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퇴임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관련해서 한 노인의 이름이 자주 언론에 오르내렸다. “김장하 선생”이 그 주인공이었다. 오래 전 가난했던 학생 문형배는 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던 김장하 선생에게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받아 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자신의 돈을 가난한 학생들의 공부를 위해 사용하는 일은 치하해 마땅하지만, 가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독지가 이야기가 새로울 건 없지 않은가. 그런데 관련 이야기를 파면 팔수록 신기한 일화들이 쏟아진다. 그가 장학금을 지원한 학생의 수는 족히 수백 명이 넘는 것 “같고”,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과 일면식도 없는 경우도 많은데다가, 무슨 인사를 받으려 하지도 않고, 아예 얼마나 지원을 했는지 조차 감추고 알리지 않았다는 것.
후에 김장하 선생은 사재를 털어 사립고등학교를 세웠는데, 그가 세운 고등학교에는 회계의 조작이나, 재정의 유용, 계약 부풀리기나 리베이트 같은 일들은 일절 없었고, 오히려 이사장인 선생이 지속해서 사재를 출연해 학생과 교사들을 지원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건 그렇게 애지중지 키워온 학교를 국가에 기부를 했다는 것. 왜 그런 결심을 했느냐는 질문에, 자신이 어린 시절 돈이 없어 공부를 못했던 일화를 털어놓으며(그의 최종학력은 중졸이다), 자신과 같은 학생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교육사업을 해왔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의 미담은 아직 끝이 아니었으니... 평생을 운영해 온 한양방의 문을 닫고(그는 이 모든 일을 한약방의 수입으로 충당했다!) 은퇴를 결심하면서, 재산을 지역의 대학에 또 기증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도움을 청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도움을 주었고, 교육사업 외에도 언론, 문화, 사회단체 등 수많은 영역에서 사람들을 키우고,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일들에 번 돈을 아낌없이 사용해 왔다고 한다. 이 정도면 클래스가 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