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책을 디자인하는 것이 국정 운영의 전부가 아니다.

공개적으로, 더 많은 토론을 하는 것이 진짜로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토론하고,

어느 정도 정서적·감정적 합의를 이룬 정책들이 진짜로 강한 정책이 된다.

그런 것들이 세상을 바꾼다.

그리고 나는 좋은 정책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렸다.

그전까지는 아마도 약간의 엘리트주의가

나에게 남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우석훈,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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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이목을 집중하게 만드는 알라딘 굿즈. 12월 굿즈 중에는 투명 회전 독서대가 있었는데요, 이미 독서대는 있지만, 또 질렀습니다. 5만원 (책을 몇 개 끼워주더군요)

깔끔한 화이트와 투명 아크릴의 조합. 색은 좋습니다. 딱히 찰리 브라운의 팬은 아니어서 중앙 이미지엔 별 관심이 안 갔지만 (차라리 예쁜 고양이 한 마리를 그려넣었다면 더 좋았을 수도) 뭐 어차피 책이 놓이면 보이지 않는 자리이긴 하니까요.

그렇게 오늘 첫 사용을 해봤는데, 충격적인 단점이 있네요. 책을 올려 놓고 고정핀으로 눌러 놓으려는데 자꾸만 옆으로 미끄러지는 것. 너무 힘없이 밀려나서, 좀 두꺼운 책이라 그런가 싶어 얇은 책으로 바꿔봤으니 마찬가지...

그리고 여기에서 끔찍한(?)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고정핀의 머리 부분(책과 맞닿는 부분)이 "볼"로 되어 있는 겁니다! 그냥 처음부터 미끄러지라고 만들어 놓은 것. 대박. 이 고정핀은 애초에 책을 누르지 못하도록 설계된 구조.


책이 무슨 평평한 문서 형태도 아니고, 가운데가 모여있고 벌어지는 형태라 기울어짐이 무조건 나오는데, 거기에 볼헤드 형태의 고정핀을 달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네요. 한 번도 독서대라는 걸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디자인을 한 건가 의심이 될 정도...

보통의 독서대는 일부러 마찰력을 높이기 위해 고무재질을 덧붙이기까지 하는데, 이건 마찰력을 줄이는 데나 써야 할 볼 헤드를 달아버렸습니다. 이걸 어떻게 쓰라는 걸까요? 책을 고정시킬 수 없는 독서대라...



궁여지책으로 일단 고정핀 머리 부분의 볼헤드 부분을 빼버렸습니다.(그나마 빠지기는 하네요. 하지만 뽑아내고 나서도 여전히 흰색 플라스틱 재질(여전히 마찰력이 낮아 미끄러지는)은 끝이 각져서 종이에 자국을 남깁니다. 검은 테이프라도 감아서 써야 할까 고민 중입니다.

혹 이거 사은품으로 구입할까 고민하시는 분들 참고하세요.


이거 복구하려면, 볼 헤드 부분 뽑아내고 고무 재질로 마찰력 높은 헤드로 교체 AS 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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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이상한 나라의 아이돌 - 상품으로 소모되는 아이들에 대하여
전다현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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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또 흥미로워 보이는 책을 하나 집어 왔다. 시뻘건 표지에, 웬 토끼(특정 그룹의 팬들을 의미하는 건가?) 아홉 마리가 뛰어다니고, 그 위에는 “케이팝”이라는 제목이 큼지막하게 박혀있다. “이상한 나라의 아이돌”이라는 재치 있는 문구도 눈길을 끌었고.


최근 몇 년 동안 소위 K팝의 전성기가 온 것 같다. 이제 우리나라 가수들이 미국 빌보드차트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그리 신기하지 않게 느껴지니까. BTS와 블랙핑크 등의 아이돌 그룹들의 인기에, 올해는 케데헌이라는 애니메이션까지 더해져 말 그대로 전성시대가 된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화려해 보이는 K팝 업계의 성장의 이면에는, 여전히 가수들에 대한 열악한 수준의 처우가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다. 갈수록 어려지는 연습생들의 나이, 그 어린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다이어트의 압박, 공부를 사실상 포기하도록 유도하면서 시키는 하루 10시간 넘는 춤과 노래 연습, 여기에 불공정한 계약 관행까지...


한국 대중문화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K팝의 운영 현실이 이런 식이라면, 이게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싶다. 그 모습이 꼭 압축성장 시기 노동자들을 갈아 넣으며 성장해 온 기업들을 보는 느낌이다. 연예인, 대중예술 같은 용어들로 위장되었지만, 실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동노동의 현장이었다.


미성년 아이들인지라, 부모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업계의 관행이라든지, 계약이라든지 하는 부분에 전문성을 가지지 어렵다. 상황이 이러니 대개는 소속사에 끌려 다니기 일쑤고, 또 최근에는 옆에서 바람을 넣는 사기꾼들에게 혹해서 멀쩡한 계약을 위반하고는 사회적인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일도 종종 보인다.





군에서 전역하고 1년 정도 청담동에서 일한 적이 있다. 딱 청담사거리 근처였는데, JYP 소속 연습실이 바로 옆이었고, 점심 먹으러 종종 갔던, 큰 길 하나를 건너면 외국인 팬들이 늘상 던킨도너츠에서 죽치고 있던 JYP 사무실 건물도 보였다. 그 외에도 이런저런 크고 작은 연예사무소들이 여럿 있었다.


동네를 오고가다 보면 벌써 잔뜩 꾸미고 다니는 연습생들을 보는 건 일상이었고, 본의 아니게 (특히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면) 연습생들의 일상 중 일부를 옆에서 볼 수도 있었다. (한 끼에 몇 천원 정도에 해당하는 밥을 미리 달아놓고 먹는다든지..)


한 번은 저녁을 먹으러 근처 식당에 갔는데, 평소보다 훨씬 많은 아이들이 골목을 채우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나중에 보니 그날 저녁 한 기획사의 오디션이 있었고, 거기 참여하려고 모인 것이다. 식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맞은 편 건물이 소속사였다) 아이들이 노래를 연습하는 걸 살짝 들었는데, 그냥 가수 데뷔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잘 부르던 기억이 있다. 이 많은 아이들이 다 데뷔를 할 수는 없을 텐데, 다른 길은 준비하면서 하는 걸까 하는 소소한 궁금증과 함께.


수많은 아이들이 연예인, 특히 아이돌을 꿈꾸는 나라고, 이미 전 세계에 K팝이 널리 파져서 그 경제적 효과도 적지 않다면, 이 산업을 제대로 키우는 작업이 꼭 필요해 보인다. 관련 법을 좀 더 정교하게 만들고,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정책과 함께, 그 안에서 실제로 ‘일’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정당한 보호도 필요하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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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읽기! 벌써 12권이네요.. 
3세기 초 세베루스 왕조의 조금은 독특한, 젊은 황제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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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수업 - 나는 왜 그리스도인인가?
정요석 지음 / 다함(도서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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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은 고민과 질문투성이다. 그리고 그 질문들 중 상당수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신앙에 관한 질문들은 답하기 쉽지 않은 것들이 많다. 세상도 다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이, 하늘의 일들을 모두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건 처음부터 무리인 일일 지도 모르겠다.


사실 우리가 신앙을 갖게 되는 것 자체가 신비한 일이긴 하다. 그리고 이해는 그 뒤에 따라오곤 한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해하고 믿게 되는 게 아니다. “나는 알기 위해 믿는다”고 했던 아우구스티누스나, “나는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믿듯이 기독교를 믿는다. 그것에 의해 다른 모든 것을 보기 때문이다”고 했던 C. S. 루이스도 다 같은 것을 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믿음의 해설이, 그리고 이해가 필요하다. 사람은 이해를 추구하는 존재이니까. 이 책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의 믿음의 내용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믿음이란 무엇인지, 성경의 본질, 창조와 타락, 구원, 예수 그리스도와 성경, 칭의와 성화 등 기독교의 다양한 주제들을 충분히 다룬다.


내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굳이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예회들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기독교적 배경이 없는 사람들에게 기독교를 소개한다는 느낌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아마도 설교문이 베이스가 아니었을까 싶은 구조.


각 장의 첫 머리마다 시 한 수가 옮겨 적혀 있는 것도 흥미롭다. 사실 살짝 올드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저자의 연배를 보여주는) 그것도 이런 구성의 책이라면 썩 괜찮게 어울린다. 그리고 인용된 시들도 다 좋은 시들이고.





기초를 닦는 건 언제나 중요하다. 한 번 배웠다고 해서 더 이상 배울 필요가 없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기능과 자격은 반복적으로 갱신과 보수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신앙의 기초 역시 반복해서 닦고 세울 필요가 있다. 이 책이 이 작업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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