사랑해서 내가 선택한 사람, 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고 함께 잠드는 사람이 어느 순간 목욕하기를 그만둔다?


와- 대환장...



책속 남편은 성실하게 직장생활 잘 하고 아내와도 사이가 좋았는데 어느날 목욕을 하지 않기로 결심을 한다. 어쩌면 얼마전에 회사 후배가 장난으로 물을 뿌린 뒤에 충격을 받고 그렇게된 건 아닐까, 어쩌면 우울증인걸까 추측해봐도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남편은 수돗물의 냄새를 견딜 수 없고 그래서 목욕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가끔 생수로 얼굴만 닦는다. 시간이 갈수록 그에게서 냄새가 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 아내는 남편이 회사에서는 괜찮은건지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는 괜찮은지 걱정된다. 게다가 냄새가 점점 더 심해져서 생수를 잔뜩 사와 머리라도 감으라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머리를 감으면서는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로부터 냄새가 가실 일이 없다. 그의 냄새는 더 진해지고 더 지독해진다. 그런 그가 참을 수 있어하는 물 좋아하는 물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다. 비가 오면 그걸로 자신의 몸을 흠뻑 적시고 들어와 마른 수건으로 닦는다. 아내는 혹여라도 남편에게 상처를 줄까봐 냄새가 지독하다는 말을 하지도 않고 제발 씻으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울면서 애원하거나 하지도 않고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편이랄까. 씻지 않는 남편도 짜증났지만 나는 이 아내는 뭐 이렇게 착해가지고 이런 남편을 받아들이려는걸까 수십번 생각했다. 어쩌면 그래서 그녀에게는 남편이 있고 나에게는 남편이 없는걸까? 그런데 책 속에서 이런 구절을 보게 된다.



용서하고 싶어서 괴롭다. 유약한 남편을 용서하고 싶다. 미쳐가는 남편을 용서하고 싶다. 하지만 나를 혼자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p.133



수돗물에서 냄새가 나 목욕할 수 없다는 남편을 이해한다. 나는 종이컵에서 냄새 나서 종이컵의 음료는 마실 수 없다는 사람을 만나보기도 했다. 나의 경우 햇반을 전자렌지에 돌리고난 후에 나는 그 특유의 냄새를 너무 싫어해서 햇반을 가급적 먹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무심히 넘기지만 나는 도저히 넘겨버릴 수 없는 냄새가 누구나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남편은 그 수돗물의 냄새를 싫어하기 때문에 자신이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사람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내는 처음에 같이 목욕을 안해보기도 하면서 어쨌든 남편과 계속 함께하는 삶을 택했고. 남편은 회사에서 영업직이었는데 당연히 남편의 냄새는 회사에서도 문제가 된다. 대중교통 안에서는 남편 주변에 사람이 없다. 그런 남편이 어느날 아내의 친정 근처에 강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거기에 가 강가에 몸을 담그면서 기뻐한다. 그래, 남편과 함께 사는 삶이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도시가 아니라면 가능해진다. 도시가 아니라면 한적한 시골에서, 다른 사람들을 마주치지 않으면서 매일 강물에 몸을 담그면서, 어쩐지 고독하지만 자유로우면서 둘이 함께하는 삶이 가능해질것이다. 아내는 남편과 함께할 방법을 찾고 자신의 현재 상황에서 중요한 것들을 바꿔나간다. 



나는 목욕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하기 싫다. 목욕을 거부하는 사람과 특히나 함께 살아가는 건 싫다.

책에서도 아주 오래전의 인간에겐 목욕이란 게 없었을 것이라고, 이렇게 가끔 강물에나 몸을 담갔을 거라고 얘기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그 오래전의 삶을 굳이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 삶을 선택한 사람을 '그래 그 땐 그랬겠지' 하면서 받아들일 생각도 없다. 무엇보다 나는 '나를 혼자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의 감정이 절실하지 않다. 사실 그런 감정이 별로 없고, 그게 왜 어떤 사람들에겐 이렇게나 절실한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감정, '나를 혼자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감정이 상대의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게 만들것이다. 그런 감정이 결국은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삶을 유지하게 해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보다는, 이렇게 냄새를 풍기다니 나는 혼자인 편을 택하겠어! 쪽인 것이다. 인생이여..



나는 백화점에 들어섰을 때 백화점 특유의 1층 향수 냄새 화장품 냄새를 좋아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방문할 때면 그 냄새를 한껏 들이키며 '나는 세속적이야, 백화점 1층 냄새 너무 좋아!' 한다. 백화점 쇼핑하다가 나눠주는 캔들이나 향수 시향지는 받아서 향을 맡곤한다. 좋으면 그 매장에 찾아가 이거 뭐에요? 묻고 사들고 들어올 때도 여러번이다. 일전에 추운 겨울 나에게 자켓을 벗어주었던 남자에게 그 자켓을 돌려주었을 때, 그가 집에 가는 길에 '내 자켓에서 니 향수냄새가 난다'고 말했던 순간 같은 것을 나는 좋아한다. 이런 나는 그래서 어떤 인간 본연의 체취가 싫다. 향수를 뿌리지 않거나 화장품을 잘 바르지 않는 사람에게서는 간혹 은은한 그 사람 고유의 체취가 난다. 싫어서 도망갈 정도는 아니지만 '아 체취난다..' 속으로 생각한다. 아무리 술에 떡이 되어 들어가도 샤워를 하고 자는 이유는 하루만 안씻어도 몸의 구석구석에서 지독한 냄새들이 풍기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냄새역시 나에게는 상상 가능한 지점이기 때문에 그래서 씻지 않는다는 행위에 대해 이미 지독한 냄새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영화에서 갑자기 부츠 벗고 섹스하는 씬이 나온다거나, 하루종일 일하고 그대로 만났는데 상대의 다리 위에 앉아버린다든가 하는 씬이 나오면 증맬루 너무나 괴롭다. 아직 씻지 않았는데 겨드랑이와 똥꼬에서 얼마나 냄새가 날까 ㅠㅠ 이런 것 때문에 나는 너무나 괴롭다. 그런데,


지독한 외로움, 지독한 혼자 되기 싫음, 어쩌면 지독한 사랑, 어쩌면 지독한 받아들임은, 씻지 않은 채로 한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는 남자와 같이 밥을 먹고 한 침대에서 잠들게 한다. 어쩌면 책 속 아내에게 냄새는 그렇게까지 예민한 지점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남자랑 함께 사는 방법을 찾아보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책 속 아내에게는 인류애가 더 크게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만 돌아서버리는 건,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틀린 사람 취급하는 건 인간에게 권장되는 건 아니니까.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사는 세상에서 나와 다른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이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닌가.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을 지지하지만, 그러면서 이게 뭐야, 아니 목욕하지 않는 사람은 못받아들여 하는 이 나는 뭐란 말인가... 바람직한 인간, 피씨한 사람은 나같은 사람은 아닐 것이다. 아, 그렇지만 


안돼, 나는 안되겠다 정말 안되겠어.

갑자기 변해버린 게 목욕이라면, 아, 나는 안되겠어. 어떻게든 함께할 방법을 찾느니 나는 혼자를 선택하겠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책은 냄새 얘기에 집중하지 않는다. 냄새에 집중한 건 이 책을 읽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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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7-05 1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잉? 엄청 빨리 읽었네요?!
저 남편 그래서 대체 왜 안 씻게 된 건지 나오기는 나오나요? 전 이 책 소개 보면서 아내는 참는다고 쳐도, 회사 사람들은 뭔 죄냐... 싶더라고요. -_-;;

찌찌뽕! 저도 햇반 특유의 냄새 안 좋아해요! 그리고 감자탕... 일회용품... 그래 그래 하다가 ˝이준석 지지자˝에서 빵터졌습니다. 이준석 지지자는 절대 못 만날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다락방 님 요즘도 전철에서 마스크 쓰는군요? 마스크 써도 냄새는 다 들어오잖아요... 전 (사랑하는 사람 제외하고) 사람 체취도 그닥이지만 향수 냄새 진한 것도 별로 안 좋아해서 향수 진하게 뿌린 사람이 근처에 있으면 자리 옮기기도 해요..;특히 약간 너무 과하게 달콤한 향 맡으면..... 꾸엑..... 하지만 다락방 님 만날 땐 향수를 좀 뿌리고 가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05 10:51   좋아요 4 | URL
남편은 수돗물에서 냄새가 나서 씻기 싫다고 해요. 그 냄새를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사람인 것입니다.
당연히 회사 사람들에게도 민폐라 회사 상사가 남편의 엄마에게 -.- 전화를 하기도 합니다.

요즘도 마스크를 계속 쓰지는 않고요, 가지고 다니다가 윽, 냄새가... 싶으면 마스크를 씁니다. 마스크를 쓰면 그래도 좀 나아지거든요. 휴.. 특히 요즘은 남자들 땀내가 ㅠㅠ 참 신기하지요? 모두에게 여름이고 모두에게 땀나는데 왜 유독 남자들에게선 지독한 냄새가 날까요 ㅠㅠ

잠자냥 님 향수 안뿌리고 오셔도 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거 아세요? 사람이 다른 사람 좋아하는 것은 냄새 영향도 있대요. 내가 맡는다고 인지하지 못함에도 서로의 체취가 맞기 때문에 서로를 받아들이는 거래요. 저는 잠자냥 님이 향수 안뿌려도 매우 좋을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4-07-05 10:53   좋아요 2 | URL
아 이 책 되게 얇아서 후딱 읽어요 ㅎㅎ

잠자냥 2024-07-05 10:53   좋아요 4 | URL
아니 이놈아! 수돗물 냄새가 니놈 냄새보다 낫겠다!!!! 소리 지르고 싶어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어머나 마지막 단락 심쿵..........

건수하 2024-07-05 11:58   좋아요 3 | URL
저는 진한 향수 냄새도 힘든데… 코가 아프더라고요. 그런데 아침마다 향수 뿌리는 사람이 있어서 아침엔 그 근처에 안갑니다.. 그 사람은 1층 말고 백화점 2층 (보통 명품관) 냄새를 좋아하더라고요.

아내가 만성 비염 환자면 읽는 사람이 좀 돌 괴로웠을까요?;;; 작가가 이 소설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가 잘 상상이 안 되네요…

다락방 2024-07-05 12:32   좋아요 3 | URL
제가 냄새에 좀 집착하는 사람이라 냄새에 대해 쓰긴 했지만 책에서 작가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을 보여줌으로써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생각도 있었다고 보여지고요 도시와 시골 생활의 차이도 보여주면서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사는 건 도시의 삶이어서가 아닌가 라는 것도 계속 얘기해줍니다. 실제로 목욕하지 않고 살아가는 남편이 도시에서는 지독한 냄새를 풍겼지만 시골로 옮기고 매일 강에 들어가면서 그 냄새가 약해지긴 하거든요. 이 책이 좋은 책이라서 추천을 하겠느냐 라고 하면 딱히 그럴것 같진 않은데요, 읽는 사람에 따라 저보다 더 많은 걸 가져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합니다.

건수하 2024-07-05 13:38   좋아요 2 | URL
음음 그런 얘길 할 수 있겠군요. 소재가 좀 자극적이기도 하고 또 어쩌면 환경에 대해 자각하는 사람이 많은 요즘 어필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저는 안 읽겠지만…

독서괭 2024-07-05 13:52   좋아요 3 | URL
저도 언젠가 다락방님 만날 날이 오면 향수 뿌리고 가야겠다고 생각 ㅋㅋㅋ

건수하 2024-07-05 14:03   좋아요 3 | URL
전 제 코가 괴로워서 향수 뿌리는 거 안 좋아하는데 다락방님 만나러 가려면… 감수해야겠군요… 후… (만나준다고 하신 적도 없는데 미리 걱정)

다락방 2024-07-05 14:30   좋아요 5 | URL
여러분 향수 안 뿌려도 돼요 제가 만난 여자들중 향수 뿌린 여자들보다 안뿌린 여자들이 훨씬 많았는데요(뿌린 여자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전혀 싫지 않았습니다. 일단 남자분들이 아니라면 향수 안뿌리셔도 정말 괜찮습니다. 걱정하지들 마셔요!!!

(특히 남자가 향수 뿌리는 걸 좋아함)

잠자냥 2024-07-05 15:11   좋아요 4 | URL
다사모 모임에 참석 건수하 ˝방 안 가득 채운 온갖 향수 냄새... 차마 못 들어가고 발길 돌려˝ 고통 호소

단발머리 2024-07-05 1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생리할 때 몸에서 나는 냄새가 싫어서.... 고등학교 때 돈도 없는데 좋은 향수 아닌 독한 향수 사가지고 그 기간에만 뿌리고 그랬죠ㅋㅋㅋㅋ 독한 냄새로 이 냄새를 덮으리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백화점 1층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이고요. 향수 세일하면 꼭 들여다 봅니다. 저번에 구입할 때는 직원이 30% 세일이라 면세점 보다 싸다고 했는데 진짜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은 패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05 12:39   좋아요 4 | URL
저는 생리할 때 냄새가 너무 싫어서 그 때만 향수 쓴다는 여자사람들을 그전에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아마 많은 여성들이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학생 때는 생리할 때 유독 냄새가 난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아니면 그게 저한테 크게 거슬리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네요. 성인이 되고부터는 무조건 매일 향수를 뿌리는 사람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생리중에도 향수 뿌리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가 향수 뿌리는 거에 비해서 제 몸에서 딱히 향수 냄새가 나는 것 같진 않더라고요? 진한 향수를 뿌려야(샤넬 라인) 그나마 좀 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저는 샤넬 넘버파이브를 참 좋아하는데요, 제 친구중 하나는 향수는 다 좋은데 샤넬 넘버파이브는 싫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진해서. 전 진한 향수 좋아하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님도 백화점 1층 냄새를 좋아하시는군요? ㅋㅋㅋ 전 항상 이런 제가 너무 자본주의에 찌들은 게 아닌가 가끔 반성하긴 하는데, 그래도 백화점 1층 냄새를 좋아합니다. 흑흑 ㅠㅠ 단발머리 님도 좋아하신다니 너무 좋아요!!


아, 그리고 완전히 다른 얘긴데요,
일전에 제가 정희진 선생님이 ‘오바마와 애국의 계보학 저자가 사귀엇었다‘는 얘기를 하면서 이 얘기를 어디 가면 내가 읽을 수 있나 궁금하다 한 적 있잖아요. 혹시 기억하실까요? 그거 미국에서 전기작가가 쓴 오바마 전기에 나온대요! 그런데 아직 국내에는 번역되지 않은 것 같고요. 전 그거 번역되면 읽어보고 싶어요. 으흐흐흐흐

단발머리 2024-07-05 12:45   좋아요 2 | URL
샤넬 넘버 5는.... 저는 좀 진하더라구요. 그러나 구입은 1번 해보았죠. 그 날이었죠.
내가 샤넬을 뿌리고 간 날, 다락방님이 내게 향수가 뭐냐고 물어보았고, 나는 샤넬 넘버 5라고 답했죠.
삼겹살집의 막강 고기 냄새를 뛰어넘는 샤넬 넘버 파이브ㅋㅋㅋㅋㅋㅋㅋㅋ


락방님, ‘오바마 전기‘라고 검색하니, 2017년에 그런 책이 나왔네요. 기사 보세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려는 정치적 야망에 청혼까지 했던 백인 연인과 헤어지고 미셸 여사와 결혼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마틴 루서 킹 목사 전기로 퓰리처상을 받은 역사학자 데이비드 개로가 쓴 오바마 전기 ‘떠오르는 별‘(Rising Star)을 소개했다.

개로는 대통령을 목표로 오바마가 수십 년간 어떤 계산을 하며 살았는지 파헤쳤다. 그는 이 책에서 오바마가 미셸을 만나기 전 사랑했던 한 백인 여성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WP가 소개한 책 내용을 보면 오바마의 옛 여자친구는 네덜란드계와 일본계 후손으로 한반도 전문가인 실라 미요시 야거 미국 오벌린대 교수다.

기사 링크요~~ https://www.wikitree.co.kr/articles/300581

단발머리 2024-07-05 12:47   좋아요 2 | URL
아직도......... 번역 안 되었네요.

다락방 2024-07-05 14:25   좋아요 2 | URL
아 단발머리 님, 제가 그 이야기가 하도 궁금해서 오바마랑 실라 미요시 야거 이름 넣고 검색했었거든요. 그랬더니 링크 주신 그 기사가 나오더라고요. 덕분에 알게 됐어요. 아 오바마 전기에 나온 내용이구나. 그래서 데이비드 개로가 썼다는 오바마 전기를 또 검색했더니 아직 번역이 안됐더라고요. 저는 왜 이런 이야기가 이렇게 궁금할까요? 하하하하하. 얼른 사놓은 애국의 계보학이나 읽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맞아요, 샤넬넘버파이브는 단발머리 님의 향수입니다. 제가 그날 삼겹살 집에서 여쭤봤었죠. 아, 이거 뭐더라, 뭐더라, 이거 내가 아는건데, 하다가 물었는데 그게 똭!! 제가 그 뒤로 샤넬넘버파이브를 또 샀습니다. 샤넬은 넘버파이브도 좋아하고 샹스도 좋아해요. 저는 그렇게 진한 향기도 좋습니다. 으하하하하.

독서괭 2024-07-05 13: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마지막 줄이 반전인데요? 냄새 얘기가 아니었어요? ㅋㅋㅋ 다락방님이 어쩌다 이 소설을 읽게 되신 걸까 궁금했는데 .리뷰는 온통 냄새 얘기 ㅋㅋㅋ
어쩐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생각나는데.. 딱히 큰 계기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육식을 극단적으로 거부하는 설정이요. 흠..
아무튼 이 책은 읽고 싶지 않군요 ㅋㅋ

잠자냥 2024-07-05 14:03   좋아요 3 | URL
다사모 달자 님이 읽어보시라고 해서...

다락방 2024-07-05 14:29   좋아요 2 | URL
냄새는 자기만 괜찮다면 사실 타인을 위해 신경써야 되는 부분이잖아요. 그렇다면 목욕을 안하고 다른 사람들도 잘 만나지 않고 혼자서 살아간다면.. 그건 딱히 나쁘다고 볼 수 없지 않나 싶고요. 되게 이상하고 치료해야 할 것 같고-책 속에서도 병원은 가봤냐고 시어머니가 묻습니다- 그렇지만, 그런데 그게 그렇게 나쁜건가? 그런 식으로 묻고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채식주의자에서는 그 뭐더라, 무슨 충격적인 장면을 보지 않았었나요? 키우는 닭들 앞에서 닭을 잡아 먹는 장면이었던가, 개를 잡아 먹는 장면이었던가, 뭔가 하여간 되게 잔인한 장면을 보고 그랫던 것 같은데요. 아.. 이건 채식주의자 가 아니라 한강의 다른 소설이었던 것 같네요.

제가 이 책을 읽은 건 달자 님의 이 글 때문이었습니다.

https://blog.aladin.co.kr/pourkkahier/15663356

독서괭 2024-07-05 15:23   좋아요 2 | URL
달자님 추천이었군요!

다락방님, 채식주의자에 그거 나오는 거 맞아요. 마을 사람들이 개를 때려잡아서 먹는 장면이었을 거예요. 근데 어릴 때 본 그 장면 때문에 갑자기 채식주의를 시작하게 된 건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거든요. 특별히 꼬집을 이유가 없어서 더 묘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당.
혼자서 살아간다면야 안 씻어도.. 되겠지만.. 혼자 안 사는데.. 부인 있는데?? ㅠㅠ 아무튼 서울은 안 됩니다. 지하철, 버스, 어쩔 거예요. 아오..

다락방 2024-07-07 13:26   좋아요 2 | URL
특히나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의 냄새는...저는 그런 사람과 같은 칸에 있다면 다른 칸으로 옮기거나 내릴겁니다. ㅠ 저 사람이 상처받겠지, 하면서 그걸 참아낼 사람이 저는 아닙니다. ㅠㅠ

자목련 2024-07-05 17: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와 댓글과 별개로, 다락방 님 <우리가 본 것>도 분량 적은데..
근데 같이 밥 먹고 한 침대에서 계속 잔다고요? 대단한 아내...

다락방 2024-07-07 13:26   좋아요 1 | URL
네네, 우리가 본 것도 곧 읽을 예정입니다. 어휴 읽을 책 왜이렇게 많지요? 좋으면서 싫고 싫으면서 좋으네요. ㅎㅎ

망고 2024-07-05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남편은 혼자 자연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락방 2024-07-07 13:24   좋아요 2 | URL
망고 님, 남편은 혼자 지낼 생각도 있지만 아내가 그와 함께 있길 원합니다. 남편은 아내가 직장을 포기하고 시골로 내려오는걸 원한게 아니었는데, 아내는 그렇게 합니다. 이것을 찐사랑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아내가 혼자 있는 걸 견디지 못하는 사람인 것 같았어요. 저 남편은 혼자 지내는 쪽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그런 남자를 아내는 선택했습니다. 혼자이기보다는 냄새나는 남자랑 같이 하는 쪽을...

달자 2024-07-05 2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떨결에 다락방님께 지독한ㅋㅋㅋㅋㅋㅋ독서를 안겨드린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07 13:25   좋아요 2 | URL
오 아닙니다! 책은 번갈아 시골에서의 유년 생활 보여주며 더 많은 걸 말하려고 했다고 보여져요. 제가 냄새에 꽂혀버린 거지요. 달자 님은 이 책 어떻게 읽으셨어요? 달자 님의 감상도 들려주세요!!

달자 2024-07-07 17:01   좋아요 1 | URL
제 감상은 요기에 ! https://blog.aladin.co.kr/pourkkahier/15670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