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아스무까에스 톨리마 - 200g, 핸드드립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2021.01.06 오늘 아침 처음 마셨는데 로스팅 날짜는 2021.01.03. 갓 로스팅한 커피는 역시 베리굿이구먼.
당연하게도 신맛이 나고 뒷맛은 깔끔하다.
컵노트는 포도, 캬라멜, 카카오 라는데 오늘 마신 첫잔에서는 이중에서 아무것도 안느껴졌고
스치듯, 아주 잠깐 단무지 맛이 났는데..착각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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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1-06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로 나왔군요! 어서 맛을 봐야지 ㅋㅋㅋㅋ

다락방 2021-01-06 08:44   좋아요 1 | URL
알라딘 커피 새로 나오는 거 기다려져서 큰일이에요. 알라딘에서 책 사느라 돈 쏟아붓고 커피 사느라 돈 쏟아붓고.. 휴..

붕붕툐툐 2021-01-06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무지!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1-06 10:01   좋아요 2 | URL
착각이겠죠?

단발머리 2021-01-06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무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읽었으면 무조건 구매각!

다락방 2021-01-06 10:01   좋아요 1 | URL
착각이겠죠? 2

잠자냥 2021-01-06 1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무지 맛 확인하려고 땡스 투합니다.

다락방 2021-01-06 10:13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느껴보세요, 단무지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1-06 10:46   좋아요 1 | URL
파맛 씨리얼 보다 더 궁금해요 ㅎㅎㅎㅎ

수이 2021-01-06 1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무지..... 단 맛이 무지 나는 게 아니라 단무지라니_ 땡투하고 얼른 구입 먼저_ 단무지 맛이 궁금해서 참을 수 없는!!

다락방 2021-01-06 10:14   좋아요 1 | URL
수연님 드셔보시고 단무지 맛이 나는지 확인 부탁드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1-06 1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커피에서 단무지 맛을 느끼시다니,
혹시 어떤 추억의 단상을 보셨는지요?
다락방님은 프루스트를 초월하시는 분.

다락방 2021-01-06 12:10   좋아요 1 | URL
제가 어째서 어떻게 왜 단무지맛을 느낀걸까요.
아니, 이거슨.. 단무지? 하는 찰나가 있었습니다...

독서괭 2021-01-06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무지맛ㅋㅋㅋㅋ 그런데 맛있다니 대체 어떤 맛인지 궁금하네요 ㅋㅋㅋ

다락방 2021-01-06 12:1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느껴보세요, 독서괭님!! 찾아보세요, 단무지맛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푸른기침 2021-01-07 2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뜨거울 때 커피를 마신 후 조금 남겨 놓으세요. 식은 후 드시면 커핑 노트에 있는 맛이 느껴지실 겁니다.^^

다락방 2021-01-07 20:41   좋아요 1 | URL
오 그것이 팁이군요! 다음에 마실 때 해보겠어요. 감사합니다! (불끈!)

eyes 2021-01-09 0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택배 오면 자장면 시킵니다.

다락방 2021-01-11 08: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택배는 왔고 자장면은 시키셨나요? 제 동생에게 지청구 들었어요. 단무지가 어딨냐고...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1-2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것은 착각입니다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1-24 12:4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스치듯 느꼈다고요! 단 한 번 뿐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넷플릭스에서 영화 <차인표>를 보았다. 색다를 거 없는 내용이긴 하지만 중간에 소리내서 웃을 정도로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차인표의 성격이었다. 나는 뭔가.. 날 보는 줄 알았어. 사람이 참 고지식하고 융통성도 없고 뽀대에 살고 뽀대에 죽고 꼿꼿해.. 쉽게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도 사람이 너무 고집스러워서 더 어려운 길을 택한다. 바부팅.. 나도 내가 너무 고지식해서 항상 융통성 융통성 융통성을 잊지말자, 라고 생각하지만 어김없이 다시 고지식한 사람이되는데, 아아, 차인표는 나중에 달라졌을까. 별로 그럴 것 같지 않다. 고지식과 꼿꼿함은.. 쉽게 버릴 수 있거나 바뀔 수 있는 특성이 아니다. 이 영화는 전혀 슬픈 영화가 아닌데 나는 너무 공감해버려서 아아, 고지식한 차인표여, 나입니까? 했다.



뭔가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겨서 넷플에 검색해보면 항상 내가 찾는 영화는 없지만, 괜히 들어가봤다가 뜻밖의 영화를 만나게 될 때가 있다. (아 여러분, 인비저블맨은 추천합니다!!) 오늘은 들어갔다가 새로 올라온 미드 <브리저튼>의 제목을 보게 됐다. 영화인가? 보니 드라마였고, 썸네일에 드레스..같은 거 보니 내가 안좋아하는 배경이야. 사교계 데뷔, 파티 이런 배경. 나는 이런 시대의 얘기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사교계 데뷔 어쩌고도 너무 싫고 파티, 무도회, 댄스 파트너 너무 싫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게 고등학교 졸업파티 때문이여. 나는 월플라워 대장 되어있을 것이여. 대장 월플라워... 나는 세상 모든 월플라워들과 연대한다. 아자! 나는 이 세상의 아웃사이더. 둠칫두둠칫~




아무튼 그런 배경인게 너무 딱 보여서 넘기려다가 영화 설명 봤는데, 사실 '브리저튼' 이라는 제목도 완전히 낯설지 않았지만, 8남매, 으응, 아, 뭔가 이 어렴풋 아련아련 뭐지, 하다가 '줄리아 퀸'의 원작이라는 구절을 보게됩니다. 네? 줄리아 퀸? 내가 아는 그 줄리아 퀸? 신사와 유리구두의 그 줄리아 퀸 말입니까?


진실한 애정과 끈끈한 유대로 맺어진 브리저튼 가문의 8남매. 그들이 런던의 상류사회에서 사랑과 행복을 향한 여정을 떠난다. 줄리아 퀸의 베스트셀러 소설 시리즈 원작. -<넷플릭스 소개 중>



오오, 그래, 그 줄리아 퀸이 남매들로 연작 소설들을 썼었지. 그 줄리아 퀸, 신사와 유리구두의 그 줄리아 퀸!



















아마도 <시즌1>은 <공작의 여인>을 만든 것 같은데, 아닌가? <나를 사랑한 바람둥이>인가? 내가 이 작품들을 다 읽어보진 않아서 공작의 여인.. 잘 모르겠네? 어쨌든 기대가 되는거다. <신사와 유리구두>는 내가 읽어본 줄리아 퀸의 작품중 가장 재미있었는데, 줄리아 퀸은 남녀가 주고받는 대사를 너무 잘 치기 때문이었다. 서로 얼마나 대화를 재미있게 하던지 읽다보면 막 웃게 되어서.. 그런데 그게 하도 오래전의 일이라 지금 만약 다시 읽는다면 어떨지 모르겠네? 어차피 다 품절되어 읽을 수도 없겠지만...이라고 생각하다 혹시 몰라 전자책 검색하니, 어머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야, 딱 기다려...


내 기억이 맞다면 '줄리아 퀸'은 하버드대를 나왔더랬다. 내가 신사와 유리구두 읽으면서 작가소개 다시 보고 아이고, 하버드 나와서 이렇게 재미있게 쓰나, 했던 기억이 나버린 것이지요..





아이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영화에서도 남녀의 핑퐁같은 대화를 잘 살렸을까? 궁금하다. 대화는 핑퐁같은 것이라고 누가 그랬지요? 아무튼 누가 그랬다. 제가 안그랬어요............

<런> 있나 들어가봤다가 이게 무슨 낭패람?!




아무튼, 여러분 2021년 여러분의 첫 책은 무엇인가요? 무엇을 첫 책으로 골라 시작하셨나요? 저는 육식의 성정치를 하려다가 일단 소설 한 권 읽고 가자, 하고는 바로 이 책을 골랐답니다?
















고작 77페이지까지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다..와, 잘 골랐어. 그 다음 읽고 싶어서 몸이 막 꼬인다. 그럼 이만 나는 전자책 사러 간다.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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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1-05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 딱기다려 ㅋㅋㅋㅋ다락방님 이런 표현들 재밌어서 글이 더 뭔가 풍성함! 저도 ‘육식‘독서대에 세워놓고 다른애들한테 한눈파는중예요.ㅎㅎ

다락방 2021-01-05 11:24   좋아요 2 | URL
육식의 성정치 서문이 두 개나 되더라고요. 제일 처음 나온게 20주년 기념 서문인데 잘 안읽혔어요.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다고 해야할지. 어떤 문장은 ‘이게 뭔말이야?‘ 싶어서 원서로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ㅠㅠ
아무튼 얼른 레이첼 읽고 육식으로 가야겠어요. 육식의 성정치 두번째 서문 읽다가 어제 잠들었어요. ㅋㅋㅋㅋㅋ

청아 2021-01-05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마르크스 자본론 서문 떠올랐어요 러시아판,영국판,독일판..막 이래요. 원서라니 👍

다락방 2021-01-05 11:57   좋아요 2 | URL
원서는 못읽습니다 미미님 ㅋㅋㅋㅋㅋㅋㅋㅋ 꿈도 못꿔요. 구매할 수는 있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로 2021-01-05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차인표 신애라 가족과 함께 크루즈 했었어요!! 신애라랑은 사진도 찍었더랬어요. 벌써 5년 전인가?? 암튼 실물이나 같더군요. 암튼 쓰레빠 신은 차인표였어요. ㅎㅎㅎㅎ
암튼 저는 <코스모스>요!!! <나의 사촌 레이첼>을 다락방님이 이제 읽으신다니 믿을 수 없어!!!ㅎㅎㅎㅎ 저는 작년에 읽었걸랑요~~~!!😂😂😂

다락방 2021-01-05 11:59   좋아요 1 | URL
저는 [코스모스]가 항상 되게 저랑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읽어봤자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의 것이라고 생각해서 관심을 가질 생각을 안했었어요. 그런데 요즘 라로님 거기에 흠뻑 빠지신 걸 보고 생각을 고쳐먹었답니다. 페넬로페 님 서재에서 심지어 철학적이기까지 하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2021년은 성경 완독이 목표이니, 2022년은 코스모스 완독의 해로 정해야겠어요. 저는 아마도 그 책을 좀 느리게 읽을 것 같아요. 제가 모르는 쪽 이야기라서... 그러니 일년여에 걸쳐서 천천히 읽어보겠어요. 불끈.

저 <레베카>를 너무 재미있게 읽고 후딱 <나의 사촌 레이첼>사뒀었는데 여태 미뤄두다가 올해 첫책으로 결정했습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blanca 2021-01-05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차인표를 좋아해요. 한창 잘 나갈 때 신문사에 인터뷰하러 왔는데 마침 거기 와 있던 소년소녀 가장들이 사인해 달라 했는데 일일이 다 사인해 주고 말 건네고 하는 모습을 누가 보고 기사를 썼더라고요. 당시만 해도 그런 모습은 굉장히 낯설고 드물었다고 해요. 그래서 <차인표>를 보고 싶고 차인표의 성격을 닮았다는 다락방님이 기대됩니다. ^^

<나의 사촌 레이첼>은 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아주. 최고라고요. 지금 읽고 있는 다락방님이 부럽네요.

다락방 2021-01-06 08:46   좋아요 0 | URL
저는 아주아주 오래전에 [사랑을 그대 품안에] 방송할 때요, 방송에 인터뷰 하러 나왔는데 덜덜 떨더라고요. 그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처음이면 누구나 떨기는 하겠지만 그게 그렇게 드러나는 걸 보니 그 순간에 참 겸손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블랑카님, 나의 사촌 레이첼 너무 재미있어요. 그러나 방해가 되는 것은 아직 보지 않은 영화속 레이첼이 ‘레이첼 와이즈‘라는 것인데요, 자꾸 책 속에서 레이첼 묘사 나올 때마다, 아니야 레이첼 와이즈는 안그래..이러면서 독서의 몰입을 방해하는 흑흑 ㅠㅠ 이거 책 다 읽으면 영화도 보려고요. 아, 너무 재미있어요. 대프니 듀 모리에 천재입니까? 이십대 초반 풋풋하고 아직은 어린 청년의 모습을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했을까요. 아아, 소설 읽는 재미를 주는 작가입니다.

붕붕툐툐 2021-01-05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넷플릭스도 보시면서 책도 이리 많이 읽으시면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집에 티비도 없는 저는 왜 책을 이리 못 읽는 걸까요? 올해는 락방님의 반의 반의 반의 반이라도 따라가리라 다짐합니다앗!ㅎㅎ

다락방 2021-01-06 08:48   좋아요 0 | URL
하하 붕붕툐툐님, 넷플릭스 거의 안봐요, 저!! ㅋㅋㅋㅋㅋ 넷플릭스를 보면 자연적으로 그 시간에는 책을 못읽잖아요. 넷플릭스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사람이 많거나 책에 집중 안될 때만 보기 때문에 사실 사람들이 많이 보는 유행하는 작품 이런 거 저 본 거 거의 없답니다? 위에 올려둔 드라마도 아직 보기 전에 올려둔 거거요. 어제 점심 먹으면서 30분 봤어요. 하하핫. 그렇지만 그 사이에 이미 드라마 보다가 빡쳐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여기에 대해서도 분노의 페이퍼를 쓸 예정입니다. 제가 다른 사람보다 많이 보거나 많이 읽지는 않는데요, 다른 사람보다 분노가 많은 것 같아요.. 네, 그러한 것입니다...

얄라알라 2021-01-05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도서관인데 나의사촌레이첼 외서는.대출중 한국어판 있는데...빌려야겠네요^^

다락방 2021-01-06 08:49   좋아요 0 | URL
얄라알라북사랑님, 나의 사촌 레이첼 진짜 재미있네요. 저 회사라서 미치겠어요. 읽고 싶은데 말이죠. 여자 작가가 치기 어린 젊은 청년의 모습을 너무 잘 그려내서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작가 천재 ㅠㅠ

바람돌이 2021-01-05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사촌 레이첼도 레베카도 알라딘 님네들이 하도 재밌대서 관심책으로 살짝 올려놓습니다. 1월은 볼 책 줄세워놨으니 이제 2월 책 줄세울때 살짝 올려야겠네요. ^^

다락방 2021-01-06 09:24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나의 사촌 레이첼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제가 사무실에서 일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너무나 슬픕니다. 영화도 찾아서 보려고 해요. 히히. 레베카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대프니 듀 모리에는 실망시키지 않는 천재 작가구나 싶습니다. 언젠가 꼭 도전해보세요! >.<
 















<세계 여성 지성과의 대화>라니, 내가 얼마나 끌릴만한 주제인가. 이 책 출간되지마자 사뒀다가 이제야 읽었는데, 어쩌면 그 당시에 읽었다면 달랐을까. 지금 읽는 이 책는 그렇게까지 좋진 않았다. 이 책속의 인터뷰이들, 여성 지성들의 대화들에도 전적으로 고개가 끄덕여지지는 않았고, 무엇보다 저자인 안희경의 생각들이 어느 부분에서는 나랑 어긋나는 지점들이 있어서 좀 불편하기도 했다. 생각이 다른거야 어쩔 수 없다. 나는 당신이 아니고 당신도 내가 아니니. 그러나 세상을 보는 눈이나 관점, 기준이 나랑 다르다고 해도 만약 내 친구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하면 나는 아마 그 친구를 '이런식으로 나랑 관점이 다르다니 절교하겠어' 하진 않겠지만, 이렇게 모르는 사람의 책으로 보는 것은 좀 불편한 지점이 있더라.



'케이트 피킷'의 얘기를 좀 더 듣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국민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다는데, 일전에도 어딘가에서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감기에 덜걸린다는 연구결과를 보았던 터라, 아주 흥미롭게 읽힐 것 같은거다. 케이트 피킷은 내가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이 책 덕분에 궁금해졌다. <오늘부터의 세계> 보고 싶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사야 할 때가 왔는가.. 무엇보다 <불평등 트라우마> 궁금하다.

















'에바 일루즈'야 말로 이 책에서 보고 오오 궁금해 궁금해 하고는 얼른 책들을 검색해 장바구니에 넣었다. 자본주의와 사랑에 관해 많은 책을 쓴 것 같은데, 아아 너무 궁금하다. 이스라엘 헤브루대학 사회학과 교수이자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의 연구책임자, 모로코 태생. 아아 이 다양함은 무엇인가. 모로코, 이스라엘, 프랑스.. 검색해보니 다 읽고싶게 생긴 책들만 있다.


















'심상정'이 정당에 대해 가진 생각을 읽는 것은 이 책을 읽고 얻은 커다란 수확이다. 멋져.. 만약 여성의당이 없었다면, 그런데 내가 당원이 되기를 선택했다면, 나는 아마도 이 책의 심상정 때문에 정의당을 선택했을 것 같다.


우리나라 정당은 시민혁명을 통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에요. 시민이 한 번도 왕의 목을 쳐보지 못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 정당을 처음 만든 주체는 바로 국가예요. 이승만 정권 시절에 민주주의를 하려면 정당정치가 되어야 하니까 정당을 만든 거죠. 국가 파생 정당으로 탄생한 겁니다. 그런데, 당이 하나만 있으면 독재가 되니까 그 반대당도 만들었어요. 대한민국 양당 정치의 기원입니다. 유럽처럼 그 사회의 가치나 국가 비전을 놓고, 이념과 노선 논쟁을 해가면서 지지를 획득해온 현대적인 정당 체제가 아니죠. 그래서 우리 정치는 늘 반대 정치였습니다. 여야만 존재했지, 서로 다른 이념과 노선이 제시되지 못했어요. 결국 지금 보수와 진보라는 구도도 냉전 체제 이념 대결의 지형을 따라 나뉜 거라고 봅니다. 친북이냐 반북이냐, 친미냐 반미냐 하는. -심상정, p.174-175



주권자의 삶을 이해하고, 비전을 제시함을써 지지 기반을 갖추고, 이념과 노선을 갖춘 정당 체제가 아니었습니다. 국가가 만든 정당과 그 반대당으로 출발해서, 오히려 시대 변화와 국민의 요구를 포획하는 방식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심상정, p.175



많은 국민이 정권이 바뀌어도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불신을 갖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액면가 정책으로 보면 많이 비슷한데 왜 정의당은 정의당대로 따로 정치를 하느냐고 물으면,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국가 비전이 다르다고. 우리는 개별적인 낱개의 복지 정책에 주목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공동체의 선택으로 복지국가 모델을 우리의 미래로서 선택하고자 하는 정당입니다. -심상정, p.177



유럽 사람들은 노동당이나 시민당이 집권했을 때 어떤 정치가 펼쳐지리라 예상합니다. 이들의 가치나 비전이 무엇이고, 현안에 대해서 어떤 정책이 나올지를 짐작할 수 있죠. 물론 그때그때 상황에 따른 정책이 더 구체화될 수는 있겠지만 대략적으로 방향성을 알기에 유권자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 정당 체제는 이념과 지지 기반을 갖춘 정당 체제가 아니라, 한마디로 말하면 캠프 정당 체제예요. 예측이 불가능하죠.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선진 국가에 대통령 후보 한 사람 때문에 쪼개졌다 붙었다 하는 정당이 있습니까? 없어요. 물론 최근 프랑스에서 새로운 정당을 창당했지만, 유권자들이 마크롱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건 맥락적으로 사회·정치적 변화과정을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어떻습니까? 국민의당이 왜 존재할까요? 안철수 씨가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 만든 겁니다. 민주당과 어떤 이념적 차이도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실패한 거 아니겠습니까? 안철수 씨가 대통령이 되려면 보수 주자가 되어야 하는데, 자기 기반은 호남이고 이 지점에서 문제가 어그러지니까 정권을 잡는 데 실패한 겁니다. -심상정, p.179



정치학자들은 정당을 일러 민주주의의 한 요소가 아닌 민주주의의 엔진이라고 부릅니다. 민주주의의 동력이죠. 그런데, 대한민국은 국가 파생 정당으로 출발해서 아직까지 캠프 정당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우리나라 정치가 불신받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정당이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엔진이 고장 나서 민주주의가 힘 있게 못 가는 거죠. 핵심은 정당입니다. 저는 정당에 대한 매력 때문에 정치를 합니다. -심상정, p.180



심상정 부분에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하고 가장 많이 고개를 끄덕였다면, 놀랍게도 내가 가장 인상적으로 읽게된 건 '반다나 시바' 였다. 이 책을 내가 살 때만 해도 나는 리베카 솔닛과 마사 누스바움을 좋아했기 때문에 가장 기대했었고, 그 둘을 읽기 위해 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지금 펼친 이 책에서 리베카 솔닛과 마사 누스바움은 내게 큰 인상을 주지도 못했고, 이제 그들에 대한 애정도 예전에 비하면 좀 작아진 것 같다. 시간은 흐르고 사람도 변하고 나도 변하니까.



'반다나 시바'는 내가 2020년에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서 《에코 페미니즘》으로 한 번 만났던 여성 지성이다. 그 책을 읽을 당시에도 그랬다. 그 책이 내가 평소 관심있어 하는 분야도 아니었고 읽으면서도 다른 책보다 더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 책이 너무 가슴에 남는 거다. 나는 아마도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것이 더 나은 환경이라는 보장이 없다', '왜 개발을 절대선이라 생각하냐'는 그 책이 말하는 바가 인상깊었던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의 반다나 시바를 읽는데 자꾸만 내 앞에 푸른 자연이 보이는 거다. 자신이 먹을 것을 자신이 일궈가며 살아가는 삶. 누군가가 드러내는 혹은 보여주는 삶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소비를 하게 되는 게 아니라, 그저 내 몸을 위해 그리고 그 몸이 살아갈 건강한 환경을 위해 유기농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일이, 이렇게나 나랑 가장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일이 이상하게 마음을 끄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 들면 시골로 내려가 전원생활을 꿈꾼다는 데 나의 아버지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을 몰락이라 여기시는 분이시다.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혼자 사는 사람을 보면서도 그 사람들이 행복하다는 본인의 말을 믿지 않는다. 저기에서 혼자 행복할 리 없다, 는 것이 나의 아버지 생각. 아빠,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달라, 저 사람은 괴로운 삶을 살다가 저렇게 혼자 살면 행복할 수 있지, 라면 아니라고 우기시는 거다. 나는 그런 아빠를 닮아서인지 도시를 사랑한다. 도시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여행프로그램을 보면서도 광활한 자연이 나오면 우와, 멋있다, 하고 타자화 할뿐, 내가 가고 싶은 곳은 도시다. 윽, 저런데 멋있지만 보면 웅장하겠지만 나는 도시로 갈래, 하는 것이다. 내가 편리성에 길들여져서 그런건지, 방광이 유독 약해서 그런건지... (응?)

그러니까 나는 도시러버인데, 어째서 반다나 시바의 말은 들을 때마다 나를 멈추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눈앞에 풍경을 그리게 하는걸까?



과학은 올바로 아는 것입니다. 영어 단어 science 는 '안다'는 뜻을 가진 scio라는 말에서 왔어요. 제게 있어 앎의 의미는 열정이에요. 저는 무지한 채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지구가 작동하는 원리를 알고 싶고,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을 알고 싶고, 사람들이 권리를 더 잘 행사할 길을 알고 싶어요. 그래서 지구를 파괴하고, 삶을 파괴하고, 1995년부터 30만 명의 인도 농부를 자살로 몰아간 그 사람들의 실체를 드러내려는 겁니다. -반다나 시바, p.199



모든 경제가 디지털화되면서 거대 자본은 공공재인 화폐 사용을 막고 카드를 쓰게 함으로써 거래마다 금융회사로 이윤이 가도록 만들고 있죠. 이는 공유경제가 아니에요. 정보만 공유하는 것뿐입니다. 우버 택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그램에다 택시를 예약하는 플랫폼이죠. 자동차를 나눠 쓰는 게 아니라, 예약 정보만 재화가 되어 공유되는 겁니다. 자동차가 재화가 되어 우리가 사용자로서 공동의 풀을 갖고 공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임대료를 걷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었을까요? 금융과 디지털 회사를 소유한 사람들이 왜 새로운 억만장자로 등장할까요? 모든 디지털 거래에서 수수료를 챙기기 때문입니다. 차를 운전하지도 않은 사람이, 예약이 발생할 때마다 따박따박 돈을 거둡니다. 그들에게 고용된 택시를 운전하는 사람들로부터. -반다나 시바, p.216



반다나 시바는 1952년 인도 북부 데라둔에서 태어났고, 캐나다 궬프대학에서 과학철학으로 석사학위를, 웨스턴온타리오대학에서 양자이론 연구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핵물리학자였으나 물이 풍부했던 고향 마을이 불모지로 변하는 과정을 목도하면서 생태주의에 입각한 환경운동에 헌신해왔다. <반다나 시바 소개, p.237)



양자이론 연구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핵물리학자였던 사람이 유기농 농업에 힘을 쏟고 있다. 농부들의 편이 되어서 세상과 싸운다. 그리고 그 먼곳에서 자신의 말을 통해 이곳에 있는 나를 자꾸 멈추게 한다. 왜 공부한 것과 다른 삶을 선택했을까, 그녀를 움직인 동력, 그녀가 보는 세상에 대한 가장 우선순위는 뭘까, 그리고 나는 이렇게나 도시를 사랑하면서 왜 그녀가 그려내는 농업에 대해 자꾸 눈앞에 그려보는가. 반다나 시바,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는 올해, 반다나 시바를 더 읽어봐야겠다.



















자연스레 2021년에 접근할 여성 지성의 목록이 채워졌다. 내가 작년부터 관심을 갖던 한나 아렌트에 대한 책도 계속 읽을 것이고, 2021년에는 새로이 반다나 시바, 에바 일루즈, 케이트 피킷을 추가한다.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아, 얼마나 멋진 말들을 해댈까. 2021년에는 책을 좀 사지 말자고 생각했지만 역시 .. 그럴 순 없을 것 같아.




성경읽기는 오늘로 8일차가 되었고 완료했다. 막장 드라마 보는 기분이 들어서 매우 괴로웠다. 나는 평소에도 드라마를 잘 보지 않고 게다가 막장 드라마라면 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성경을 읽는 것이 결코 편하지 않았다. 그간 피해왔던 막장 드라마를 성경 안에서 다 만나는 것 같은 거다. 도대체 왜이래, 왜이래, 조금씩 읽어도 가슴이 답답해져오고 욕을 이천번씩 하고 싶어졌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이 성경이라더니 이야기 다 왜 이모양이야, 하다가, 어느 순간 그러나 성경 속의 등장인물들이 인간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성경 안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완벽한 인간이 아닌, 불완전한 인간일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고 성경에서도 그걸 드러내는 것이다, 라는 마음을 먹고 읽으려고 한다. 그래, 자세를 그렇게 가다듬자. 불완전한 인간들을 보면서 신이 어떤 것들을 말하고 행동하는지, 그래서 인간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아마 성경은 그런 걸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닐까, 스스로 다독이고 있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읽기가 넘나 괴로워..


그러다가도 오늘 읽는 부분에서 이삭이 자신의 아내 리브가를 혹여 그녀의 미모 때문에 자기에게 어떤 해를 입힐까 두려워해 누이라고 속이고 다닌 일을 보는데 또 딥빡이 왔다. 누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여자로 접근하게 하는 일은 그들을 죄인으로 만드는데, 와, 지 아비가 했던 일을 이리 또 하나.. 하면서 또 가슴을 쳤다. 성경에 적힌 것들은 우리 엄마 얘기로는, 해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회에서 목사님들이 거기에 대한 해석을 해주는데 그러다보면 다 이해가 된다는 거다. 나는 신앙인이나 종교인으로 교회 안에서 해석을 읽는게 아닌, 내가 읽고 내 스스로 판단을 하기 때문에 아마도 괴로움이 더한거겠지만, 오늘도 그렇게 가슴을 치면서 아아, 불완전한 인간들의 이야기다, 성경 바깥인 지금 여기도 불완전한 인간들이 수두룩하지 않은가... 하고 있다. 그렇게 여전히 창세기인데 요한계시록까지 어떻게 가나.. 잘 갈 수 있겠지... 그래.....




여행 프로그램을 볼 때 먹고 싶은 것이나 가보고 싶은 곳이 생기면 언젠가 한 번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반다나 시바의 글을 읽으면서 이런 일들이 내가 앞으로 경험하게 될 일중의 하나이기도 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나는 앞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일들을 하면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반다나 시바를 읽으면서 누군가에게 반다나 시바 부분을 읽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살자, 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살아, 라고 상대에게 말하는 것도 아니지만, '들어봐, 반다나 시바는 이런 행동을 하고 있어, 이렇게 생각한대' 하면서 읽어주고 싶어졌다. 내가 읽어주고 상대가 들었을 때, 그 후에 우리의 삶이 극적으로 아니 조금이라도 변화하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살고 있다는 걸 '아는' 것은 '모르는' 것보다 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책장을 덮고 상대와 반다나 시바의 생각과 행동과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욕망이 샘솟았다.




알고 싶은 것이 자꾸 많아지는 것, 관심을 갖는 것이 늘어나는 것은 삶을 지속하는데 번번이 마땅한 이유가 되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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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1-04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심상정에게 꽂혀서 읽었던 기억이 나요. 사진도 막 찍어보고요 ㅎㅎㅎㅎ 저도 이 책을 읽을 때는 반다나 시바를 몰랐던 것 같아요. 모르던 사람을 알게 되는 이런 과정이 신기하고 즐겁네요^^
올해 첫 페이퍼부터 화이팅이 넘쳐서 다락방님 올해의 읽기와 쓰기도 기대됩니다.
크흐... 다락방님 글을 읽는 월요일 아침이 올해만 52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1-05 08:24   좋아요 0 | URL
반다나 시바 짧은글부터 시작해야지 싶어 [오늘부터의 세계] 주문했어요. 참..책 살 이유가 막 생기네요? 안사겠다고 다짐을 해도 살 이유가 너무 많이 쉽게 금방 생겨버려서 .. 올해도 안사긴 다 틀렸어요. 하하하하.
올해의 읽기 쓰기 화이팅 넘치는 거 우리 같이 넘쳐요. 함께 좋은 책 읽으면서 좋은 글 잔뜩 써냅시다, 단발머리님. 단발머리님과 함께라면 나는 무엇도 두렵지 않아! 빠샤!!

syo 2021-01-04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21년에는 더한층 딴딴한 독서가 되겠네요!! 아뽜이팅!!!

다락방 2021-01-05 08:25   좋아요 0 | URL
그중에 어떤 책들은 쇼님과 함께 읽을테지요. 함께 뽜이팅 합시다. 뽜이팅!!

2021-01-04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5 0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1-01-05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여성주의 책들 독서 화이팅, 응원합니다. 저는 여기저기 관심을 흘리고 다니는지라 한 분야를 진득하게 읽는게 안되는데 - 심지어 전공조차 그러합니다. - 다락방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책읽기와 리뷰로 늘 감사하게 대리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1-01-05 08:27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은 저랑 완전히 다른 성향의 분이시군요. 저는 두루두루 관심두는 게 안되고 하나만 파는 타입이라서요. 사람이 엄청 고지식하고 융통성도 없어요 ㅠㅠ 그리고 세상에 모르는 게 너무 많답니다. 최대한 많이 알아가면서 지내자고 다짐을 해도 관심을 쏟는 분야가 너무 한정되어 있어서 잘 안돼요 흑흑 ㅠㅠ
2021년에도 자주 만나요, 바람돌이님!

- 2021-01-06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쫌만 참고 기다렸다가 저랑 3월에 에바일루즈 같이 읽어요! 저 두권 이미 갖춰져 있어요 ㅋㅋ (왜지?)

다락방 2021-01-07 09:54   좋아요 0 | URL
에바 일루즈 어떤 책 갖고 있어요?

- 2021-01-07 12:55   좋아요 0 | URL
저 낭만적 유토피아랑 감정자본주의요!!
 

케이트 피킷

거기에 덧붙여 결혼에 있어서도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있는데, 몇몇 연구에서 결혼은 확실히 남성의 건강에 좋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혼한 남성이 가장 건강해요. 하지만 여성의 건강은 다르게 나타났죠. 혼자 사는 여성이 기혼 여성보다 더 건강했습니다. 결혼에 있어서도 ‘여성이기에’ 불평등을 겪는 거죠.
파트너십을 갖는다는 것, 결혼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은 남성에게 훨씬더 이롭습니다. 남성은 보살핌을 받고, 사랑을 받습니다. 하지만 여성에게 그리 대단한 뭔가를 해주지는 않죠. 여성은 오히려 훨씬 더 힘들어집니다. 집에서 일을 더 많이 하게 되고, 이는 밖에서 일하는 데 제약을 주죠. 아이를 키우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등 모든일이 스트레스를 줍니다. 어쨌든 현재까지 결혼은 ‘남성’에게 참 좋은 제도죠. - P86

그건 한국에서 양육이 실제로 어떻게 이뤄지는가로 판단해야 한다고봐요. 아이들이 실제 누구의 수고로 키워지는지로, 알다시피, 핀란드에서는 병원에서 임신 진단을 받자마자 정부로부터 박스를 받습니다.
종합 선물 세트예요. 태어날 아기에게 필요한 온갖 물품이 다 들어 있습니다. 그 상자는 아기의 침대가 되고요. 스코틀랜드도 이런 정책을 실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정책이 단지 물질적인 지원일 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국가가 말하는 방식입니다. "우리 사회는 당신의 임신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라는 표현이죠. 국가의 이런표현 방식은 중요한 상징성을 지닙니다. - P87

케이트 피킷Kate Pickett

영국 요크대학교 사회역학과 교수이자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제도 개선을 이끄는 정책가. 1965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케임브리지대에서 형질인류학을, 코넬대에서 영양학을, UC버클리에서 사회역학을 공부했고 시카고대에서 강의했다. 2007년부터2012년까지 영국 보건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참여했으며, 영국 왕립학회, 영국 공중보건기구회원으로 있다.
사회계급, 소득 불평등, 거주 지역 내 인종 밀집 현황에 따른 기대수명, 이동성, 10대 출산, 비만, 유아돌연사증후군 등의 역학적 원인을 규명하면서, 사회역학 분야뿐 아니라 정치, 경제분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해왔다. 피킷이 몸담은 자본주의 대안 기구들의 면면은, 현재 그가집중하는 문제들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피킷은 불평등 감시 과학위원회, 진보 경제 위원회,
새로운 경제적 사고를 위한 기관, 지속성과 번영을 위한 연합, 요크 평등위원회와 생활임금위원회 등에서 활동 중이다.
2009년 남편이자 동료인 리처드 윌킨슨과 함께 「평등이 답이다」를 발표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책에서 피킷은 사회정의가 어떻게 개인의 건강을 좌우하는지를 조명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대중의 사회 참여를 유도했다. 같은 해 리처드 윌킨슨, 빌 케리와 함께 신자유주의에서 심화되는 불평등을 통제하고자 공익 재단 이퀄러티트러스트TheEquality Trust를 창립한다. 이퀄러티트러스트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평등을 위한 연구들을 지원하고 모든 정보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2013년 평등 수호를 위한 연대로부터 실버로즈상을, 2014년 아일랜드 암 학회로부터 찰스컬리 기념 메달을 수상했다. - P106

네, 친구와 함께하는 이들의 면역 체계가 더 건강하다는 거죠. 또 다른 연구도 있습니다. 피실험자들에게 가벼운 찰과상을 입히고, 아무는 데 걸리는 시간을 관찰했습니다. 연인이나 배우자와 좋은 관계를맺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빨리 나았어요.
죽음에 있어 어떤 요인이 주요하게 영향을 끼치는가를 살펴본 연구도있었는데요. 상당히 장기간 진행된 연구였습니다. 여기서도 우정이 건강을 지켜주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우정은 인간의 삶에서 정말로 귀한 부분이죠.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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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2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4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21-01-06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앍ㅋㅋㅋㅋ 연구결과가 ㅋㅋㅋㅋㅋ 그럴 거 같았는 데 정말로 그럴 줄이야 ㅋㅋㅋ 근데 진짜 혼자사는 여성이 더 건강할 거 같아요! 확실히!!!

다락방 2021-01-07 09:55   좋아요 1 | URL
저 연구결과는 <백래시>였나, 거기에서도 나왔던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 사귀면 스트레스 스트레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앨리스는 존과 결혼하여 탕헤르에서 살고 있는데 어느날 대학시절 룸메이트였던 루시가 찾아온다. 루시는 앨리스를 만날 생각에 설레었고 앨리스가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앨리스는 루시의 등장에 당황하고 놀라며 두려워한다. 앨리스는 루시를 초대한 적도, 기다린 적도 없다. 루시와 지낸 시간들을 잊고 살고 싶었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한 쪽에서는 마땅히 보러 가야한다 생각했는데 한쪽에서는 대체 네가 여길 어떻게 알고 와, 왜 와, 라고 하다니. 이 관계의 시작과 그리고 끝이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녹아들어있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이지 신경줄이 팽팽해지는 일이다. 이야기 자체로는 내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하는 이야기라 나는 이 책을 좋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러나 이 책이 매우 잘 쓰여진 책이고 영리한 책이란 것을 부정할 순 없다. 루시와 앨리스의 우정 그리고 사랑. 이 둘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것은 너무 긴장되는 일이라서 나는 이 책의 다음 장을 넘기고 싶었다가 넘기기 싫었다가 했다.


앨리스와 존이 결혼하는 장면, 존은 부모 없이 고모의 후견을 받는 부자 앨리스의 돈을 보고 결혼하고 자신이 그토록이나 사랑하는 장소 탕헤르로 앨리스를 데리고 가는 장면, 탕헤르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앨리스의 '고립'을 보노라면, 자연스럽게 영화 <가스라이팅>이 생각난다. 물론 나는 그 영화를 본 적이 없지만, 가스라이팅라는 용어가 그 영화로부터 비롯되었음을, 그 영화 속에서도 여자의 재산을 노리고 남편이 접근해 그녀를 고립시키고 서서히 미치게 했다는 줄거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립이다. 



앨리스는 탕헤르에서 약해지고 행복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루시를 다시 보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 루시와 함께 떠나고 싶다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루시는 앨리스가 자신과 함께 당연히 떠날 것이라고 앨리스 역시 자신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시절 둘이 급속도로 친해지면서 루시는 앨리스의 부모가 안계시다는 것 고모의 후견을 받아 부유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때 앨리스는 나중에 너를 데리고 스페인에 갈게, 파리로 갈게 말했던 터다. 루시는 그 날이 오기를 바랐는데, 그 날을 기다리며 살았는데, 그런데 루시가 톰이라는 남자친구를 사귄다고 한다. 곧 결혼까지 할거래. 그렇다면 나를 데리고 스페인에 가겠다는 것은?? 


친하고 서로를 의지하고 다정하며 늘 붙어 다니는 여자 둘에 대한 이야기, 이 묘한 긴장감은 영화 [위험한 독신녀]를 생각나게 했다. 한 여자가 다른 여자와 만나 친해지고 결국은 헤어스타일도 그대로 따라하고 향수도 똑같은 걸 쓰고, 똑같은 구두를 신고 그렇게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마치 그녀인 듯 밤에 찾아드는 일.
















루시가 탕헤르에 앨리스를 찾아가서는 앨리스에게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도착한 곳에서 앨리스는 모처럼 자신의 취미였던 사진찍기를 다시 하며 행복해한다. 밤이 되어 숙소를 찾아서는 차를 마시고 식사를 하는 장면이 있다.



와 함께 쿠스쿠스와 타진을 주문했지만, 거한 식사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의 위가 감당하지 못해서 둘 다 끝까지 먹지는 못했다. 그런데도 왠지 배불리 먹는 행위 자체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것은 서로에 대해 숨기고 억눌렀던 모든 것으로부터의 해방이었다. 우리는 숙소 바닥에 앉아, 스푼가 포크를 한옆으로 치워놓고 현지인처럼 맨손으로 먹었다. 손가락을 타고 즙이 흘렀지만 굳이 닦아내지 않고 핥아먹으며 그 낯선 행위를 즐겼다. 양고기인 것 같은 고기, 살구, 건포도, 맛좋은 식사에 통상적으로 곁들이는 과일은 아니었지만, 저물어가는 모로코의 햇살 속에서 그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식사를 마칠 무렵 우리 입술에는 기름이 번들거렸고 우리는 서로의 모습을 보고 살짝 민망하게 웃으며 둘 다 몸을 뒤로 기댔다. -p.186-187



'거한 식사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의 위가 감당하지 못해서' 라는 문장에 나는 책장을 덮고 당장 초록색 창을 열어 쿠스쿠스와 타진을 검색했다. 거한 식사라고? 모로코의 거한 식사는 도대체 뭐야? 나는 뒤의 부분에 등장하는 양고기 부분을 읽지도 못하고 거한 식사에 꽂혀 이 거한 식사를 검색한거다. 궁금하다. 거한 식사 너무 궁금해! 나는 그 거한 식사의 이미지를 보고 싶다. 사진을 보고 싶어. 뭔데, 뭔데!! 쿠스쿠스는 뭐고 타진은 뭔데!!!









아마 거한 식사의 고기는 타진이었던 것 같다. 여행블로거들의 글을 살펴보니 쿠스쿠스 메뉴에도 여러가지가 있어 로얄 쿠스쿠스란 이름의 메뉴는 고기가 막 종류별로 함께 나오더라. 쿠스쿠스와 함께 곁들일 고기를 충분히 주는 모양이었다. 아, 타진도 궁금하고 쿠스쿠스도 궁금하다. 쿠스쿠스 자체보다는 로얄 쿠스쿠스라는 그 어떤 거대함, 거함, 고칼로리.. 타진의 거함, 고칼로리.. 이런 것들이 너무 궁금하다. 잊지 말고 언젠가 모로코 음식점에 가게 된다면 쿠스쿠스와 타진을 주문해 먹어보아야겠다. 나도 앨리스와 루시처럼 거한 식사라 남기게 될까? 와인하고 같이 먹으면 딱히 안남기지 않을까? 저거 그렇게 뭐 양이 어마어마해 보이지도 않는데... 흐음...



신경줄이 팽팽해지고 뾰족해지는 이야기 읽다가 갑자기 쿠스쿠스와 타진 찾아보아서 죄송합니다, 앨리스 그리고 루시여.. 미안해.. 




<탄제린>은 우정과 사랑에 대한 얘기고 질투와 시기 열등감에 대한 얘기고 고립에 대한 얘기이며 누군가를 미친 사람으로 만드는 얘기이다. 공교롭게도 나는 바로 엊그제 이와 비슷한 내용, 고립과 폭력과 탈출과 미친사람으로 만드는, 더 정확하게는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 걸 보여주는 영화를 보았다. <인비저블 맨>이 그것이다. 지금 넷플릭스에서 절찬 상영중이니, 여러분 놓치지 마세요!




와, 이 영화는 진짜 엄청 잘만들었는데 여배우의 연기가 이 영화 한 편을 살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실리아'(엘리자베스 모스)가 한밤중에 남편의 감금과 폭행으로부터 탈출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잠에서 깬 남편이 발견하고 뒤를 쫓지만 어쨌든 탈출에 성공하면서 시작하는데, 영화속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가한 폭력은 실질적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실리아의 행동과 표정으로 그동안 남편과의 생활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끔찍했을지 너무 잘 알 수 있다. 그걸 짐작하게끔 한 건 엘리자베스 모스의 연기다. 나는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폭력과 강간묘사가 굳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지 않아도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무리가 없다는 것. 폭력에 대한 묘사가 반드시 드러나야만 아 끔찍한 폭력을 당했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거다. 이 영화는 그 지점을 아주 잘 보여준 것 같다.


그렇게 세실리아가 탈출했는데도 그녀는 남편이 자신을 어떻게든 찾아낼 것임을 알고 두려워한다. 언니의 남자친구 집에서 함께 지내면서 문 밖으로 나서는 일이 매우 힘겹다. <탄제린>의 앨리스도 상황이 같지는 않았지만 문밖으로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그 생각만으로도 두려워한다. 너의 남편이 여기를 알지 못하니 너를 찾아올 수 없다고 주변인들이 말하지만, 그러나 세실리아는 계속 감시당하는 느낌과 그가 반드시 나를 찾아낼 것이라는 확신 때문에 몹시 두렵다. <이웃집 살인마>가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폭력적인 남편이나 애인을 피해 멀리 도망치지만, 여기도 찾아와 나를 죽일 것 같다고 두려워하지만 주변인들은 여기까지 너를 따라오진 않을거야 라고 말하고, 그러나 그녀들의 그 두려움은 결국 자신을 찾아온 남자들에 의해 살해당함으로써 망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난다. 죽고나서야.





제가 사는 곳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집에 찾아와서 절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p.145)












자, 이 영화의 제목은 '인비저블 맨' 이다. invisible 은 '보이지 않는' , '볼 수 없는' 이라는 뜻이다. 이 단어에서 이 영화가 어떻게 흐를지 짐작할 수 있지만, 그러나 나는 짐작하지 못했고, 그것이 어떤 은유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 아아 크게 당황하고 마는데, 그러니까 그녀의 초조함과 두려움이 너무 심장 두근두근 거려서, 나는 이웃집 살인마를 읽었으므로, 그녀의 두려움은 이유없는 것이 아니다, 단순한 트라우마가 아니다, 라는 것을 내가 알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남편이 나올지 몰라 너무 두려운거다. 나는 그녀가 결국 남편으로부터 무사히 탈출하기를, 결국은 남편과 싸워 남편을 죽이기를 바랐다. 그 결말을 반드시 알고 보고 싶었다. 스포일러를 부러 당하고 싶었다. 그래야만 내가 영화를 보는 내내 덜 무서울 것 같은 거다. 그래서 30분 동안 쫄아서 보다가 이 영화의 스포일러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여자가 남편을 죽이는지 살리는지 어떤지에 대한 스포 대신 다른 스포를 당하게 되는데, 이미 짐작한 사람에게는 스포가 아니겠지만, 아아, 그는 인비저블 맨, 보이지 않는 남자, 투명인간으로 그녀 앞에 돌아온 것이다.


그녀의 두려움 앞에 갑자기 그녀 남편의 사망 소식이 날아온다. 그가 자살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녀가 그의 죽음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 심신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그녀 스스로가 그의 시신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왜 아니겠는가!! 나라면 반드시 확인할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미 신문기사에도 났으니까. 그리고 그의 유언에는 아내였던 그녀에게 상당한 재산을 남긴 걸로 되어있고 그녀는 그 서류에 싸인을 해야했고, 그렇게 그 서류에 싸인하기 위해 문밖을 나서 죽은 남편의 남동생을 만난다. 그 서류에 싸인하고 돌아와서는 이제 자신앞으로 넉넉한 돈이 들어오니 자신이 신세진 언니 남자친구의 가족들에게 사례를 하고 이제 직업도 좀 갖고 새로 살아갈 준비를 하는데, 아아, 그가 나타난다. 보이지 않는 그가. 뭔가 자신을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 여기에 누군가 함께 있는 느낌 때문에 두려운데 불을 켜고 살펴봐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그런 그녀의 말을 다른 누가 믿어줄 것인가. 나는 이 남자, 보이지 않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의 후기로 이미 접하고서는 영화를 보기도 전부터 울고 싶어졌다. 그녀 앞에 그려질 미래가, 결말이 어떻게 되든 간에, 너무나 외로울 것이 짐작되었기 때문이다. 아니, 투명인간이라니, 그런 남자에게 여자는 분명 고통을 받고 있는데 대체 그 사실을 누가 알아줄 것인가. 죽은 남편은 세계적인 공학자였다. 너무 똑똑한 남자였다. 그래서 그녀는 아는 거다. 이 남자가 죽지 않고 믿을 수 없는 방식으로 내 앞에 나타나 나를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그것은 그녀의 고립을 의미했다. 그녀가 사랑하는 가족이어도 그 말까지 믿을 순 없었다. 이 방에 누군가 있어, 여기 지금 다른 누군가 있다고, 보이지 않지만 그 사람이 있다니까! 라는 그녀의 울부짖음은, 그녀의 트라우마가 나타낸 증상으로 여겨질 뿐이었다. 결국 그녀는 이렇게 고립된다. 남편으로 탈출하기 전에는 외딴 곳의 큰 집에 고립되어 있었고 남편으로부터 탈출했다고 생각한 지금은 주변에 사람이 있는데도 고립된다.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아무도, 아무도.




신뢰성은 생존의 기본 도구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페미니즘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알아가기 시작하던 시절에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핵물리학자 삼촌이 있었다. 어느 크리스마스에 그 삼촌은 우리에게 핵폭탄 연구자들이 사는 교외의 자기 동네에서 한 이웃집 부인이 한밤중에 알몸으로 집을 뛰쳐나와서는 남편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비명을 질러댔다는 이야기를-마치 가볍고 재미난 대화 소재인 것처럼-들려주었다. 나는 물었다. 남편이 진짜로 아내를 죽이려 한 게 아니란 걸 어떻게 아셨어요? 그는 내게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 그 사람들은 점잖은 중산층 가정이었다고, 따라서 남편이 아내를 죽이려 했다는 말은 여자가 남편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외치면서 집을 뛰쳐나온 데 대한 설명으로서 믿을 만하지 않다고, 오히려 여자가 정신 나간 거라고 ‥‥‥(p.18)






<탄제린>에서도 그리고 <인비저블 맨>에서도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그 사랑이 너무 깊어서, 그래서 그 사랑이 보답받지 못할 때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스스로 하게 되는 사람들을 본다. 내가 이렇게 너를 사랑하잖아, 그런데 너는 왜 나를 그만큼 사랑하지 않지? 그 생각은 결국 상대에 대한 고립과 감금 그리고 폭력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사랑이 상대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애초에 그들에게 없다. 다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니, '내가 아니라면 넌 파괴되어야 해'가 되어버린다. 어떻게 그렇게 사랑한다고, 너 아니면 안된다고 하면서, 그러면서 그들을 낭떠러지로 밀어버릴 수 있는 걸까. 



사랑은 소중한 감정이고 높은 가치를 지닌 감정이지만 그러나 절대적으로 숭배되어야 할 감정이 아니다. 내 사랑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내 사랑에 갇혀서 상대의 말이 내게 들리지 않는다면, 그건 이미 사랑이 아니다. 그 사람이 사랑하는 건 상대가 아니라 상대를 사랑하는 나 자신이다. 




탄제린의 앨리스의 말은 아무에게도 가 닿지 않는다. 자신이 행하지 않은 일이 자신의 행위가 되어 있다. 그녀는 원래부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신경과민의 여자가 된다. 부모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정신이 좀 온전치 못해.

인비저블 맨의 세실리아의 말도 누구에게도 가 닿지 않는다. 남편의 폭력이 트라우마를 남겨 그녀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고 정신이 나가버려 이제 주변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고 다니고 있다. 앨리스도 세실리아도 누명을 쓰고 정신병원게 감금된다. 그녀들이 미친게 아닌데도 미친여자가 되어 정신병원에 감금된다. 그녀들이 사랑하는 대상에게 감금되지 않는다면 세상으로부터 감금되니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앨리스도 세실리아도, 내 편인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 말을 들어주고 믿어줄 거라고 확신하는 가족이 있었다. 그러나 혼자 싸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혼자는 얼마나 외롭고 고독할까. 혼자 살아가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고 스스로 감당하며 살아가야 하는 부분이지만, 그리고 많은 시간 혼자 살아가는 일은 불행보다는 안정감이지만, 그러나 혼자 싸우는 일은 다르다. 혼자 싸우는 일은 힘겹고 고되며 포기의 순간이 자꾸만 찾아든다. 나는 이렇게 어떤 상황에서 혼자 싸워야 하는 걸 깨닫는 여자들을 볼 때마다 함께 생각한다. 상대를 죽여야 해, 상대를 죽이지 않고는 나는 계속 고립되고 미친 여자가 된다. 새삼 버사 부인의 입장에서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써준 '진 리스'가 고맙다. 그녀는 일찍이 그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



바람직한 결말은 아니지만 사랑을 의심할 것, 사랑에 기대지 말 것이 탄제린과 인비저블맨이 나에게 준 교훈이다.

바람직한 결말로는 여자의 말을 의심하지 말 것, 이 있겠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녀를 증오했다. 앨리스. 나는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감수했다. 그녀를 찾기 위해, 그녀가 망쳐놓은 우리의 삶을 구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까지 왔다. 나는 그녀의 나약함을 증오했고, 줏대 없음을 증오했으며, 항상 자신이 내린 결정을 번복하는 것을 증오했다. - P235

그는 유감스럽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고국에서 영리하지 못했던 사람은," 그가 자기 머리를 두드리며 말했다. "여기서도 영리하지 않아요. 고향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사람이 여기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놀랄 일은 아니죠. 당신은 여전히 똑같은 사람이에요. 탕헤르가 마법 같은 도시이긴 해도, 기적을 일으키진 않거든요."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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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Schatten 2021-01-02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에 죄송한데 쿠스쿠스 편리해요! 마트에서 한참 봤는데 아무도 안 사니까 들어갔나봐요. 좁쌀알 같은 밀가루덩어리들인데 뜨거운 물에 5분 정도 잠시 놔두면 엄청나게 불어요. 저는 전자렌지에 햇반 데우듯 돌리기도 하고요. ㅋㅋㅋ 그래도 좁쌀같지만; 마카로니나 스파게티보다 저는 속이 편해서 스파게티 소스같은 거 할 때 두세숟갈 넣으면 배부르게 먹습니다. ㅎㅎㅎ 토마토 베이스로 갖은채소 넣고 만들 때 굳이 삶아주는 과정없이도 따뜻한 물 있는 곳에선 금방 익어서 전 스튜처럼 끓일 때 같이 넣고 먹었는데요. 간편한 느낌이고 쌀에 익숙하니깐 밀가루로 된 쌀로 리조또 먹는 기분이랄까요. ㅎㅎㅎ 카레에 먹기도 하고 했는데 요즘은 어디서 구할지 모르겠네요. ㅠㅜ 진짜 쿠스쿠스 먹으러 서촌에 쿠스쿠스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몇년째인지 모르겠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1-01-04 11:44   좋아요 1 | URL
저는 쿠스쿠스 이름도 처음 듣고 보기도 처음보는데(이미지로!) 어쩌면 제가 어딘가에서 그 이름도 모르는채로 먹어보진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속이 편하다니, 저도 마트 갔다가 보이면(저희동네 마트도 없겠죠? ㅜㅜ) 한 번 사먹어봐야겠어요. 파스타용 토마토 소스 넣고 한 번 먹어볼까봐요. 후훗.

바람돌이 2021-01-02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앨리스나 세실리아가 느끼는 저 불안감은 정말 공감이 가요. 어쩌면 여기서 남녀가 원천적으로 갈라지지 않을까? 보통의 남자들은 저런 감정을 이해하기 힘들죠. 오히려 신경쇠약으로 돌리기가 쉬운... 왜냐하면 그들은 여성에 비해 날때부터 육체적으로 힘센 인간들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남자든 여자든 독서가 필요해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하게 해주니까요. 그쵸? 전 탄제린은 안 읽었지만 이 책은 남자들이 좀 많이 읽어줘야 하지 않나 주장하고 싶네요. ㅎㅎ 다락방님 새해도 건강하시고 복도 듬뿍 받으시고 가능하면 새 책도 내시고.. 화이팅 하세요.!!

다락방 2021-01-04 11:46   좋아요 0 | URL
여자들은 남자들로부터 위협을 느끼고 실제적으로 성추행이나 성폭행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피해‘망상‘이 아니지만, 겪어보지 않았던 대부분의 남성들에게는 예민함 혹은 망상으로 여겨지겠지요.
사실 탄제린은 남녀관의 관계이기 보다는 여여 관계라, 그런 식의 두려움을 깨닫고 파악하기 위해서라면 영화 <인비저블 맨>이 더 좋을 것 같아요. 이 영화 진짜 잘 만들었어요. 여자배우 연기가 최고에요!!
바람돌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우리 올해도 알라딘에서 자주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