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 동성애는 유전자 때문인가 고정관념 Q 2
공자그 드 라로크 지음, 정재곤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물론 킨제이 보고서는 적지 않은 비판의 소지 또한 안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 보고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대단히 주목할 만하다.

바로 현실세계에서의 성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신 더 복합적이고,

‘정상’과 ‘비정상’은 응답자가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1. 요약 。。。。。。。

 

     “우리는 동성애에 관해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 사실은 동성애는 나쁘지 않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주장은 위와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이 주장을 위해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동성애의 되는 원인, 동성애자들의 생활, 동성애자들에 대한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에 있어서의 ‘오해들’을 설명하는 것으로 책의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2. 감상평 。。。。。。。

 

     책 자체는 논지와 문장이 간결했기 때문에 읽기에는 수월했다. 정독을 했는데도 책을 모두 읽는 데는 네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동성애라는 주제 자체가 꽤나 민감한 내용이었기에 서평을 쓰기 전에 꽤나 고민을 했다. 결론은 동성애라는 주제 전체를 다루는 ‘논문’까지는 쓸 필요가 없으니(^^;;) 그냥 책의 서술만을 두고서 이야기 해 보자는 것. 나름 빠져나갈 간단한 길을 찾아냈다. 후훗.

 

     가장 첫 번째 ‘오해’인 ‘동성애자는 정상이 아니다’를 풀기 위해 저자는 ‘정상과 비정상은 응답자가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p. 20) 계몽주의시대 이래로 참 많은 사람들이 철썩 같이 믿는 ‘모든 진리의 기준은 인간 이성이다’라는 고전적인 주장의 변형이다. 말하자면 도대체 뭘 기준으로 동성애자들을 비정상이라고 손가락질 하느냐는 일침인데, 문제는 이 주장은 책의 나머지 내용의 거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데 있다.

     “(정상과 비정상은 따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정하는 것이다 라는) 그 ‘기준’은 어째서 옳은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난감해지지 않을까? 결국 ‘누구도 진리를 말할 수 없다’는 ‘진리’를 설파하고 다녔던 회의주의자들의 오류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저자가 자신의 논지를 펴기 위해 통계적 자료들을 상상수 사용하고 있는 모습(pp. 20, 21, 37-38, 66, 99, 103-105, 132, 136, 150)은 앞서의 전제에 따르면 자연스럽다. 절대적인 기준을 제거해버리고 개개인의 판단으로 사안의 옳고 그름을 결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졌으니, 이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안에 동의하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참으로 중요해졌다. 옳고 그름을 다수결로 정하게 되었으니 이제 힘 있는 사람들의 의견대로 몰아가기가 좀 더 쉬워졌다. 무법천지에서는 총 들고 있는 사람이 왕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통계라는 것이 상당부분 이용하는 사람의 주관에 맞춰 ‘조작’될 수 있다는 점은, 통계수치를 사용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주의를 갖게 만든다. 하지만 통계를 주머니에서 언제나 꺼내 쓸 수 있는 무기로 활용하려는 유혹에서 저자 역시 벗어나지 못했다. 압도적으로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하는 사람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 이 책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경찰의 통계에 의하면, 아동 성폭력 가해자의 90퍼센트가 이성애자인 것으로 집계되었다’는 식의 통계적 전용(轉用)를 하고 만다.(p.150)

 

     동성애의 ‘원인’을 다루는 첫 번째 장의 엄밀한 결론은 ‘동성애자가 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이다. 하지만 저자는 은근슬쩍 ‘그러니 동성애는 자연스러운 것이다’라는 주장으로 바꿔 놓는다. 동성애에 대한 ‘반응들’을 다루는 세 번째 장에서 저자는 ‘동성애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 이상’이라는 어떤 학자의 견해를 인용하면서(p. 121, cf. 140) 이런 시도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데, 사실 책의 앞에서 그와 관련해 밝혀진 것은 별로 없음에도 독자들을 혼동시키는 문장이다.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통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존재했다고 해서 그것의 존재가 ‘옳다’거나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주장은 오류가 있다. 인류 역사에 오랫동안 살인자와 강간범들이 존재해왔지만, 그렇다고 그들에 대해 옳다거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식의 주장은 다윈의 진화론의 주요 도구 중 하나인 ‘적자생존’의 사회학적 적용의 어색한 결과이다. 적자생존을 거쳐 오늘날까지 살아 있는 것은 우수하거나 정당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동성애의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이 오랫동안 존재해왔으니 크게 이상한 것은 아니다 라는 저자의 주장은 그래서 나로서는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게이 산업’에 대한 계속되는 언급들은(p. 72, 102 등) 동성애자들에 대한 강력한 옹호와 그들이 서구 사회에서 하고 있는 각종 로비들, 그리고 엄청나게 큰 페스티벌 등에 사용되는 ‘돈’이 어디서 나오는가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결국 ‘동성애’라는 ‘돈이 되는 아이템’을 이용하려는 장사꾼들의 힘이 동성애에 대한 일련의 긍정적인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

 

     결정적으로 동성애 문제나 페미니즘은 ‘성정치학’이라는 주제와 연관되어 있다. 이 책에서도 이런 경향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저자는 동생애에 관한 부정적인 견해는 본질적으로 ‘남성은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관념’(p. 157)에 기초해 있는 나쁜 생각으로 몰아붙인다. 절대적인 무엇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처음의 결심과 이런 생각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 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저자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듯싶다.

 

     총평을 하자면, 동성애라는 주제에 대한 몇 가지 오해는 분명히 풀어주었으나, 저자가 동성애 옹호를 위해 사용하는 근본적인 몇 가지 전제들에는 충분히 공감을 하기 어렵다. 또, 종종 나타나는 자체모순적인 진술들은 책의 전반적인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무엇보다, 저자는 동성애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말고 ‘그냥 보자’는 주장을 통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는 곧 ‘동성애는 나쁘지 않다’는 주장으로 슬쩍 바꾸는 일종의 기만전술을 통해 책의 논리를 따라가고자 하는 독자들을 혼동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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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가족 - 과레스키 가족일기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김운찬 옮김 / 부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물론 마르게리타의 케이크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맛이 약간 없을 뿐인데,

그것은 케이크를 만드는 데에도

마르게리타가 자신이 생각하는 그대로 행동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즉 완전히 자신만의 엄격한 논리에 따라 시작하고,

그래서 결국에서 세상에서 가장 논리적으로 가장 비논리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1. 줄거리 。。。。。。。

 

     제목 한 번 잘 지었다.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 이렇게 겨우 네 명의 식구로 이루어진 ‘단란하면 참 좋을’ 가정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말 그대로 가족 전체가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들로만 모아 놓은 듯하다. 어디서 일부러 그렇게 모으려고 해도 힘들만한 구성원들이, 가정에서 일어나는 온갖 종류의 일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자신의 생각이 옳음을 주장하기 시작한다.

     작가 자신의 실제 가족을 모델로 쓴, 일종의 에세이 모음집.


 

2. 감상평 。。。。。。。

 

     말 그대로 참 까칠한 가족이다. 겨우 네 명 밖에 안 되는 ‘단란한’ 가족인데도 누가 한 마디 할라치면 반드시 나머지 가족 중 두 명 이상의 반대에 직면한다.;; 그 반론이라는 것도 사실상 엄청난 자기중심적인 논리들로 무장된 것들로, 가만히 들어보면 어이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가족의 가장인 죠반니노는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그저 무시하는 법이 없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이번에는 자신의 논리로 상대를 설복시키려 하지만, 이 가족 구성원을 상대로 그마저 그리 녹녹하지 않다.

     특별히 심오한 철학적 주제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물론 소설식으로 꾸미는 과정에서 약간의 과장이나 풍자가 들어가기는 했겠지만(그렇지 않고서는 도저히 실제 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라 드는 생각이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죠반니노가 왜 이런 가풍(家風) 유지하려고 하는 지 의문만 늘어갈 뿐이었다.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깨달은 인생의 지혜를 던져주는 것이 일반적인 에세이의 유형. 이 책에도 그런 이야기가 몇 편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저 의견의 충돌 그 자체로 끝나고 만다.

     이런 극단적인 자유스러운 분위기는 당시 이탈리아의 사회, 문화적 상황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여지도 없지 않으나, 규범에 대한 거의 노이로제적인 거부반응이 보이는 것 같아 썩 쉽게 정서적 공감이 되지는 않는다. 내가 너무 딱딱하게 사는 걸까.

     그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가족 소설로 보면 무리가 없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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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에는
 

서로를 이름 대신 직함으로 부르게 되겠죠
 

그때가 되면
 

서로를 개인적인 관계보다는 공적인 관계로 대하게 될 거구요

 

 

그게 슬프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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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가슴으로 끌어안기
제인 루비에타 지음, 조계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목회자는 항상 대기상태로 지내야 하며,

사람들의 본이 되어야 하고,

늘 교인들의 기대에 부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1. 요약

 

        그 자신도 한 목회자의 아내로서 오랫동안 교회를 섬겨왔던 저자 제인 루비에타는, 자신의 경험과 함께 다른 많은 실제적인 사례들을 더해서 목회자가 목회 사역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에 대해 매우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목회자의 어려움을 알고, 그것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자연히 그 일차적인 독자들은 목회자 혹은 목회자 훈련생들이라기보다는 (상대개념으로서의) 평신도들이다. 저자는 성도들이 어떻게 목회자가 안고 있는 고민들과 어려움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은 매우 넓어서 신임 목회자가 새로 부임했을 때부터, 은퇴 후의 일까지 포함하고 있을 정도이다. 



2. 감상평

 

        언뜻 단지 평신도들을 위한 책으로만 여겨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는 평신도들로 하여금 목회자들을 마음으로 품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 목회자들이 겪을 수 있는 매우 실제적인 문제를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목회의 길을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도록 하고 있다. 

        목회의 사택문제, 적은 사례비,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 턱없이 적은 개인 시간, 그리고 이로 인한 가정의 문제 등, 저자는 약간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문제들을 사실적으로 설명한다.(사실 어떤 의미에서 약간 사기가 꺾일 정도이다) 아마도 이 점이 이 책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목회자로서 교회를 섬긴다는 것이 어떤 어려움들을 감당해야만 하는 것인지를, 뜬 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피부에 와 닿는 설명으로 진행한다. 역시 사역은 감상이 아니라 실제 삶과 관련된 일이다. 철저한 영적 준비뿐만이 아니라, 직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목회자로 ‘생활’하면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도록 만드는 책. 하지만 미국과 우리나라는 상황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읽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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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10계명 - 건강한 교회, 아름다운 교회를 위한
로렌스 패리스 지음, 김용운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정기적인 운동과 적절한 식사는 자신을 섬기기 위함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드려 하나님과 다른 사람들을

사랑으로 섬길 힘을 기르기 위함이다.

 

 

 

1. 요약

 

        목회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신학교에서 이론은 몇 년씩 배웠을지 모르지만, 실제 목회 현장에 나가면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문제들, 아니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들었더라고 하더라도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미묘한’ 문제들을 자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로렌스 페리스 목사는 이런 실제 목회 현장에서 신임목사들이 겪을 수 있는 ‘미묘한’ 문제들에 대한 ‘지혜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처음 목사가 교회에 부임해서 어떻게 그 교회에 녹아들어갈 수 있는가 하는 부분부터, 어떻게 교회에 변혁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지역 사회와의 관계는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지, 목사 개인의 삶을 어떤 식으로 질서를 부여할 것인지 등, 매우 실제적인 지침들로 가득 차 있는 책이다. 



2. 감상평

 

        ‘목회 10계명’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질 수 있는 ‘지나치게 단순하고, 도식적이며, 딱딱한 대답’이라는 느낌은 지워버려라. 저자는 현장에서의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경험들을 매우 실감나게 제시하면서, 자연스럽게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흔히 이런 종류의 책들은 자신이 체험한 경험만이 절대적인 것처럼, 자칫 강압적인 주입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데, 저자는 이런 부분에서도 적절한 ‘수위’를 지키고 있다. 글의 내용뿐만 아니라, 글의 형식에서도 저자는 독자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몇 가지의 ‘계명들’(특히 8~10계명)은 내용상 서로 크게 구분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각각의 항목에 대해 꼭 해야만 하는 중요한 말들이 많아서일지도 모르지만, 언뜻 10개라는 숫자를 맞추려고 일부러 늘린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준다. 



        꼭 담임목사의 경우가 아니라도, 교회에서 여러 분야에서 섬기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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