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성을 아무리 아무리 부지런히 읽고 있어도 진도 나가는 것이 영 시원찮고 그러느라 다른 책도 읽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책을 사는것만큼은 여전히, 부지런히, 지치지 않고 산다.





나는 아주 오래전에 이 책을 읽었고, 이 책은 숱하게 정리를 하였음에도 여전히 몇 권은 건재한 나의 '무라카미 하루키 책장'칸에 당당히 꽂혀있었더랬다. 그러나 작년이었나, 친구가 이 책을 읽고 싶어해서 내가 주마 했었다. 친구는 이 책의 표지를 보고 왜 하루키 벗은 등을 봐야 하냐고 흥분해 얘기했던 기억이 내게는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내 책장에서 빠진 책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런 참에 얼마전에 블로그 친구가 이 책을 읽고 좋다고 인용문을 달아두었는데, 아니 너무 좋고 재미있는 거다. 지금 다시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하고는 이 책을 거침없이 '다시' 샀다. 왜냐하면 내 꺼는 친구 줬으니까. 그렇게 이 책을 배송 받았고, 자, 이건 곧 읽고 싶긴 하지만, 일단 하루키 책장에 꽂아두자, 하고는 눈누난나~ 하고 그 앞에 가 섰는데, 오, 마이, 갓. 이게 무슨 일이야?





분명 내 기억엔 친구에게 이걸 줬고, 친구는 이 표지를 보고 뭐야뭐야 했던 일이 있는데, 어째서 내 책장에 이게 있는거지? 그 친구가 읽고 글도 쓴 것 같았는데? 하고 찾아보니 맞았다, 그 친구는 이걸 읽고 글도 썼다. 그렇다면 내가 준게 아니라 그 친구가 '됐어' 하고는 본인이 사서 읽은 걸까? 너무 대혼란 오는 가운데, 이 일을 그 친구가 속한 단톡방에 말하니, 아아, 그 친구와 나 사이에 다른 친구 s 가 있었다. 그 친구가 읽고 싶다고 해서 내가 준다고 했는데 s 가 내가 줄게, 해서 정작 준건 s 였고, 그 자리에 나도 있었고, 그래서 받은 친구가 표지 뭐야, 할 때의 기억이 선명한 것이었다. 아아 나여. 하아. 없다는 걸 너무 확신해서 책장을 볼 생각도 안했네. 돈 아까워. 돈 몇 푼이나 번다고 또 사냐, 또 사기를... 하아. 한 권 중고샵에 등록했다. ㅠㅠ 미친 ㅠㅠ 무슨 짓이야.




트위터에서 추천 받은 《영화로 만나는 트라우마 심리학》을 후다닥 장바구니에 넣었다. 트라우마 라고 하면 '주디스 허먼'의 책을 나는 너무나 좋아하는데 이것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히나 여성이라는 성별을 갖고 있다면 저마다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게도 그게 있고, 그것을 딛고 일어서려고 엄청나게 애를 써왔고 또 쓰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내 삶에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행동할 수는 없다. 나는 나의 그 일에 대해서 내 책, 《잘 지내나요?》에 써두었고, 그 책을 읽은 엄마는 나를 끌어안고 엉엉 우셨다. 내가 책에 그것을 쓰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내용을 쳐내서 아주 간략하게만 적어두었지만, 엄마는 이걸 다른 사람들이 다 읽고 알게 될까 두려워 인쇄된 책들을 다 당신이 사서 버리고 싶다 하셨다. 다른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다고. 그러고는 미안하다고 나를 끌어안고 엉엉 우셨고, 나는 엄마에게 엄마 나 괜찮다고 계속 말씀드려야 했다. 엄마 나 챙피하지 않고, 그거 내 잘못도 아니야, 내가 다른 사람이 모르도록 꽁꽁 그걸 감추지 않아도 돼, 라고 함께 울며 재차 말씀드려야 했다.


여동생도 읽고 있던 터라 나는 걱정스러웠다. 엄마가 나를 끌어안았던 일까지 다 알던 터라, 내 책을 읽은 여동생은 어쩌나 싶었던 거다. 그런데 여동생은 내 책을 다 읽고서는 내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했다. 사람이 태어나 자라면서 상처를 받지 않고 살 수는 없을텐데 그걸 극복해온게 자랑스럽다고 동생은 내게 말했다. 동생은 자기 자식들이 상처받지 않고 살길 바라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고, 상처받는 일이 생겼을 때 그걸 이겨내고 극복하고 언니처럼 잘 살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나는 동생의 말이 고마워 하노이 호텔방에서 울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트라우마에 대한 책, 그것이 상처를 딛고 일어서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면 관심이 있다. 이 책도 샀다.






나는 쥬디스 버틀러가 영 별로고 어쩐지 셋트 같은 '뤼스 이리가라이'도 영.. 나한테 맞지 않을 것 같지만, 그러나 여성학에 대한 책을 읽는다면 언젠가는 읽고 넘어가야 할 책인 것 같아 11월의 도서로 《하나이지 않은 성》을 지정해두었다. 그러나 10월 도서 보부아르 읽으면서 지금 엄청 허덕이고 있고, 아아, 보부아르 바로 다음이 이리가라이 이면 안되는 거였는데... 하면서 땅을치며 후회하고 있던 바 이 책을 샀는데, 아니 생각보다 안두꺼워요? 그래서 몹시 씐났다. 좋았어. 벽돌이 아녀!! 그런데 후루룩 넘겨보니 세상에, 글씨가 왕사탕 만한거에요. 보부아르 제2의 성 읽다가 이거 보니까 글씨가 완전 너무 커. 돋보기 끼고 봤던 사람들 돋보기 다 버려!! 글자가 크다. 으하하하하하하하.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이리가라이도 읽을 수 있을 지 몰라. 작은 희망이가 생긴다고 한다. 물론, 글자의 크기와 내용의 어려움 정도는 아무 상관 없지마는....


여러분, 희망, 희망을 갖자!






채식주의자가 되겠다는 목표같은 게 있는 건 아니지만, 나를 위해서라도 육식을 좀 줄여야하지 않나, 라는 생각은 언젠가부터 계속 해오고 있다.


사실 다이어트나 운동 그리고 채식관련 책까지, 읽노라면 새삼스럽게 모르는 내용들이 나오는 게 아니다. 대부분은 이미 다 아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보는 건, 읽으면서 다시 의지를 새롭게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육식을 좀 줄여나가자, 하고 며칠 신경써서 지키다가도 다시 원래의 식습관으로 돌아오니 내가 나를 위해 다시 나에게 작은 자극을 주어보려고 이 책을 샀다.

마침 얼마전에 댓글로 누군가가 이 책에 대한 언급을 해주어 검색해보았고 그래서 숱한 채식관련 책 중에 이걸 선택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다른 사람이 하라고 하면 그게 뭐든 잔소리가 된다. 공부해라, 운동해라, 채식해라 같은 거. 그게 아무리 좋다고 해도 누가 하라고 하면 잔소리가 되고 그래서 듣기도 싫고 하지도 않게 되지만, 내가 원해서 시작하면 좀 더 능동적이 된다.





나도 참 나를 모르겠다. 나름 제로 웨이스트 키친에 관심이 있어서 그 관심을 좀 더 증폭시켜보고자, 뭔가 관심이 있다면 거기에 대한 지식을 좀 더 늘려보고자 이 책도 샀다. 당장 시작하는 건 무리고 언젠가는, 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공부든 운동이든 뭐든 사실 생각했다면 당장 시작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래야 뭐라도 조금 더 가까이 근접할 수 있지 않나.


어쩌면 이 책을 읽으면서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게 되고 또 실행에 옮길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실, 나는 온갖 채소와 과일 그리고 꽃들이 있는 풍경을 좋아한다. 아직 사놓고 훑어보지도 않았지만, 책 안에 그런 사진 담겨 있을 것 같아서 좀 설렌다.











이 책을 영어본으로 읽거나 영어본과 함께 읽는 분들이 페이퍼를 적어주시면 세상 근사하더라. 너무 멋져. 나도 그런 사람 되고 싶어서 당장 샀다. 욕심이 똥구멍까지 찬 1인...


Second 글자는 책 표지 디자인 상 부러 지워져있는 것. 오오, 대단한 디자인이다.


아무튼 꺅 너무 좋아, 나도 영어 영어, 뽀대 뽀대, 하고는 샀지만 한 번 휘리릭 한 다음에 흐음, 읽을 순 없겠군, 하고 저기 저 쪽에 쌓아두었다.


뽀대를 지키는 것은 돈이 많이 든다.







사실 이 책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처음 접했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극찬이었다.

'나무'에 대한거라는데, 내가 그걸 소설로 읽을 때 과연 재미있을까 하면 사실 전혀 짐작도 안된다. 나무? 지루하지 않을까? 왜 나무 이야기로 이렇게 두껍게?? 그렇지만 그간 소설을 읽어본 경험에 의하면, 내가 흥미없는 분야라 하더라도 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 어마어마하게 아름다운 책이 되기도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책은 읽어보기 전까지는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다.

물론, 어떤 책은 몇 장만 읽어도 짐작이 너무 가능해 던져버리고 싶기도 하지만.









친애하는 알라디너의 리뷰를 보고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리고 샀다.

너무 궁금하고 너무 흥분되는데, 아니 그런데 책을 받아보고 나니 이리가라이의 하나이지 않은 성보다 두껍고 하드커버라서 살짝 당황했다.


네??

ㅋㅋㅋㅋㅋ








그리고 이런 책들을 샀다.














책탑 사진으로 인증해볼까. 후훗.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집에서 나왔다. 평소보다 하나 앞선 열차를 탈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렇다면 회사에도 평소보다 훨씬 일찍 도착할 터였다. 가방 안에 빵이 있으니 커피를 내려서 아침의 여유, 모닝 여유를 즐겨야지 눈누난나~ 하고는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평소에는 강동역에서 타지만 버스가 오는 것에 따라 올림픽공원 역이나 가락시장 역으로 가기도 한다. 오늘은 강동역에 가는 버스를 더 오래 기다려야 하길래 먼저 오는 버스를 타고 올림픽공원 역에 내렸다. 지하철역으로 들어가 열차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탔고, 가방 안에서 제2의 성을 꺼내어 읽기 시작했다.


으, 보부아르 천재천재 짱이야. 지금 낙태 부분 읽는데 넘나 멋진 보부아르, 크- 하고는 가방을 열고 필통 안에서 펜을 꺼내려고 했단 말이야? 엇 그런데 다음 역이 둔촌역 이라는 거다. 응?


응?

응?


나는 갸웃하기 시작한다. 왜.. 둔촌역이지? 내가 그쪽에서 왔는데? 가만있자 버스는 그렇게 오지만 지하철은 중간에 뭐가 달라지나? 아냐, 내가 5호선 한두번 타? 그러다 문이 열렸고 바깥의 화살표 방향을 보니 그 다음역은 강동 이라고 되어 있었다. 그제야 벼락같은 깨달음.


앗.


내가 지하철을 반대방향으로 탔다.


나는 읽고 있던 책을 얼른 접고 가방을 들고 후다닥 뛰어서 간신히 문이 닫히기 전에 내릴 수 있었다. 아니, 왜 왔던 방향으로 도로 가고 있는거야 나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쳤어?

나는 너무 당황하여 반대쪽 승강장을 향해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심장이 빨리 뛰고 있었다. 아니 미쳤어 왜 반대방향으로 가. 그렇게 계단을 급히 올라가다가 확 넘어졌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들고있던 가방도 떨어지고 책도 저 쪽으로 떨어졌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무슨 일이야. 눈물이 핑 돌았다. 이게 무슨 일이야 진짜 ㅠㅠ


얼른 가방과 책을 수습해 반대쪽 승강장으로 갔다. 열차는 12분 후에 도착한다고 되어 있었다. 12분 이라니. 너무 길다. 나가서 택시 탈까? 하다가 아서라, 가만 앉아 있어, 오늘의 삽질은 이걸로 끝내자, 하고는 벤치에 앉아 지하철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괜히 택시 탄다고 나갔다가 나가는 길이 12분 족히 걸릴 것인데, 그런 짓을 뭐하러 하나. 삽질하느라 시간 버렸고 또 지금 이렇게 12분 기다리지만, 워낙 일찍 나온 터라 어차피 지각하고는 거리가 멀다. 나는 앉았고 기다렸다. 어떻게 해야 이 마음이 차분해질까. 어떻게 해야 지금 너무 싫은 내 자신이 다시 좋아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넘어질 때 다친건지 종아리랑 손바닥이 아팠다. 레깅스를 걷고 살펴보니 종아리에 좀 멍이 들었더라. 하아. 오늘 아침의 내가 너무 싫다, 월요일 아침부터 왜이래 ㅠㅠ 하루이틀 출근해? 내년 5월달이면 만으로 20년 채우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왜 반대로 타, 왜 넘어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무실에 출근해 환기를 하고 커피를 내렸다. 동생들에게 아침 일을 얘기했더니 누구나 그럴 때가 있다고 다독다독 해줬다. 그래, 괜찮아, 무사히 잘 왔고 커피도 마셨어. 그랬다가 좀전에 화장실에 갔는데 ㅠㅠ 허벅지에 큰 멍이 있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회사 동료에게 얘기했다. 동료는 괜찮냐고 아프지 않냐고 물었고, 멍든건 금세 낫겠지만 내 자신이 싫어졌어, 라고 나는 얘기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이건 그냥.. 무의식이 한 일인것 같다. 회사에 가기 싫다는 나의 무의식. 사실은 회사에 도착하고 싶지 않았던 나의 저 깊은 마음. 그것이 나를 이렇게 만든게 아닌가 싶다.


커피나 한 잔 더 내려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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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25 11: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2의 성은 완전 어렵나보네요. 넘어지셨을때 아프셨을거 같아요 ㅜㅜ 부끄럽기도 하고? 😅
역시 책탑은 너무 아름답네요~ 역시 다락방님의 손은 크시군요~!! 저 3권 가지고 있고 올랜도 한권 읽었네요 ^^

다락방 2021-10-26 10:18   좋아요 2 | URL
이번에 읽어보니까 딱히 어려운 건 아닌것 같아요. 다만 압도적인 양에 질려버리는 느낌이랄까요. 후훗.
처음엔 넘어지고 나서 부끄러워 당황했지만 시간 지나고나니 큰 멍이 들어서 아프네요 ㅠㅠ 어제는 정말 제가 싫은 하루였어요. ㅠㅠ

사진중의 최고는 책탑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후훗.

청아 2021-10-25 14: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반대로 탄거 확인하고 다락방님 많이 놀라셨겠어요!! 거기다..ㅠㅠ
한 직장에서 만 20년이라니 대단합니다.👍 저는 어제 다른책 리뷰 쓴다는 핑계?로 <제2의성> 거의 못읽었음요. 훗 오늘 올인!
원서 포함된 책탑 이뽀요~♡♡♡

다락방 2021-10-26 10:20   좋아요 2 | URL
하루이틀도 아니고 이십년인데 이게 무슨일인가 몰라요 진짜. 물론 다른 방향 타거나 내릴 역 지나치는게 저에게 새삼스러운건 아니지만 ㅠㅠ 예전엔 퇴근길에도 반대로 탄 적 있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오늘쯤 미미님 제2의 성 다 읽으셨을 것 같은데요!!

페넬로페 2021-10-25 12: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5호선의 단점~~
두개선으로 나눠지다보니 열차 오는 간격이 길어지는게 문제인거죠^^
그래도 우두둑 떨어진게 책이라서 넘나 멋져요^^
책탑이 빛나고 아름다워요**
오늘은 저와 책이 많이 겹쳐 기쁩니다~~

다락방 2021-10-26 10:21   좋아요 3 | URL
하남검단산 행 생기고나서 출근길에 하남행 두 대 보내야 마천행 하나 오더라고요 ㅠㅠ 그래서 한 번 놓치면 십분 이상 기다려야 해요. 흑흑.

책탑은 언제나 아름답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후훗.

- 2021-10-25 1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이미 책을 많이 팔아서 돈을 많이 번 달리기를 열심히하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또 돈벌었다며 좋아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의 책이 좋았지만 역시 표지 때문에 갖고 있고 싶지 않아 읽고난 후 지인에게 주었다는 근황을 심심히 전합니다. 그냥 저한테 주신걸로 해요 ㅋㅋ.. 제가 다락방님에게 받은 것으로 치겠습니다..😤
그나저나 다락방님 ㅜㅜ 아침부터 고생하셨네요... ㅜㅜ 아프지마....

다락방 2021-10-26 10:21   좋아요 2 | URL
그러게 하루키는 이미 책 팔아서 엄청 재벌인데 내가 또 돈 벌게 해줬네요. 돈은 역시 돈냄새를 맡고 흘러가는 것인가. 돈은 돈끼리 어울리려는 습성이 있어.. 하아.

멍든거 너무 아프네요. 시간 지나니까 다른 곳에서도 또 멍이 보여서 ㅠㅠ
공쟝쟝님은 넘어지면서 살지 마요. 똑바로 서고 똑바로 걷고 살아요. ㅠㅠㅠ

수이 2021-10-25 13: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 멍 들었어요 ㅠㅠ 왜 넘어져, 다 큰 아가 같아 때로는. 그렇구나 회사 가기 싫었구나 우리 락방님 마음 하노이로 가고 있었구나 그래서 회사 반대 방향으로 갔구나 무의식중에 본심이 확 드러났구나 싶어서 짠해졌다가 작년 이 날 락방님 책을 읽으면서 아 락방님 좋아 락방님 좋아 유경이 좋아 라고 혼자 북 치고 장구 쳤던 날이라고 짠 하고 알려주더라구요. 싸인도 그때 받았더라구요 호호호호. 멍든 건 금방 나아질 거예요. 저는 실수하는 락방님도 좋더라구요. 슈퍼우먼 같은데 알고 봤더니 막 넘어지기도 하는 슈퍼우먼이었어 후훗.

다락방 2021-10-26 10:26   좋아요 2 | URL
아니 그러니까 제가 반대로 탄 걸 알고 당황해서 뛰는 바람에 넘어져버렸네요. ㅠㅠ 사람이 항시 침착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네요.. 하핫
작년 이 날이 바로 그 날입니까? 우와 시간 잘 가네요. 그 날이 보리고추장 날이란 말씀이시죠? 크-
슈퍼우먼이라니 무슨 말씀이세요 ㅠㅠ 저는 얼렁뚱땅 우먼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는 정말 스스로에게 바보 똥개 멍충이라고 계속 얘기했어요. 흑흑 ㅠㅠ 너무 고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오늘은 좀 평온한 마음이 되어야지요.

비타 님을 알게 되고 만나게 되고 친구가 되어서 참 다행이에요. 앞으로 같이 나아갈 친구가 생긴다는 건 인생의 큰 복 아니겠습니까. 앞으로도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그런 친구가 되도록 해요. 함께 술도 마시고요! 후훗.

blanca 2021-10-25 13: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하루키 책 너무너무너무 좋아해요. 박완서 작가도 심지어 할머니일 때 저 책 읽고 너무 좋다고 추천한 에세이가 있더라고요, 책 탑은 언제나 근사하고요. 지하철 거꾸로 타기는...저의 장기입니다. ㅋㅋㅋ 멍이 빨리 아물기를...

다락방 2021-10-26 10:27   좋아요 2 | URL
아아 저 빨리 읽고 싶은데 제2의 성 때문에 미치겠네요. ㅋㅋ 10월에는 다른 책은 엄두도 못내겠어요. 내가 나한테 숙제를 줘버리는 바람에.. 하아- 인생은 뭔지..

퇴근길에도 거꾸로 탄 적 있고요 내릴 역 지나치기도 잘하고요 뭐. 그렇습니다 ㅠㅠ
어제 보인 멍 옆에 또 큰 멍이 하나 있는걸 발견했어요. 너무 아프네요 흑흑흑 ㅠㅠ

단발머리 2021-10-25 1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랜도, 제2의 성, 나는 고백한다에 더해 메르켈 리더십이면 진짜 열 흘 휴가줘야 하는거 아닙니꽈!! 환상 조합이에요.
멍든데 바르는 파스가 있던데요. 그거 바르면 좀 낫지 않을까요. 물론 파스 냄새 진동합니다. 얼른 나아요, 다락방님 ㅠㅠㅠㅠ

다락방 2021-10-26 10:29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 님.. 열흘이면 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고백한다 세 권짜리던데... 저 세 권만 해도 열흘은 걸릴것 같은데요. 꼼짝없이 읽어도요. 근데 저는 지금 사무실에서 뭘하고 있단 말입니까! 제2의 성도 다 못읽었으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제가 2021년 남은 시간은 이제 책을 안사겠어요. 아 근데 제르미날을 빠뜨려서.. 그건 사야되는데.. 그것만 살까요? 흐음..

멍은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요. 지금은 닿기만 해도 아파요. 흑흑 ㅠㅠ

책읽는나무 2021-10-25 1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달리기 에세이 넘 재미나게 읽었었는데 또 읽고 싶어져 사야 하나? 잠깐 망설였~~^^
이제 책 사는 거 자제하자!!! 중이어서 약속 지키려는데 책탑 사진 보면 또 슬금슬금 맘이 동합니다!!^^
지하철에서 넘어지시다니....ㅜㅜ
20 년 가까이 커리어를 쌓는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그리고 왠지 넘사벽일 것 같은 카리스마로 외양이 꾸며져 있을 것 같은데...멍이 들게 넘어지셨다는 건 분명 아프고 창피한 일임에도 왜 다락방님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거죠??ㅋㅋㅋ
저는 몇 년 전 버스 탄다고 뛰다가 스텝이 꼬여 내 발이 내 발을 걸어버려 넘어져 만화처럼 그냥 그대로 땅바닥에 철푸덕!!!! 앞사람 어깨라도 잡으려고 손도 뻗었건만...그 사람은 바로 앞으로 뛰어 나아갔고..저는 만세 자세 고대로 아스팔트 땅바닥에!!!ㅜㅜ 그래서 양쪽 무릎에 피가 줄줄~~그 후 흉터가 고대로 훈장처럼 남았~~ㅜㅜ
(넘어진 그날은 저도 내 자신이 비참하고 창피하고 싫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것도 약간 에피소드처럼 막 웃긴 얘기하 듯 그러고 다녔네요ㅋㅋ)
다락방님도 넘어지기도 하는구나!! 새삼 같은 사람인 것 같은 깨달음을 얻은 느낌입니다...여튼 깊은 멍이 아니길요~^^


다락방 2021-10-26 10:32   좋아요 3 | URL
맞아요. 다른 사람 책탑 사진 보면 아아 나도 책탑 쌓고 사진 찍고 싶다.. 이런 쓸데없는 욕망 생겨가지고 저도 또 사게 돼요. 아오 이 욕망 진짜 갖다 버리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

넘사벽 카리스마라니, 무슨 말씀이세요. 허술한 인간일 뿐입니다. ㅋㅋ
저 버스 뒷자리에 앉아있다가 운전기사님 자리까지 굴러서 간 적도 있고요, 지하철 역 계단에서 슬라이딩 해서 구른 적도 있어요. 다 맨정신이었습니다. 하하하하하. 그때도 멍 엄청 들었는데 당시에는 멍든 것보다 주변 사람들 때문에 부끄러움이 컸던 기억이 나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아팠죠 ㅠㅠ

책나무님, 우리 넘어지지 말고 살도록 해요. 땅에 두 발 단단히 디디고 섭시다.

붕붕툐툐 2021-10-25 16: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락방님의 글쓰기로 온가족이 치유하는 가족의 모습이넘나 멋져 보입니다~
한없이 찌질한 나와 마주할 때도 그냥 웃으면 또 시간이 가고 어느새 넘어가지더라고요~~
반대로 타기 내려야할 정거장 지나치기 미리 내리기는 전철 유저의 3종세트이니 앞으로 더 분발해 주세요~~
인간미 넘치는 락방님이 좋아요~😍

다락방 2021-10-26 10:33   좋아요 2 | URL
아, 그렇게 생각해본 적 한 번도 없었는데, 툐툐님의 댓글 읽으니 정말 그랬던거구나 싶어서 새삼 그 순간들에 고마워지고 또 이렇게 일깨워주신 툐툐님께 감사하게 되네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툐툐 님. 저에게 그 일이 있었던 것을 사실 식구들이 알고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 써내고 다함께 울면서 툐툐님 말씀대로 온가족이 좀 더 나아진 것 같아요. 감사해요, 툐툐님. 제가 그런 시간을 가졌다는 것, 그것을 제가 해낸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았는데요. 감사합니다.

저도 잘합니다, 툐툐님. 내려야할 정거장 지나치기, 미리 내리기, 반대로 타기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잘해요! 깔깔.

건수하 2021-10-26 08: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스타에서 비거닝 사신 것 보고 댓글 달까 하다가 너무 팬 같아서 (맞는데) 말았지요... :)

지하철 거꾸로 타는 것 저는 자주 있는 일이지만 (...) 다락방님께는 너무 놀라운 일이었던듯...
멍든 곳 얼른 나으시길요!

다락방 2021-10-26 10:35   좋아요 2 | URL
아이참 수하님, 감사합니다. 팬이라니. 저는 저한테 팬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참 좋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랄까, 더 잘하고 싶어진달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 엄청난 격려를 제게 주신거라고 생각하시고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후훗.

비거닝은 조만간 읽어볼거에요. 그전에 생태부엌을 먼저 읽게 될 것 같지만요. 후훗.


지하철 거꾸로 타고 내릴 역 지나치는 게 저에게도 없던 일은 아닌데, 출근시간에 그러니까 수습을 당장 해야 해서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늘 가던 길인데 이게 뭐하는 짓이야 싶고 말이지요. 흑흑.

멍든 거 너무 아프지만 시간이 해결해줄거라 생각합니다. 감사해요!

나뭇잎처럼 2021-11-01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님 영광입니다. ㅎㅎ 머죠? 이 가슴 깊이 차오르는 뿌듯함은? ㅎㅎ(부디 헛돈 쓰신 게 아니길 ㅋㅋㅋ) 저두 자주 지하철 거꾸로 타요. 길 가다가 가로등 들이받은 적도 있어요. 그리고 잘 넘어져요. 첨엔 당황했는데 반복되니까 익숙해져요. 그리고 좀 천천히 걸어요. 잘못 탔다고 혼내지 않기. 머 그럴 수도 있는 거 아임니까? 지하철이 얼매나 복잡하게 생겼는데요. 그리고 난 지금 방금 중요한 거 하고 있었잖아요.(책에 정신 팔린 거) 다락방님! 넘 멋져요. 지하철도 막 무시하고. 멍도 금방 없어질 거예요. (전 복사뼈 톡 부러졌는데 3개월 목발 짚고 다녔지 모예요. 제가 3개월이요? 했더니 의사 왈, 인생으로 치면 점 하나도 못 찍을 시간인데, 걱정마세요. 하더라구요. ㅎㅎ) 걍 살아요. 이렇게 활자 속 친구들이 많은데. 다락방님 부자~ ㅋㅋ

다락방 2021-11-01 14:26   좋아요 0 | URL
은퇴하면 보부아르 제2의 성 한글본과 영어본 나란히 두고 한 문장씩 비교해가며 읽어보고 싶어요. 일단, 은퇴를 해야 합니다. ㅋㅋㅋ 물론, 영어본만 읽고 바로 해석이 가능하다면 그게 제일 좋을테고요. 회사 다니면서 영어 실력 확 늘면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제2의성 영어본 볼텐데요. 아아, 상상해보니 얼마나 뽀대로운지!! ㅋㅋㅋㅋㅋ

제가 스스로의 바보같은 짓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에요. 어휴.. 지난 주말에도 초행길에 조카들 데리고 다니느라 조카들 고생시켜서 주말 내내 마음이 막 안좋았어요. ㅠㅠ

아무튼 열심히 읽고 쓰고 그럽시다 나뭇잎처럼 님! 뽀대나게 영어책 계속 읽어주세요! 저도 언젠가 자연스레 영어책 읽는 사람이 되도록 할게요!! >.<
 
















제2의 성을 읽는 일이 쉽지 않다. 쉽지 않을 줄은 알았지만 정말 쉽지 않다. 아직 500페이지에 닿지도 못했는데 벌써 10월 22일이다. 10월을 시작하면서는 얼른 이 책을 끝내고 다른 책들을 실컷 읽어야지 했었는데 10월 내내 이 책만 붙들고 있는데도 이제 겨우 절반이다. 앞으로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시간동안 나는 과연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 것인가.


이미 한 번 읽은 책인데도 펼칠 때마다 새롭다. 지금은 제2권 <체험>에 대해 읽고 있다. 그중에서도 제 1부 <형성>에서 2장 <젊은 처녀> 부분이다.  이 나이대의 여성에게 자해가 많이 나타남에 대해 보부아르는 얘기하고 있다. 코르셋에 대해 얘기할 때도 와 보부아르가 건드리지 않은 부분이 없구나 감탄했었는데, 아, 지난 번에 읽을 때는 몰랐던, 젊은 여성들의 자해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거다. 대단하신 분..


이러한 태도는 이런 나이에 아주 빈번한 자해에서 훨씬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젊은 처녀는 면도칼로 넓적다리에 상처를 내고, 자기 몸을 담뱃불로 지지고 칼로 베고, 살갗을 벗기기도 한다. 내가 젊었을 때 여자 친구 한 명은 따분한 가든파티에 가지 않으려고 자기 발을 도끼로 내려찍어 6주 동안이나 누워 있어야 했다. 이러한 사디즘적 마조히즘의 행위는 성 경험에 선행하는 행위인 동시에 그에 대한 반항 행위이기도 하다. 이런 시련을 견뎌 냄으로써,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모든 시련에 굳게 대비해야만 하고, 그렇게 해서 결혼 첫날밤을 포함한 모든 시련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젊은 처녀가 민달팽이를 자기 가슴 위에 올려놓거나 아스피린 한 통을 삼킬 때나 자기 몸에 상처를 낼 때, 그녀는 미래의 자기 애인에게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즉, ‘당신은 내가 내 몸에 가한 것보다 더 가증스러운 짓을 절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의미다. 이런 것은 성적 모험에 대한 음울하고 오만한 입문이다. 수동적인 먹이로 바쳐질 그녀는 고통과 혐오감을 참아 내면서까지 자기의 자유를 주장한다. 그녀가 자기 몸을 칼로 긋고 불로 지질 때, 그녀는 자기의 처녀성을 빼앗는 침투에 대해 항의하는 것이다. 즉, 그런 항의로써 처녀성 박탈을 무효로 하는 것이다. 자기의 행위 속에서 고통을 맞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마조히스트인 그녀는 무엇보다도 사디스트다. 자율적 주체로서 그녀는 이 의존적 몸, 즉 굴종에 처한 이 몸을 호되게 공격하고 조롱하고 고문하면서도 이 몸에서 자기를 구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모든 계제에 자기의운명을 진심으로 거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디즘적 마조히즘의 기벽에는 하나의 근본적인 기만이 내포되어 있다. 즉, 소녀가 그런 기벽에 빠지는 것은 자기거부를 통해 여자로서의 미래를 수락하는 것이다. 우선 그녀가 자기를 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증오심을 품고 자기의 몸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다. -p. 491




이 부분에 대해 새로운건 아마도 읽을 때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할것이고 무엇보다 내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도 자해를 한 적이 있었지만, 그것은 자해를 인지하고 심각하게 한 게 아니라, 그저 커터칼로 손가락을 한 번 그어봤던 것이었다. 그 때는 내가 나에게 해를 입힌다기 보다는 순간적으로 이래보면 어떨까 하는 충동이었는데, 그게 보부아르가 말하는 자해와 같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중학교 3학년 때니까 15살 이었는데, 그 때의 내가 미래의 애인에게 도전한 것인지,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굴하지 않겠다는 정신을 가진 것인지에 대해서라면,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윽 아프고 피난다.. 했던 것만이 생각난다.


보부아르가 저 부분에서 언급한 자해에 대해 이제야 눈에 들어오는 건, 아마도 프랜시스 때문인 것 같다. '샐리 루니'의 소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주인공인 프랜시스가 자기 육체에 스스로 상처를 입히고 기어코 피를 보고 흉터를 만들어내는 젊은 여성이었다. 그건 샐리 루니의 대표작인 《노멀 피플》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거기에도 자기 자신에게 가학적인 면이 드러나는 젊은 여성이 등장한다.

















나는 샐리 루니가 이런 인물을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를 자신의 소설에 반복해 등장시킨건 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서고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그걸 내가 잘 캐치해낼 수가 없어 답답했는데,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읽다보니, 프랜시스의 성격이 보부아르의 설명과 겹쳐진다.


'이런 시련을 견뎌 냄으로써,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모든 시련에 굳게 대비해야만 하고'

'당신은 내가 내 몸에 가한 것보다 더 가증스러운 짓을 절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의미.


프랜시스에게 그 때의 가해는 나를 죽이거나 파괴하는 의미가 아니라 살고자 하는 의미였던 거라고 지금은 생각하게 됐다. 왜 몸에 상처를 내서 아프게 하지, 왜 피를 보고야 말지, 아프게 하지마, 다치게 하지마, 라고 나는 속으로 계속 얘기했었는데, 칼로 긁고 꼬집고 피를 내는 것은, 그야말로 이보다 더한 고통을 너는 내게 가할 수 없다, 누구도 내게 가할 수 없다, 나는 이것들을 극복할 것이다, 의 의미로 보부아르 덕에 해석되어지는 것이다. 어쩌면 이 생각 전부가 틀렸을 수도 있고 어쩌면 너무나 정확한 궤뚫음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자기의 행위 속에서 고통을 맞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마조히스트인 그녀는 무엇보다도 사디스트'라고 말하는 보부아르 덕에 프랜시스가, 메리앤(노멀 피플 주인공)이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상처 입히는 것뿐만이 아니라 연인에게도 나를 때려달라고 부탁했던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남자주인공 둘 다, 그렇게 하지 않겠노라, 그러고 싶지 않노라 거절했다. 샐리 루니의 따뜻한 지점은 나는 거기였다고 본다. 네가 내게 때려달라 부탁해도 그것이 나에게 '그건 아닌 것 같은 감각'을 가져오기 때문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등장인물을 보여준다는 점.



마조히스트이며 사디스트이기도 한, 자기 자신에게 육체적으로 상처를 입히면서 시련에 대비하고 존재를 드러내는, 무엇보다 자기몸인 바로 그녀들은, 그러나 해를 입히는 게 단순히 몸에만 한정되지 않아 나는 그것이 걱정된다. 노멀 피플의 메리앤은 자신과 섹스를 하면서도 자신을 숨기려고 하는 남자와 연애를 했고, 친구들과의 대화 에서 프랜시스 역시, 누구에게도 공개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사랑을 하면서 수시로 '그는 날 사랑하지 않아' 라고 감정적으로 상처받아야 했다. 그는 날 사랑하지 않아, 라는 비참함이 자신을 채우면서도 '그렇다면 너와의 관계를 끝내겠어' 라고 하지 않는 부분에서는, 그녀가 육체적으로만 스스로에게 해를 입히는 게 아니라, 정신에마저 스스로 해를 입힌다고 생각했고, 나는 그런 걸 보는게 아주 힘에 겨웠다.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젊은 처녀들에게 저런 특징이 나타나곤 한다고 쓰고 있다. 그렇다면 저렇게 자해를 하는 증상은 젊은 처녀일 때 나타나고 사라지는 걸까. 더 나이가 들면 괜찮아질까? 십대 소녀에게 여드름이 났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그렇게 젊은 처녀일 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증상인걸까. 그러니까 자해라는 게 어떤 사람의 고유한 성질 같은게 아니라 그 나이대의 여성들에게 간혹 나타나는 증상 같은 것인가. 프랜시스도 메리앤도 서른이 넘어가면 아니 마흔이 넘어가면 그런 일을 하지 않을까? 나는 육체적 상처를 스스로 감당하는 것을 보기도 힘들지만 감정적으로 자신을 내팽개치는 걸 보는게 더 힘들다. 날 사랑하지 않는, 날 감추려고 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굳이 섹스하는 건, 나로서는 여전히 너무나 지치는 부분이다. 그러지 말라고, 그렇게 감정적으로 자신을 학대하지 말라고, 그 관계에서 빠져나오라고 하고 싶다. 그런 시련을 굳이 견뎌내지 않아도 된다고. 어쩌면 나는 젊은 처녀의 시절을 훌쩍 넘겼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걸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나는, -사실 나는 예전에도 딱히 그런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를 괴롭게 하는 사람, 나로 하여금 내 가치를 저평가 하도록 만드는 사람과 관계를 유지할 생각이 없다. 나를 대하는 태도가 영 별로라면 그걸 굳이 참아가며 그 손을 붙잡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서 나는 다른 사람들도 나같기를 바라지만,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나랑 다르니 내가 끼어들 수 없고, 다만 아프게 살지 말자는 말을 하거나 글을 씀으로써 어딘가의 누군가에는 닿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31일까지(그래도 31일까지 있어서 다행이네요 ㅠㅠ) 다 읽을 수 있을까.


여러분,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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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0-22 1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 읽는다에 한 표~ ㅎㅎ

다락방 2021-10-22 10:59   좋아요 2 | URL
그렇지만 22일간 500페이지 읽었는데 남은 500페이지를 일주일안에 읽을 수 있을까요? ㅜㅜ

잠자냥 2021-10-22 11:06   좋아요 2 | URL
하루에 70쪽씩만(?) 읽는다고 생각하면....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22 11:07   좋아요 3 | URL
하루에 7쪽 읽는게 전부인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울면서 뛰쳐나간다)

잠자냥 2021-10-22 11:25   좋아요 3 | URL
돌아와서 어서 읽어!!!!!!

-공쟝쟝 재촉해서 다 읽게 만든 사람 올림

다락방 2021-10-22 11:40   좋아요 2 | URL
좋았어! 잠자냥 님의 채찍질에 제가 한번 달려보겠습니다. 으르렁-

- 2021-10-22 19:18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나타나는 <제2의성> 완독 채찍 천사

그레이스 2021-10-22 1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드드^^
확실히 생물학적인 부분과 역사 신화는 조금 out of date 한 부분이 있죠?
보부아르의 시대를 생각하면 전위적이긴 하지만요
기념비적인 책이라는 것은 인정!
속도 안나는 것도 공감요^^
겨우 250페이지 읽은 저는
˝저는 틀렸어요. 그냥 가세요˝하고 싶은 유혹이
ㅋㅋ

다락방 2021-10-22 11:08   좋아요 4 | URL
저는 오히려 그 때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서 보부아르가 아주 날카롭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기념비적인 책인것 같고요. 그런 한편 아니 세상은 똥이다 진짜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왜 같은 말을 하고 있어야 되나 싶고요.

아 그레이스님. 저야말로 난 틀렸어 먼저들 가.. 하고 싶네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은 분량 보면 암담해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0-22 1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해...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자해를 가하는 건 자신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살고자 하는 의미!!!
제2의 성을 통해 읽었던 책의 내용을 다시 되짚어 재해석해 낸다는 것이 감동입니다.
저는 어제 최은영의 ‘밝은 밤‘을 읽으면서 지연의 증조부와 할머니의 남편 지연의 조부가 되겠죠? 그리고 지연의 전남편들의 이기적인 행동들이 보부아르가 묘사하는 남성들의 모습과 비슷한 일면이 있어 보이는가!! 생각해보곤 했어요...확실히 다른 책을 읽을 때 영향력이 큰 것 같아요!!!제2의 성은요~^^

쉽지 않은 책 맞죠??ㅋㅋㅋ
제가 처음에 왜 징징거렸는 줄 알겠죠??
하지만 한 달 앞서 읽고 있었어도 여전히 읽기는 쉽지 않네요.이 책은 진도 팍팍 나갈 책이 아닌 듯 싶어요.천천히 읽으면서 계속 사유해 나가야 될 책인 듯 싶어요.다른 알라디너분들의 리뷰를 읽으면서 무궁무진한 주제로 뻗어나간다는걸 보면서 좀 느꼈네요.
공쟝쟝님의 위를 상하게 한 그란데 473ml의 아메리카노가 왜 필요했었던 건지도 읽으면서 점점 깨달았구요...저는 스벅 그란데 아메리카노가 없어서 못읽을지도????ㅋㅋㅋ
그래도 아직 일주일이나 더 남았으니 다락방님은 읽을 수 있을껍니다.알라딘 커피 그란데 양만큼 드립해서 옆에 끼고서라도~~화이팅니다^^

- 2021-10-22 19:2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그란데 473 두잔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힘들었다 (절레절레) 아주 진한 독서경험이었어요.

책읽는나무 2021-10-22 19:42   좋아요 0 | URL
공쟝쟝님!!! 제가 이제사 공쟝쟝님을 더 위대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일주일만에 읽어야 할 의지를 불태우기 위해선 그란데 두 잔!!! 한 잔이 아닌 두우 잔!!! 을 마셔가며 독서의 혈기를 불태울 수 있었다는 건....정말 대단한 일이었단 걸 읽을수록 느낍니다!!!!!!
이쁜 우리 공쟝쟝님^^👍👍👍
저도 요새 커피 과하게 마시고 읽느라 요즘 속이 좀 많이 쓰리네요ㅜㅜ
근데 커피 마시고 책 읽다가 졸다 보니 속이 쓰린 것 같기도 하고..ㅋㅋㅋ

다락방 2021-10-25 11:16   좋아요 1 | URL
제가 토요일에 스벅 그란데 사이즈랑 함께 하지 않았겠습니까? 나름 편한 옷을 입고 스벅에 가 자리 잡고 앉았는데 말이지요, 두시간 반동안 한 사십페이지.. 읽은 것 같아요. 휴.. 저 이 책 읽는거 너무 힘들고 읽어도 읽어도 뒤에 많이 남아 있어서 그럴 때마다 공쟝쟝 님 생각 한답니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야. 이 책을 단 며칠만에 끝내다니, 도대체 어떤 사람인거야.. 싶었다니깐요? ㅎㅎ

이제 10/25 이고... 어떡하나 싶네요 아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주말에 몰아서 엄청 읽었어야 되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주말엔 또 잘 안읽게 되고, 어제 저녁은 심지어 돈까스 구워서 맥주를 마셨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2021-10-25 12:10   좋아요 0 | URL
아니 진짜 핵 노어이인게 14일날 주면서 을유가 3일까지 읽고 리뷰 세군데 올리라고 했다고요 ㅋㅋㅋㅋㅋ 보름만에 완독이 가능하냐고 ㅋㅋㅋ 저 그때 일 없어서 일주일 정도 보부아르만 읽었어요. 진짜 ㅋㅋㅋㅋ

- 2021-10-22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ㅜ_ㅜ 어떻게 저부분 읽으면서 또 소설 속 인간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넓어지고 막 그러실 수 있는 거예요?!!
엉?!?! 와 이거 진짜 치이네. 오늘 두번 치임.

다락방 2021-10-25 11:17   좋아요 1 | URL
그건 아마도 제가 인간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인간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달까요? 그래서 이해하고 싶어서 그런것 같아요. 물론 하루에도 수십번씩 인류애가 사라지기도 합니다만...

그나저나 정말 대단한 공쟝쟝님. 이거 일주일만에 읽었나요 열흘만에 읽었나요? 지금 10/25 인데 이제 절반 넘겨 읽은 저는 웁니다... ㅠㅠ

- 2021-10-25 12:41   좋아요 0 | URL
하루에 수십번 사라지는 인류애에도 불구하고 잡초처럼 피어나는 인간에 대한 애정!! ㅋㅋㅋ

단발머리 2021-10-22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부분 읽으면서 <코르셋>이 많이 떠올랐거든요. 아, 그 책의 설명이 잘 기억나지가 않네요. 마침 책도 없다고 합니다 ㅠㅠ
아름다움을 위해 입술과 코와 귀를 뚫는, 그냥 한 두개가 아니라 여러 개를 반복적으로 뚫는, 자신의 몸에 해를 가하는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젊은 여성의 행동에 대한 분석인데, 저 부분 보부아르의 설명과 닿아 있다고 여겨지더라구요.

저도 부지런히 읽고 있지만 (뻥인가? 먼 산) 아직도 멀었다고 합니다. 화이팅!! (기운머리 없지만 그래도 화이팅!!)

다락방 2021-10-25 11:19   좋아요 1 | URL
저는 샐리 루니를 읽고 나서 제2의 성을 읽으니까 저 자해 부분이 떠오르더라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코르셋도 자해랑 별로 다를 바가 없고요. 허리를 꽉 조이는 것 부터 시작해서 귀를 뚫고 또 수술도 하잖아요. 몸에 손을 대는 그 모든 일들이 어떤 것을 목적으로 하든 자해임에는 맞는것 같아요. 그런 걸 일찍이 깨닫고 책에 써주신 보부아르 님 너무 대단합니다.
저는 주말동안 결혼한 여자 부분 읽으면서도 감탄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낙태 부분 읽으면서도 보부아르 만세 만세 만만세였어요.

자, 우리 함께 열심히 힘차게 가봅시다!!
 
드립백 엘살바도르 아파네카 이사벨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내 경우엔 좀 연해서 잘 안마시게 되지만 드립백 선물은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따뜻하고 향도 좋고.. 샤라라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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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10-20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장의 민트색이랑 어울리는 커피향일까?^^ 상상해봅니다. 즐커피하셔요 다락방님

다락방 2021-10-21 09:58   좋아요 0 | URL
드립백은 포장도 예쁘고 간편해서 선물용으로 진짜 최고인듯합니다! 후훗.

hellas 2021-10-21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드브루 파우치도 괜찮더라구요. 종종 드립백이랑 같이 사둬요:) 귀찮을때 좋죠:):)

다락방 2021-10-21 09:58   좋아요 0 | URL
저 여름에 콜드브루 파우치 쟁여두고 엄청 마셨어요. 얼음 넣어서 마시면 맛도 있고 좋더라고요. 후훗.
 















어젯밤. 알람을 부러 평소보다 이십분 더 빨리 맞춰놓고서는 '내일 아침엔 고메 짬뽕 끓여먹고 출근해야지' 라고 나름 다음날 아침에 대한 계획을 세워두었더랬다. 퇴근후 집에 돌아가 할 일을 모두 마치고 침대에 딱 자리 잡고 앉아서는 그렇게 알람을 맞춰두고 제2의 성을 펼치려다가 싫다!! 소설을 조금만 읽고싶다!! 해서는 며칠전부터 읽으려고 침대에 갖다 두었던 책(침대에 책이 좀 널브러져 있습니다. 퀸사이즈라 괜찮아욤), 버터를 들고 읽기 시작했다. 며칠전에 앞에 한두장 읽었었지만 내용 다 까먹어서 그냥 처음부터 읽었다. 처음엔 침대 탓인지 좀 졸렸는데 아니, 이거 미쳤어 진짜 ㅋㅋㅋ 내가 생각한 책이 아니라서 중간에는 억지로 책을 덮고 잠을 청해야 했다.


'리카'는 기자다. 키가 크지만 큰 키 때문에 덩치가 커 보일까봐 몸무게는 50킬로를 넘지 않게끔 유지한다. 리카가 레이코란 친구를 만나면서 레이코의 키가 166 이라고 언급하는 장면이 있는데 리카의 키가 크다고 하면 그보다 더 클 터. 그런데 몸무게가 50이 넘지 않는다니, 아주 마른편이라고 하겠다. 그런 리카는 기자라는 업무적 특성상 사람을 만날 일이 많고 저녁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곤 했다. 혼자 사는 집에서는 요리를 통 하지 않고 밥솥도 없는 형편. 게다가 리카는 자신이 초딩 입맛이라 편의점 도시락도 오케이라고 하는 사람이니 딱히 먹는거엔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좋겠다. 아마 먹는 것에 그토록 관심이 없으니 그런 마른 체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친구인 레이코는 요리를 잘해 친구의 집에서 잘 차려진 식사를 대접받고 감탄하지만 그러나 자신이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은 딱히 하지 않고 있다. 그런 리카가 취재차 '가지이 마노코'에게 만남을 요청한다.


가지이 마노코는 현재 3년째 구치소에 갇혀있다. 결혼사이트를 통해 만난 남자 세 명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 구치소에 갇혀있기 전까지는 블로그 활동을 열심히 했다. 그녀는 주로 맛집을 찾아다니고 쇼핑하는 걸 좋아했다. 언론에서도 아직 가지이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은 터라 리카는 그녀를 취재해보고 싶은 거다. 가지이가 남자 세 명을 죽였다는 것 말고도 이 사건에서 사람들을 놀라게 한 건, 가지이가 날씬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다는거였다. 사람들은 저런 외모의 여자가 어떻게 남자들을 잘도 꼬셔서 죽였네? 라며 신기하게 보던 터다. 리카는 그녀를 취재해 특종을 터뜨리고 싶었고 그렇게 만나자는 요청을 해두었는데, 답이 없던 터였다. 이에 친구 레이코는 '(마지막 피해자가 맛있게 먹었다던) 비프 스튜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고 말해봐' 라고 제안하고, 그 제안을 따랐더니 드디어 가지이로부터 연락이 왔다. 만나겠다고.


부푼 기대감을 안고 리카는 가지이를 만나러 갔는데 가지이는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말이 없고 음식, 요리에 대해서만 말을 한다. 아니, 아니다. 음식과 요리가 아니다. 버터에 대해서 말하는 거다.

마가린이 버터보다 칼로리도 낮고 콜레스테롤도 낮아서 몸에 좋지 않냐는 리카의 말에 가지이가 버럭 화를 내는거다.


"문제는 버터 맛도 잘 모르면서 버터는 좋지 않다고 단정 짓는 거예요. 마가린이 훨씬 몸에 안 좋은데. 그런 모조품 ……. 트랜스 지방산 덩어리라고요. 알겠어요?" -p.38



앗?! 나도 당연히 마가린이 더 좋은건줄 알았는데.. 아니야? 아무튼 계속 읽어보기로 하자. 가지이 이 사람, 버터에 진심이구나.


"버터간장밥을 만드세요." -p.38



리카의 집 냉장고에 딱히 요리할 재료가 있지 않다는 걸 알고서는 가지이가 버터간장밥을 만들어 먹으라고 제안하는 거다.


버터간장밥이라니, 말만 들어도 맛있겠는데? 조카들 아기 때 밥 잘 안먹으면 엄마가 간장에 참기름 넣어 비벼주셨던 생각이 난다. 조카들은 잘도 먹었었지. 한국엔 참기름간장밥이 있어! 아니, 그런데, 가지이 이 여자, 진짜로 버터에 진심에 진심을 얹으셨어!!


 

"갓 지은 밥에 버터와 간장을 넣고 비벼 먹는 거예요. 요리를하지 않는 당신도 그 정도는 하겠죠. 버터가 얼마나 훌륭한지 가장 잘 알 수 있는 음식이에요."

얼버무리고 넘어가지 못할 만큼, 그녀는 엄숙하게 말했다.

"버터는 에쉬레Echiré라는 브랜드의 가염 타입을 써요. 마루노우치에 전문점이 있으니 거기에서 손에 들어보고 잘 확인해서 사면 돼요. 버터 품귀인 지금이 해외 고급 버터를 시험할 좋은 기회예요. 맛있는 버터를 먹으면, 난 뭔가 이렇게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떨어져요?"

"그래요. 붕 날아오르는 게 아니라, 떨어져요. 엘리베이터에서한 층 아래로 쑥 떨어지는 느낌. 혀끝에서 몸이 깊이 가라앉아요."

방금 타고 온 엘리베이터에서 느낀 중력을 떠올려보았다. 메모하는 것도 잊고, 리카는 몸이 절로 앞으로 쏠리는 상대의 말솜씨에 빨려들었다. 가지이의 눈과 입술이 촉촉해지기 시작해서 흠칫놀랐다. 그녀의 황홀한 듯 멍한 시선은 이곳이 아닌 어딘가로 향해 있다.

"버터는 냉장고에서 막 꺼내서 차가운 채로 넣어요. 정말로 맛있는 버터는 차갑고 단단한 상태에서 식감과 향을 맛보아야 해요. 밥의 열기에 바로 녹으니까 반드시 녹기 전에 입으로 가져가야 해요. 차가운 버터와 따뜻한 밥. 일단 그 차이를 즐겨요. 그리고 당신입속에서 두 가지가 녹아서 섞이며 황금색 샘이 될 거예요. , 보이지 않아도 황금색이란 걸 아는, 그런 맛이죠. 버터가 엉킨 밥 한알 한 알이 자기 존재를 주장하고, 마치 볶은 듯한 향기로움이 목에서 코로 빠져나가죠. 진한 우유의 달콤함이 혀에 감기고..."

입속에 침이 고인다. 삼키면 분명 목에서 꼴깍 소리가 날 것이다. 그것만은 피하고 싶다. 가지이는 갑자기 자세를 바로잡더니가슴 앞에서 통통한 손가락을 깍지 꼈다. -p.39~40



아니, 이게 뭐야. 책 제목이 버터인 게 괜히 버터가 아니었어. 처음에 버터 품귀현상에 대한 언급 있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버터가 잠깐 나오는 게 아니었어. 버터에 진심인 여성 살인 용의자가 나오는 거였어!


그런데 나를 어쩌면 좋담? 아니, 저 부분 읽고 와 나는 미쳐버릴 것 같은 심정으로 버터간장밥을 원하게 된다. 지금 당장 해먹고 싶다! 나는 빵을 구웠던 사람이라(응?) 냉장고에 항시 버터가 있다. 가지이가 말하는 에쉬레 버터, 고급 버터가 아니라 서울우유 버터이지만, 내게는 버터가 있다. 게다가 밥통에 따뜻한 밥도 있고 간장도 있다. 요리 못하는 사람도 기본적으로 갖출 수 있는-버터는 사러 가야겠지만- 모든것이 내게 있다. 아아, 당장 침대를 뛰쳐나가 부엌으로 가면 나는 가지이가 말한 버터간장밥을 해먹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참아야 한다, 나는 이제 잘테니까. 그리고 계속 읽는다.


리카는 그 말대로 밥솥을 사고 쌀을 사고 버터를 산다. 혼자산지 오래되었지만 집에 밥솥도 쌀도 없는 사람이었던 것. 그리고 시키는대로 해먹어보고 완전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그 후에는 가지이의 블로그에서 간단히 소개된 요리를 해먹는다. 파스타 면을 삶고 버터와 명란을 넣어 먹는거다. 버터명란파스타. 그것도 엄청 맛있어서 한 번 해먹고 또하고 막 그래. 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참을 수가 없다. 나는 내일 아침은 버터간장밥을 꼭 먹겠다!! 로 짬뽕에서 계획을 변경하고 잠들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나는 큰 그릇에 밥을 한가득 퍼내고 그 위에 버터를 올린 다음 밥 속으로 쏘옥 밀어 넣었다. 버터는 금세 녹았고 거기에 간장을 부어 밥을 비벼 먹었다. 와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짐작했지만 넘나 존맛탱인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릴 적에 마가린에 간장이나 고추장 넣어 비벼먹었었는데, 아아 그 기억들을 잊고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이 그 기억을 꺼내왔어. 버터는 언제 빵을 구울 지 모를 나를 위해 냉장고에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버터간장밥을 위해 언제나 준비해두어야 겠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넘나 맛있어. 버터간장밥은 오늘 아침 내 마음에 스며든다. 아 좋은 식사였다.. 그렇게 마음에 버터가 녹아내려... 그렇지만,



사실 나는 버터를 그렇게나 먹으면 안되는 사람이다. 나는 버터를 넘나넘나 사랑해서 버터 향만 맡아도 기분이 풀어지는 사람이고 앙버터 먹으면서 으음~ 하고 눈감고 신음소리 내는 사람이지만, 그런데 내게는 쓸개가 없다. 하아. 담낭제거술을 받은 나는 사실 버터를 먹으면 안되는데 ㅠㅠ 버터가 너무 좋아서 안먹을 수가 없다. 그것 외에도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삼겹살, 족발 등등-을 다 먹으면 안되지만 그냥 다 먹고 있다. 다만 수술 후에 내가 안먹는 건 앙버터다.. 그것만큼은 너무 버터버터해서 먹지 않고 있어. 오늘 마음에 버터가 녹아 내리면서 흑흑 맛있어 좋아 역시 버터가 짱이야 버터는 웬만한 남자보다 더 나를 행복하게 한다고 생각하면서 그렇지만.. 내 몸에는 안좋은데.. 하는 어떤 불안감이 스며들었다. 흑흑 ㅠㅠ 명란 안좋아하니까 버터명란파스타는 안해먹는 걸로.. 그렇지만 어느 의욕 없는 하루라면 버터간장밥을 먹자. 와. 가지이 이 사람 뭐지?



그렇게 집에서 밥을 해먹는 맛, 요리 해먹는 맛을 알게된 우리의 리카, 살이 찐다. 안 찔 수가 없다. 먹는거에 별 관심 없는 사람이었다가 집에서 맛있다고 버터간장밥 먹고 버터명란 파스타 해먹으니 어떻게 살이 안찌겠는가. 어느틈에 금세 5킬로가 늘었고 이것 때문에 남자친구한테 잔소리를 듣는다. 그렇게 밤에 파스타 먹었는데 살이 찌지 않겠냐며 남자친구는 그녀에게 하는수없으니 이제부터라도 자제하라고 문자메세지를 보낸다. 이에 리카는 빡이 친다 빡이 쳐.

<그렇지만 마코토도 남 얘기 할 때 아니잖아. 술을 전혀 줄이지 않아서 요즘 배가 장난 아니던걸. 코도 골고> -p.102


그러자 남자친구인 마코토는 이렇게 답을 보내온다.


<남자 뚱보와 여자 뚱보는 다르잖아? 리카를 위해 하는 말이야.> -p.102

<모진 마음으로 말하지만, 살찌는 것만은 정말 좋지 않아. 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여자 체형 따위는 별로 없지만, 주위에 노력이 부족한 걸로 보여서 신뢰를 잃어.> -p.102



와 진짜 개놈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기도 술 안끊어서 배 뿔룩 나온 주제에 어디서 잔소리야. 게다가 50키로도 안넘었던 여자가 거기서 5키로 쪘어도 많아야 54-55 인데 이걸 가지고 살쪘다고 지랄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주제 파악 좀 해라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노력이 부족한 걸로 보여서 신뢰를 잃는다고? 하아 이것은 얼마나 여자 체형에 대한 미친 신화인가.




미용 관습은 여자의 순종을 표시한다. 여기에서 순종은 여자에게 성적으로 복무할 의지, 심지어 성적 복무를 위해 노력을 들일 의지가 있다는 뜻이다. 여자가 단순히 ‘다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굴종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게 미용 관습이라고 나는 주장하고 싶다. 여자가 구현해내야 하는 성적 차이difference 가 바로 굴종deference인 것이다. - 《코르셋》, 쉴라 제프리스, P98










리카는 남자친구의 문자에 기분이 나쁘다.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기분 나쁨이 있다. 불쾌하다. 리카는 가지이를 만나러 가게 되기를 기다리고 자신이 먹었던 음식에 대한 감상을 얘기하고 또 듣고 싶어한다. 그리고 자신이 살이 쪘다는 얘기도 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마른 여자를 좀 더 예쁘게 생각하고 그게 건강에도 좋다고 여기고 있다고. 그러자 우리의 가지이는 이렇게 얘기한다.


"당신 대체 무엇 때문에 살을 빼려는 거예요? 남자들 눈을 의식해서? 그렇다면 걱정 없어요. 남자는 원래 푸근하고 풍만한 여자를 좋아해요. 여기서 남자란 정신적으로 성인이고 유복하고 여유 있는 진짜 남자를 말하는 거지만, 어린아이처럼 마른 체형의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는 자기한테 자신이 없어서 예외 없이 비굴해요. 성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죠." -p.109


ㅎㅎㅎㅎ 나는 남자들이 원래 푸근하고 풍만한 여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진짜 남자는 그렇다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지만, 그러나 가지이가 말한 저 뒷부분, 마른 체형의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는 자기한테 자신이 없어서 예외없이 비굴하다, 성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없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너무 유쾌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멋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짱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앞에만 조금 읽었는데 이 책 버터는 나에게 버터간장밥을 남겨 버터를 마음에 스며들고 녹아내리게 했다. 이거 마저 읽고 싶어서 미치겠구먼. ㅋㅋㅋㅋㅋ


이제 리카의 배 나온 남자친구, 배 나온 주제에 여친한테 살 빼라고 하는 한심한 남자친구를 위해 몇 개의 인용문을 떨구고 가겠다. 당분간은 버터간장밥에 대한 사랑이 넘칠 것 같다. 버터 진짜 만세만세 만만세야. 버터는 언제나 마음에 녹아내려.





남자가 얻는 유익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여자가 미용 관습을 통해 남자를 ‘보완complement‘하는 존재인 동시에 ‘보상compliment‘하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여자는 ‘이성‘이면서 종속된 성으로서 남자를 ‘보완‘한다. 또 남자의 성적 흥분을 위해 언제든 치장할 태세가 되어 있으므로 남자에게 ‘보상‘이 된다. 따라서 남자는 남성성을 확인받을 수 있는 데다가, 여자가 노력을 들였다는 데에서 우쭐함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여자가 하이힐을 신기라도 하면 남자 자신의 기쁨을 위해 여자가 고통을 견딘다는 뿌듯함도 있다. 미용 관습을 거부하는 여자들은 남자를 보완하지도, 남자의 보상이 되지도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며 이런 저항은 지배성 계급의 일원들, 즉 남자들에게 깊은 반감을 살 수 있다. - 《코르쉣》, 쉴라 제프리스, P114









"하지만 오빠 말도 일리가 있어. 당신을 보면 자기가 도덕 개혁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 살이 찌면 사회적으로 따돌림을 당할 수는 있지. 재혼할 가능성도 낮아질 거고, 건강도 크게 영향을 받을 거야. 하지만 살찐 게 '악'은 아니잖아. 마찬가지로 당신이 운동하는 것도 '선'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런데 당신은 그게 선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거든. 운동을 하면 기분은 좋겠지. '뿌듯'하기도 하고 하루 종일 뒹굴거리는 사람보다 우월한 느낌이 들 거야. 하지만 그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시간 낭비에 불과해."-《빅 브러더》, 라이오넬 슈라이버, p.168-169





당신이 무슨 말과 행동을 하는지에 상관없이 오직 당신의 몸만이 가족과 친구들에게, 때론 낯선 사람들에게 공공 담론의 대상이 된다. 당신의 몸무게가 늘었을 때, 감량을 했을 때, 혹은 그대로 유지했을 때도 어느 누구나 당신 몸의 비평가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당신에게 비만의 위험성에 대한 각종 통계와 정보를 코앞에 들이미는데 마치 당신은 뚱뚱할 뿐만 아니라 멍청해서 당신 몸의 실체에 대해, 그 몸을 최대한 적대적으로 대하는 이 세상에 대해 무지하거나 착각에 빠져 있는 줄 아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은 언제나 당신에게 가장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이런 비평들은 항상 ‘염려‘라는 말로 포장되곤 한다. 그들은 당신이 사람이라는 것을 잊는다. 당신은 곧 당신의 몸이고 결코 그 이상이 아니며 당신의 몸은 그보다 더 못한 것이 되어야만 한다. -《헝거》, 록산 게이, p.145-146






나는 왜 스스로를 굶기고 있었을까? 자기 자신에게 굶주림을 강요하는 것은 외부자의 시선으로 보면 신체에 대한 자기학대와 다름없다. 만약 내가 반년 동안 매일 1,000칼로리 이하만을 섭취한 것이-그래서 월경이 끊기고, 손발이 파래지고, 두피보다 학교 점퍼 어깨에 붙은 머리카락이 더 많아진 것이- 우리 부모님 탓으로 보였다면, 학교 선생님들은 아마 사회복지사에게 연락했을 것이다. 명백히 학대이기 대문이다. 그렇다면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굴러가는 우리 사회에서 스스로 굶기를 선택하는 것은 자기혐오나 자해와 동등하다고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 《여자다운 게 어딨어》. 에머 오툴, P15










여자인 나의 몸은 끝도 없이 검열과 통제의 대상이 되며, 시도 때도 없이 마치 진열대에 놓인 물건처럼 취급받는다. 뚱뚱한 내 몸은 풍자당하고 공공연하게 매도당하며 도덕적, 지적 실패로까지 여겨진다. 내 몸은 내 직업적 가능성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약하고, 공정한 시험을 받을 기회는 물론 할리우드 영화와 인터넷 악성댓글이 하나같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 조처, 즉 나의 사랑받을 능력을 축소시킨다.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 린디 웨스트, p.106











여성의 건강을 걱정하기 때문에 비만을 혐오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여성의 건강을 향상시킬 다른 방법을 정중히 제안하려 한다.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자. 국경 없는 의사회에 기부하자. 여성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연구와 법률 제정을 지원하자.
잔인함은 건강에 개입하는 방식이 아니다. 이는 그저 자신의 자존감을 북돋아 주기 위한 독선적이고 그릇된 시도일 뿐이다. 왜 몸을 걱정하고 존중하는 대신 몸을 한탄하고 건강을 방해하는가. 왜 여성이 자신의 사적이고 중요한 부분을 스스로 미워하기 바라는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몸을 돌보는 일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러네이 엥겔른, p.117-118






"어째서 세상 남자들은 아무도 돌보지 않으면 생활이 한없이 엉망이되는 걸까요. 그리고 그게 자기 관리가 부족한 게 아니라, 불쌍하고 안타까운 일로 세상에 관대하게 용서받는 걸까요……." - P66

"나는 돌아가신 아버지한테 여자는 누구에게나 너그러워야 한다고 배우며 자랐어요. 그러나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 두 가지 있어요. 페미니스트와 마가린."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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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10-14 09: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버터 간장밥을 안 드셔봤어요? 오메... 을매나 좋은데요. 간장 대신에 된장찌개를 비벼도 죽입지요. 마지막 한 숟가락엔 배추 김치 한 쪽 추가! ㅋㅋㅋ

다락방 2021-10-14 09:49   좋아요 3 | URL
어릴적엔 마가린에 잘도 비벼먹었는데 그동안 완전 잊고 살았어요. 오늘 아침에 버터간장밥 해먹고 뒤로 쓰러질 뻔 했네요. 아 큰일이에요. 이렇게 먹다가는 진짜 슈퍼돼지가 될텐데 말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물론 저도 김치랑 함께 먹었습니다. 아 너무 좋은 아침식사여서 시간을 되돌리고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10-14 10:17   좋아요 3 | URL
버터와 된장찌게 조합도 훌륭합니다~♡ 버터는 된장찌게에 넣어도 신비한 맛이나요👍

다락방 2021-10-14 11:39   좋아요 2 | URL
아아 망친 버터 야채볶음을 된장찌개에 넣고 제가 이것이 뭔 맛이여 하고 후회한 적이 있었는데.. 어쩐지 조합하고 싶지 않은 조합이지만 다음엔 한 번 시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입에 아직도 버터간장밥이 있네요. 독서란 해로운 것입니다..

- 2021-10-15 10:03   좋아요 0 | URL
된장...............이요????????????????? 헐............

잠자냥 2021-10-14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 책 읽다 보면 먹고 싶은 음식 많아집니다. 특히 초반에 버터간장밥 정말 침 넘어가죠? 저도 와... 비벼먹을까 하다가 참았는데, 역시 다부장님은 다음 날 아침 실행!

그나저나 저 리카 남친 정말 짜증나죠. 읽다 보면 여러 부분에서 짜증나는 놈입니다...;

전 오늘 빵에 버터 발라 먹었음~ 헤헤.

다락방 2021-10-14 13:53   좋아요 1 | URL
버터간장밥을 어떻게 참으셨어요, 잠자냥 님? 이게 재료 준비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조리나 요리에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서 너무 그냥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해치울 수 있잖아요. 이걸 대체 어떻게 참으셨습니까? 너무 자제력 뛰어나신 거 아녜요? 저로 말씀드리자면, 아시겠지만, 책 읽다가 빵 굽는 삶 살겠다고 전기오븐 사는, 그런 사람이잖습니까. 버터간장밥이야 말해 뭐하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오 저 배나온 남자친구 진짜 너무 짜증나요. 왜 사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여튼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넘나 궁금합니다. 후훗. 이것 때문에 제2의 성을 못읽고 있네요. -.-

저는 내일도 버터간장밥 도전... (이러면 안되는데.....)

단발머리 2021-10-14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용해주신 구절구절 아주 주옥같네요. 특히 <코르셋>은 다시 읽고 싶고요.

저도 마가린에 밥 비벼먹었던 사람으로서 버터로의 상승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심히 고민되는군요. 전 점심은 고구마랑 라떼인데 저녁은 어떻게 해서든지 버터 비빔밥 먹고 싶네요^^

다락방 2021-10-14 13:56   좋아요 2 | URL
코르셋 저도 인용문 읽다보니 다시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이것도 조만간 같이읽기 한 번 해야할까요? 후훗.

저도 마가린에 밥 비벼먹었었는데 버터라니, 너무 사치스러워서 이거야 원 ㅋㅋㅋ 근데 타미 보니까 집에서 부대찌개 먹을 때는 버터에다 밥 비벼 먹더라고요? 밥에 버터넣고 부대찌개 이케이케 해가지고 먹더라고요. 세상에.. 이 아이는 이런 건 또 어케 알고 즐기는건지, 원 ㅋㅋㅋㅋㅋ(아마도 아이 아빠가 알려줬겠죠 ㅎㅎ)
전 점심에 회덮밥+냉모밀+유부초밥 먹었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은 엔초비 파스타 생각중이고요 ㅋㅋㅋㅋ 내일 아침은 버터간장밥으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님 오늘 버터간장밥 드신다면 감상 꼭 들려주세요! >.<

- 2021-10-15 10:04   좋아요 1 | URL
같이 읽기 찬성~ ㅋㅋㅋ (저 우와 넘 재밌다!! 이러면서 ... 읽다 만 코르셋!! ㅜ_ㅜ)
그리고 저도 오늘 버터 간장밥 꼭 해먹을래요~!!! 근데 그전에 짬뽕 먼저 먹을래요~ 점 짬 저 버간 ㅋㅋㅋ

프레이야 2021-10-14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갓한 쌀밥으로 버터간장밥 진리죠. 간장게장 간장 따로 모아뒀다가 여기저기 재활용해도 좋아요. 버터간장밥에도. 쓰읍 넘나 맛나는. 전 방금도 버터 듬뿍 발라 구운 토스트 먹었어요. 버터사랑. ㅎㅎ 근데 쓸개 없으면 버터 별로에요? 옆지기도 2012년에 그거 제거했는데 버터 완전 좋아하거든요.

다락방 2021-10-14 14:32   좋아요 1 | URL
쓸개즙이 지방을 소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쓸개가 없으면 쓸개즙 분비가 안되거든요. 차츰 간에서 그 역할을 대신해주긴 하는데, 쓸개 있는거랑은 달라서 병원에서는 지방 들어간 음식을 가급적 조심하라고 하더라고요. 수술을 마치고 일주일은 조심했는데 그 다음부터는 조심 안하게 되더라고요....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했으면 제가 지금보다 20kg 는 몸무게 덜 나갔을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레이야 2021-10-14 15:14   좋아요 0 | URL
ㅋㅋ 20킬로나요. 지방 분해가 문제였군요. 말해줘야겠어요. 그 의사는 왜 그런 말도 안 줬을까요. 듣고도 못 들은 척한걸까요. 지방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요샌 그래도 배 나온다구 야식도 삼가고 독하더라구요. 그때 제거한 타조알만 한 담석을 여적 보관하던데. 왜 집착하는지 ㅎㅎ

건수하 2021-10-15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잊고있던 버터간장밥! 버터간장달걀볶음밥도 생각나네요.

<비거닝>에서 이라영씨가 버터를 포기하기가 힘들었다고 썼던 게 생각나요.
버터는 정말 포기할 수 없는것!

(이렇게 또 버터, 코르셋을 주섬주섬 담고...)

다락방 2021-10-18 09:31   좋아요 0 | URL
저 오늘 아침에는 버터에 고추장, 콩나물 넣어 비벼 먹고 왔습니다. 아 버터에 홀릭해서 큰일이네요. 원래도 좋아했는데 더 좋아졌으니 이를 어쩌면 좋아요.

이라영 작가의 비거닝 찾아봐야겠어요.

moonnight 2022-01-10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최근 읽은 버터를 다락방님은 벌써 예전에 다 읽으시고 멋진 리뷰를 남기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근데 제가 읽기로는 리카의 키가 166cm라는 걸로 알았네요. 레이코는 훨씬 작고 마르고요.@_@;;; (부러질 것 같은 발레리나 발목이라며-_-;) 저는 버터를 별로 안 좋아해서 버터간장밥에 넘어가지 않았어요ㅎㅎ

다락방 2022-01-10 11:46   좋아요 0 | URL
저는 문나잇 님 의 이 댓글 읽고 버터간장밥 또 먹고 싶어졌네요. 점심 때가 다 되어 그럴까요 ㅎㅎ
아 저도 나중에 리카의 키가 166 이라는거구나, 했던것 같아요. 지금은 읽은지 좀 되어서 기억이 잘 안나지만요.
아 어떡하죠. 저 버터간장법 넘나 생각나네요. 흑흑 ㅜㅜ
 

친구가 망상 해달라며 현빈 사진 보내왔다 ㅋㅋㅋ 개터졌네 ㅋㅋㅋㅋㅋ 사실 내 상황극 속에 가끔 등장하는 남자 연옌이 두 명있는데 현 빈이 그중 하나. 그 말인즉, 이미 상황극 몇 번 돌렸다는 거 ㅋㅋㅋ

1. 내 남친의 베프로 알게 되어 나랑 정신적 사랑을 나누다가 내가 남친과 헤어진 후에도 우리는 계속 플라토닉한데..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내가 베트남에 혼자 간다는 걸 알고 베트남에 갈테니 만나자고 한다.

2. 우리 회사에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젊은 임원을 외부에서 영입. 그는 이 회사에서 이십년째 근무 중인 내게 자주 도움을 요청한다. 급기야 보쓰에게 나를 자기 밑으로 데려가겠다고 요구하기에 이르는데…..(건방진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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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0-13 10: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2. 하지만 보쓰의 신임은 이미 다부장에게 더 가있는 상태. 자기 밑에있어야할 일잘러이기 때문에 현빈은 데려갈 수는 없다는 통보에 그의 억눌린 욕구(?) 는 점점 커져가고, 그는 아침마다 캐나다 뷰 앞에서 서성기기 시작하는 데.. 어느날 아침, 부장님? 혹시 이것좀 도와주시겠어요? 촤라락 ㅡ 다부장이 챙겨야할 리스트는 33가지로 꼼꼼하다…(본격 직장에서 일만 하는 드라마)

다락방 2021-10-13 10:34   좋아요 5 | URL
젊은 나이에 회사의 임원을 맡게된 그가 안쓰러워 최대한 도와주고 그렇게 현빈과 나는 가까워지는데 그는 내가 매일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는다는 걸 알게 되고 일주일에 두 번은 지하철안에서 나를 만나기를 시도한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까지 하는 건 곤란해요, 지하철에서 책 읽는 걸 방해하지 마세요, 라고 매몰차게 말해서 현빈을 마음 상하게 한다. 나의 거리두기에 놀란 현빈은 상처받고 주춤하지만 어느날 보쓰로부터 미국 출장 명령을 받고 그 출장에 나를 동행하란 얘기를 듣고 다시 힘이 솟는데...

단발머리 2021-10-13 11:04   좋아요 4 | URL
2-3 미국의 상대 바이어는 회사 오너의 첫째딸. 단번에 현빈에게 반해 현빈의 요구 사항을 모두 들어주겠다고 말해 계약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 업무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도 다정한 두 사람의 모습에 다부장은 이유 모를 허전함을 느끼고… 한국으로 돌아가던 중, 비행기는 이상기류를 만나 급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는데…

다락방 2021-10-13 12:00   좋아요 4 | URL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한 나는 현빈과 헤어지고 집에 도착하지만 시차와 긴비행으로 인한 피곤에도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주변을 둘러싼 공기가 변하는 것 같은데 도무지 이를 어째야할지 모르고 그 후로 출근에서는 현빈을 보는 것이 이전처럼 편하지가 않고 이렇게 회사를 다니느니 이제 일을 그만두는 게 낫지 않을까 하여 퇴직금을 계산해보지만 이 퇴직금으로 나서면 얼마 안가 거지꼴을 못면할 것 같아 손톱만 잘근잘근 깨문다. 그러던 어느날 퇴근길 엘리베이터에서 현빈과 단 둘만 있게 되고, 그는 함께 저녁을 먹자고 한다. 안된다고 안된다고 속으로 그렇게 되뇌이지만 결국 알겠다고 하고, 함께 저녁을 먹는 내내 다정한 현빈 때문에 급기야 나는 무너지고 마는데.....

잠자냥 2021-10-13 13:26   좋아요 2 | URL
˝아침마다 캐나다 뷰 앞에서 서성기기 시작하는데˝ 여기에 뭔가 다부장의 욕망이 드러난 단어 있는데요???? 쟝쟝님한테 투영되었나보다...........

- 2021-10-13 14:45   좋아요 3 | URL
잠자냥: 맙소사 제가 제가 서성이기를 오타낸 것 같아요. 너무 직접적인 욕망인것 같은데요? 이것은 프로이트에 의하면….. 아무튼 실수 실수 단순 오타입니다!!

단발머리 2021-10-13 14:49   좋아요 2 | URL
말없이 다부장을 응시하는 현빈.. 현빈의 뜨거운 눈빛(위 사진 참조)에 다부장은 스테이크를 썰던 나이프를 떨어뜨리고… 잠깐 실례할께요, 라며 급히 화장실로 도망친 다부장. 심장아 나대지마,를 10번 복창하고 있을 때…

다락방 2021-10-13 15:17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다부장의 욕망이라뇨? 제 욕망은 어디까지나 플라토닉 입니다. 엣헴-

- 2021-10-13 1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 수트는 내가 회사 사주고 싶네

다락방 2021-10-13 10:50   좋아요 3 | URL
역시 남자는 수트빨!

- 2021-10-13 14:45   좋아요 1 | URL
회사를 부르는 수트 ㅋㅋㅋ

청아 2021-10-13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앜ㅋㅋㅋㅋㅋㅋㅋ현빈 사진이 있어서 더 빠져듭니다ㅋㅋ😍

다락방 2021-10-13 12:01   좋아요 2 | URL
아침부터 저런 사진 보내주며 망상해달라고 하는데 정말이지 빵터졌지 뭡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상을 기다리는 친구라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0-13 1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현빈 목소리가 들린다??!!!!
분명 남의 상황극인데도?????

다른 한 명은 누군가요???
저울질 해보려구요..ㅋㅋㅋ
설마 공유나 원빈은 아니죠???

다락방 2021-10-13 12:01   좋아요 2 | URL
다른 한명은 한국 남자가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0-13 13:27   좋아요 1 | URL
그는 바로 손가락 양치질의 대명사 잭 리처

다락방 2021-10-13 13:33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아닙니다 잭 리처가 아니란 말입니다!!!!!!!!!!! 😡

책읽는나무 2021-10-13 13:34   좋아요 1 | URL
잭 리처가 소....손가...락 양치질요????
깨네요..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0-13 13:35   좋아요 1 | URL
누구에요??
그 한 명은????
더욱 궁금합니다^^

다락방 2021-10-13 15:20   좋아요 2 | URL
잭 리처 손가락 양치질은 오해인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로잡아야할지 난감하네요. 결론은 잭 리처는 칫솔을 항시 가지고 다닌다는 겁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요, 책나무 님.

또다른 한 명은 ‘재이슨 스태덤‘ 입니다. 그도 상황극에 자주 나오지만 그 때마다 제가 영어를 해야 해서 좀처럼 길게 나오지는 못합니다.....

독서괭 2021-10-13 21:58   좋아요 2 | URL
잭리처 제가 빨리 리뷰 하나 써야겠네요.. ㅜㅜ 근데 리처는 현빈에 대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아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1-10-13 22:04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얼른 써주세요^^
저 손가락 양치질이란 말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잭 리처 관련 어떤 제목의 책인지 궁금합니다.
사실은 아까부터 묻고 싶었는데 참고 있었어요.!!!

독서괭 2021-10-13 22:33   좋아요 2 | URL
나무님 그것은 아주 역사가 깊은 가짜뉴스 사건으로서…. (생략)

책읽는나무 2021-10-14 14:08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의 사건 얘기 생각하다 어젠 아주 그냥 막 가버렸네요~꿈나라로^^
누구한테 물어볼까?매니아 1위부터 찾아 보면 되겠다 싶어 찾아보니 하이드님 1위,다락방님? 2위? 단발머리님? 3위?(좀 헷갈립니다.2위,3위가??)
독서괭님 4위시더군요????
그래서 독서괭님의 역사 깊은 가짜뉴스를 믿기로 했어요.
적어도 넘버 5안에 드는 사람은 믿음이 가니까요ㅋㅋㅋㅋ

다락방 2021-10-14 14:30   좋아요 3 | URL
책나무님 간단 요약 해드리자면,

잭 리처를 그동안 읽어온 제가 ‘잭 리처는 손가락으로 양치한다‘ 는 잘못된 기억의 페이퍼를 써서 모두를 경악케 하였는데 → 최근 잭 리처 독서를 시작하신 독서괭 님께서 ‘아니다, 읽어보니 칫솔은 항상 가지고 다닌다 고 정정하여 주셨습니다. 이에 제가→ 미안하다, 잭 리처에게 사과한다는 페이퍼를 작성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잠자냥 님은 여전히 ‘손가락 양치질하는 잭 리처‘로 저를 놀리고 계십니다. 저의 가짜 뉴스가 잭 리처에 대한 이미지를 추락 시켰기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잘못입니다, 제 잘못 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0-14 14:54   좋아요 1 | URL
아....그런 거였어요??ㅋㅋㅋㅋ
저는 가짜뉴스라고 해서 저건 또 무슨??? 의아했었네요^^
제가 한동안 다락방님 페이퍼를 잘안읽었었나 봅니다.거의 안놓치고 봤었는데 아닌가 봐요!! 이렇게 뒷북 치고 있었으니ㅜㅜ
근데 잭 리처 책 한 권 읽은 저로서도 손가락으로 양치질한다는 문구에 순간 헙~입틀막 되더라구요!!!!그렇게 젠틀한 잭 리처가???? 저도 믿어지지 않았어요.도저히 믿어지지 않아 도대체 어떤 제목의 책이길래??물어보고 그 책을 찾아 읽으려고 했었거든요.근데 왜 책제목을 얘길 안하시나??혼자 아리쏭 했었습니다.
헌데 매니아들에겐 더더 충격이었겠네요ㅋㅋㅋㅋ

의문 해결!!
다시 멋진 잭 리처로 제게 자리 잡았어요!!!
정신 똑띠 차리고 글을 써야 겠어요.^^

독서괭 2021-10-13 21: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망상도 요청받으시는 다락방님 ㅋㅋㅋ 근데 망상도 늘 회사가 배경이네요. 회사가 아니면 만남의 기회도 시간도 없는 직장인의 애환이 느껴진다아.. ㅜㅜ

붕붕툐툐 2021-10-13 23:07   좋아요 1 | URL
우와~ 독서괭님 완전 예리하신데요? 다부장님 망상엔 회사가 나오는 거 같아요!!

다락방 2021-10-14 11:3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번 제가 자주 하는 상황극은 회사와 전혀 상관이 없지만, 아무래도 제가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회사가 배경인 상황극도 종종 그리곤 합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공감에는 출근길 지하철 안 상황극도 나올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그게 아마 그 뭣이냐, 순례자의 책 부분일거에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직딩은 어쩔 수 없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

붕붕툐툐 2021-10-13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 사진 주고 망상 풀어주는 직업이 있으면 다부장님이 딱일 거예요!!ㅎㅎ 저도 다부장님의 상황극 기다리고 있었는데, 친구분이 센스가 넘치시네요~ 현빈의 저 자태는 절로 이야기가 술술 나올 거 같아요!ㅎㅎ

다락방 2021-10-14 11:38   좋아요 1 | URL
상황극은 저보다 좀 더 길게 가야 되는데 어제는 바빠가지고 ㅋㅋㅋㅋㅋ 다음에는 좀 더 긴 상황극으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런데 양복 입은 현빈 진짜 넘나 멋지지 않습니까? 넘나 .. 넘나 잘생긴 것인데 저는 현실에서는 저런 남자를 본 적이 한 번도 없네요?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