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수업 - 나는 왜 그리스도인인가?
정요석 지음 / 다함(도서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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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은 고민과 질문투성이다. 그리고 그 질문들 중 상당수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신앙에 관한 질문들은 답하기 쉽지 않은 것들이 많다. 세상도 다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이, 하늘의 일들을 모두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건 처음부터 무리인 일일 지도 모르겠다.


사실 우리가 신앙을 갖게 되는 것 자체가 신비한 일이긴 하다. 그리고 이해는 그 뒤에 따라오곤 한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해하고 믿게 되는 게 아니다. “나는 알기 위해 믿는다”고 했던 아우구스티누스나, “나는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믿듯이 기독교를 믿는다. 그것에 의해 다른 모든 것을 보기 때문이다”고 했던 C. S. 루이스도 다 같은 것을 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믿음의 해설이, 그리고 이해가 필요하다. 사람은 이해를 추구하는 존재이니까. 이 책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의 믿음의 내용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믿음이란 무엇인지, 성경의 본질, 창조와 타락, 구원, 예수 그리스도와 성경, 칭의와 성화 등 기독교의 다양한 주제들을 충분히 다룬다.


내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굳이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예회들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기독교적 배경이 없는 사람들에게 기독교를 소개한다는 느낌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아마도 설교문이 베이스가 아니었을까 싶은 구조.


각 장의 첫 머리마다 시 한 수가 옮겨 적혀 있는 것도 흥미롭다. 사실 살짝 올드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저자의 연배를 보여주는) 그것도 이런 구성의 책이라면 썩 괜찮게 어울린다. 그리고 인용된 시들도 다 좋은 시들이고.





기초를 닦는 건 언제나 중요하다. 한 번 배웠다고 해서 더 이상 배울 필요가 없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기능과 자격은 반복적으로 갱신과 보수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신앙의 기초 역시 반복해서 닦고 세울 필요가 있다. 이 책이 이 작업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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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기도 - 기도할 수 없는데 기도한 한 사람 이야기
서진교 지음 / 아가페출판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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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부제로 실려 있는 “기도할 수 없는데 기도한 한 사람”이란 중의적인 표현이다. 하나는 책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누가복음 2장의 “안나”이고, 다른 한 명은 저자 자신을 가리킨다. 책은 기본적으로 안나의 이야기에 살을 붙여서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워낙에 본문 자제가 짧은 안나 이야기보다는 저자 자신이 경험한 일들에 대한 소개와 간증이 좀 더 많은 페이지를 채운다.


사실 저자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한두 번 같은 행사에 참여해서 가까이서 본 적은 있지만, 대화를 해 본 경험은 없고, 책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 기독교채널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얼굴을 많이 알린 듯한데, 책 곳곳에 실려 있는 개인사도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일들을 결국은 극복해 내고, 여기에 신앙의 힘이 있었다는 간증이라면, 그리고 지금도 단순히 성공주의 신화팔이가 아니라 진실한 삶을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면 꽤 읽어볼 만한 책이겠다 싶다.





제목에도 나오듯, 이 책의 주제는 “기도”이다. 앞서도 언급했던 안나의 이야기를 도입으로 사용하지만, 그보다는 저자가 경험한 수많은 기도의 능력에 대한 간증들이 잔뜩 실려 있다. 결혼한 지 몇 년 만에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수십 년을 성전에서 기도했던 안나의 모습에서, 저자는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삶을 읽어낸다.


책 전반에 걸쳐서 저자는 여전히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 특별히 고난 가운데 함께하시는 하나님과 그로 인해 우리의 고난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 반복된다. 그리고 그런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도구로서의 기도가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막막해 보이는 상황 가운데서 힘써 기도하는 사람들을 통해 일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에 대한 고백이, 다시금 독자를 기도의 자리로 이끄는 힘이 있다.






사실 기도는 잘 티가 나지 않는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실제로는 잘 기도하지 않으면서) 기도해 주겠다는 “인사치레”를 쉽게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기도를 소홀히 하면서도 크게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누군가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과시적으로 보여주지 않는 이상(예수님이 극혐하셨던 모습이다), 내가 기도를 하고 일을 하는지, 그저 일에 몰입되어 있을 뿐인지 알 도리가 없다.


기도는 어떤 공식을 따르는 일이 아니다. 마치 낚시처럼, 적당한 도구와 미끼와, 자리까지는 안내해 줄 수 있으나, 고기를 낚아채는 손기술은, 어느 정도 줄을 감고 당기고 해야 하는지는 직접 해보며 익혀야 한다. 기도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좀 막막할 수 있지만, 그런 어려움 또한 기도를 배우는 과정일 것이다. 누구도 처음부터 능숙하게 기도하지는 못했을 테니까.


저자의 기도에 대한 관점은 다분히 어린 시절 경험했던 순복음교단의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물론 여기 실린 기도가 기도의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 또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건 어떤 신학적 원리를 따르든, 기도는 신자의 삶에서 너무나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우선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서 기도에 집중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여기 나온 다양한 기도의 사례를 붙잡고 우선 기도해 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지금, 우리에게는 내 뜻을 하나님께 강요하는 기도가 아니라, 그분의 뜻을 구하는 기도가 참 중요한 시간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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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교회의 7가지 디테일 - 새들백에서 배운 성장 원리
케빈 리 지음 / 두란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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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새들백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있는 한인 목회자가, 그 교회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화를 일곱 가지 항목으로 정리한 책이다. 여기 좋은 문화가 있으니 한 번 읽고 적용해 보는 게 어떠냐는 의도인데, 굳이 분류하면 (교회)실용서라고 할 수 있으려나? 이런 책은 빙빙 돌리지 말고 핵심만 간명하게 전하면 좋겠다 싶은데, 이 책이 딱 그렇다.


목차에 나온 일곱 가지 원칙만 읽어봐도 핵심은 금세 파악할 수 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1 무슨 사역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2 성장하는 교회는 전도의 끈을 느슨히 하지 않는다

3 소그룹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4 영적 건강만큼 정신 건강을 돌봐야 한다

5 건강한 교회는 사모가 행복하다

6 교회가 성장하려면 내가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

7 사역자에게 쉼은 사역보다 더 중요하다






저자는 문화의 힘을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교회 프로그램, 시스템을 가져다 도입하려고 해도 잘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스템은 문화 위에 구현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새들백 교회가 갖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도 그 교회가 일찍부터 세우고 길러온 문화 때문이리라. 사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문화가 시스템을 만들기도 하고, 프로그램이 문화를 지탱하고 유지시키기도 한다. 예컨대 사모 수련회 같은.


하나하나가 꽤 인상적인 원칙들이다. 특히 한 가지 사역을 더하면 기존에 진행되던 한 가지 사역은 뺀다는 원칙이라든지, 매년 사모들을 위한 수련회를 진행한다든지, 전도를 위한 끊임없는 관심과 이를 위해 교회의 모든 부분을 여기에 맞춰가는 의지 등은 이런 것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흥미롭다.


여기에 책에 소개된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기억에 강하게 남는데, 교회의 최선임 목사가 데려온 신입 사역자를 두고, 이 사람이 훗날에는 나보다 높이 올라 내가 그의 지시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이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여전히 연공서열을 사역적 능력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교회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 비단 교회만이 아니라, 자기보다 아래 기수가 조직의 최고수장이 되면 줄줄이 사직을 하고 퇴임하는 법조계를 비롯해 한국 사회 전반에 깔린 체면 문화이기도 하다.






저자의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내용을 설명하면서 굳이 빙빙 돌리거나 미사여구를 잔뜩 붙이는 것 없이, 핵심적인 내용을 담백하게 서술해 나가는 게 참 좋다. 무엇인가 배울 때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글쓰기 방식이다.


다만 여기 나온 요령들은 새들백 교회 같은 대형교회에서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까 하는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작은 교회에서 여기 나온 원칙들을 얼마나 시도해 볼 수 있을까? 물론 상황에 따라 적절한 변용과 적응을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고.


또 한 가지 질문은 반대로 이미 이런 문화 없이 어느 정도 규모를 갖게 된 교회들의 경우 과연 문화를 바꿔갈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문화라는 게 초기부터 만들지 않으면, 바꾸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기도 하니까.


교회에 관한 건강한 고민들과 나름의 제언들이 많이 담겨 있다. 사역자들, 중직자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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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와 회심 제임스 패커의 기독교 기본 진리
제임스 패커 지음, 김진웅 옮김 / 아바서원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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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사도신경과 주기도문에 관한 패커의 글을 읽었고, 이번에는 세례다. 초기 기독교 시기부터 세례는 가장 중요한 교회의 예식이었다. 최소한 2, 3년 동안의 교육과 다양한 훈련을 받은 뒤에야 비로소 교회의 일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는데, 세례는 그 증표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기독교가 사실상 로마 제국의 국교가 되면서 갑자기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들었고, 그들을 대상으로 2~3년 동안의 교육과 훈련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세례 교육은 형해화되었고, 안타깝게도 이런 상황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느낌이다. 다만 갈수록 교인수가 감소하는 오늘날에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 발생하는 것 같은데, 아마도 세례에 대한 이해의 부족 때문은 아닐까 싶은.(또 하나가 있다면 모든 종류의 의례나 예식에 대한 반발심)


사실 신학교에서도 이런 부분은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다. 당장 일선 교회에서 사역을 하려면 자주 접하는 일인데도. 알아서 공부할 수밖에 없는데, 최소한 이런 정도의 간략한 소개와 해설이라도 필요한 이유다.




세례와 관련해서 이 책에서 집중하고 있는 주제는, 그것이 왜 시행되어야 하는가이다. 책 제목에 세례와 함께 붙어있는 ‘회심’과의 관계성에 특히 주목한다. 회심을 통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세례는 또 왜 받아야 하는가? 세례가 우리의 구원에 어떤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가 같은 질문들이다.


저자는 세례와 회심이 마치 성악에서 테너와 베이스의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즉 서로 어울려서 더 풍성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세례라는 의식을 계속 해야 하는 가장 단순한 이유는 예수님께서 세례를 베풀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다만 외적 표징으로서의 세례가 가지는 상징적-신학적 의미를 넘어 어떤 실제적 효력이 있는지에 관해서는 사실 설명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긴 하다.


책 후반에는 유아세례나 입교식처럼 일선 교회에서 필요한 내용들도 담겨 있고, 말미에는 세례가 개인에게 주는 의미에 관한 몇 개의 설명이 덧붙여져 있어서 실전에서 사용하기에 괜찮은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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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마틴 루터킹 지음, 채규철 옮김 / 예찬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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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에가 가장 큰 영향을 준 두 명의 저자를 꼽으라고 한다면, 한 명은 역시 C. S. 루이스이고, 다른 한 명은 마틴 루터 킹이다. 어린 시절 이 두 사람의 글을 읽고 많은 공부가 되었는데, 루이스가 내 머리를 형성하는 데 주도적인 영향을 주었다면, 킹은 내 가슴을 형성하는 데 큰 지분이 있다.


국내에 번역되어 나온 킹의 설교문은 이런저런 책으로 이미 잔뜩 읽긴 했다. 그리고 언젠가 유튜브에서 킹의 육성 연설 영상을 (시대가 참 좋아졌다는 게 여기에서 느껴진다. 루이스의 강연이나 연설도 남아 있었더라면..) 직접 들었을 때, 그 조금은 떨리지만 강한 음성으로 “I have a dream”을 외치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성경 속 선지자를 직접 본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그의 영감어린 설교의 내용은 물론, 조심스럽게 시작해서 점차 고조되며 강하게 비전을 선포하는 모습은, 흑인교회 특유의 분위기와 찰떡같이 어울린다. 한 때는 그런 스타일마저 닮아보려고 연습을 했던 것 같다. 물론 한참 모자라고, 특유의 반복어구 같은 건 쉽지만은 않았지만.





이 책은 마틴 루터 킹의 다양한 연설/설교문을 모은 책이다. “왜 우리는 기다릴 수 없는가”라는 책에도 여덟 편의 설교가 실려 있었지만, 이 책에는 더 많은 연설문이 실려 있다. 사실 이 책이 훨씬 오래 전에 출판된 책이다. 1쇄가 1989년에 나왔으니까. 다만 번역은 아무래도 나중에 나왔던 책이 더 좋지 않았나 싶다. 같은 연설문이라도 좀 더 구어의 느낌과 분위기가 훨씬 더 살아 있어서 읽기에 좋았다. 물론 그래도 내용은 충실하게 번역되어 있으니, 킹의 사상과 그의 통찰을 접해보는 데는 무리가 없다.


사실 그의 연설을 읽을 때는 흑인에 대한 극심한 차별이 일상화되었던 20세기(!) 중반 미국 사회의 분위기와 이를 철폐하기 위한 가두시위와 비폭력투쟁이라는 킹의 독특한 투쟁 방식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말 그대로 잔인한 폭력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던 그 시대, 비폭력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결심과 실행은 간디 등의 영향을 받긴 했으나, 결국 그의 신앙에서 나온 것이었다.(누구도 고작 “들은 말”로 목숨까지 걸진 않는다) 오늘, 그와 같은 신앙을 갖고 있다고 하는 우리는 그처럼 살아가고 있을까.


비록 그의 생이 암살로 갑작스레 끝나긴 했으나, 그가 죽기 얼마 전에 했던 연설 “I have a dream”을 비롯한 수많은 빛나는 연설들은 아마 그가 이 세상에 살았던 날들보다 훨씬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인종차별이라는 인류 공통의 범죄는 과연 언제쯤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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