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게 너무 싫다...



성경 읽기는 계속되고 있다. 친구랑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모든 것들을 뒤로 미루면서도, 그래도 약속이니까, 하면서 성경 읽기는 거르지 않았다. 덕분에 지금은 <민수기>를 읽는다.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모두 끝내고 민수기.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여호수아~ 라는 차례를 잘 아는 까닭은 어릴적에 교회를 다니면서 이 순서로 된 노래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 부분은 따라불러서 성경을 읽어본 적도 없으면서 순서만큼은 외우고 있었던 터다.
















창세기와 출애굽기는 재미있었는데, 그것은 뭐가 어찌됐든 이야기가 그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막장드라마 보는 듯한 이야기가 그 안에 있었기에 나는 욕하면서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는데 레위기와 민수기는 너무 재미없다. 상과 벌 그리고 제사 지내는 방법과 규칙 같은게 나와 있어서 지루하기 짝이 없어. 어서 민수기도 끝났으면 좋겠다. 사람 사는 이야기, 신의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는 거다. 더 읽어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성경에 대한 나의 백자평은 이렇다.


'부조리하고 불완전한 인간의 이야기, 그러나 신도 불완전했다.'



각설하고,


성경을 읽으면서부터 나에게는 걸리적거리는 내용들이 많았다. 이미 예전에 쓴 적 있지만 여자를 돕는 존재로 만든것부터 그러하고, 생명을 만들어냈기에 그것을 없애버리기도 하는 신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나는 불편한 감정을 토로했었다. 엄마에게도 성경을 읽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종종 얘기하곤 하는데, 엄마는 그럴 때마다 목사님들의 성경 말씀을 찾아 들어보면 다 이해가 될거라고 하셨다.


레위기 부분에서부터는 또 새롭게 걸리는게 있다. '부정하다'는 단어가 그것이다. 레위기에서도 언급된 바 있어서 흐음, 하고 넘어가다가 민수기에서 또 언급이 되길래 이번엔 어쩔 수 없이 영어본을 찾아보았다. 그러니까 민수기 5장 2절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모든 나병 환자와 유출증이 있는 자와 주검으로 부정하게 된 자를 다 진영 밖으로 내보내되 남녀를 막론하고 다 진영 밖으로 내보내어 그들이 진영을 더럽히게 하지 말라 내가 그 진영 가운데에 거하느니라 하시매 -굿데이 성경, 민수기 5:2-3>


나는 '부정'이라는 단어가 너무 걸리적거리고 불편해서 다른 성경도 찾아보았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여 모든 문중병환자와 유출병이 있는 자와 주검으로 부정케 된 자를 다 진밖으로 내어 보내되 남녀를 막론하고 다 진영 밖으로 내보내어 그들이 진영을 더럽히게 하지 말라 내가 그 진영 가운데에 거하느니라 하시매 -갓피플 성경, 민수기 5:2-3>


역시 부정이라고 되어 있다. 나병은 전염성이 있는 병이고 그 증세가 심각하니 다른 사람들에게 옮기지 않도록 그들을 분리하는게 필요하다는 것은 내가 잘 알겠다. 그렇지만 진영밖으로 '내보낸다'는 것이, '부정하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불편한 거다. 보통 나병환자들만 따로 사는 곳이 있고 그곳은 그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가서는 안될곳이고, 그러니까 옮길까봐 그런것이라는 건 잘알겠는데, 나였어도 옮을까봐 그곳에 가지 않으려고 하겠지만, '부정하다'고 '내보내라'고 하는 것은 너무 혐오와 차별의 바탕이 되는게 아닌가 싶은거다. 아직 더 읽어봐야 알겠지만, 그렇다면 부정해 내보낸 나병 환자들, 그리고 시신과 가까이 했던 자들에 대해서는 따로 어떤 방법이 마련되어 있을까? 그들도 신이 창조한 인간의 한 명인데, 부정한 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시려고 하는걸까. 나는 이 부정이란 단어가 도대체 어떤 영어단어인지 궁금해 영어본을 찾아보았다.



<Command the people of Israel to remove from tha camp anyone who has a skin disease or a discharge, or who has become ceremonially unclean by touching a dead person.

This command applies to men and women alike. Remove them so they will not difile the camp in which I live among them.>



부정은 unclean 을 번역한 것이로구나. 깨끗하지 않은, unclean. 나는 네이버에 넣고 unclean 을 검색해보았다.



나는 더럽다고 그들을 내보내는게 너무 이상하다. 그것도 신이 그런다는게 이상하다. 어쩌면 성경이 처음 쓰여진 원문에서는 더럽다, 부정하다는 단어 대신 다른 단어를 쓰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본다. 그런데 부정하다는 한글 번역과 unclean 은 너무 걸리적거린다. 신이라면 다른 식으로 대응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게다가 영어를 보면 그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걸 remove 란 단어를 쓴다. remove 라니, 내가 아는 그 단어의 뜻은 '제거하다' 인데. 나는 다시 영어사전을 찾아본다.



remove 라는 단어에 나는 울 것 같은 기분이 된다. 병이 옮을까봐 분리해야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러니까 내가 뭐 인류애가 넘쳐서 그들 모두와 사랑하고 포용하며 함께 살아요, 하자는 건 아니지만, unclean 하니까 remove 하라는 것은 정말이지 '그러면 안돼'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브를 아담의 뒤를 이어 만든 것부터 시작해서 나병 환자들을 부정하니 캠프 바깥으로 내보내라고 하는 것은, 그러니까 '혐오하라' 고 가르친 건 아니었겠지만, 그 후에도 혐오들이 이어질 때 성경을 펼쳐 보이며 그 근거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거다. '이거봐, 하나님도 부정하다고 그들을 내보냈잖아' 하면서. 마치 지금의 기독교인들이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것처럼 말이다.


창세기랑 출애굽기 읽으면서도 불편한 지점이 많았지만, 나는 이 '나병' 에 걸려 '부정한' 자를 캠프 바깥으로 '내보내라'고 하는게 너무 아프다. 하나님, 이러시면 안되는 거잖아요, 하게 되는거다. 그렇지만 아직 내게는 민수기가 남아있고 신명기와 여호수아도 남아있다. 사사기, 룻기, 사무엘상, 사무엘하... 등도. 그 어딘가에는 이들을 감싸고 혐오해서는 안된다는 신의 말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읽어볼것이다.



나병, 을 성경에서 읽기 시작한 순간 나는 자연스럽게 아주 오래전에 읽은 '로맹 가리'의 단편을 떠올린다.
















2010년에 국내에 나온 책이고 나는 2012년에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에 실린 제일 처음 단편 <폭풍우> 에는 섬에 사는 부부가 나온다. 읽은지 벌써 십년 가까이 되니 정확한 내용은 기억 안나지만, 당시에 이 단편을 꽤 놀랍게 읽고 역시 로맹가리다, 투썸즈업 했었는데, 이 부부중에 남편은 의사이고 오랜만에 섬에 배를 타고 이방인 남자가 나타난다. 아내는 남편 몰래 이 남자랑 섹스를 했고, 남자는 아내랑 섹스를 한 뒤 폭풍우 치는 바다로 다시 배를 타고 떠나는데, 아내는 이에 남편을 원망하는 거다. 왜 이 폭풍우 속에 저 남자를 그냥 가게 하는거냐고, 저러다 죽으면 어떡하냐고. 그 때 남편이 아내에게 그러는거다. 어차피 그는 말려도 소용없다, 나병 환자라 죽을 것이다, 는 거다. 소설은 그렇게 끝나는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 아내는 남편에게 자신의 불륜 사실을 알릴 수도 없고 그러나 나병이 옮을 것임을 확 깨닫는 그런 마지막이었던 거다.


이 소설 진짜 너무 놀랍게 읽었었는데, 그래서 그 때도 엄청 대단하다 이러면서 좋아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게 뭔가 싶기도 하다. '남편 몰래 바람 피면 벌받는다~' 이렇게 생각되어서 뭔가 기분 참 거시기해지네? 이건 아마도 집에 있을테니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바람 핀 여성에 대한 벌이라면 민수기에도 등장한다.







내용인즉슨, 남편이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여 제사장에게 고하면 제사장이 그 여인을 심판한다는 거다. 물에 티끌을 넣고 그걸 마셔서 해를 입으면 남편을 두고 탈선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해를 당하지 않고 임신할 것이라고. 그런데 이렇게 아내를 의심해서 고한 남편은, 아내의 정절이 드러나도 벌을 받지 않는다는 거다. 무죄.. 하여간 예부터 남자들은 엄청 무죄 무죄.. 무죄선고 엄청 잘 받는구나. 아내의 불륜이 드러나면 아내가 벌을 받고 그렇지 않아도 의심한 남편에게는 1의 해도 없으니, 아내 신고하는데 신중할 게 무언가. 일단 아내가 스스로 떳떳하다고 해도, 그걸 스스로 알고 있어도, 남편의 의심으로 제사장 앞에 나서서 먼지 들어간 물을 마실 적의 기분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여자에게 죄가 없다고 밝혀졌으면 거기서 여자는 '아 내가 정절을 지킨 것이 알려저서 이제 망신을 당하지 않을 수 있어, 행복해' 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페미사이드의 저 오랜 기원, 드라우닝 풀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Drowning Pool '익사의 웅덩이'라는 뜻으로, 봉건 시대 스코틀랜드의 법에 따라 여성 범죄자들을 처형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 웅덩이나 우물을 가리킨다. 16-17세기 마녀 재판이 횡행하던 시절에는 마녀로 고발당한 여성의 유무죄를 시험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물에 빠뜨려진 여성은 물속으로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닌 것으로, 물 위로 뜨면 마녀로 간주되었다. 어느 쪽이든 결국엔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p.7)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라 이르고 인간을 물로써 휩쓸어버린 신은, 이제 다시 물로는 심판않겠다 약속하셨지만, 16-17세기에 여자들에게는 물로써 심판이 이루어졌다. 답답하다.





사람일은 한치 앞도 알 수 없고 그것이 나 자신에게 대한 것이어도 그렇다. 내가 어느 부분에서 가슴 아파할지 어느 부분에서 행복해할지는, 과거에 대해서는 이러이러했다 말할 수 있어도 미래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 나는 성경에서 나병 환자를 remove 하는 것에 대해 너무 마음이 아픈데, 내가 이럴 줄을 몰랐다. 얼마전에 '장 지글러' 책을 읽고 난민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는 나에 대해서도 그 때는 미처 짐작하지 못했다. 생애 어느 순간은 다르게 좀 살아야겠다고 그 뒤부터 계속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그것은 계속 생각하다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어떤 식으로든 구체적인 답으로 나오게 되지 않을까. 나도 몰랐는데 나는 반다나 시바의 글을 오래 생각하고 장 지글러의 글을 오래 생각한다. 앞으로는 내가 무얼 더 오래 생각하게 될지 모르겠다. 성경에서 여성혐오를 지적하게 될거라고는 짐작했지만, 생명을 만들고 다시 거두어들이는 신에 대해 내가 화를 낼 줄도 몰랐었고, 이렇게 unclean 하다고 remove 하는 것에 오래 가슴이 아플 줄도 몰랐다. 나는 나에 대해 계속 들여다보고 알려고 하는데도 아직도 내가 모르는 내가 너무나 많다.



요즘 회사 일이 너무 바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책이 통 읽히지 않았다. SNS 도 통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성경에서 이런 것들을 검색해보고 찾아보면서 내 옆으로는 내가 지금 당장 읽고 싶은 책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는데, 언제쯤이 되어야 나는 모든 시간을 내가 원하는 책을 읽는데 투자할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지금은 회사에서 업무를 보는 시간이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이라 짬을 내야 책을 읽을 수 있는데, 출퇴근 시간에 읽으면서 짜릿해하는데, 언제쯤이면 해가 들어오는 대낮 거실에 앉아서 쌓아둔 책들을 읽고 또 거기에 대한 글을 쓰면서 살 수 있을까?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지난 주에는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주말 동안 내내 아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입술에 헤르페스가 생기려다가 도로 들어갔다. 잔뜩 긴장했네, 헤르페스 올라올까봐. 히융.



나는 책 읽는 게 너무 좋다. 이렇게 뭔가 화나는 지점이 생겨도 거기에 대해 생각해보고 찾아보고 그러는 시간들이 너무 좋다. 그럴 책들이 쌓여있는데(네, 2월달에 벌써 몇 번이나 구매를 하였습니다...) 내 양껏 하질 못해서 진짜 욕구불만이야 ㅠㅠ


덧붙이자면, 여러분, 폴라 호킨스는 <걸 온 더 트레인> 보다 <인투 더 워터>가 더 좋습니다. 그럼 이만..



아, 맞다. 여러분.. 소설 읽어요. 소설 많이 읽어요. 다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뼈가 되고 막 그런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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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2-08 1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약 읽어보니까, 창세기하고 출애굽기, 그리고 크게 마음 쓰면 열왕기까지가 재미있었고, 나머지는 의지력 테스트였습니다. 흑흑... 확실한 건 저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검은 양입니다.

다락방 2021-02-08 13:03   좋아요 1 | URL
맞아요, 폴스타프님. 의지력 테스트.. 맞습니다. 무슨 보석을 어떻게 준비하고 옷을 어떻게 준비하고 제사는 어떻게 지내고 막 그런식의 나열만 계속 읽노라니 집중력이 확 떨어져요. 이거 언제 끝나나 .. 그 생각만 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그래도 열왕기는 재미있다 하시니 계속해보겠습니다!!

얄라알라 2021-02-08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젤 박하게 시간 투자하는 장르가 소설인데......다락방님의 피가되고 살이 되는 충고를 받아, 최소 1달에 1권이라도^^!!!!

다락방 2021-02-08 13:10   좋아요 4 | URL
북사랑님, 소설에 진짜 다 있어요. 우리가 살면서 알아야하고 갖춰야 할 모든 것들은 소설에 이미 다 있습니다. 고전은 물론이고 스릴러 소설, 추리 소설에도 얼마나 많은 것들이 담겨 있는지, 소설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읽기 전보다 더 큰 사람이 될거에요. 그러니 소설에 시간을 더 투자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소설 만세입니다!!

얄라알라 2021-02-08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세까지는 소설만 주구장창 읽었는데, 점점 취향이 잡식이 되면서 멀어졌네요. 그래도 몇 권씩 읽는 소설은 모두 알라디너 분들 사이에 ‘명예훈장‘받은 책들이네요. 다들 소설 많이 추천해주시니 어부지리 ^^

다락방 2021-02-08 13:36   좋아요 2 | URL
사실 저도 말은 저렇게 했지만 요즘엔 통 소설을 많이 읽지 못하고 있어요. 사둔 소설 한가득인데 자꾸 이것도 읽고 싶고 저것도 읽고 싶고 하다보니 소설하고 예전보다 멀어지더라고요. ㅠㅠ 예전엔 백프로 소설만 읽었는데 이젠 소설 비율이 절반도 안될것 같아요. 그래도 어쩌다가 소설을 읽으면 또 참 좋더라고요. 맞아, 소설을 이래서 내가 좋아했지!! 하면서요. 후훗.
북사랑님, 좋아하는 책 계속 열심히 읽으면서 지냅시다. 무슨 책을 읽든 사실 다 자기가 좋아하니까 읽게 되는거잖아요. 좋아해서 읽는 책읽기를 멈추지 말고 계속합시다!!

Redman 2021-02-08 13: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레위기랑 민수기는 당시 문화 종교적 배경에 조금은 익숙해야 재밌어지는데 제대로 걸리셨군요 ㅋㅋㅋ 최근 나온 김근주 <오늘을 위한 레위기>나 유투브에 저자 강의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김회권의 <하나님 나라 신학으로 읽는 모세오경>도 괜찮습니다

다락방 2021-02-08 13:59   좋아요 1 | URL
오, 레위기랑 민수기를 읽는 꿀팁이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언급하신 것들중 <하나님 나라 신학으로 읽는 모세오경>이 끌리네요. 이것도 읽어봐야겠어요.

- 2021-02-08 19: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피곤해서 어쩐대유.. 근데 또 약속한거 열심히 읽으시구 쓰시구 대단👍
다락방님의 출애굽기에서 전 뜬금없지않개도 치아바타굽기 시나몬롤 굽기를 떠올렸다... 굽기? 뭘또 굽기?

다락방 2021-02-08 19:4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출애굽기 치아바타굽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쟝님 왜케 재미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2-08 19:50   좋아요 1 | URL
나 원래 재미진 사람이었어요 ㅋㅋㅋㅋ 이 미친야근이 날 노잼으로 만들었어요 ㅋㅋㅋ 요새 야근안해서 ㅋㅋ 그리고 얼마뒤엔 실업급여로 낮에 햇살받으며 다락방님이 원하는 것 처럼 시간을 흘려보내면서 책읽을거라서 ㅋㅋㅋ 인생 룰루룻 입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1-02-08 19:52   좋아요 1 | URL
힝.. 그때 막 낮의 독서 빛독서 인증하고 그러면 저 막 부러워서 어쩐대유? 🥺

- 2021-02-08 19:56   좋아요 1 | URL
엄청 자랑하고 싶겠지만 제가 참아야쥬 .. 1/10만 자랑할께유 ㅋㅋㅋㅋ

다락방 2021-02-08 19:57   좋아요 1 | URL
아냐 자랑해.. 쀨받아서 나도 퇴사할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2-08 20:02   좋아요 1 | URL
그럼 우리집 앞에 빵집 내자 ㅋㅋㅋ

붕붕툐툐 2021-02-08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새해가 되면 성경 1독을 항상 계획에 넣었던 예전의 저는 창세기, 출애굽기 신나게 읽다가 레위기부터 우울해지던 기억이 새록새록~ 그래도 재독을 많이 한 책은 성경이 유일한 거 같아요!ㅋㅋㅋ
요즘 예전보단 소설을 많이 읽고 있는데, 왠지 잘하고 있는 거 같아서 기분 업이네용!!
락방님의 성경 완독을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1-02-09 07:42   좋아요 1 | URL
저도 항상 성경을 읽어봐야할텐데 생각만 했지 본격 실천을 하지 못했던 사람으로서 이번에는 드디어 실행에 도전했습니다. 으하하하. 빨리 지루한 민수기 부분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으흐흐흐. 신약은 재미있겠죠? 창세기랑 출애굽기는 재미있었는데 말예요. 붕붕님도 레위기부터 우울해지셨군요. 보편적 감상인가 봅니다. 으하핫.

저는 붕붕님의 혼불 필사를 응원하고 붕붕님은 저의 성경 완독을 응원하고, 매우 좋은 2021년 이라고 생각합니다!! >.<

붕붕툐툐 2021-02-09 13:02   좋아요 0 | URL
꺅!! 매우 좋은 2021년 동감!! 신약은 완전 재미나죠!! 구약도 지금 읽으시는 부분이 재미 없음의 초절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ㅎㅎㅎ
 

내가 돌아가고 싶어 한 것은 창원에서의 삶이 아니었다. 바로 누군가의 보살핌 속에 있던, 아무것도 걱정할 것 없는 안온한 생활이었다. 내가 자꾸만 매달리고 싶었던, 그곳으로만 가면 뭐라도 해결될 것 같은 기대감의 실체는 도망치고 싶다는 두려움이었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한 사람 몫의 삶이 너무도 컸고, 그걸 뒤늦게 깨닫고는 겁에 질린 것이다. - P21

평전 맨 뒤에 실리는 연보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그 인물의 행적과 행적 사이에 상당한 햇수가 생략된 걸 발견할 때가 있다. 이 사람은 이때 뭘 했지? 의아하기도 하다. 내 변변찮은 인생을 굳이 연보로 정리해 본다면 어떨까. 아마 대학원졸업과 취직 이후 몇 년이 그 공백 기간이 될 것이다. 원룸으로 독립하고, 분갈이 달인이 되고, 사내 동호회에서 악기를 배운 건 연보에 들어가지 않을 테니까. 그럼 매달 칼럼을 쓰고,
매주 한 편씩 짧은 소설을 쓰게 된 것은 어떨까. 나는 넣을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넣을 것이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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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맨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창비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여자는 열여덟살이다. 길을 걸으며 책을 읽는 것이 그녀가 좋아하는 일인데 나중에야 그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상하게 보여진다는 걸 알게 된다. 여느날처럼 걸으면서 책을 읽다가 '밀크맨'이 옆에 차를 대며 태워주겠다고 한다. 그녀는 거절했지만, 그 뒤로도 그는 예고도 없이 그녀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조깅을 하던 중이기도 했고 프랑스어 수업을 듣던 중이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갑자기 나타나서 말을 걸고 또 갑자기 사라진다. 그런 그녀는 신경줄이 팽팽해진다. 외출을 하면서도 혹시 여기서 나타나지 않을까 저기서 나타나지 않을까 두리번거리고 겁을 먹게 되고, 그가 자신의 어쩌면-남자친구(그러니까 확실한 남자친구는 아니고 공식적인 관계도 아니지만 비슷한 관계)에게 자동차 폭발 사고가 일어난다고 암시하기까지 한 마당에 그녀는 두렵다. 어쩌면-남자친구에게 운전하지 말라고 하지만 어쩌면-남자친구에게 그 말은 생뚱맞다. 그녀와 밀크맨이 함께 있는 그 잠깐 동안의 모습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그것은 부풀려져서 전해진다. 그녀는 그가 타라고 한 차에 탄 적도 없는데 그를 따로 만난 적도 한 번도 없는데 오히려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기습적으로 그가 찾아올까봐 두렵기까지한데, 사람들은 그녀에게 유부남이면서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반정부 영웅인 그의 정부라고 소문을 낸다. 그녀의 엄마조차도 그가 영웅인 것이 멋져보이겠지만 그러나 그의 세컨드가 되면 안된다고 그녀에게 지청구를 늘어놓는다. 그녀는 자신이 어떤 말을 해도 사람들의 귀에 닿지 않을 것임을 알지만 그래도 엄마가 하도 걱정하는 통에 엄마 그게 아니야, 나는 그의 애인이 아니야, 나는 그를 멋지게 생각하지도 않아, 그가 내가 같이 있는 모습이 왜 목격되었느냐면, 그가 갑자기 나를 그 자신이 원할 때에 찾아오기 때문이야, 우리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말을 하고 엄마가 자신의 편이 되어주길 바랐지만, 그녀의 말을 듣고 엄마는 그녀에게 '거짓말'이라고 화를 낸다. 엄마는 믿어야 하는 딸의 말을 믿는 대신 자신이 믿는 바를 확고히 한다. 그것이 설령 사실이 아닐지라도.



여자는 이 일에 대해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음을 안다. 어쩌면-남자친구에게도 또한 가족에게도. 모든것이 그녀의 잘못으로 여겨지리라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누가 너더러 길을 걸으면서 책을 읽으랬니, 그거 이상하다고 예전부터 말했잖아. 사람들은 네가 밀크맨과 관계있는 것보다 걸으면서 책을 읽는 걸 더 이상하게 생각해. 누가 너더러 프랑스어 공부하러 다니라고 했니, 조깅은 왜 혼자 나간거니, 거기를 왜 혼자 걸었니 등등. 그녀는 그로 인해 두렵고 행동에 제약을 받고 이 모든 것 때문에 신경줄이 팽팽해져 어쩌면-남자친구와 다툼도 잦아진다. 그렇지만 만약 이 일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한다면 그녀의 경험부터 두려움까지 이해받지 못할 뿐더러 축소될 것이 분명하다.



왜 그렇게 두려워하는데? 그가 너를 때렸니? 라고 묻는다면 '아니' 라고 대답해야 하니까. 그러면 그가 너를 만졌니? 라고 물어보면 또 '그건 아니야' 라고 말해야 하니까. 그렇다면 대체 왜그래. 뭐가 두려워, 뭐가 겁나, 왜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있는거야,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그가 너를 만진 것도 아니라며, 라는 말들 앞에서 그녀는 뭐라 답할 수 있을것인가. 분명 나는 그를 피하고 싶고 그를 만날까봐 두렵고 집 밖으로 나서는 것도 걱정되고 집 안에서조차 혹시 그가 나를 보지 않을까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 그러는거야, 할테니까.



서서히 피해자를 잠식해가는 가해자의 모습을 보는 건 피해자 뿐이다. 오히려 가해자는 세상에 알려지길 정부에 반하는 영웅이다. 만약 이 상태 그대로 피해자가 '그 때문에 두렵다'고 세상에 밝혔다면 '도대체 피해가 뭐기에 그러느냐, 그런 사소한 일로 한 남자의 인생을 망치지 말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그것이 성폭행이냐, 네가 당한건 희롱 축에도 못끼지 않냐, 고 피해자도 아닌 제삼자들이 피해자가 당한 일의 경중을 재려들 것이다. 분명 세상이 손가락질하는 것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될것이다. 그것이 네 피해의 전부이냐고, 그런것을 성폭력으로 퉁칠 수 있냐고, 그것은 아니지 않냐고, 피해자가 아닌 제삼자들이 입을 모을 것이다. 그 남자가 세상을 위해 한 일이 있는데, 너같은 여자와 단지 말을 섞었을 뿐인것 가지고 성범죄자가 되어야겠냐고, 그것이 정말 너와, 네 가족과, 이 지역과, 이 나라를 위한 일이냐고 손가락질 할것이다. 가해자가 그녀를 만진 것도 아니니까, 때린 것도 아니니까, 성기를 삽입한 것도 아니니까, 그러니까 너는 피해를 당한건 아닌데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너는 한 남자의 인생을 바닥으로 내팽개치고 있다고, 그것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거냐는 비난의 말들이 피해자에게 쏟아질테니까, 그녀는 침묵한다. 침묵은 그녀를 약하게 만들고 침묵은 어쩔 수 없이 그의 차에 타게 만든다. 아무런 약속 없이 불쑥 나타났던 가해자는 이제 그녀와 약속하고 만나는 사이로 성큼 자리할 수 있게 된다. 어떤 피해는 대의를 위해 눈감아야 하는가? 한 여성을 바닥으로 내팽개치면서 좇아도 되는 대의라는게 있는건가?


좆같아 진짜...




'애나 번스'의 밀크맨은 한 피해자가 어떻게 가해자에게 휩쓸려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피해의식에 사로잡힌다는 건 실제 피해가 존재했다는 걸 의미한다. 피해자는 고립되어지고 그녀는 서서히 기운이 딸리고 있다. 그것이 이 이야기를 중심에서 잡아나가면서 그러나 소설 밀크맨은 한 늙은 남자가 한 어린 여자에게 접근해 자기 뜻대로 하려는 것만 보여주는 이야기는 아니다. 문제있는 여자들이라 불리는 페미니스트들과 사람들에 대한 감시와 부풀려지는 소문들과 이루지 못한 사랑과 드러내면 안되는 사랑까지 다 담겨있다. 문체도 특이하고 내용은 탄탄하다. 때로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는 작품들을 읽노라면 작가가 감당하지 못할만큼 욕심을 부렸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애나 번스에 대해서라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이야기들을 이렇게 자연스레 녹여낼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나는 밀크맨을 한 번 더 읽을 것이다.



소설의 처음부터 애나 번스는 밀크맨을 죽이고 시작한다. 그 점이 고마웠다. 내가 죽이고 싶었는데 이미 죽여줘서 고마웠다. 때로 작가들은 이런 식으로 해야 할 일을 한다.



"너희 둘은 미쳤어." 언니가 말했다. "꽉 막힌 통제광들. 항문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강박적 미치광이들- 아니 대체 어떤 미친 새끼가 달리기를 하지?" - P30

어쩌면 우리 관계가 ‘어쩌면‘ 단계이기 때문에 참을 수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내가 공식적으로 그애와 같이 사는 건 아니고 우리가 공식 커플은 아니니까. 우리가 정식 관계이고 공식 커플로 같이 산다면 내가 가장 먼저 하게 될 일은 떠나는 것일 수도 있었다. - P63

이데올로기적 대의에 헌신한 사람들이 항상 대의를 위한 행동만 하지는 않는다는 건 나도 알았다. 개인적 편향, 이상한 변칙, 주관적 해석을 앞세우기도 했다. 미친 사람들도 있었다. - P241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불신이 너무 강해서 나를 도와주고 지지하고 위로해줄 사람이 있었을 텐데도 친구를 만들고 지원을 끌어낼 수 있었을 텐데도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사람들을 못 믿었고 나 자신을 못 믿었고 나한테 도움을 구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그때에는 정신을 붙잡고 추스르는 게 내 최대 목표였고 그곳에서는 다른 사람들도 제각기 정신을 붙잡고 추스르려 애쓰고 있었으니, 어쩌면 나로서는 도움이나 위안이라는 개념을 알아차리거나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나에게 접근하기는 했고 그중 몇몇 사람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고 정말 좋은 뜻으로 그랬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계속 움츠러들었는데, 두려움과 고집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전히 나는 무엇이라도 사람들에게 말할 만한 일이 있는지 아닌지조차 확신을 못하고 있었다. - P256

그런 식으로 일이 이루어졌다. 밀크맨이 아주 조금씩 접근하고 잠식하고 육식동물처럼 슬금슬금 다가왔기 때문에 뚜렷하게 집어 말하기가 힘들었다. 여기에서 조금, 저기에서 조금, 어쩌면, 어쩌면 아닌지도, 아마도, 모르겠다. 계속적인 암시, 상징, 재현, 은유가 있었다. 내가 받아들인 의미가 그가 의도한 것일 수도 있지만 아니었을 수도 있었다. 밀크맨이 한 말을 액면 그대로 놓고 보거나 각 사건을 따로 떼어 묘사한다고 해보자. 아무리 애써 말로 전달해봤자 별것 아닌 일이 될 것 같았다. - P257

"페기가 그 사람의 가슴을 찢어놓고 하느님에게로 가버리자 그 사람은 페기를 잊고 다른 사람하고 결혼하지는 않겠다고 해서 다른 모든 여자들의 가슴을 찢어놓았어." 그래놓고도 그는 계속 잘생겼다. - P359

여자들이 아무개 아들을 때려눕혔다. 아무개 아들의 행동 때문도 아니고 권총을 휘둘렀기 때문도 아니고 누군지 빤히 아는데도 복면을 쓰고 다녀서도 아니고 나, 여자, 그들의 자매 중 한명을 위협해서도 아니었다. 그런 게 아니었다. 남자이면서 여자 화장실에 들이닥쳤기 때문이었다. - P439

우리는 작은 대문을 열고 닫고 할 것도 없이 작은 산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었고 나는 초저녁의 빛을 들이마시며 빛이 부드러워지고 있다는 것, 사람들이 부드러워진다고 부를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저수지 공원 방향으로 가는 보도 위로 뛰어내리면서 나는 빛을 다시 내쉬었고 그 순간, 나는 거의 웃었다. - P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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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as 2021-02-04 10: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시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재밌을 책이예요. :):):) 밀크맨 새벽에 다 읽고 왠지 좀 두근두근 하면서 한숨을 쉰 기억이 나요 :):)

다락방 2021-02-05 07:42   좋아요 1 | URL
문체도 좋았어요. 다 좋았어요. 저도 시간이 좀 지난 뒤에 다시 읽고 싶어요.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다고 말하는 책은 정말 좋은 책일 확률이 높다고 밀크맨 을 읽으면서 생각했어요. 후훗.

잠자냥 2021-02-04 10: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미친 스토커 놈이 아주 그냥 주변에서 서성이면서 서서히 압박해 오는 거 정말 미치고 대환장.... 정말 죽여줘서 얼마나 고맙던지요. 이 작품 작가의 경험이 담긴 것 같은데, 작가가 정말 끔찍했을 거 같아요. -_-

다락방 2021-02-05 07:43   좋아요 1 | URL
처음부터 죽이고 시작해서 너무 좋았어요. 안그랬으면 읽는 내내 너무 쫄려서 심장이 터졌을거에요 ㅠㅠ
진짜 밀크맨 이야기도 너무 좋았어요. 남들이 뭐라 하든 자기 생각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것도 좋았고 그래놓고도 계속 잘생긴것도 좋았고요 ㅎㅎ

페넬로페 2021-02-04 1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며 숨이 막히는 기분이란 이런것일까하며 읽었어요~~
만약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연!
누군가를 쉽게 비난할 수 없는 이유가 이 책에 있었어요^^

다락방 2021-02-05 07:44   좋아요 1 | URL
맞아요 숨이 막히죠. 이렇게 한 사람의 삶은 지배당하고 있는데 누군가에겐 이렇다 말할만한 게 없다 생각하게 되니 여자의 삶이란 대체 뭘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좋은 독서였어요, 페넬로페님.

- 2021-03-08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흡.. 밀크맨... 짱이였어요... 😭 근데 다락방님 말대로 작가님이 욕심 잔뜩 부렸는 데 욕심 고마운 느낌이었어요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직장 상사와 보낸다. 나는 직장 상사를 곁에서 보필하는 일을 하다보니 보통의 직장인들처럼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동료와 보낸다기 보다는 상사와 보낸다는 편이 맞다. 퇴근 후 집에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들도 존재하지만, 그러나 대부분은 잠자는 시간이다. 이 직장에서 이 일을 오래 했으니 깨어있는 시간을 통틀어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쓰와 보낸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불쑥 들기도 한다. 물론 어린시절까지 꼽아보자면 부모님이 되겠지만.


내 온 신경은 직장 내에서 보쓰에게 집중되어져 있다. 회사를 벗어나면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 나는 보쓰의 전화번호를 핸드폰에 저장해두지 않았다. 몇해전만 해도 어린 조카들이 내 전화기를 가지고 놀면서 실수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던 터라, 아예 그런 가능성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내가 실수를 할 수도 있을테니 가능성을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 다만 전화가 걸려오거나 문자메세지가 온다면 나는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으니까. 혹여라도 문자메세지가 오면 바로 그 문자메세지에 대해 업무를 처리하고 삭제해버린다.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기 위해서.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근무중에 보쓰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올 때가 있다. 본인이 받은 문자메세지의 내용을 나로 하여금 파악, 확인 혹은 처리하도록 하기 위해 보내는 거다. 방금전에 문자메세지를 받고 바로 확인과 처리 과정에 이르는 나를 바라보면서, 언제쯤 이 짓을 그만둘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걸 정말 그만하고 싶다. 내가 그 누구보다 보쓰를 신경쓰는 일을 그만 두고 싶다. 내가 깨어있는 시간에 가장 오래 함께 보내는 사람이 보쓰인게 싫다. 여러차례 연애를 반복하면서도 나는 내 애인보다 보쓰를 더 신경썼고, 내 애인보다 보쓰의 성격이나 취향을 더 잘 파악해야 했다. 그 어떤 애인도 보쓰보다 더 긴 시간을 나와 함께하지 못했다. 애인은 내 신경을 건드리면 세이 굿바이를 해왔지만, 그러나 보쓰에 대해서라면 하지 못했다. 먹고 사는 일이 달려있기 때문이었다. 때로는 억울하고 때로는 화가 나고 때로는 모멸감을 느껴도, 나는 돌아서지 못하고 여기에 있다. 여기에 있음으로써 가능해지는 것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것, 그 돈으로 먹고 사는게 가능해지는 것. 내 안에서 이것들이 조율하며 조화를 이루고 또 체념하고 만족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에 이를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신경줄이 팽팽하게 한쪽으로 기우는 것이 만족스러운건 아니다. 방금 보쓰에게 보고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면서, 이제 문자메세지나 전화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일이 자주 있는 건 아니니까 상징적인 표현일테고, 이제 먹고 살기 위해서 누군가를 신경 쓰는 일은 그만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든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내가 나이 먹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나이 먹도록 해놓은 게 하나도 없네,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오랜 시간 일하면서 나는 순간순간의 행복과 기쁨, 즐거움을 느끼며 살았겠지만, 굵직하게 보면 내가 내 일로써 이룬건 무엇인가, 우울해진다. 내가 한 게 뭐 있나, 내가 이뤄놓은 게 뭐 있나, 그저 대부분의 시간을 누군가의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살아온 게 아닌가 싶어지는 거다.


일을 벗어나 삶으로 봐도 놓고 마찬가지다. 내가 해놓은 게 뭐가 있지? 내 삶은 어떤 식으로 여기까지 오게 된거지?


얼마전에 9년만에(어쩌면 8년) 친구와 통화를 했다. 그 친구는 나와 연락하지 않았던 9년동안 혼인신고를 했고 아이를 낳았고 이혼을 했고 지금은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했다. 자신은 돌싱이 되었다면서 괜찮다면 자기랑 결혼하지 않겠느냐고 농담을 했다. 그러나 그 친구가 내게 묻는 모든 것에 나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었다. 그 친구가 나랑 만나던 때와 같은 직장,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처럼 싱글이었다. 인생의 굵직굵직한 일들이 친구에게 차례대로 일어나고 있을 때, 나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었던 거다. 그 친구는 자신이 나에 대해 알던 모든 것들이 그대로인 것을 확인하고는 놀랐다. 너는 어쩌면 그렇게 변한 게 하나도 없냐, 다 그대로네! 했다. 심지어 목소리까지 옛날과 똑같다고.



정말 그랬다.

나는 그대로였다.

같은 집, 같은 동네에 그것도 모자라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 십년이 지나도 변한 게 없네. 어쩜 그럴까. 내가 너무 멈춰있나? 친구와 통화를 마치고나서 계속 생각난다. 한 사람에게 혼인 신고와 출산과 이혼과 싱글대디의 육아가 일어나고 있을 때 나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그 친구는 내게 만나서 술 한잔 하자고 했는데, 그 때 내게 묻는다면 나는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노라 말해줄 만한게 아무것도 없는 거다. 나는 대체 무엇을 하고 살았던거지? 분명 열심히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걸으면서 나는 무얼 만난거지? 난 무얼 이룬거지? 이루는 것만이 선은 아니지만, 그러나 내보일만한 것이 대체 뭐가 있는거지?

가뜩이나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데 오늘 불쑥 보쓰를 마주하고서는, 왜 계속 이 사람이 옆에 있는거지? 하게 된거다.


인생, 뭘까?




얼마전 친구가 정희진 선생님 글을 읽고 있다며 몇 구절을 들려주었다. 갑자기 너무 좋아서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읽던 책들을 내팽개치고 책장에서 정희진 쌤의 책을 찾아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나는 이런 구절을 마주하게 된다.



나이와 욕망과 사회적 지위가 일치하는 사람은 드물다. "마흔셋에 미국 대통령이 된 케네디는 젊지만, 대학교수의 마흔 세살 조교는 그렇지 않다."(늙어감에 대하여, 105쪽 재인용) 이 구절을 읽고 나는 조용해졌다. 여러 상대에게 무릎을 꿇는다. 인생 자체, 몸, 사회, 폭력 ……. 케네디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흔세 살의 조교"보다 늙었으며, 제 힘에 부치는 일이나 그런 일을 시작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조교보다 케네디와 동일시하며 나이듦을 욕보인다. 지헤와 성숙을 내세우는 이도 있지만 거짓말이다. 이것은 개인의 차이지 나이듦과 무관하다. 나이와 저절로 연결되는 인간 본성은 체력밖에 없다. -p.64



일하는 시간은 짧아졌고 평균 수명은 길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나이에 맞는 라이프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있어 보이는 옷, 품위 있는 취미, 식생활 ……. 결국 돈은 이전 세대, 부모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인류 역사상 이런 세습 사회가 있었던가.

타인의 시선은 사회적 연령(같은 책 97쪽 재인용)이자 곧 나의 시선이다. 자신에게는 "이 나이가 되도록", 타인에게는 "저 나이가 되도록". 상호 혐오 사회다. 아메리는 《자유죽음》과 마찬가지로 삶, 젊음, 나이듦을 존중하지 않는다. 죽어 가며 살아간다는 진실. 단순하다. 인간은 시간의 피조물일 뿐이고 늙음은 절대 운명이다. 그저 흐르는 시간 속에 홀로 있는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를 권한다. -p.64-65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 나쁜게 아닌데, 나는 세상의 기준으로 즉 타인의 기준으로 나를 보려했던 것 같다. 그러니 바깥에서 봤을 때 내게 일어난 큰 변화는 아무것도 없어, 이루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 누군가 그 긴 시간동안 무얼 했냐 물어보면 이걸 했다고 내놓을만한게 없다. 그저 성실한 하루하루가 있었을 뿐인데, 성실한 하루하루가 대단한 업적이 되지 않았다고 침울해졌던것 같다. 나야말로 마흔셋에 대통령이 된 케네디를 놓고 나를 판단하려고 했던걸까. '이 나이가 되도록' 내가 한게 뭐지, 며칠에 걸쳐 수차례 질문을 해야했으니. 해놓은게 없으니 답이 안나오는데, 그렇다면 내가 답을 낼 수 없었던 것은, 그 '해놓았다'는 것에 타인의 시선을 끌고 왔기 때문인 것이다.



'이 나이가 되도록' 이룬것이 없다지만 앞으로 십년 후라고 내가 뭐 크게 달라질까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을 것 같다. 그때가 되어도 나는 '이 나이가 되도록 무얼했나' 또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남들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굵직한 것들을 이루고 변화와 싸우고 있을 때 나는 이 나이가 되도록 무얼 했나,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지금으로서는 앞으로 1,2년 정도 이 직장에 더 다니는 게 어렴풋한 인생의 계획 아닌 계획인데, 사실 실행을 못하겠는 것은 그 뒤를 내가 모르겠기 때문이다. 그 뒤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어서 섣불리 지르지를 못하고 여전히 '언제쯤 여기서 벗어나나', '내 온 신경이 어쩔 수 없이 한쪽으로 쏠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파괴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 다음의 구체적 플랜 없이 뛰쳐나갔다가 죽도 밥도 안될까봐 여전히 신경줄 팽팽한 채로 살고 있다. 내가 원해서가 아닌 그래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나는 가끔 내가 인생의 모든 것들에 대해 뒤쳐졌다, 늦되다 생각을 하곤 하는데, 아마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여기저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제속도로 걸어가지 못하는 것 같아 절망하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정희진 선생님도 한다.




'뒤처진 인생'이란 결국 타인에게 뒤처졌다는 얘기인데, 다른 이들도 똑같이 뒤처졌으므로 덜 괴로워해도 되지 않을까. 더구나 당대 자본은 나이에 맞는 지위가 아니라 어린 나이에 지위를 초과 달성한 이들을 원한다. 어차피 웬만한 사람은 다 '루저'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길을 잃지 않으려고 마스터플랜을 쥐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남들 보기에?" 인생 진리 중 하나는 남들은 나를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결국 자신과의 투쟁이다. 10년을 여관방에서 시나리오만 쓴 영화감독, 기약 없는 무명 시절을 견딘 배우, 20년 습작 시간을 거쳐 마흔에 데뷔한 작가 ……. 삶은 할 일로 채워지는 것이지 안정과 성취는 실상 존재하지 않는 관념이다. 나는 조금 태평해지기로 했다. (p.62)



조급할 일 아닌데도 조급해질 때가 있다. 조급할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이것이 내 속도고 이것이 내 방향이라고 잘 알다가도 가끔은 혼란스러워하며 나 제대로 가고 있나, 이 속도로 가도 맞나 자꾸 비교하게 된다. 태평해지기로 했다는 다짐은 본받을만하지만 그러나 그런 삶의 태도가 쉬이 취해지는 것도 아닐 것이다. 모두가 루저이니 내가 루저인 것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모두가 다 자신이 뒤처졌다고, 이 나이가 되도록 이룬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 아침 책장에서 정희진 쌤 책을 꺼내오면서, 아 읽고 싶은 책이 책장에 꽂혀있어서 생각하는 즉시 바로 꺼낼 수 있다는 삶은 얼마나 좋은가, 생각했다. 커다란 변화 없이 인생을 거쳐오면서 책을 자꾸 사모았기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었다. 며칠전에는 필립 말로 다시 읽고 싶어져서 바로 가 꺼내들었다. 커다란 변화는 없이 살았어도 읽고 싶은 책 쌓아가며 조용히, 얌전하게, 소극적으로, 조그많게 살고 있었던 것 같다. 태평해지려고 노력하다가도 조급해지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 반복되겠지.



와인 역시 집 와인 냉장고에 빈자리 없이 다 채워뒀으니 오늘같은 날은 와인이나 꺼내 마셔야겠다. 역시 돈 벌기를 멈출 수가 없다.


조금 지긋지긋하고 조금 외롭다.



특정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이다. 인간의 변화는 진저리를 동반한다. 독서에는 반드시 몸의 반응이 따른다. 가벼운 바람도 있고 통곡할 때도 있다. 어쨌거나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여성들이 여성학 책을 읽을 때가 대표적인 경우다. - P59

결국 도둑은 집을 나가기로 한다. 그러다 발길을 돌이켜 태연스럽게 묻는다. "어디로 나가는 겁니까?" 도둑은 철조망을 넘어왔다. 시인의 생각은 이렇다. 사람이 보지 않을 때는 거리낌 없이 들어왔지만, 사람이 보는 앞에서는 다시 철조망을 넘어갈 수는 없는 존재가 인간이란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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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1-02-03 19: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지 않아요. 잘 말로 설명이 안 되는데 다락방님이 이루어 놓은 게 없다는... 결혼과 아이를 낳았다고 뭔가 이루었다는 느낌은 솔직히..... 딸이 나중에라도 읽을까봐 노코멘트 할게요 ㅋㅋ

나도 비슷한 생각이 들고. 그냥 허무하고 이게 뭔가 싶고 그러다가 재미있는 책이랑 커피 한 잔이면 만사 오케이 되어버리는 단순성에 내 자신이 때로 귀엽고 그렇게 갑니다..아, 무언가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을 우리 버리기로 해요.
아, 그런데 이 페이퍼 왠지 다락방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너무 묘한 진정성이 아, 정말 말로 하기 힘들었지만 좋다는 얘기예요. 왜냐면 많은 부분이 무언가를 이야기하려는 건지 마구 와닿고... 횡설수설하다 갑니다.

다락방 2021-02-04 09:11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댓글 읽고나니까 진짜 그런 생각이 드네요. 무엇을 했어야 내가 ‘이루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저는 결혼과 출산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것들을 생각했어요. 저는 억대연봉도 아니고 박사 학위도 없고 인생에 이렇다할 타이틀이 없더라고요. 이만큼 살았으면 어떤 타이틀 정도는 획득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아무 타이틀도 없으면서 그러나 일의 지긋지긋함은 끌어안고 있으니 어제는 참 이게 뭔가 싶은 심정이 되었어요. 그러면서도 알겠더라고요. 나만 이러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끔 이런 감정에 휩싸인다는 것을요.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어제 맛있는 떡볶이를 먹고 실컷 자서 그런것 같아요. 덕분에 턱이 두개가 되었지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레와 2021-02-04 11:19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댓글에서 위로 받았습니다. ^^

먼저 다락방님의 페이퍼에서 저도 생각이 많아졌어요.
하루하루 이렇게 견디는 것, 살아내는 것, 저는 언젠가부터 이 두가지를 붙들고 있어요.

2021-02-03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4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21-02-03 21: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삶이 고단하게 느껴질 때, 후회될 때 정희진샘 글만한 글이 없죠. 진짜 최고!! 그대,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잘 그러모으는 사람. 자기자신을 잃는 것이 변화라면 전 변하지 않겠어요. 그렇지만 외롭다는 말 지긋지긋 하다는 말도 너무 알 것 같아서 🥺

다락방 2021-02-04 09:17   좋아요 1 | URL
정희진 괜히 읽었어요. 장바구니에 책만 잔뜩 넣고 2월달에 안사겠다고 하고선 오늘 질러버렸다. 다 정희진 쌤 때문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끔 외로움이 찾아오잖아요. 사람이 살면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 같아요. 이 외로움은 애인 없다에서 오는 그런 외로움이 아니라 어떤 본질적 외로움이요.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은, 뭐라고 해야 할까, 아무도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데에서 오는 그런 외로움. 게다가 밥벌이는 또 얼마나 지긋지긋합니까. 이렇게 살아야 하나, 수없이 되물어도 결국 이렇게 살죠..

저는 남은 정희진을 읽겠습니다. 쟝님이 그때 정희진 읽어준 게 너무 좋았어요. 정희진 쌤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사랑은 윤김지영 쌤께 드리고...

- 2021-02-04 11: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저도 정희진처럼 쓰기 보고 정희진처럼 쓰지는 못하고 그기 나온 책만 십만원어치 샀떠요 ㅋㅋㅋ

감은빛 2021-02-03 2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 [어바웃 타임] 주인공이 아버지에게 시간여행 능력을 이용해 무엇을 했냐고 물었을 때, 아버지는 책을 읽고 또 읽었다고 했어요. 디킨스를 특히 더 많이.

저는 가끔 그 대사가 생각나더라구요. 과거로 돌아가 다시 그 시간을 쓸 수 있고,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당연히 돈을 벌고 싶을 수도 있고, 실패한 첫사랑을 어떻게든 이뤄보려 다시 애써볼 수도 있겠고. 어쩌면 권력(돈과 비슷하지만 다른)을 잡아보려고 노력할 수도 있을텐데. 책이라. 여러번 생각해보니 책이야말로 진짜 좋은 목표다 싶어요. 저는 특히 일상에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책을 많이 못 읽는다고 말하곤 하는데, 언제나 머리 한 켠에는 읽고 싶은 책을 생각하고 있기도 한데, 정말 시간이 많다면 다른 불확실하고 변화가 큰 목표보다는 지금의 내 인생을 기준으로 보면 책이 분명 좋은 목요일 수 있겠다 싶어요.

저 역시 다락방님처럼 자주 이 나이를 먹고 뭐하고 살았나 싶을 때가 많아요. 저도 주위 선배 그룹들의 눈치를 많이 볼 수 밖에 없고, 그들의 영향을 크게 받는 위치에서 일하고 활동하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들곤 해요.

그런데 남들과 비교당하거나 스스로 비교할 때마다 확고하게 나만의 어떤 특징과 장점이 느껴지면, 그걸로 충분하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지금의 저는 비록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래도 이런 이런 부분은 스스로도 자부할 수 있어. 이렇게 보면 오히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어 이런 착각이 들수도 있잖아요. 평소 다락방님의 글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바로 그런 지점이었으니까요. ㅎㅎ

글 읽으면서 저도 무척 공감한 덕분에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네요.

집에서 쉬는 동안 내 인생에서 앞으로 10년을 그려보곤 했어요. 10년이면 작은 아이가 성인이 된 후라 제가 경제적 압박감에서 벗어나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겠다 싶어서요. 오래전부터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늘 명확한 상을 갖고 있었는데, 거기까지 가는 과정은 그려지지 않아서 불안했거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그 과정을 자세히 그려보면서 어떤 선택의 기로들이 생길지, 그때 무엇을 선택하면 좋을지 등을 떠올려봤어요. 그 과정이 더딘 회복과 외로움과 남들보다 뒤쳐지고 있다는 초조한 마음에 조금은 도움이 되더라구요. 다락방님께도 분명 도움이 되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을테고, 분명 스스로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다락방 2021-02-04 09:32   좋아요 1 | URL
영화 어바웃 타임에 그런 부분이 나왔었나요? 저도 봤는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네요. 그렇지만 무척 좋은 대사에요. 저 역시 시간을 돌린다면 책을 더 많이 읽을 것 같아요. 그거 아주 좋은 방법인데요? 영화 [아델라인] 보면 주인공 아델라인도 젊은 시간을 계속 살거든요. 나이들지 않아요. 아델라인도 책을 많이 읽는데 아델라인은 그 시간을 계속 살면서 외국어를 익힙니다. 포르투갈어도 얼마나 잘하는지 몰라요. 감은빛님, 아델라인 보세요. 재미져요 ㅋㅋㅋㅋㅋ (아 댓글 왜 산으로 갔지..)

저는 제가 남들과 비교하며 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친구랑 통화를 하고 나니 굵직한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이 확 찾아오더라고요. 굳이 결혼이나 출산이 아니어도 위에 블랑카님 댓글에도 썼듯이 박사학위라든가 억대 연봉이라든가 하는 뭔가 커다란 타이틀이요. 이게 따지고 보면 사실 이룬 사람들이 별로 없잖아요. 소수만 이루기 때문에 더 대단해보이는건데, 저 역시 젊은 대통령에 저를 놓고 ‘왜 나는 그만큼 못했나‘ 했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여러가지 씁쓸한 감정이 들었으면서도 책을 읽고 또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되기도 했어요.


저도 나중에는 어떻게 살고 싶다, 라는건 그림이 그려지거든요. 빵 굽는 냄새 풍기는 집에서 책도 읽고 요가도 하고 술도 계속 마시면서 살고 싶어요. 그런데 그 때가 오기 전까지는 어떻게 될지 근시일내의 미래가 궁금하네요. 이 직장은 언제 관둘것인지, 작은 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돈은 그렇다면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요...

감은빛님 회복되면 술 한잔 해요!

라로 2021-02-04 17:20   좋아요 0 | URL
저도 어바웃 타임에서 아버지와 하는 대화가 넘 좋았어요!! 두분 대화에 끼어들어 죄송!!^^;; 다락방님의 글은 언제나 희망적이라 좋아요!! 그러니까 막 화내시는 적도 있지만, 그 이유도 희망적으로 읽히는,,, 화이팅!!!

바람돌이 2021-02-04 0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뭔가를 이룬다는건 그냥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거나 그런기 아닌거 같아요. 결혼하고 맨날 싸우고 살고 아이를 낳았지만 내도록 공부하라고 아이 닥달하면서 아이 맘속이 황폐해지는 것도 모르고 산다면 그게 뭐겠어요? 누구나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매일 매일 비슷한 생활을 하지만 그래도 매일 매일이 다르다는걸 우리 알잖아요. 가족이든 친구든 직장동료든 내게 소중한 사람이 하나씩 늘어나고 가끔은 내가 그들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고 있구나 하는 느낌 저는 그런게 너무 좋아요. 다락방님도 그래서 진짜 부자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알라딘 서재 친구 부자부터.... ㅎㅎ

다락방 2021-02-04 09:37   좋아요 1 | URL
맞아요, 바람돌이님. 모두가 비슷한 삶을 살고 그 안에서 기쁨을 찾아가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걸 알고, 또 누구보다 제가 그 안에서 행복을 잘 찾아간다는 걸 잘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요. 그런데도 가끔 불쑥 이런 감정들이 밀고 들어오는 것 같아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지긋지긋하다. 이 나이 먹고 뭐했나. 왜 타이틀이 없나. 박사 학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억대 연봉이 잇는 것도 아니고, 이 나이 먹고 넌 뭘 해놓았니 묻는다면 무얼 답할 수 있나. 그런 생각이 드는거죠. 이게 모두 세상의 잣대, 타인의 기준인데 말예요. 시선을 나에게로 돌리는게 바람직하다는 걸 이미 인지하고 있으니 다시 저는 저를 볼 수 있겠죠. 무엇보다 제 인생의 우선 순위는 저 자신이며 제 자아이니까요.

제가 행복을 느끼는 것들 중에 큰 부분들을 말씀하신 것처럼 친구들이 느끼게 해줘요. 내가 어떻게 이런 사람들을 주변에 둘 수 있게 되었나, 늘 감사한답니다. 알라딘 서재 친구들도 마찬가지고, 이렇게 여기에 괜찮다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도 그렇고요. 감사해요. 고맙습니다.

2021-02-04 0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4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슬픈 스토리를 얘기해보자면, 나의 최근 3개월간 책 순구매액은 83만원을 넘는다. 이게 다락방 한 계정에서만이고, 나는 알라딘에 계정 하나가 더 있는데 그것의 등급은 골드이며, 매달 예스에서도 책을 산다. 왜냐면 쿠폰을 주는데 그걸 날릴 수는 없잖아요... 아무튼 내가 사두고 안읽은 책이 너무 많아서 숨이 막히는 가운데, 2월은 책을 사지 않겠다, 한달이라도 얌전하게 사 둔 책만 읽겠다, 했지만... 세상은 나를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네, 이런 책이 나왔어요.















최근에 보부아르 책을 밑줄 그어가며 보았던 사람으로서 이것을 무시할 수가 없는 것... 아아, 한 달 뒤에, 한 달 뒤에.. 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나는 얼마나 미룰 수 있을까? 나는 미루기의 천재가 아닌데...나는 노력형인데.......... 이 책이 자꾸 눈앞에서 아른 거리는 것이다. 물론, 살거라면 이거 한 권만 사진 않을 거다. 우리는 어째서인지 왜때문에 5만원 장바구니는 일단 넘겨야 하잖아요... 무릇 책 구매는 그렇게 하는 거 아닙니까?


그리하여 내 장바구니에 잠긴 책은 이 두 권이 더 있지요.















사실 보부아르 신간이 눈앞에 아른거리기 전에 사고 싶어서 욕망이 용솟음쳤던 것은 베트남 한달살기, 저 책이다. 마침 단발머리님 페이퍼에서 헬렌 니어링의 책을 보고서는 어머, 이건 꼭 사야해, 읽어야 해, 내 밥상 소박해질 필요가 있지!! 했던 터인데, 아아, 소박한 밥상과 베트남 한달 살기는 어쩐지 셋트 아닌가. 셋트다, 셋트. 이것은 이름하여, 다락방 셋트. 잘 어울리지 않습니까.. 베트남에 한 달 가 살면서 나는 소박한 밥상을 차릴 것이다...


나는 이렇게 세 권을 가슴에 품고 미뤄야지 미뤄야지 하는데,

왜그러셨어요, 난티나무 님...

















왜그러셨어요, 잠자냥 님..
















버지니아 울프에도 편승해야 합니다.

왜그러셨어요, 단발머리 님..



















정녕 알라딘을 그만둬야만 나는 책 구매를 멈출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이것들도 사고싶다.





















그리고 이 책... 품절인데 52,250원. 두구두구둥-
















그나저나 어제 도서관에서 내가 예약한 도서 도착했다고 문자메세지가 왔는데 제목이 잘려가지고 .. 내가 뭘 신청했는지도 모르겠다...

집에 가면서 도서관에 들러 예약도서 픽업해야지.


인생은 뭘까?

책은 뭘까?



2월은 그래서 안살 순 없을 것 같고 한 번만 사야겠다 생각했는데, 그렇다면 그 한 번에 선택되는 책들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나는 그 한 번을 언제로 정할것인가. 나는 언제까지 책 구매를 미룰 수 있을 것인가. 너무 심오한 문제라 섣불리 답을 낼 수가 없다. 내 생각이나 결정보다 내 손이 더 빠르게 모든 것을 행할까 두렵다. 글을 쓸 때는 항상 내 손이 내 생각보다 먼저였는데. 손꾸락에 눈달린 줄.. 손꾸락이 생각을 한다. 나의 손꾸락이여... 뭘 만드는 건 못하면서 제 의지대로 쓰고 지르는 건 잘해... 내 손꾸락..... 사랑해, 내 손꾸락. 내가 너를 아낀다. 널 내가 아껴야지 누가 아끼니. 나의 예쁜 손가락 샤라라랑~



여러분 나는 미룰 것이다...

언제까지? 모르겠다.

미룰 거야.

저는 미루기의 천재가 아니므로 노력형, 이를 악물고 노력하여 미루겠다.


책들아 똭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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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2-01 1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이미 이 책들만으로도 15만원은 너끈히 넘어 보입니다....??

다락방 2021-02-01 13:21   좋아요 1 | URL
전 이제 어쩌면 좋아요? 당장 오늘에서 내일로 미루는 것도 이를 악물어야 합니다. 노력형, 노력형, 노력형이야..

잠자냥 2021-02-01 14:00   좋아요 2 | URL
이참에 백만원 넘어갑시다.

다락방 2021-02-01 23:47   좋아요 0 | URL
저한테 왜그러시는거에요... 🥺

수이 2021-02-01 1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루지 말자!! 미루기 노력하자!! 노력해도 어쩔 수 없으면 그냥 사자!! 🦁?!

다락방 2021-02-01 13:21   좋아요 2 | URL
사자 뭐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빵터졌네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사자자리 ♡

비연 2021-02-01 13: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소비는 미덕이다... 알라딘이 저한테 빙의하여 외치는.. (아침에 이미 책주문 버튼에 손꾸락을 올려버린 비연..무룩)

다락방 2021-02-01 13:22   좋아요 4 | URL
소비는 미덕입니까? 확실해요? 정말 그렇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번에 지르면 3개월 구매금액 백만원 넘을것 같단 말예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blanca 2021-02-01 1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나도 어제 도서관에서 문자 와서 상호대차책 찾으러 갔는데 그러면서 또 책 주문...자괴감 들어요. 책을 사는 것보다 파는 것에 집중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도. 쿨럭. 다 소장가치 이백프로로 결론이...

2021-02-01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02-02 17:12   좋아요 2 | URL
저는 어제 술마시느라 도서관을 못갔어요 ㅋㅋㅋㅋ 오늘 가서 예약도서 찾아야 돼요. 와 진짜 책에 치어 사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

붕붕툐툐 2021-02-0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마구 지를 수 있는 재력과 노력과 열정이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요~ 책들은 딱 기다리고 있을테니 2월, 달려봅시다!!

다락방 2021-02-02 15:26   좋아요 1 | URL
마구 지를 수 있는 노력과 열정은 있지만 재력.. 은 저랑 거리가 멉니다. 제가 재력이 있어서 책을 지르는 것은 아닙니다 ㅠㅠ 어쨌든, 달려봅시다. 고고씽!!

scott 2021-02-01 15: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선 알라딘에 사악한 알림버튼을 오프해버려요 ㅋㅋ
마지막 28일날만 온 버튼으로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2-02 15:26   좋아요 1 | URL
저는 알라딘 알림버튼은 진작에 오프해두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항상 피씨로 들어와서 서재 구경하다가... ㅠㅠ

2021-02-01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2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1-02-01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계정을 또 갖고 계시군요. 근데 3개월 83만이라니. 후덜덜이네요. 게다가 이 책들까지 합치면......

저는 다락방님에 비하면 미루기 천재인 것 같아요. 저는 충분히 참을 수 있어요. 이미 못 읽고 굴러다니는 책들이 너무 많은 걸요.

다락방 2021-02-03 13:40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저렇게까지 샀을 줄을 몰랐다가 와 완전 놀랐네요. 그런데 어제 오늘 또 주문했네요. 이쯤되면 읽기 위해 사는게 아니라 사기 위해 사는것 같아요. 돌았나봐요 ㅠㅠ

사두고 안읽은 책으로 치자면야 제가 감은빛님보다 훨씬 많을 거라는데 오백원 걸겠습니다..

페넬로페 2021-02-01 1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진짜 책은 뭘까요?
명쾌한 답변 부탁 드려요~~

다락방 2021-02-03 13:40   좋아요 1 | URL
책은...

돈잡아먹는 귀신입니다.......

그럼 이만.....

페넬로페 2021-02-03 14:18   좋아요 0 | URL
역시 명쾌하십니다^^
답변에 대한 감사로 다락방님께 장미를~~🌹🌹🌹🌹🌹

바람돌이 2021-02-01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력형이시잖아요.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어요. 예전엔 저도 미친 듯이 사댔었는데 저도 아주 노력해서 지금은 정상적인 구매를 하고 있답니다. ㅎㅎ 노력하면 가능은 합니다. 네 그렇다고요. ㅎㅎ

다락방 2021-02-03 13:41   좋아요 0 | URL
저 아무리 노력해도 미루기가 잘 안되네요, 바람돌이님? 지르지 말자, 라고 결심하고 한권씩 쏠랑쏠랑 사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2-02 0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뭔지 알아요, 그 마음. 그런데 그러시면서 이렇게 책 추천을 깔아놓으시면 어쩝니까.

다락방 2021-02-03 13:41   좋아요 1 | URL
저 대신 여러분이라도 사시라고..
그렇지만 저는 여기에서 벌써 두 권을 샀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noomy 2021-02-02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홉스도 같이 사심이...

다락방 2021-02-03 13:42   좋아요 0 | URL
어떤 홉스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noomy 2021-02-03 14:32   좋아요 0 | URL
죄송함다 맥락없이 던졌네요^^;;;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이 나온 시리즈 중에 <홉스 - 리바이어던의 탄생> 말이에요. 제가 너무 갖고 싶었나 봐요 -_-;;;

다락방 2021-02-03 15:02   좋아요 0 | URL
지금 검색해봤어요. 무려 632쪽에 이르는 책이네요! 보부아르의 책과 나란히 꽂아두면 뽀대날것 같습니다!

han22598 2021-02-04 0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록산게이가 추천하는 책 ‘파친코‘....저도 작년에 사두었는데 ㅎㅎㅎ 다락방님. 사세요! 사세요!

다락방 2021-02-04 10:39   좋아요 1 | URL
저 결국 오늘 주문했는데 파친코는 빠졌답니다? 다음에 사야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1-02-04 14: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록산 게이는 제가 존경하는 작가! ‘파친코‘ 지난번에 이 글 읽으면서도 찜했는데 두번 찜합니다! han님 록산게이 추천책 더 알려주세요^^ 감사드립니다.

다락방 2021-02-04 21:37   좋아요 0 | URL
저 오늘 책 샀어요 ㅋㅋㅋ 그렇지만 파친코가 빠졌으므로 넣어서 다시 한 번 주문해야 합니다.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

han22598 2021-02-05 05:38   좋아요 0 | URL
전에 록산게이 홈페이지 본거라, 다시 록산게이 홈피 들어가보니 홈피가 조금 바뀌면서 추천책 내용이 사라져버렸네요. 그나저나 그새 록산게이는 새로운 책을 몇권 내셧네요.

다락방님...! 다시 한번 주문은 이루어져야 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