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우리의 삶에 참 중요한 요소다. 그건 우리 삶에 활력을 주고, 때로 우리의 인생에 의미를 부여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은 일을 그저 고되고 힘든 것, 가능하면 적게 하면 좋은 것 정도로 치부하기도 했다. 뭐든 뒤집어 보는 게 “일”인 현대의 학자들 가운데서는 아예 노동에 대학 악평을 늘어놓는 것이 인기인 분위기도 보인다. 물론 여전히 일에 담겨 있는 좀 더 숭고한 의미를 발견하거나 자기실현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 생각하는 쪽이 좀 더 많긴 하지만.
기독교적 차원에서 일은 또 하나의 의미가 덧붙여져 있다. 이른바 “소명”이라는 개념이다. 영어(calling)든 한자어(召命)든 의미는 같다. 그건 우리가 어떤 자리로 부름을 받았다는 뜻이다. 주로 이 단어는 특정한 일로 우리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동양의 오래된 표현으로는 천직 같은 표현도 있는데, 이쪽은 그저 내가 해야 하는 일, 내게 주어진 일 정도의 수동적 의미라면, 소명은 하나님에 의한 능동적인 부르심이라는 의미가 좀 더 강하다.
중세에는 이 소명이 단지 특수한 직업군, 즉 성직자들의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종교개혁자들은 이런 인식이 잘못되었음을,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각자의 자리로 부르셨다고 교정했다. 이제 사람은 자신의 자리에서, 하나님이 부여하신 일을 하면서, 그분과의 교제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