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사회 - 증오는 어떻게 전염되고 확산되는가
카롤린 엠케 지음, 정지인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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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초반 공산권이 무너지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결합한 서구 진영의 승리가 눈앞에 보이면서 세계는 가까운 시일 내에 모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로 뒤덮일 것만 같았다. 하지만 세계를 뒤덮은 것은 자본주의 하나 뿐이다. 권위주의 정권은 자본주의 하나만 취사 선택했고 민주주의는 시늉만 냈을 뿐이다. 그리고 굳건해 보이던 서구 진영에서도 이 자본주의로 인해 민주주의가 크게 쇠퇴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후유증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구축되며 서구사회의 중산층은 제조업 일자리를 잃게 되었는데 이에 대한 반발로 극우주의적인 포퓰리스트들이 각 서구사회에서 득세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이들은 이탈리아나 미국의 경우처럼 정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들의 자양분은 소위 말하는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다. 불우한 처지에 놓인 이들은 자신들을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 찾기 시작했는데 극우주의자들이 제공한 혐오의 대상이 그 사회 내의 소수자, 이민자, 이들을 품고자 하는 좌파엘리트와 사법기구들이었던 것이다. 

 책 '혐오사회'는 이런 움직임이 아직은 발흥기로 보였던 2016년의 책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 문제는 오히려 악화했다. 책은 혐오의 근원과 그 근거 없음을 보이는데 주력한다. 저자가 독일인이고 성소수자인만큼 이 부분에 대한 논의도 많다.

 혐오와 증오는 개인적인 것이거나 우발적인 것이 아니다. 단순실수나 궁지에 몰려 나오는 막연한 감정이 아니며 특정 이데올로기에 따라 집단적으로 형성된 감정이다. 즉, 미리 정해진 양식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혐오나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연상과 이미지가 범주화 되어 있으며 이를 평가하는 인식틀이 있고 오래도록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지는 방식으로 훈련 및 양성된 것이기에 느닷없이 폭발하는 것이 아니다. 

 혐오와 증오는 매우 협소한 시각을 갖고 있다. 혐오와 증오의 대상에 대해서는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다양성이 모조리 제거된다. 그저 혐오와 증오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는 상상력의 축소로 이어지는데 그로 인해 사람들은 그에 대해서 감정 이입의 여지가 크게 사라진다. 이런 증오와 혐오의 대상은 그저 무슬람이나 이주자, 흑인, 성소수자에 대한 좋지 못한 관념의 틀에 끼워 맞춰져 그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상실한다. 남게 되는 것은 이들에 대한 만들어진 묘사화 평가에만 의존한 축소된 사고 뿐이다. 이로 인해 혐오와 증오가 가능해진다. 

 이런 인식 패턴은 새롭거나 독창적인 것은 아니며 많은 역사적 선례를 갖고 있다. 이렇게 혐오로 구성된 세계에서는 유희적이거나 우연적인 것은 없다. 모든 사건은 모종의 의미와 의심스러운 배후가 있으며 외도가 있는 것으로 치부된다. 그리고 이것들은 자신들의 집단을 해하려는 음모로 해석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몰락과 억압에 대한 구태의연한 옛 이야기를 끌어와 극적으로 표현해 배경으로 깔아두고 그 앞에서 자신들의 사명을 특별히 중대하고 운명적인 것으로 표현된다. 

 이들의 세계는 매우 이분법적으로 자신들이 축소되거나 죽어가는 국가의 시민이며 다른 한 쪽은 자신들의 멸망을 적극적으로 추전히고 있는 사람들이 된다. 그래서 그들을 적으로 삼게 되며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신념과 관념에 대한 외부의 의식과 비판은 결코 논의에 대상이 되지 않는 모순을 보인다. 이런 비판은 유일하고 진실한 투쟁을 이끌어가는 사람에 대한 검열과 억압, 조롱으로 치부된다. 

 작금의 혐오, 증오를 조장하는 자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동질적인 것, 본원적인 것, 순수한 것으로 규정한다. 이들은 동질적 국가와 국민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국민은 소위 현대국가 성립 시기에 형성된 자유롭고 평등한 인민이 아니다. 이런 헌법적이고 공통의 행동에 기반하는 것 보다는 정확한 기원과 근거를 알 수 없는 종족 및 민족으로 협소히 이해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더 높은 위치에 있다는 믿음은 일종의 건국신화를 주장하는 이야기에 뿌리를 둔다. 그것을 과거지향적인 것으로 사회가 같은 가치와 관습의 지배를 받았던 과거를 생각하고 그 때가 더 참되고, 옳고, 진정하다고 생각한다. 

 성별과 관련하여 본연의 특성이 있다는 생각은 기독교의 상상력을 통해 전승되었고 신의 뜻이라는 표상과 결부한다. 하지만 본연성과 본원성, 순수성은 그 근거가 사실상 매우 빈약하다. 트랜스인이란 타고난 외적 성장과 호르몬의 범위가 본인이 몸소 느끼는 성별과 일치하지 않는 사람 또는 할당된 소속 성별이 본인이 느끼는 성별과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이들이 자신을 인정받고자 하는 장벽은 매우 높다. 외적인 성별동화 외에도 행정적, 재정적, 정신의학적, 법정 장애물들이 존재한다. 이것은 당연하게 생각되지만 조금 이상하다. 일반인들은 자신의 존재와 성적정체성을 인정받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트랜스인들은 그 모든 것을 인정받기 위해 그 이유를 대야 한다. 하지만 이들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설명하고 정당화할 의무가 없다. 독일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성전환법에 의해 자신이 성전환자임을 여러 차례의 감정을 통해 입증받아야 한다. 저자는 이것을 감정이 아닌 신청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IS는 증오와 혐오로 가득찬 집단이다. 놀랍게도 이들에게서 눈에 띄는 것은 평등주의다. IS 지하드에 가담하라는 선전 선동을 하면서도 국적이나 신분, 인종도 가리지 않는다 .그저 알 바그다디가 선전한 교리에 충성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그들에게 자유를 주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 위의 군림을 약속하며 그 안에서는 절대적 위계 관계가 존재하고, 일절의 자유없이 충성해야 한다. 즉, IS는 경계를 없애는 동시에 경계를 긋고, 포용하는 동시에 배제하는 존재다. 이런 모순된 포용성이 자기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역사적 과업에도 동참하지 못하는 유럽의 무슬림에 소구력을 갖는다. 하지만 막상 IS에 들어가게 되면 반개인적이고 권위적인 곳에 속하게 되며 모든 개인의 고유함은 허용되지 않는다. 

 일견 IS는 무슬림 난민들이 유럽에 들어가는 것을 원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무슬림 난민에 대한 공정한 대우와 포용적 환영, 유럽에서의 실질적 기회 제공은 오히려 IS에게 상당한 위협이 된다. 

 저자는 이런 일련의 증오와 혐오를 조장하는 곳에 같은 형식의 증오와 폭력을 분출하기 그것이 일어난 곳과 구조를 찾아서 경제, 사회적으로 개입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모든 인간은 보편적 우리에 공통으로 소속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고유한 개인으로서의 유일무이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사회에는 복수성이 중요하다. 이것인 개인이나 집단의 자유를 앗아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를 허용함으로써 자유를 보장한다. 증오와 혐오를 조장하는 이들은 동질적이고 본원적이고 순수한 집단을 추구하고 그것이 더 큰 보호와 안정을 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이질적인 것을 배제하기에 안정성을 해치고 보호를 해주지 않는다. 물론 세속주의 민주주의가 모든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종교적 도그마나 그것으로 인해 인권을 해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개별적인 다름을 허용하기에 논란이 일어나기 쉽지만 이로 인해 공적 논쟁이 많아지고 이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과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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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투자의 정석 - 6,000만 뷰 유튜버 '미주은'의 투자 교과서
최철 지음 / 황금부엉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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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의 집권으로 전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2년 간 상승세를 멈출 줄 모르던 미 증시는 하락세로 확실히 전환한 느낌이고 올초 상승하던 국내 시장도 자동차 관세 폭탄을 맞고 멈춤 상태다. 앞으로의 추세는 상당히 불확실한 느낌인데 그런 의미에서 투자책을 하나 살펴보았다.

 책은 우선 주식 투자의 타이밍을 맞추지 말라고 한다. 주식시장은 상당히 많은 변수가 개입되는 복잡계라 미래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타이밍보다는 다각화된 장기투자법이 더 좋으며 시장에는 웬만하면 머무르는게 더 낫다.

 실제 2003-2022년까지 20년간 1만 달러를 S&P 지속 투자시 64844$의 수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10일을 놓치면 수익은 29708$, 20일을 놓치면 17826$, 40일을 놓치면 8048$로 이득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손실을 기피해 시장에 머물러 있지 않으면 이런 날짜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머물러서도 안된다. 시장엔 상폐가 되거나 회복하지 못하는 손실을 입히는 주식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 무려 559$까지 올랐던 기업 줌은 주식은 현재 83$에 불과하다. 

 저자는 주식투자의 고려조건으로 4가지를 제시한다.

 우선 시장의 크기다. 다음은 시장침투율이다. 특정제품 소비스가 전체 잠재 시장 얼마나 보급되었는가다. 세 번째는 시장 점유율이다. 특정 시장에서 한 기업의 제품 서비스가 차지한 비율이다. 마지막은 성장률이다. 즉, 시장이 매우 크면서도 그 시장의 성장률이 커야하며, 그 시장에서 시장 침투율은 현재 낮고 시장 점유율은 높은 기업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년 정도 전의 애플이 그러하다. 당시 스마트폰은 매우 초창기로 시장이 매우 크고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또한 애플은 시장 점유율은 매우 높았는데 아직 전화기 시장의 침투율은 낮은 상태였다. 그리고 2023년의 테슬라가 그러하다. 전기차는 시장이 매우 크고 성장율도 높다. 이 시장에서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매우 높은 상태지만 아직 전기차의 보급이 미약한 상태였다. 

 다음은 기업에 대한 고려다. 기업은 경제적 해자가 있어야 한다. 규모의 경제, 네트워크 효과, 브랜드 인지도, 전환 비용, 무형자산, AI시대의 데이터가 기업의 해자로 작용한다. 기업의 PEG도 중요하다. 이는 주가 수익성장비율로 PER/EPS다. 피터린치는 PEG비율 0.5에서 주식을 매수하여 1.5부근에서 매도하라고 하였다. 

 지난 20년간 S&P 500에서 21개의 텐베거 종목이 있었다. 이는 지수 전체의 약 4.2%에 해당한다. 이런 종목을 찾는 것이 주식 투자의 성패인데 문제는 미증권거래소에만 2240개, 나스닥에는 3450개의 종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부석할 만한 도구가 필요하다. 저자는 그런 도구를 추천한다.

 먼저 스마트 머니다. 기관이나 큰 손들은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데 이들은 주식 및 기타유가증권 내역을 공개보고해야 한다. 최소 1억달러 이상의 자금은 운용할 때 그렇다. 이런 보고서가 13F 파일이다. 상위 헤지펀드가 가장 많이 매수한 주식은 단기 급등하는데 이것이 구루 효과이다. 13F보고서는 45일 후행이라 현재 보유자산을 반영하진 않지만 큰 손들의 혜안을 얻기엔 충분하다.

 다음은 시킹알파다. 이 플랫폼은 퀸트 시스템으로 수학적 통계적 모델과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시킹앞파는 사용자가 2천만으로 일종의 커뮤니티에 가깝다. 벨류에이션, 성장성, 수익성, 모멘텀, EPS 의 5가지 주요 요소로 자신의 투가 종목 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시킹알파의 퀸트전략을 따르면 총 수익률이 140%로 이는 S&P500의 66%를 상회한다. 

 초이스 스탁은 100% 한글 미국 주식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이스 스탁은 AI매매 타이밍 서비스도 제공한다. 단순 보유 이외에도 AI매매 신호에 따른 실제 수익률도 알려준다. 메타의 경우 2020년부터 단순 보유의 경우 144%수익이 나오지만 AI매매 신호에 따라 매도와 매수를 했으면 327%의 수익이 나오게 된다. 초이스스탁 AI는 20년간 종목별 벨류에이션 데이터를 분서갛고 종목별 가장 적합한 벨류에이션 계산법을 추출한다. 

 인베스팅 닷컴은 전 세계 25개 거래소의 실시간 데이터와 시세, 차트, 금융도구, 최신 뉴스와 분석을 제공한다. 매월 1억 이상의 방문자가 있고 투자 종목 발굴을 위해서는 유료 소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PROPICKS는 AI기반 주식 추천 서비스다. 이것에 제공하는 테크타이탄 전략은 기술 분야에서 현재 업계를 선도하거나 빠르게 부상하는 15개 기업을 선별한다. 이외에도 S&P500 지수 이기기, 다우지수 이기기, 상위 가치주 전략, 워렌 버핏 보유최고 종목 등의 서비스가 있다.

 팁랭크는 재무책임 엔진을 제공한다. 이는 에널리스트, 금융블로거, 기업 내부자, 헤지펀드 매니져 등 96000명의 금융전문가의 투자 성과와 7만 6천의 개인 투자자가 공개한 포트폴리오 현황과 투자성과 투자 종목을 실시간 확인한다.  

 책에서 중시하는 것은 거시경제 환경 즉 매크로 분석이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금리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의 차입비용이 증가해 수익이 줄고 비즈니스 환경이 악화하여 주가가 하락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기업 차입비용이 줄고 수익이 늘며 비즈니스 환경이 좋아져 주가는 상승한다. 

 다음은 채권 금리다. 미국 국채 10년 물은 주식에 매우 중요하다. 이는 경제성장과 투자 심리의 지표다. 채권 수익률은 주식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식 가치는 해당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원하기 위해 할인을 적용하는데 이 때 채권 수익률이 바로 할인율이다. 10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이 2%이고 기업의 미래수익이 연간 100$라면 주식 가치는 100달러/0.02로 주당 5000$가 된다. 하지만 채권 수익률이 5%로 상승하면 100달러/0.05로 주당 2000$까지 주가가 하락하게 된다. 이런 효과의 대부분의 수익이 미래에 발생하는 성장주의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채권수익률과 주가는 반 비례한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채권은 대표적 안전자산이다. 그래서 채권의 수요가 높아지는 것은 경제의 불안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경우 채권의 인기가 높아져 수익률이 하락하지만 주가는 높아지지 않게 된다. 

 통화량은 유동자금은 의미한다. 통화량의 증가는 기업 활동의 확장을 의미하며 이는 주가 상승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과도한 통화량의 증가는 인플레이션의 선행지표이기도 한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은 미국의 최신 M2통화량 데이터를 제공한다.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생산자 물가지수PPI도 경제건전성과 소비와 소비력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거 PCE다. 이는 미국의 가계가 상품과 서비스에 지출하는 총금액이다. 연준은 PCE를 인플레 주요 척도로 삼는다. 적용범위가 넓고, 가충치가 업데이터 되기 때문이다. 

 GDP는 소비와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의 합산이다. GDP의 성장률은 향후 기업의 수익 잠재력의 지표가 된다. 주식 수익률은 최대 4개 분기 후의 GDP성장률을 예측한다고 한다.

 미국 고용보고서는 매월 발표되는 것으로 실업률, 비농업급여고용, 평균시간당 수입, 노동력 참여율을 포함한다. 6만 가구와 14만 5천개의 사업체와 정부 기관을 조사하기에 다양한 부분의 일자리가 조사된다. 고용보고서는 고용수준이 미 경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과 밀접히 관련하고 시간 당 평균 수익의 변화는 임금 상승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며, 금융시장의 변동성, 실업률관련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주 1회 보고되며 신규건수와 계속 건수가 있다. 신규 건수의 증가는 경제의 침체를, 감소는 경제의 호전을 의미한다. 

 소비판매리포트는 미 전역 소매업소의 상품 및 서비스 총판매량 측정 월간 지표다. 

 ISM PMI리포트는 신규주문 생산, 고용, 공급업체 납품, 재고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한 지수다. PMI가 50이상 이면 경기 확장, 50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CSI다. 이는 경제성장의 선행지표다. 투자자들은 경제 사이클의 잠재적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소비자 심리 변화를 모니터링한다.

 기대인플레이션은 미래지향적 지표다. 소비자, 기업, 금융시장, 정책 입안자들이 예상한 인플레이션 수치다. 기대 인플레가 안정되면 경제와 주가는 상승하고, 변동이 심하면 경제와 주가가 내려간다. 

 AA2 투자자 심리설문조사는 향후 6개월 간 주식시장이 강세, 중립, 약세인지에 대한 설문조사다. 과거 평균 수치는 강세가 3.5%, 중립이 31.5%, 약세가 31%였다. 극단적 강세 신호는 시장의 과열 조짐을 의미하고, 약세신호는 매수 시점을 의미한다. 매주 목요일 자정에 설문을 한다.

 공포지수는 VIX다. 이것이 20아래면 평온하고, 20-30이면 불확실성이 커지고, 30을 넘어서면 변동성이 높고 공포가 높음을 의미한다. 

 공포탐욕지수는 7가지 지표를 결합한 것이다. 시장모멘턴, 주가폭, 풋과 콜옵션 비율, 시장 변동성, 안전자산수요, 정크본드수요다. 0이면 극도의 공포 100이면 극도의 탐욕이다. 

 다음은 차트 분석이다. 차트는 위의 요소들과 결합하여 매도와 매수의 시점을 볼 수 있는 기술이다. 차트의 주연배우는 캔들이다. 캔들은 특정 기간의 주가 정보를 담고 있으며 초를 닮아서 이름이 캔들이다. 캔들의 몸통의 길이는 그날 주식시장의 시작가격과 마지막 가격의 차이다. 그래서 캔들 몸통이 길면 시작가와 종가의 차이가 컸다는 의미다. 캔들의 꼬리는 해당기간 최고가격과 최저가격의 차이다. 차트 아래쪽의 막대를 거래량이다. 길면 거래량이 크고 짧으면 거래량이 작은 것이다. 이동평균선은 주가의 평균적 변화를 선으로 연결한 것이다. 추세선은 주식 가격의 전반적 움직임을 보여주는 선이다. 저항선은 주식 가격이 올라가다가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멈추는 지점 연결선이다. 지지선은 반대로 주식 가격이 떨어지다가 더 이상 떨어지지 못하고 반등하는 지점을 연결한 선이다. 그래서 저항선의 돌파는 주식 가격의 상승을, 지지선의 돌파는 주식 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거래량이 많은 것은 주식 가격이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합의다. 거래량이 적을 때 가격이 변동하면 확인이 부족한 것이다. 건전한 추세는 거래량이 증가하며 가격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높은 거래량을 동반한 하락은 강한 매도 신호다. 

 미국 시장은 정기적으로 조정이 온다. 조정은 고점대비 10-20%의 하락으로 평균 2년에 한 번 발생한다. 그리고 20%이상의 넘는 하락장이 베어마켓이다. 이는 약 4년에 1번 온다. 하지만 미증시는 상승장으로 70%의 기간에 상승하고 30%의 기간에 하락한다.

 이런 변동성에 이동평균선은 매수 시점과 매도 시점을 알려준다. 이동평균선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20일이 단기, 60일이 중기, 120일이 장기로 적용된다. 매수조건은 이동평균선이 단기-중기-장기의 순으로 상방향 배열될 때다. 반대로 매도 조건은 이동평균선이 장기-중기-단기로 역배열 될 대다. 

 이동평균선이 중기-단기-장기의 순일 때는 단기선이 하락전환이면 일부 매도를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중기 장기선이 여전히 상승중이면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중기-장기-단기의 순으로 배열되면 단기선이 장기선을 하향한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상황으로 매도해야 한다. 장기-중기-단기로 배열되면 모든 선이 하락추세로 중기, 장기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해 주가 상승이 어렵다. 장기-단기-중기의 순으로 배열되면 단기선이 상승전환 한 것이지만 아직은 확실한 상승이 아니다. 단기-장기-중기의 배열이면 단기선이 장기선을 상향돌파한 골드크로스 상황으로 상승장의 시작이다. 이 경우 매수를 시작해야 하며 중기선이 장기선을 넘어야 확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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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에 따랐을 뿐!? - 복종하는 뇌, 저항하는 뇌
에밀리 A. 캐스파 지음, 이성민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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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을 포함한 많은 동물들은 여럿이 같이 협력하여 살아가는 것이 진화상 이점임을 깨닫고 사회성을 발달시켰다. 그리고 인간의 도덕성은 이런 사회성을 잘 발현하는 도구 중의 하나다. 그래서 인간은 선천적으로 선하며, 상대방을 잘 믿고 협력하며 집단 속에서 폭력성을 자제한다. 하지만 사회성을 위해 인간은 또 다른 도구도 발달시켰는데 바로 집단에의 소속 욕구와 복종이다. 집단에 속하는 것이 생존에 압도적으로 이득이기에 인간은 집단에 속하려 하고 매우 친화적이며 따르는 태도를 보이며 집단에서 인정받을 때 행복을, 반대로 배제당할 때 압도적 불행을 느낀다.  

 여기서 상충 지점이 발생한다. 비도덕적 행동임이 분명한데 이것이 나의 소속 집단이 요구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이다. 역사상 그런 사례는 많았다. 십자군 전쟁에서의 학살, 나치의 유대인 학살, 캄보디아에 크메르 루주의 학살, 르완다 학살 등이 그러하다. 그리고 이 경우 절대 다수의 인간은 도덕성과 복종의 갈등에서 압도적으로 학살을 선택했다. 

 책 명령에 따랐을 뿐은 바로 이런 지점을 고민하고 연구한 책이다. 학살 현장에서 대부분의 학살 동참자의 변명은 자신은 그저 명령에 따랐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르완다와 캄보디아 학살에 동참한 자들을 인터뷰하고 이를 통해 연구를 하며 책을 진행시켜 나간다.

 저자는 우선 사람 행동이 유발되는 3가지 형태로 복종, 순응, 사회적 동조를 제시한다. 동조는 어떤 집단에 발맞추기 위해 개인이 그 의견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복종은 권위 있는 인물의 직접적인 지시나 명령에 의심없이 따르는 것이다. 순응은 다른 사람이나 집단의 요청을 따르는 것이다. 순응과 복종은 구분이 다소 어려우나 그 집단이나 집단 권위자에 대해서 어떻게 인식하느냐로 구분한다. 

 밀그램은 사람들이 실험자의 명령에 따를 때 자신의 주체성과 책임을 실험자에게 넘긴다고 파악했다. 이 경우 사람은 생각없는 행동주체로 일종의 대리적 상태가 된다. 사람은 일단 따르기로 하면 뇌가 정보를 다르게 처리하기 시작하며 이로 인해 복종 행위에 대한 책임감과 주체성이 감소하게 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우선 뇌의 과부하를 막고자 하는 경향과 관련이 있다. 인간은 대부분의 행동을 자신이 주체성을 가지고 처리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인간이 주체성 즉 의식을 켜놓고 행동하는 경우는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만나거나 위기 상황 등으로 상당히 한정된다. 그 외에 많은 것들은 업무처리 부터 학습까지 상당 부분이 무의식상태, 즉 자동화 된 상태로 처리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에너지 소모 부분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많은 것을 자동화하여 처리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데 집단적 결정에 의하여 더 효율적일 가능성이 높고 위계적 존재에 의한 명령은 소속 집단에 대한 자신의 소속감을 높이고 자동화한 결정이기에 인간은 선택하기 쉽다. 

 인간이 집단이나 권위자의 명령을 따를 때 주체성이 감소한다는 증거는 시간 인식에 대한 영향으로 알 수 있다. 인간은 주체성을 갖고 바쁘게 행동할 때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실험결과 전기 충격 누르기 버튼에서 자유선택으로 누르는 경우와 실험자에 의한 강압이 있는 경우 실험참가자들은 자유선택 때가 시간이 길었다고 느꼈으며 강압이 있었던 경우는 시간이 짧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즉, 강압이나 명령에 따르는 경우 주체성이 감소한 것이다. 

 인간이 명령에 복종하여 비도덕적 행동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인간의 공감 감소 능력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인간은 언급한 것처럼 사회성을 갖추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공감능력에 기반한 도덕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공감수준은 의식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인간은 타인의 고통을 보는 경우 통증네트워크의 일부가 활성화하는데 이는 직접적인 통증을 유발시키는 것이 아니고 감정 정서를 유발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인간은 감정적 공감을 줄이고 인지적 공감으로 이를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의사는 자신의 업무 수행을 위해 매일 같이 경험하는 환자의 고통에 대해 감정적으로 공감하지 않고 인지적으로만 공감한다. 특히 이 같은 공감의 전환은 같은 종의 구성원 보다는 다른 종의 구성원에게 보다 손쉽게 작용한다. 인간은 집단에 소속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이로 인해 다른 집단에 대해서는 부정적 편향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실험결과 인간은 고통을 겪는 사람이 외집단 구성원으로 판명되는 경우 신경적 공감반응이 약화하였다. 

 그리고 사회적 위계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수록 집단 간 공감 편향을 커졌다. 때문에 극우정당은 이런 인간의 성향을 이용하여 외집단 소속자에 대한 두려움이나 분노를 조장한다. 모든 집단 학살정권은 선전을 통해 우리와 그들 사이의 차이를 부각시켰으며 과장하였다. 전쟁이나 집단 학살에서는 가해자들이 표적이 된 인간을 하위 인간이나 짐승 같은 존재로 격하시켰다. 그래서 표적의 비인간화, 다른 집단에 대한 공포주입, 대량학살 정부에 대한 권한의 부여는 집단학살의 주요 매커니짐이 된다. 

 집단학살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책임의 분산이다. 인간은 자신의 행위가 자기 책임이라고 분명이 입증되고 자각하는 경우 비도덕적 행동을 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인간의 집단은 많은 위계를 갖는다. 이런 계층적 상황에서 개인의 책임 입증과 부여는 쉽지 않다. 많은 조직에서 명령은 전 지휘 계통에 파묻혀 상관의 것이 다양한 행위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는 행위나 명령을 직접 내리는 사람, 중간 계급의 사람, 직접 실행하는 행위자에게 모두 다양하게 나타난다. 중간 계급의 사람은 직접 행위를 내리지도 않고, 직접 행위를 하지도 않기에 심리적으로 가장 편안하며 책임감도 가장 적게 느낀다. 그리고 행위를 직접 하는 사람은 단순히 명령에 따랐다고 할 수 있기에 그 역시 책임이 분산되어 책임을 적게 느끼고 변명거리가 생겨난다. 놀랍게도 행위를 직접 내린 사람 역시 자신의 명령을 중간계급이나 직접 실행하는 사람이 따르지 않을 수 도 있으며 자신이 직접 비도덕적 행위를 한 것은 아니기에 주체의식이 낮고 책임감을 덜 느끄게 된다. 즉, 조직으로 명령이 하달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책임의 분산에 따른 주체성을 약화시켜 비도덕적 행동을 더 잘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간이 집단에 소속하게 되려는 욕구와 외부집단 일수록 공감을 줄이고 전환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집단의 위계를 통한 비도덕적 명령의 전달과 실행을 통한 책임의 분산은 도덕적 인간으로 하여금 집단학살과 범죄를 가능케하는 주요 요인이다. 때문에 저자는 인간이 항상 주체로 놓이게 하고, 외부 집단과 평소 교류를 자주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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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生 존zone 십ship : 협력개인의 출현
구정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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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전세계에서 지난 70-80년 사이 가장 많이 변한 국가다. 정치는 독재에서 민주국가로(물론 최근에 큰 생채기가 나긴 했다.), 경제는 농업후진국에서 첨단 경제선진국으로, 문화 역시 무관심과 후진적 이미지에서 모든 부분에서 선도적이고 닮고 싶은 문화국이 되었다. 

 이런 변화는 물질 뿐만 안니라 정신적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 유교와 농업 위주의 집단 주의 문화에서 개인주의 문화로, 남성 위주 문화에서 중립적인 문화로, 대가족 문화에서 다양한 가족 문화로 거의 모든 것이 변화했다.

 경제, 사회, 정치, 문화에서의 이런 큰 변화는 당연히 세대 간 단절을 낳게 된다. 그래서 한국사회는 전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도 세대 간, 집단 간, 계급 간, 정치 이념 간, 성별 간 갈등이 첨예하다. 이는 향후 한국 사회에 큰 숙제로 다가오고 있기에 책은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우선 세대 간 갈등이다. 책은 도발적 소재를 제시한다. 그것은 미래사회에 70세 이상의 노인의 투표권을 0.5정도로 줄여버리는 한 정당의 공약이다. 미래 사회 노인 인구가 청년 인구의 2배에 달해 국가의 모든 재정과 정치적 방향성이 노인층에 좌지우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지금의 관점에서야 민주주의의 근간인 보통선거를 흔드는 말도 안되는 공약이지만 이런 것들이 현실성 있게 다가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현재도 한국은 세대 간 갈등이 크다. 노년층과 중년층은 지금과 비교해 고성장기에 사회에 진출했기에 정착이 쉬웠다. 자산 가격도 아주 크지 않은 시절이라 적당한 직장을 가졌어도 안정적으로 급여가 상승하며 수도권내 집마련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모든 것이 다르다. 훨씬 큰 노력을 해도 같은 것을 갖기 어렵다. 그나마 나라의 빈약한 복지도 노년층에 집중해있다. 최근에서야 청년을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 노인도 모든 것을 갖고 있지 않다. 노년 빈곤률은 경제선진국중 최고 수준이고, 부동산을 가진 층도 60%수준이다. 그렇게에 노인들은 계속일을 하려고 한다. 특히나 그들은 마처세대로 부모의 봉양과 자식의 부양을 동시에 하는 마지막 세대다. 그리고 이 노년들의 인식은 자손에 신세지기 싫다는 쪽에 가깝다. 자신들의 복지만을 주장하며 연금률을 낮추지 않고 청년들을 해외로 몰아내는 이탈리아에 비하면 훨씬 나은 사정이다. 

 이외에도 저자는 여러 갈등을 제시하며 해결책으로 협력적 개인을 제시한다. 협력적이면서도 개인을 중시하는 풍토를 가진 한국의 독특한 면을 강조한 것이다. 개인의 강조는 민주사회에 필수적이고 자신의 삶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맞는 편이다. 반면 협력성은 한국에서 집단을 강조해온 전통에 가깝다. 협력적 개인은 현재 농경, 유교사회에서 산업, 민주사회로 넘어가는 한국에서 나오는 과도기적 현상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하나의 갈등을 해결하는 해결책으로 보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젊은 층도 아직까진 협력적 개인으로 작용한다. 노년일수록 개인보다는 집단이고 젊은이일수록 집단보다는 개인성향이 강하다.

 한국의 집단성은 과거 협력이 필수적인 벼농사 문화에서 기인하며, 책 '한국인의 기원'에서 제시한 것처럼 워낙 척박한 땅에서 동료의 생존이 필수적인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도 있다. 하여튼 이것은 분명히 존재하며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에 기여한 바 있다.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로 찾아온 개인화는 집단성을 밀어내고 있다.

 개인성과 집단성이 적정히 조화롭게 자리 잡은 협력적 개인성의 완성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그로 인한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저자는 한국이 상당히 빠른 변화로 인해 사회가 빠르게 소진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극도로 높은 자살률과 역시 극도로 낮은 출산률, 극도로 높은 여러 격차와 갈등이 그런 조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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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의 지리학 - 기후붕괴를 수출하는 부유한 국가들의 실체
로리 파슨스 지음, 추선영 옮김 / 오월의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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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산업화 이후 단 한번도 탄소배출량을 줄여본 적이 없다. 인구는 계속 늘어났고, 지구 자원을 이용해 경제성장을 하는 행위를 줄여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것이 줄지 않는데 탄소배출량이 줄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책 '재앙의 지리학'은 이런 탄소배출 행위와 더불어 식민지 시대부터 시작된 노동착취행위를 연결 짓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선진사회의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 위기는 노동착취와 환경파괴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었고 그 폐해를 그들에게 떠넘기고 있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사회는 탄소배출에 대해 상당한 도덕적 반성과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실제 그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탈탄소 체계를 확립하는데 진정성이 있어보인다. 또한 대응도 나름 잘 하고 있다. 영국 런던이나 베네치아, 네덜란드의 운하나, 둑은 이미 이번 세기의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결과다. 그리고 그들은 산업화 과정에서 파괴되었던 자신들의 환경을 한 번 복원한 사례가 있다.   환경쿠즈네스 곡선이란게 있는데 이는 환경오염을 GDP에 대비한 것으로 소득이 올라갈수록 처음엔 환경오염이 극심해지다 소득이 계속 상승하면 오염도가 크게 완화하는 형태의 곡선이다. 이는 한국도 잘 경험한 바 있다. 때문에 선진사회는 환경오염과 탄소배출은 누구나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을 통해 극복이 가능하다고 믿는 낙관론이 있다. 마치 자본주의, 민주주의 신화와 비슷한데, 선진사회, 특히 미국은 어느 정도 경제성장이 되면 그 사회가 자신들처럼 민주화 될 것이라 믿었다 이라크, 아프간, 중국 등에서 큰 코 다친 적이 많다.

 책에서 말하는 재앙의 지리학은 다음과 같다. 부의 창출과 관련된 환경비용은 정작 부를 축적한 곳과는 동 떨어진 타지에서 지불하는 체계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탄소 식민주의라 부른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글로벌 생산체계다. 신자유주의 이후 세계는 사실상 노동과 자본의 이동이 마구잡이로 가능해지면서 선진사회의 생산기지 대부분이 저소득 국가로 이전했다. 이는 저비용과 고효율의 추구로 인한 결과다. 때문에 현재 미국에 본사를 둔 선진기업의 제품은 한 저비용 국가에서 완성품이 생산되는데, 그 완성품에 들어가는 수 많은 원료와 부품도 세계 각지에서 온다. 한 제품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한 나라에서 완성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이다. 

 이렇게 글로벌 생산체계가 긴 사슬을 갖고 있다보니 탄소배출은 엉망으로 계산된다. 유럽연합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0년 연간 56억 톤이었는데 2018년에는 42억 톤으로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여기엔 두 가지 숫자가 간과되었는데 바로 소비와 글로벌 생산체계다. 현재의 탄소배출량 체계는 그 배출량을 철저히 국내로만 한정 짓는다. 하지만 자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 생산기지를 세계 여러 나라에 두고 하도급을 계속 주는 형태로 생산하고 있다면 그것도 포함을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또 다른 숨겨진 변수는 소비로 인한 탄소배출이다. 선진사회는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면서 자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많지 않다. 때문에 수입이 급증하였는데 이런 수입품 하나하나가 뿜어내는 탄소는 또 계산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탄소배출 감량에 무척 성공적이고 선진적으로 보이는 유럽연합도 자국의 생산을 해외에 이전하고 또한 그로 인해 그들이 탄소 배출을 해 생산한 것을 수입한 효과를 감안한다면 결국 탄소배출량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책은 선진사회가 떠넘긴 탄소배출과 노동착취의 현장을 따라 캄보디아로 향한다. 캄보디아는 아시아의 저소득국가로 인구가 1700만 정도다. 아웅산 수지로 유명한 이 나라는 의류산업의 하청지로도 유명하다. 1990년대 캄보디아에서 의류산업은 시작되었다. 당시 산업장에서의 아동착취와 성상납, 성착취로 악명이 높았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성장해 지금은 규모가 200배나 커졌다. 직종 노동자의 수도 수천 명에서 75만으로 늘었으며 여성경제활동인구의 20%가 여기에 종사할 정도다.

 원래 캄보디아는 전통적인 농업 국가였다. 자영농도 적지 않았고 이들은 가난하지만 자급자족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는데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가 심해진 것이다. 이로 인해 가뭄과 홍수의 빈도가 늘면서 농사가 실패하는 일이 잦아졌다. 때문에 농업민들은 가족의 일부를 생계를 위한 급전 마련을 위해 혹독하고 비인간적인 것을 알면서도 산업현장으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농업도 지속가능하지 않게 변한다. 기후 변화로 인해 농업생산량이 줄면서 농민들은 비료와 선진국의 종자, 기계에 의존하게 되었고 이는 곳 빚으로 이어졌다. 때문에 농촌에서 도시로 이탈하는 노동자의 수가 크게 증가하였다.

 책에 등장하는 이들의 일과는 다음과 같다. 10m2의 창조차 없는 방안에서 8명 정도가 같이 잔다.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일터로 향하는데 안전벨트라고는 전혀 없는 트럭에 사람이 가득차서 이동하다. 서로의 몸을 고정시켜주는 것이 서로의 몸이다. 매년 이 위험한 트럭 교통사고로 수십명이 사망한다. 7시가 되면 일을 시작한다. 감독관은 한시도 쉬는 시간을 주지 않고 작업량과 속도에 압막을 주며 이로 인해 화장실조차 마음대로 가질 못한다. 작업장은 온갖 먼지와 독한 냄새로 가득하다. 그리고 형편없는 점심을 먹고 나면 오후에 같은 일을 하고 5시가 되면 위험한 트럭에 몸을 의지해 다시 숙소로 향하게 된다. 역시 기다리고 있는 것은 형편없는 저녁 식사다. 

 책이 다음으로 향하는 곳은 벽돌공장이다. 벽돌은 필수 건축자재이며 굽는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가 배출된다. 이 산업 역시 선진국에는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로 생산기지가 모두 이전되어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는 90%의 벽돌 생산시설이 몰려 있는데 이들이 벽돌을 굽는데 연료로 쓰는 것은 나무나, 석탄, 놀랍게도 폐기 플라스틱이나 의류인 경우도 있다.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 및 가난한 나라로 쓰레기를 수출하고 있다. 돈이 궁한 이런 나라들은 노동자들의 건강위협과 환경파괴, 그리고 지구 온난화에도 이런 걸 돈을 받고 수입한다.

 벽돌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은 인도산 벽돌을 많이 수입하는데 이는 가격때문이다. 인도산의 가격은 57.45파운드인데 비해 영국산은 10배 이상인 686파운드다. 품질은 둘째치고 엄청난 가격차이다. 인도산을 쓰는 것이 건축비도 낮추고 여러모로 좋아 보인다. 하지만 인도산은 연료로 석탄이나, 나무, 폐기 의류등 탄소를 거침없이 배출하는 것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인도의 환경과 노동자의 건강이 위협받는다. 그리고 인도산은 영국까지 긴 거리를 이동하며 상당한 탄소를 또 배출한다. 벽돌은 매우 무겁다. 

 책은 메콩강으로 찾아간다. 기후위기 시대 물은 중요한 변수다. 한 나라가 자기 나라만을 통과하는 강을 갖거나 다국적 강의 상류를 차지 하고 있다면 기후 위기 시대 이는 큰 강점일 될 것이다. 하지만 자국에 강이 없거나 젖줄기 역할을 하는 강이 여러 나라를 흐르고 우리가 하류라면 이는 큰 문제의 소지가 있다. 메콩강은 중국 티벳에서 발원해 중국 남부와 미안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을 흐른다. 과거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중국이 1990년대에 상류지역에 댐을 지으면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중국은 현재 11개의 댐을 건설해 유량의 1/3을 통제한다. 라오스도 63개의 댐을 지었고, 캄보디아도 2개의 대형댐과 6개의 관개저수지를 갖고 있다. 이는 물부족과 가뭄을 유발했고 해당 지역의 가뭄으로 자영농을 몰락시켰다. 기후 위기는 그 빈도를 더욱 높이고 있고 이들은 언급한 것처럼 선진국이 이주한 탄소를 노동착취를 당하며 배출할 산업노동자로 변모시킨다. 

 책은 마무리는 사소한 티백이다. 차는 인간이 소량을 섭취하기에 1kg에 이산화탄소32kg을 배출함에도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선진 사회에서 저렴하게 즐기는 이 차가 산사태를 일으킨다. 스리랑카는 유명한 차 재배지다. 실론티를 한 번 쯤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스리랑카는 가파른 산등성이에 차나무를 심어 플랜테이션을 한다. 다만 차나무의 뿌리가 얕기에 산사태에 취약하다. 그래서 차나무가 있는 곳엔 산사태가 있다. 전세계 산사태의 1/3이 차플랜테이션 때문일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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