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2
서이레 지음, 나몬 그림 / 문학동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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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됨과 여자됨이 부질없다는, 세상은 거대한 여성국극이라는 걸 깨달은 정년이는 두렵지만 앞으로 나아간다. 소리도 연기도 배우는 건 쉽지 않지만, 무엇보다 여자를 인간으로 대우하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걸 이제 알게 되었고, 그렇게 여성됨을 내려놓고 나로서 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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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읽으면서 이게 뭐야 나는 이 책 어떻게 읽어 두려워했다. 그래서 차마 1장으로 넘어갈 수가 없었어. 이미 읽은 분들의 인용문 봐도 아아 저것은 글자긴 글자로되 나에게 아무런 뜻도 남기지 못할것인가... 했고, 나는 연휴를 맞이하여 침대에 눕듯이 앉아 1장을 펼쳐 읽기 시작하는데, 얼라리여, 1장의 첫페이지부터 나로 하여금 똑바로 앉게 하고 서재로 책 들고 옮기게 하네? 자, 페미니즘 책 읽다보면 자꾸 소환되어 까이는 루소, 그가 어김없이 캐롤 페이트먼의 책에도 등장한다. 보자. 루소여..




⌈정치와 예술⌋이라는 글에서 루소는 '한 민족이 지나친 음주로 멸망한 적은 없다. 모든 민족은 여자들의 무질서 때문에 멸망한다'라고 공언한다. 루소는 술에 빠지는 것이, 다른 점에서라면 강직하고 품위 있는 남자들의 통상 유일한 결함이라고, 부도덕한 자만이 술이 증진시키게 될 무분별함을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술에 취하는 것은 남자들을 악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멍청하게 만들기 때문에 최악의 악덕은 아니다. 또한, 술은 남자들을 다른 악덕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므로 정체 (政體)에 대해 그 어떤 위험도 제기하지 않는다. 반면에 '여자들의 무질서'는 모득 악덕을 낳고 국가를 파멸로 이끌 수 있다. -p.33


캐럴 페이트먼이 루소의 글을 가져온 것은 저 루소의 글을 놓고 반박하기 위함이니 뭐 내가 따로 덧붙이지 않아도 좋겠지만, 그래도 저 부분을 읽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져서 나의 맥북을 열었다. 크르릉-


일단 '술'에 대해서라면, '술'이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건 아니라는 것에는 나도 동의하는 바다. 술은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다만, 술을 마셔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술은 기존에 내가 가진 자제력을 건드리는 역할을 함에는 틀림없다. 만약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 고백을 한다면, 그건 평소에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기 때문일 확률이 크다. 맨정신에 말하지 않고 눌러뒀던 감정을 술이 건드려서 말하게 했을 확률이 크다는 거다. 내가 좋아하지도 않았던 사람에게 갑자기 '술김에' 좋아한다고 말할 순 없다. 술을 먹고 갑자기 없던 감정이 생겨나지 않는다. 있던 감정이 더 진해지거나 그것을 감추는게 어려워질뿐. 술을 마시고 남자들이 저지르는 그 모든 행동들은, 그러니까 기존에 그에게 잠재해있을 확률이 매우 크다는 거다. 술마셔서 나도 모르게, 취중에, 술이 그렇게 만들었어 라고 하면서 저지르는 여성을 향한 범죄들은, 술이 한 게 아니다. 술을 마신 그 당사자가 한 일이지. 술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술을 원망할게 아니라, 술을 마신 그 당사자, 그 안에 내재되어 있던 폭력성과 범죄에 대한 욕망을 표출하고야 만 그 당사자에게 벌을 내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술에 대해서라면 한없이 관대한 대한민국 남자들은 술 핑계라면 무조건 오케이다. 술이 나로 하여금 강간을 저지르게 만들었어, 오구오구 그랬쪄여? 그러면 봐줄게염~ 이렇게 되어버리는 거다. 그러나 그 술은 여자에게 있어서라면 마땅히 피해를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수단이 된다. 그러니까 왜 술을 마셨어? 니가 술을 마시니까 그런 일을 당하잖아, 하면서. 술은 범죄를 저지르는 남자들과 남자들의 문화 사이에서 결속을 단단히하고 여성들을 배제하거나 여성 탓을 하고 그렇게 계속 해서 여성혐오 문화를 이어가는데 중심적 수단이 된다. 남자들은 술을 마시기에 적절한 종이 아니다. 술이 그렇게 만든다면 술을 멀리하면 될텐데 그러나 여전히 술핑계를 대면서 여전히 술을 마시고 여전히 범죄를 저지른다. 술을 마시기에 되게 부족하며 부적합한 종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지만 내가 술 얘기를 하려던 것은 아니고, 여자들의 무질서, 루소라는 저명한 학자가 세상을 망친다고 했던 여자들의 무질서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거다. 그리고 정치.

여자들은 그들의 본성 때문에 국가 안에서 무질서의 원천이라는 합의가 있어왔다고 캐롤 페이트먼은 책에서 말한다. 무질서. 여자들은 그러니까 남자들만큼 질서적이지 못하다는 얘기다. 여자들이 무질서하다는 것은 남자들은 그 무질서 반대편에 서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남자들은 그렇다면 왜 무질서의 반대편에 서있을 수 있었을까.  그들은 여자들보다 더 배웠기 때문에, 교육의 기회가 훨씬 많기 때문(에 그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가. 여자들의 본성이 무질서하다면, 그것이 나라를 망친다면 그 여자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질서를 가르치면 어땠을까? 너는 바보야~ 라고 말하는 걸로 그치는 게 아니라, 그렇다면 바보가 되지 않게 글을 배우자, 하는 것이 그 다음의 나아갈 수순이 아니란 말인가. 오해가 있을까봐 노파심에 말하는데, 나는 여자들이 무질서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게 아니다. 여자들이 무질서했다면 그걸로 나라를 망친다고 생각했다면, 그러지 않을 수 있게끔 그 대안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거다. 그러나 그런거 없이 다만 그냥 무질서해, 나라를 망쳐~ 하고 비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나. 문제가 있는데 해결하지 않고 그건 문제야, 문제지 하면 그 문제는 언제 끝나나? 안끝난다. 여기에서 알 수 있다. 루소가 하는 것은 단지 비난을 위한 비난이라는 것을. 만약 그것이 진정 문제라고 생각했다면 단순히 비난하는 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므로 어떻게 하자는 그 다음이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말이다. 도대체 여자를 향해 무질서하다고 비난하기만 하는데에서 루소가 얻는게 뭐람? 그저 아무말 내뱉은 자기안의 통쾌함 아닌가. 이렇게 나는 잘났다, 무질서한 너네들을 비난할만큼 내 안엔 질서가 가득하다, 라는 자신만의 뿌듯함 말고 또 뭐가 있단 말인가.



'장 자크 루소'는 1712년에 태어나서 1778년에 사망한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소설가이다. 잠깐 여기서 1833년의 영국을 들여다보자. 브리저튼 얘기다.

















브리저튼 가문은 총 8남매가 있다. 알파벳 순으로 이름지워졌으므로 '다프네'는 네번째 자식이자 맏딸이다. 이 시대의 '결혼적령기'에 이른 다프네는 결혼을 하고 싶고 신랑감을 찾길 원한다. 지금 사람들에게 유명한 가십지 <레이디 휘슬다운>에서는 아버지의 공작 지위를 물려받게 된 '사이먼'의 소식이 뜨겁다. '사이먼'은 다프네의 첫째 오빠인 '앤서니'와 옥스퍼드 대학 동기라고 한다. 이에 다프네 엄마는 '내 기억이 맞다면 수학 과목에서 수석을 했을거다' 라고 한다. 그러면서 왜 내 자식중에는 그런 애가 없는지, 중얼거리는데 이때 다프네가 엄마한테 말한다.



'I' m sure I would take a first if Oxford would only see fit to admit women.' -BRIDGERTON: THE DUKE &I, JULIA QUINN, p.18


"어머니도 참. 만일 옥스퍼드에서 여자를 받아 준다면 분명히 제가 수석을 차지했을 거예요." (번역본)



물론 다프네의 어머니는 너의 과외선생님 아팠을 때 내가 너의 산수 문제집 채점 해봤는데 네가 그 말할 건 아니지 농담하며 웃지만,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건 사이먼이 수석을 할 수 있었던 건, 사이먼이 대학을 갔기 때문이다.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죠? 다프네는 옥스퍼드에서 수석을 할 기회가 없었다. 물론 수학 점수가 실제로 어땠을지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옥스퍼드에서 수학과목 수석을 차지할' 기회 자체가 다프네에게 없었다는 거다. 1833년인데 말이다.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한쪽은 옥스퍼드에서 수학과목 수석을 차지했지 라고 칭찬을 듣고 있는데, 그것이 그의 장점이 되는데, 그와 다른 성별을 가진 사람은 애시당초 옥스퍼드에서 받아주지를 않아 '옥스퍼드에서 수석을 할지 꼴찌를 할지'에 대한 것조차 알 수 없다는 거다. 그러니 루소의 '여자들은 무질서하다'는 것은 도대체 여자들에게 질서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어떤 기회를 줘봤느냐로 항변할 수 있다. 여자들이 무질서하다는 것은 평소 자신이 보는 여자들의 모습으로만 판단한 것이 아닌가. 그 여자들에게 다르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가, 그 여자들에게 남자들과 공평한 기회를 주었는가. 남자들이 50명 학교갔다면 여자들 50명도 학교에 보냈는가, 남자들 50명이 정치한다면 여자들 50명에게도 정치하게 했는가. 



여자들은 이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 안에서 시민권을 부여받게 되었지만, 여자들이 정치적 삶에 적합하지 않으며 국가가 그들의 손에 있다면 위험해질 것이라는 믿음이 여전히 만연하다. -p.34

여자들이 정치적 삶에 적합하지 않으 국가가 그들의 손에 있다면 위험해 질것이란 믿음, 이라는 구절에서 나는 '에멀린 팽크허스트'의 자서전인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의 이 구절이 떠올랐다.
















빈민구제위원이 되고 나서 깨다른 것은 현행 빈민법은 그 법의 원래 목적을 실행할 수 없게 만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어린이를 위한 조항에서도 이 법은 문제가 많았다. 그 법의 목적을 제대로 이행하려면 새로운 법률을 만들어야만 한다. 그러나 여성이 투표권을 가질 때까지는 새로운 법률을 만들기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에멀린 팽크허스트, p.51



1890년대에 에멀린 팽크허스트는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이 정치에 참여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현재 교육이 문제가 있다는 것, 가난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의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여성들은 정치에 참여해야 했다. 나는 이 책을 읽을 당시,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유가 분명 나쁜 것, 옳지 못한것을 바로 잡고자 한다는 데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그리고 이웃들과 함께 지내면서 실생활에서 정말 필요한게 뭔지 자신들의 눈으로 스스로 관찰하고 확인하고 그래서 해결방법을 찾고자 했기 때문이었던 거다. 계속해서 바깥생활을 하고 가사노동과 육아에서 먼 곳에 있고 남자들만이 구성원인 조직에서 일하는 남자들로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여자들이 보았던 것이고, 그것은 실제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었던 거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가 여성들의 손에 맡겨진다면 위험할 것이라는 저 시대의 짐작은 틀렸다. 물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 명의 여성인 지도자가 잘못을 했을 때 그 여성은 다른 숱한 여성들을 대표한다고 여긴다. 그래서 역시 여성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안돼, 여자가 사장이면 안돼 같은 막말이 나온다. 트럼프가 잘못하면 그것은 남자들의 잘못으로 퉁쳐지지 않는데 한 명의 여자는 모든 여자들을 대표하고 그것은 곧 여자들의 무질서로 이어진다. 

















여성과 인종화된 소수자는 자신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다는 사실, 아주 작은 실수조차 무능력의 증거로 간주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이른바 ‘대표성에 대한 부담감‘을 짊어진다. 그들은 그 자체로 표가 나고 가시적인 그들 집단의 능력을 대표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앞서 보았듯이 파농은 어떻게 개인 경력 이상의 것이 ‘검둥이‘ 외과의사의 일에 달려 있는가를 설명했다. 인종화된 특정 집단의 능력을 대표한다고 여겨지며 소수자의 일원이라는 데에 당연한 부담이 있다. 비백인도 그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일을 잘해야 하는 압박을 느끼기 때문이다. 한 고위 공무원은 "못 하고 싶지 않았어요. 우리 편을 실망시킬 테니까요. 아시아인이 정말 잘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증명하고 싶어서 잘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공간 침입자, 너멀 퓨워, p.113)



'시몬 드 보부아르'는 1908년에 태어나서 1986년에 죽었다. 보부아르가 루소와 같은 시대에 살았다면 루소와 맞짱뜰 수 있지 않았을까 나는 루소의 저 구절들을 보며 생각해보았다. 제2의 성에서 보부아르는 이렇게 말했으니까.
















세상은 여자를 부엌이나 규방 속에 가두어 두면서도 그녀의 시야가 좁은 것에 놀란다. 그리고 여자에게서 날개를 잘라놓고 그녀가 날지 못한다고 한탄한다. 만일 여자에게 미래를 열어 준다면 그녀는 결코 현재 속에 갇혀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제2의 성, 2권], 시몬 드 보부아르, p.776



아무것도 한 게 없으면서 남 욕 하기는 제일 쉽다.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는 것은 아무런 에너지도 들지 않는다. 그러나 다만 그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낼 뿐이다. 아무리 배운게 많고 아무리 교육을 받고 그렇게 머릿속에 지식을 꾸역꾸역 넣어서 쌓아봤자 평소에 어떤 인식과 어떤 의식을 갖고 있느냐는 다른 사람을 향한 날선 말에서 표현된다.



루소, 그는 누구인가...

어떤 책 있나 보다가 루소 책, 저거 사회계약론... 나 집에 있는 것 같다..

교육에 대한 책도 썼던데 읽어보고 싶어지네? 무슨 얘기 했을까?

에밀도 읽어보고 싶고 자서전도 읽어보고 싶다. (응?)


















그나저나 나는 여자들의 무질서 35페이지까지 읽었다.

그럼 이만..

냉동 쭈꾸미 해동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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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2-15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소 너무 싫지 않나요 ㅋㅋ 저는 오만정이 떨어졌는데, 설에 동생들과 로얄 어페어라는 영화를 봤는 데 거기서 등장하더랍니다. 참 이 영화 락방님 보셨어요? 잉잉 ㅠㅠ

다락방 2021-02-15 08:55   좋아요 1 | URL
저는 루소를 그 이름만 알지 잘 몰라서 제대로 까기 위해 읽어야 할 사람이 하나 더 생겼는가... 생각하는 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그 영화 안봤어요. 아무튼 루소도 싫고 무질서 읽다 보면 싫은 놈들 수두룩빽빽할 것 같아요. 으하하하.
 

#바꾸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처음 세상에 알린 것도, 웹하드 카르텔을 폭로한 것도, 소라넷을 폐지시킨 것도 모두 여성이었다. 디지털성범죄라는 단단한 장벽에 균열을 내기 위해 수많은 여성이 무던히 돌을 던졌다. 정부 대책은 늘 한발 늦었다. 여성들이 밀고 당기면 겨우 한 발 떼는 식이었다. 불법촬영물 유포가 논란이 된 지 2년 만에 정부는 디지털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내놨다(2017년 9월),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에 사이버성폭력 수사전담팀이 만들어졌다(2018년 3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2018년 4월), 촬영물을 동의 없이 유포하면 처벌하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2018년 11월). 웹하드 카르텔 방지 대책을 내놨다(2019년 1월). n번방 방지법이 통과됐다(2020년 4·5월). 그리고 디지털성범죄 양형기준안이 확정됐다.
(2020년 9월).
디지털성범죄에 맞서다 하예나와 서승희는 활동가가 됐다. 하예나는 이후 2016년 DSO(디지털 성범죄 아웃)를 꾸려 2019년까지 활동했고, 서승희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를 만들어 피해자를 지원한다. 백가을은 디지털성범죄 연구자가 돼서 지속적으로 여성에 대한 잡지를 만들고 있다. "우리 역할은 이후에 나타날다른 팀들이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길을 닦는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것도 이전에 활동한 팀들 덕이다."(리셋) 여성의 연대로 세상은 바뀌고 있다. (장수경 기자) - P16

음란물, 국산 야동은 없다. 그것은 디지털성폭력‘이다. 그의 운동은 이 한마디로 집약할 수 있다. 그는 온라인 음지에서 벌어지던폭력을 오프라인으로 끌고 나와 기어이 드러나게 했다. "이 영상이진짜라는 보장이 있냐?"는 수사기관의 폭력과 부딪히며 ‘대한민국을 상대로 싸웠다. 그리고 불법영상 공유와 성폭행 모의가 이뤄지던 사이트 소라넷을 폐지시켰다. 그는 불법영상물을 쫓는 하이에나, 하예나 전 디지털성범죄아웃(DSO Digital Sexual CrimeOut) 대표다.
하 전 대표에게 평소 팬심을 가지고 있었던 ‘추적단 불꽃’은 그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스치는 가을바람이 유난히 따스하던 지난 10월29일, 서울의 한 맛집에서 만났다. 식당 문 앞에서서 어색한 인사를 주고받은 게 무색할 만큼, 우리는 3시간 가까이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냈다. 가해자들의 가해 행위를 이야기하며분노로 달아오르기도 했지만, 이따금 20대의 일상을 나누며 깔깔웃기도 했다. (추적단 불꽃) - P18

마녀의 이름과 나이, 직업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의 활동은 대부분 안다.
마녀는 2014년부터 ‘재판 방청 연대를 시작했다. 끈질기게 성범죄를 판단하는 사법부를 감시한다. 이제 많은 성범죄 재판에서사법부를 지켜보고 피해자와 연대하는 여성들이 있다. eNd도 그중 하나다. 마녀는 마모되지 않고 끈질기게 활동하고 싶다. 우리도그러려고 한다. 마녀는 피해자들이 부디 살아주기를 바란다. 우리도 간절히 바란다.
우리, eNd팀은 마녀의 이름과 나이, 직업을 모른다. 대신 더 많은 것을 마녀한테 배웠다. 어떻게 연대해야 할지, 어떻게 지속할 수있을지, 어떤 믿음을 가져야 할지. 마녀는 최근 연대자 D(이하 D)로활동명을 바꿨다. 마녀로 일궈온 활동이 마녀라는 이름에 갇히길원치 않았다. 언제든 대체 가능한, 젊은 여성의 연대 활동을 뒷받침하는 자리에 있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강하디강한, 깊디깊은, 그럴 때 쓰는 ‘디, 연결하는 어미 ‘디에서 새 활동명을 따왔다. 데블,
데인저, 드림… 어떤 D로 이해하든, 괜찮다. D는 한때 피해 생존자였으나, 활동가가 됐고, 물론 연대자이며, 또한 개인이다. 피해자 D,
활동가 D, 연대자 D, 개인 D의 고민과 바람을 듣는다. 배운다.
-eND(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팀) - P24

D는 2021년부터 시스템 감시를 구축하는 데 골몰할 계획이다. 방법은 이렇다. 여러 연대자를 모으고 그들을 교육한다. 연대하는 다수의 개인이 감시 영역을 나눈다. 체계적으로 재판을 기록하고 분석해 문제를 발견한다. 출발은 교육이다. D는 판결문 듣아보기‘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 청소년 대상 자료도 따로 만든다.
2020년 한 해 디지털성폭력 사건 재판에 참여한 연대자를 불러 모아 발표하는 자리도 만들 생각이다.
활동가 D와 개인 D를 철저히 분리하고 그럴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해도, 성범죄 사건을 따라가며 정신적으로 겪는 고통은 어쩔 수 없다. 많은 연대자가 겪는 일이다. 가끔 피해자의 사망 소식을 들을 때 특히 괴롭다. 그럴 때면 "다른 피해자들에게라도 삶이라는 선택지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버틴다. 그러기 위해 활동을 지속해야 하고, 지속하기 위해 지치지 말아야 한다. 다른 활동가들한테 D가 하고 싶은 말이다. "피해자의 말, 시간,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해주시는 활동가분들께 애정과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만 한 가지, 부디 스스로를 지키시기 바랍니다. 연대도 활동가 자신을 지키지 못하면 의미 없습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쉬어야 할 때 쉬고,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하십시오. 호흡을 길게 가져가면서 하나씩 해나갑시다. 그럴 수 있어요."

<피해자로 4년, 활동가로 6년>

그리고 한때 자신이었던, 어느 순간 다시 자신일지 모를 피해자에게 말한다. 피해자로 4년, 활동가로 6년을 지내며 겪은 것들,
본 것들, 만난 이들 때문에 간절함은 더하다. "당신들과 앞으로의시간을 공유하고 싶어요. 당신 곁에서 무언가 할 기회를 주세요.
어떻게든 바꿀 테니 가지 말고 부디 있어주세요. 당신이 말하는 것과 당신들의 시간이 단단한 현재 위에서 미래를 향할 수 있게, 당신들이 원하는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노력할게요." - P25

To. 가해자들

나는 <한겨레21>제1317호 ‘그루밍 성착취 "2분 안에 답하지 않으면 그들이 왔다"에 나왔던 강지오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약 4년 동안 트위터 등에서 피해를 당했다. ‘n번방 이전의 n번방‘ 피해자인 내가 너희에게 편지를 쓸 날이오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이 편지를 욕으로 다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나는 분노한다. 하지만 후회 없이 하고싶었던 말을 여기에 적어보려 한다.
너희 중 반성하는 사람이 있을까. 없을 것 같다. 경찰이 디지털성범죄자를 잡는 와중에도 2년 전 나에게 했던 것처럼, 또다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계정을 만들어서 다른 피해자를 노리며 협박하고 있지 않을까. 너희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경찰에 잡혔는지 알 길이 없는 나로선, 너희는 조주빈이고, 문형욱이고, 강훈이다. 아직도 난 그날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4년 동안 겪어온 일들을.
지금도 집으로 협박 편지를 보내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 가족에게 편지를 들킬까봐 하루에도 몇 번씩 우편함을들여다본다. 집 밖에 나가면 유포된 영상 속 나를 누군가 알아보진 않을지, 내일 내가 살아 있을지 잠이 드는 순간까지 전전긍긍한다. 이 고통은 끝난 것 같으면서도 끝나지 않았다.
나는 하루 24시간 중 2시간은 집에서 보내고, 4시간은 잠을 자고, 12시간은 일한다. 나머지 6시간은 너희를 찾는 데쏟고 있다. 나는 내가 겪었고, 또 현재 겪는 일들의 증거를 모두 모아 법적으로 독립이 가능한 스무 살에 신고할 거다. 그래서 자신들을 공무원이라 말하며 나를 집단으로 성폭행한 약 20명이 공무직에서 해임되고 처벌받도록 하는게 내 목표다. 이외에 나를 희롱했던 이들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레고 블록을 밟았으면 좋겠다. 너희가 발바닥의고통을 느끼며 운 나쁘게 하루를 시작하길 바란다. 내가 받은 고통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나를 괴롭히고 희롱했던초반 4개월만큼이라도 실형을 살았으면 한다. 나는 너희가 감옥에서 사회와 격리되길 바란다.
왜 피해자인 내가 밖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고, 트위터에 가입했냐는 질문과 조사를 받아야 할까. ‘소년원에 갈 수도있다‘는 말을 왜 내가 들어야 했을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우문이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날 괴롭히는 것이 있다.
왜 너희는 이전과 다름없는 일상 속에 편하게 잘 살까.
이젠 내 차례다. 나는 너희가 당당히 살 수 없도록, 저지른 짓을 평생 뉘우치며 살도록 세상을 바꿀 것이다. 힘들고어려운 길이란 걸 잘 안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겠지만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기에 이 현실을 변화시킬 거다. 계속 부딪치다보면 사회도 조금씩 변하지 않을까. 너희의 시대는 끝났다. 머잖아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고, 공포에 떨길 간절히 바란다. 또한 이 편지를 보는 다른 피해자가 있다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괜찮지 않을 수도 있지만, 괜찮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끝으로 나는 피해자이지만 디지털성범죄라는 전쟁 속에 살아온 생존자로서, 이겨내고 반드시 잘 살 거다. 내 앞은찬란하게 빛날 테지만, 너희의 앞은 썩은 시궁창만 남아 있길 빌고 또 빈다. - P30

"다 (삭제를) 못했어요, 분명히….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11월4일 <한겨레21>과 만난 이도연(가명)씨는 한숨을 푹 쉬며고개를 떨궜다. 그는 전 남자친구로부터 디지털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가해자는 이씨가 목욕하는 장면 등 밝혀진 것만 수십 차례촬영했고 이를 인터넷 성인카페 회원과 교환했다. 가해자와 교제한 지 3년여 흐른 뒤에야 이씨는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추궁 과정에서 본 가해자가 사용하는 클라우드 계정에는 이씨의 피해 촬영물뿐 아니라 성인카페 회원에게서 전송받은 여성의 나체 사진이 가득했다.
범행을 위한 ‘세컨드 계정(타인 명의로 만든 계정)으로 보였다.
(고한솔 기자)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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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언제 누구와 재회시킬지, 둘이 옛일을 얼마나 비슷하게 기억할지 아무도 모른다. 처음 만났을 때 캐런은 자기 나이가 많다고 느꼈지만 사실은 너무 어렸다. 그때와 달리 이제 그 일이 마틴에게 별일 아닐 수 있음을 이해할 나이가 되었다. 재회가 - 캐런을 단순히 건드린 게 아니라 망가뜨린 이 사람에게는- 아무 감흥이 없을 지도 몰랐다. 그가 캐런을 못 알아볼 수도 있었다. 알아본대도 다르게 기억할지 모르고. 똑같이 기억해도 둘의 지난 관계를 전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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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야기는 이렇다.

나는 지금 이 계정 말고 엄마 이름으로 계정이 하나 더 있고, 가끔은 그걸로 책을 산다. 사실은, 한 달에 한 번 이상씩은 산다. 왜냐하면 그 계정으로 나오는 적립금(이나 쿠폰)을 날리기 아깝잖아요? 그러다보니 그 계정도 멤버십이 골드가 되었고.. 아무튼, 오프라인 으로 교보에 가서 책을 사기도 하고, 한 달에 한 번 이상씩은 꼭 예스에서도 산다. 왜냐하면 그것도 주말이면 적립금을 더 줘서 삼천원..까지 쓸 수 있는데, 그거 날릴 수 없잖아요?

아무튼 지난주 금요일이었나..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엄마 계정으로 들어가서 책을 담는다. 아직 내 계정으로 주문한 책들이 배송되기 전이었는데, 사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어.. 2월달에 '지르지 않기로 했지만' 한달에 한 번 쿠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는 것은 지른다기 본다는 어떤 한달에 꼭 치러야 할 의식 같은 것, 통과의례 같은 것.. 뭐 그런 거잖아요? 그렇잖아요? 여튼 그래서 엄마 계정으로 들어가서는 책을 쓸어 담았다. 쓸어담았다기에는 민망한, 네 권의 책이었다. 그 책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이렇게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를 할까말까 할까말까 막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내가 진짜 너무 바빠가지고 아아, 충동적인 게 아닌가, 조금 신중해지자, 아아 어차피 살건데 뭐가 신중이야 그냥 사, 막 이랬단 말야? 이것은 꼭 읽고 싶은가 필요를 따져보자, 하면서 로빈슨 크루소의 사치 읽고 싶었잖아? 마음 움직이는거 읽고 싶잖아? 학교와 계급 재생산 왜때문에 넣어놨지? 아무튼 읽어보고 싶어서 넣었잖아? 안녕 드뷔시 뒤로 가면 재미있는 소설이라는데 읽고 싶잖아? 그렇다면 필요 없는 책이 하나도 없네? 그런데 내가 왜 머뭇거려야 해? 왜 기다려야해? 차분하게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다시 보자, 하면서 가까스로 내가 나를 말리고 다시 일모드로 돌아갔는데, 그날 오후, 내 계정으로 주문한 책 박스가 도착했다. 웅웅... 그렇지만 박스를 개봉할 시간도 없이 너무 바빠서 또 막 후다닥 일을 하고 퇴근 시간 되어 퇴근 준비를 하면서 '지하철 안에서 책 사야지' 이랬는데, 아아, 나는 자리를 뜨려다가 뜯지 않은 알라딘 박스를 발견하고야 만것이다. 오옷. 맞다 박스 왔었지..


나는 그렇게 퇴근하려다가 .. 박스를 뜯었고요, 그 안에서 이런 책들이 나왔습니다. (공작과 나는 배송온지 좀 됐음)




그렇다, 안녕 드뷔시.. 안녕 드뷔시가 박스 안에서 나온 것이다. 우엇. 나 이거 샀어? 금욜에 받았다면 목욜에 주문했을텐데, 금욜에 엄마 계정으로 또 사려고 했어. 미친... 만약 내가 나를 자제시키지 못하고 결제를 해버렸다면, 그랬다면 나는 그 다음날 오는 박스에서 안녕 드뷔시를 또 꺼내야 하는 거다. 안녕 드뷔시, 뭐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ㅠㅠ


그래서 퇴근 길 지하철 안에서는 안녕 드뷔시를 빼고 주문했다. 세 권.. 소박하게 그리고 소심하게.

주말에는 예스에서 책 한 권 주문하고. 그것도 오늘 올거다.

또 주말에는 올만에 교보 나갔다가 소박하고 소심하게 책 두 권 샀다.




소박하고 소심하게 샀다지만 진리의 발견 정가는 44,000 원...

문제는 신뢰연습이다. 저렇게 발걸음도 가벼웁게(사실은 무거웠다) 두 권을 사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아아, 싸해진다. 신뢰연습이 어쩐지 집에 있을 것 같은거다 ㅠㅠ 나 이거 집에 있으면 어떡하지?


집에 돌아온 나는 얼른 내 책장 앞으로 가 신뢰연습을 찾고자 한다. 있나 없나 살펴보자, 하고 책장 앞에 섰는데,




걍 관두기로 했다. 못찾겠어 여기서.. 있을려면 있어라.. 나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가지고 내 계정의 최근 3개월 구매액이 885,900원이라는 사실을 슬프게 전하고 이제 나는 떠난다. 저 금액은 이 계정만의 금액. 교보 미포함, 엄마 계정 미포함, 예스 미포함...


안녕, 나여...


내가 왜 이런 페이퍼를 쓰냐면 내가 지금도 장바구니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지마...

이것들 갖고싶어서 장바구니에 넣고 물끄러미 보고있다.



















← 우왓 이거 이웃 서재에서 발견하고 너무 갖고 싶어서 몸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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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2-09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미쳨ㅋㅋㅋㅋㅋ 좀 정신 차리고 사요! ㅋㅋㅋㅋㅋ 드뷔시 두 번 만날 뻔ㅋㅋㅋㅋㅋㅋ

오호라, 계정 두 개로 만들어서 사면 쿠폰을 더 받을 수 있군요! 솔깃.... 전 예전에는 교보, 예스24, 알라딘 등등 나눠서 샀는데, 알라딘 서재에 정착하고, 북플 이용하면서부터는 교보랑 예스24는 평범한 회원이 되고 말았어요. 근데 이번달 예스24 보니까, 굿즈가 좀 탐나는 게 있어서... 책 사려고 담았다가 제가 원하는 굿즈 품절이라 차분히 이성을 되찾았습니다. 휴....

오늘 12시까지 주문해야 연휴 전에 받을 수 있대서 또 무슨 설 연휴에 읽겠답시고 장바구니 들락날락하고 있는데요, 사실 설 연휴에 읽을 책 쌓이고 쌓였으면서 우리는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다락방 2021-02-09 10:51   좋아요 1 | URL
저는 제가 정신을 차려야할 상황인지 몰랐어요? 그런데 박스 뜯고 드뷔시 나오는 순간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했답니다.
저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부터 흐음 엄마 계정으로 들어가서 앱접속 적립금 받아서 사야지~ 하다보니 이제 그것이 정기적인 코스가 되어버렸고 그러다가 골드가 되어버린 겁니다.. 잠자냥 님, 이 방법 비추에요 ㅠㅠ

저는 예스에서 크로스지갑 줬을 때 너무 탐나서 그거 받았는데 ㅋㅋㅋㅋ조카가 가져갔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인생은 뭘까요, 잠자냥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는 지금도 장바구니 보면서 ‘이 책은 꼭 사고 싶었잖아!‘ 이러면서 저와 제가 싸우고 있습니다. 설선물 해주고 싶지만 설선물 안해줘도 이미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선물 폭탄 안겨서 처치곤란인데 말이죠 ㅠㅠ

라로 2021-02-09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쿠폰 뭐 이런 것도 좋지만, 저는 알라딘에서만 주문하니까 같은 책을 주문하면 (저도 그런 적 많;;;) 지난 번에 주문 했는데 또 할거냐고 나오니 좋더라고요. 저는 제 기억력을 절대 믿을 수 없으니까 저런 기능이 넘 기특한! 그러니 엄마 계정 골드 끝나면 과감하게 떠나 보내세요. 그리고 다른 곳은,,, 저도 몰라용~.ㅋ

책장 사진이 작아서 어떤 책이 있는지 잘 안 보임. 그래서 표지보고 추측하고 있음. 다음엔 좀 더 크게 부탁해요. 응?
아, 그리고 저도 박완서 산문집이랑 등등 주문한지 아직 얼마 안 되었는데 진리의 발견이랑 반지의 제왕, 듄,,,아아아아 미치겠어요. 언니 마리도 그렇고. 자꾸 장바구니를 클릭했다가 뭐뭐 담았나 보고 닫고 그짓 무한 반복중;;;; 나여나여,,,나도 몰라용.ㅠㅠ

다락방 2021-02-09 10:58   좋아요 1 | URL
아 제가 피씨로 사진을 올리는데 북플에서 보면 작게 보이더라고요 ㅠㅠ

맞아요. 이거 한 계정만 쓰면 말씀하신 기능이 너무 유용했어요. 그래서 저도 중복구매에서 몇 번이나 빠져나왔답니다. 그 기능 생기기 전에 사둔것에서 어김없이 또 걸리긴 했지만... 지금 여기저기서 다 사니까 막 저도 모르겠고 ㅠㅠ 이제 정말 엄마계정 구매 막아야겠어요 ㅠㅠ 저도 제 기억력을 절대 못믿기 때문에 그 기능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흑흑 ㅠㅠ

저는 한나 아렌트 정치사상 세트 3권 사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왜 사고싶어도 세트가 사고 싶은건지 원 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라로님의 반지의 제왕 세트도 만만치않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왜 우리는 장바구니를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를 반복하게 되는걸까요? ㅜㅜ

감은빛 2021-02-09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러 번 있었죠. 이미 갖고 있는 책 또 사고, 나중에 깜짝 놀라고. ㅠㅠ

최근에 저는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산 책을 쳐박아놓고 나중에 동네 단골 서점에서 또 만지작거린 경우가 있었어요.

소박하고 소심하게. ㅎㅎ 저도 늘 소박하고 소심하게 구매하려고 노력해야겠어요.

다락방 2021-02-09 13:23   좋아요 1 | URL
ㅎㅎ 알라딘은 너무 좋은게 같은 책 또 사는 경험이 보편적이라는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를 따라잡지를 못해서 진짜 큰일이에요... 시무룩.....

PersonaSchatten 2021-02-09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 팔지 말지 그것도 넘 고민돼요. 중고로 팔기엔 너무 아깝고 억울하고 ㅋㅋㅋ

다락방 2021-02-09 13:20   좋아요 3 | URL
저는 발견되는 그 즉시 팔아버려요. 책 팔아버릇 하니까 미련이 없더라고요. 안읽은 새 책 엄청 팔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는 제가 가진 책이 무언지도 알았고 그 책이 책장 어디에 꽂혔는지도 너무 잘 알았는데 이젠 제가 무슨 책을 가지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하아 인생이란 무엇인지.....Orz

잠자냥 2021-02-09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나 아렌트 정치사상 세트 저거 얼마 전에 광활한 우주점 종로점에 ‘최상‘ 떠서 오아! 하고 장바구니에 담고 다른 거 뭐 더 살까 하고 보는 와중에 품절 떴어요. 엉엉.... 그거 낚아채신 분 뉘신지. ;_;

다락방 2021-02-09 13:19   좋아요 2 | URL
아니 종로점에 최상..
저는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나올까봐 쫄려요.. 당장 사고 싶은데 사고 나면 새로운 번역 나오지 않을까..막 이래서 못사겠고 그런데 사야겠고 막 이런 미친 내적갈등이...Orz

잠자냥 2021-02-09 13:25   좋아요 1 | URL
저도 저 책 번역 이야기가 하도 많아서 여태 망설이는 중.... 락방 님 내적갈등에 깊이 공감합니다.

다락방 2021-02-09 13:33   좋아요 1 | URL
수연님도 다 읽고 백자평 올리셨던데 그렇다면 일단 읽어야 되는게 아닌가 싶고 말입니다... 라기에는 제가 사놓고 안읽은 책이 너무 많죠? 호호 *^^*

라파엘 2021-02-09 12: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른 곳에서 책을 구입하면 알라딘 서재의 구매리스트에 그 책을 상품추가 해 둡니다. 그러면 최소한 알라딘에서 구매할 때는 이미 가지고 있는 책을 또 구매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더라고요 ㅎㅎ

다락방 2021-02-09 13:18   좋아요 2 | URL
헉!! 아니, 이런 방법이 있었군요!!! 라파엘님 완전 꿀팁 감사합니다. 저 부지런히 추가해야겠어요. 그동안 산것들도요. 다 기억이 나야겠지만.. ㅠㅠ 으앗 감사해요, 라파엘님!!

희선 2021-02-10 0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먼저 온 박스에서 안녕 드뷔시가 나왔다는 부분에서 조금 웃었습니다 그 책을 사고 또 사려고 했다니... 많이 보고 싶었나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재미있어야 할 텐데, 저는 벌써 봤습니다 괜찮았습니다 다락방 님도 좋게 보시면 좋겠네요


희선

다락방 2021-02-10 13:11   좋아요 1 | URL
뭐가 그렇게 절실했다고 산 걸 또 사려고 한걸까요. 게다가 그 둘 사이의 시간차는 겨우 하루인것을... 하아-
연휴동안 시간되면 드뷔시 봐야겠어요. 희선님, 명절 연휴 잘 보내세요!!

붕붕툐툐 2021-02-10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락방님의 내적갈등을 읽는 독자 입장에선 넘 재밌어요~ㅎㅎ ‘어차피 살건데 뭐가 신중이야‘는 압권~
알라딘 박스 뜯어 찍은 사진 넘 멋져요~ 아스라이 해가 지는 파란 시간에 돌담위의 책들. 유럽의 어느 마을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다락방 2021-02-10 13:12   좋아요 1 | URL
일명 양재동 캐나다뷰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여기서 사진 찍어 보내주면 캐나다뷰라고 해줘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언젠가 진짜 캐나다에가서 사진 찍어 올릴 수 있도록 할게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흑흑.

그리고 저 오늘도 또 책이 올거랍니다? 하하하하핫

붕붕툐툐 2021-02-10 17:27   좋아요 0 | URL
오~ 맞네~ 캐나다 뷰~ㅎㅎ 오늘 책도 기대할게용~😉

ilovebooks 2021-02-13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걸요.
두번이나 있는걸요 ㅋㅋㅋ
다 그런거죠 뭐~^^

다락방 2021-02-14 17:5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모두의 경험이군요. 보편적 경험이요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