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앗.

보통은 걸을 때 머릿속에서 상황극에 열중하는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근무중에 찾아와서 지금 대환장 지점이다. 머릿속에서 드라마 그려지고 있네. 오늘 머릿속 상황극의 남주는 누구일까요? 키가 185센치다. 아 상황극을 못끝내겠다. 상황극에서도 나는 일을 하고 있어.. 그런데 ... 아아 부끄러워 상황극에 대해 말하지 말자. 어휴... 제발 멈춰, 멈춰라! 일 해야 한다 ㅠㅠ



그리고 복숭아에 대해서.

작년에도 그랬는데 올해도 복숭아를 사먹는게 어째 매번 실패다.

복숭아 좋아한단 말에 제부는 매해 여름 내게 복숭아를 박스로 보내주는데, 올해는 제부가 보내준 복숭아 박스도 맛이 없었고, 내가 시장 가서 사먹은 것도 맛이 없었고, 마트 가서 사온 것도 맛이 없었고, 엄마가 사다준 것도 맛이 없었다.

경비일 하시는 아빠가 아파트 단지 주민으로부터 몇 개 받아오신 복숭아만 유일하게 맛있었다. 왜 복숭아 실패하지요?


그러니까 몇해전 여름, 그 때 그 사람이 날 보겠다고 한국에 와서 함께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어가기 전, 내 손을 잡고 동네를 걸으면서 과일가게를 찾았다. 과일가게에 들어가서는 복숭아 좋아하니까 박스로 사주고 싶다고 복숭아 한박스를 사준 적이 있다. 여름이었다. 아 쉬바.. 상황극에 복숭아 과거까지, 완전 집에 가서 술마실 각이네. 마침 늦은 생일 선물로 와인도 받았겠다. 오늘은 와인을 마실까. 그런데 상황극은 어떡하고 내 머릿속 추억은 또 어떡하지.



여름이 다 가고 있어서 미치겠다. 너무 아쉽다.

나는 여름이 지나갈 때마다 미칠것 같은 기분이 된다.

상황극도 추억도 그래서이다.

붙잡고 싶은데 나는 한번도 떠나가는 것을 붙잡아본 적이 없다.

붙잡아도 어차피 다 갈거면서.



여름의 끝


오래된 시간 앞에서 새로 돋아난 시간이 움츠린다

머리에 조그만 뿔이 두 개 돋아나고

자꾸 만지작거린다

결국 도깨비가 되었구나, 내 사랑



신발이 없어지고 발바닥이 조금 단단해졌다

일렁이는 거울을 삼킬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수천 조각으로 너울거리는 거울 속에

엉덩이를 비추어 보는 일은

이젠 그만하고 싶다



두 손으로 만든 손우물 위에

흐르는 당신을 올려놓는 일

쏟아져도, 쏟아져도 자꾸 올려놓는 일



배 뒤집혀 죽어 있는 풀벌레들,

촘촘히 늘어선 참한 죽음이

여름의 끝이었다고

징- 징- 징-

파닥이는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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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20 17: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엇 여름이 가는 게 싫으시군요. 저는 가을을 좋아해서 선선한 바람 불어오기 시작하면 미치게 좋습니다 ㅋㅋ 아침에 뛰기도 편해졌어요.
상황극 궁금하다아 ㅋㅋㅋ

다락방 2021-08-20 18:36   좋아요 2 | URL
저는 어느 계절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변함없이 여름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여름이 너무 좋아요. 땀 흐르고 뜨겁고 냄새나는데(응?) 왜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어요. 그렇다해도 가을은 또 가을대로 즐깁니다만. 훗.

그레이스 2021-08-20 17: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 너무 슬퍼요

두 손으로 만든 손우물 위에
흐르는 당신을 올려놓는 일
쏟아져도, 쏟아져도 자꾸 올려놓는 일

쓸데없는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마음은 어쩔 수 없죠?!

다락방 2021-08-20 18:34   좋아요 2 | URL
바로 언급하신 그 연이 저도 너무 슬퍼요. 흐르는 당신을 올려놓는 일, 쏟아져도 쏟아져도 자꾸 올려놓는 일. 쏟아지는데도 번번이 올리려는 마음이 너무 뭔지 알겠어서 슬프죠. 흑 ㅜㅜ

잠자냥 2021-08-20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정말 아직 맛난 복숭아 못 드셨어요? 전 올해 사먹는 복숭아마다 너무 맛있어서... 올해 왜케 맛있냐고 막 그랬는데....? 이것도 다부자님 완패?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복숭아 관련 낭만적이다... 하면서 글읽고 있는데..... ˝아 쉬바˝ ㅋㅋㅋㅋㅋㅋ 이게 뭡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웃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주말엔 꼭 딱복 백도입니다... 황도는 앞으로도 먹을 기회 많아요. 빨리 백도 사러 가요 =33

잠자냥 2021-08-20 17:54   좋아요 2 | URL
다부장 오타났는데 다부자도 괜찮은 거 같아서 걍 둡니다. 부자되세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1-08-20 18:33   좋아요 2 | URL
아시다시피 제가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적다보니 아름다운 추억 생각나 샤라라랑 하다가 그러나 그것은 과거의 일이라는 자각이 찾아와 쉬바.. 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낭만.. 있었지요, 한때는, 내게도…

아무튼 40평 아파트 고고씽 입니다. 이젠 40평 아파트만 보고 갑니다. 으르렁-

새파랑 2021-08-20 17: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상황극 왠지 슬프면서도 재미있네요. 다락방님은 시도 읽으시는군요. 근데 그레이스님 말처럼 시가 슬프네요 ㅜㅜ

다락방 2021-08-20 18:31   좋아요 2 | URL
시 슬프죠? ㅠㅠ
시는 많이 안읽어요. 시를 잘 못읽겠더라고요. 저는 내심 시는 이과의 영역인가.. 생각합니다. 킁킁.

- 2021-08-20 18: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85 곰곰… 박서준…?

다락방 2021-08-20 18:31   좋아요 2 | URL
땡!! 난 박서준 관심 1 도 없다굳!!!

- 2021-08-20 18:40   좋아요 1 | URL
박서준 몬생겨서 싫은데… 자꾸 유튜브에 떠요… 그래 인정하자…. 난 떠주니가 좋아… 글이라고는 없는 상…
맞춰볼란다. 주지훈!

다락방 2021-08-20 18:48   좋아요 2 | URL
땡! ㅋㅋㅋㅋㅋㅋㅋㅋ 정답 몇 번째에 나오나 보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20 18:53   좋아요 2 | URL
힌트 좀 줘요 ㅎㅎ

다락방 2021-08-20 18:58   좋아요 2 | URL
잘생겼다!!!!!

- 2021-08-20 19:03   좋아요 1 | URL
제이슨 스타댐은 190넘을고 같구…. 젊은 시절 주드로? (얼마전에 리플리보고 홀림)

다락방 2021-08-20 19:10   좋아요 2 | URL
땡! 재이슨 스태덤 180 안돼요 ㅋㅋ 아니, 왜 정답을 피해가지? 왜?

- 2021-08-20 19:12   좋아요 1 | URL
현빈 정우성 조인성 강동원 … (내 기준 잘 생긴 남자 다 나왔다..)

다락방 2021-08-20 19:24   좋아요 2 | URL
왜 떼거지야. 이 중 한명이라굳!!

- 2021-08-20 19:54   좋아요 1 | URL
현빈!

다락방 2021-08-20 19:55   좋아요 2 | URL
딩동댕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8-20 20:01   좋아요 1 | URL
현빈 185였구나…. 다가진 남자…. 무슨 상황극이었는지 다음 페이퍼애 투비 컨티뉴 … 😣

다락방 2021-08-20 20:05   좋아요 1 | URL
안됏! 그건 안됩니다. 내 안의 로맨스는 비밀이에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8-20 20:35   좋아요 1 | URL
이 건 안 봐도 알겠어!! (속닥 야한거였군요?) 아후… 그럼 난 박서준….😫

독서괭 2021-08-20 21:17   좋아요 2 | URL
당연히 야한 거겠죠 쟝쟝님 대체 뭔 건전한 상상을 하신 거예요??.ㅋㅋㅋ

다락방 2021-08-20 21:31   좋아요 2 | URL
이분들 왜이러시지? 아니야, 아니라고! 저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상상 했다고요!! 야한거는 .. 초큼 초큼 아니, 거의 안했다구욧!! 😡

독서괭 2021-08-20 22:35   좋아요 1 | URL
자세히 말을 못 하는 만큼 다락방님 상황극이 야하다는 확신은 점점 커져만 가고…

다락방 2021-08-20 22:59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믿어 주세요!!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20 23:03   좋아요 2 | URL
아니 뭐 사람이 살다보면 길을 걷다가도 야한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죠 뭘 그리 부끄러워해요(어깨를 토닥인다).

- 2021-08-21 09:45   좋아요 0 | URL
어제 키큰 사람들 업청 검색하다 잤는데 꿈에 송강 나왔어요 ㅋㅋ 야하진 않았고요 ㅋㅋ 거기서도 발연기를 하더라고요??

Falstaff 2021-08-20 1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혹시, 저 시에서 시인의 대가리, 아니, 머리에 뿔 돋는 건, 애인이 바람피워서 그랬나요?
요즘 시는 정말 허벌 어려워서리....

그리고 죄송합니다. 전 올 여름 복숭아, 정말 맛나게 연이어 히트입니다. 지금도, 오늘도 계속. 흑흑흑.....

다락방 2021-08-20 19:59   좋아요 1 | URL
저는 저기 저부분 쏟아져도 올려 놓는 일.. 부분을 좋아하지만 다른 부분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시를 이해하는 능력이 아주 부족합니다 ㅠㅠ 여튼 뭐가 잘 안됐다는 것 같아요. 잘 안됐고 불발이고 속상하고 뭐 그런… 🙄

내일 복숭아 사러 갈거에요 ㅜㅜ

그렇게혜윰 2021-08-20 1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를 한 수 읽으신 게 아니라 술을 한 잔 하신 느낌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8-20 19:56   좋아요 2 | URL
앗 ㅋㅋㅋㅋㅋㅋㅋㅋ 술은 지금 마시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8-20 20:35   좋아요 1 | URL
저두 한잔 중입니다 ㅋㅋㅋ

Forgettable. 2021-08-20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현빈 좋아하는 거 바로 모르시다니.. 나만 팬이었던 건가 🥰🥰

- 2021-08-21 09:43   좋아요 0 | URL
저도 똑똑한 친구로서 일위가 현빈임을 알고 있았지만 현빈은 키가 185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ㅋㅋㅋ 저도 팬이예요 껄껄🥰🥰🥰

다락방 2021-08-21 16:30   좋아요 1 | URL
얘들아 싸우지마~ 난 모두를 사랑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3=3=3=3=3=3=3=3=3=3

- 2021-08-28 18:20   좋아요 0 | URL
이 댓글 왜 인제봤지.. 다락방님의 지독한 팬사랑..

Forgettable. 2021-08-21 16: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로가 팬이라고 자처하는 모습 훈훈하군요. ^^ ㅋㅋ

다락방 2021-08-22 12:52   좋아요 2 | URL
아름답지뭡니까! ㅋㅋㅋㅋㅋ

초딩 2021-08-28 1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플 뉴스레터 산정 축하드려요~
ㅎㅎㅎ
좋운 주말 되세요~
 
















서론 읽다가 너무 어려워서 간신히 서론만 읽고 저쪽으로 제쳐두었었는데, 아아 야속한 시간은 왜 이다지도 빨리 흐르는지, 벌써 8월이 다 갈 기미가 보이는게 아닌가. 이러다 이번달 안에 못읽겠다 싶어 어제는 딱 마음먹고 이 책을 펼쳤다.


역시나 쉬운 문장들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책장이 잘 넘어가는 건, 익히 아는 이름들이 나오기 때문인 것 같았다. 루소랑 밀 나올때는 아무 감정 없이 읽어갔는데 막 제인 오스틴하고 브론테 자매 나오기 시작하니까 씐나버려... 그리고 나는 이런 구절을 만난다.



18세기 작가들과 달리 오스틴과 브론테 자매가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자신들이 소설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소설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었다. (p.81)



《제인 에어》는 아주 오래전에 읽었고, 로체스터 집에 갇혀 있던 부인의 입장에서 쓴 '진 리스'의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도 읽었다. 《폭풍의 언덕》은 고등학교때 읽었는데, 한참 트와일라잇 읽을 때 벨라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이 폭풍의 언덕이라고 해서 몇해전 다시 읽었더랬다. 모두 내가 막 좋다고 말하는 소설이 아니고 제인 오스틴의 경우는 더하다. 제인 오스틴의 경우는 내가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무려 네 권이나 읽었더라. 《오만과 편견》,《설득》,《에마》,《노생거 사원》인데, 그중에 에마는 내가 너무 싫어했던 소설이다. 그렇지만 노생거 사원이라면 얘기가 좀 다르다. 노생거 사원은 사실 정확한 줄거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읽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중 제일 좋았던거다. 그리고 저기, 소설의 정치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노생거 사원에서 제인 오스틴은 소설속 등장인물을 통해 소설에 대해 얘기하는 거다. 나는 그 부분을 짜릿하게 읽었다.
















오전에 비가 와서 할 일이 없으면 굳이 축축하고 더러운 길을 달려가 둘이 문을 잠그고 들어앉아 소설을 읽었다. 그렇다. 소설이었다. 나는 소설가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바, 경멸적인 비난으로 자기들도 생산해 내는 바로 그 소설의 역할을 깎아내리는 옹졸하고 무례한 관습을 따르지 않으리라. 소설가들은 적들과 합세하여 소설에다가 심한 욕설을 하고, 여주인공에게 소설을 허락하지 않고 만약 여주인공이 우연히 소설을 집어 든다면 분명 그 재미없는 페이지를 욕하면서 넘기게 만든다. 안타깝다! 한 소설의 여주인공이 다른 소설의 여주인공에 의해 후원받지 못한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보호와 관심을 받아야 한단 말인가? 난 인정할 수 없다. 문학비평가들이 한가할 때 공상을 발산하도록, 그래서 요즘 출판사에서도 싫어하는 헛소리를 늘어놓으며 새로 나온 소설에 대해 떠들거나 말거나 내버려 두자. 우리는 서로를 배신하지 말자. 우리는 이미 상처받은 몸이다. 우리의 작품 활동이 다른 문학 관련 활동보다 훨신 광범위하고 꾸밈없는 즐거움을 제공하는데도, 어떤 글쓰기도 이렇게까지 비난받은 적이 없었다. 오만과 무지와 유행에 휩쓸려 우리를 비난하는 무리가 우리의 독자만큼이나 넘친다. 『영국의 역사』의 구백 번째 축약본을 쓴 작가, 또는 밀튼과 포프와 프라이어를 수십 줄 인용하면서 『스펙테이터』한 부와 스턴의 소설 한 장을 모아 펴낸 작가의 재능을 무수한 사람들이 나서서 찬양하는데, 여기에는 소설가의 능력을 비판하고 소설가의 노동을 깎아내리고 천재성과 위트와 취향을 골고루 갖춘 소설을 우습게 보려는 태도가 깔려 있다. "난 소설을 안 읽습니다. 소설은 거의 안 봐요. 내가 소설을 읽을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소설에서나 있는 일이죠." 이렇게들 떠든다. "무슨 책 읽어요, 아가씨?" 아가씨는 "그냥 소설이에요"라고 대답한다. 무관심한 척하면서 또는 순간적으로 부끄러워하면서 소설책을 내려놓는다. "그냥 『세실리아』, 『까밀라』, 『벨린다』라는 책이에요."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면, 정신의 위대한 힘이 드러나고,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철저한 지식과 인간 본성의 변화에 대한 가장 행복한 묘사와 위트와 유머의 생생한 발현이 세상 사람들에게 가장 선별된 언어로 전달되는 그런 작품이란 말이다. (p.39-41)


크. 역시 '소설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소설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었'던 제인 오스틴 되시겠다. 나는 소설을 무시하는 사람에 대해서라면, 소설을 잘 안읽고 소설이 뭔지도 모르며 심지어 소설을 읽을줄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흥!!


아무튼 노생거 사원 저 부분 읽고나니 흐음, 그렇다면 오스틴 한 권 더 읽어볼까~ 생각하게 되었고 맨스필드 파크를 사도록 해야겠다. (네?)

이성과 감성도 안읽었지만 어쩐지 맨스필드 파크가 더 재미질 것 같아. 오스틴 기다려요~



















《소설의 정치사》에서는 '새뮤얼 리처드슨'의 《파멜라》도 언급된다.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언급될것 같긴한데, 이 책은 내가 어떤 책에서 봤는지 모르겠지만, 거기서도 분명 자주 언급되어서 전자책으로 사둔 터다.

오늘 아침 잠깐 어디 볼까, 하고 몇 장 읽었는데 오... 흥미롭다. 이 책 1권만 전자책 사뒀는데 2권도 사야겠다.
















제인 에어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책은 이미 집에 있는데 지난번에 조카가 빌려갔던가..그것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오만과 편견 빌려갔던가, 제인 에어 빌려갔던가? 제인 에어 민음사 두권짜리였던가? 그러면 안빌려갔을 것 같다. 여튼, 소설의 정치사에서 제인 에어의 한 부분을 인용했는데, 너무나 새롭고 좋은거다!




말해야 한다, 나는. 나는 심하게 짓밟혀 왔다. 이제 돌아서야 한다. 그러나 어떻게 돌아설 수 있는가? 나는 내 적수에게 복수할 힘을 갖고 있는가? 나는 내가 가진 힘을 모아 이 투박한 문장 속에 터뜨렸다. "나는 속이지 않아요. 속임수를 쓰지 않아요. 내가 속인다면, 나는 당신을 사랑했다고 말해야 할 거예요. 하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선언합니다. 나는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인간이며, 당신이 싫다고 말합니다. -p.90, 제인 에어 재인용


위 부분은 외숙모에게 하는 말이라고 한다. 내가 놓친 많은 것들이 제인 에어 안에 있을 것 같아서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원서는 읽겠다는 거 아니고 그냥 뽀대로 올려봤다...




제인 오스틴이라는 작가에 대해서든 제인 에어라는 책에 대해서든, 읽는 사람의 입장이나 관점에 따라서 책은 당연히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것이다. 단순히 재미있다 없다를 떠나서 여기엔 어떤 의미가 있다, 하는 것들. 제인 에어를 읽고 다락방에 갇힌 로체스터 부인의 입장으로 진 리스가 소설을 쓴 것도 역시 그것대로 의미가 있고, 브론테 자매는 이렇게 소설을 통해 할 말을 했다고 하는 낸시 암스트롱의 글을 읽는 것도 좋다.


《앵무새 죽이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내가 읽은 어떤 책에서는 앵무새 죽이기가 그렇게나 널리 읽혔는데, 왜 하퍼 리는 하필이면 그 책에 등장하는 흑인의 무고가 '강간'에 대한 것이었는지 유감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었던거다. 일어나지 않은 강간을 일어났다고 거짓 신고해 무고한 사람을 잡아들인 일. 나는 책의 그 부분을 읽다가, 그러게, 그게 왜 하필 강간에 대한 것이었을까, 백인의 인종주의를 꼭 백인 여성의 강간으로 보여줘야 했을까, 고개를 끄덕인거다. 그런데 최근 읽은 《백인의 취약성》에서도 역시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다. 실제 백인 여성이 거짓을 말하기 때문에 흑인 남성이 린치를 당하는 일. 그러니까 그 일은 없는 일을 허구로 만들어낸건 아니고 실제 일어나기도 했던 일인거다. 빈번하달 수 없겠지만, 그러나 일어났던 일에는 틀림 없던 것. '리처드 라이트'의 《백인의 아들》에서는 흑인남성이 백인 여성을 죽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런데 그 죽이기까지는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의 배경이 있었다. 만약 내가 지금 이 사람과 여기 있었다는게 알려지면 나는 분명 린치를 당할 테고, 그걸 막으려면... 하다보니 죽음에까지 이른 것. 하나의 이야기도 누가 어디에 서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지게 될것이고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게 될것이다. 낸시 암스트롱의 관점 역시 기존에 내가 읽었던 다른 작가들의 관점과 같은 부분도 있을 수 있고 다른 부분도 있을 터. 가장 중요한 건, 하나의 이야기를 읽는 '나의' 관점일 것이고, 그 이야기에 대한 비판을 읽는 '나의' 견해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낸시 암스트롱의 소설의 정치사를 읽는 일은 매우 재미있을 것 같다. 나로 하여금 별로 호감 가지 않았던 제인 오스틴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제인 에어를 다시 읽어볼 마음이 생기게 하다니... 후훗.



아무튼 어제도 책 박스가 도착했다.




어쩌자고 두꺼운 책들을 자꾸 사대는지 모르겠네... 아무튼 책샀숑 또샀숑-

9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라서 《페미니즘의 투쟁》샀는데, 저건 또 왜이렇게 두꺼운가요. 왜...왜....왜.....


Orz



* 아, 그리고 제가 잭 리처 시리즈 마니아 2위를 다시 가져왔습니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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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8-20 12: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저야말로 여기 언급된 책 다 읽어봐야 할 거 같아요.
<제인에어>, <오만과 편견>,<설득>,<에마>, <노생거 사원>, <맨스필드 파크>-
저 진짜 안 읽었네요;;;

오, 잭 리처 2위 탈환 축하해요. ㅋㅋㅋ 괭님 보고 있어요? ㅋㅋㅋㅋ

독서괭 2021-08-20 12:48   좋아요 4 | URL
후우.. 이미 다락방님께서 댓글로 자랑질하셨습니다.. ㅜㅜ

독서괭 2021-08-20 13:09   좋아요 2 | URL
근데 2위를 뺏긴 건 단발머리님이고 전 사실 상관은 없네요 4위라 ㅋㅋ

다락방 2021-08-20 14:14   좋아요 5 | URL
잠자냥님이 오스틴과 브론테 자매를 읽으신다면 어떤 리뷰를 적어주실까요. 너무 기대되네요. 꼭 읽고 리뷰 써주세요, 잠자냥 님. 잠자냥 님 리뷰 읽는 재미가 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겸손과 거리가 먼 저는, 2위를 하자마자 득달같이 달려가 독서괭님께 자랑하였다고 합니다. 엣헴- ㅋㅋㅋㅋㅋ

수이 2021-08-20 12: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 못 읽어?! 읽을 수 있어요! 읽을 수 있습니다! 이미 읽은 어떤 분 말씀에 따르면 쉬워! 라고 하지는 않았던 거 같지만…… 전 노생거를 얼른 읽어야겠습니다.

다락방 2021-08-20 14:15   좋아요 2 | URL
제인 에어 너무 두꺼워요 근데. 노생거 사원.. 도전해볼까. 아 일단 지금 하는거나 좀 제대로 하고요 ㅋㅋ 이번주 분량 읽으려면 어휴... ㅋㅋㅋㅋㅋ 그 다음에 오바마.. 제인 에어는 나중에 생각하겠습니다. ㅎㅎ

꼬마요정 2021-08-20 12: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생거 좋아요… 전 제인 오스틴 좋아해요 ㅎㅎ 영드로 만들어진 것들도 좋구요. 그나저나 다락방님 책 읽는 속도도 엄청 나네요. 전 요즘 눈이 침침한데다 드라마에 빠져서 게을러졌어요ㅠㅠ

다락방 2021-08-20 14:16   좋아요 4 | URL
저 책 읽는 속도 엄청나지 않아요, 꼬마요정 님. 저 이번 해에는 아마 작년보다 훨씬 적게 읽을 것 같습니다. 어휴.. 알라딘에 워낙 빠르게 많이 읽는 분들 많으셔서 저는 그저.. 쪼렙... 입니다.
저는 노생거 책은 팔았고 맨스필드 파크 사서 도전해볼까봐요. 후훗.

청아 2021-08-20 13: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의 투쟁> 엄청 두껍네요?! 저도 이제 사야겠어요ㅎㅎ책이 있는 풍경~♡

다락방 2021-08-20 14:16   좋아요 4 | URL
저 페미니즘의 투쟁 두꺼워서 제 자신을 후려치고 싶었어요. 이사람아, 왜 저렇게 자꾸 두꺼운 것만 골라! 하고 말입니다. 흑흑 ㅠㅠ

- 2021-08-20 17:1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두껍죠? (두달전에 사둠)

다락방 2021-08-20 17:15   좋아요 2 | URL
너무 두꺼워요, 너무. 너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2021-08-20 18:03   좋아요 1 | URL
요 책은 월 딱 시작라면 바짝 땡겨읽구로 ㅋㅋㅋ

얄라알라 2021-08-20 17: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부장님의 애정을 듬뿍 받는 조카님은 완역본 <제인에어>를 기특하게도 빌려갔단 말인가요? 고전 읽는 청소년을 거의 본 적이(저만 그런지...) 없어서 인상 깊네요.


지난 번에 이어 <백인의 취약성> 리마인드시키며 이 리뷰에서 엮어주시니, 요건 9월에 꼭 읽어야겠네요.

다락방 2021-08-22 12:52   좋아요 1 | URL
제인 에어는 안빌려갔고(집에 있네요) 오만과 편견을 빌려갔어요. 물론 빌려만 가고 아직 읽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하하하하. 잔뜩 빌려가고 안읽고 그러면서 어제 와서 책 또 한권 빌려갔어요. 쌓아두고 안읽는게 제이모랑 똑같네요.. 하하하하하

얄라알라 2021-08-20 1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신의 화살> 데려왔는데 올려주신 <신의 전쟁>이랑 표지 색깔까지 비슷하네요. 두께랑 ㅋㅋ<신의 전쟁> 검색하러 갑니다용

다락방 2021-08-22 12:53   좋아요 1 | URL
저 북사랑님 댓글 읽고 신의 화살은 뭔가 싶어서 검색해봤어요. 이건 바이러스 얘기네요? 오오... 세상엔 왜이렇게 책이 많을까요. 좋으면서 싫습니다... ㅜㅜ
 
[전자책] 퍼스널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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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들에게서 '이건 아닌 것 같아'하는 감각을 가진 걸 볼 때가 너무 좋은데, 잭 리처는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이다.  도덕적 잣대를 남에게는 들이대지만 자신에게 들이대지 않는 사람이라면 진짜 싫은데, 잭 리처는 아닌 것 같은 일을 그 누구보다 자신에게 허락하지 않는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그랬지만  '윽 설마 그러는 건 아니겠지'하는 지점이 나올때마다 잭 리처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잭 리처 역시 '그런 짓 하는 쪽팔린 나'를 견딜 수 없는 사람인 것 같다. 나는 그런 지점이 좋다. 

쓸데없는 오지라퍼가 되지 않지만 마음은 따뜻한 우리의 셜록 홈리스! 내가 다 읽어주마.


자, 이제 소설의 정치사 읽으러 가자. 고고씽!!


**''셜록 홈리스'는 이 책속에서 나오는 표현임. 내가 만든 거 아님. 괜히 사람들이 나 센스쟁이로 오해할까봐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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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19 2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으으으아닛!! 결국 다 읽어버리셨다…
잭리처는 정말 이런 류의 작품 주인공답지 않게(?) 굉장히 절제하는 성격 같아요.

다락방 2021-08-20 07:55   좋아요 2 | URL
등장인물들에게 ‘윽 그건 아니야 그러지마‘ 하는 지점에 있어서라면 잭 리처는 그걸 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너무 좋아요. 저는 이 시리즈에서 진짜 ‘야, 여기서 너 그거하면 진짜 빻은새끼다..‘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안해서 너무 좋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스포일러 될까봐 조심조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8-20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셜록 홈리스가 무슨 의미인가요?😅
잭리처 입문 못해 이해 안되는 1인입니다~ㅎㅎ

독서괭 2021-08-20 07:06   좋아요 1 | URL
그냥 잭리처의 특징을 조합해 다락방님이 만드신 말 같습니다 ㅎㅎ 셜록처럼 추리를 잘하고 홈리스로 떠돌아댕기는..

다락방 2021-08-20 07:54   좋아요 2 | URL
아니 제가 저기에 ‘내가 만든 거 아님‘이라고 써놨는데 말입니다? ㅎㅎ

툐툐님, 잭 리처는 일정한 거주지가 없이 늘 떠도는 사람이거든요. 가방도 보따리도 없어요. 옷은 새로 사입고 칫솔 하나만 가지고 다니죠. 그런데 사건 해결을 잘해서 시리즈중 이 [퍼스널]에 나오는 사람들이 잭 리처를 ‘셜록 홈리스‘라고 불러요. ㅎㅎ

붕붕툐툐 2021-08-20 07:58   좋아요 1 | URL
엄훠엄훠~ 그런 사람한테 양치질 안한다고 뭐라고 하신겁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옷을 매번 새로 사입는 건, 제 입장에선 재벌인데요? 흐음~ 흥미롭네요~ 잭리처~ㅎㅎ

/독서괭님,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대답해 주셔서 감사해용~

다락방 2021-08-20 07:59   좋아요 3 | URL
아니, 양치질은 하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초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깔끔하지 못한 느낌이라서요 ㅋㅋㅋㅋㅋㅋ잠은 모텔에서 잔단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툐툐님 잭 리처 재밌어요! (영업하기 ㅋㅋ)

독서괭 2021-08-20 09:33   좋아요 1 | URL
@다락방 응?? 죄송합니다. 제가 급한 마음에 맨 아래 추신을 못 읽었나봐요. 당연히 센스쟁이 다락방님이 만드신 줄 ㅋㅋㅋ

다락방 2021-08-20 11:23   좋아요 1 | URL
제가 사실 그렇게까지 센스있진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에서 셜록 홈리스 보고 아 리 차일드 천재? 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불호텔의 유령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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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다. 쓰고 싶었던 이야기가 많지만, 다른 이야기들을 쓰면서도 언젠가 한 번은 꼭 써야 하는  이야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생각하면서 첫 문장도 쓰지 못했던 이야기. 그것은 원한에 대한 이야기이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죽음이라기보다는 죽임에 대한 이야기라는 편이 정확하다. 나는 오래전부터 누군가를 죽이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 이야기를 써야만 비로소 원한이 사그라들것 같아서. 한 소녀가 내내 원한을 품고 살다가, 그 원한을 품게 만든 상대를  기어코 제 손으로 죽이는 이야기를, 나는 쓰고 싶었다. 그 소녀가 죽인 사람의 장례식장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소녀는 그 죽음은  제 손에 의해 일어났다는 것을 굳이 숨기지도 않는 이야기를, 나는 쓰고 싶었다. 그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까닭은, 그것이 내가  살면서 해야 했던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그 일을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 사람이 늙어서 죽어버렸기 때문에 내가 결코 해낼  수 없었던 일을, 나는 그가 늙어 저절로 죽기 전에 소녀의 손을 빌어 해내고 싶었다. 반드시 벌을 내리고 싶었다. 그러나 이야기 속에서 소녀가 그 사람을  죽여버리고 나면,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 소녀는 빛과 행복을 찾게 될까? 나는 소녀의 그다음 삶을 그려볼 수가 없어서 늘 어느  한 장면만을 상상한 채로 글은 한 줄도 쓰지 못한다.


나는 많은 여자들이 그리고 남자들도  원한을 갖고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원한을 품고 살 것이고, 그 원한을 풀어내기 위해 각자의 행동을 할 것이다.  아니, 지금 순간적으로 타오르는 화 말고, 깊은 원한. 내내 마음 저기에 응어리져 있는 것. 기어코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엉엉 울거나 자신의 가슴을 쳐내면서 토로해야만 하는 그런 원한. 유령으로라도 나타나서 어떻게든 밝히고 풀어내야 할, 그런  원한. 천국과 지옥이 존재한다면 그 천국과 지옥에 가기 전에 아직 미련이 남게 만드는, 미처 떠오르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원한.


강화길의 《대불호텔의 유령》에서는 '셜리 잭슨'이 등장해 동양의 억울한 자매 이야기를  들려준다. 억울하게 계모에 의해 죽은 자매의 이야기. 원한을 풀어달라는 자매들이 등장하면 그 공포로 죽어나가는 수령의 이야기.  자기 원한을 풀자고 다른 사람을 죽이는 것은 세상에 원한을 하나 더하는 일이 아닌가. 자매의 억울함을 들어주었던 새로 부임한  수령은 그 뒤로도 억울한 원혼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사람의 존재가 사라지면 그다음은 어떻게 되는 걸까.  세상에 억울한 영혼이 하나도 남지 않는 일이 정말 일어날 수 있을까?


전해져내려 오는 이야기를 지나쳐  대불호텔로 돌아오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 그 호텔에 글을 쓰기 위해 온 사람, 그 호텔에서 기어코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호텔에 살고 있는 어떤 악의를-악의는 처음부터 악의였을까?- 소리로, 그리고 모습으로 마주친다. 어떤 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르는  채로 신뢰는 이내 불신으로 바뀌면서,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내 의지가 결코 아닌 채로 바깥으로 튀어나온다. 가까운 사람과  멀어지고 멀어진 사람과 가까워지면서, 여기에 영영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과 여기를 어떻게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공존하면서 호텔 안의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은 정체불명의 소리를 듣고, 나에게 말을 하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모습을 본다.  
나는 너를 사랑해 나는 너를 증오해 나는 너랑 헤어질 거야 나는 너랑 헤어지기 싫어, 온갖 마음과 소리가 있다. 내 입을 통한 것이 아니거나, 내 입을 통해 나왔어도 내 것이 아닌 소리들.

그 모든 것들은 차곡차곡 대불 호텔이 품는 역사가 된다. 그리고 현재의 작가에게 전해지는 이야기가 된다.




원한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아주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들어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강화길도 어떤  억울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대불호텔의 유령은 나타난 것일 테다. 그러나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원한, 거기에서 멈춰있다면,  강화길은 그다음을 진행한다. 이 이야기 속에선 이 사람이 억울하고 저 이야기 속에서는 저 사람이 눈물을 흘리지만, 그러나 그  이야기들 사이사이에 사랑이 있었을 거라고 얘기한다. 끝내 사랑으로 마무리한다. 어떤 원한이 기어코 나를 저주하고 찾아들어도,  그래도 옆에서 손잡아주는 이가 있다면 그 저주에 귀를 막을 수도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다음의 삶을 그려낼 수 없어서 나는 늘  쓰고자 하는 마음만 간직하고 있다면, 그다음의 삶을 그려낼 수 있어서 강화길은 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테다. 결국은  사람을 살게 하는 건 원한을 넘어서는 일이어야 한다는 듯이. 

원한만으로는 우리가 살 수 없다는 듯이.


그 순간, 내 안에 오랫동안 잠겨 있던 목소리들이 스르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이제 나는 나의 목소리로 그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네가 나한테 어떤 사람인데."

그가 얼굴에서 손을 내렸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그의 목을 천천히 끌어안았다. -p.294


그렇지만,

등장인물 몇 되지도 않는데 정신 사납고 산만하다. 처음엔 뭔가 있을것처럼 악의와 원한으로 진행하다 끝에 가서 갑자기 우리 사랑 ♡ 이러는데 좀 당황스러웠다. 내게 어떤 저주가 들러붙어도, 내가 어떤 환청을 들어도 사랑이면 샤라라랑~ 된다는건가 싶고, 전체적으로 용두사미의 느낌.

강화길은 <다른 사람>, <음복> 그리고 지금이 세번째 만남인데 대불 호텔의 유령이 제일 별로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신형철 별로 되었지만(한때 진짜 좋아해서 뒤지면 사랑고백도 나올거다), 이 책에 대한 추천사 진짜 별로다. 이 책이 '강화길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것' 이라니, 이게 칭찬이여 저주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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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0 14: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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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0 14: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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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8 17: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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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8 18: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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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흑인들보다 좀 덜 어두운 색이기 때문에 간혹 백인으로 '패싱'되기도 하는 여자들이 책 속에 나온다. '클레어'는 그걸 이용해 백인 남자와 결혼했고 '아이린'은 백인 전용 까페에 갈 때에 살짝 그 패싱을 이용하긴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속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흑인 남자와 결혼했고 흑인 아이를 낳았다. 다른 길을 선택한 두 여자가 우연히 까페에서 재회하면서 그들의 과거의 삶을 생각하고 그리고 현재의 반복되는 만남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아이린은 백인으로 패싱되어 클레어가 결혼한 백인남자가 가진 인종차별적 발언에 놀란다.



아이린이 재밌다는 듯 말했다. "그러니까 흑인을 싫어하신단 말이네요. 벨루 씨?" 그러나 그녀의 말은 생각만큼 유쾌하게 들리지 않았다.

존 벨루는 아니라는 투로 짧게 웃었다. "레드필드 부인, 그 멎에서는 저를 잘못 보신 겁니다. 전혀 아니죠. 난 그들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난 그들을 증오합니다. 닉도 마찬가지죠. 깜둥이가 되려고 저렇게 애를 쓰면서도 말이죠. 저 사람은 깜둥이 하녀조차 옆에 두려 하지 않아요. 절대로요. 내가 그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난 그것들 아주 소름이 끼쳐요. 저주받을 검은 악마들 같으니라고."

농담이 아니었다. 벨루에게 알고 지냈던 흑인이 있었는지 아이린이 물었다. 그녀의 방어 조의 목소리는 안절부절못하던 거트루드를 다시 놀라게 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으나, 순간 클레어도 염려하는 눈치였다.

벨루가 대답했다. "그럴 리가요, 없습니다! 절대로 없죠! 대신 시꺼먼 그놈들 자신보다 그것들을 더 잘 아는 사람들을 알지요. 그리고 신문에서도 그들에 대해 읽습니다. 노상 약탈하고 사람을 죽이고, 그리고," 그가 험악하게 덧붙였다. "그보다 더 악한 짓도 서슴지 않는 놈들."

거트루드 쪽에서 억눌린 이상한 소리가 나지막이 들려왔다. 콧방귀인지 킥킥대는 소리인지, 아이린은 구별할 수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그녀는 타오르는 분노와 화를 참나애기에는 자신의 자제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두려웠다. 문득 옆에 앉은 남자를 향해 외치고 싶은 충동이 솟구쳤다. "그리고 당신은 여기 검은 악마 셋에 둘러싸여 차를 마시고 있어." (p.56-57)



존 벨루는 자신이 결혼한 여자가 흑인인줄 모른다. 당연히 백인이라 생각하고 이렇게 우연히 만나게 된 아내의 친구들 역시 백인으로 패싱되지만 흑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러니까 존 벨루의 입장에서는 '흑인이 없는 곳에서' 흑인을 증오한다고 말하고 있는 거다. 왜냐하면 흑인이 그에게 어떤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신문에서도 그렇게 말하니까. 직접 보거나 경험한 건 아니지만 신문에서 그랬으니까, 그들은 악마인 것이다. 노상 그러는 놈들.





유색인이 없는 무대 뒤에서 백인 학생들은 자주 유머를 구사해 유색인, 특히 흑인에 대한 인종적 고정관념을 강화한다. 피카와 피긴은 이런 무대 뒤 행위의 목적은 백인 연대를 만들어내고 백인과 남성 우월주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행위는 비록 과거보다 덜 공식적이지만 아마도 더 강력한 방식으로 인종주의를 계속해서 퍼뜨리는 기능을 한다. 오늘날 우리는 문화적 규범에 따라 유색인에게 우리의 인종주의를감추고 우리끼리 인종주의를 부인한다고 역설하면서도 실제로인종주의에 도전하지는 않는다. 사실 우리는 인종주의에 도전할경우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한다. - 《백인의 취약성》, 로빈 디앤젤로, P100







존 벨루는 자신과 함께 앉아있는 사람들이 백인이라고 당연히 생각했다. 유색인이 없는 무대 뒤에서 유색인에 대한 자신의 의견(고정관념)을 피력했다. 정말 백인들이었다면 존 벨루의 말에 어떻게 반응했을까. 그러나 존 벨루의 말을 듣고 있는 사람들은 존 벨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흑인이었다. 그가 악마로 생각하는 존재들.



아이린은 자신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백인 남성과 '패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린은 흑인은 백인으로 패싱될 수 있지만, 백인이 흑인으로 패싱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에 백인 남자는 그런 생각은 못해봤다고 말하고, 아이린은 그에게 네가 뭣하러 그런 생각을 해봤겠냐고 묻는다.


"그럼, 도러시 톰킨스와의 내 경험을 들어봐요. 그녀가 흑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전에, 나는 그녀를 소모임이나 단체 모임에서 네댓 번봤어요. 어느 날 끔찍하게 고상한 체하는, 불쾌한 티파티에 간 적이 있었는데요. 도러시가 거기 있었죠. 우린 얘기를 나눴어요. 오 분도 안 되어 난 그녀가 백인이라는 걸 알았죠. 무슨 말이나 행동, 외모 때문이아니었어요. 그저, 그저 뭐가 있었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것이죠."
"그래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줄곧 ‘패스‘ 하잖아요."
"우리 쪽에서는 아니에요, 휴. 흑인이 백인인 척하는 건 쉬워요. 하지만, 백인이 유색인 행세를 하는 건 그렇게 만만치 않을 거예요." "그 생각은 못 해봤네요."
"당연히 안 해봤겠죠. 당신이 무엇 때문에요?" . - P106



자, 다시 백인의 취약성이다. 생각을 못해본 것, 생각해볼 이유조차 없는 것, 바로 그 지점. 로빈 디앤젤로는 유색인들이 그렇게 오랜 세월 말해왔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런데도 모른다는 건, 몰라도 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백인이 내게 인종주의와 백인의 취약성과 관련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을 때, 나는 먼저 이렇게 되묻는다. "어떻게 당신은 교양 있는 전문직 성인이면서도 인종주의와 관련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를 수 있죠?" 이것은 솔직한 질문이다. 주변 어디에나정보가 있는 마당에 우리는 대체 어떻게 모르는 걸까? 유색인이 그렇게 오랜 세월 우리에게 말했는데도 말이다. 이 물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게 된 온갖 이유를 따져보면, 그에 맞는 지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어 나의 답변이 인종주의에 관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라면, 앞으로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의 답변이 유색인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면, 유색인과 관계 맺을 필요가 있다.
나의 환경에 유색인이 없는 것이 이유라면, 편안한 영역에서어나 환경을 바꿀 필요가 있다. 노력하지 않고는 인종주의에 대처
할 수 없다. -
《백인의 취약성》, 로빈 디앤젤로, P246




'넬라 라슨'의 《패싱》은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결말에 이른다. 나는 창문이 열렸던 지점부터 불안했다. 일전에 어딘가에서 본 그 유명한 문장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총이 등장한다면 그 총은 반드시 발사되어야 한다는 것. 영화나 책 속에 그 총이 괜히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 창문을 열었을 때 나는 묻는다. 당신은 그 창문을 왜 열었는가. 아니, 여기에서 이 창문은 왜 열려야 했는가. 창문을 여는 사소한 장면은 이 책에 왜 등장했는가. 그것이 등장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더라도 나는 이야기가 이렇게 흐를줄은 몰랐다. 한 등장인물의 스트레스는 누군가의 거짓말로부터 온것이고, 그 거짓말은 거슬러 올라가면 인종주의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다시 말해, 인종주의가 없었다면 애초에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었다는 것. 그러나 이미 모든 것이 벌어진 후에 '그러지 않았다면'이라고 하는 것은 얼마만큼의 의미가 있을까. 그것이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그 일이 다시 일어나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데 있는 것이겠지. 백인의 취약성을 읽고 내처 읽은 패싱은 연결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른 얘긴데, 백인의 취약성을 읽다가 나는 너무 외로워졌다. 백인의 취약성을 읽는 틈틈이 잭 리처 시리즈를 읽는데, 잭 리처와 이번 임무를 함께 하는 CIA 요원과의 대화가 나올 때마다 부러웠다. 세계가 위험에 처한 것에 대해, 그들 앞에 놓인 위험에 대해, 그 두려움에 대해, 그리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장면들이 부러웠다. 코로나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서 오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터라 누군가와 얘기 나누는 것이 절실해졌다. 잭 리처 부럽네, '나이스' 부럽네. 서로 처음 만나 임무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고 그러다가 서로의 성향에 대해 파악하게 되는 것도 너무 부럽네. 백인의 취약성을 읽으면서 나는 대화다운 대화를 나눌 누군가가 너무 그리웠다. 만나서 백인의 취약성을 읽은 것에 대해, 그 안에 담긴 것에 대해, 읽다가 불쑥불쑥 생각나는 것들에 대해 말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상대의 말을 듣고 싶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지적인 대화가, 지성이 들어있는 대화가 너무 간절했다. 아 외롭다. 언제쯤 사람들 만나서 대화를 할 수 있나..


나는 어제도 집에서 텔레비전 보면서 술을 마셨다. 현지에서 먹힐까 태국 편 보면서, 이건 별로 재미없네, 하면서 그런데 태국 너무 가고싶다..하면서 술을 마셨다. 작년부터는 계속 뭐 하고 싶다, 가고 싶다 하고 바라기만 할 뿐 할 수가 없어서 미치겠다. 혼자서 바라기만 하는 삶 말고 누군가를 만나 대화하는 삶도 틈틈이 끼어들어줘야 하는데 이게 다 뭐야.. ㅠㅠ 백인의 취약성 읽은 나랑 대화하고 싶지 않니, 너는? ㅠㅠ



꿈을 꿨다. 꿈에서 나는 군인이었다. 나는 아주 까다로운 군인이었고 불의를 보면 참을 수 없는 군인이었다. 부하직원에 대해 잘못된 징계가 내려지려고 할 때 나는 상관들에 맞서 싸웠다. 으르렁 거렸고, 그래서 일은 잘 풀렸다. 내 얘기를 듣고 내 편이 되어줬던 늙은 상관은 나에게 와서 자신이 애썼음을 잘난척했고 나는 조금 웃으며 그 얘기를 들어주었다.

나는 왜 군인이었을까. 왜 꿈에서 군인이었을까. 그거슨! 바로!

잭 리처 때문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신의 가장 큰 실수가 뭔지 알고 있소?"

"답을 알고 계신 모양인데 어서 말해 보시죠."

"군에 입대해야 했소. CIA 말고."

"이유는?"

"당신은 혼자서라도 국가의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는 결심을 늘 다지고 있소. 그건 지나친 책임감이고 그래서 불안한 거요. 하지만 어쩔 수가 없소. CIA라는 집단을 신뢰할 수가 없으니 말이오. 그러니 당신은 외로울 수밖에 없소. 그렇게 늘 불안하고 외롭다 보니 결국엔 약물에 의존하게 되었소. 하지만 군대는 다르오. 일이 잘못되는 경우에도 전우간의 신뢰는 깨어지지 않소. 오히려 더욱 두터워지는 경우가 많지. 군대에서는 그게 전부요. 만일 지금 군복을 입고 있었다면 당신은 훨씬 행복했을 거요." - 《퍼스널》, 리 차일드, 전자책 中



스물 여덟살의 CIA 여자 요원에게 네게는 군인이 더 잘어울릴 것 같다고 말해주는 잭 리처가 좋았다. 그녀의 성격과 책임감을 짐작하고 조직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또한 알고 있으면서 그래서 이게 더 잘 어울릴거라고 말해주는 게 군인이라서 더 좋았다. 비록 젊은 여성을 보고 '한창 때의 영글어 터질 듯한 여인의 육체'라는 표현을 써서 나를 당황시켰지만(뭐라고? 돌았어? 그게 무슨 표현이야?!), 동등한 요원으로 보고 말해주는 게 좋았다. 지금 대한민국의 군대에 대한 기사는 안좋은 것들뿐이라 대한숨이 나오지만... 나는 잭 리처가 '나이스'라는 젊고 유능한 직원에게 군인이 되면 너는 더 행복했을 거야, 라고 말해주는 게 좋았다. 나는 이 부분이 되게 인상깊었던 거다. 그러니까 뭐랄까, '네가 이런 힘든 직업을 갖지 않았으면' 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더 얌전한 직업 혹은 더 조신한 직업'을 가지라고 말하는게 아니라, '위험에서 도망쳐'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네 책임감에는 군대가 더 낫겠어'라고 말하는 게 좋았다. 이 부분이 너무 좋았는데, 진짜 너무 좋았던걸까.. 꿈에서 내가 군인이 된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의를 다 부숴버리겠다!! 호이짜!! 막 이렇게 되어버렸어.... 나여..............




여러분, 나 책 산 거 볼래염? 저 중 몇 권은 생일이라고 혹은 그냥 나 좋다고(응?)알라디너들이 선물해주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은 분들이다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알라디너들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나를 그렇게 좋아하고들 그러세염??????????????





아무튼 꿈에서 군인이었던 나는 이만 총총..






"클레어, 너 그런 생각 해본 적 있니?" 아이린이 물었다. "주님의 사랑과 자비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불행과 지독한 학대가 용인되는지?
그것도 늘 가장 열렬한 신자들에 의해서 말이야."
"생각해본 적이 있냐고?" 클레어가 외쳤다. "그것이, 그들이 오늘의나를 만들었어. 왜냐하면, 당연히 난 도망가기로, 자비의 대상이나 골칫거리, 심지어는 경솔한 함의 딸이 아닌,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으니까. 게다가 난 욕심이 없지 않았어. 나는 내가 못생기지 않았고, 백인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알았지. 린, 너는 모를 거야, 사우스사이드에갈 때면 내가 얼마나 너희 모두를 미워하다시피 했는지. 너희들은 내가갖고 싶었지만 결코 가질 수 없던 것들을 다 가지고 있었어. 나는 그것들을 다 가지고 그보다 더 많은 것들까지 갖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점점 굳혀갔지. 내 심정을 이해하겠니, 이해할 수 있겠어?" - P37

그리고 그녀의 분노와 의구심에는 또다른 감정, 다른 질문이 섞여있었다. 왜 자신은 그날 얘기하지 않았을까? 벨루의 맹목적인 증오와 혐오 앞에서 왜 자신의 혈통을 숨겼을까? 그가 자기주장을 펼치고 그릇된 생각을 맘껏 떠들도록 왜 내버려두었나? 어째서 자신을 그런 고통에 방치한 클레어 켄드리 한 사람 때문에 자신의 인종을 방어할 기회를 놓쳤을까?
아이린은 이런 질문들을 던지며 통감했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녀도잘 알 듯 수사修辭에 불과했다. 그녀는 모든 대답을 알고 있었고, 대답은 언제나 같았다. 기막힌 노릇이었다! 그녀는 클레어를 배신할 수 없었고, 모욕당한 사람들을 대변하듯 보이는 위험마저 감수할 수 없었다.
그들을 대변함으로써 결국 클레어의 비밀을 폭로할 수 있다는 두려움때문이었다. 그녀는 클레어를 보호할 의무가 있었다. 그녀는 클레어가버렸으나 완전히 끊어내지 못한, 그 인종이라는 끈에 묶여 있었다. - P70

"그런 사람이 흑인들의 댄스파티에 오다니 이상하잖아."
지금은 1927년이고 여기는 뉴욕이라고, 휴 웬트워스 같은 백인들이점점 더 많이 할렘의 행사에 오고 있다고 아이린이 말했다. 너무 많이들 와서 브라이언이 이렇게 말할 정도였다. "조만간에 유색인들은 들어가지도 못하게 생겼군. 아니면 들어가도 짐 크로 법에 따라 격리 좌석에 앉든가."
"그들이 왜 오는 건데?"
"네가 여기 있는 거랑 같은 이유로, 흑인들이 보고 싶어서지." 이
"하지만 왜?"
"이유야 여러 가지지. 어떤 사람들은 그냥 단순히 즐기러 오는 거고,
또 어떤 사람들은 자료를 얻어 그걸로 돈을 벌어. 또 유명 인사나 유명인사에 가까운 사람들이 흑인을 바라보는 걸 바라보러 오는 사람도 있어." 아이린이 설명했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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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21-08-18 10: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 그냥 좋다고요.

다락방 2021-08-18 10:43   좋아요 2 | URL
아이참 테레사님도..부끄럽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8 10: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약속의 땅 엄청 두껍네요..?
안돼, 다락방님이 페이퍼 하나 더 써서 리차일드마니아 점수가 더 올라갔을거야.. 안 돼..ㅜㅜ
<패싱>과 <백인의 취약성>을 읽고 연결해서 써주시는 페이퍼, 참 좋네요. 인종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알기 힘든 부분이라, 책으로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전 잭리처 읽으면서 젤 부러운 게 저렇게 무서운 거 없이 혼자 어디든 갈 수 있다는거..
<대불호텔의 유령> 저도 주문했습니다. 오늘 올 거예요 ㅋㅋ

독서괭 2021-08-18 10:35   좋아요 2 | URL
뭔가 굉장히 두서없는 댓글이군요🤪

다락방 2021-08-18 10:44   좋아요 3 | URL
자고로 댓글이란 두서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
약속의 땅 벽돌책이에요. 저는 아직 읽기 전이지만 미셸 오바마 책도 사뒀거든요. 그것보다 훨씬 두껍네요. 오바마여, 왜그렇게 할 말 많은가...
아무튼 잭 리처 마니아 1위를 위해 저는 오늘도 달립니다!! 빠샤!!

잠자냥 2021-08-18 10: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군인 다부장 ㅋㅋㅋㅋ
그러게요, 왜 다들 다부장을 글케 좋아하고들 그래요!

다락방 2021-08-18 10:44   좋아요 3 | URL
그러나 저는 다들 저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 지치지 않겠습니다!! (막말)

=3=3=3=3=3=3=3=3=3=3=3=3=3=3=3=3=3

테레사 2021-08-18 1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약속의 땅은 레마르크의 그 약속의 땅인가요?

다락방 2021-08-18 11:06   좋아요 2 | URL
버락 오바마의 약속의 땅입니다! 저 책탑에 오바마 책이 원서와 번역서 다 있어요.

수이 2021-08-18 12: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사랑해요 🤟 난 락방님 안 좋아해 난 사랑해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8-18 12:09   좋아요 1 | URL
어휴 비타님도 참.. 이렇게 공개적으로 사랑한다 하시면 제가 좋아합니다. ♡♡♡♡♡♡♡♡♡♡♡♡♡♡♡♡

테레사 2021-08-18 1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ㅎㅎ 오바마의 약속의 땅 원서라니..도대체 다락방님의 독서의 한계는 어디까지입니까???ㅎ

다락방 2021-08-18 13:51   좋아요 3 | URL
아니 아직 읽은 건 아니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두기만 한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책이 아주 많아요, 아주.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8-18 13: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종주의에 대한 백인의 무심함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나 싶어요. 마음껏 누리고 있는 특권을, 혜택을, 마일리지를 쉽게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전, 인종주의에 대한 지지, 동조를 부끄러워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안 할테니 먼저는 법적으로 시작하고, 그리고 사회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캐나다 책탑은 오늘도 역시 한 미모하네요. 하늘과 나무와 다부장님 그냥 좋다고 하시는 분들의 협업 작품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8-18 13:59   좋아요 4 | URL
애써 인종주의에 대해 공부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필요치 않다는 증거라고 로빈 디앤젤로도 언급하는데요, 여성주의 책들이 무수히 쏟아져도 읽지 않는 안티페미니스들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삶이 평안한데 뭐하러 들여다보겠는가 하는거죠. 그런 한편, 극단의 인종주의자가 나타나고 또 보여지는것, 그것도 인종주의를 견고히 하는거고요. 이봐, 저렇게 흑인들한테 직접적 폭력을 가하는 인종주의자들 너무 끔찍해, 나도 끔찍하다고 생각해, 나는 진짜 저런거 안해.. 라고 하는 태도가 자기는 멀찌감치 떨어져있는 걸 보여주는 태도일테고요. 그 사회구조속에서 더 유리하게 살고 있는데 말이지요. 그런 지점들이 ‘나는 일베와 다르다‘고 말하는 한국남자들과 닿아있다는 생각이 저는 들었어요. 분명 저도 어느 지점에서는 저도 모르는 사이 유리한 위치에 있을테고요. 이미 숱하게 얘기하고 있는 유색인종들 과 여성들의 얘기를 듣고 책을 읽고 공부하는게 좋은 방법이라지만 그걸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역시 법이 답인걸까요.. 하아-


하늘은 높고 책탑은 쌓여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8-18 13: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거는 좋아하는 거고요. 잭 리처 그만 읽어요!!!!

다락방 2021-08-18 14:02   좋아요 3 | URL
단발머리님, 잭 리처 왜케 재밌어요? >.<

붕붕툐툐 2021-08-18 17: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 이유를 정녕 모르십니까? 다부장님은 북플의 사랑둥이~❤

다락방 2021-08-19 09:03   좋아요 0 | URL
아이참 사랑둥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글오글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8-18 19: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여튼 <패싱> 읽으셨으면 빨리 리뷰 올려주세요!!!
감은 잡고 있지만 뭔가 삐리릭, 이게 중요하거든요. 전 11월에 읽을 예정입니다. 당연히 문학동네 이 책으로요.

다락방 2021-08-19 09:04   좋아요 1 | URL
으앗 폴스타프 님 어떡하죠. 저는 리뷰 안쓸건데요. 패싱에 대해서라면 이 페이퍼가 아마도 전부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정말이지 도대체 리뷰를 쓸 수가 없어요. 리뷰는 제가 자신 없는 분야입니다. 되게 신경줄 뾰족뾰족해지는 소설이었어요. 폴스타프 님 리뷰 읽으려면 11월까지 기다려야 하는겁니까.. 오 마이 갓.. 앞으로 새치기 하면 안돼요?

바람돌이 2021-08-19 0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패싱과 백인의 취약성의 글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네요. 그러니까 두개 다 읽고 싶잖아요. ^^
이렇게 적고 마주 보이는 제 책탑 한번 쳐다보면서 한숨쉬고..... 왜 읽어도 읽어도 책은 쌓이는걸까요?
그리고 또 궁금한거, 다락방님은 정말 정말 꿈을 자주 많이 꾸시는군요. 아 저는 몇 달에 한번 꿈꿀까 그런데.....
꿈과 숙면은 무슨 관계일까도 또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

다락방 2021-08-19 09:06   좋아요 0 | URL
백인의 취약성도 두껍지 않고 패싱은 심지어 얆은 소설이라서 두 권을 함께 읽어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고요, 그리고 두 권다 읽어두면 좋을 책이라 저는 기꺼이 추천합니다.
저도 제가 꿈을 너무 잘꿔서 미치겠어요. 며칠전에는 동물원의 맹수들이 탈출해서 거리를 활보하는 꿈을 꾸었답니다? 하아...

저는 어제 책탑 쌓기만 해서 어쩌나 고민해놓고 지금 또 장바구니에 책 담고 있어요. 어떡하면 좋나요 정말 ㅠㅠ

책읽는나무 2021-08-19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만 봤을땐 배경이 넘 예뻐 책 들고 태국 가신 줄~~~ㅋㅋ
대화가 참 그립긴 하죠??
아....입에 거미줄 돋칠~~~ㅜㅜ
그래도 다락방님은 인기서재인이라 계속 손가락으로 심오한? 대화를 여러 사람들과 풀고 계시니....사랑 고백까지 받으시면서~~외롭지 않은 인생이십니다.
잘 살고 계셔요ㅋㅋㅋ
독서하고 일 하고, 밥 먹고 독서하고 늘 책속의 내용을 상기시키면서 생활하시나 봐요?
늘 책 내용과 비슷한 꿈을 꾸고 계시는 듯 해요?늘 한결같이 다이나믹 합니다.
잘 살고 계셔요ㅋㅋ
저는 며칠 전에 태몽?을 꿨는데...창문으로 뛰어 든 하얀털의 아기 늑대인지 염소인지...암튼 그 녀석이 내 오른쪽 어깨위에 올라타 이빨로 꽉!!!! 근데 아프진 않았네요.여튼 태몽일진대...대체 내 주변에 누군 게야??하며 소식 기다리고 있네요ㅋㅋㅋ
저는 이리 현실성 없는 꿈을 꾸고 있네요.ㅜㅜ
아...그리고 늦었지만 생일 축하 드려요♡

다락방 2021-08-19 13:53   좋아요 0 | URL
저 예쁜 풍경의 저희 사무실에서 찍을 수 있는 풍경입니다. 회사가 양재천 바로 앞에 있어서 이렇게 근사한 풍경이 나올 수 있어요. 저는 저기 배경으로 책탑 사진 찍는게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책박스를 다 사무실로 시켰더니 사무실에 책이 쌓여가지고 매일 집에 한두권씩 가져가고 있어요 ㅠㅠ 바보ㅠㅠ 바부팅 ㅠㅠ
제가 책을 읽으면, 특히 그게 소설이면 그 이야기속에 엄청 빠져버리거든요. 정신을 못차려요 가끔 ㅠㅠ 현실로 다시 컴백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래서 아마도 꿈으로도 이어지는건가 싶어요. 머릿속에 이야기가 너무 넘쳐요. 감정도 넘치고요. ㅎㅎ
책나무님 태몽 듣고 그거 제꺼에요~ 라고 드립치고 싶은데 저를 위한 태몽은 ‘확실히‘ 아닙니다. 킁킁.

생일 축하 감사드려요, 책나무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