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시간이 정말 빨리 가네요. 간신히 2월 도서 여자들의 무질서를 완독했습니다. 그에 대한 페이퍼는 조만간 다시..

아, 얇지만 너무 어려웠고 ㅠㅠ 3월도서는 두껍지만 무질서보다는 읽기가 낫지 않을까, 아직 읽어보지 않고 짐작해봅니다. 그 어떤 것도 무질서만큼 읽기 힘들 순 없을 것 같아요..



자, 3월 같이읽기 도서는 '낸시 홈스트롬'의 《사회주의 페미니즘》입니다.


















부지런히 읽으시고 부지런히 글도 써주세요.

무질서 페이퍼는... 잘 안올라오네요, 여러분... 육식의 성정치는 여기저기서 막 올라왔는데 무질서... 안올라와. 일단 저도 완독했지만 안쓰고 있어서 할 말은 없지마는... 그렇지만 나는 바빠서 그래......

아직 2월이니 무질서 페이퍼 부지런히 올려주시고요, 3월엔 사회주의 페미니즘 많이 올려주세요.


이 책을 사면서 다른 책도 함께 샀는데,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빨강빨강 해서 보기에 좋았더라.





자, 여러분 우리는 3월에 사회주의 페미니즘으로 만나요! 샤라라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지던트 이블1>을 봤는데 와 재미있다. 좀비 영화인줄 알고 봤는데, 물론 좀비가 나오니까 좀비 영화지만, 아니 생각지도 못했는데 변종괴물 나와서 깜짝 놀랐다. 영화 상에서는 전쟁 무기로 만들었다고 했는데 진짜 변종 괴물이다. 에일리언 비슷한 괴물이 나와서 완전 깜짝 놀랐네 ㅠㅠ


레지던트 이블 왜 재미있냐면 밀라 요보비치 액션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공중으로 휙 뛰어서 벽이나 물건에 도움닫기 해서 발차기 하는 장면은 압권인데, 이렇게 싸우는 액션영화 주인공 시킬 거면서 옷을 이따위로 입힌 건 도대체 무슨 연유인지.. 이게 어딜 봐서 싸우는데 효율성이 있냐. 꽁꽁 싸매고 싸워도 다칠 판에 왜 헐벗게 만들어놓은 것이야?




샤워하다 기절해서 깨어나는 처음 등장씬부터 영 못마땅했는데 옷차림은 진짜 완전 엔지다. 전투복 입혀놔라.


아무튼 그렇지만 재미잇게 봤다. 그런데 너무 무서웠던게 ㅠㅠ 바이러스 감염된 개..dog 들이 나오는 장면이다. 좀비야 내가 예측할 수 있었던 거지만 바이러스 감염된 개들이 나올지 몰랐고, 와, 너무 무서워서 ㅠㅠ 지하철에서 보다가 울 뻔했네. 왜케 무서운거야 ㅠㅠ 아니, 개는 좀 심하지 않아요? 개 이렇게 쓰지 마세요. 내가 무섭습니다. 내가 얼마나 무서웠냐면 꿈에서 개가 나온 거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막 그 앞에서 쫄아가지고 어떡하지 어떡하지 이러고 있었어. 개 무섭게 쓰지 말아요. 너무 무서워요. 개 이렇게 무섭게 안나와도 재밌는데 왜 개 이렇게 해요. 너무 무서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랬는데, 아니 젠장.... 2편에서도 그 개가 또 나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이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서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편은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허접해서 깜짝 놀랐다. 이게 뭐여 싶은데, 일단 밀라 요보비치 말고도 액션을 하는 여성, '시에나 길로리'가 나오는데, 그 여성의 싸우는 옷차림을 보자.




그러니까 이런 옷차림으로 싸우는데 경찰이다. 저거 등이 훤하다.

영화속에서 '질'(시에나 길로리)은 비번인 경찰로 집에 있다가 도시가 난리 났다는 뉴스를 접하고 적들을 때려잡자고 후다닥 출동하는데 훤한 등이 제일 먼저 보여서 읭? 했다. 참....맨살에 권총 벨트 뭐여 왜 굳이 그러는겨, 게다가 집에 있다 나갔잖아... 영화 만들 때 현실가능성 보다는 벗은피부를 더 선호하는 감독.... 네.....



아무튼 2편에서 밀라 요보비치는 1편보다 더 멋진 액션을 선사한다. 밀라 요보비치 영화 다 찾아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 멋있었는데, 영화는 도대체 어쩌자고 이렇게 망삘인가 싶다. 그러니까 도시가 좀비로 가득찼는데, 전쟁 무기 만든 박사란 놈은 전쟁무기 성공작인 밀라 요보비치와 네메시스를 둘이 결투 시키고 있는 거다. 너무 개연성 없어서 깜놀. 그 무기.. 좀비 없애려고 풀어서 활동시킨 줄 알았더니, 오오, 특수경찰들 잘하는데? 얼마나 잘하나 볼까? 하면서 다 쏴죽이게 해. 아니 이봐, 이놈아, 좀비들 어쩌고 대체 좀비들과 싸우는 경찰 죽이게 시키는거야? 대환장.. 그러더니 바깥은 좀비로 난리가 난 상황에서 너랑 너랑 싸워봐 어서, 막 이러고 있다. 도대체 이 영화 왜 이런 줄거리인거지? 밀라 요보비치 액션이 아니면 진짜 똥같이 됐을 영화다. 아무튼 밀라 요보비치 너무 액션 좋아서 나는 2편을 뒤에 10분 남긴 지금, 3편까지 볼 예정이다. 아 발차기 하는 거 진짜 너무 멋져 ㅠㅠ



나는 이제 간다, 레지던트 이블 3편으로. 샤라라랑-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파엘 2021-02-23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이오하자드˝라는 일본 게임 원작의 영화입니다. 주인공을 포함해서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의 의상과 컨셉도 원작 게임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어요. 그래서 다락방님 말씀대로 의상이 전투에 비효율적이고 못마땅하지만, 영화에서 감독이 의도했다기 보다는, ˝일본 게임에서 지향하는 여성 캐릭터˝의 전형적인 형태가 이렇죠...

다락방 2021-02-24 09:41   좋아요 1 | URL
이 영화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했더니 며칠전에 친구가 게임이 원작이라고 알려주더라고요. 저는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는 최신 리메이크 게임 영상을 보내줬는데, 와, 사람들이 왜 게임 중독 되는지 알겠더라고요. 저는 영화로 재미있게 보았는데 게임 하는 사람들은 영화 속 상황에 자신이 직접 개입하는 거잖아요. 와, 게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주인공이 되니까 중독이 안될 수 없겠구나 싶더라고요.
게임에서 여자 캐릭터들을 다룰 때 문제 되는 경우가 종종 있던데, 이 영화속 등장인물은 원작의 충실한 반영이었군요. 의상까지 그렇게 충실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었나 싶지만 말입니다.

라파엘 2021-02-24 12:30   좋아요 0 | URL
원작이 있는 작품들은 어중간하게 옮기면 원작의 팬들에게 비판받고 망작이 되기 쉬우니까, 정말 매력적으로 재해석하거나 아니면 정말 충실하게 반영을 하거나 선택을 해야하겠죠. 아무튼 일본은 저도 잘 모르지만, 문화가 좀 특이한 것 같기는 해요. 게임이나 만화 등에서 여성 캐릭터는 주로 성적인 면을 부각한 이미지로 표현되는데, 일본 내에서는 문제의식이나 그런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걸 상업적으로 굉장히 특화시키고 있으니까요. 말씀대로 그런 식으로 상업화된 게임이나 만화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은데, 단순히 일본의 문화적 차이와 특수성으로 이해하면 되는 문제인지 잘 모르겠어요 ㅎㅎ

감은빛 2021-02-23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파엘님이 말씀하셨듯, 원작이 일본 게임이라서 게임 속 등장인물의 의상은 그대로 인 것 같아요. 질 발렌타인과 클레어 레드필드의 경우 그렇더라구요.

다만 주인공인 앨린스는 원작에 없는 캐릭터라 더 심하게 헐벗고 나오도록 만들지 않았을까. 앞선 글에 댓글을 달았듯이 주인공은 3편까지는 반드시 앞부분에서 상당히 헐벗은 보습을 보이지만, 남편이 감독한 4편부터는 절대 벗는 모습이 없이, 다락방님이 원하시는 그런 전투복 느낌의 옷만 입어요. ㅎㅎ

다락방 2021-02-24 09:42   좋아요 0 | URL
앨리스가 원작에 없는 캐릭터에요? 와..
저 지금 3편 보는 중인데 앨리스 파워가 어마어마해졌어요.
사실 좀비 라기 보다는 좀비로 가득찬 세상에서의 인간 이야기죠. 모든 좀비 영화가 그렇듯이요. 인간의 과도학 욕망이 세상을 다 망쳐버려요..
그런데 밀라 요보비치 액션 진짜 너무 좋네요!! 다른 액션은 또 뭐 찍은게 있는지 검색 해봐야 겠어요. 으흐흐.
 
에티오피아 구지 지게사 - 200g, 핸드드립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10월
평점 :
품절


상큼한 과일향이 나는데 이것이 바로 딸기향이란 것인가.. 나는 역시 아직 향을 구별하진 못하겠다.
2021.02.18 로스팅이고 봉투를 열고 원두를 덜고 뜨거운 물을 부어 내릴 때 향이 너무 좋아서, 아 이게 뭐라고 이 사소한 게 이리 좋나 싶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alstaff 2021-02-23 0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이거 마시는데, 얘기하신대로 어떤 향인지 모르지만 방향이 낭자합니다.
근데 좀 진하게 마셔야 좋더군요.

다락방 2021-02-23 08:50   좋아요 1 | URL
매달 알라딘에서 새로운 커피 나오는게 너무 좋아요. 막 기다려지고 말이죠 ㅋㅋㅋ 아아 이게 뭐라고 이런 사소한 거에 기쁨을 찾는 것인지. 으하하하. 우리 즐거운 커피라이프 살아갑시다, 폴스타프 님! ㅎㅎ

잠자냥 2021-02-23 09: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전 이거 아직 구매하지는 않았는데, 향이 진한 그런 계열이군요!

다락방 2021-02-23 10:08   좋아요 1 | URL
향 좋아요. 갓 로스팅한 티가 나는 향이랄까요.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올바른 생각과 행동을 합법화하는 제도 또한 중요하다. 바로 그 때문에 아름다움이 절대 선호의 문제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냥 좋아서 좋아하는 거야" 라는 말은 자본가들의 영원한 거짓말이다. 아름다움이 완벽하게 순수한 의미에서 선호의 문제에 그쳤다면 자본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개념이었을 것이다. 자본은 아름다움이고압적이기를 요구한다. 아름다움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 제도권이 나를 어떻게 대우하는가, 내게어떤 규칙들이 적용되는가,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 등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는 개념이라면 그것은 곧 양식과 제도와 교환의 체계임이 틀림없고, 우리의 선택 따위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내가 열등한 존재라는 것을 내면화하는 것은 폭력적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심리적으로 둘로 쪼개지고 만다. - P73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려 있다고도 하고,
추하니까 추해 보인다고도 한다. 둘 다 거짓말이다. 추함은 아름다움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가해진 모든 것이다.
그 차이를 아는 것이 자유로워지는 여정의 일부다. - P88

여성들이 법적, 정치적, 경제적 도전 없이 주장할 수있는 자산은 아름다움뿐이다. 여성에게 용인된 합법적인 자본으로 아름다움이 유일한 세상에서, 흑인 여성들은 우리의 가치를 재규정하는 반대 담론을 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 앞 문장에서 "법적, 정치적, 경제적 도전 없이"라는 부분에 주목하기 바란다. 아름다움은 바람직한 자본이 아니다. 아름다움은 한 성별에 대한 억압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아름다움은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의지에 반하여 그들을 제약한다. 아름다움은 돈이 들어가고 돈이 있어야 한다. 아름다움은 식민지화하고, 상처를 주고, 고통스럽고, 절대 만족을 모른다. 그것은 인류가 융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든 자본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움도 사회 속에서만 가치를 갖는다. 아름다움이 가치가 있기 때문에 흑인 여성들은 우리도 아름답다고 주장해왔다. 우리는 전 세계 비백인의문화적 상상의 세계를 방방곡곡 여행해가며 우리를 배제하지 않는 미의 기준을 모아왔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아름다움에 관한 문화를 창조한다. 우리는 우리의 아름다움을 합법화하기 위해 흑인 남성들과 협상을 한다. - P71

통증은 이성적 사고를 마비시킨다. 통증은 현실에 대한 우리의 지각을 바꿔버린다. 물리적 통증이 너무 심하면 뇌는 없는 것도 있는 것처럼 볼 수 있다. 임신과 마찬가지로 통증은 관료적 효율성을 불편하게 만드는, 자본주의 체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요소다. 의료진 전체가 흑인 여성들이 통증을 견디며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우리의 통증을 제대로 진단하지 않고, 통증을 감소시키거나 치료하는 것을 거부하고 나면 의료 산업은 우리를 무능한 관료주의적 대상으로 낙인 찍는다. 그런 다음 그들은 우리를 거기에 맞게 처우한다.
흑인 여성이 무능하다는 추정, 즉 자신을 잘 모르고, 자신이 처한 맥락을 이해시키거나 힘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을 주체적 존재로 대하게 만들도록 표현할 능력이 없다는 추정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지배하는가장 강력한 위상의 문화, 즉 부와 명예마저도 대체해버릴 정도의 위력을 가진다. 2017년, 세리나 윌리엄스가 딸을 출산했다. 유명인사가 출산을 하면 늘 그러듯 그녀도 딸의 탄생을 기념하는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에서 세리나는 자신이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간호사를 설득하기 위해 세계적인 슈퍼스타로서의 위력을 총동원해야 했던 일을 털어놓았다. 그 당시 제대로 치료를받지 않았으면 세리나는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만큼 운이 좋지 않은 흑인 여성이 수없이 많다. - P102

나는 어려운 문장과 어른들이 쓰는 단어, 이해하기 힘든 배경지식이 많이 나오는데도 억지로 억지로 책장을 넘겼다.(앤 무디의 자서전, 미시시피에서 성인이 되다Coming of Age in Mississippi) 오로지 그 흑인 여성의 소녀 시절이나오는 부분을 읽고 싶어서 말이다.
소녀들이 나오는 책은 별로 없었다. 책벌레였던 나는 소녀에 관한 웬만한 책은 거의 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라모나 킴비가 주인공인 동화 『라모나Ramona』 시리즈‘를 정말 좋아했고, 『스위트 밸리 고등학교 Sweet ValleyHigh』에서 그려지는 10대들의 세계에 흥이 나 어깨를 들썩이며 책장을 넘겼으며, 『베이비시터 클럽Baby-SittersClub』을 읽을 때면 내가 주인공 중 하나인 클라우디아라고 상상했다. 그것들은 학교에서 읽는 책이 아니었다.
수업 시간에 읽는 책은 『안네의 일기』말고는 죄다 소년들이 뗏목을 타고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이거나, 남자들이 대부분인 화자들이 순례길에 나누는 이야기를 모은 『캔터베리 이야기』 이거나 못된 아내들이 자신의 남편이나 왕을 배신하는 이야기뿐이었다. - P198

대학에 다닐 때까지도 흑인 소녀의 이야기를 읽으려면 흑인 여성의 전기를 펴는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일곱 살 때 앤 무디의 자서전에서 찾아 헤맸던 것이 바로그것이었다.
흑인 소녀의 삶에 대해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것은 한 여성의 삶을 담은 이야기에서 소녀 시절은 흔히 성적 트라우마로 얼룩져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 일은 항상 벌어졌다. 추잡한 삼촌, 재혼한 엄마의 새 남편,
정신 나간 오빠, 같은 학교를 다니는 못된 소년, 나쁜 백인 남자, 모든 나쁜 남자. 강간을 당하고, 성희롱을 당하고, 주무름‘을 당하는 경험은 짐크로법과 미용실, 흑인영가와 함께 모든 흑인 여성의 삶을 관통하는 주제인듯했다.그것은 나, 오프라 윈프리, 개브리엘 유니언Gabrielle Union 그리고 내가 알 켈리R. Kelly에 대한 글을 쓰기로 결심했을 때 내게 글을 보낸 수백 명의 흑인 여성들을 한데 묶는 공통점이 확실했다. - P199

내게 그 이야기를 해준 것은 네다섯 번인가 랩 그룹을 결성했다 해체한 경력이 있는 손위 사촌이었다. 그는 자기가 눈을 번히 뜨고 살아 있는 한 여자 친척 중 어느 누구도 알 켈리랑 단둘이 있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솔직히말하면 나뿐 아니라 우리 친척 중 누구도 알 켈리를 만날 위험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내게 그런 식으로 소식을 전했다. 거드름과 사명감이 반반씩 섞인 목소리로 말이다. 알 켈리는 어린 여자아이들을 만지는 것을 좋아했고, 우리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상한 사실은 그보다 몇 년 전, 내 앞에서 어떤 흑인 여자아이들은 당해도 싸다는 말을 한 것도 바로 그사촌이라는 점이었다. 숙모 집에서 저녁으로 립 요리를먹고 있다가 그 말을 듣고 나는 남자들이 내게 어떤 짓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허용되는 한도에 따라 여자로서의 삶이 결정된다는 것을 배웠다. 당시 나는 열네 살이었고, 마이크 타이슨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권투선수였다.
내가 아는 흑인들은 모두 마이크 타이슨이야말로 흑인 스포츠 스타의 최정상에 오른 인물이라 여겼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스스로 노력해서 돈과 명예를거머쥐었다. 그러나 때는 1992년으로, 그가 데지레 워싱턴이라는 18세 소녀를 한 호텔에서 강간한 사실로 유죄를 선고받은 직후였다.
"모두들 그 여자가 뭐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지만." 사촌은 말했다. "그 애는••• 아, 이모 앞에서 이런 말 해서 죄송하지만, 그 애는 창녀야."
립 요리를 앞에 두고 앉아 있던 그날의 기억에서 가장 뚜렷이 남은 것은 그 대목이었다. 그 사촌은 한 명 빼고는 모두 자기와 피를 나눈 흑인 여성이 가득 앉아 있는 방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강간범을 옹호하고 있었다. - P201

그자리는 아버지가 내 남편을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두사람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이 비슷하다는 걸 알고 금세 친해졌다. 아버지는 흡족한 얼굴로 나를 보며 말했다. "미리 말해두는데, 이 녀석이 너를 때렸다고 나한테쫓아와도 네 말을 다 믿어주지는 않을 거다. 뭐든 양쪽입장을 다 들어봐야 하거든." 내가 믿는 남자가 내게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빌어먹을 행동을 재는 내 머릿속의리히터 척도상, 때리는 남편과 강간하는 남편은 거의 같은 수준이다. 나는 아버지의 말을 예전에 사촌이 한 말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였다. 흑인 여성의 소녀 시절은남성이 이제 끝이라고 말할 때 끝난다는 뜻이었다.
양쪽 입장을 다 들어봐야 하거든. 거의 준비가 됐잖아. 그 여자는 창녀야.
나는 이런 말을 수백 번, 아니 수천 번도 넘게 들었다. 모두 흑인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폭력을 감싸기 위한 말이었는데, 그 말을 하는 사람이 남성일 때도 있고여성일 때도 있었다. 남성이 여성에게서 원하는 것이
‘준비되었으면’, 그 여성은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남성이 자신에게 가할 수 있는 모든 짓에 동의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춘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곧 동의 이고 허락이었다. - P207

성인이 되기도 전에 다 컸다고 인식되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부작용은 매우 많고 다양하다. 흑인 소녀와 가까운 주변 사람부터 그 아이가 ‘준비됐다고 생각하면, 법 또한 그 아이에게 성인에 준한 기대치를 적용함으로써 ‘준비됐다‘고 보는 시각을 강화한다. 거기에더해 우리는 성폭력을 고발하는 여성들에 대해 법이 얼마나 무관심한지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자신이 폭행을당했다는 사실 자체를 증명해야 할 뿐 아니라, 자신이폭행받아 마땅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까지 증명해야하는 부담이 오롯이 여성에게 지워진다. 폭행 사실 자체를 증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불공평하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물며 자신이 감정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후 강간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무슨 수로 증명할 수 있을까? 자신이 술에 취했거나 마약을 먹고 정신이 몽롱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은? 남자가 범죄를 저지르려고할 때는 ‘싫다‘고 말했지만 그가 ‘일을 끝내는 도중에는
‘싫다‘고 말하지 못했다면? 여성이 범죄 피해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 P209

내가 사랑하는 남자들이 소녀를 성인 여성으로, 성인 여성을 창녀로 만들어버리는 것을 목격한 경험을 나는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숙모 집에서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나눈 대화 이전에도 나를 두려움에 떨게 만든 것은많았지만, 그날의 대화로 나는 절대 아물지 않을 상처를 입었다. 그 상처는 들어갈 때는 친구, 자매, 여성이지만 나올 때는 창녀가 되어버릴 위험이 있는 문을 조심하도록 경계를 늦추지 않게 만들었다. - P211

흑인 소녀들과 여성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 통계는 아주 최근까지도 ‘여성’이라고 하는 큰 범주 안에 숨겨져 있었다. 거의 모든 여성 희생자들에게 비슷한 패턴이 적용된다. 우리는 집 안에서 함께 생활하는 남성들의 공격이 가장 취약하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것이 우리 잘못이라고 생각하도록 배워왔다. 목소리를 내면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진다. 게다가 흑인 여성과 소녀들은 흑인남성과 소년들의 평판을 보호해야 하는 짐까지 추가로떠안아야 한다. 흑인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하듯, 그 짐은우리를 침묵의 문화 속에 가둬버렸다. 성별 간에 이루어지는 폭력이라는 큰 그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는진짜 문제를 포착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백인들이 구축한 사회에서 생활하는 비백인들은 거의 예외 없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산다. 우리는 스스로농담과 웃음과 감정과 마음의 짐을 자기검열한다.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관리해서 일자리를 잃거나 고립되거나 오해를 사거나 의도가 잘못 전달되거나 살인을 당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그나마 돌아갈 집이 있을 정도로운이 좋은 사람이라면, 잠시나마 경계의 스위치를 끌 수있다. 우리는, 내가 한때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모습을문학과 대중문화에서 발견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흑인 소녀들에게 집은 피난처인 동시에 가장 은밀한 배신을 경험하는 곳이기도 하다. 집에서마저스위치를 끌 수가 없는 것이다. 자기 집 식탁에서 삼촌의 유명한 립 요리를 먹는 동안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가정은 사랑을 받는 곳이지만 그곳에서마저 우리는언제 창녀로 둔갑될지 모른다. - P2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은 교보문고에 갔다. 사기로 작장한 책 세권에 충동적으로 한 권 더 포함해서 네 권을 샀다.



계산하고 나와서는 서점 바로 앞의 작은 까페로 들어가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한 잔 시켜놓고 내가 산 책을 이렇게 쌓아두고 가만 보는데 너무 좋은 거다. 으.. 책들 다 너무 좋구먼, 나랑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이런 책을 사다니, 아아, 너무 좋아, 나랑 살고 싶어. 나랑 살고 싶은데 내가 이미 나라서 나랑 살 수 없어 안타까웠다. 와.. 진짜 나랑 살고 싶다. 나는 왜 나랑 살 수 없는가. 그것은 내가 나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이기 때문에 나랑 살 수 없어... 슬프다.. 이런 책 이렇게 사는 사람하고 살고싶어. 집에 가면 이 책들 책장에 꽂혀있는 나랑 살고 싶어. 그런데 내가 나라서 나랑 못산다..


까페에서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조금씩 마시면서 구입한 책들 중 시크를 조금 읽었다. 매우 행복한 오후였다. 나랑 살고 싶은 오후였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21-02-22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다락방님은 매력덩어리.

다락방 2021-02-22 11:17   좋아요 0 | URL
좀 그렇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다람쥐처럼 귀엽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로 2021-02-22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ick를 왜 시크라고 적었을까요? 그것만 아니면 거슬리지 않았을텐데,,^^;;
암튼, 다락방 님과 살고 싶어요,,, 저는 다락방님이 아니니까 살아도 되는데,,,,불가능.
아~~ 정말 책 많이 사는 다락방님 하고 살고 싶어요. 집에 가면 이 책들 책장에 꽂혀있는 다락방님이랑 살고 싶어요. 가끔 한 권이 아니라 같은 책이 몇 권이나 있는 다락방님하고 살고 싶어요. 하지만, 운명을 거스를 순 없는 것. 그림의 떡. 그래서 저는 그냥, 책 많이 사도 아무 말 안 하는 남편이랑 사는 것으로 맘을 굳;;;

다락방 2021-02-23 08:49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라로님 댁에 책이 더 많을 거예요. 라로님 댁은 식구들이 모두 책을 많이 읽잖아요. 지난번에 책장 사진 올려주신 거 너무 보기 좋더라고요. 저는 지금 부모님과 함께 사는데 저희집에서 저만 책을 읽어서 늘 부지런히 사고 또 부지런히 팔아요. 공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요. 조만간 제가 독립이란 것을 한다면 그 때는 지금보다 더 채우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긴 합니다. 하하하핫.

라로님의 운명의 남편 운명의 자녀분들은 라로님이 받은 생의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운명에 순응하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