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선택 - 21세기 미중 신냉전 시대
이철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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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고 코로나19사태가 세계적으로 지속되며 미중전쟁은 잠시 주춤한 모양새다. 하지만 물밑에선 계속이다. 바이든이나 시진핑이나 지금은 내부단속이 더 급한 상황이지 코로나 19가 어떻게든 마무리되면 이 갈등은 지속 될 것이며 바이든은 벌써 코로나19의 기원이 중국이라는 결과를 얻어놓고 언제 엄포를 터뜨릴지 분위기만 잡고 있는 듯하다.

 경제적으론 중국에 크게 종속되고 안보외교에선 미국에 크게 종속된 한국이 이 사이에서 해야 할 것은 뭘까? 결국은 중국에 대한 이해이며 이를 통해 중국인민의 인심을 얻는 것이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코로나 19사태에서의 무책임성, 그리고 미중갈등으로 인해 드러난 중국의 패권주의와 자기만 생각하는 민낯과 옹졸함은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호감도를 크게 떨어뜨렸다. 난 이게 한미일이나 호주, 그리고 서방 일부국가에 제한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서방세계 전반적으로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 20년간 크게 떨어졌다. 한국은 특히 극심한데 이런 중국의 행동에 대해 중국공산당과 중국인민을 분리시켜서 생각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한국인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크게 바뀌어왔다. 아마도 명대까지는 적어도 지식인에겐 상국으로 유구한 역사문화와 힘을 지닌 패권국으로 존경의 대상이었지만 청대에는 힘에 눌려있었지 정신적 호감의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다 중화민국이 들어서고 우리는 일제시대에 접어들며 비호감의 청은 사라지고 공통의 적인 일본이 등장하며 협력의 대상으로 호감이 생겨난다. 하지만 한국전쟁으로 한국에서 중국은 '중공'이 되어버렸고 반세기 가까이 지나서야 노태우 때의 북방외교의 일환으로 북한을 고립시키고 경제협력의 대상이자 거대한 가능성을 지닌 시장으로써 중국은 호감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강해진 중국의 패권주의로 직접적 피해를 보고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태도와 자기중심적행태를 목도하고 비호감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런 중국에 대해서 한국인은 그들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전략을 세우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전문적이어야 할 정치권마저도 국가와 시민의 이해보다는 당리에 의해 그저 반중정서를 이용하거나 정부가 코로나19초기 중국은 봉쇄하지 않은 것 가지고 아직도 난리다. 이런 상황에서책 '중국의 전략'은 중국이 얼마나 치밀하게 대미전쟁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으며 지금의 중국이 어떤 과정을 통해 성립되었는지, 그리고 중국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를 매우 잘 알려준다. 저자는 상당한 중국통으로 보이는데 덕분에 책에서 얻는 것이 무척 많았다.


1. 중국 특색 사회주의

중국은 자신들의 사회주의를 특색 사회주의라 칭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 중국의 사회주의는 중국이 시대적 변화에 따라 자신들의 사회주의를 꾸준히 수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 특징은 토지개혁정책이다. 이는 마오쩌둥이 도입한 것으로 지주에게서 땅을 빼앗아 농민에게 준 정책이다. 이를 통해 공산당은 집권할 수 있었고 아직도 중국에서 법적으로 도시지역의 토지는 국가의 소유이지만 농지는 농민들의 집체소유 상태다. 중국에서 농민은 경제적으로는 소외되지만 당의 중심으로 함부러 할 수 없는 존재이다.

 두 번째 특징은 개혁개방이다. 덩샤오핑이 도입했다. 개혁개방은 자본주의 진영의 논리이기에 비판이 많았지만 사회주의 발전단계에 따라 계획경제에 도달하려면 우선 산업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덩샤오핑의 논리로 도입되어 지금의 중국을 만들었다.

 세 번째 특징은 삼개대표 이론이다. 원래 중국공산당은 당연히 노동자와 농민등 무산계급을 대표했다. 하지만 개혁개방으로 적지 않은 자본가, 지식인, 기업인이 생겨났고 이들 역시 중국공산당이 대표한다는게 삼개대표이론이다. 장쩌민이 도입했다.

 네 번째 특징은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다. 반부패척결운동으로 대표된다. 덩샤오핑 이후 중국은 일인전제정치를 피하기 위해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고 10년정도씩 번갈아 지배하는 격대지정지도자 방식을 택했다. 실제 덩샤오핑 다음은 장쩌민 그리고 후진타오, 시진핑의 순이었다. 하지만 후진타오 집권시 장쩌민은 권력을 쉬이 넘기지 않고 실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이에 불만을 가진 후진타오가 장쩌민세력이 후진타오 이후 지명한 보시라이를 거부하였고 이 과정에서 양진영과 모두 무관한 시진핑이 집권하게 된다. 시진핑은 내부기반이 젼혀 없는 상태였고 반부패척결을 기치로 하여 장쩌민, 후진타오 세력을 제거하고 빈자리를 자기 사람으로 채워나가며 권력을 획득해 나간다. 이는 일거양득이었는데 개혁개방을 통한 이권을 중앙세력이 독차지하는 것에 대한 인민의 반감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시진핑으로썬 권력과 민심 모두를 얻는 전략이었다.\


2. 중국내 파벌

 중국내 파벌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태자당, 흥얼다이, 홍산다이다. 태자당은 중국 혁명 1세대이고 흥얼다이,홍산다이는 글자 그대로 이들의 2-3세대다. 자신들이 지금의 중국을 건설했고, 건설한 사람의 후예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권력과 이권을 당연시 하고 요구하기도 한다. 개혁개방과정에서 기업을 직접 설립하거나 이권을 얻었다. 기본적으로 시진핑의 지지 기반이기도 하다.

 다른 파벌은 상하이방이다. 장쩌민의 지지기반으로 장쩌민이 권력을 잡고 있을 때 자신의 지역이었던 상하이 출신들을 대거 등용하며 형성되었다. 개혁개방시기에 정권을 잡고 있었던 만큼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 태자당, 흥얼다이 세력과 경쟁하였고, 태자당 세력은 이들이 자신들의 권한을 훔쳤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파벌은 공청당이다. 후진타오 집권 때 생긴 세력으로 전문관료 집단이다. 이해로 뭉친 집단이 아니어서 사실 세력이라 말하기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시진핑은 집권하며 반부패세력 척결과 더불어 중국몽을 내세웠다. 이는 기존 집권 세력을 척결해나가면서도 여러 분파로 갈라진 중국내 세력을 외세와 맞서며 서로 단결시키고 그 과정에서 시진핑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3.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중국몽의 주요 정책중 하나가 일대일로 정책이다. 사람들은 중국이 일대일로정책을 통해 다른 나라로부터 큰 이권이나 경제적 이득을 얻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대규모 적자 사업이다. 중국정부는 중국 국영기업을 동원해 철도, 항구, 항공, 에너지 네분야의 정책을 세계 각국에서 벌였는데 이는 사실 미국과의 대결을 앞두고 전세계 주요 해안을 장악한 미국에 의해 교역로 및 전략 자원 보급선이 봉쇄될 것을 우려해 중국의 전략 자원 보급선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때문에 적자든 흑자든 중요치 않은 사업인 것이다.

 일대는 육로로 아프가니스탄이 중요하다. 중동에서 중국 위구르 자치구로의 길목에 아프가니스탄이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은 중국과 협로로 국경이 이어진다. 그런데 이 아프간에 미군이 주둔하는게 골치아팠는데 마침 미국이 철수했다. 그리고 중국은 미군주둔하의 아프간 정부와도 지난한 협상을 통해 국경지대에 중국인민해방군 기지를 건설해냈다. 이를 통해 이란-파키스탄-아프간을 잇는 자원보급로가 확보된다.

 일로를 위해 해안에는 아프리카 지부티에 해군기지를 건설한다. 그리고 인도와는 적대적 관계이므로 인도의 적인 파키스탄은 우방으로 삼아 파키스탄 과다르에 항구를 건설한다. 그리고 이 과다르는 파키스탄 북부 카슈카르와 연결된다. 이를 통해 과다르-카슈미르고원-라다크-악사이친 라인이 연결된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의 이런 속셈을 눈치채고 싱가포르와 괌 사이에 유사시 상호군대가 서로의 항구를 이용하는 조약을 체결하고, 일본, 호주, 베트남,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를 맹방으로 끌어들였다. 이에 중국은 유사시 말라카 해협이 봉쇄되어 말라카 해협 서쪽을 이용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중국은 인도 동북쪽을 이용해 미얀마로 진출한다. 그리고 미얀마 북쪽의 부탄을일부러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이용하려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방글라데시-미얀마-티베트 라인을 완성하려고 한다. 하지만 인도가 부탄을 보호국으로 천명하고 부탄에 대한 침공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나서 쉽지 않은 형국이다. 하지만 이 미얀마 라인은 앞서 언급한 라인보다 무척 짧아 경제성이 있어 중국으로썬 포기하기 쉽지 않은 일대다.

 언급한 일대일로 라인은 모두 긴 육로와 불안한 해안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안전한 전략자원라인이 하나 있으니 러시아 라인이다. 중국은 러시아 야말반도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 러시아 야말반도의 자원을 베링해-블라디보스토크-중국동북부로 운송하면 적대적 국가를 하나도 지나지 않게 되어 무척 안전하다. 하지만 베링해가 겨울엔 얼어붙으므로 중국은 야말반도에서 중국내륙으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도 추진중이다. 


4. 중국의 쌍순환 경제정책

 쌍순환 경제는 사실 별게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뿐 어느 나라나 하고 있으며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외부 수출입인 외순환, 그리고 내수인 내순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국면에서 외순환이 막힐 것을 대비해 세운 정책이므로 다른 나라의 정상적인 쌍순환 경제와는 차별성을 둔다.

 사실 그동안 중국은 개발도상국으로 외부의 수출입에 의존하는 외순환 위주의 경제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경제력이 충분히 커지고 미국과의 경쟁에서 버텨내기 위해 내순환 위주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이번 쌍순환경제정책의 핵심이다. 

 내순환은 소비진작과 문화, 스포츠산업육성, 농촌개발, 내륙개발이 골자다. 그동안 중국은 도시와 농촌을 엄격히 구분했다. 그리고 연안위주의 개발을 하였으며 연안의 도시가 성장압에 못이겨 더 커져야만 했을 때 주변 농촌지역을 도시로 흡수하는 것을 허락했다. 농민의 이주도 허락치 않아 중국의 도시화율은 아직 50%대에 머물고 있으며 도시로 가지 못한 노동자, 농민공의 수가 2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시 농촌간의 경계를 풀고, 이주도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하며 우한, 시안, 충칭등 내륙의 도시를 개발하는데 더욱 초점을 두려고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토지의 용도변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토지유전이라 하는데 지금까지 중국의 지방정부는 토지유전을 해주는 대가로 이용 기업에 상당히 불리한 조건을 내거는 경우가 많아 큰 효용이 없었다. 하지만 이를 바꾸려 한다. 하지만 농촌은 인프라가 부족하고, 생산성이 있는 도시와 가까운 농촌지역엔 이권문제가 크게 작용할 여지가 크다. 

 내순환정책의 일환으로 남수북조정책의 수리정책도 준비중이다. 중국의 수자원은 양은 충분하나 분포가 불균형하다. 대체로 장강의 남부는 물이 넘쳐나가 북을 모자라는 형국이다. 그래서 중국의 역대왕조가 황허와 장강을 잇는 대운하를 건설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장강의 경우 산샤댐 위에 하나의 댐을 더 설치하여 홍수와 가뭄을 막고 장강 상류 칭장 고원의 물을 황허에 연결해 황허의 수량을 풍부히 하고 수위를 깊게 하여 수운을 확보하고 물도 식수로 활용할수 있을 만큼 깨끗이 할 계획이다. 

 외순환정책은 미국의 봉쇄에 대비해 일대일로를 통한 전략자원과 에너지의 확보, 그리고 역시 기술봉쇄에 대비한 자체기술 개발, 그리고 금융공격에 대비한 위안화의 기축통화 전략이다. 중국의 원유와 천연가스 해외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때문에 저자는 중국의 일대일로를 통한 전략에도 전략자원과 에너지의 확보엔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본다. 물론 중국은 이에 대비해 엄청난 양의 자원을 폭격에도 안전한 장소에 비밀로 비축중이다. 

 하지만 기술은 문제다. 중국은 엄청난 빅데이터 강국이다. 그럴만도 한것이 인구가 많아 데이터의 양자체가 많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 중국은 자체의 정보보안법으로 정부가 중국내의 모든 기업의 서버에 대한 접근과 이를 위한 기술적 요구가 가능하다. 개인정보에 무한접근이 가능하고 이를 빅데이터기술로 쓸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최근의 인공지능은 양질의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딥러닝방식이다. 중국의 인공지능이 강력해질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는 반도체라는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중국은 당초 반도체를 한국을 통해 얻을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어이없게도 미국의 기술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것은 제재를 걸었다. 이전부터 중국은 반도체 생산에 사활을 걸었지만 대부분 실패였다. 그래서 중국은 차라리 3세대반도체에 명운을 걸고 있다. 3세대 반도체는 실리콘 카바이드와 질화갈륨 반도체로 일반 실리콘보다 훨씬 더 높은 전압, 주파수, 온도에서 작동하고 스위칭 및 전도손실이 더 낮으며 주로 전력전자제품, 전기자동차에 사용된다. 향후 군사기술에 필수적이고, 중국이 재료분야에서 오히려 우위에 있어 주력으로 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기축통화 달러에 도전하고 있지만 위안화 결제비율은 세계 결제 비중의 2%에 불과하다. 이도 주로 이란, 파키스탄, 러시아등 중국과 밀접한 나라에서만이다. 이에 중국은 아세안등에 혜택을 주어가며 위안화 결제를 유도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래서 중국이 노리는 것이 디지털 위안화다. 디지털 위안화는 실제 화폐와 같다. 중국 발권 은행들은 디지털 위안화를 발권하면 그만큼의 현금을 은행에 예치하므로 실제통화량과 같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답게 다액현금관리제를 도입했는데 이는 어이없게도 개인이나 법인이 일정금액 이상의 돈을 인출, 예치하는 경우 그 목적과 자금 경로를 보고해야하는 법이다. 하지만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시는 이 법이 면제된다. 기업은 물론 일반 소상공인까지 디지털 위안화를 쓸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디지털 위안화는 또 하나의 능력이 있는데 바로 중국내의 검은돈의 축출이다. 장쩌민 시절 많은 개혁개방과 함께 부정부패도 많이 자행되었다. 시진핑이 집권하며 미국과의 대결및 부정부패척결이 단행되자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감소했는데 이는 부정부패세력이 해외로 자본을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지털 위안화의 도입으로 모든 자금흐름에 대해 중앙의 추적 관리가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검은돈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의 대결을 앞두고 반대 세력의 국부유출을 막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중국이 해외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현지 외화로 교환하게 하는 경우 국가간 결제나 개인간 결재에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결제시스템이 사용되게 된다.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새로운 기축통화로 밀고자하는게 중국의 전략이다. 여기엔 홍콩이 중요한데 중국은 선전지역과 홍콩, 마카오를 묶어 하나의 거대한 외순환경제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한다. 홍콩은 그간 자유무역지대로 상당한 금융역량이 있다. 이를 이용하려는 것이다.


5. 중국의 약점

 중국의 쌍순환 경제는 약점이 많다. 에너지 비축을 한다해도 충분치 못할 것이고, 무엇보다 성공을 위해서는 서방에 뒤지지 않는 기술개발이 중요한데 창의성이 허용되지 않고 텐센트나 알리바바의 경우처럼 중앙권력에 도전할만큼 강성한 민영기업을 중국정부가 허용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을 이길지언정 무너뜨릴순 없다고 본다. 중국이나 러시아 인도 미국처럼 자원이 많고 인구가 많으며 큰 나라는 그나라 인구를 모조리 절멸시키지 않는한 사실상 점령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는 기술이 발전해도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미국은 이라크나 아프간 같은 나라에서도 그 나라를 점령하고 정부를 새로 세웠음에도 그들이 원하는 민주정부를 수립하는데 실패했다. 오랜 사회주의 경험과 역사문화를 가진 중국에는 당연히 성공할 수 없다. 즉, 미국이 당연히 중국을 이길순 있지만 전쟁의 경우 미국자체도 헤어나올수 없는 수렁에 빠질수 밖에 없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공멸한다는 것이다. 

 이런 중국을 무너뜨리는것인 무엇보다도 중국인민일수 밖에 없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실제 역대 중국의 역사를 보아도 중국의 왕조를 세운 것도 인민의 민심을 얻은 세력이며 무너진 왕조역시인민의 민심을 잃은 왕조다. 그리고 지금 중국 공산당 역시 토지정책으로 민심을 얻었기에 세력을 얻는 것이 가능했다. 

 더군다나 중국은 다민족 국가다. 특히, 위구르가 심각하다. 위구르는 민족도 백인종으로 아랍입에 가깝고 종교 역시 이슬람으로 상당히 이질성이 높다. 신장지역은 자치구이긴 하지만 중국 중앙정부는 이 지역에 한족을 꾸준히 이주시키고 있으며 실제 지역의 이권과 프로젝트는 모두 한족의 차지다. 위구르를 구슬리기 위해 원로와 장로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으나 이 우두머리들이 이익을 독차지해 일반 위구르인에게는 이득이 가질 않는다. 때문에 위구르인들은 이들을 오히려 한족의 앞잡이로 여긴다. 그래서 위구르는 상류계층은 한족, 그리고 이 한족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간층이 회족, 그리고 가장 가난한 하류층이 위구르가 된다. 그나마 중앙아시아나 주변 이슬람 국가들중 위구르위 분리 독립을 획책할만한 국가가 없다는게 중국으로선 다행한 일이다. 일말의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를 아프간은 어쩌면 그래서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몽골족은 같은 사회주의이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시진핑이 집권하며 중앙의 뜻이 강력해지자 소수민족의 교과서마저 한족의 언어로 사용하게 강제하며 다소 문제가 생겨났다. 

 티베트는 바깥에서는 난리지만 중국안에서는 오히려 잠잠하다. 실제 중국내부에서 티베트는 독립이 아닌 자치만을 요구한다. 그러나 티베트불교세력이 해외에서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티베트 불교는 싱가폴, 타이완, 홍콩에 세력을 두고 있으며 서방에서도 영향력이 강하다. 특히나 티베트의 영역은 중국의 1/4나 된다.

 마지막은 조선족이다. 사실 조선족은 중국에게 최대 공포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다. 다른 소수민족은 이렇다할 배후국가가 없지만 조선족은 한국이라는 막강한 배후국가가 있기 때문이다. 통일한국이 이뤄지면 중국은 미국과 사실상 국경을 맞대게 되고, 고토에 대한 열망을 가진 막강한 국가와 부딪히게 된다. 이 접경지역에 그나라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기 까지하다면 대체 어떨까?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전혀 걱정이 없다. 개혁개방이후 조선족은 한국정부에 대해 기대를 했지만 모멸과 차별로 인해 현재 대부분의 조선족은 중국인으로써의 정체성이 오히려 더 강하다. 한국으로선 큰 실책이고 중국으로선 매우 다행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은 인민이라는 중국의 약점을 눈치채고 중국과의 대결을 국가대 국가의 패권경쟁이 아닌 가치관의 충돌이라고 재프레임했다. 전제적 사회대 자유주의의 대결이며 서방사회와 중국인민의 자유와 중국공산당의 대결로 프레임 한 것이다. 실제로 미중갈등으로 미국은 매우 현실적이고 전략적이게도 중국공산당원의 입국만을 금지했다. 이에 시진핑이 대노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저자는 한국의 전략도 여기서 찾는다. 최근 한중갈등으로 한국내에 중국 혐오정서가 팽배한데 기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처럼 우리도 중국공산당과 중국정부를 비난해야지 중국인민 전체를 동일시 하여 같이 혐오하는 것을 좋지 못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럴 경우 중국인민들은 당연히 중국 공산당 및 중국 정부와 자신들을 동일시하여 외부세력과 대결하게 된다. 

 때문에 저자는 한국의 풍부한 소프트파워와 인터넷 SNS등을 통해 중국인민에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실제로 미국 역시 중국의 방화벽을 무너뜨리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용하는 것을 주요 전략중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결국 저자가 원하는 것은 중국의 진정한 공화국으로써의 민주화가 아닐까 싶다. 이를 통해 중국의 국가사회주의나 민주주의도 많이 누그러질 것이고 이를 통해 자연히 대결국면도 해소되고 동북아에 평화가 찾아오고 남과북이 통일하는데도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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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 집을 사고팔 타이밍은 정해져 있다 - 유튜브 직방TV 〈빅데이터의 신〉 삼토시가 찾아낸
강승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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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사상 최대의 유동성 잔치로 한국의 부동산,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은 최장 기간 고공행진 중이다. 더 오를거다. 당장 떨어질 것이다.라는데 전문가나 여러 사람들의 견해는 갈리지만, 이젠 고점에 가까워졌거나 상투잡는 것이라는 시각이 점차 우세해지는 듯 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책은 서울은 아직 고점이 아니며 2023-4년정도까지는 아직 더 상승할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후엔 5-6년 정도의 하락장이 올 것이며 하락의 마지막 시점은 2028-2029년쯤이 서울 주요지역의 아파트를 구매할 사실상의 마지막 찬스로 본다. 그리고 더 오를 여력이 있는 까닭, 향후 떨어질 이유를 데이터를 갖고 설명하는고 있으며 서울이 떨어질 경우 지방 광역시를 대안 투자지역으로 꼽기까지하는데 이 부분이 다른 책들과의 차별성인듯 하다. 

 먼저, 서울이 아직 고점이 아닌 이유다. 우선 상승폭이다. 과거 1987-1990년 103%, 1999-2009년 196%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 하지만 이번 상승은 그 폭이 55%에 그친다. 많이 오른듯 한데 전체 평균 내면 이정도인듯 하며, 아무래도 가격 자체가 5-6억에서 상승을 시작하다보니 상당히 크게 느껴져 그렇지 아직 상승폭을 작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다음은 신도시인데 3기 신도시는 입주까지 아직 5년이상이 남아 있으며 토지보상이 이루어지는 경우 그 돈이 서울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상승폭을 더 키운다. 다음은 주택구입부담지수로 2008년엔 이것이 164.8에 달했지만 지금은 아직 144.5정도이므로 상승여력이 더 있다. 그리고 분양가 상한제와 주택임대사업자제도로 인해 매물이 적어 상승할수 밖에 없고 이전 상승기의 마지막 2009년의 전세가율이 38.2%인데 지금은 56.1%이므로 아직 전세가율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영원히 오르는 것은 없고 서울 부동산은 2023-34년부터 본격적 중장기 하락장이 올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우선 물량폭탄이다. 2017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의 도입으로 이를 피하기 위해 급작스럽게 재건축이 추진된 단지가 많은데 이들의 완공시점이 이 시기다. 둘째로 책은 서울 아파트 가격의 주요 수요층으로 서울경기 거주 10-11년차 부부의 수를 꼽는데 이들의 수가 2024년부터 큰폭으로 감소한다. 즉,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다. 세 번째는 GTX의 개통이다. 광역교통망의 확충은 경기지역 같은 서울 배후지를 사실상 서울로 편입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다. 이 지역의 주거환경이 개선되며 서울의 대체지가 된다. 네 번째는 2017년 8.2대책으로 묶인 주택임대사업자의 8년 보유 물량이 이 시점 대거 풀린다는 점이다. 공급폭탄인 셈이다. 다섯 번째는 2026년부터의 3기 신도시 입주다. 신도시 자체는 서울 부동산 가격을 잘 건드리지 않지만 신도시의 조성은 서울의 전세가를 크게 떨어뜨린다. 전세가가 가격의 하방경직을 막는다는 점에서 악재다. 마지막은 역대 최대의 부동산 가격이다. 2020년 3분기 서울 아파트 가격은 12.2로 가구가 돈은 한 푼도 쓰지 않고 12.2년을 벌어야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폭등기엔 특히 공포에 질린 30대의 구매가 많았다. 이들의 자금여력은 취약하기에 부동산 가격 하락과 금리인상들의 요인에 버티기 어렵다. 하락의 가능성이 큰 이유다. 

 때문에 책은 결론적으로 지금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지 말고 2023-24년까지는 6대 광역시 특히 부산에 투자할 것을 권고한다. 부산의 가격이 부동산 구매지수로 볼때 아직 고점에 다다르지 않았고 상위 20% 아파트 수 대비 10억대 자산가가 광역시중 가장 많기에 상승 여력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울의 하락기가 끝나는 2028-29년쯤 아파트를 사는 것을 권고한다. 

 상승기로 접어든 신호는 1년간의 상승장이다. 서울은 공급과 수요가 거대한 추로 움직여 연간 들락날락하기 보다는 한번 추가 기울면 상승과 하락이 다년간 지속한다. 때문에 1년의 상승장이면 완전한 상승장으로 들어선 확실한 신호이니 이 때 진입할 것을 권장한다.

 저자의 부동산에 대한 상식과 자신만의 데이터를 만드는 능력, 그리고 서울 시내 주요입지에 대한 분석, 광역시에 대한 분석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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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황금 지도 - 부동산 입지분석 고수 탑곰의 비밀 노트
탑곰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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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아파트 중위가격이 10억이 넘었다. 십수년전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평당 1000만원이 넘었을때 한 평이란 크기를 짐작하며 어이가 없었는데 이제 그 강남의 평당가격은 5000만원이 넘었고, 서울 모든 지역은 이미 2000을 넘어섰다. 한국의 일인당 국민소득은 3만2000달러 정도다. 부부합산 연간 7000만원 정도를 벌어들이는 셈인데 한푼도 한 쓰고 15년을 벌어야 10억이 된다. 독하게 아껴써도 반정도 모으니 실제로는 30년인 셈이다. 

 결국 지금의 서울 아파트 가격은 국민소득으로 설명하긴 무리다. 양적완화로 떠도는 돈과 사람들의 욕망이 만들었다는게 적당할 것이다. 그럼에도 책은 지금 집을 사란다. 이 말을 믿어도 될지 무섭다. 물론 과거 대세하락론을 믿었다가 후회가 많았기에 믿고 싶긴 한데 지금은 너무 올랐단 생각이 들어 무섭다. 그런데 바닥을 치고 나락으로 꺼질것 같던 비트코인 가격도 다시 올랐다. 가격이 내리고 오르는 것은 정말 합리성의 영역 바깥이다. 언젠가 제대로된 인공지능들은 이 시장을 감당할수 있을까? 어벤져스2에서는 울트론이 잠시 시장에 참여해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는 장면이 나오며 시장을 비웃는데 어찌될진 모를일이다.

 이 책이 재밌는건 서울을 5개권역으로 나누어 분석한 점이다. 

관악, 은평, 구로, 금천구

서대문, 강서, 동대문구

강동, 동작, 영등포구

광진, 상동, 마포, 양천구

강남, 서초, 송파, 용산구 다.

지역적으로 인접하긴 했지만 가격대로 나누다보니 지리적으로 떨어진 곳도 같이 묶었다.


저자가 중시하는 것은 앞으로의 교통호재와 학교와 병원, 상업시설등의 인프라, 직장의 수다. 관악지역은 교통이 좋지 못했는데 신림선과 난곡선, 신안산선 등으로 교통이 극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았다. 재밌는 용어는 몸테크인데, 좋은 지역의 신축에 들어가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향후 재건축이나 리모델링등으로 신축이 될 가능성이 높은 거주여건이 불편한 구축에 들어가 신축을 기다리는 것을 말한다. 주차도 불편하고, 리모델링이 필요하며 개별난방이 아닌 중앙난방식인 경우가 많다. 

 책을 보면서 GTX를 포함해 기존 수도권 지하철의 연장과 각 경전철의 도입등을 잘 알 수 있었다. 또한 지역 별로 대규모로 산업단지 및 벨리등을 조성하는데 강서구 지역과 청량이 지역, 강남지역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이렇게 서울만 개발해서 다른 데는 어떨까 싶기도 하다. 

 서울이 고향인 내가 서울에 앞으로 살 생각은 별로 없다. 무엇보다도 아내가 싫어하고 돈도 없다. 하지만 서울에 집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한다. 아이들 때문이다. 서울에 있는 대학이나 직장을 다니게 된 지방의 인재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그 기간을 살아야 하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지방의 아이가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대학을 다니면 정말 아끼고 아껴도 한달간 100만원 가량이 들어간다. 기숙사를 들어가면 좀 나은데 거기도 비싸다. 

 오늘도 서울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뉴스다. 이것이 언제쯤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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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8-12 2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개 권역에 저희 동네는 없네요. ㅠㅠ

닷슈 2021-08-15 17:42   좋아요 1 | URL
없어도 서울은 무조건 좋습니다. 라고 저자는 말할듯 싶네요.
그리고 추천 5가지는 저자의 관심지역으로 보입니다.
 
어제와 오늘이 만나는 교실 - 학생과 교사의 역사수업 에세이
김포제일공업고, 양주백석고, 문산고, 한민고, 금촌중, 파주초, 안중중, 고색고, 대부고, / 살림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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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과목이다. 과거에 일어난 우리 조상들의 일이고 그것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흥미로운 것이기 때문이다.(옛날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재밌다. 나와 관련있는 사람들이 겪은 것이지만 나는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미가 없다. 시험과 많은 분량때문이다. 그 많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다루다보니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할 내용이 엄청 많고, 시간순서도 중요하기에 무척 혼란스럽다. 

 그렇기에 역사는 교양으로선 흥미롭지만 과거 공부과목으론 무척이나 힘든 기억이 많다. 이건 역사를 잘 하는 친구든 못하는 친구든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일단 외워야 시험성적을 잘 나오니 말이다. 역사수업이 재미없는 주된 이유는 굉장히 많은 내용을 연대기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 안에 깊이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며 교과서라는 특정한 역사관을 강요하게 된다. 하지만 역사는 상당히 많은 관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사안들이 모여있는 것이며 연대기적 접근만이 능사는 아니다. 

 건국 100주년을 맞은 2019년, 경기도의 학교들에서 이뤄진 다양한  역사수업방법을 담아낸 것이 이 책이다. 책이 인상적인 점은 학생과 선생님의 소회와 의견, 그리고 수업을 통한 변화가 에세이로 상당히 자세히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교육관련 책들은 저자인 교사의견이 많고 학생반응을 분량이 상당히 적은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오히려 학생 분량이 더 많다. 같은 수업에 대한 교사와 학생의 의견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수업방법은 학생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이 많았다. 역사교과서는 큰 거시사를 다루기에 지역이나 미시사는 무척이나 소홀하다. 책에는 김포가 나오는데 3.1운동하면 탑골공원과 독립선언, 유관순등이 떠오르지만 그 안에 각 지역의 3.1운동과 관련 인사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김포제일고등학교 학생들은 3.1운동 관련하여 살아계신 분을 인터뷰하고 사료를 찾아 지역의 3.1운동 규모와 과정 관련 위인들을 찾아냈다. 그 과정에서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얻고 3.1운동 정신을 지금이 나와 관련하여 일본 상품 불매운동과 관련지을 수 있었다. 

 다른 수업 방법은 플립러닝이었다. 역사수업은 다루는 내용이 많다보니 교과서 내용을 다루는데 단위시간을 거의 쓰고 보다 창의적이고 고등사고력을 키울만한 활동을 하는것이 쉽지 않았다. 때문에 선생님들은 과감히 사전에 영상을 올리고 학생은 이것을 시청하고 난 후, 본 단위수업시간에는 보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수업을 도입하였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영상을 보고 내용을 정리하고 이해를 확인하는 활동을 하였다. 책에 나온 예로 일제시대 여성의 단발문제가 있었다. 당시 이 문제를 두고 첨예한 논쟁이 있었는데 찬성측은 여성의 자유, 경제적 위생적 이유등을 예로 들었으며 반대측은 여성은 여성다워야 함. 문란함, 대머리가 될 수 있다는 황당한 이유가 있었다. 학생들은 이런 토론활동을 지금의 페미니즘 논쟁과 비교하며 수준높은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든 생각은 각급학교들이 지역의 역사를 통해 학교만의 특별한 교육과정을 만들어내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역사는 초등3학년 사회과부터 조금씩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지역의 역사를 알아가는 지역인재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짜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역 이름의 유래,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 지역에선 어떤 일이있었는지(임진왜란, 3.1운동등) 그리고 우리 지역의 오래된 인물을 만나서 지역의 변화를 알아보는등의 일이다. 양평서종초에서는 실제로 지역의 이야기를 학생들이 책으로 만들어 출판까지 했는데 무척 좋은 예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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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8-12 19: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흥미롭네요.
3.1운동과 관련한 내용도...!

닷슈 2021-08-15 17:42   좋아요 1 | URL
흥미로운 책입니다. 중등 역사 선생님은 물론 초등 사회과에서도 관심 가져볼만 합니다.

희망찬샘 2021-08-12 2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학생중심의 프로젝트 수업 멋지네요. 주제 중심으로 잘 얽어 놓으면 프로젝트 학습이라 이해했는데 연수 듣고, 책 읽으니 더 명료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거 보통 일이 아니구나 싶어서 ... 실천하시는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 생각했어요. 자의적인 교육적인 고민과 실천을 통해 교육이 한 발 나아가는구나! 하고 요즘 생각합니다.

닷슈 2021-08-15 17:44   좋아요 1 | URL
프로젝트 수업은 첫 발을 떼긴 힘들지만 막상 하면 다신 안하긴 어려운 수업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효과도 크고 처음엔 조금은 힘들지만 교육효과가 매우 높고 무엇보다 학생 자발성을 담보하며, 결국 교사도 더 보람차고 편한 수업이란 생각입니다. 되든 안되든 일단 한번 나와 아이들을 믿고 시작하는게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서점 일기 - 세상 끝 서점을 비추는 365가지 그림자
숀 비텔 지음, 김마림 옮김 / 여름언덕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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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책을 다루는 직업을 선망하기 나름이다. 서점 주인, 도서관 사서, 작가, 출판업관련자 등이다. 출판업은 아예 그 쪽으로 취업을 해야하고, 도서관 사서는 공무원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작가는 되기도 힘들뿐더러 소득 문제로 대부분 주업보다는 부업으로 해야한다. 그러면 어이없게도 가장 쉽게(?) 책을 다루는 직업으로 마땅한 건 아무래도 서점 주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돈이 어느 정도 있어야 겠지만.

 그런데 이 가장 되기 쉬운 책 관련 직업이 지금은 정말 어렵다. 인터넷, 그리고 모바일, 플랫폼이 모든걸 장악하면서 실제 소매업이 모두 위축되었고 특히나 디지털로 변환이 쉬운 음악, 책, 영화는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물성이나 현장감이 가장 불필요한 음악이 가장 먼저 와해되었고, 다음은 책, 그리고 영화순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실제 타워레코드가 가장 먼저 망했고, 다음은 지역 소매서점과 대형서점들이 망했고, 영화관들은 그래도 아직 건재하다.(물론 메타버스로 영화를 즐기는 시점이 온다면 영화관도 끝장나리라 본다.)

 서점일기는 무척 독특한 책이다. 스코틀랜드의 위그타운이라는 시골지역에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이 쓴 일기이기 때문이다. 서점 주인은 숀 비텔로 서점 이름은 더 북 숍이다. 책은 400페이지인데 2013년 아니면 2014년의 한 해를 서점을 운영하며 쓴 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매 장이 항상 날짜로 시작하고 온라인 주문건수와 실제 찾은 책수, 그리고 그 날 있었던 내용, 마지막엔 가장 중요한 손님수(책에선 실제 책을 사간 손님수만 기록한다.)와 매출액을 적어놓았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서점이면 매출이 얼마나 될지 자못 궁금한데 참고로 작가 숀 비텔은 2001년에 서점을 인수했고 그렇다면 이 일기를 쓰는 시점은 그가 책방을 운영한지 대충 10년이 조금 넘는 시점이 된다. 매출액은 파운드로 적어놓았는데 사실 들쭉날쭉하다. 정말 적을땐 십파운드대의 매출이 나오고 제법 많을땐 400파운드 가량의 매출도 나온다. 아주 거칠게 그냥 평균 200파운드를 매일의 매출로 잡으면 365*200파운드이니 연간 73000파운드의 매출이 나온다. 그리고 1파운드가 우리돈으로 대충 1600원이니 한국돈으로 이 서점은 매출은 연간116,800,000원 정도가 된다. 이게 이익이면 좋을 텐데 매출이니 아마 비텔이 버는 돈은 이돈의 대충 절반가량이 아닐까싶다.  다행이 건물은 본인 것이니, 월세는 없을 것이지만 일기에 나오듯 비텔은 꾸준히 서점에 책을 구매하여 채워넣는다. 그래서 버는 돈이 적을 듯 하다.

 일기 내용은 정말 일상이다. 가장 먼저 쓰는 것은 그날 출근하는 알바생이다. 니키, 로리, 배선, 플로 등의 알바생이 나오는데 의대생부터, 지역의 학생, 지역에 잠깐 머무는 관광객부터 다양하다. 이들은 비텔과 가족같이 사는데 툭하면 비텔의 집인 서점에서 자기도 한다. 비텔은 서점의 가장 위층에 거주한다. 알바생들이 하는 일은 주로 손님들이 마구 잡이로 꽂아놓은 책의 정리, 그리고 새로 베텔이 입고한 책을 역시 정리하는 것과 아마존이나 다른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책을 주문하고 정리하고 발송하는 것등이다. 손님이 아주 많지는 않은 서점이므로 비텔은 가급적 알바생들이 주말이 아닌 평일엔 따로 나오게 하려고 조절하는 편이지만 책을 보면 잘 그렇지 않기도 하다. 느낌인데 알바생들은 나오는 날의 원칙은 있지만 마음껏 마음대로 나오는 것 같기도 하며 비텔은 투덜거리면서도 그걸 허용하는 듯 하다.

 서점 일기엔 다양한 손님이 나온다. 진상들이 많은데, 하루 종일 책방을 뒤집어 놓으면서도 책을 한권도 안사가는 진상들, 그리고 책을 뒤적거리며 주인이 보는 앞에서 아마존 가격과 비교하는 진상들, 적혀 있는 책값에 불만을 가진 진상들, 그리고 책을 팔러 와서 자신이 원하는 가격과 다르다 불평하는 진상들, 와서 주인에게 갑질하는 진상들, 비텔의 책들이 기부받은 것인데도 돈 받고 판다고 지레짐작하며 불만을 내놓는 진상들, 가격을 마구 후려치는 진상들 등이다. 이런 류의 진상들은 갑질문화가 발달한 한국에만 많은 줄 알았는데 유럽에도 많으니 놀라우면서도 다행이란 생각이다. 한국만 이상한건 아니란 생각이다. 

 서점 일기에는 주변의 다양한 이웃들도 등장한다. 비텔의 연인인 애나, 툭하면 제법 기묘한 지팡이를 깎아와 그걸 비텔에게 주고 대신 책을 살수 있는 적립금을 얻는 이교도 문신남 샌디 등이다. 샌디의 지팡이는 놀랍게도 일주일에 한개 정도 팔리는데 비텔의 서점에는 책 외에도 다양한 아이템들이 판매되고 있다. 그래서 비텔은 알바생들 혹은 애나와 더불어 주변 도시인 갤러웨이에 가서 특별한 것들을 사오기도 한다. 도무지 팔릴 것 같지 않던 스쿠터가 팔리기도 하고, 200년전 변기로 쓰이던 화분이 팔리기도 한다. 물론 모두 비텔이 사온 가격보다 비싸게 팔린다. 그려려고 사온 것이니 당연하다. 알바생들이 나와 한가한 날이면 비텔은 그들에게 가게를 맡기고 강이나 호수를 가서 자유로이 낚시를 즐기거나 다른 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아무래도 헌책을 구매하는 일이다. 비텔의 서점이 큰 만큼 책을 정리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연락이오는데 그러면 비텔은 사연을 듣고 괜찮다 싶으면 방문해 살만한 책을들 갖고 오는 편이다. 

 사람들은 책을 소장하던 사람이 죽거나, 이사하거나, 집을 정리할때 주로 책을 팔곤 한다. 내가 언젠가 죽으면 내 가족들도 내 책을 정리할듯 싶은데 과연 값나가는 책이 있을지 모르겠다. 비텔에 의하면 베스트 셀러나 인기 작가의 책은 소장가치가 거의 없다. 사람들은 해리포터 초판에 큰 값어치가 있을 줄 아는데 그 초판은 엄청나게 많이 팔렸고 때문에 헌책으로써 가치가 별로 없다. 그리고 시리즈나 한질로 이루어진 책들의 경우 단권도 의미가 없다. 그런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체를 갖고 있기를 원하기에 낱권 거래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국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비텔은 서점 일기를 통해 아마존을 적잖게 비판한다. 거의 나오는 수준이 난중일기에서 이순신이 원균 욕을 하는 빈도로 잦다. 비텔이 서점을 인수한 2001년만 해도 아마존은 아직 작은 기업이었고 온라인 담당 직원을 정규로 하나 줄정도로 온라인 책 판매가 소매상에게도 괜찮은 사업이었다. 하지만 아마존이 모든걸 독점하고 책을 출판사보다도 싼 가격에 공급하자 이는 곧 하지 않기는 어려운 부업으로 전락한다. 아마존 이전 영국에는 건전한 서점 네트워크가 있었고 이들은 손님이 원하는 책을 서로간의 정보 교환을 통해 어떻게든 구해줄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이젠 이걸 아마존이 대신하니 그러한 사람은 필요없어졌다. 그리고 과거엔 중고책을 보면 그것의 전체적 수량과 대충의 가격을 파악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것도 이젠 아마존이 대신하면서 그러한 사람들도 사라졌다. 아마존은 비텔의 서점도 평가하는데 실적인 좋음에서 보통, 나쁨으로 왔다갔다 한다. 주문을 제때에 찾아주지 못하면 평판이 떨어지고 나쁨까지 떨어지면 온라인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다. 비텔은 이것도 관리를 해야하는데 알바들의 실수나 시스템의 문제인 경우도 많아 쉽지 않아보였다. 

 이런 모든 어려움에도 비텔은 서점을 운영한다. 아마도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고 본인 말로는 이 모든 어려움에도 이렇게 혼자서 사업을 해나가는게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는 것보다 자유롭기 때문이란다. 비텔은 책을 좋아하는 서점 주인이기도 한데 시간이 나면 책들을 읽어내고 서점 일기에서 다양한 책들을 평하기도 한다. 비텔이 하는 재밌는 사업으로는 지역의 북페이스티벌과 랜덤북클럽이 있다. 지역의 축제는 지역과 연계하여 운영하는 것인데 비텔은 적극 협조하고 관광객이 집에 머무르게 하기도 한다. 랜덤북클럽은 비텔이 고안한 것으로 일정 금액을 매달 지불하는 회원들에 한해 괜찮은 서점의 책을 매달 배송해주는 것이다. 비텔은 책의 수준을 높여 회원들이 그것을 당장 온라인에 팔하는 이득을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책을 구성한다.

 서점일기는 잔잔하면서도 제법 긴데, 재밌다. 비텔의 블랙 유머도 간간히 섞여 있고 스코틀랜드의 시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재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점을 운영하는 모습을 엿본다는게 가장 재밌다. 독특하면서도 읽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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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11 0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분의 삶이 무척 부러워지는 글입니다. ^^

닷슈 2021-08-12 18:56   좋아요 1 | URL
저도 이런 삶이 좀 부럽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