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창원에 갔을 때 나를 포함해 친구들까지 네 명이서 중식당에 갔다. 우리는 런치코스 요리를 주문했는데 별도의 요리를 하나 더 주문하기로 했다. 함께한 친구들중에 비육식인들이 있었는데 우리가 주문한 코스요리에는 탕수육이 들어있기 때문이었다. 우리 모두 유산슬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알면서도 그 코스를 주문했고, 그러나 탕수육은 비육식인들이 먹지 못할테니 가지 요리를 하나 더 주문하자 하였던 것이다.


유산슬은 오랜만이었고 나는 각자의 접시를 가져와 차례차례 한명씩 덜어주었다. 그런데 먹으면서 깜짝 놀랐다. 그 안에 채 썬 고기가 들어있었던 거다. 유산슬이.. 고기 들어있는거야? 나는 물었고 다른 친구들 역시 고기 들었는줄은 몰랐는데, 하고 당황해했다. 지금 검색해보니 육류든 해물이든 가늘게 채썬 요리를 말하는 것 같았다. 그동안에 내가 먹어왔던 유산슬에도 다 고기가 들어 있었는데 내가 지금에야 인지한걸까?


간식으로는 내가 준비해간 대전 성심당 부추빵을 먹었다. 부추빵을 처음 먹어보는 게 아니었는데도 먹다가 그 안에 부추가 아닌 다른게 들어 있어서 놀랐다. 이건 뭐지? 하고 꺼내보니 소세지였다. 부추빵에 원래 소세지 들어 있었어? 부추빵이 지금에야 새롭게 만들어진게 아닐텐데 나는 이제야 부추빵에 소세지가 들어간 걸 눈치챘다.


유산슬에서도 부추빵에서도 나는 그럴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가 어김없이 고기를 만났다. 나야 육식인이니 예상치 못한 곳에서 고기가 나왔다한들 그 이유로 안먹지는 않지만, 그런데 비육식인들은 이럴 경우 어쩌란 말인가. 비육식인으로 살아가기 참 힘들겠구나, 새삼 생각했다. 중식에도 빵에도 고기는 어디에나 있으니.



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고 앞으로도 채식주의자가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으며 설사 그렇다해도 내가 채식주의자라고 선언하진 못할것 같다. 일전에도 페미니스트에 대해 같은 얘길 한 적이 있는데, 선언하는 순간 다른 사람들은 그 선언자에게 완벽을 기대하며 검열하기 시작한다. 페미니스트라며 왜그래, 무슨 페미니스트가 그래, 니가 무슨 페미니스트야? 채식주의자도 마찬가지. 나와 같은 생각을 이 책의 공저자중 한명인 '박규리'도 했다.


그래, 이모저모 채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갑자기 고기를 다 끊고 야채만 먹으라니 생각만으로도 지루하고 섭섭하다. 스스로 ‘채식주의자‘라는 간판을 내건 순간 더 이상 육류나 유제품 메뉴는 쳐다볼 수도 없다는 게 어처구니없게도 나의 자유의지를 스스로 침해하는 듯 분하다.
그럼 어쩐담? 계산해보니 한 명이 마음먹고 1년 내내 완전 비건일 때와, 7명의 육식주의자가 일주일에 한 번씩 고기를 안먹을 때 환경 영향은 대략적으로 비슷하다는 셈이 나온다.

비건 한 명 × 365일 = 365

일주일에 한 번씩 채식 × 7명 × 52주 = 364


오호라! 혼자서 완전채식을 선언하고 고군분투하느니, 친구들 6명을 잘 모아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만 실천하면 한 명의 완전채식에 버금가는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니 자신감이 생긴다. - P114 (박규리)



이라영 역시 완벽한 채식주의자 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좀 더 덜육식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떤 사람들은 패션으로써 비건을 흉내낼 뿐 ‘진정한' 비건이 아닌 사람들을 비난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흉내내기도 반복하면 습관이 되고 인생은 결국 습관의 모음이다. 부분적으로 시도하는 사람들을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배척하기보다는 궁극에는 함께 갈 동지로 보는 게 낫다. 완벽한 소수가 투쟁하며 희생하는 사회보다는 불완전한 다수가 공감하며 연대하는 사회가 구조를 바꾸기 더 쉽다. 작심 3개월, 아니 작심 3일도 좋다. 실패하면 또 작심하면 된다. - P24 (이라영)



이라영을 비롯한 여러명의 공저자가 쓴 이 책을 읽노라니, 이 사람들에겐 윤리의식이 과도하단 생각이 들었다. 왜 약자와 동물을 생각하는가, 의 윤리의식이 아닌, 육식주의자들의 기분을 거스르지 말자는 것에 대한 윤리 의식. 그러니까 육식이 만연한 이 사회에서 내가 채식주의자라고 선언했다가 그들이 상대적으로 비도덕적으로 느낄 수도 있고 불편해할 수도 있으니 분위기를 어떻게 좋게 할것인가, 에 대해 다들 고민해보고 해결방법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건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페미니즘 얘기하면서 페미니스트가 아닌 혹은 온건한 페미니스트인 사람들의 기분을 거스릴까봐 조심스레 말하고 상대의 기분을 살피는 걸 보면 나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착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게 아닌가 싶어지는 거다. 내가 성평등을 주장하겠다는데, 그게 좀 과격한들, 그래서 듣는 상대로 하여금 기분 나쁜들 그게 뭐 그렇게 신경쓸 일인가? 내가 고기를 안먹겠다는데, 그래서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나는 고기 안먹어!'라고 말하는게,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뭐야 지 혼자 선한척이야' 하며 기분 나빠하는게 뭐가 어떻단 말인가. 왜 내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혹여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할까봐 조심조심 해야하고 고민해야 할까? 내가 가진 식습관을 육식에서 비육식으로 가져가는 데에는 에너지가 들고 신경을 써야 한다. 수시로 내가 옳게 가고 있나도 생각해야 할것이고 가끔은 내가 이렇게 고생한다고 세상은 나아지는건가 고민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고민과 더불어 다른 사람들 기분 상하지 않게 해야지, 라는 고민까지 해야 한다니. 너무 힘들잖아요. 만약 내가 성평등을 과격하게 주장하는 게 기분나쁘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고기를 먹는것에 자기가 더 불편해하는 사람이라면, 뭐 내치면서 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게 내 생각이다. 사실 검열에 있어서도 그렇다. 너는 완벽한 페미니스트가 아니야, 너는 완벽한 채식주의자가 아니야, 채식주의자가 왜 만두를 먹어? 등등 검열하려는 사람들은 자기는 아무것도 안하면서 상대에게 완벽하지 못한 걸 지적하는 거 아닌가. 나는 그런 것들이 지겨워 굳이 선언하지 말고 행동을 하자, 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그렇게 나를 검열하고 지적하고 불편해하는 사람이라면 뭐 툭툭 버리고 가도 된다. 그러다보면 나랑 뜻이 맞는 사람들이 옆에 있을 것이고 또 그렇게 툭툭 중간에 내던져진 사람들은 아오 쟤 불편해 하고 다른 사람 만났다가 세상의 흐름에 발맞추어 그곳에서도 역시 나는 고기 안먹어! 라고 하는 사람을 만날 것이고, 이게 반복되면 '어쩌면 고기를 나도 좀 줄여야 되지 않을까?' 하게 될 수도 있다.



실은,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고양이를 싫어한다고 말하기에 거리낌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고양이 싫어 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것을 자제하게 되었다. 심지어 가끔 길고양이 마주치면 가방에 있던 고양이 간식 꺼내어 주기도 한다. 오, 신이시여. 

내가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느날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샤라라랑~ 너는 이제 바뀔 것이야, 한 게 아니라, 내가 숱하게 만나온 주변인들 덕분이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친구들이 하나씩 둘씩 주변에 생기고 그들의 맹목적인 고양이 사랑과 또 길고양이에 대한 관심을 자꾸 목격하게 되니, 고양이 싫어!! 하던 내가 좀 누그러졌달까. 


고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나는 고기를 너무나 너무나 사랑하고 매일 고기를 먹는 사람이었으며 밀가루는 끊어도 고기는 못 끊는다고 한결같이 말해온 사람이었다. 고기를 먹으면 성질 나빠진다는 오래된 말에 대고 나랑 친구들은 '우리는 고기를 안 먹으면 성질 버려' 라고 깔깔대고 말해오기도 했던 터다. 그런 나였기에 비육식을 선언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처음 맞닥뜨렸을 때 역시 기분 나쁘기도 했고 불편하기도 했다. 메뉴 선정에 제약이 생기는 것도 불편했고, 이 책에서도 언급되는데, '동물은 불쌍하고 식물은 안불쌍하냐?' 뭐 이런 얘기도 하고 그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 제가 그랬습니다.

그러나 주변에 한명씩 두명씩 비육식인들이 늘어가면서 어느 순간 함께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내 주위에 여전히 육식인들만 있었다면 나는 여전히 식물은 안불쌍하냐? 이런 한심한 소리 하고 다니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윽.. 부끄럽다. 역시 사람은 다른 사람들 만나고 살아야 한다.


이 책 저자들의 착함 혹은 지나친 윤리나 도덕에 대해 아까 언급했는데, 비육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다들 그걸 권하는 이유로 하나같이 동물권과 환경 얘기를 한다. 다음 세대를 위해 라고 말한다. 물론 그것이야말로 궁극적인 그들의 목적이었을 것이고 목표였을 것이며 설득하기에 좋겠다 말할 수도 있을테지만, 나는 거기에 그저 순수히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 그것을 제1목적으로 잡아도 되지 않나 싶다. 내가 건강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 동물과 지구를 위하기도 한다면 좋지 않은가. 다들 너무 착해버리는 것..


결론적으로 나는 육식을 조금 더 줄여보고자 한다.


면생리대를 쓰는 것이 일회용 생리대를 쓰는 것보다 환경에 더 낫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실천해야지, 라고 하면서도 늘 뒤로 미루던 터에, 내 몸에 이상이 생기면서 비로소 나는 면생리대로 바꿨었다.

주변 사람들 덕에 고기를 덜 먹는 것이 동물들과 환경을 위해서 더 낫기 때문에 실천해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지만, 내가 결심을 하는 건 사실 나 때문이다. 고기를 지나치게 많이 먹기 때문에 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비로소 결심하게 된다. 결심은 늘 흔들리고 무너지지만 그럴 때면 이라영의 말처럼 다시 결심해보도록 하겠다. 혼자 먹는 끼니에서는 가급적 고기 들어가지 않은게 무얼까 고민하는 게 그래서 그걸 선택하는 게 현재로서 내가 선택한 방법이다. 게다가 이렇게 생각하는 나에게 이라영도 박규리도 힘을 주었다. 한 명의 완벽한 채식주의자보다는 고기를 덜 먹는 다수가 더 영향을 미친다는 그들의 말이 내게 결심을 더 굳히게 한다. 비육식인 친구가 어느날은 '내가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는지 모르겠어' 라고 한 적이 있는데, 달라졌다. 만약 그 친구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다른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내 건강을 위해서 비육식이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까지 나아가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까.





무조건 고기를 안먹는 것도 답이 아니고 고기 흉내낸 단백질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으며 비건 개인의 건강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적어준 '이의철' 의 글이 좋았고,


제일 좋은 글은 '조한진희'의 글이었다. 채식이 궁극적으로 옳은 답이라 해도 누구나 그걸 '선택'할 수는 없다, 각자의 위치성이 있다고 말해주는 글이었다. 그리고 조한진희는 이런 얘기도 한다.


처음 채식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여성이 몸으로 환원되는 현실처럼 ‘동물이 고기‘로 환원되는 현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성 불평등이 종 불평등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느꼈던 혼란과 자책감이 그 출발이었다. -P157 (조한진희)


크- 우리, 이거 '캐럴 J. 아담스'의 《육식의 성정치》에서 만났잖아.

















도살을 통해 동물은 부재 지시 대상이 된다. 동물의 이름과 신체는 고기로 존재하는 동물에게는 부재하는 무엇이다. 동물의 생명은 고기에 앞서고, 따라서 고기라는 존재를 가능하게 한다. 살아 있는 동물은 고기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도살을 통해 죽은 몸이 살아 있는 동물을 대체한다. 동물이 없다면 고기를 먹는 일도 없게 된다. 그러나 동물이 고기라는 음식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동물은 고기를 먹는 행동에서 부재하는 무엇이다. -캐럴 J. 아담스, 《육식의 성정치》, P.104



동물의 죽은 몸이 고기에 관련된 우리의 언어에 부재하듯이, 남성의 문화적 폭력에 관한 묘사에서 여성은 부재하는 지시 대상이다. 특히 성폭행이라는 단어는 글자 그대로 여성이 겪은 일을 지시하지만, 또한 폭력적인 유린의 다른 사례들, 1970년대 초반의 생태학 저술에 자주 나온 지구를 대상으로 한 '성폭행'이라는 표현처럼 다른 대상에도 비유적으로 사용된다. 이렇게 여성의 경험은 다른 억압을 묘사하는 매개 수단으로 쓰인다. 여성, 곧 여성의 몸에 가장 빈번하게 가해지는 현실의 성폭행은, 이 성폭행이라는 단어가 다른 대상에 은유적으로 쓰일 때는 부재 지시 대상이 된다. 이런 용어는 '여성' 자신이 아니라 여성이 겪은'경험'만을 환기시킨다. - -캐럴 J. 아담스, 《육식의 성정치》,p.106



조한진희의 글은 글 자체를 그냥 다 베껴쓰고 싶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또 받으며 살아간다.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것 같아도 나의 말과 행동은 시간이 지난후에라도 누군가에게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것을 보게 만드는 일을 할 수가 있다. 내 주변 친구들 그 누구도 나에게 '고양이를 싫어하지마' 라고 말한 적도 없고 '고기를 먹지마' 라고 말한 적도 없다. 그들이 그저 옳다고 믿는 걸 행동함으로써 내게 보여주었고 나는 그들을 보았다.


나를 어떤 정의된 존재로 구분하게 될 때 우리는 모두 실수하고 자만하기 쉽다. 내 범주에 속한 것 외에는 받아들이지 않게 되며 그 범주 밖의 타자를 우리도 모르게 구분 짓게 된다. ‘비건‘
이라고 속단할 필요도, ‘비건‘이 되기 위해 많은 것을 한 번에 바꿀 필요도 없다. ‘비건‘이라서 우월할 이유도 없으며 ‘비건‘이 아닌 사람을 가르치려 해서도 안 된다. ‘비건‘은 인생의 수많은 선택과 취향, 경험 중 하나다. 나는 슬프고 강제하는 비거니즘보다 즐겁고 자유로운 비거니즘이 좋다. 사람들에게 비건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면 즐거운 것들을 말한다. 공장식 축산의 암울함보다 담백하게 먹고 간결하게 사는 삶의 즐거운 방향에 대해 말한다. 변화의 시작은 내면의 인식이기에 슬프고 어두운 공장식 축산의 현실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각자의 선택이다. 이런 정보들은 채식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쏟는다면 생각보다 빨리 접한다. 누군가를 바꾸고 설득하기 위한 말보다 때로는 나에게 집중하고 좋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 그런 사소한 것들이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
 - P171-172 (강하라)


한 방에 동물성 식품을 아예 졸업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하지만 저 모든 것을 거의 매일 하던 사람이 저걸 다 안 하거나 부분적으로라도 안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런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얘기가 달라진다. 오십보백보‘ 정도가 아니라 천 보, 만 보 이상의 차이가 난다면 그 집합적 효과는 괄목할 만할 것이다.
뭐라도 실천하는 것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는 논리는, 내 현 상태를 지나치게 정당화하거나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을 부정하는 데 쓰이지 않는 이상 특별히 문제시될 것이 없다. 과도한 육식을 하는 사람보다 지구를 생각해 육식을 줄이는나를 독려하되, 식습관은 물론 다방면에 걸쳐 삶을 친환경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우러러보며 머무름이 없이 계속해서 그 방향으로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음식 문제로 기분 나빠할 때가 아니다. 모두가 자기 몫을 함으로써 생태적인문명으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이다.(김산하) - P39

현재 한국의 비건 운동은 ‘탈육식‘에 맞춰져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사람들의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일 수 있다면, 환경을 위해서나 동물의 권리를 위해서나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동물성 식품을 최대한 본뜬 순수 식물성 식품을 소개하는 방식의 활동으로 이어진다. 우유와 설탕이 주성분인 아이스크림을 대체할, 식물성 지방과 설탕이 주성분인 ‘비건 아이스크림‘을 소개하고, 튀긴 소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 대신 튀긴 식물성 고기(대체육)가 들어간 버거에 환호한다. 돈가스 대신 ‘비건 콩가스스를 권하고, 버터·계란·우유가 안 들어간 달고 기름진 비건 디저트와 베이커리 제품들이 정말 맛있다고 홍보한다. 고기나 동물성 식품 없이도 얼마든지 이전과 비슷하게 달고 기름진 맛의 ‘비건 음식‘을 즐길 수 있으니, 탈육식‘을 하자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 비건 음식들을 ‘건강한 음식‘이라고 홍보하기도 한다. (이의철) - P133

그러나 비건 활동가들이 이런 화려한 ‘비건 음식‘들로 배를 채우면, 얼마 가지 않아 다양한 만성질환으로 의료 기관을 찾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환경과 동물, 지구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활동가들이 역설적이게도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자기 자신만 학대하는 격이 되는 것이다. 이런 운동은 지속되기 어렵다.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건강이 시들해지면, 그 가치도 시들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축산-낙농업자들과 그들의 후원을 받는 전문가들은 기가 막히게 이런 문제를 파고들어 언론 플레이를 한다. 따라서 비건 활동가들과 언론은 ‘탈육식‘의 필요성뿐 아니라 ‘건강한 탈육식‘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의철) - P134

미국의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임파서블 버거ImpossibleBurger 등이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언론에서는 이런 ‘대체육이 탈육식‘의 주된 무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에서도 ‘비욘드 미트‘가 수입되어 버거와 피자 등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비욘드 미트‘는 ‘이름값을 하지 못한다. 고기를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고기 흉내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임파서블 버거‘ 또한 마찬가지다. 적색육의 가장 큰 특징인 헴heme(육류를 붉은 색으로 보이게 만드는 철분 함유 성분)을 본뜬 식물성 헴을 자신의 장점으로 강조한다. 하지만 고기와 비슷한 맛과 모양을 흉내 내려면 육류와 비슷한 지방과 단백질, 나트륨 구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점점 닮아가게 된다. 참고로 헴 성분은 당뇨병, 심혈관질환, 대장암, 위암, 식도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등 다양한 질병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다수의 연구결과들이 있다. (이의철)
- P135

나도 ‘비욘드 미트’ 출시 소식이 반가워서 주문해 맛을 봤다. 하지만 다시 주문하기가 부담스러웠다. ‘비욘드 미트‘를 먹고나면 속이 더부룩해지고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과도한 포화지방과 단백질로 인해 소화가 안 되고, 피부를 비롯한 몸의 다양한 부위에 염증 초기 반응이 나타났으며, 다음날 화장실에서도 배변 변화가 느껴졌다. ‘비욘드 미트’만 그랬던건 아니다. 대체육과 채식 치즈, 계란 등 동물성 식품을 모방한 국내외 다양한 채식 제품들이 대부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과거에 한국인들이 어쩌다 한 번씩 고기를 먹었듯이, 이런 음식들은 아무리 순수 식물성 성분이라도 어쩌다 한 번씩 먹어야 탈이 안 난다. (이의철) - P135

대체육이 환경에 이로운 것만은 분명하다. ‘비욘드 미트‘ 버거 패티를 먹으면 같은 크기의 소고기 패티를 먹을 때보다 온실가스 배출 90%, 물 사용 99% 이상, 토지 사용 93%, 에너지 사용 46%를 줄일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소고기 패티 대신 ‘비욘드 미트‘ 버거를 더 많이 먹어야 할 것 같고, 주변에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심지어 건강에도 좋을 거라 믿고 싶어지기까지 한다(물론 일부 긍정적 효과가 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정크푸드와 육식에 중독된 사회에서‘비욘드 미트‘나 각종 고기 흉내 음식들이 없다면 육류 소비를 줄이기 어려울 수 있다. 건강한 채식으로 가기 위한 훌륭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비건 활동가들이 건강하고 활기차야 비건 활동가들이 지향하는 가치들도 우리 사회에서 더욱 활기차게 확산될 수 있다. (이의철) - P138

혹시라도 ‘고기 흉내 음식을 먹다가 불편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보다는 좀 더 건강한 채식을 고민해야 한다. 동물과 환경을 위해 본인의 건강을 무시하는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이의철) - P138

나는 대학생이던 1990년대부터 페미니즘은 물론 채식에 대한 다양한 지식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런 정보와 환경에 노출된다고 누구나 그것에 귀 기울이는 것은 아니지만, 1990년대는 물론 지금도 여전히 그런 정보와 환경을 경험할 기회나 여력이 별로 없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나의 일상적인 관계 안에서 채식을 하는 것에 대해 눈치를 주거나 비난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게다가 나는 경제적으로 빈곤층에 속하지만 빈곤을 크게 두려워하지않을 수 있는 일종의 사회자본을 가지고 있으며, 시간 빈곤자이지만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작은 텃밭에서 김을 매며 생명의 순환을 경험할 수 있는 정서적 여유를 가지고 있다.
나의 ‘실천‘이 가능했던 환경과 위치성에 대해 놓쳐서는 안된다고 자주 되뇐다. 무심함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비인간 동물을 착취하는지 모르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듯, 그 위치성의 차이를 간과할 때, 타인의 고통과 존재성을 지울 수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조한진희) - P157

이것을 놓치지 않는 게, 다른 존재들과의 연결을 구체적이고 두껍게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나는 채식이 단순히 고기를 먹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님은 물론이고, 고기를 먹는 게 ‘악‘이고 먹지 않는 게 ‘선‘이라는 이분법을 뛰어넘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우리는 계속 다른 존재의 죽음 위에서 유지되는 존재다. 나는 2004년 팔레스타인의 농장을 목격한 이후, 텃밭에서 진드기를 죽이거나 배추벌레를 잡으며 한번씩 ‘비스밀라‘를 읊조린다. 토마토 나무가 겨울이 와서 자연사하기 전, 그러니까 여름이 지나 더 이상 토마토 열매를 맺지 않게 되어 다른 작물을 심기 위해 뽑아버릴때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한다. 나는 종교가 없고, 처음에는 내마음 편하자고 따라해봤던 것인데, 현재는 내가 죽이는 존재‘들과 연결되는 나름의 방식이 되었다. 다른 존재와의 그물망 위에 내가 존재한다는 점을 망각하지 않고, 지구와의 관계에서 인류의 한 명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행위이다. (조한진희) - P158

우리가 연결되어 오래된 미래를 복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어떤 과정이어야 할까.
나는 처음으로 종차별에 연루되어 있음을 깨달았을 때의 혼란과 떨림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채식을 한다는 것은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보다 민감해지며, 더 많은 질문을 품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채식이 트렌드나 라이프스타일이 된 시대라고 하지만, 그것을 넘어야 자기 만족적 행위가 아니라 우리의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채식주의자들의 목소리가 개인의 식탁에 초점이 맞춰지는 방식으로 강화되어서는 안 된다. 채식은 나은 선택지를 가진 이들의 고귀한 윤리적 액세서리가 아니다. 나는 채식이 다른 존재의 고통을 줄이고, 파편화된 관계를 연결시키며,
기후 위기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구하고, 지구를 살리는 거대한 협업에 동참하는 행위라고 여긴다. (조한진희) - P159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사람이채식을 하게 되는 사회보다, 누구에게나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곳이 더 나은 사회다. (조한진희)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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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11-17 12: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기를 안먹는다, 보단 고기 대신 **을 먹는다로 생각하면 좀 편할 수도 있어요. 너무 완벽하게 하려다보면 포기하고 힘들어져요. 조금씩 실천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한 때 고기 엄청 먹었어요. 여기 블로그에 다 그 기록이 있죠. 근데 4년차 비건 하고 있다니… 참 인생…

밑줄 중에 조한진희님 말에 정말 동의해요. 선택의 권리.

다락방 2021-11-17 10:38   좋아요 2 | URL
** 조한희정 이 아니라 조한진희 인데 제가 이름을 잘못 표기해서 지금 막 수정하였습니다. 왜 조한희정 이라고 했을까요? (시무룩)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저 요가를 어제부터 다시 시작했거든요. 매일하는 건 아니지만 요가를 위해서 육식을 좀 줄여볼까 합니다. 저에게는 ‘육식 줄이기‘가 목표에요. 그러면 몸이 달라질 것 같아서 말이죠. 후훗.

붕붕툐툐 2021-11-17 12:41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럼 유부만두의 만두는 고기 없는 만두군요!!

유부만두 2021-11-17 12:44   좋아요 2 | URL
아 그렇군요. 저도 댓글 수정할게요. ^^

몸은 확실히 달라져요!!! 가뿐하달까? 하지만 비건식이라고 나오는 첨가물 많이 든 조리식품 보다 채소 과일을 늘리시는 게 좋아요. 전 제가 밤 고구마 가지를 이렇게 좋아할줄은 몰랐어요. 아 인생…

유부만두 2021-11-17 13:02   좋아요 1 | URL
붕붕툐툐님/ 네 유부 다져 넣고 호박이랑 버섯 많이 넣었어요. 물론 당면 당근은 당근이죠.

다락방 2021-11-17 15:03   좋아요 1 | URL
제가 제 몸이 달라진 걸 느낄 수 있을만큼 육식을 줄이는게 목표인데요,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사실 자신은 없습니다만, 단시일에 이룰 수 있는 건 아닐테니 조금씩 한 번 가보려고 합니다.

유부만두 2021-11-17 15:05   좋아요 1 | URL
고기를 줄이시기 전에 채소를 늘리세요. 배 불러서 고기 못 먹;;;; (너무 무지막지 한가요?;;;;)

다락방 2021-11-17 15:07   좋아요 1 | URL
제가 요즘 생채소를 잘 못먹어서요. 고기 줄이기보다 채소 늘리기는 더 힘들어요 ;;

유부만두 2021-11-17 15:22   좋아요 1 | URL
아 그건 저도 그래요. 전 쪄요. 스팀?
그럼 사뷰샤부 식으로 많이 먹게 됩;;;;;;

2021-11-17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11-17 10:36   좋아요 2 | URL
어휴, 미쳤나봐요. 왜 이름을 잘못 썼을까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지금 다 조한진희 로 수정완료 했습니다.
그리고 언급하신 책도 검색해볼게요!

:)

청아 2021-11-17 11: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이 페이퍼 너무 좋아요 다락방님! 몇몇대목에서 가슴뭉클했습니다. 저도 아직 채식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일주일에 많으면 이틀 고기를 안먹고 있는데요 이 정도라면 평생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어제 읽은 책에서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폭격을 당하는 여자 연예인들, 같은 모습에도 다른 반응을 얻는 남자 연예인들에 관한 부분에서 속상했거든요. 일반인도 연예인도 자신의 정치성향, 주장하는 바를 당당히 표현하고 사회가 수용할수 있을때야말로 건강한 사회, 바람직한 민주주의가 아닐까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다락방 2021-11-17 15:03   좋아요 1 | URL
제 친구들 중에도 그런 식으로 실천하는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일주일에 한 번 혹은 일주일에 두 번 이런 식으로요. 제가 어려워하니 그 방법을 권하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일단은 ‘먹고싶다‘ 생각하면 바로 행동으로 먹어버리는 사람이었는데, 이제 그 사이에 텀을 둠으로써 좀 조절해볼까 해요.

이 책에 실린 조한진희 님이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얘기하는데요, 이를테면 돈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돈이 생긴다면 그 돈으로 당장 무엇을 사먹을까 했을 때 동물권이나 환경을 생각하며 채소를 고를 순 없잖아요.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어느 정도 무언가 갖춰진 사람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이 와닿더라고요. 좋은 독서였습니다.

독서괭 2021-11-17 12: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공감가는 페이퍼네요. 페미니즘이랑 비거니즘에 가해지는 시선에 유사점이 있다는 지적도 그렇고요. 몇 년 전까지 ˝여성혐오라니, 그런 과격한 말 하지말고 사이좋게 지냅시다~ 위아더월드~ 휴머니즘~˝ 하던 저의 모습과 고기고기고기좋아의 육식파인(이건 현재형) 저의 모습이 떠오르며.. ㅠㅠ 새삼 고기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애들 식단으로 젤 쉽게 해줄 수 있는 게 고기입니다ㅜㅜ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비건은 정말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저 조금씩만 줄여보자는 마음만 가져봐야겠습니다.

다락방 2021-11-17 14:59   좋아요 3 | URL
고기를 피하겠다고 생각한 순간 도처가 늪이에요. 생각지도 못했던 것에서 고기가 툭툭 튀어나와서 아, 우리나라에서는 비건들이 먹고 살기가 쉽지 않겠구나 싶더라고요. 말씀하신것처럼 제일 쉽게 준비할 수 있는게 고기인것 같아요. 돈까스만 해도 마트에서 사다가 튀겨주거나 에어프라이에 돌려주면 끝... 그러면 또 얼마나 맛있나요. ㅠㅠ (운다)

저도 서서히 줄여가도록 해보려고요. 일단 제 몸 때문에 좀 줄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그간 너무 많이 먹고 산 건 사실이에요... ㅠㅠ

PersonaSchatten 2021-11-17 1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냥 지금처럼 산채 음식을 가장 좋아하면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위험하면 육회비빔밥이나 소고기를 먹는 것으로 하려고요. 두부와 샐러드를 좋아하지만 필요할 땐 붉은 음식을 먹는 걸로요.
얼마전에 고체 치약을 샀거든요. 레스웨이스트하려고요. 그런데 품질도 좋고 다 좋은데, 비닐 코팅된 종이에 포장되어 있더라고요. 이것을 개선하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하며 잠에 들었었는데 액체치약을 만들어 쓸까 하다가 또 화장품 재료 사면 딸려오는 플라스틱 병들도 생각이 나고 그랬네요. 뭐 실천하는 게 쉽지는 않은 거 같아요.
조미료들만 해도 된장이라도 바지락 멸치 들은 된장이 있고 간장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쯔유엔 가쓰오부시 같은 거 들어가는 경우도 많고 마요네즈는 달걀 들어가고 식당에서 먹는 고추장도 고기랑 볶음고추장일 수도 있고 김치는 새우젓 들어가는 게 제일 맛있고요. 채식처럼 보여도 안 그런 경우가 많죠. 중국집은 거의 채소라도 라드 사용해서 나오는 요리가 많고요. 어려워요 진짜.
그냥 이 방법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 최소만큼, 필요만큼만 섭취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친구가 떡볶이를 어묵 빼고 시켜먹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어요. 그 브랜드는 멸치도 들어가는데요. 딱 맛이. 그 친구에게 알려주었더니 난감해하더라고요. ㅠㅠ 생선이나 소고기 조미료는 진짜 식당 음식엔 어디에나 있어서 ㅠㅠ 힘든 거 같아요.
정말정말 공감합니다.
페미니즘 쪽 유명하신 분이랑 한 글자 빼고 비슷하신 분이 계시네요. ^^

다락방 2021-11-17 14:52   좋아요 2 | URL
저는 한동안 샐러드 되게 좋아했었는데요 요즘은 생채소에 대해서 거부감이 들더라고요. 익히거나 볶거나 끓이는 게 좋아서요 최근에 밀푀유나베가 너무 좋았어요. 밀푀유 나베 안에 있는 배추와 깻잎이 끓는물에 익혀진게 참 좋더라고요. 그 안에서 고기를 빼면 맛이 없겠지? 라는 생각을 간혹 하고 있어요.

저는 아직 필요만큼만 섭취하는 그 단계 까지는 (저한테는)너무 먼 일 같고요, 사실 필요도 없는데 제가 쓸데없이 먹고 있는 건 사실이니, 일단 조금씩 줄여가는 걸로 해보려고요. 열 번 먹고 싶으면 열 번 먹지 말고 여덟번으로, 다섯번으로, 세번으로 줄여나가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래서 이름 처음에 헷갈리게 쓴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ersonaSchatten 2021-11-17 15:11   좋아요 1 | URL
샐러드라고 해도 저희 가족은 거의 데친 채소 가지고 해먹는 게 많아요. ㅎㅎㅎ 그리고 드레싱 소스는 마요네즈 이런 거 보다도 들기름, 간장, 참기름 이런 거고요. ㅋㅋ 거의 마늘 없는 나물 같은 샐러드예요. ㅋㅋ
사실 채소는 데쳐먹거나 기름에 볶아먹는 게 좋죠. 플랜트 패러독스에 오바가 많다는 비판도 있긴 했는데 다 거짓말은 아닌 거 같은게, 저도 생물학 수업 때 그런 것들 배웠던 거 같아서요. 식물에게도 호르몬이 있고, 운동할 수 없기 때문에 적으로부터 도망갈 수 없어서 독소도 가지고 있고요. 시안화 수소나 요산 때문에 저는 아몬드는 물에 담가두었다가 볶거나 익혀서 먹고 시금치도 꼭 데쳐먹어요. 생 시금치 볶아 드시거나 그대로 파스타 해드시는 분 있던데 저는 그런 시도 무서워서 못해요. 저희 가족들이 가진 아나필락시스로 응급실에 몇번 가보고 나니깐 대부분 익혀 먹으면 괜찮겠다 싶더라고요.
과일도 다들 좋은 음식처럼 생각하잖아요. 저는 일단 혈당이 밀크초콜릿 만큼 높아져서 과일 경계하는 것도 있지만 과일에 포함된 식물 성숙 호르몬이 노화호르몬이기도 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기도 해서 그 호르몬의 결정체가 몸에 과연 좋을까 하는 생각도 사실 조금 들어서 과하겐 먹지 말자 생각하고 있어요. ㅎㅎㅎ 그리고 식물 기르는 방식도 들여다보면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고요.
뭐든 적당히 먹는 게 좋겠죠. ^^;
저도 책에서 한 줄 읽고 마음이 좀 덜어진 게, 비건이 아니라 비거니즘을 지향하자는 말이었어요. 완벽한 비건이 되려고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해볼 수 있는 노력을 아는 만큼 일단 해보자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요. 제로웨이스트도 하려고 하면 부담인데 되도록 물건 고를 때 포장 덜 된 거 고르고 장바구니 비닐봉지 용기 들고 다니고 하는 식으로, 그냥 할 수 있는 정도로만 하려고요. ㅎㅎㅎ

다락방 2021-11-17 15:11   좋아요 2 | URL
그래서 요즘 나물을 많이 먹게 되더라고요. 익힌 채소이면서 맛도 있어서요. 사실 나물은 엄마가 해주는 걸 먹곤 했는데, 페르소나 님 댓글 읽고 나니 제가 좀 더 적극적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야채를 어떻게 익혀서 먹을까를 좀 더 고민해봐야 겠어요. 아, 나물 먹고 싶네요? 하하하하하.

PersonaSchatten 2021-11-17 15:22   좋아요 1 | URL
제가 모든 요리에 마늘, 참기름이 있으면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삼겹살도 안 좋아하지만 마늘이랑 참기름 소금장 올라와있으면 먹고요. ㅋㅋ 다진 대파, 간마늘 잔뜩 만들어서 냉장고에 얼려두고 채소 뭐 하나 데치거나 끓이거나 볶아서 소금이랑 파랑 마늘이랑 참기름 넣어주면 다 맛있는 거 같아요. ㅋㅋㅋ
저도 오늘은 버섯가지고 뭐해먹을지 고민좀 해봐야겠어요. ㅎㅎㅎ

프레이야 2021-11-17 12: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책이네요 다락방 님
담아갑니다 ^^

다락방 2021-11-17 14:48   좋아요 2 | URL
채식을 해보면 어떨까, 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맞춤한 책이에요, 프레이야님. 이 책에 실린 사람들 모두 ‘완벽한‘ 채식을 하지는 못하고 있거든요. 어떤 저자는 고기를 너무 좋아해서 힘들어 하기도 해요. 이미 채식주의자라면 사실 굳이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채식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으면 도움을 받을 책입니다.
:)

붕붕툐툐 2021-11-17 1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좋은 페이퍼예요~ 3년 채식하다가 10년을 채식지향으로 살고 있으나, 고기 은근 많이 먹는 거 같아요. 저는 고기를 제 손으로 사진 않고요, 밖에서 먹을 수밖에 없다면 굳이 사양은 안하는 정도로 살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사회생활을 유연히 해나가려는 거 같기도 하네요. 식물은 안 불쌍하냐는 채식할 때 정말 많이 들어본 말..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비건> 읽고 얼굴이 있는 건 안 먹는다에 무릎을 쳤다지요~ㅎㅎㅎㅎ

다락방 2021-11-17 14:47   좋아요 2 | URL
저는 진짜 고기 너무 좋아해서요 ㅠㅠ 고기 너무 좋아해서 실컷 먹고 살았으니 이제 줄이자, 로 가는게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제 몸에 지방을 너무 많이 축적한 것 같아요. 하아. 동물권도 환경도 중요하지만 일단 제 육체가.. 망가지는 것 같아서요. 저는 여전히 고기가 너무 좋아서 안 먹을 순 없을 것 같고 채식 지향도 어려운 일 같아서요. 할 수 있는 걸 하자, 라고 했더니 지금보다 고기 덜 먹기가 있더라고요. 고기가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 다음은 바로 고기 먹는 걸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었는데요, 이제는 고기가 먹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먹고 싶어서 미쳐버리겠다‘ 고 생각할 때까지 참아보려고 합니다. 횟수를 줄여나가다보면 그리고 저같은 사람이 많아지다보면 세상이 좀 더 좋아지는 거겠죠.

다음엔 천천히, 아무튼 비건 읽어봐야겠네요. 후훗.

블랙겟타 2021-11-17 1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점점 세상이 모아니면 도를 요구받는 것 같아 우울해지긴해요. 모두가 다 심판자들인 마냥..
윷놀이에서도 개, 걸, 윷 도 있는데요.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시험문제처럼 딱 정해진 정답이 있을까요.
00면 이렇게 해야지! 라는 프레임이 필요이상으로 작동되고 있어 화가 나요.
페미니즘에서도 그렇고 비거니즘에 대해서도 그렇고 다양한 형태의 실천에 대한 존중과 격려가 어느때보다 더 필요한 시대인 것 같아요.

다락방 2021-11-17 14:45   좋아요 2 | URL
맞아요, 블랙겟타님. 너가 ~ 라면 ~ 해야지! 라는 말 듣기 싫어서 나는 ~다 라는 선언 자체를 안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선언이나 그 선언에 대한 타인의 인정은 또 뭐 그리 중요한가 싶기도 하고요. 이만큼의 시간을 지내고보니 저는 내가 어떤 사람이다 라고 선언하기 전에 그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는게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래서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블랙겟타 님,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됩시다!

잠자냥 2021-11-17 1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믿지 못하시겠지만 저도 고양이를 싫어했습니다. 고양이 싫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다녔었고요.ㅎㅎㅎㅎ 하지만 지금은 이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명체 고양느님. 찬양! ㅋㅋㅋㅋㅋㅋㅋ

사람 앞일은 모릅니다. ㅎㅎㅎ

저도 완벽하지 못해서 어디 가서 채식주의자야, 어디 가서 페미니스트야 말하지는 않지만 채식 지향합니다요.
나 그리고 페미니스트야!!! 완벽하지 못해도 괜찮아!!! ㅋㅋㅋㅋ

독서괭 2021-11-17 14:01   좋아요 3 | URL
뭐라고욧? 고양이를 싫어했다고요?? 정말 사람 일은 알 수 없는거군요…

잠자냥 2021-11-17 14:35   좋아요 3 | URL
네 저 한 10년 전까지만 해도 고양이 싫고(무서워해서) 스노우캣 블로그도 안(못) 가던 사람입니다. 거기 올라오던 고양이 사진 보면 무서워서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하찮은 이빨의 하찮고 게으른 고양이들을 왜 무서워했는지. ㅋㅋㅋㅋ 암튼 인간은 참 어리석어서 제대로 알지 못하는 대상에 공포를 느끼는가 봅니다.

다락방 2021-11-17 14:40   좋아요 3 | URL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저는 인간은 정말로 사회적 동물이라고 생각하는게, 같이 어울리는 사람에 따라서 많은 것들이 서서히 변하기도 하고 그러는 것 같아요. 물론 그걸 말해주는 책을 읽어서 변할 수도 있는 것 같고요.

잠자냥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이 공포를 느끼는 것 그리고 혐오하는 것도 모두 대상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것 같아요.

저는 채식 지향까지는 못할 것 같고요 비육식 지향으로 해야할 것 같아요. 요즘 너무 쭈꾸미를 좋아해서 그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건수하 2021-11-17 1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라영님 파트만 읽고 덮었는데... 조금 더 읽어봐야겠다 싶어요.

가끔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보다 민감해지며, 더 많은 질문을 품게‘ 되고 싶으니까요.
그래서 페미니스트들이 채식주의에도 많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건가봐요.

다락방 2021-11-17 15:05   좋아요 2 | URL
수하 님, 조한진희 님의 글이 너무 좋았어요. 이분의 다른 책도 읽어보려고 해요. 마침 위에 비밀댓글 적어주신 분이 조한진희 님의 책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를 추천해주셨거든요. 천천히 그것도 사서 읽어보려고요. 채식에 대한 시선과 사유가 너무 좋더라고요. 반해버렸어요. 더 읽어봐야지, 싶어요. 책 꺼내게 되시면 조한진희를 읽어보세요. 이 책의 글들 중 압권이었어요!

아, 그리고 말씀하셨던 이라영 님의 버터...아오, 버터 먹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저 진짜 버터 사랑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읽는나무 2021-11-17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이 많았었습니다^^
딸들 덕에 읽을 수밖에 없어 읽긴 했는데 내가 줄곧 고민해 오고 있던 채식주의자로 돌아서야 하는 그 마음에 더 자극을 당겨주긴 했어요.
저도 그동안 어마무시한 육식주의자로서 참~~ 부끄럽던 과거사!! 말로 표현할 수 없네요ㅋㅋㅋ 아이들도 육식 좋아해서 아침부터 삼겹살로 시작했던 엄마였었죠!! ㅜㅜ 그러다 <아무튼 비건>을 읽고 충격을 좀 받았었고,봉준호 감독의 <옥자> 영화 보고 나니 아~~ 이젠 정말 육식 줄여야 겠다!! 계속 생각했었죠.이젠 나이가 들어가니 육류가 좀 소화가 안되기도 하구요~^^
아이들이 문제인데...환경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려 주면서 줄여보자!! 노력하곤 있지만 완벽은 좀 힘들긴 하더라구요.요령껏 채식과 육식을 겸하고 있었는데 그게 책에서 플랙시테리안이라고 적혀 있더라구요.조금씩 실천해 나가다 보면 조금은 환경에 도움되지 않을까?싶네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빼고 먹던 육식을 처음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요즘엔 일 이주만에 두 번 정도 먹는 것 같아요.
어지럽다 싶을 땐 가타부타 고기 먹자 고기!! 그러고도 있구요ㅋㅋㅋ 동네 자연드림 조합원장님 날아오는 메세지에 늘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그 관심만으로도 잠재적인 비건주의자라고 적혀 있더군요.그럼 또 양심에 찔릴 때 그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구요~~주변에 온건하게 채식해보자고 하는 분위기들이 많아 언젠간 환경에 도움되는 날들이 오지 않을까 싶어요.곧 우리 몸도 건강해질테구요^^
하지만 채식 좋아하는 저지만...식단 차리는 건 정말 정말 부지런해야 해서 힘들긴 합니다ㅋㅋㅋ 그럴 땐 또 편한 메뉴 찾다가 아~~이러면 안되지!!! 반성하고~~늘 반복중이긴 합니다ㅋㅋㅋ
그래서 늘 이런 책들 읽으면서 자극 받고 있구요^^

다락방 2021-11-19 11:13   좋아요 1 | URL
아침 삼겹살을 즐기는 제가 여기 있습니다. 아침에 저도 가끔 삼겹살 먹고 출근하곤 했어요. 엄마가 구워주시면 아침부터 꿀맛이야 꿀맛이야 이러고 먹고 갔죠 ㅋㅋㅋㅋㅋㅋ지금도 구워주면 세상 맛있다 이러면서 먹고 갈거예요. 가끔 스테이크 먹고 양꼬치 좋아해서 양도 먹지만 세상 맛있는게 삼겹살인것 같아요. 삼겹살이 최고 되는 부분!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고기를 선택하기가 너무 쉽더라고요.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그냥 여기저기 죄다 고기에요. 그러니 아무 생각없이 고기 소비하기는 쉽고 이제 고기를 소비하지 않겠다, 하면 많은 것들이 어려워지더라고요.

어쩌면 이런 책들의 존재 이유는 각오가 희미해졌을 때 새로이 자극 받게 하는데에 있지 않나 싶어요. 모르는 바가 아닌데, 다 알고 있는데도 굳이 읽는 건, 내 각오나 다짐을 새로이 한다는 데 의의가 있지 않을까요.

책나무님, 뭐가 됐든 화이팅 합시다. 화이팅!

- 2021-11-18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따른 이야기같은데, 전 왜 사람이 삼시 세끼를 다 먹어야하나 싶고… 그래서 캡슐 같은 거 먹으면 하루치 열량 다 채워져서 안먹어도 되는 제품 나왔으면 싶고… 그래도 위장이 소화운동은 해야하니까 주 2회정도만 맛있는 걸로 식사 골라서 하면 (요식업 자영업 배달업으로 굴러가는 우리나라는 망하겠죠?) 좋겠다는 생각 자주해요. 동식물도 안해쳐도 되고, 뭐먹나 고민안해도 되고, 먹을꺼 생각할 시간에 배달음식 시켜먹으려고 앱에서 부유하는 시간에 좋아하는 일 하면 될텐데… 과학자 님덜아 왜 이런거 안만드나…. (가끔 씹는 것도 귀찮은 인간)
저도 의식적으로 고기 줄이자, 플라스틱 줄이자, 물좀 적게쓰자 이러고 삽니다… 그냥 그정도라 뭐라고 말하거나 선언하지는 않는데요, 페미니스트다 라고는 떠들고 다닙니다. 헛소리하는 인간들 떨쳐내는데는 이만한 선언이 없습니다. 인생이 가뿐하고 편합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1-19 11:11   좋아요 2 | URL
아주 오래전부터 왜 세끼를 다 먹어야 하나 캡슐같은거 먹으면 좋겠다, 라는 사람들을 보게 됐거든요. 티비 프로그램에서도 본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설사 그런 캡슐이 생긴다해도 먹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먹고 마시는데서 너무 큰 기쁨을 느껴버려서, 캡슐 하나로 퉁치는 거 생각만 해도 싫어요. 먹자, 먹고 마시자!! 사람이 커다란 덩치가 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잠깐 침묵)

저도 회사 부장이 헛소리 할 때 ˝지금 무슨 말씀 하시는거에요, 말조심 하세요, 저 꼴페미에요!˝ 라고 사람들 앞에서 말한 적 있거든요. 그러자 옆에 있던 남자차장이 ˝저는 아무말도 안했어요.˝ 하더라고요. 맞아요, 때로는 커다란 선언이 필요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기 日記 - 황정은 에세이 에세이&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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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1과 친구2는 함께 산다. 친구1이 나의 친구였던 것이 먼저, 그 후에 친구1과 친구2는 동호회에서 만나 친구가 되었고 마음이 맞아 함께 살기로 하였다. 자연스레 나와 친구2도 친구가 되었다. 그러나 나와 친구2가 친구가 되는데에는 조금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친구가 된 이후로는 누구보다 아끼고 좋아하는 친구가 되었지만.


둘이 동호회에서 만난 만큼 그들의 어떤 취미가 겹쳐졌던 것은 그 시점에서 분명했다. 그러나 그 뒤로도 그들은 대부분 같은 길을 갔다. 수영을 좋아하는 한 명이 다른 친구에게 같이 수영하자 말했고 그 둘다 퇴근하면 수영장으로 향했다. 그들은 어느 틈에 바다수영까지 하는 능숙한 수영꾼들이 되었다. 


지난 주말 내가 방문한 건 이 친구들의 집이었다. 친구들은 이제 집주인이 되었는데, 그들의 집은 온통 식물들로 가득했다. 식물에 관심 없던 젊은 시절이 분명 있었건만, 어느 틈에 친구들이 하나씩 둘씩 식물에 관심을 갖는다. 식물에 관심을 갖는다는 건 나이 먹으면서 자연스런 수순인건가, 우리는 이야기하며 깔깔 웃었지만, 그러나 나는 아직 식물에 관심이 없다. 그런데 친구1이 집 안을 식물로 채워두면 친구 2는 가만히 식물 앞으로 가, 그 식물을 관찰한다. 여기 새로 순이 돋아나는 걸 보라고, 너무 기특하고 예쁘지 않냐고 친구2는 내게 말했다. 나는 그렇게 말하는 친구가 신기했다. 친구1이 식물 좋아해 키워도 너는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다행히도 너 역시도 같이 좋아하네? 라고 내가 말하니, 처음엔 자신도 딱히 관심이 없었는데 이렇게 가만 바라보는 시간이 생기더라 했다. 같이 살기로 했다고 해서 모든 취미와 취향이 비슷할 순 없을텐데, 이들은 하나씩 둘씩 맞춰가고 있고 그러다보니 비슷해졌다. 이들이 비육식을 함께 실천한지도 벌써 오래되었다.



황정은의 신간을 읽으면서 내내 함께 살고 있는 나의 친구들이 생각났다. 황정은의 일기 속에 수시로 동거인이 등장하기 때문이었다. 황정은은 동거인에 대한 신상의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 공간에서 사는 이상 뚝 떨어져 오롯이 자신만의 이야기만 하기는 힘들 터. 동거인과 이야기 나누었던 것, 동거인이 물끄러미 식물들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동거인과 함께 하는 외출까지 늘 일상인듯 적어두었다. 읽다보니 그들이 서로의 동거인이 된지도 십년이 훌쩍 넘은것 같았다. 서로 다른 사람 둘이 만나 한공간에서 그렇게나 오래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은 내게는 너무나 경이롭게 느껴진다. 그런데 내 친구들이 그걸 해내고 있고, 황정은이 그걸 해내고 있다. 친구들이 서로의 운동과 취미를 공유하는 것처럼 황정은은 동거인과 세상을 보는 눈을 공유하는 것 같다. 황정은이라는 개인이 여전히 해마다 목포를 찾아가는 일이야 본인의 신념에 대한 일이라해도 그 길에 늘 동거인이 함께한다는 것은 그 신념이 그 둘에게 공통적으로 자리한다는 것이다. 오가는 길에 번갈아 운전을 하고 함께 밥을 먹고(황정은도 비육식하지 오래된 듯하다) 산책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리고 동거인이 식물을 관리하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그들의 베란다에 날아드는 까치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사소하고 일상적이지만 그러나 아무나와 아무때나 되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친구1과 친구2에게도 말한 적이 있지만, 그렇게 다정하게 함께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큰 복인것 같다. 내가 아무리 세상은 똥이고 인간은 결국 혼자이다! 라고 주장한다 해도, 그렇게 나의 친구들처럼 황정은처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취미와 일상을 공유하며 오래 같이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지내는 동안 얼마나 큰 힘이 될까. 오래되어서 이제는 자연스러워 졌겠지만 그런 사이, 그런 관계가 그리 쉬이 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오래 함께 지낼 수 있는 상대가 있는 것은, 그들이 이 생에서 받게 된 큰 복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러다보니 나는 얼마나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어려운 사람인가 생각했다. 어느 날 하루 날잡고 만나 이야기 나누고 먹고 마시는 일을 잘 할 순 있지만, 그러나 며칠을 몇달을 그리고 몇년을 함께 보내는 것이 내게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나는 종종 생각하곤 한다. 나의 취미가 상대의 취미와 일치하지도 않을 뿐더러 일치시킬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단 며칠을 같이 있는 동안에도 나는 상대에게 난 이렇게 할게 넌 그렇게 하렴, 나 나갈게 넌 안에 있으렴, 넌 그쪽으로 가 난 이쪽으로 갈게, 넌 그거 먹어 난 이거 먹을게, 하던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다른 사람이 선곡한 음악을 들을 때 더러는 괴로웠던 적도 있었다. 

나는, 나는 괜찮은가. 나는 너무 혼자 잘난맛으로 살고 있진 않은가. 




좋아하는 국내 작가가 몇 되지는 않지만 황정은은 그 안에 있다. 언젠가 친구들과 좋아하는 작가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 각자 다른 작가들 얘기를 하는데 우리 모두가 황정은에서 겹치는 걸 알게 됐다. 그 때 한 친구가 말했다. 그게 바로 천재 작가라는 뜻이구나, 라고. 천재는 모두가 좋아하는구나. 나는 황정은의 모든 소설을 다 읽은 건 아니지만 내가 언제나 신간을 기다리는 작가가 황정은이다. 그래서 제법 여러권을 읽었고, 그렇게 황정은의 소설을 좋아하며서도 그러나 '이 사람과 나의 결이 같다'고 생각하진 않았더랬다. 어쩌면 황정은에게는 천재의 기운이 감돌아서였을까? 황정은 천재 나는 not천재? 

그런데 황정은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러나 우리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그러니까, 매혹되는 이야기에 있어서 그렇다.



예외가 물론 있기는 하지만, 무언가가 혹은 누군가가 돌아오는 이야기에 나는 늘 매혹된다. 성공하지 못하는 귀환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p.31



돌아오는 이야기, 결국은 그래서 닿는 이야기를 내가 얼마나 환장하고 좋아하는가. 그런데 황정은도 돌아오는 이야기에 매혹된다고 한다. 내가 돌아오는 이야기가 좋아서 그 뭐야, 솔베이지 나오는 희극, 페르귄트 읽었는데, 아니 페르귄트 너무 다 늙어 죽기 직전에 돌아와서 개쌍놈이라고 내가 얼마나 욕했던가. 그런데 솔베이지는 기다렸다. 솔베이지 바보 똥구멍 ㅠㅠ 왜 기다려, 왜, 왜, 왜, 왜... ㅠㅠ







그리고 황정은은 <헝거>의 리뷰에서 자신이 어릴적 당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마 책으로 꺼내 놓기 까지는 무수히 많은 시간을 고민과 갈등으로 보내야하지 않았을까. 내가 그랬던 것처럼. 황정은은 자라는 내내 어린 자신을 혼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못해 요구에 응해주는 척하며 내 사촌이 늘 덧붙이는 말이 있었다. 커서 뭐가 되려고.
내가 자라며 그 말을 셀 수도 없이 곱씹어다는 걸 말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성장기 내내, 어린 시절 '내 놀이'에 대한 수치심과 죄책감에 시달렸다. 당시에 내가 어렸다는 사실은 내게 위안이나 도움이 되지 못했고 오히려 더 비참하고 수치스럽게 여겨지는 조건이었다. 어린 게 ……커서 뭐가 되려고. -p.179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자라는 내내 어린 자신에게 혹독했을까.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자라는 내내 어린 자신을 혼내주었을까. 나 역시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고, 그래서 어른이 된지 한참 지난후까지도 어린 나를 종종 혼내곤 했다. 어린 게, 어린 게, 어린 게.. 

황정은은 이 일을 드러냄으로써 혹여나 사람들이 자신을 그 피해자의 틀에 가두려고 할까봐, 자신에게서 그것만 읽으려하고 그것을 찾으려 할까봐 걱정한다. 일전에 정희진 선생님은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얘기했었다. 자신에게 어떤 남자가 다가와 물었다고 했다. '왜 이런 일을 하시냐, 성폭행 피해 경험이 있냐' 라고. 
그리고 황정은은 아니, 지금의 나를 만든 건 그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내 삶은 그 일의 결과가 아니다. 그것 말고도 다른 일들이 내 삶에 있었고 나는 삶과 읽기와 쓰기를 통해 조금씩 학습하면서 본의든 아니든 조금씩 변해왔다. 그 일은 내 전부가 될 수 없다. 거울은 여전히 내게 문제이지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나는 이제 내 얼굴의 흔을 흉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의 나를 탓하지 않는다. 그 일들을 내가 원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이렇게 된다고, 결국엔 무감해지고 괜찮아진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 경우엔 마날 때마다 그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친척들과의 왕래를 뒤늦게나마 중단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내가 겪은 어려움이 그것만은 아니었다는 점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내가 커서…… 바벨을 데드리프트로 하루에 백번씩 들었다 내리느 소설가로 살고 있다는 점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며 내 키보드와 고양이와 …만화책을 포함해 내가 여태 읽은 책들과 앞으로 읽을 책들에 대한 기대가 내게 도움이 되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록산 게이가 『헝거』에서 말한 바와 같이 "아름다운 체리 파이"245면 를 만드는 것, 그러 즐거움을 내가 알며 그 아름다움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과 살아가고 있다는 점, 그것을 내가 운 좋게 알고 있다는 점이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그 순간들을 잊은 적은 없다.
나는 성인이 되고 나서도 한참 뒤에야 그 일을 말할 수 있었다.어느 순간 문득 말하기 시작했고 말하고 나서야 나는 내가 그 일을 말하고 싶어했다는 것도 알았다. 그 일을 얼마나 말하고 싶어했는가도. -p.181



좋은 일기였고 좋은 읽기였다. 
황정은이 소설을 계속 써주길 바라지만 에세이도 계속 써주길 바란다. 소설가에게 에세이를 기대하는 일은 내게 좀처럼 없는 일인데, 황정은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가만가만 정좌와 근력의 힘으로 쓰는 황정은의 글을 계속 읽고 싶다. 앞으로 읽게 될 황정은의 글에도 예의 동거인과 함께 하는 시간, 동거인을 바라보는 시간이 등장하는 것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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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16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재의 에세이는 달랐죠 ㅋㅋㅋ 진심 ㅋㅋㅋ
저두요… 점점 혼자 살아야지 싶어지는 데….. 하지만 아주 아주 아주 넓은 집에서라면 가능할지도요 ㅋㅋ 욕실은 각자의 방에 딸려있어 사용하고요 ㅋㅋㅋ 함께 사는 것 가능할 수도 ㅋㅋㅋㅋ 집이 대신 엄청 커야함 ㅋㅋㅋ 그리고 두명아니고 한 네명 정도? ㅋㅋㅋㅋ

다락방 2021-11-16 10:56   좋아요 1 | URL
소설가나 시인의 에세이 읽고 좋았던 일이 별로 없어서 사실 에세이는 그냥 넘기게 되는데 황정은의 일기는 좋더라고요. 일기라기엔 다소 길지만 문장도 좋고 시선도 좋았어요. 천재는 일기도 잘쓰는가, 생각했습니다.
죄책감 부분에서 너무 가슴 아팠고 같이 손잡고 오은영 쌤 한번 찾아가보자고 말하고 싶기도 했지만, 작가 자신이 말한것처럼 운동도 하고 동거인도 있고 같이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고 책도 있어서 단단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쟝님아, 우린 그냥 옆집 살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11-16 11:00   좋아요 0 | URL
같이 살잔 말은 아니었어 이사람아 ㅋㅋㅋ ㅋㅋㅋㅋㅋ 작고 소소한 아파트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1-16 11:08   좋아요 1 | URL
아니, 아는데, 나는 그냥 옆집 살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렇게 또 칼같이 또 아니라고 응? 막 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11-16 11:43   좋아요 0 | URL
제가 큰 집에서는 살 수 있다고 ㅋㅋ 대신 여러명은 어떻겠냐고 위에 은근 흘렸는데 그냥 옆집 살자며ㅋㅋㅋㅋ 궁시렁궁시렁.. 됐네 이사람아.. 생각해보니 고양이 알러지 있담서.. 우린 가까운데 살면서 파스나 붙여주고 밤에 3인분 야식이나 시켜서 나눠먹자ㅋㅋㅋ

수이 2021-11-16 12:11   좋아요 0 | URL
전 알아들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쟝쟝님 삐치겠다 했는데 역시 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11-16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친구 두 분 이야기 참 좋아요~ 그럴 수도 있구나~ 왜 제 주위에선 몇달 살다 뛰쳐나왔다 그런 흉흉한 이야기만 있는 거죠? 저도 락방님 말씀에 너무 공감. 함께 살 수 있는 친구가 있을까 생각하면 저란 인간은 안 될 거 같아요. 근데 각자 좋아하는 걸 하면서 함께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아닌가요? 늘 그래왔던 듯!ㅎㅎ(친구 1도 없는 툐툐의 말이니 신빙성은 없음..ㅋㅋ)

다락방 2021-11-16 10:57   좋아요 0 | URL
물론 함께 하다가 사이 나빠진 케이스들의 이야기를 저도더러 듣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아마도 함께 오래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더 좋게 느껴진 것 같아요. 황정은 작가도 십년이상 동거인과 함께 있다니, 그 사이에 무수한 이야기들이 쌓였겠구나 싶고요. 그건 그것대로 큰 복인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각자 좋아하는 걸 하면서 함께 하는 것도 정말 좋은 방법이죠. 저는 궁극적으로는 그런 삶의 모습을 추구하긴 합니다만, 가끔은 이 공간에 그냥 다른 누가 있는 것도 싫어질 것 같아서... 전.. 안될것 같지 뭡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1-11-16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황정은 소설을 많이 읽은 건 아닌데, 단편 <상류엔 맹금류>을 읽을 때의 그 느낌은 어제 일처럼 너무 확실해서요. 한결같이 황정은이라는 이름에 가슴이 설렙니다.
두 분 친구 이야기 참 좋네요. 다락방님 말씀처럼 인생의 큰 복인 것 같아요.
나도 황정은 사야겠어요. 장바구니에 들어있는데 자꾸 미루고 있었다죠.

다락방 2021-11-16 11:00   좋아요 1 | URL
저는 백의 그림자로 황정은 처음 만났는데 그 때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어떤 책이었는지, 요강 비우는 예비 시어머니 만나는 장면 있거든요. 밤에 시아버지가 요강에 오줌 싸고 그걸 시어머니가 비우는걸 결혼을 약속한 남자의 집에 갔다가 여자가 알게 된거에요. 그리고 거기에 남자도 전혀 의문을 갖지 않는 걸 보고 여자가 결혼하기로 한 걸 취소해요. 그 장면이 되게되게 좋았어요.
저는 아직 연년세세를 안읽었는데 이제 읽어야겠어요.

- 2021-11-16 11:35   좋아요 0 | URL
계속해보겠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 ㅎㅎㅎ

나뭇잎처럼 2021-11-16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일기였고, 좋은 읽기였고, 좋은 리뷰였다.... 친구1과 친구2, 그리고 다락방님. 황정은과 동거인, 싯다르타와 뱃사공, 저와 남편. 모두 도반이네요. 이 세상에서 만난 좋은 도반. 좋은 도반을 얻으려면 좋은 도반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의 숭고함.

다락방 2021-11-16 11:01   좋아요 0 | URL
뭐든 함께하는 것만이 좋은 사이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겠지만, 그런데 이렇게나 다양한 사람들 틈에서 뭔가 함께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축복인 것 같아요.
맞아요, 나뭇잎처럼 님. 좋은 도반을 얻으려면 일단 제가 좋은 도반이 되어야 하는거죠. 나뭇잎처럼 님과 저도 이곳에서 만나 함께 서로에게 좋은 도반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책읽는나무 2021-11-16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창원 친구분!!!! 대단하십니다.
대단한 친구를 둔 다락방님이 다시 보이네요?^^
같이 살며 동거인의 취미와 취향을 존중하며 관심 가져주며 나도 동화되어 간다는 건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고선 정말 힘든 일 같아요.가족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있지 않고선!!!!
가만 생각하니 저도 대학시절 잠깐 한 일 년 정도 친구랑 자취한 적 있었어요.친구는 맨날 부지런히 나에게 된장찌개 끓여 주고,밥 해주고,청소하고...내가 음식할 줄 몰라 정말 주는대로 받아 먹기만 했었는데 그게 두고 두고 너무 고맙고 감사한 일이었더라구요.그래서 그 친구를 만나면 마음의 빚 갚는 심정으로 뭐든 다 퍼주고 싶은 친구이긴 한데...친구지만 사랑이 있어야지만 가능한 것이 바로 동거 같아요.
저는 제가 남들과 소통 잘하는 성격인 줄 착각하고 직장생활할 때 잠깐 이종사촌 언니집에 잠깐 같이 산 적 있었는데 장기간의 동거가 어렵더라구요.바로 방 얻어서 나왔더랬죠ㅋㅋㅋ
그래서 제 친구가 대단한 거였구나!!깊이 깨달았죠~^^
그걸 다락방님 친구도,그리고 황정은 작가도 하고 있군요.다들 정말 대단합니다^^

다락방 2021-11-16 11:03   좋아요 2 | URL
함께 살기로 결심했다가 뛰쳐 나오는 경우들이 많더라고요. 여태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한공간에서 당연히 잘 맞을수는 없는 것 같아요. 오래 가는 사이는 운좋게도 많은 부분들이 비슷해서일 수도 있지만, 각자 서로에 대한 노력으로 자신을 조금씩 상대에게 맞춰갔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에게 맞춰갈 마음이 생기고 의지가 생기고 노력을 한다는 건, 책나무 님 말씀처럼 바로 사랑인 것 같습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굳이 노력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저 역시 상대에게 맞추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 떠오르네요. 노력하고 싶어지는 상대가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에요.

새파랑 2021-11-16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도 천재 아니신가요? 자칭 천재 타칭천재~! 김광진 솔베이지의 노래 완전 좋아요~!! 역시 책잘알 음잘알 다락방님~!!

다락방 2021-11-16 11:04   좋아요 1 | URL
저도 김광진의 솔베이지의 노래 듣고 너무 좋아서 솔베이지나오는 페르귄트 읽어볼 결심을 했던 거예요. 그러다 페르귄트 읽고 페르귄트 욕 천 번 했지만요 ㅋㅋㅋ

저는 천재랑은 거리가 멀지만 .. 그냥 천재인걸로 알고 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1-11-16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직 읽기 전인데 락방님 글 읽으니 얼른 후딱 읽고 싶어져요. 혼자 살아가는 그 마음 저는 품을 수 없어서 더 거대해보이고 멋져보여요. 진정한 어른이라면 독립이 가능해야 하다고 여기는데 아무래도 저는 독립은 이번 생 물 건너 갔다 싶어서. 하지만 혼자 살아가는 내 친구 보면서 대리만족감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황정은은 언제 읽었는지 까마득한데 저도 에세이 읽고 다른 소설도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다락방 2021-11-16 11:07   좋아요 0 | URL
저는 참으로 사회적 동물이고 게다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얻는 타입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은 생각은 잘 못하겠어요. 나가서 만나고 안으로 오면 혼자, 가 가장 완벽하게 느껴져요. 타인이 필요한 순간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혼자인 시간도 그못지않게 필요하거든요. 나중에 제가 혼자 살게 되면 초대할게요. 종종 들러주세요. 와인은 항시 구비하고 있겠습니다.
소주도
맥주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황정은의 연년세세를 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직 그걸 안읽었지 뭡니까. 아니 어제 책 주문했는데 오늘 또 살 책들이 산더미이니 어쩌면 좋아요? 하아-

블랙겟타 2021-11-17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정하게 함께 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정말 말만 들어도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저도 가족 이외에 누군가와 같이 산다는 것이 가능할지 스스로 의문이 들긴 해요.
조금 더 어릴 땐 이 썩을 세상에 나 혼자면 되지라고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었어요. 제가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꺼리는 성격이라 그런걸까요. 어디 가고 싶달까 그런 때에도 친구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같이가기 보다 혼자 가는게 속 편했거든요. 나도 남들에게 맞추기 힘든 것도 있었구요. 그래서 속 편하게 실패하더라도 나 혼자 실패하자고 생각해서 진짜 하고 싶은 거 있을 땐 혼자 하는 편이였어요. 그 속에서 아직 외로움(?)은 느끼지 못했지만 간혹 아. 사는 게 재미없다라고 느낀 적은 있었죠. 이런게 외로움였으려나요.
그래서 저라는 사람이 누군가와 함께 생활가능한 존재일까라고 이 글을 읽으면서도 고민이 되네요 ^^;;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어요. 아프거나 이럴 때 서로 안부를 물어봐주고 다정하게 함께 할 수 있는 존재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진짜 나중에 많이 아파서 예전처럼 회복하기 힘들더라도 아픈상태로도 서로가 도우면서 잘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보다 먼저 저부터 마음을 열 준비를 해야겠죠 ㅋㅋㅋㅋ

다락방 2021-11-17 14:23   좋아요 1 | URL
맞아요 블랙겟타님.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관계라는 건 한쪽만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요. 너와 내가 같이 노력해야 유지가 되고 더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외로움이라는 걸 유독 많이 느끼는 사람도 있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딱히 외로워서가 아니라도 인간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더 강한 유대감을 가진 누군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러면서도 저 역시 다른 사람하고 같이 사는 건 난 안될거야, 라고 생각하긴 하지만....아무튼...

양꼬치나 먹읍시다.
 

그것이 참.. 그러니까, 많은 분들이 이 표지 사진에 있는 여성이 저인줄로 오해하시는데, 유감스럽게도.. 아닙니다. 둘 다 제가 아닙니다. 예전에도 한 번 아니라고 페이퍼 쓴 것 같은데 너무 오래전이라 다시 또 한 번 써야겠어요. 아닙니다 ㅜㅜ 이것은 표지 디자이너의 작품입니다. 저 아닙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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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1-15 22: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

새파랑 2021-11-15 22:13   좋아요 5 | URL
표지가 작가님을 따라가지 못하는것 같아요 😆

페넬로페 2021-11-15 22: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세 번째 책엔 이유경님의 뒷 모습을 기대합니다~~😍🥰

다락방 2021-11-16 09:14   좋아요 1 | URL
...네?..... 어휴.. 열심히 운동해야겠습니다! ㅋㅋㅋㅋㅋ

프레이야 2021-11-15 22: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ㅎㅎㅎㅎㅎ 아니라고 아니라고 하도 그러셔서 막 귀엽잖아욧

다락방 2021-11-16 09:14   좋아요 0 | URL
아니, 사람들이 저를 너무 아름답게(?) 기대할까봐요. 또 그런 오해는 안되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1-11-15 23: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아닌 줄 알고 있었습니다. 부장님은 부장님이니까 배도 산만하게 나오고 머리도 좀 벗겨지고 그래야 제멋 아닙니까?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1-16 09:15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제가 바로 그 전형적인 부장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머리도 빠지고 있고 배도 산만하게 나오고 있고 예, 뭐 그렇습니다. 절대 저 책의 표지와 같은 인물일 수가 없습니다!!

다음부터 표지는 그냥 책 사진으로 해야겠어요...

책읽는나무 2021-11-16 07: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녔어요??? 저도 다락방님인 줄 알고 있었던??ㅋㅋㅋㅋ
근데 정말 오해하기 좋은 책 표지 아닌가요???
책 읽는 여인!! 다락방님과 분위기가 너무 잘 어울리잖아요????!!!!!

다락방 2021-11-16 09:1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에요 저 저런 분위기 아니에요. 아놔 어떡하나요 진짜. 저런 분위기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저 분위기는 제 분위기와 거리가 멀어요. 책을 읽는 것은 저와 같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저랑 다릅니다. 아하하하하. 이런 얘길 쓰는 제가 원망스럽네요. ㅜㅜ

붕붕툐툐 2021-11-16 07: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락방님이 모델을 하면 메가베스트셀러 될까봐 겸손하게 다른 모델을 이용하신 이 정신! 너무 멋지십니다~ 다락방님!!😄

다락방 2021-11-16 09:17   좋아요 2 | URL
저는 다음책에서 표지 모델을 하진 않을 것이고 굿즈로 등신대를 만들 생각은 있습니다. 다락방 등신대 굿즈 이벤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1-11-16 0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표지가 뒷모습, 서재 프로필이 앞모습 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나요? ㅋㅋ

팬이 된 이후 저 중 하나를 읽으려고 구해뒀는데, 아직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른 읽어야지.. ^^

다락방 2021-11-16 08:14   좋아요 3 | URL
저 표지가 뒷모습인건 아니지만, 서재 프로필이 앞모습인 건 맞습니다.

그럼 이만.

=3=3=3=3=3=3=3=3=3=3=3=3=3=3=3=3

잠자냥 2021-11-16 08:52   좋아요 2 | URL
ㄴㅋㅋㅋ 이 뒷모습에 그 앞모습 생각하니 출근길 전철에서 실없이 웃는 사람되었습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1-11-16 09:17   좋아요 2 | URL
저는 탈모가 진행중이며 배나옴 역시 진행중인 사람입니다..

단발머리 2021-11-16 09: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실물 본 사람으로서 ㅎㅎㅎ
다락방님 명저들 표지의 뒷모습 보다 서재 프로필이 실제 모습에 가깝습니다.
참고바랍니다^^

다락방 2021-11-16 09:33   좋아요 2 | URL
꺅 >.<
단발머리님 이러시면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아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여러분 사실이 아닙니다!!

단발머리 2021-11-16 09:22   좋아요 2 | URL
한 두달 후에나 다락방님 책들 북플에 다시 소환되면 이런 페이퍼 또 써야함요 ㅋㅋㅋㅋㅋㅋ 그 때도 이렇게 댓글 달아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다짐합니다!!

붕붕툐툐 2021-11-16 09:25   좋아요 2 | URL
꺅!!! 팬미팅 원츄!!!!

책읽는나무 2021-11-16 09:28   좋아요 2 | URL
저는 ‘저 아닙니다‘ 페이퍼 처음 읽었거든요!!!
아~~그런가???!!!!!!!
생각한 자로선.....다락방님 몇 년 주기로 계속 ‘저 아닙니다‘ 페이퍼 계속 쓰셔야겠구나!!아까 생각 했었거든요ㅋㅋㅋㅋ
그때도 나 같은 사람 또 댓글..
헉!! 다락방님 아녔어요????
다락방님인 줄 알았어요~~^^

책읽는나무 2021-11-16 09:30   좋아요 2 | URL
보니깐....저만 몰랐었군요?
나만 아녔어요???하고 있었네요ㅋㅋㅋ
저는 지금 다락방님 프필 앞모습 상상중입니다.^^

다락방 2021-11-16 09:34   좋아요 3 | URL
저와의 팬미팅을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저는 등신대를 마련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나무님, 제 앞모습 상상하지 마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11-16 09:37   좋아요 3 | URL
어뜩해..... 나는 뭘 마련해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야광봉 어때요? 그거 괜찮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1-16 09:40   좋아요 2 | URL
그럼 전 다락방 글자 달린 머리띠 쓸까요? 그거 괜찮을까요???👯‍♀️👯

다락방 2021-11-16 09:41   좋아요 2 | URL
아니, 이분들이 왜이러셔. 이러지들마세요. 그만들 하시라구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1-16 18:14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주기적으로 “이유경=다락방이었어요??” 하는 분들과 “책표지=다락방”이 아니었어요?” 하는 분들에게 응답하셔야 하는군요 ㅋㅋ
팬미팅에 저는 플래카드요~ “지하의 다락방”이라고 쓸까요?ㅎㅎ

다락방 2021-11-17 09:23   좋아요 3 | URL
제가 게을렀어요. 연예인병 걸려가지고 대한민국 사람들이 전부다 이유경=다락방 인거 알 줄 알았지 뭡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렇게 겸손을 배웁니다... 겸! 손!

독서괭 2021-11-16 18: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그새 해명(?)글이 올라왔군요! ㅋㅋㅋ 책표지=다락방님이라고 너무나 철썩같이 믿어버렸던 1인 요기 있지요 ㅎㅎ
아니 근데 프로필 사진이 더 비슷하다니까 이해가 되네요. 책표지 모델님에겐 섹시함이 부족하군요. 그런 거였어. 그런…
머리 벗겨지고 배 나온 다락방님도 아름답습니다흐흐🥰

다락방 2021-11-17 09:24   좋아요 3 | URL
그러니까 저는 머리 벗겨지고 배 나온 섹시한 다락방....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1-17 10:25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덕분에 새로운 지식 1 추가하였습니다.감사합니다ㅋㅋㅋ

근데 다락방님!!
저 표지 모델은 누구셔요?같은 분 같으신데...그럼 세 번째 책도 저 분과 계약을???? 저 분도 분위기 있긴 하시지만....이젠 다락방님 뒷태도 표지 해도 상관없지 않나요???
아님 다른 작가분들처럼 아래를 쳐다보는 정수리 버전이라던가?? 하늘 쳐다 보는 옆모습이라던가??
한 번 도전해 보셔요.
머리 심고,뱃살 빼기 운동해서라도~~^^

다락방 2021-11-17 15:29   좋아요 1 | URL
아 저 모델들은 누군지 저는 모릅니다. 저거 사진 살 수 있는 곳에서 사서 디자인한거에요. 모델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습니다. 아, 제가 아니라는 건 압니다. ㅋㅋㅋㅋㅋ
 















뤼스 이리가라이의 《하나이지 않은 성》을 시작한지 며칠째인데 좀처럼 끝내지를 못하고 있다. 절반도 못읽었다. 분량은 적은데 어쩐지 제2의 성보다 어려운것 같아.. 쩝..


아무튼 초반을 읽는중인데 수시로 '매저키즘'이란 단어가 나온다. 


엘렌 되슈의 연구들이 지니는 특수성 가운데 하나는 여성 생식 욕구의 구조화 안에서 매저키즘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p.75


처음 매저키즘이란 단어가 나올 때부터 문맥상 흐름으로 그것이 '마조히즘'인가보다 하긴 하였지만 자꾸 나오는 관계로 한 번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 하여 검색창에 매저키즘을 넣어 보았다.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매저키즘이 마조히즘의 또다른 이름이 맞다면 왜 굳이 이 책에서는 익히 알려진 마조히즘 대신 매저키즘을 썼을까. 이 둘의 차이가 어떤걸까 궁금했던 거다. 일단, 매저키즘이 무엇인가?




매저키즘은 마조히즘이 맞았다. 영어 스펠링은 똑같은 완전 같은 단어였던 것이다. 다르게 읽힌 단어일 뿐.

그렇다면 마조히즘이 뭔지도 여기서 건드리고 가자.




마조히즘이 매저키즘이고 매저키즘이 마조히즘인데 왜 이 책에서는 매저키즘이라고 번역했을까. 그리고 매저키즘이 마조히즘과 같은 단어라면 대체 어째서 나는 그간 숱하게 마조히즘은 들어왔어도 매저키즘은 들어보지 못했을까. 왜일까. 나는 매저키즘과 마조히즘을 다시 검색했는데, 거기에는 '매저키즘'은 영어식으로 읽는 것인데 마조히즘으로 더 알려져있다고 했다. 왜일까.. 아무튼,


이 책을 시작하시려는 여러분, 저처럼 '매저키즘' 들어본 적 없는 분들은 그것이 마조히즘과 같다는 걸 알고 시작하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친절한 나...



아들의 어머니가 된 여성은 '자기 혼자서는 누릴 수 없었던 자부심을 아들에게로 전이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페니스가 없다는 사실은 인과 관계에서 여성의 능력을 전혀 손상시키지 않게 되어, "오로지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만이 어머니에게 완벽한 만족감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이 관계는 모든 인간 관계에서 가장 완벽하고 가장 분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내가 남편이 아이를 낳지 못하는 한 부부간의 행복은 불안정한 상태에 있게 되어 이 완벽한 인간애의 모델은 그때부터 남편 쪽으로 전이될 수 있을 것이다." 여자아이와 여성이 자기들의 '여성성'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이 험난한 여정은 그러므로 아들을 낳으면서, 아들을 보살피면서, 그리고 똑같이 남편을 보살피면서 종결된다. -p.56



와 위의 문장 읽는데 갑자기 시어머니들이 왜 며느리들에게 결코 받아들여질 수 없는지 너무 확 온다. 당신들이 여성으로 살았으면서, 그 누구보다 여성 학생으로, 직장인으로, 사회인으로 살아오면서 부당함에 많이 맞닥뜨렸을 것이고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면서도, 며느리에게 똑같은 고생을 바라고 기대하는 것이 언제나 이해되지 않는다. '자기 혼자서는 누릴 수 없었던 자부심을 아들에게로 전이시키'는 것이라니, 너무 뭔지 알것 같지 않나.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어처구니 없는 요구를 하는 것은 굳이 예로 들지 않아도 모두들 주변에서 익히 보거나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굳이 퇴근한 며느리가 차려주는 저녁을 먹으려고 하는 시어머니를 알고 있다. 며느리가 퇴근해 저녁을 차려주기 전까지 어린 손주들의 밥을 챙기지 않는 시어머니. 병원에 갈 일이 있으면 굳이 며느리와 함께 가려는 시어머니도 알고 있다. 일을 하는 건 아들이나 며느리나 마찬가지인데 굳이 며느리랑 가려고 해.. 살면서 권력을 가져본 적 없다가 내 아들에게 아내가 생기는 순간 그 위치를 권력으로 생각하는 것. 아 너무 슬프지 않나. 아들의 어머니가 스스로의 의지나 힘이 아닌 아들에 의해서만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비단 한국뿐만의 일은 아니었구나. 전세계 공통이었어. 아들의 어머니란 무엇인가..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에서도 아들의 어머니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기억났다. (내가 읽은건 구판인데 구판은 이북밖에 검색이 안되서 어쩔 수 없이 개정판 표지를 가져온다.)





문제는 어머니의 권력과 여성의 권력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어머니의 지위가 높은 사회일수록 여성의 지위는 낮다. 어머니는 아들의 대리인이다. 고부 갈등은 여성과 여성의 갈등이 아니다. 시어머니/며느리는 여성의 관점에서 비롯된 정체성이 아니라, 여성이 남성과 맺고 있는 힘의 관계를 설명할 뿐이다. 어머니의 권력은 결국 출세한 아들의 권력에서 나온다. 어머니의 행복한 삶은 잘난 아들을 통해서(정확히 말하면 아들의 아내의 노동을 통해서) 보장된다. 그런 어머니가 남녀고용평등법을 찬성할 리 없다. (p.70)








당신 스스로가 여자라는 걸 인식하고 그 정체성을 가져가기보다 '내 아들의 엄마'라는 정체성이 더 강한 어머니, 아들의 대리인이 되어 아들이 누리는 권력을 함께 누리려는 어머니. 하아-



'아들의 어머니가 된 여성은 '자기 혼자서는 누릴 수 없었던 자부심을 아들에게로 전이시킬' 수 있을 것이다.'


슬픔이 밀려온다..




금요일에는 연차를 내고 창원에 내려갔다. 중간에 대전에 내려 잠시 쉬었다. 친구 집에 방문하기 위해 성심당에서 빵을 샀고 잔치국수를 먹었다. 까페에 가서는 커피를 주문해놓고 책을 읽었다.




이 순간이 필요했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 내려가기 전부터 기차 예약을 하면서 부러 대전역에 머무르는 시간을 길게 잡고 그 시간을 내내 기다렸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하지 못한 시간이 너무 길었고, 나는 반드시 낯선 곳에 정차해 앉아 있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낯선 곳에 정차해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는 시간동안 혼자이고 싶었다. 그걸 꼭 하고 싶었고, 


그래서 그렇게 했다. 



자, 이제 빨리 이 책을 읽자. 그리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다른 책을 읽는거야. 빠샤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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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1-15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출장 간 거 아니고 먹방 간 거 아니에요? 동대구에서 마무리로 떡볶이까지... 완벽. ㅋㅋㅋㅋ

다락방 2021-11-15 10:08   좋아요 1 | URL
저 친구 만나러 간거에요. 친구네 집에서 2박3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들이 집을 사는 바람에 축하하러 갔지 뭡니까!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떡볶이는 사먹는 떡볶이가 진리에요! 떡볶이는 사먹어야 합니다!

수이 2021-11-15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낯선 곳에서 홀로 온전하게 있는 시간에 존재의 충만감을 느낀다, 완벽하고 멋진 어른 다락방님이다. 친구분 집 🏠 산 것도 축하해요. 자기만의 집을 갖고 있다는 것도 멋진 어른의 삶. 😊

다락방 2021-11-15 10:52   좋아요 0 | URL
네, 너무 좋더라고요. 친구들 저처럼 20년이상 직장생활 했는데 이렇게 마음에 드는 집 딱 사고 그러니까 너무 잘됐고 축하하고 그래서 좋은 시간 보냈어요. 히히.
완벽하고 멋진 어른 다락방은 아직 아니고 그렇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부지런히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같이 멋진 어른이 됩시다, 비타 님!

거리의화가 2021-11-15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진도 좀 뺐어야 하는데 아... 너무 읽기 싫어서 다른 책 읽으며 좀 쉬었습니다. 바람 쐬셨으니 힐링되셨을 것 같아요^^ 즐거운 한주 되시길!

다락방 2021-11-15 10:50   좋아요 0 | URL
저도 너무 읽기 싫었는데 그건 아마도 제2의 성 완독 후유증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도 지금 이 책을 못읽고 계시는 듯... 제2의 성이 분량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독서 에너지 다 빨아간 것 같아요. 하핫 ;;

기운내세요, 거리의화가 님!

PersonaSchatten 2021-11-15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 중요한 이야긴 아닌데요. 독일어로 Masochismus인데 chi가 xi 히로 읽혀요. 이걸 일본이 マゾヒズム마조히즈무로 들여온 걸 우리가 받아들여서 마조히즘이 된 것인데, 아마 이 책의 역자분은 영어사전의 발음기호 기준으로 번역하신 거 같아요. 그, 요즘은 영어의 경우엔 발음기호를 원칙으로 하더라고요. 다니엘을 대니얼로, 바바라를 바버라로…. 정직한 표기가 익숙해져서 이런 표기가 여전히 조큼 어색하지만, 역자분들도 발음기호 찾아가며 번역하셨을 걸 생각하면 이런데서 세심함을 느껴요. ㅎㅎㅎ 그런데 이 책은 프랑스어로 된 책이고 불어로는 마조시즘처럼 읽던데 그렇게 번역하면 못 알아볼까봐 그랬을까요? ㅎㅎㅎ
아들을 가진 여성에 대한 내용이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렇네요. ㅠㅜ

다락방 2021-11-16 09:23   좋아요 1 | URL
제가 읽는 책이 2000년에 출간된 책이더라고요. 아마 지금 재번역해서 나온다면 마조히즘으로 나올것 같은데 그 때만 해도 국내에 마조히즘이라는 용어 자체가 덜 알려졌던 게 아닐까 싶네요. 책 자체가 내용도 어렵고 정신분석학적 용어가 많이 나와요. 아주 돌아버리겠네요. 역자분들도 힘들었겠죠? 인생..왜케 다들 힘들까요...(삼천포)

등롱 2021-11-15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무 어렵습니다… 제2의 성은 어렵다기보다는 너무 많고 방대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이 책은 어려워요!!! 기반 이론을 너무 모르는 거 같아요… 조금 좌절하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읽고 있습니다, 빠샤! 얼른 읽고 다른 책 빠샤빠샤!!

다락방 2021-11-16 09:25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제2의 성은 되게 방대한 분량이었고 그것 때문에 압박감 느껴졌다면 하나이지 않은 성은 용어들에서 오는 어려움이 있어요. 정신분석학적 용어가 너무 많이 나와요 ㅠㅠ 뭔말이야 ㅠㅠ 막 이렇게 돼요 ㅠㅠㅠ
저도 어떻게든 읽어두면 다 피가 되고 살이 되겠지..하며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진도는 더디지만요 ㅠㅠ
얼른 읽고 다른 책에 푹 빠져 읽고싶어요! 빠샤!!

독서괭 2021-11-15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부갈등은 정말 시어머니가 스스로 깨닫고 많이 노력하지 않으면 피해가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 새삼 저희 시어머니께 감사한 마음이…(어머님 와계시면 부엌일 거의 안 하는 며느리)
낯선 곳에서 커피마시며 책 읽기!! 너무 좋습니다😆😆😆

다락방 2021-11-16 09:28   좋아요 2 | URL
고부갈등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아들을 놓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여져요. 그러나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아들을 너무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놓지 못하고, 놓지 못하기 때문에 아들 부부의 삶에 어떤 식으로든 끼어들려고 하죠. 남편의 어머니, 남편의 누나라는 입장에서는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어쨌든 시댁식구들인것 같아요. 저는 제가 시누이의 입장으로서 엄청 신경 써서 어떻게든 잘하려고 하지만, 그래도 시누이라는 생각이 수시로 오더라고요.

낯선 곳에서 커피 마시며 책 읽기는 저의 패이버릿 입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프레이야 2021-11-15 1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단 우리말 규범 표기로는 마조히즘을 써요.
매저키즘은 비표준어로 규정되어 있긴 해요.
성심당 빵 먹고파라.
창원 잘 다녀 오세요^^ 출장을 외출처럼.

다락방 2021-11-16 09:30   좋아요 2 | URL
지금 재번역되어 출간된다면 마조히즘으로 쓸 것 같은데 이 책 뒤에 보니까 2000 년 출간이더라고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의 책이니 매저키즘 이라는 낯선 용어를 쓴 것 같아요. 아마 이 과정에서 옮긴이도 갈등하지 않았을까요..

성심당 튀김소보로 너무 좋아요! 다른 빵도 맛있을 것 같은데 다 먹어보질 못했네요. 후훗.

창원은 출장간 거 아니고 친구들 만나 놀려고 갔던 거예요. 재미있게 잘 보내고 아쉬운 시간을 뒤로 하고 지금은 회사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읽는나무 2021-11-16 07: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그래서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 봐요?
나도 그런 시어머니는 되지 말아야 겠다!!
생각 듭니다^^
아....두려워 시작도 못하는 저!! 그래도 여행지에서 찍은 책 커피 사진 보니 왠지 감동~~이제부터라도 책장 넘겨봐야 겠군요!!!^^
창원 친구분은 집을 사셨군요??^^
예전에 친구분 중 창원에 사셔 창원으로 여행 다녀왔다는 글을 읽은 것 같은데 맞나????
요즘은 기억력이???? 암튼...맞다면...축하드릴 일이네요~^^ 창원은 경남 도청 소재지의 중심 도시ㅋㅋㅋㅋ 멋진 일입니다!!ㅋㅋㅋ
창원 여행 가기 전 나를 위한 다른 곳에서 잠깐의 휴식!! 전 그게 참 멋져 보이네요~
그 휴식이 또 독서의 시간!!
진정한 볼매 독서인!!!♡♡

다락방 2021-11-16 09:32   좋아요 3 | URL
책을 읽는 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책나무 님. 지금처럼 시어머니가 될 가능성이 있는 입장에서라면 이런 책을 읽어두면 ‘아 그러지 말아야하겠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고, 다른 많은 각자의 입장에서도 아 그러며 안되겠구나 혹은 그러면 되겠구나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는 아주 많은 걸 책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나무님 기억력 대박이시네요. 맞아요. 늘 창원으로 만나러 갔던 친구들인데 그 친구들이 이번에 집을 샀어요. 정말 좋지 뭡니까! 성실히 일하고 결국 집을 마련하는 걸 보는게 그렇게나 좋더라고요.

볼매 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나 오랜만에 보게 되는 단어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11-16 0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고 싶어요~
생각처럼 좋으셨나요?
질문하면서 가슴이 뭉클하네요

다락방 2021-11-16 09:57   좋아요 2 | URL
후훗. 혼자 낯선곳에서 책 읽고 커피 마시는 것 말이지요? 좋았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그렇게 할거라고 계획을 짜고 기다리는 신간부터 신났어요. 이런 시간을 좀 더 자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간 코로나 때문에 너무 움직이지 않고 살았거든요. 모두들 그렇겠지만요.

얄라알라 2021-11-28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 대전˝임을 선포해주는 친절한 스티커^^ 대전 성심당 빵 먹어본지 3년은 지난 것 같아요. 어려운 <하나이지 않은 성>읽어내시려면 달콤한 팥빵 필수일듯^^

다락방 2021-11-28 19:26   좋아요 0 | URL
팥빵도 부추빵도 하나이지 않은 성을 읽어내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하나이지 않은 성은 너무, 너무, 너무 어려웠어요 ㅠㅠ 다 읽은 지금은 다 읽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위안입니다. 흑흑 ㅠㅠ
12월 도서는 즐겁기를 바라봅니다. 훗.
 
보이지 않는 다리 2
줄리 오린저 지음, 박아람 옮김 / 민음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재작년 여름휴가는 슬로베니아로 가려고 비행기표를 진작 예매해 두었었다. 환갑이 넘은 엄마와 또 이모와 함께 갈 예정이었고 그렇게 우리 셋은 편한 여행을 위해 진작부터 여행비를 모아두었더랬다. 그러나 봄이 되기 전 전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고, 나는 봄에 계획했던 여행을 취소하였고 좀 더 후에는 여름의 여행도 취소해야 했다. 다른 생활패턴을 가진 사람들이 스케쥴을 맞추고 미리 돈을 모아두어 이제 준비가 되었다 하였는데, 우리 의지가 아닌 다른 무엇이 우리에게 끼어들었고, 그것은 우리의 여행을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하게 했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매순간 깨닫게 되지만 이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차마 생각하지도 못했던 걸로 우리의 계획을 취소하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 셋의 의지가 아니었다.



언드러시는 2차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의 헝가리에서 태어났다. 가난하게 태어났지만 재능을 눈여겨 본 누군가로 인해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가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운명처럼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게 된다.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던 미혼모인 클러러를 만나 사람들이 반대하는 사랑을 이뤄냈는데, 히틀러가 유대인 압박을 시작했다. 분명히 아직 비자 유효기간이 남았지만 불법거주자 신세가 되어 헝가리로 돌아가야 했고 그렇게 헝가리로 돌아갔지만 계획대로 비자를 받을 수는 없어 다시는 파리로 갈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언드러시랑 헤어질 수 없었던 클러러는 자신이 밟아서는 안되는, 자신에게 너무나 위험한 땅 헝가리로 돌아오게 되고 그들은 헝가리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행복하게 사는가 싶었는데 유럽에서 전쟁이 일어난다. 가족들에게 말하지도 못하게 갑자기 노무부대로 끌려가게 된 언드러시는 어린 아들의 소식이 궁금하고 아내의 소식도 궁금하다. 노무부대에서 이렇게나 고생을 하며 살고 있지만 도대체 남편이, 아들이 어디로 갔는지 살아있기는 한건지 궁금해 할 가족들에게 어떻게든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하고 싶다. 전쟁이 일어나고 노무부대에 끌려가고 제대를 하고 또다시 징집영장이 오고 굶주리고 고생하고 다시 가족을 만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언드러시와 그의 가족들은 가진 재산도 잃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잃게 된다. 독일이 패배하고 히틀러가 죽었지만 이제 언드러시 주변에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는 얼마 남아 있지 않았고 큰 상실감이 언드러시를 후려친다.




언드러시가 그 시간에 그리고 그 장소에 태어나 살게 된것은 언드러시의 의지가 아니었다. 언드러시는 그저 자신에게 삶이 주어졌고 그래서 주어진 삶 내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그것만 할 수 있었다. 비자를 갱신하고 다시 파리로 돌아와 공부를 계속하고자 하는 것이 언드러시가 계획한 일이고 바람이었지만, 세상은 언드러시의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을 놓아두지 않았다. 언드러시의 의지가 아닌 전쟁은 언드러시의 삶을 바꿔 놓았고 고통을 안겨 주었다. 



전쟁은 인간의 삶을 바꿔놓기에 지나치게 큰 일이어서 그 안에서 함께 있는 인간들은 본인의 의지로 살아왔던 삶의 형태도 바꾸게 되지만 주변을 보는 눈과 관점도 바꾸게 된다. 성실했던 언드러시도 도무지 성실이라곤 몰랐던 요제프도 같은 공간에서 사람이 피흘리고 죽어가는 걸 보면서, 이렇게나 다른 우리 둘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에게 유대감이 생기고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붙들어주는 끈이 되었다. 지독하게 미웠던 누군가가 그 안에서 동지가 되고 알지 못했던 이들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기도 한다. 가끔씩 들려오는 부대 바깥의 소식에, 도시가 폐허가 되었다는 소식에, 부모님이 형제 자매가 무사한지 알 수 없어 발을 구르고 안타까워하는 시간들을 보내면서, 전쟁이 끝난 후 그들 모두는 그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만약 내가 그 시간에 그곳에 있었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되었을지에 대해 자꾸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내 의지로 사는 일을, 내 계획대로 사는 일을 방해하는 것이 내가 유대인이기 때문이라면, 그러니까 내가 유대인으로 태어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일단 태어났으니 살아갈 뿐인데, 내가 유대인이기 때문에 멸시를 당해야 하는거라면, 갇혀야 한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주변을 어떤 눈으로 보게 될까. 내가 내 의지로 사는 일을, 내 계획대로 사는 일을 방해하는 것이 전쟁 때문이라면, 전쟁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지도 못하고 생사 여부도 알 수 없다면. 그 때의 나는 어떤 생각으로 삶을 지속시킬까. 아니, 지속시킬 수는 있을까?


나는 대체적으로 인간에게 일어난 작고 사소한 일들부터 큰 일들까지, 내게 무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전쟁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말하는 바가 무엇이라는 것을 내가 깨닫는다고 한들, 나는 세상의 전쟁을 멈출 수 있을 것인가.


언드러시는 그 때에 그 장소에서 태어나 살기를 원한게 아니었으나 그렇게 태어났고,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조건으로 인해 자기가 선택한 삶을 사는 것에 방해를 받았다. 인간은 혼자서도 살아갈 수 없지만 인간은 이 세상에서 동떨어져 살아갈 수도 없다. 전쟁이 일어나 내가 그 전쟁에서 무기를 들고 참여하는 게 아니어도, 부상자를 간호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어도, 어떤식으로든 그것은 영향을 미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언드러시는 고통을 겪었고 상실을 겪었다. 그 전쟁을 언드러시가 일으킨 게 아닌데도, 한번도 그런 걸 바란 적 없는데도 언드러시의 삶이 저 밑바닥으로 나락으로 추락했다. 그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다치고 이별을 겪은 모든 사람들이 다, 그 전쟁을 한 순간도 원한 적 없었을 것이다.





1권을 읽으면서 등장인물들 죄다 비호감이라 심드렁했는데, 2권을 읽으면서는 내가 비호감이라고 생각한 것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졌다. 전쟁을 겪고 생각하고 바라보는 것들이 달라지는 인물들을 보면서, 인간이란 태어나면서 본디 가지고 있는 성향이란 게 있겠지만 상황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고, 그렇다면 내가 비호감이라고 보든 호감이라고 보든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됐을 때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일단 한 개인이 어떤 선택하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주고난 뒤에 역사적 사건 속에 휘말리는 걸 보여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개인의 입장이 되어 그 고통을 함께 겪는다. 그 때 당시에는 유대인이었지만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내가 핍박받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단지 이렇게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혹독한 시간을 겪는 등장인물들 보면서 아 다 비호감이야, 했던 1권 읽던 시간들이 좀 미안해졌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작가의 할아버지가 겪었던 일이었다고 한다.



이 책의 1권에서 한 개인이 다른 사람과 세상에 섞여 살아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2권에서는 그 세상에서 존재 자체에 대해 회의를 품게 되면서 자신을 내치는 세상에서 버티는 걸 보여준다. 어떻게 인간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나부터 역시 인간을 구원해주는 것은 인간이다, 까지.



이런 흐름은 기존에 ‘알베르 코엔’의 《주군의 여인》에서 만난 적 있다. 1권에서 다른 사람들과 세상에 섞여 살아가다가 2권에서 유대인이란 이유로 내쳐지며 세상과 소통할 수 없는 쏠랄을 만난 적이 있다. 그때도 쏠랄이 겪는 혹독함에 내 감정이 같이 너덜너덜해졌는데 이번엔 언드러시가 그렇게 한다.



(아무도 안물어봤지만 그러나 이 두 소설 중에 어떤 게 더 좋으냐 물어보면, 나는 주군의 여인의 손을 들어주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전염병이 발병한 세상, 내 의지가 아니었고 내가 바란 적도 없지만 내 계획을 망쳐버린 일에, 정말 나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최재천 박사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진 것은 '우리가 전례 없이 야생동물들을 건드려대기 때문' 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나 역시 인간이 아니던가. 나는 ‘야생동물을 건드린 적 없다’고 전혀 무관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그 존재 이유로, 태어난 모습으로 핍박할 때, 나는 내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완전히 무관할까?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의 마지막에 실린 쉼보르스카의 시를 옮겨둔다.


무작위

-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일어날 수도 있었어.

일어날 수밖에 없었어.

그 전에 일어났어. 그 후에도 일어났어.

바로 옆에서도, 저 멀리서도,

일어났어. 다만 너에게 일어나지 않았을 뿐.



첫 번째라서 살아남았어.

마지막이라서 살아남았어.

혼자라서. 다른 사람들이 있어서.

왼쪽에 있어서. 오른쪽에 있어서.

비가 내리고 있어서. 햇볕이 내리쬐고 있어서.

그늘이 져서.



운 좋게도 숲이 있었지.

운 좋게도 나무가 없었지.

운 좋게도 철로가, 갈고리가, 들보가, 브레이크가 있었지.

문틀이, 모퉁이가, 1센티미터가, 1초가 있었지..

운 좋게도 지푸라기 하나가 수면을 떠다니고 있었지.



그 덕분에, 그렇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랬는데도.

손 하나만 움직였어도, 다리 하나만 움직였어도 어떻게 됐을지 몰라.

한 걸음만 움직였어도, 실오라기 같은 틈만 있었어도 어떻게 됐을지 몰라.



그래서 여기 있는 거니? 지금도 정지돼 있는 그 순간에서 빠져나온 거니?

그 촘촘한 그물에서 빠져나온 거니? 그 그물을 통과한 거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

들어 봐.

내 안에서 너의 심장이 얼마나 빨리 뛰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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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1-11 13: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아 그래도 끝까지 완독! 게다가 별 넷! 물론 <주군의 여인>이 더 좋은! ㅎㅎ <주군의 여인> 어서 읽겠습니다!

다락방 2021-11-11 14:23   좋아요 3 | URL
2권은 1권보다 나았어요. 클러러가 헝가리에 갈 수 없는 이유가 제 생각과 달라서 그 때부터 흥미롭게 읽은 것 같아요. 읽으면서 주군의 여인 쏠랄이 생각나더라고요. 잠자냥 님 주군의 여인 을 읽으시면 어떤 감상 써주실지 엄청 기대됩니다!

blanca 2021-11-11 13: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다락방님, <무작위> 시 어디에 실려 있어요? 쉼보르스카의 시를 다시 찾아봐야겠네요. 슬로바키아....조만간 다시 갈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코로나가 정말로 너무 많은 영향을 길게 드리우고 있죠. 이젠 뭔가 약속을 하거나, 계획을 잡거나 하는 게 너무 부담스럽고 불가능하게 느껴져요...저도 이제는 나도 전쟁을 겪을 수 있었다, 그런 생각 해요. 모든 일들이 불가능하거나 나와 관련 없는 일로 지나가는 경우가 없더라고요.

다락방 2021-11-11 14:25   좋아요 2 | URL
저 시는 [보이지 않는 다리 2] 의 마지막에 실려 있어요. 저런 내용의 책을 읽어가다가 마지막에 저 시가 딱 나오니 완전 훅 오더라고요. 적절한 시 선택이었다 싶어요. 어쩌면 이 시를 읽고 이런 소설을 쓰지 않았나 싶을 정도예요.
쉼보르스카 시집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저도 저 시를 읽고나니 쉼보르스카 시집 다시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저는 전쟁을 겪을 수 있을텐데 그 때의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버텨낼 것인가 생각하면 너무 암담해져서 부디 전쟁을 겪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게 돼요.

새파랑 2021-11-11 1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스스로 언제 어떻게 태어날지 선택할 수 없고, 전체에 비해서는 미약하다보니 시대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거 같아요. 그래서 역사에 휘말려서 고통을 겪기도 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순응하게 되는거 같아요 ㅜㅜ

그래도 인간을 구원해 주는 것은 인간이다~! 이게 정답인거 같아요 ㅋ

내년에 다시 슬로베니아 꼭 가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1-11-11 14:27   좋아요 3 | URL
내년에는 슬로베니아에 갈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읽으니까 갑자기 헝가리에 가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여름에 헝가리를 가는 것도 좋을것 같아요. 물론 지금보다 모든 상황이 더 나아진다는 전제 하에 말입니다. 오늘도 코로나 확진자 이천명이 넘어서.. ㅠㅠ

인간을 괴롭히는 것도 인간이고 자연을 파괴하는 것도 인간이지만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는 것도 자연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도 인간이잖아요. 아마도 그래서 세상은 굴러가는가 봅니다.

독서괭 2021-11-11 13: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내 의지와 상관없이 돌아가는 세상.. 그렇지만 세상의 일에 내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복잡한 연결.. 다락방님 페이퍼 글과 마지막 시가 찰떡이네요. 이 책 1권에서 많은 분들을 뒷걸음질치게 하시더니 2권은 반전!
하지만 <주군의 여인>이 더 좋다.. 체크.

다락방 2021-11-11 14:28   좋아요 4 | URL
2권의 얘기를 하기 위해, 그러니까 전쟁이라는 큰 일을 겪으면서 인간은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1권의 인물을 부러 철없고 비호감으로 그린걸까? 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그것보다는 작가가 인간에게 갖는 호감과 저의 호감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겠지만요.
저도 이 책 읽으면서 마지막에 실린 저 시 보고 진짜 찰떡이라고 생각했어요. 시 참 좋네요.

- 2021-11-12 2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때 한국인의 자살률이 이라크전 사망자률 보다 많아서 화제가 된 적 있었죠. 그렇다면 한국사회가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말인가. 하고. 이 의지와 상관없이 굴러가는 전쟁터 같은 세상에서 그것이 나와 관련없지 않다는 것을 굳이 떠올리며 좋은 시를 적어주는 이웃이 있어. 저는 참 좋습니다. 요 몇주간 뒤늦게 오은영 샘에게 감겨 일하면서 금쪽 삼당소 틀어놓고(일하다 말고 처울고) 있었는 데, 다락방 당신을 내 마음 속 오은영으로 임명함.

다락방 2021-11-15 08:37   좋아요 2 | URL
저도 오은영 쌤 금쪽 상담소 몇 번 보았는데 볼 때마다 울었어요. 그렇지만 금쪽같은 내새끼? 였나. 그 아이들이 대상인 프로는 못 보겠더라고요. 너무 힘들어서 그건 안봤는데 금쪽 상담소는 어른 누가 상담을 해도 다 저에게도 위로가 되는 말들이더라고요. 같은 경험을 한 게 아닌데 왜 오은영 쌤 말을 들으면 내가 우는가.. 왜죠..
저 얼마전에 회사 동료랑 술 마시는데 그 동료가 제게 오은영 쌤하고 있는 기분이라 그랬거든요. 근데 공쟝쟝님이 또 그러네요?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공쟝쟝님 마음 속 오은영이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은영 쌤이 알면 큰일날 소리 ㅋㅋ)

- 2021-11-15 09:00   좋아요 2 | URL
저도요 ㅋㅋㅋ!!! 내 새끼는 못보겠어요 ㅠㅠ 애들이 힘들어하는 게 나도 힘들어서 ㅠㅠ ..* 오은영 쌤 진짜 좋아요! 뭔가 아닌 건 아니라고 해주고 그런데 표정은 너무 공감해주시고..* 정말 한국인에게 필요하신 천재 선생님!! 은 다락방! 한국에 필요한 천재 다락방 😚

다락방 2021-11-15 09:06   좋아요 3 | URL
어휴.. 내가 인생을 얼마나 잘살았냐. 공쟝쟝 님한테 천재 소리도 듣고. 증맬루 잘 살고 있네. 고마워요. 내 인생 참된 기쁨 느끼게 해주시는 감사한 분. 양꼬치 사줄게요 ㅠㅠ

- 2021-11-15 09:1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쥼멜루 ㅋㅋㅋ 우리 또 댓글로 이러고 있다고 넘들이 눈꼴 시려워하것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12-09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달의 리뷰 축하드려요*****

쎄인트 2021-12-09 17: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선정 축하드립니다~!!

독서괭 2021-12-09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축하드려요^^

건수하 2021-12-09 2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리뷰도! 축하드립니다~~

새파랑 2021-12-09 2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언제나 당선~!! 축하드립니다 이작가님 ^^

건수하 2021-12-09 2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이퍼와 리뷰를 이어 보니 내용이 감이 좀 잡히네요. 클러러가 헝가리에 가면 안되는 이유가 궁금한데.. 그것만으로 이 책을 읽어도 될런지… @.@

다락방 2021-12-10 14:24   좋아요 1 | URL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나은 이유였습니다. 혹시 도서관에 가시게 된다면, 그런데 도서관에 있다면 빌려 보시는 게 좋을듯 합니다. 어차피 품절이라서요.

건수하 2021-12-10 14:26   좋아요 1 | URL
주변 도서관에 단 한권도 없더라구요… ^^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

잭와일드 2021-12-09 2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초란공 2021-12-09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쉼보르스카가 평생 죽음의 수용소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살았고, 살아 남았다는 일이 믿기지 않더라고요. 흥미로운 주제인데 절판된 책이군요. ㅜㅜ

러블리땡 2021-12-10 0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