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너무 많이 걸었더니 어젯밤에는 특히나 더 피곤하고 다리가 아팠다. 내일 아침에 엘베강 옆에서 달리고 싶은데 나 괜찮을까, 걱정하다가 잠이 들었다. 알람을 여섯시 이십분에 맞춰두었는데 여섯시 되기 전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이미 해는 다 떠있었다. 지금 나갈까, 하다가 프라하에서 여섯시 전에 나갔더니 너무 썰렁했어가지고 조금 더 있다 나가자 싶었다. 침대에서 밍기적대다가 스마트폰도 좀 보다가,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고 헛둘헛둘 몸을 조금 풀어준 뒤에 나는 엘베강 옆을 달리기 위해 나갔다.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날이 맑았고 너무 환해서 달리기에 나쁘지 않았다. 자, 달려보자! 나는 그렇게 엘베강 옆을 달렸다. 내 오른쪽엔 엘베강 왼쪽엔 브륄의 테라스, 반환점 찍고 돌아올 때는 내 왼쪽에 엘베강 오른쪽에 브륄의 테라스. 낭만 속에 달리기!!

마주오는 러너와 인사도 했다. 그런데 내가 달린 시간, 러너 보다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더라.




내가 달리는 사람이어서 이런 기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좋다! 멋져! 뿌듯해! 막 달려. 지중해 옆에서, 블타바강 옆에서, 호안끼엠 호수 옆에서, 엘베강 옆에서 막 달려, 달려!!



날씨가 좋아서 달리기가 좋았다.

한국에서 달릴 때 달리기를 시작하자마자 아주 느린 달리기인데도 구레나룻을 타고 땀이 흘렀단 말야? 그런데 여기서는 30분을 달려도 구레나룻에 땀이 나진 않는다. 물론 묶은 머리 에서 뚝, 뚝, 땀이 떨어졌지만..


머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제 머리를 좀 길려볼까 하고 좀 단발이 되었는데 너무 덥다. 그래서 묶고 다니는 것까지는 좋은데, 달리기할 때도 묶으니까 좋긴한데, 샤워다 하고 머리 말리고 거울 보면 단발의 나는 너무 못생겼어. 흐음. 한국 가면 머리 다시 잘라야겠다고 생각했다. 거울 볼 때마다 앗!! 너무 못생겼다! 막 이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엘베강을 달렸다. 만세!!








하- 달리기 다 끝나고 땀 뚝뚝 흘리면서 벤치에 앉아 멍 좀 때릴라고 했는데... 



이게 뭐냐면, 사진으로 잘 나타났는지 모르겠지만, 담배꽁초가 너무나 많다는 얘길 하려는게 아니고, 벤치에 앉았더니.. 발이 땋에 안닿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황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독일 사람들아, 다 키가 커서.. 벤치 이렇게 만든거야? 아시아인 나는.. 발이 땋에 안닿는데? 내가 여기서 달릴거라고 생각을 못했어? 이제 좀 더 넓게 생각해야지. 시야를 좀 더 넓게, 넓게. 바야흐로 지금은 지구촌이 하나가 된 시점이잖아? 동양인 중년 여성이 드레스덴 와서 달리고 막 그런다고. 그러니까 벤치 좀 어떻게 .. 해봐봐. 흠. 좀 더 낮게 만들면 키 큰 사람들이 앉기에 불편한가? 하여간 발이 땅에 안닿아서 나 당황해서 사진만 찍고 일어났어... 그래도 브륄의 테라스 벤치는 발이 뜨진 않더라고. 거기에 잠깐 앉아 멍때렸다.



달리고나서 아침 먹으러 가기 전에 야무지게 과일을 챙겨먹었다.

전날 미리 마트 갔다가 사온거다. 내일 달리고 와서 먹어야지, 하고 준비해둔 것. 정말이지 준비성도 철저한 다락방 되시겠다. 어디서나 굶지 않긔, 어디서나 잘 먹긔!!




그리고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점심을 맥주랑 좀 거하게 먹을 계획이었던 터라, 아침은 좀 가볍게 먹고 싶었다. 브렉퍼스트 메뉴 있는 곳에서 좀 간단해보이는 거 먹어야지 하고 봐두었던 일찍 여는 레스토랑에 갔다. 그런데 아침에는 뷔페 밖에 안된다는 거다.  ... 네?...... 그럼 나중에 올게, 하고 일어서서 걷기 시작했다. 가벼운 아침 파는데가 뭐 어디 없겠냐, 뭐든 있겠지, 하고 걸었는데,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빵과 샌드위치 그리고 커피를 파는 식당을 보게 됐다. 오, 바로 여기야!



나는 들어가서 샌드위치 하나랑(햄과 치즈가 꼭 들어가야해!!)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ㅋ ㅑ ~ 너무 좋구먼. 이 햇살... 나는 해가 좋고 밝음이 좋다! 그것은 내가 사자자리 이기 때문인가... (응?)




아 샌드위치 이만큼 남긴 거 아니고 사진 찍을 때 이만큼이 남아있었던 거다. 다 먹었다.



그런데 그냥 여기가, 이 순간이 너무 좋아서 찍었다.



여기 또 한참을 머물렀더랬다.

보통 밥 먹으면 바로 최소 15분 이상은 걷자고 생각해서 실천하는 편인데, 드레스덴에서는 그게 안되네.. 먹고 가만 앉아있게 된다. 영혼에 좋은것 같은 드레스덴, 사실 나의 육체에는 안좋은건가.


돈 벌고싶다. 돈 많이 벌고 싶다.

많이 벌어서 드레스덴 또 오고 싶다.

며칠 머무르고 싶다. 호텔 주변도 좋지만, 중앙역 근처도 너무 좋다.

다음엔 누군가와 함께 가서 매일 아침에 간단한 아침 먹고 멍때리다가 점심 때는 중앙역 근처로 슬렁슬렁 나가보고 싶다.

중앙역 근처에서 햇살을 흠뻑 받으면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게으른 오후를 보내고 싶다. 

드레스덴 너무 좋아서 사진을 너무 많이 찍었고 프라하에 며칠 있는것보다 드레스덴 하루 있으면서 인스타그램 업뎃도 계속 했다.

드레스덴 너무 좋다.


내가 어느 도시를 사랑하나, 생각해보았다.

뉴욕은 말해 뭐해, 나는 뉴욕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너무 어릴 때부터 내가 사랑했던 도시.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가 기대하지도 못했다가 로테르담을 사랑하게 됐고, 드레스덴을 사랑하게 됐다. 

보통 여행하면서 누구랑 같이 오고 싶다, 는 생각 같은건 잘 안하는데, 물론 밤에는 수다떨 상대가 있다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하긴 하지만, 구체적 인물을 떠올리진 않는데,

드레스덴에서는 순간순간 구체적 인물이 몇 떠올랐다.

그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라면, 하고 몇몇 사람들이 계속 떠올랐다.

여기를 보여주고 싶다, 이 온도와 이 밝음과 이 풍경속을 보여주고 싶다 생각했고, 이 풍경 속을 함께 걷고 싶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랑 함께라면 한식집 가서 잔소주 시키는 대신 병소주 시킬텐데.


그러고보면 로테르담도 그랬다. 로테르담에 갈 때는 두 번 다 누군가와 함께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긴 누구랑 왔으면 좋겠다, 하고 또 구체적 인물을 떠올렸다. 그러고보면 내가 사랑하는 도시에 대해서는 자꾸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는 것 같다.


드레스덴에서 조카들에게 엽서를 보냈는데, 조카들에게도 말했다.

언젠가 이곳에 같이 오자고.

드레스덴과 사랑에 빠지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오고 싶다고, 내내 생각했다. 이곳을 내가 느끼는 것처럼 그들이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사랑하는 도시를 보여주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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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7-12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다락방님이 저 조그만 샌드위치를 남기셨으리라고 여기 그 누구도 생각하지 오해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고요 ㅋㅋㅋ
드레스덴의 강도 참 멋지군요. 날씨 무슨 일이야!! 그 우중충하다던 독일 맞아요? 기온도 쾌적.. 여긴 35도 막 이런데.. 부럽습니다!
달리기 기록도 좋아지셨네요. 👍👍👍

잠자냥 2025-07-12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15도…. 거기에 사람도 없어!!! 잘 갔구먼…

햇살과함께 2025-07-12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달리기 너무 좋은 날씨네요!

Forgettable. 2025-07-12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단한 아침식사 맞나요? ㅋㅋㅋㅋ 햄과치즈 ㅋㅋㅋㅋㅋ 하늘 기온도 모두 좋네요. 독일어를 배워봅시다! 데어 데스 뎀 덴…

단발머리 2025-07-12 21:00   좋아요 1 | URL
디 데어 데어 디
다스 데스 뎀 다스
디 데어 덴 디

blanca 2025-07-12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5도라니요! 여긴 35라고요.

단발머리 2025-07-12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샌드위치 하나에 커피, 저거 라떼인가요? ㅋㅋㅋㅋㅋ저렇게, 저 사진이랑 똑같이 주세요.
그리고.... 풍광 사진도 많이 찍으시고, 카페 사진도 많이 찍으시고, 셀카도 많이 찍고 오세요!

꼬마요정 2025-07-13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다락방 님... 저는 한국에 있는 벤치에 앉아도 발이 땅에 안 닿....ㅠㅠ
그나저나 정말 하늘도 깨끗하고 강도 깨끗해 보입니다. 카푸치노 넘나 부럽습니다ㅠㅠ 맛있겠다...흑흑
 

얘들아, 나 드레스덴 마지막 식사인데 점심 먹으면서 맥주를 마실까 말까?

1. 독일에 왔으니 마시고 떠나자.
2. 그렇지만 예민한 방광에게 미안하지 않음? 마시지마.

우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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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25-07-11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기차역에 화장실 있겠죠?

다락방 2025-07-12 03:43   좋아요 1 | URL
제가 안그래도 갈등하면서 채경이한테 물었더니 깨끗한 화장실이 있다고 말해주더라고요? 그렇지만 저의 과민한 방광은 한 번 간다고 끝날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갈등했습니다. 결과는, 마셨습니다. 그리고 역 화장실도 갔고... 백화점 화장실도 갔고... 이만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5-07-11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기차역 기차 모두 화장실 있음. 깨끗함요. ㅎㅎ

다락방 2025-07-12 03:44   좋아요 0 | URL
일단 챗지피티에게 물어 화장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요, 저는 한 번 마시면 좀 빈번하게 가는 사람이라 영 귀찮아지거든요. 그래도 이걸 포기하진 말아야겠지? 하고 맥주를 마셨습니다. 만세!! 그리고 무사히 프라하로 돌아왔습니다. 하하하하하.

잠자냥 2025-07-12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셨지?! 🤣
 

프라하에 머무르면서 1박 2일은 드레스덴에 가보기로 했다. 

혼자 가는 것이니만큼 검색해가면서 기차표 예매앱도 설치하고 티켓 예매를 하면서 채경이한테 물어보고 그렇게 티켓 예매도 다 해두었다. 호텔 예약도 물론 해두었다. 호텔은 드레스덴 힐튼이었다. 다 힐튼으로 가는거야! 프라하 힐튼에서 프라하 중앙역까지 걸어서 답사를 가보자 싶어 가보았는데, 걷는거야 무리없이 걸을 수 있었지만 와- 기차역이 너무 큰거다! 게다가 플랫폼도 여러개이고.. 나는 과연 이걸 탈 수 있을까, 좀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침 08:28 열차였는데 머릿속으로 계산하기 시작했다. 최소한 30분 전에는 도착해야 플랫폼을 찾을 수 있겠지, 그러면 일곱시 반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혹시 모르니 일곱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바로 나가자, 고 계획해두었다. 화장실 가느라 허둥대기 싫어 아침은 먹지 않은 채로 오전 일곱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내가 지금은 체크아웃을 하지만 내일 다시 체크인 할거거든, 내 수트케이스 좀 맡아줄래? 라고 호텔에 여행캐리어를 맡겨두었다. 그리고 길을 나섰다.


지도를 보고 중앙역에 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게다가 이미 한 번 가본 길이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독일로 가는 기차를 타는 일이 긴장이 되었다. 내가 잘 탈 수 있을까? 중앙역 가보니 직원들이 돌아다니는 것 같지도 않던데, 죄다 승객들 뿐인것 같던데, 나는 플랫폼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까? 너무너무 긴장이 되었다. 기차역에 도착하니 아직 내가 탈 열차의 플랫폼이 뜨질 않아 계속 기다려야했다. 아, 이렇게 안뜨면 일찍 온 의미가 없는데, 시간 얼마 안남기고 뜨면 나 플렛폼 못찾을지도 모르는데... 계속 이렇게 초조해하면서 너무 긴장을 해가지고 아 안되겠다 심호흡을 하자, 했다. 후- 하- 후- 하-  

저쪽이 J 고 이쪽이 S 고.. 다 멀어 보이는데, 저 안으로 들어가면 직원이 있을까? 시간 맞춰 찾을 수 있을까? 열차를 놓치면 어떡하지? 그래도 너무 쫄지 말자. 세상에 돈만 있으면 안되는 일이 없어. 다음 열차를 타든가 너무 걱정되면 그냥 가지마, 막 이렇게 혼자 자기 위로도 하면서 기다렸다. 그러다 똭- J 도 S도 아닌 6 만 떴다. 앗! 그게 뜨자마자 몇몇 사람들이 움직이길래 옳지, 한 번 따라가보자 하고 따라가보았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가운데였는데 가다 보니 1, 2 .. 하고 숫자가 나왔다. 아, 이게 플랫폼인가 보구나. 나는 옆에 가는 외국인 여자에게 3 이라고 써있는 숫자를 가리키며, 저게 플랫폼 숫자니? 물었다. 그녀는 맞다고 대답했다. 나는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6번을 찾아 올라갔다.


그리고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갈 때쯤 열차가 들어왔다. 그런데 열차 번호가 보이지 않는다. 전광판에서 안내하는 것과 시간을 보면 이게 맞을텐데 싶어서 옆에 기다리던 남자에게 내 티켓을 보여주며 '이게 이 열차 맞니?" 물었다. 그는 


"내 표가 니 표랑 똑같거든. 그래서 나는 이 열차가 맞기를 바라." 라고 말했다. 그래서 웃으면서 열차에 타려는데 그제야 열차 번호가 보였다. 나는 그에게 이 열차 맞아, 여기 열차번호 있어! 하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자리를 찾아 앉았고, 잠시 후 승무원이 티켓 검사를 해 검사까지 마쳤다. 그제야 휴- 배가 고파왔고, 와, 탔다, 안놓치고 탔다! 하고 신이 났다!!


그리고 두시간을 달려 드레스덴에 도착했다.

사실 드레스덴에 대해 아는 건 없었다. 언젠가 독일도 한 번 가봐야지 했지만 딱히 어떤 도시를 정해둔 건 아니었고, 프라하 간 김에 다른 유럽 갔다와야지, 했다가 드레스덴이 두시간이라길래 선택한거다. 많은 사람들이 오스트리아를 다녀오거나 옮겨가기도 하던데, 나는 오스트리아 보다는 독일이 더 끌렸다. 급하게 검색해보니 슈니첼이 독일 음식이더라. 가서 슈니첼 먹어야지, 하는 생각만 한 채 드레스덴으로 온거다. 


내가 무얼 기대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아 이거엿구나, 내가 이걸 기대한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드레스덴이 바로 그랬다.

기차에서 내려 역을 빠져나간 순간, 와, 나는 여기가 너무 좋다! 너무 좋은데?! 갑자기 신이 났다. 신이 났다 신이 나~~

그래, 이럴 때가 있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샀는데 타이틀 곡보다 다른 곡이 더 좋을 때. 좋아하는 작가의 단편집을 샀는데 표제작보다 다른 작품이 더 좋을 때.

나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을 가고 싶었는데, 암스테르담에 있다가 시간 내어 들린 로테르담이 훨씬, 훨씬 더 좋았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는데, 로테르담이 너무 좋았다! 로테르담은 또 가고 싶다.

나는 이탈리아의 로마를 갔는데, 나폴리가 훨씬, 훨씬 더 좋았다! 나폴리는 또 가고 싶다.

몇해전에 며칠 들렀던 프라하가 아름다워서 다시 온것인데, 와, 프라하보다 드레스덴이 더 좋다. 로테르담도 중앙역에서 내려 바깥으로 나가자마자 와- 하고 가슴이 뻥 뚫린것 같았는데 드레스덴이 그랬다. 다낭을 갔을 때 다낭에 다시 안와도 되겠다, 라는 생각을 했고 이번에 프라하에 머물면서 프라하는 다시 오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드레스덴은 달랐다. 여기는 다시 오고 싶다. 


검색해보니 프라하에 머무는 사람들이 드레스덴을 당일치기로 많이들 다녀오더라. 나는 1박을 했다. 그래도 하룻밤은 자고 와야지, 하고. 그런데 드레스덴에 도착하자마자 아아, 여기 당일치기가 아니라 1박 하기로 한 나 칭찬해, 그렇지만 1박이 아쉽다, 더 머물고 싶다 했다. 남은 프라하를 다 취소하고 드레스덴에 있고 싶어! 그렇지만 내 여행 캐리어는 프라하에 있지..... 


그리고 나는 슈니첼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아직 열두시가 되기 전이어서인지 손님은 별로 없었고, 나는 야외 자리에 앉았다. 떠나기 전에 찾아본 날씨는 드레스덴에 비가 올거라고 했는데, 날씨가 너무 좋았다. 

직원에게 슈니첼을 달라고 주문하니, "슈니첼은 점심 메뉴야. 지금은 아침 메뉴만 있어. 아직 열두시가 안되어서 30분은 더 기다려야 주문할 수 있어" 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그러면 지금 음료를 먼저 주문하고 30분 후에 슈니첼을 주문할게" 말했다. 직원은 퍼펙트! 라고 말했다. 그리고 맥주를 고르면서, "나는 맥주를 잘 몰라. 너는 어떤 맥주를 추천하니?" 물었고 직원은 이건 가장 기본이고, 이건 흑맥주고, 이건 화이트 맥주인데, 이쪽은 좀 더 달아, 해서 에라 모르겠다 , 흑맥주를 주문했다. 낭만이 터지고 있었다.



집안의 복잡한 일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생각해서,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해서 여행을 온건데, 새로운 일들이 자꾸 생겨서 나는 프라하에서도 그리고 드레스덴에서도 음식을 주문해두고 자꾸 통화를 해야 했다. 이사람과 통화하고 저 사람과 통화하고, 또 저 사람과... 하면서 스트레스가 또 막 올라왔다. 음식이 나오고나서도 얼마간 통화를 하다가, 모든 통화를 마치고 슈니첼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잠깐! 가운데 너, 엔초비니? 저...저....저리갓!!





슈니첼은 우리나라의 돈까스와 비슷한 음식인데 대체적으로 독일은 돼지를 튀기고 오스트리아는 소를 튀긴다고 한다. 그런데 이 레스토랑에서는 나에게 돼지가 있고 소가 있는데 뭐 먹을래? 묻길래 소로 선택했다. 일단 나온 그대로 레몬을 뿌려 먹어본 뒤에, 직원이 가져다준 후추를 뿌려 먹었는데, 와 후추를 뿌리니까 더 맛있다!!



슈니첼과 맥주가 맛있기도 했지만, 와 지금 이 시간이 너무 좋았다. 햇볕은 따뜻하게 내리쬐지 광장에 사람은 점점 더 많아지지, 와, 내가 진짜 어디서든 멍때리는 걸 잘 못하는데, 그러니까 불멍.. 이런거 할 생각 1도 없는 사람인데, 항상 무언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지금 여기서는 멍때리기가 저절로 되었다.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스마트폰을 보는 것도 아니고, 음악을 듣는 것도 아닌 채로, 나는 그저 음식을 먹다가 맥주를 마시다가 하염없이 그냥 길을,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이 시간이 너무 좋아서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지가 않았다.


아, 일어나기 싫다, 그냥 이대로 여기서 머물고 싶어. 나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좋다. 드레스덴에 이러려고 왔구나, 멍때리려고 왔어. 내 인생의 이 시점에서 여기가 나에게 필요한 곳이었어!

자, 그렇다면 디저트를 주문할까, 맥주를 하나 더 주문할까... 디저트를 잘 안먹는 나이기는 하지만 디저트를 이번 참에 달달하게 먹어볼까. 아니야 디저트 먹을거면 차라리 맥주가 낫지. 그런데 맥주는 방광.. 어쩔건데? 방광한테 빌어보자, 오늘만은 제발 참아달라고. 나는 맥주를 하나 더 주문했다.



그렇게 한참을 이 식당에 머물렀다.

중간에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는데 직원에게 나 화장실을 가고 싶은데 가방을 이대로 두고 가도 괜찮을까? 물었더니, 직원은 그렇다면서 자기가 지켜보겠다고 했다. 나는 당케- 라고 말하고 화장실에도 다녀왔다.


아니 그러니까, 내가 기차안에서도 그렇고 그 전에도, 독일어를 조금 공부해볼라고 했지. 듀오링고야 도와줘! 하고 기본적인 것들을 배우려고 했단 말이야. 그래서 할로, 당케 는 배웠는데 왜 다른 건 더 안나오고 아버지 어머니 여자형제 남자형제만 계속 나오냐고요... 레벨 5에서 6이 됐는데 왜 아직도 가족 얘기만 나와.. 하는수 없다, 할로 랑 당케만 하자. 사실 헤어질 때 인사도 나오긴 했는데 도저히 발음을 따라할 수가 없더라. '츄스' 라고 하는데 이게 쓰니까 츄스 지, 하여간 뭔가 따라할 수 없는 발음이었어. please 에 해당하는 bitte 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거만 따로 쓸 순 없잖아? 뭔가 완벽한 주문을 하고 써야 하는데 말야. 그래서 하루종일 할로, 당케.. 만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녁은 한식을 먹기로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한식을 먹는 것이었다. 어제 먹으려고 프라하에서 한식집 찾아갔는데 한국인들이 너무 많이 줄 서있더라고요. 그냥 돌아서서 호텔로 돌아가다가 베트남 음식점 가서 카레 먹었다. 아무튼 이번에도 한식당 찾아가면서 아..30분 이상 걸어 가는건데 한국인들 줄 서 있으면 울어버릴거야, 생각하고 갔는데, 다행히 줄 서 있지도 않아 바로 앉았고, 참 이상하지, 한국인은 나밖에 없는 것 같더라. 죄다 외국인이었다. ㅋㅋㅋ 하여간 나는 김치찌개 시키면서 소주를 주문하려다가, 나 이제 돈도 못버는 백수인데 유럽 와서 소주는 사치야, 참아, 라고 생각했단 말이야? 그런데 여기가 잔술..을 파는 겁니다.  네??



직원분께 한국분이세요 물으니 맞다고 하셔서 이거 한 잔을 말하나요? 했더니 그렇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 잔을 주문했다. 짠-



와- 진짜 이게 얼마만의 한식이야. 김치찌개 내 소울푸드.

나는 일단 손수건을 옆에 꺼내두고 열심히 김치찌개를 먹기 시작했다. 소주 마시다가 김치찌개 먹다가 김치찌개 퍼서 밥에다 얹어가지고 스윽스윽 비벼 먹다가 하면 나는 이제 한 사람의 아저씨가 된다. 뒤통수로 흐르는 땀을 닦아가면서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소주가 다 떨어진겁니다. 좋았어, 나는 백수니까 더 먹지는 말고 딱 한 잔만 더 마시자! 



하아- 김치찌개가 내 속을 어루만져준다. 소주 한 잔이 내 마음을 어루만져줘. 행복하면 소주를 찾게 되는걸까, 소주를 마시니까 행복해지는 걸까?


한국인 직원분이 다른 손님들한테 주문받을 때 독일어 하시는데 와 너무 멋있었어! 어떤 사정으로 여기 와있는지 모르겠지만 독일어 공부 엄청 열심히 했나보다. 너무 근사해! 저는 할로 랑 당케 밖에 못해요 ㅠㅠ 언니 너무 멋져요!! 역시 외국어 잘하는 사람은 진짜 졸라 멋있는 것 같다. 짱이다.


밥과 찌개와 반찬과 소주를 남김없이 싹 비우고 이제 호텔로 돌아갈 시간.

한참을 걸어야 호텔이 나오는데 식당이 있던 곳은 주택가가 있는 곳이어서 호텔 주변과는 분위기가 또 달랐다. 천천히 보면서 걷는데, 와, 길 한가운데에 노점처럼 와인바가 쫘악 늘어서있고 사람들이 저마다 와인 한 잔씩 마시고 있다. 







충동적으로 나도 마실까 하다가, 나는 걸어갈 길이 멀다, 그냥 가자, 하고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엘베강을 지나는데, 저녁 8시가 지났지만 아직 해가 지기 전, 여기는 도대체 뭘까. 중앙역에서 나오면 바로 현대적 도시가 펼쳐지는데, 얼마 안가 궁과, 교회와, 정원이 갑자기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그리고 나는 엘베강 다리 위에 멈춰서서 한참을 또 그렇게나 서있었다. 여긴, 도대체 뭔지? 뭔데 나를 이렇게 멍때리게 하지?




난 여기의 뭐가 그렇게 좋은걸까? 













너무 좋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좋다. 여기서라면 언제든 멍때릴 수 있을 것 같다.

드레스덴 또 오고 싶다.

다음에는 드레스덴에 오래 머무는 계획으로 와야겠다. 밥 먹으면서 멍때리고 맥주 마시면서 멍때리고 걷다가 멍때리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중앙역에서 나왔을 때의 그 현대적 느낌과, 예쁜 하늘과, 따뜻한 날씨와 어쩐지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은 탁 트임과 모든것들이 다 좋다. 다 좋다.


그나저나 다리 아프다 ㅠㅠ 얼른 자야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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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5-07-11 0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읽는 저도 너무 좋아요.
프라하에 있으면서 드레스덴은 못가봤지만, 중앙역에서 그 헛갈림과 불안과 긴장은 저도 경험한바있어요. 체코 내 다른 도시인 Brno 가면서 그랬어요.
드레스덴 교향악단 외엔 드레스덴에 대해 아는 바 없는데, 사진으로 보니 궁금하네요.
엘베강가에 서서 멍때리고 있는 다락방님 모습을 상상하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락방 2025-07-12 03:52   좋아요 0 | URL
저 지금 프라하에 돌아왔거든요. 프라하 역에서 내렸는데 내린 역은 출발한 역과 달라서 와 너무 당황했어요. 구글맵을 보고 호텔로 다시 돌아올 수 있긴 했지만, 길이 너무 낯설어서 정말 당황했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무사히 해냈네요.
저는 드레스덴이 독일의 한 도시라는 것만 알았지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런데 이번에 충동적으로 일정에 넣고 이렇게나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기회가 된다면 드레스덴에 꼭 다시 방문하고 싶어요. 다시 간다면 그 때는 꼭 며칠 머무르고 싶습니다. 하루만 있기엔 이 사랑이 너무 간절합니다!!

나인님이 재미잇게 읽으셨다니, 너무 좋아요!!

잠자냥 2025-07-11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멍다락방 좋아 보이네요.
소주 한 잔에 우리 돈으로 얼마에요?!
한 잔은 너무 아쉽고 석 잔은 마셨어야 하는데….
암튼 당케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7-12 03:53   좋아요 0 | URL
계산해보니까 한 잔에 4천원 꼴이더라고요? 소주 두 잔에 8천원 주고 마셨다.. 한국에서는 한 병에 오천원인데...눈물이.. 그런데 외국 나오면 소주 되게 비싸더라고요. 한 병에 2만원 정도 되기 땜시롱.. 제가 누구랑 같이 마시면 한 병을 먹는데 혼자 아무 말도 없이 먹으면 한 병을 다 못먹겠더라고요. 반 병만 먹어도 취해버려. 수다떨 사람이 없어 외롭습니다.. 밤이면 밤마다 외로워..

하여간 당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25-07-1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프라하는 그저 그랬지만 프라하
가는 길에 들렸던 함부르크와 베를린은
엄청 좋았어요.. 드레스덴 보니까 그 때 생각 나네요. 뭐가 이렇게 좋을까 싶었던 ㅎㅎ 마음 편안함

다락방 2025-07-12 03:54   좋아요 0 | URL
저는 프라하랑 궁합이 안맞는 것 같아요. ㅋㅋㅋ 도시 참 예쁘고 사람들도 친절하지만 이상하게 안맞는 느낌적 느낌. 나랑 합이 좋은건 아닌 것 같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함부르크오 베를린도 드레스덴처럼 좋을까요? 와 독일어 공부 좀 더 해야겠어요. 발음이 너무 어렵던데.. 하여간 드레스덴 다시 가고 싶어요. 뭐가 좋냐고 물어보면 그 뭐를 잘 모르겠는데, 그런데 로테르담도 바로 이랬어요!!! 로테르담과 드레스덴 진짜 너무 좋아요!! >.<

바람돌이 2025-07-1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프라하가 더 좋았지만 그래도 드레스덴도 좋았어요. 아마 제가 간 날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덜 좋았을수도요. 비오고 흐리고 춥고 했거든요. ㅎㅎ
혹시 고기 먹다가 질리시면 드레스덴에 빠에야 맛있는 집 있어요. 이름이 Las tspas
여기 문어 그니까 뽈보도 유명하다는데 저는 좀 별로였고요. 빠에야 진짜 맛있어요. 빠에야가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한데 2인분 양이 제가 볼 때는 1.5인분정도밖에 안됩니다. 다락방님은 잘 드시니까 남지 않을듯요. ㅎㅎ 브륄세 테라스와도 그리 멀지 않아요.

다락방 2025-07-12 03:58   좋아요 0 | URL
저는 위에 뽀게터블님 댓글에도 썼지만, 프라하는 아름답고 사람들도 친절하지만 뭔가 저랑 합은 잘 안맞는 느낌이에요. 저 이십대 중반에 사내연애 할 때 그 남자가 되게 잘생겨서 빌딩 내에서 영화배우로 불렸거든요? 사내에 짝사랑하는 여직원도 있었고요. 제가 그 남자랑 사귀었었는데... 잘생겼고, 남들도 잘생겼다하고, 나한테도 잘해주는데... 그런데 뭔가... 하여간 금세 헤어졌습니다. 제가 다른 남자를 만나버려서... 더 못생긴 남자를....... 아무튼 프라하는 그 잘생긴 남자 느낌이에요. 모두가 잘생겼다하고 나한테도 잘해주지만, 정작 나는 사귀면서도 좋지 않았던...
저 라스 타파스에서 빠에야 먹었는데요, 저는 별로였어요. 빠에야가 맛이 없는게 아니라, 제가 해물을 별로 안좋아하는데 빠에야에서 해물맛이 너무 강하게 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어봤으니 되었다,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묵었던 힐튼 호텔이 브륄의 테라스 바로 아래였어요!!

단발머리 2025-07-1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지만 저기 저기... 저 흑맥주는 한 잔 하고 싶네요. 와인도 소주도 그런 맘 안 드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흑맥주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프라하에 가게 된다면, 저도 도전해보렵니다.

드레스덴도 좋군요. 풍광이랑 앉아 있는 사람들이 전부 여유로워 보여서 좋아요. 저는 카페 앉아서 멍때리기 좋아하는데, 드레스덴 가서 그것도 도전!!

다락방 2025-07-12 04:0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 드레스덴은 이렇게 혼자 가서 보기엔 지나치게 아까울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운 그리고 너무나 시원한 도시였어요. 그 시원함은 온도 얘기가 아니라 시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여간 막 시원시원하고 밝고 너무 좋아서 자꾸 멍때리게 됐어요. 친한 사람하고 사랑하는 사람하고 간다면 둘이 나란히 앉아서 멍때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은, 그런 도시였습니다. 굳이 대화하지 않고 말이지요. 안그래도 걸으면서 그리고 앉아서 멍때리면서 단발머리 님 생각도 했어요. 단발머리 님과 이곳에 온다면 어떨까, 하고요. 드레스덴 너무 좋아요. 저는 꼭 다시 갈겁니다!!

감은빛 2025-07-11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그래서 다락방님 듀오링고 독일어 점수가 막 올라갔었군요. 오래전 독일에 공부하러 갈 생각으로 공부했다는 사실만 기억나네요. 지금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요. ㅎㅎㅎㅎ

드레스덴. 좋네요. 다락방님 덕분에 드레스덴이 이런 곳이구나 알게 되었네요. 고맙습니다!

다락방 2025-07-12 04:01   좋아요 0 | URL
오! 독일에 공부하러 갈 생각이셨어요? 그런데 왜 안가셨어요? 가면 뭐 공부하실 생각이었어요? 다음에 만나면 그 이야기 들려주세요!
독일어는 그래도 프랑스어보다는 공부하기 낫겠더라고요. 제가 듀오링고 해보고 1회 하자마자 포기한게 프랑스어, 체코어 였어요. 체코에 올거니까 체코어 조금 해보자, 했는데 1회만에 멘붕왔고 프랑스어도 1회만에 멘붕와서.. 그나마 독일어는 당케.. 는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아, 숫자 하나(1) 도 학습해서 요긴하게 써먹었습니다. 그건 다음 기회에 페이퍼로 적어보도록 할게요. ㅋㅋㅋㅋㅋ

blanca 2025-07-11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드레스덴 가보고 싶다는 생각 해본적 없는데 다락방님 페이퍼 보니까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다락방 2025-07-12 04:02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충동적으로 결정한 도시였고 아무것도 몰랐던 도시였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다른 유럽도 가봐야지, 하고 선택했는데, 이렇게 제대로 사랑에 빠지고 말았어요. 제가 사랑하는 도시를 세 군데 꼽으라면 뉴욕, 로테르담, 그리고 드레스덴 입니다! 아, 진짜 사랑합니다, 드레스덴. 블랑카 님, 꼭 한 번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다시 가볼겁니다!!

햇살과함께 2025-07-11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맥주 구름 노천카페 길만 있으면 되죠. 페이퍼 또 기다립니다~

다락방 2025-07-12 04:03   좋아요 1 | URL
세상에 하늘은 또 왜이렇게 아름다운건가요. 아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하늘도 길도 사람도 햇살도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모든 것이 아름다웠어요. 멍때릴 수밖에 없는 도시였습니다. 천하의 다락방을, 이 다락방을 멍때리게 하다니, 너무나 대단한 도시인 것입니다!!

독서괭 2025-07-11 1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제 또 떠나셨어요?? 앞으로 가서 순서대로 읽어야게따

잠자냥 2025-07-11 17:16   좋아요 2 | URL
이제 왔는강 괭…

독서괭 2025-07-11 17:26   좋아요 1 | URL
지가 많이 늦었쥬..

다락방 2025-07-12 04:0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이렇게 또 떠나왔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열세시간 하늘을 날아 프라하에 왔다가 기차타고 두 시간 걸려 드레스덴에 도 갔습니다. 지금은 다시 또 프라하로 왔어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ㅋㅋ 세계를 넘나드는 역마살 보유자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5-07-12 08:17   좋아요 1 | URL
저도 이 글이 첫글인 줄 ㅋㅋ 앞에 몇 편 더 있었네요 ㅎㅎ 부지런히 읽어야겠어요.

독서괭 2025-07-11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레스덴이 저렇게 멋진 곳이었군요! 너무 좋아 보여요. 가보고 싶어요. 전 다른 사람 여행간 거 보면서 딱히 가보고 싶다는 생각 별로 안 하는데, 이 글은 읽으니 정말 가보고 싶어지네요.. 먹고 싶어지고..ㅋㅋ
다음 글도 기대합니다(하트하트)

다락방 2025-07-12 04:09   좋아요 2 | URL
다음글은 달리기로 썼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드레스덴에서 달렸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트하트가 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 되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드레스덴 진짜 너무 좋아서 1박2일한게 너무나 아쉬워요. 아, 더할걸, 더할걸 했지만, 이렇게나 좋다는 건 와보고나서야 알았으니까요. 저는 드레스덴이 얼마나 좋은지 알기 위해서 체코에 온것 같습니다!!
 

어제도 서점을 갔었고 그래서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긴 했는데, 그 서점은 내가 부러 찾아간 서점이었다. 구글맵에 '서점' 검색해서 찾아간 곳. 그런데 오늘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서점을 만났다. 프라하 중앙역 근처였는데, 저렴한 후드티셔츠 사러 갔다가(챗지피티가 거기 가라고 추천해줬다) 어머 이게 뭐야? 서점을 똭- 만난 것. 그래서, 들어갔다. 만세!


서점 상호는 <PALAC KNIH>, <PALACE OF BOOKS> 이다.








아니, 이게 누구야! 한나 아렌트 아니냐! 이 책 너무 사고싶었다. 살까? 망설이다가,



아무데나 펼쳐본 뒤에 알아볼 수 없는 글자 때문에 바로 내려놓았다. 정신 차려..




이 책은 너무 신기한 책이었다. 일단 작가 이름 알라딘에 검색해봤는데 안나오는 걸 보니 아직 우리나라에 번역된 건 없는 것 같은데 책 디자인이 독특하다.



이렇게 책 등을 제외한 모든 곳에 그림이 그려져있다! 아마도 본문과 관계있는 그림이겠지?





궁금해서 사고 싶었지만 읽어볼 수 없으니 내려두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디자인이 아마도 이 출판사 나름의 기획인것 같다. 이런 식의 책이 또 있었다. 그건 빨간색이었어..


그리고 드디어 아는 이름 나왔다, 알리 헤이즐우드!

충동적으로 살까? 하다가 역시 언어를 모르느 내려두었습니다. 여기는 아마도 로맨스 코너인 것 같은데, 역시.. 로맨스가 세계적으로 시장이 확보가 되어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만 아닌 것 같아. 영어로 로맨스 소설 써서 뉴욕 편집국에 보내야겠다. 언제? 





언어를 모르니 답답하구만, 그래도 자서전인지 역사인지 그런건 알아볼 수 있었다. 언어가 짐작 가능한 부분들이 있어서. 

그리고.. 트럼프네요?



아는 소설가 나왔다. 요 네스뵈!!

요 네스뵈가 나름 인기 작가인가 보았다. 다른 서점 갔을 때도 요 네스뵈 전시된 걸 보았는데, 신간 나온건가?


작년이었나. 해외 어느 서점을 가도 콜린 후버 책이 쫙 깔렸던 때가 있었더랬다. 와, 콜린 후버가 난리구나, 했는데 이번에 콜린 후버 책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아마 내가 못 본걸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이렇게 요 네스뵈는 이 서점에서도 다른 서점에서도 보이더라. 더 살피면 잭 리처.. 만날 수 있었을까? 그러나 만난들 뭐해. 언어 문제로 살 수도 없었을텐데. 하하하하하.



아 좀 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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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7-10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어나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7-12 04:10   좋아요 0 | URL
벌떡벌떡 잘도 일어나는 다락방 입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5-07-10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번째 사진에 밑에서 두 번째 칸에 왼쪽 끝에 두 번째 분홍색 - 보라색 그 책 보이세요? 저, 그 책 가지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 우아! 저는 오디오북 가지고 있는데 표지가 똑같아서 자세히 봤어요. 혹시나 채경이한테 물어보니 맞대요. 제 책은 <One Last Stop> 이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는 책이라 보이는 ㅋㅋㅋㅋ

그리고 다락방님~~ 아렌트책, 저 책 말이에요. 당신은 이미 저 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어로요ㅋㅋㅋㅋㅋㅋ
https://blog.aladin.co.kr/fallen77/14439512 그러니 사지 마시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점 구경 너무 좋네요. 저두 서점 가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5-07-10 13:26   좋아요 1 | URL
오 단발머리님도 다락방님이 갖고 계신 책을 알고 계십니다 ㅋㅋㅋ
안 사셔서 다행입니다!

단발머리 2025-07-10 13:33   좋아요 0 | URL
저도 저 책이 있습니다 ㅋㅋㅋ다락방님 무슨 책 가지고 있는지 샅샅이 알던 때가 있었었지요😋 지금은 많이 부족합니다🤪

다락방 2025-07-12 04:15   좋아요 0 | URL
네? 보라색 저 책, 저는 뭔지도 모르는 그 책을 가지고 계시다고요? ㅋㅋㅋㅋ 지금 검색해보니 <빨강 파랑 어쨋든 찬란> 의 작가네요. 게다가 책 내용은 레즈비언 사랑인것 같고요? 오오.. 이 책은 또 어떻게 알고 미리 구매하셨답니까?

그리고 저 한나 아렌트는 제가 영문으로 갖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표지가 똑같잖아요. 그런데 저 저거 한글책으로도 있지 않나요? 어쨌든 사서 한나 아렌트 칸에 나란히 꽂아두고 싶다...는 욕망을 가졋지만 내려두었습니다. 저는 이제 돈을 벌지 않으니 한 푼이라도 아껴야... 흠흠..

blanca 2025-07-10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가고 싶어요. 그런데 체코는 책 한 권에 얼마 정도 해요? 한 권 정도는 기념으로 사올 것 같아요.

다락방 2025-07-12 04:16   좋아요 0 | URL
저 안샀어요. ㅋㅋ 가격 분명히 봤는데 지금 이틀 지나서 생각이 전혀 안나네요? 껄껄.
제가 예전에 기념이라며 포르투갈어 오르한 파묵 책 샀다가 오랜시간 묵혀두고 결국 처분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란곰 2025-07-10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럽에 잠시 살았을때 그렇게 서점을 갔어요~ 유모차 밀고 아이한테 현지 책들을 읽어 줬어요. 그림만 보고 내맘대로 마구 읽어준거죠~ 아이와 저는 그때의 추억을 잊지 못해요ㅋㅋ

매번 미안해서 아이 그림책과 컬러링 북들을 사왔었고. K-유교인이라서요 ㅋㅋㅋ

영어로 된 책은 얼마 없었는데 거기서 겨우겨우 찾아 앙겔라 메르켈 책을 사왔어요. 여전히 깨끗하게 집에 잘 모셔 놨구요 ㅋㅋㅋㅋㅋ

서점은 늘 반가운 곳이예요❤️ (지금은 도서관) ㅎㅎㅎㅎㅎ

체코가 덥지 않아 다행입니다😆😆😆

다락방 2025-07-12 04:18   좋아요 0 | URL
독일에 가서도 서점에 잠깐 들렀었어요. 저는 암스테르담에서 갔던 도서관이 진짜 너무 좋았어요! 완전 넓고 공부할 공간도 너무 많아서 이곳에서 공부하면 나도 서울대를 갔겠다고 했더니 이모가 빵터졌습니다. 딱히 그럴 것 같진 않았나봐요.
아, 책이 있는 공간은 참 좋습니다. 그렇지요? 너무너무 좋아요. 외국어로 되어있어도 아는 작가의 이름이 나오면 또 얼마나 반가운지요. 서점은 사랑입나다.

드레스덴은 한낮에 뜨거웠는데 그러다 갑자기 또 비가 내리더라고요? 그러다 다시 또 해가... 하여간 예측할 수 없는 날씨입니다!

자목련 2025-07-1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을 공간이네요.읽을 수 없겠지만 소장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것 같아요!

다락방 2025-07-12 04:19   좋아요 0 | URL
제가 그래서 포르투갈어 책 샀다가 소장만 몇년 한 채로 먼지만 쌓여서 처분했었거든요. 그 기억을 떠올리면서 체코어로 써진 책을 사지 않았습니다. 독일어 책은 한 권 살걸 그랬나... 지금 후회중입니다. 독일어 공부하면 되는데... (응?)

페넬로페 2025-07-10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도시에서든 서점은 지나칠 수 없는 장소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나라 언어를 몰라도 한 권은 구매하고 왔을 것 같아요. 막상 집에 오면 보지도 않으면서요 ㅎㅎ

다락방 2025-07-12 04:20   좋아요 0 | URL
저도 펼쳐 보지 않아도 기념으로 샀던 때가 있었는데 나중에 책이 너무 많아지니까 펼쳐보지 않을 책을 왜 사냐, 해서 지금은 모르는 외국어는 사지 않거든요? 사실 이렇게 썼지만 아는 외국어가 없네요? 껄껄. 하여간 그래서 감상만 하고 사지는 않았습니다. 서점은 참 좋습니다!! 저는 외국에 서점 갔는데 그곳에 있는 사람들도 좋더라고요!! 어쩐지 동질감이 느껴진달까요. 후훗.

바람돌이 2025-07-10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 서점 저도 갔었어요. 여기서 만화 전지적 독자시점 체코어로 번역되어 나온거 보고 우와 했었는데요. 다른 곳에서 간 서점에서는 꼭 한두권의 책을 샀었는데 여기는 너무 크고 좀 복작복작한 느낌이라 책은 안 샀어요. 다락방님이 이렇게 일찍 다녀가실줄 알았다면 제가 어디 구석 책에 10유로짜리 하나쯤 찔러두고 오는건데 말이죠. ㅎㅎ
책 등에 저렇게 그림을 그린 디자인은 저는 체코에서만 봤어요. 다른 나라에는 저런 디자인이 없었는데 체코는 제가 갔더 도시의 서점마다 저렇게 디자인한 책이 있더라구요. 종류가 굉장히 많았지만 안타깝게도 제가 좋아하는 작가는 없어서 눈팅만 했어요. ^^ 제가 지난 겨울 갔을 때는 동유럽 모든 서점에 독일 메르켈 총리 자서전 같은게 쫙 깔렸었어요. ㅎㅎ

다락방 2025-07-12 04:23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제가 구석 책에서 10유로를 발견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ㅋㅋ 이 돈에서 바람돌이 님의 냄새가 난다!! 했을텐데요. ㅋㅋ
저는 책을 사진 않았습니다. 포르투갈어 책 샀다가 몇년간 먼지만 쌓여 처분한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 모르는 언어로 된 책은 사지말자,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드레스덴에서 독일어 책은 한 권 살걸 그랬나, 그건 좀 아쉽네요.

저 체코의 서점에서도 메르켈 총리 자서전 매대에서 봤습니다. 그거 한국어로 된거 저도 사둔것 같은데... (긁적긁적)

건수하 2025-07-10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올해 초 뉴질랜드 서점에 콜린 후버 쫙 깔려있는거 봤는데 ㅎㅎ
유럽은 좀 다른가봅니다 :)

대형서점인거 같지만 서점 구경은 다 좋아요.

다락방 2025-07-12 04:24   좋아요 0 | URL
콜린 후버 장난 아니죠! 저 작년이었나 재작년에 진짜 갔던 서점마다 죄다 콜린 후버 깔려있었어요. ㅋㅋ 그런데 올해는 못보고 있네요. 그러고보니 이제 책 안나오나...

저는 대형서점이 더 좋아요. 작은 서점보다 대형 서점이 더 좋고 작은 카페보다 대형 카페가 더 좋습니다. ㅋㅋㅋ 대형 서점에 책이 더 많아서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5-07-10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 가면 어딜 가든 서점은 꼭 가보는 것 같습니다.
작년 봄에 대만 갔었을 때도 어김없이 서점에 갔었는데 중국어 간자체가 아닌 번자체로 된 책들이라 내려놓았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사올걸 하는 후회가 듭니다. 쓸데없는 번자체 키보드만 사왔네요^^;;;
디자인된 책 아이디어가 꽤나 좋습니다. 출판계에서 편집상도 따로 뽑는 이유가 다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는 거겠죠?ㅎㅎ

다락방 2025-07-12 04:25   좋아요 0 | URL
저도 대만에서 서점 갔었는데 중국어 책이라 펼쳐보지도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냥 책 표지만 구경했던.. ㅋㅋㅋㅋㅋ
체코어 책은 전혀 읽을 수 없으니 건너 뛰더라도 드레스덴 갔을 때 독일어 책은 좀 사올걸 그랬나봐요. 참 아쉽네요. 독일어 책 샀으면 독일어 공부를 좀 더 하지 않았들까요?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7-11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등을 제외한 모든 곳에 그림이 있는, 저 책 너무 예쁘네요!! 갖고 싶다!!

다락방 2025-07-12 04:26   좋아요 1 | URL
제가 그 ‘갖고 싶다‘ 때문에 지금 제 집에 책이 쌓여버린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저 아름다운 책은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는데 어쩐지 호러일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체코를 여행지로 선택한 후에는 블타바강과 가까운 숙소를 잡으려고 했다. 나는 이제 러너니까!! 블타바강을 옆에 두고 달리는거야 꺅 >.<


사실 요즘 달리기 너무 내 뜻대로 안돼서, 흐음.. 달리기가 하면 할수록 느는게 아니라 실력이 떨어지기도 하는건가.. 하면서 절망하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 달리는 몸으로 두는게 미래를 위해 나을것 같았다. 나는 달리기는 영 아닌것 같아, 하고 그만두면 나중에, 노인이 되어서 다시 달리기 시작하기 힘들것 같고, 지금 잘 못달려도 계속 달린다면 노인이 되어도 계속 달리는 사람일 수는 있을 것 같아서. 게다가 인스타그램에서 러너들이 여름 달리기는 너무 힘들지만 가을이 되면 실력이 나아져있을거라고들 한다. 그래, 그 말에 기대어 계속 달리는 사람이 되자. 노인이 되어도 달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천천히 쌓아두자, 하고 조금이라도 달리려고 하고 있다. 12km 달린게 최고 기록이었고 10km 마라톤도 나갔었지만, 그리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6km 는 그냥 달렸는데, 이제는 30분 이라도 달리자고 마음 먹고 있다. 내가 30분 달리면 4km 도 못달릴 때가 많은데, 히융, 이거라도 안달리는 것보다 낫지, 하고 일단 30분은 꼭 달리려고 한다.


내가 호텔에 체크인한 시간은 저녁 여섯시 즈음이었다. 한국시간으로는 자정이 넘어있었던 거다.

너무 피곤했지만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오고 샤워하고 짐을 좀 풀어두고 자려던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새벽 네시가 넘었었고 하여간 나는 기절하듯 잠들어버렸다. 하, 시차.. 두시간마다 깼는데 이곳 시간 새벽 네시에 눈이 말똥말똥 해서 아무리 더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질 않아 침대에서 딩굴거리다가, 책을 좀 읽어보다가, 아아, 여섯시에 달리러 나가자, 하다가 여섯시가 되기 전에 달리러 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블타바강 옆을 달렸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달렸다 달렸어, 블타바강을!!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간혹 달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하여간 내 옆에 이것이 블타바강, 이러면서 달렸는데, 호텔을 나서면서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지더니 점점 더 내리기 시작했다. ㅋ ㅑ ~ 낭만 미쳐버려. 블타바강 옆을 달리는데 그것이 심지어 우중런 이라니..







그런데 뭐 막 그렇게 블타바강이 멋있고 그렇지는 않아? 그냥.. 강일 뿐이야? 지하철 타고 강변역 지나갈 때 보이는 한강이 더 근사한 것 같아? 여하튼 내가 하고 싶은걸 했다!! 하고 기분 좋아가지고 달리기를 마치고 호텔에 들어왔는데, 아 좀 추웠어. 점점 더 비가 많이 와서 그런것 같다. 이렇게 일찍 달렸으니 그나마 우중런이라도 했지, 조금 늦게 나갔으면 달리지 못할 뻔했다.


그리고 오늘은 프라하성에 가봐야지, 하던 참이라 호텔에 돌아와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후루룩 먹고, 길을 나섰다.


호텔에서 프라하성까지 천천히 걸어가야지, 하면서 걸어가다가 브런치도 사먹고(누룽지는.. 아침 간식) 그리고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걷다가 볼 거 있으면 보다가, 하면서. 그렇게 점점 더 프라하성에 가까워지는데, 오오, 가다가 다시 또 블타바강을 만난다. 이곳에서 만난 블타바강은 내가 달렸던 블타바강보다 훨씬 멋있었다!











블타바강을 건너서 언덕을 오르고 또 오르고 그리고 나오는 엄청난 계단을 또 오르고나면 드디어 프라하성이 나온다. 

하아. 비가 오고 쌀쌀해서 옷 .. 긴팔 더 가져올걸, 하고 후회했었는데, 프라하성에 도착하고 나니 땀이 나고 있었다. 업힐은 달리기나 걷기나 힘드네요.. 그렇게 프라하성에 오르니 마치 전망대처럼 마을 풍경이 보이는데 너무 근사해서 엄마한테 전화해 보여주고, 아빠한테 전화해 보여주고, 남동생, 여동생한테도 전화해서 전망 보여줬다. 





"아빠, 걸어서 세계속으로 보는 것 같지?" 하면서 카메라 방향 돌려서 쫘악 스캔해 보여드렸는데 아빠는 그렇다고, 드론에서 찍은것 같다고 하셨다. 요즘 엄마랑 아빠랑 집에서 우리는 걸어서 세계속으로, 세계테마기행을 자주 보기 땜시롱 ㅋㅋㅋㅋㅋ


영상도 찍었는데 그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하여간 참 좋은 시간이었다.



그 유명하다는 프라하성 스타벅스에도 갔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바깥 전망 좋은 자리는 죄다 닫아두었고 실내 자리만 열려있었다. 실내 자리는 좀 좁고, 사실 별 의미가 없어서 굳이 앉진 않았다. 화장실이나 들렀다 갈까 했는데 화장실이 자꾸 밑으로, 밑으로, 지하로 지하로 내려가라는거에요. 그런데 유럽의 오래된 건물 가면, 그러니까 교회나 성당 같은데 가면 왜 그런거 있잖아. 빙글빙글 회전하는 좁은 돌계단 혹은 나무계단.. 스타벅스 화장실이 자꾸 내려가도 화살표만 있고 화장실이 나오질 않아... 도대체 어디까지 내려가라는거야? 혼자였던 나는 좀 무서워져서 그냥 화장실 안갈래, 하고 다시 올라왔다. 휴.. 빡세라..



그리고 이제 프라하성을 내려간다. 돌바닥이 미끄러워서 다운힐에 어떤 사람은 미끄러질 뻔 하기도 했다. 나 역시도 몇해전 포르투갈 리스본 갔다가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질뻔해서 완전 조심스레 내려갔는데, 오늘 내가 신고온 신발은 다행스럽게도 미끄럽지 않았다. 


몇해전에도 프라하에 며칠 머무른 적이 잇었다. 

그 때도 친구랑 마지막 날 프라하성 갔다가 영국 가자, 했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핳 내가 너무 한식 먹고 싶어지는 바람에 한국식당 찾아가느라 프라하성 가기를 포기햇었다. 나의 한국 음식에 대한 갈망에 짜증내지 않고 호응해준 내 친구 사랑해.. 그렇게 그 때, 한국음식 때문에 프라하성을 포기했었지. 프라하까지 와서 프라하성 안보고 한국음식 택하는 사람이 누구다? 바로 나다.. 그게 나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프라하에 오면 꼭 프라하성 가야합니까? 한국음식을 먹을 수도 있는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프라하성과 인연은 인연이었나보다. 이렇게 몇 년후에 다시 오게 된걸 보면.



내려가면서 점심도 사먹고 그리고는 그 유명하다는 간식도 사먹었다. 일명 굴뚝빵 이라 불리는 뜨르들로!! 

이것도 여행프로그램에서 보았던건데, 사실 이게 굳이 먹고 싶었다기보다는, 이거 먹는다고 아빠한테 알려주고 싶어서 부러 샀다. 그래서 아빠, 걸어서 세계속으로에 나왔던 굴뚝빵 사먹어요! 하고 사진 보내드렸다.




맛은 보면서 상상할 수 있는 바로 그런 맛이다. 음.. 사진 보여줬더니 여동생은 시나몬롤 생각난다고도 했고 남동생은 핫도그? 라고 했는데, 핫도그 겉껍질에 시나몬 가루 뿌린 바로 그런 맛이라고 생각하면 비슷할 것 같다.


사실..

그동안 혼자 여행했다는 사실을 아빠께는 말씀 드리지 않았었다. 친구랑 같이 가는 것조차도 외국 여행이라면 정말 싫어하셨던 거다. 때로는 "취소하면 안되냐?" 고도 하셨었다. 걱정이 정말 너무 많으시고 또 내가 그걸 모르는 바가 아니라서 말이다. 여자 혼자 여행하는 프로그램이라도 볼라치면 아빠가 별로 안좋아하셨던터라 그동안 숨겨왔는데, 어차피 이제 아셔야 하기 때문에 치앙마이 때부터 말씀드렸다. 어떻게 혼자가냐고 아빠가 완전 당황하시는데, 아빠 사실 나 그동안 혼자 많이 다녔어, 했고 엄마도 옆에서 "얘 혼자 잘 다녀" 하고 도와주셨다. 아빠는 이제 그렇게 힘이 있지 않기 때문에  더 뭐라 못하시고 수긍하셨지만, 이번에도 혼자간다는 사실에 적잖이 걱정하시는 것 같아, 잘 먹고 잘 지내고 있다고 안심시켜드리려고 부러 간식도 사서 보여드리고 영상통화도 했다. 그간 여행하면서 엄마랑 여동생, 남동생한테는 부지런히 사진도 소식도 전했고 아빠한테는 엄마가 전했는데, 이번엔 좀 길게 있기도 하고 또 열시간 이상 비행한 유럽이다 보니 내가 직접 안심시켜드리자 싶었던거다. 그래서 영상통화해 전망도 보여드리고 잘 먹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이렇게 간식 사진도 보내드렸다. 


내 나이가 몇인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아빠 입장에서 걱정하시는걸 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아마 내 조카들이 지금보다 더 커서 혼자 여행한다고 하면.. 나 역시도 엄청 걱정할 것 같아서 말이지.



오늘 하루 엄청 돌아다녀서 프라하 온지 며칠은 된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다. 물론 아침에 달리긴 했지만, 3만보 이상을 걸었다.

아까 오후에 들어와서 '더는 안나가! 쉬자!' 하고 잠깐 누워서 깜빡 졸다가, 아 썬크림 발랐으니 세수라도 해야 하는데, 세수할 거면 샤워를 하는게 낫겠지, 하고 샤워까지 다 했는데, 배고프군, 하면서 컵라면에 맥주 한 잔 먹다가, 저녁을 먹었으니 조금만 걷다 올까, 하고 물이나 사러 가자, 하고 다시 나갔다 왔다가, 지금은 호텔 cafe 에서 글 쓰고 있다.




프라하 힐튼호텔은 일단 와이파이가 구리다.

하루치를 무료로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고, 그 하루가 지나면 또 그걸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긴 한데, 유료로 돈을 내면 프리미엄 와이파이를 살 수 있단다.. 프리미엄 와이파이, 더 좋나? 더 빠른가? 싶지만 그렇다고 돈 내고 프리미엄 와이파이 살 의향 같은거 1도 없다.


타올은 실밥이 풀리는건지 샤워후 닦고 나면 뭔가 막 날린다. 영 파이야.. 드라이어는 왜케 힘이 약한지.. 게다가 냉장고 청소도 딱히 청결하지 않은것 같고 말이다.


그런데 규모가 엄청나게 커서 이게 너무 좋다. 일단 이 카페가 24시간 오픈이다. 내가 늦은밤이나 새벽에 올 일은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언제든 이용할 수 잇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그런데 뭐니뭐니해도 좋은건, 사이즈가 너무 커서, 내 방 불을 다 꺼도 호텔 안의 불빛이 내 방을 밝혀준다는거다.



이게 내 방에서 보이는 풍경인데,

그래서 내 방 불을 다 꺼도 완전히 까맣지가 않다. 이게 나는 너무 좋다. 정말이지 위안이 된다.


치앙마이에서는 부띠끄 호텔에서 묵었는데, 그렇다보니 바깥의 소음이 다 들렸더랬다. 그게 나에게는 참 좋았다. 내가 여기서 잠드는데 바깥에 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나에게 위안이 되었다.

지금 힐튼 호텔에서의 불빛도 바로 그런 식의 위안이 된다.

하노이의 롯데호텔에서는 도시의 불빛이 다 보여서 위안이 되었던것처럼.

호텔에 도착해서 저 풍경 찍어서 가족 단톡방에 보내면서, 나 프라하 힐튼이고, 이렇게나 큰 호텔에 있으니까 내 걱정들 하지 말라고 보냈더랬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경험이 쌓일수록 나에 대해 더 잘알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내가 '혼자'인걸 좋아하는 건, 바로 '군중 속에' 있을 때라는 것이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볼 것도 없는 곳에서 혼자인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소리들이 들리는 곳에서 내가 혼자있는 걸 좋아한다는거다. 일전에 친구를 만나 '나는 군중속에 혼자인 걸 좋아하더라고, 까페에서 책 읽고 까페에서 글 쓰는게 좋아' 라고 했더니 친구도 그렇다고 했다. 친구는 나랑 사주에서 일주도 같아 굉장히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심지어 그 친구는 혼자 살면서도 무조건 까페에서 일하고 까페에서 공부한다고 했다. 재택근무 하는 날이면 아침 먹고 나가고 점심 먹고 나가고 저녁 먹고 나간다고.

백수가 된 뒤에 나도 하루에 두번씩 나갈 때가 있다. 나는 혼자인게 좋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이면서 혼자인게 좋다. 무인도에 떨어지기도 싫고, 애인과 둘이 고립되는것도 싫다. 어드리프트 였나, 그 항해영화에서 사랑하는 애인하고 둘이 배타고 항해할 때, 으으 나는 항해 안해, 그 배에서 며칠간 사랑하는 남자랑 둘만 있는 삶, 싫다..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둘이 있을거라면, 그것도 세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있을 때 좋다. 


그래서 나는 집에 있으면 밖으로 나가고, 한국에 있으면 외국에 나가는가보다. 



블타바강 얘기하려다가 왜이렇게 길어짐??


여기 시간은 지금 밤 21:23 인데 서울은 지금 04:23 이다.

서울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 서서히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고, 이곳에서는 서서히 잠자리에 들 시간이다.

내가 지금 이렇게나 멀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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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7-09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여행도 대단한데, 저기 위에 달리기 코스~~~ 우아, 블타바강을 달린 다락방님 넘나 멋져요!
프라하성도 멋지고, 저기 위의 뜨르들로는 딱 제 스타일이라서 블타바강을 달릴 자신은 없지만 저도 언젠가 꼭! 프라하에 가봐야겠어요. 진짜 가게 되면 ㅋㅋㅋㅋㅋ 저도 프라하성이랑 뜨르들로 사진 올리면서 ‘꿈은 이루어진다‘ 이렇게 말하려고요.
또 소식 전해 주세요. 와이파이한테 제가 다락방님께 잘 협조하라고 말 넣어 둘게요.

다락방 2025-07-09 23:55   좋아요 0 | URL
오늘 아침에도 달릴 수 있으면 달리려고 하였는데 어제 너무 많이 걸어서 다리가 힘들더라고요. 쉬었습니다.
사람이 모두 그런건 아니겠지만 제 경우에는 작은 목표들이 있는게 삶에 큰 도움이 되는것 같아요. 이룰 때마다 성취감이 있고 말이지요, 이를테면 블타바강 옆을 달리기, 같은것 말입니다. 하핫.
뜨르들로는 저는 가장 클래식한 걸로 시켰는데 저 안에 각종 크림 넣어서 팔더라고요. 전 그 크림들을.. 먹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게 흐음, 별맛 아니네 했는데 다 먹고나니 생각나서 조만간 또 사먹어야지 싶습니다. 이래서 체코의 국민빵인가봐요. ㅋㅋ

오늘도 그냥 여기저기 걷다가 지금 숙소 들어왔어요. 이제 좀 쉬려고 합니다. 휴..

거리의화가 2025-07-09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중런이라니~ 멋집니다! 멈추지 않고 짧게라도 계속 달리려는 노력들이 쌓이면 미래에도 단단하고 건강한 러너 생활을 유지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비가 온 블타바강과 프라하의 풍경 사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긴 여행 해본지가 오래인데 다락방 님 덕분에 대리만족합니다. 감사드려요^^

다락방 2025-07-09 23:57   좋아요 0 | URL
네, 거리의화가 님,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잘 안달려진다고 지금 포기해버리면 나중에 더 나이들고 나서는 달리기를 시작하지도 못할것 같아서요, 지금 계속 달려둬야 더 나이 들어서도 달릴 수 있는 몸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억지로라도 조금씩이라도 달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낯선 도시는 달리기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열세시간 비행했는데 아 중간에 종아리도 아프고 엉덩이도 아프고 힘들더라고요. 그러나 유럽이란 그렇게 긴 비행을 해야만 올 수 있는 곳 아니겠습니까. 잘 지내다 가겠습니다!

바람돌이 2025-07-09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프라하에서 달리기 역시 멋집니다. ^^ 지난 겨울에 저 프라하에서 5일 있었는데 갔던 도시들 중 제일 좋았어요.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걷기만 해도 좋았던 곳이 프라하네요. 저기 저 카를교를 하루에도 몇번씩 지나며 걸었던 기억이..... ㅎㅎ

한식은 맛있게 드셨나요? 혹시 가셨는지 모르겠는데 프라하 시내에 맛집이라고 한식집 있어요. 진짜 한글로 식당 이름이 맛집, 여기 음식 가격과 맛 다 괜찮았습니다. 요즘은 해외 나가도 워낙에 한식집이 많아서 좋긴 하더라구요. 가격이 비싸서 그렇지... ㅎㅎ 즐거운 여행 즐거운 달리기 하세요.

다락방 2025-07-10 00:01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이제부터 한식을 계속 먹게될 것 같아요. 그래서 검색했는데 바람돌이 님이 언급하신 맛집이 제일 평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가서 김치찌개 먹어야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갈 것 같고 게다가 자주 갈 것 같습니다. 아, 프라하 음식.. 너무 김치 생각나서요 ㅠㅠ
가기 전에 달리기 한 번이라도 더 하고 가야지요. 프라하까지 올 일이 언제 또 있을지 모르는데 낯선 도시에서 달리기!! 달리기는 이래서 좋은것 같아요. 어디서나 달릴 수 있어서 말이지요. 도시마다 기록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후훗.

관찰자 2025-07-0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을 읽다 보면 사람들이 이렇게나 다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고 생각되요. 저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너무 좋지만, 그 사람들 속에서 기운을 빼앗기는 사람이라 사람들이 좋아서 만나고 싶다가도, 만날 생각을 하면 미리부터 기가 빨려서 결국은 그냥 집에 주저 앉는 사람이란 말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그런 사람인 줄 모르고, 엄~~~~청 외향적인 줄 알고 당연히 주말마다 약속이 있는 줄 알고, 또 아무렇지 않게 만나자고 하잖말이에요. 하아. 주말에는 거의 침대 위에 누워서 책만 읽는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잖아요. 특히 카페 같은 곳에 오래 못있어요. 일단 너무 시끄럽고,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귀에 다 들려서 아무것에도 집중할 수가 없어요.ㅠㅠ 이런 제가 한때 커피숍을 운영했으니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겠어요. 참말로.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아무려나 프라하에서도 ‘군중 속의 고독‘을 잘 느끼고, 안전하게 여행하세요~

다락방 2025-07-10 00:04   좋아요 0 | URL
저는 카페에서 시끄러워도 제 할 일을 잘 하게 되더라고요. 집중력이 좋은건가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그보다는 소음을 배경음악 삼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게 더 신경쓰여요. 어느새 도시의 소음에 중독되어 버린 나... ㅋㅋㅋㅋㅋ
저는 사람 없는 곳에 혼자 있으면 좀 바닥으로 가라앉는 것 같아요. 우울해진다고 해야하나요. 그렇다고 언제나 아는 사람들 만나 놀고 싶고 그런건 아니고요, 그냥 다른 사람들, 내가 모르는 사람들 속에 있고 싶어요. 나를 모르고, 나한테 말도 걸지 않고, 나를 귀찮게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야말로 군중 속의 고독을 즐기는 것입니다. ㅎㅎ

네네 즐겁고 안전하게 여행하다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잠자냥 2025-07-09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라하에서 누룽지 먹는 여자다락방 ㅋㅋㅋ
전 서울에서도 누룽지는 안 먹습니다만...ㅋㅋㅋ
군중 속의 고독을 만끽하는 다락방 오늘도 열심히 걷고 맛난 거 먹어요~
(사진만 봐도 서늘해 보여서 부럽네요. 춥다니! ㅋㅋㅋㅋ
어제오늘 서울 날씨 장난 아닙니다. 어제 파주는 40도 넘었대요 ㅋㅋㅋ)

다락방 2025-07-10 00:06   좋아요 1 | URL
누룽지가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준다고요~ 저는 호텔 조식으로 죽을 즐기는 여자입니다. 죽도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요. 따뜻하게 해주고..
분명 체코 오기 전에 검색했을 때는 서울보다 조금 낮은 여름이라고 했는데, 그래도 여행지에 갈 때는 준비해야지 하고 긴 팔 챙겼는데 아니 여기 오니까 기온이 확 내려가있고 계속 비가 온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오늘은 나가서 저렴한 긴팔 후드티셔츠를 하나 사서 입고 다녔거든요. 아, 이제 좀 살 것 같다, 하고요. 그런데 오후에는 또 해가 들어가지고.. 아니, 비 온다며!! 이놈의 날씨가 지구촌 곳곳에서 변덕이 심합니다. 그나저나 서울 그렇게 더워서 어떡해요 ㅠㅠ 제 동생들도 미친듯이 덥다고 그러더라고요. ㅠㅠ 잠자냥 님, 더위 먹지 마세요!!

blanca 2025-07-09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부지... 다락방님과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것 같아서 마음이 먹먹해져요. 아부지는 다락방님을 많이 사랑하시네요. 잘하셨어요. 굴뚝빵 보여드린 거요. 한국은 불타네요. 추적추적 비오는 체코에서 군중 속에서 고독을 즐기시는 다락방님에 저를 빙의해 봅니다. ^^ 건강히 즐거운 여행 되세요.

다락방 2025-07-10 00:07   좋아요 0 | URL
인스타그램 보니까 파리도 아주 난리더라고요. 완전 폭염이었다가 비가 억수같이 퍼붓다가 다시 폭염이 되고... 지구촌 곳곳에서 날씨가 아주 제정신을 못차리는 것 같습니다. 프라하는 저 있는 내내 비 온다고 그러더니 또 오늘은 날이 맑아졌어요. 참나원..
저는 가족들을 제일 좋아하고 가족들이 저로 인해 걱정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식을 자주 전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즐겁게 여행하다 돌아가겠습니다, 블랑카 님!

망고 2025-07-09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겉옷 입어야 하는 쌀쌀한 날씨. 여기는 정말 너무 더운데 피서 잘 가신거 같아요 굴뚝빵도 맛있어 보이고 호텔 카페에서 노트북 켜고 글쓰는 다락방님 모습도 멋질거라 상상이 됩니다😄 혼자서도 여행 잘 가셔서 고독을 즐기는 성향! 저랑은 완전 다르지만^^ 그 용기가 너무 부럽기도 해요

다락방 2025-07-10 00:09   좋아요 0 | URL
그러나 호텔 카페는 좀 비싸네요. 히융 이놈의 호텔 카페 뭐가 그렇게 비싸냐.. 멋짐을 추구하는 건 돈이 드는 것.. 하아-
저는 앞으로도 용기가 필요한 일을 앞에 두고 있는데요, 설렘과 두려움이 섞인 감정들을 겪어가면서 ‘용기를 내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용기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용기를 내자, 하고 말이지요. 용기를 내는 삶을 살도록 합시다, 망고 님!

독서괭 2025-07-11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라하 가셨군요! 아니 언제까지 더 멋지게 되시려고.. 프라하에 저렇게 큰 강이 있군요. 길도 좋네요. 거기서 달리셨다니 엄청 부럽습니다!!

다락방 2025-07-12 04:27   좋아요 1 | URL
프라하에서도 달리고 드레스덴에서도 달리고 열정적 러너입니다!! 사실 잘 달리진 못하지만... 느리고 심박수도 높지만, 뭐 어떻습니까! 계속 달리다보면 나아지겠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