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함께한 가장 완벽한 하루
데이비드 그레고리 지음, 서소울 옮김 / 포이에마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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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예수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간 닉.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 바로 이 책에 그에 관한 후기가 살짝 등장한다. 평소 일중독에 빠져 살았던 그는, 이제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딸을 위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하나님을 좀 더 잘 알기 위해 정기적으로 교회 예배에 참여하고 성경공부도 시작했다. 이제 만사가 행복하게 끝나게 된 걸까?

     하지만 그의 아내 매티는 남편의 이런 변화가 마뜩치 않았다. 종교라면 질색을 하는 그녀는 남편이 갑자기 ‘예수쟁이’가 된 것을 두고 당황했고, 마침 부업으로 하던 디자인 일과 관련해 출장을 가게 되면서 그와의 결혼생활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이 때 슬그머니 나타난 옆 사람 제이(J). 늘 그렇듯 그는 관심 없는 듯한 마디를 툭 던져 상대의 마음 문을 열어 놓고, 차근차근 대화를 시작한다. 그리고 대화를 마칠 때 즈음 매티는 이미 하나님의 존재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 된다.



 

2. 감상평 。。。。。。。

 

     전작인 ‘예수와 함께 한 저녁식사’의 후속편이자 내용상으로도 후편에 해당하는 책이다. 종교에 대해 썩 탐탁지 않게 여기던 주인공이 예수와의 대화를 통해 하나님을 찾는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이야기다. 잘 설득하면 하나님을 믿게 만들 수 있다는 환상.

     하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중요한 논리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믿지 않는 사람도 깊이 생각하면 결국 하나님을 인정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있다고 가정하면 기독교의 설명들을 받아들이는 것도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을 뿐이다. 즉, 중립의 위치에서 사고를 통해 하나님을 믿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발을 믿는 쪽에 두어야 이야기가 되는, 그런 책이다. 불신자들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그럼 신이 없다는 가정 아래 내 이야기를 들어 보시오.’

 

     그렇다고 이러한 약점 때문에 이 책이 쓸모없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대신 내 생각에 이 책은 불신자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믿게 만드는 데보다는, 이미 어느 정도 기독교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어떤 이유로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을 때 추천해 주면 더 좋을 것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가정 문제, 개인적인 상처들, 외식화 된 교회생활로 인해 받은 생채기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데 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에 언급된 것과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또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좀 더 원초적이고 단순한 메시지를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기를. 물론 전작을 읽고 그 뒤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 궁금한 사람도 읽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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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이란 무엇인가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20
조한상 지음 / 책세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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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따라서 무엇이 공공복리인지에 대한 최종적인 확인의 권한은

공론장으로서의 시민사회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1. 요약 。。。。。。。

 

     제목에 나오는 것처럼 ‘공공성’이 무엇인지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려 보고자 시도한 책이다. 책의 내용은 지극히 ‘교과서적’으로 설명되고 있어서, 우선 어원을 근거로 ‘공공성’이 갖는 특징을 찾아보고자 한 뒤(1장), 여기에 근거해 시민사회와 국가, 언론이 어떻게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유지시키는 데 기여하는 지에 관해, 그리고 이런 기능들을 보장하기 위한 법률들이 어떻게 갖춰져 있는지를 강의식으로 나열하고 있다.



 

2. 감상평 。。。。。。。

 

     책 소개 글에서 좀 과하게 필을 받았다. 마치 ‘공공성’이라는, 손에 잡힐 듯하면서 쉽게 잡히지 않는 개념을 대번에 정리해 줄 것처럼 소개되어 있었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면 좀처럼 ‘명확하고 실효성 있는 개념’(책 뒷면 소개 글에 나온 문구다)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저자의 전공을 드러내 주듯, 각각의 개념들과 상호작용에 개입되는 법률 조항들이 자세히 설명되고 있어 필요할 때 찾아보기에 좋을 듯하다.

     전반적으로 무슨 대학 교양 교과서 같은 느낌이다. 저자가 뭘 말하려는 지는 대충 알겠는데, 주제를 향해 한발씩 접근하기보다는 빙빙 돌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주제에 관한 선 이해가 없는 사람에게는 약간 어렵게 다가오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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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수도라 불리는 서울 한 복판 용산에서

대책없는 철거로 인해 살길이 막막해진 사람들이

철거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쥐꼬리 만한 보상금을 던져주고 나가라고 윽박지르며

진압봉과 살수차로 무장한 경찰들을 보내 내어 쫓았다.

결국 시민 네 명이 죽었다.


 

전형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이 실현되고 있는 모습이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은 내어 쫓고,

그 자리에는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한 '깨끗하고' '폼 나는' 건물들을 짓는다.

경제는 발전하는 것처럼 보이고, 시가지는 깨끗하게 된다.

그러나 그 뒷면에서는 사람들이 마치 쓰레기인 양 살수차로 청소되고, 끌어내진다.

  

이들에게 극빈층은 그 자신의 의지와 능력의 부족을 의미할 뿐이지만

사실은 국가에 의한 폭력과 가진 자들의 욕심이 그들을 만든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구조적 특성은 족히 3~40%의 국민을 극빈층으로 만드는 데 있다.

칠레, 폴란드,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가 바로 그런 문제를 겪었지만,

그래서 수 십,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지만,

시장만능주의자, 돈을 신으로 섬기는 사람들의 눈에는

높은 건물과 매끈한 자동차, 값비싼 음식과 양복만 보이고 경제 발전이라고 박수를 친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매우 중요한 시점을 살고 있다.

아마도 10년 뒤 사람들은 지금을 이렇게 기억할 것이다.

그 때부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망하기 시작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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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자서전
김인숙 지음 / 창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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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기억은 훼손되지 않은 채, 혹은 못한 채 아예 ‘종신’이 되어버리기도 한다는 것을,

혹은 훼손조차 기억이 된다는 걸……

 

1. 줄거리 。。。。。。。

 

     김인숙 작가가 쓴 여덟 편의 단편소설을 모은 소설집이다.
 


     돈을 위해 원치 않는 사람의 자서전을 써야 하는 한 여성 작가의 이야기(「그 여자의 자서전」), 학창시절 모두가 가까이 가고 싶어 하지 않았던 동기를 십수 년이 지난 후 다시 만난 여자의 이야기(「숨은 샘」), 어렸을 때 본 공개처형 사건에 대한 기억으로 평생을 괴로워하는 아버지와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가려고 바라지 않는 결혼까지도 감수하는 그의 딸 이야기(「바다와 나비」), 사랑했던 여자의 마지막을 지켜보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이국땅에서 괴로워하는 한 사내의 이야기(「감옥의 뜰」), 자신의 의심으로 결국 떠나버린 한 여자에 대한 기억으로 슬퍼하는 트럭 운전사의 이야기(「밤의 고속도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서만 살아오신, 이제는 너무 늙고 쇠약해진 어머니와 함께 3박 4일간의 짧은 여행을 떠난 딸의 이야기(「짧은 여행」), 공사장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남편과 자신을 볼 때마다 신경질을 부리는 시어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모텔에서 청소일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 한 여인의 이야기(「모텔 알프스」), 한창때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결국 정체되어버린 한 전직 성우이자 이제는 베이비 시터가 된 어떤 여자의 이야기(「빨간 풍선」)가 담겨있다.


 

2. 감상평 。。。。。。。

 

     여덟 편의 소설을 읽었는데도 서평을 쓰려고 마음먹은 순간, 각 소설이 어떤 내용인지 정확히 구분이 안 됐다. 각각의 소설을 발표한 지면도, 연대도 달랐지만 그만큼 소설들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비슷했기 때문이다. 책의 표지색처럼 미묘한 블루. 우울함, 상실감,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는 그 쓴맛이 소설 전체를 감싸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읽는 김인숙의 작품이었는데, 이전에 읽었던 여류 작가들인 신경숙이나 공지영의 소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좀 더 감상적이고, 좀 더 사색적인 느낌이라고 할까. 공지영 식의 사랑중독증에 빠진 주인공이 등장하지도 않고, 최근에 나온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의 폭넓은 공감을 유도하는 공통의 애틋함을 다루고 있지도 않았다. 물론 한 권만 가지고 전체를 다 평가하기란 어렵겠지만, 적어도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좀 과하다 싶을 만큼 자신만의 생각에 깊이 빠져있다.

     바로 이 점이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답답한 느낌을 주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여덟 편이나 되는 (단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누구도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하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철저하게 자기 혼자서 생각하고, 느끼고, 해석하고, 경험하고 있었다. 모두가 ‘평균 이상’의 호사를 부리며 사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한결같이 ‘비참한’ 상황에 빠져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을 하지 못하는 그들은 철저히 외로웠고, 결국 그런 외로움은 인물들 자신들을 파괴하는 모습으로 진전될만한 위태함을 보여준다.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지 ‘너와 나’로만 치환해버리는 현대인들이 겪는 가장 일상적인 질병 중 하나가 ‘우울증’이라는 사실은, 그리고 그 병이 깊어졌을 때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이 자기 살해라는 끔찍한 일이라는 것은 무엇을 보여주는 걸까. 결국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라는, 건전한 공동체라는 것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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