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머신 - 바다는 어떻게 세계를 만들고 생명과 에너지를 지배하는가
헬렌 체르스키 저자, 김주희 역자, 남성현 감수 / 쌤앤파커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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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뭍에서 자라고 죽어 좀처럼 자각하기 어렵지만 지구는 사실상 물의 행성이다. 지구의 물의 양은 절묘해서 행성 겉껍질의 70%정도만을 덮고 나머지 높은 부분은 육지로 남았다. 이로 인해 육상에서 다양한 생물이 진화했고 인간도 생겨날 수 있었다. 

 책은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물, 즉 바다에 대한 책이다. 바다는 생성과정에서 육지의 암석에서 대량의 미네랄을 가져가서 염도가 높고, 위도에 따라 흡수하는 태양에너지가 달라진다. 이로 인해 바다는 지역마다 품고 있는 에너지와 염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며, 이는 같은 지역이다 하더라도 수심에 따라 또 천차만별이다. 이런 차이로 인해 바다는 큰 움직임을 보이게 되는데 저자는 이를 해양엔진이라 부른다. 

 해양엔진은 지구 시스템의 중심이다. 이는 태양에너지의 일부를 열에너지나 운동에너지로 전환하여 다른 지역으로 전송한다. 그리고 물은 이런 에너지를 오래 품고 있기에 오랜 순환 끝에서야 비로소 열에너지로 전환되어 다시 우주로 방출된다. 

 태양은 태양계 질량의 99.86%를 차지한다. 태양 중심부에서는 핵융합이 일어나 수소원자가 헬륨원자로 전환되는데 1초마다 400톤의 물질이 에너지로 전환된다. 이 에너지는 태양내부의 플라스마로 인해 표면에 도달하는데 수만년이 걸린다. 태양이 분출한 에너지의 10%만이 지구에 도달하며, 이 중 1/3은 구름이나 빙하, 물등 여러 표면 요소에 의해 반사되고 나머지 2/3만이 지표에 도달한다. 지표에 도달하여도 빛은 해수면을 더욱 통과하기가 힘든데 정오가 되어 입사각이 커져야 간신히 통과할 수 있다. 이런 빛 중 가시광선은 해수표면을 가열하지만 적외선은 거의 흡수되지 않고 방출된다. 물은 열을 오래 품고 있어 식는데 오래 걸린다. 이로 인해 적도의 바다 같은 경우 낮과 밤의 온도가 거의 같은 수준이 된다. 

 지구의 바다는 생각만큼 깊지 않다. 고작 4km정도 깊이이다. 바다는 평평한 층으로 구성되고, 각 층은 수온과 염분으로 특정된다. 심해저 분지에는 주요 해수층이 3-4개 있다. 성질이 같은 해수가 모은 것을 수괴라 한다. 해수층은 생각과 달리 특정 요인이 없으면 거의 혼합되지 않는다. 

 바다는 생명의 요람이지만 실상은 대부분의 해역이 사막과 가깝다. 생명이 생겨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생명의 탄생 및 유지를 위해서는 에너지와 물질이 필요하다. 문제는 바다는 이 두 가지가 좀처럼 같이 있기 힘들다는 점이다. 바다의 상층부 즉 해수면은 햇빛은 풍부하다. 하지만 영양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영양소는 민물이나 다른 생물로 공급되기가 바쁘게 아래로 가라앉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양소는 하층에 주로 존재하게 되지마 여기는 햇빛이 없어 에너지가 없다. 빛이 바다를 거의 투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러 이유로 영양분이 넘쳐나는 바다에 생물이 몰린다. 대표적인 곳이 훔볼트 해류가 흐르는 해역이다. 여기는 강력한 해상풍이 표층수를 서쪽으로 밀어낸다. 그러면 자연히 그 빈자리를 하층수가 채워야하므로 용승이 일어난다. 이렇게 영양소가 용승하여 햇빛과 만나 생명의 요람을 만드는 것이다. 이 지역은 전체 바다의 1.15%에 블과하나 어획량이 세계에서 5-20%나 된다. 이곳에서는 페루멸치가 많이 잡히는데 단백질 함량이 50-70%나 되지만 맛은 별로 없어 어분으로 주로 사용한다. 이 페루멸치를 인근 바닷새들이 포식하고 대량의 배설을 하여 만들어낸 것이 구아노다. 구아노는 질소와 인, 미량 광물을 대량 함유하였고, 인근 해류가 한류라 강우량이 거의 없어 그대로 변화없이 퇴적하였다. 1880년대초 볼리비아는 이 섬을 노리고 칠레와 전쟁을 벌였다 패배하여 해안을 잃고 내륙국가가 되고 만다. 또한 이 구아노는 세계 열강의 먹잇감이 되었고 화학비료가 등장하기 전까지 서구의 농업생산량을 크게 증대시켰다. 

 바닷물은 매우 짜다. 바다가 모두 증발하면 65M두께로 염분이 쌓일 정도로 많다. 염분의 총 무게는 4900t으로 추정된다. 바닷소금의 성분은 지구표면의 암석이 바다에 용해된 것이다. 초기 지구는 이산화탄소가 매우 풍부해 강한 산성비가 내렸고 이것이 암석과 반응해 소듐, 포타슘, 마그넴슘, 칼륨등을 쓸어갔다. 화산에서도 강한 염산과 황화합물이 다량 분출되었는데 염화이온과 황산이온이 이로 인해 바다로 유입된다. 현재 바다 1리터는 염화이온 16.8g, 소듐이온 10.6g, 황산이온 2.6g, 마그네슘 이온 1.3g 등의 이온을 함유한다. 다양한 이온들은 바다에서 서로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물이 증발하면 양이온과 음이온이 서로 결합해 염을 형성한다. 

 바다엔 다양한 생물이 그 환경에 적응한다. 장수거북은 바닷물 염분 해결을 위해 바다 염분의 2배인 눈물을 계속 방출한다. 시간당 무려 8리터다. 보라고둥은 껍질이 있고 수영능력이 없음에도 점액과 공기방울에 의존해 바다에 부유한다. 이 생물은 껍데기는 보라색으로 변했고 물에 뜨기 위해 얇아졌다. 그리고 알주머니가 부풀어 오르는 풍선역할을 해 부력을 확보한다. 보라고둥은 발에 달린 깔대기 형태의 구조를 써서 공기를 가두고 점액으로 덮어 물에 뜬다. 

 극지방 바다에 염도차는 바로 빙하때문이다. 물분자는 좀 특이하다. 음전하와 야전하사이의 인력이 서로를 당겨 물분자는 다른 분자보다 크기가 좀 작은데 얼게 되면 새로운 얼음 구조를 생성하기 위해 다른 물분작들끼리 서로를 밀어낸다. 그래서 고체가 되었음에도 오히려 부피가 늘어난다. 질량은 같은데 부피가 커지니 얼음은 밀도가 액체물보다 낮아져 뜨게된다. 그리고 얼면서 녹아있던 염분들은 바다로 가라앉는다. 때문에 유빙이 많은 극지방은 심해에 염분이 고농도로 농축된다. 

 지구는 자전하기 때문에 땅에 붙어 있지 않고 움직이는 물체는 자전의 영향을 받아 마치 휘는듯이 움직인다. 이것이 코리올리효고다, 북반구에선 오른쪽으로 남반구에선 왼쪽으로 휘는데 바다 역시 땅에 붙어 있지 않기에 코리올리 효과를 받는다. 그래서 바람이 불어 해류를 움직이면 코리올리 효과로 바닷물은 북반구에서 오른쪽으로 휜다. 이것은 수평뿐 아니라 수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 바닷물을 층층이 나뉘어 있는데 가장 위층이 오른쪽으로 휘면 그 아래층은 위층의 휘는 효과로 코리올리효과가 배가되어 더 휜다. 그리고 같은 식으로 아래층은 더욱 휜다. 그래서 해수층 아래로 갈수록 90도 가까이 휘게 된다. 

 대기는 상공에서 움직인다. 그중 계속 소용돌이치는 난기류는 빠른 바람을 생성하고 압력을 변화시킨다. 그로 인해 해수면이 위아래로 오르내리며 왜곡되는데 그래서 나타나는 것이 파도다. 일단 잔물결이 생겨나면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잔물결이 힘이 가해진다. 그 결과 잔물결이 더욱 커지고 가파르며 지속되어 파도가 성장한다. 

 해수면의 높이는 그 아래 존재하는 다양한 암석의 중력영향을 받는다. 북대서양의 해수면에는 높이 54m에 수천km의 지름을 가진 돔이 있으며 인도의 남쪽 끝바다에는 94m깊이의 큰 구멍이 있다. 거대한 해산이 있으면 그 중력으로 바닷물이 끌려내려가 해수면이 낮아지고 구멍이 있으면 그 반대다. 

 해저에는 단괴가 존재한다. 단괴는 수cm 간격으로 수천 km길이에 넓게 분포해있다. 육지에서 밀려온 덩어리나 바다생물의 사체는 대부분 바다생물이 뜯어먹으나 일부가 해저로 가라앉는다. 단괴는 이것들이 뭉친 것이라 아주 느리게 성장한다. 1cm퇴적에 1천년이 걸린다. 그래서 크기가 수cm의 단괴는 역사가 100만년 이상이 된다. 단괴는 금속도 퇴적하는데 심해다보니 물질이 적어 1년에 고작 원자 100개 분량이 표면에 쌓인다. 

 대양에 우뚝 솟은 산은 조류의 흐름을 방해한다. 이런 해산 사이로 물은 이동하면서 내부파가 생겨나는데 이는 심해로도 이동한다. 조수는 이동하면서 지구에 큰 마찰을 일으켜 지구의 자전속도를 줄인다. 이는 미미한데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 양이 늘어남녀 그 속도가 더욱 느려지게 되고 이로 인해 해를 받는 시간이 조금씩 더 길어져 온난화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내부파는 바닷물의 혼합에 도움이 되나 전체 바닷물을 섞기엔 매우 미미한 에너지에 불과하다. 

 코리올리 효과는 위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자전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위도일수록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그래서 환류는 완벽하게 대칭으로 회전하지 않는다. 서쪽의 해류는 대개 유속이 빠르고 좁으며 띠로 찌그러져 나타난다. 바닷물은 적도에서 북쪽으로 밀어올려지고 방향을 튼다. 이것이 서안강화 현상이며 멕시코 만류와 쿠로시오 해류가 대표적이다. 반면 각 환류의 동쪽은 정반대다. 북에서 남으로 회귀하며 유속이 느리고 폭이 넓어 해류 같지도 않다. 바다에는 대형 환류가 5개 존재하는데 북대서양환류, 북태평양환류는 시계방향으로 남태평향환류, 남대서양환률, 남인도양환류는 반시계방향으로 흐른다. 이런 거대 환류는 지구의 자전과 바다가 주변 육지에 막히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 

 남극대륙을 둘러싼 남극해는 거의 유일하게 대륙에 의해 막히지 않는 해류다. 그래서 남극대륙을 고리로 남극해는 둥근고리로 감싸고 전 세계의 바다를 연결한다. 북극지방엔 유빙이 있다. 유빙은 팽이처럼 돌면서 동과 서를 반복해서 오가다가 급격히 방향을 선회하여 북위 89도를 따라 그려진 작은 원에서 벗어나 스발바르 제도 남쪽으로 향한다. 유빙은 가시광선을 반사하며 바람을 막아 물을 직접 못 밀게 한다. 그래서 유빙이 많은 해역은 바다가 고요하고 대기와 해양 사이의 기체전달을 늦춘다. 그래서 극지방은 바람이 적어 밀도차로 구분되는 해수층이 잘 형성된다. 이런 작용이 없으면 저수온 바다는 고밀도이기에 밑으로 가라앉아 표면에 유빙이 잘 형성되지 않게 된다. 

 물에서는 적색광이 매우 빠르게 흡수되어 몇 미터만 가도 2/3이 손실된다. 그러나 청색광과 자색광은 100미터보다 훨씬 더 이동한다. 그래서 바다 속에서 혈액은 녹색으로 보인다. 혈액에는 약간의 녹색광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은 멀리서 파란 색으로 보인다. 이는 청색광을 제외한 나머지 빛이 물에 빠르게 흡수되고 남은 청색광이 직진이 아닌 지그재그로 바다를 돌아다니다가 반사되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해양생물들은 빛과 음파로 통신한다. 햇빛이 투과되지 않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해양생물의 76%가 그래서 스스로 발광할 수 있다. 물고기는 몸이 물로 가득차서 음파가 내부로 쉽게 침투한다. 물고기의 이석은 탄산칼슘으로 음파가 이석에서 속도가 느려진다. 이런 차이로 물고기는 소리가 나는 방향을 감지한다. 

 겨울철이 되면 각 반구에서 거대한 폭풍이 바다의 상층부를 휘젓는다. 그러면 영양소가 용승하게 된다. 봄이 되면 낮이 길어져 일조량이 증가하는데 이 때 영양소와 빛이 만나 해양생물이 폭발적으로 증대한다. 이것이 봄철 대증식이다. 이 대증식의 위치는 유동적인데 그 주기가 짧고 조류의 변화가 늘 있기 때문이다. 

 생물은 크기가 10% 줄 때마다 전체 개체수, 즉 생물량은 10배 증가한다. 즉, 각 단계마다 총 생물량은 비슷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해양 전체 생물량은 약 10억톤에 달한다. 그리고 건강한 바다에서 크기별 생물단계는 23단계 정도다. 가장 작은 것과 큰 것의 차이는 10의 29승배에 달한다. 그런데 인간의 지나친 어로행위로 큰 크기 범주의 생물량 90%가 사라져버렸다. 이는 10g이상 생물량의 62%이고 인간은 잡은 해양생물을 직접 섭취하거나 사료 및 비료로 사용하기에 이 에너지만큼의 생물량이 육상으로 이동한 셈이다. 

 약 1억년 전 원반덮개로 무장한 인편 모조류가 얕은 바다에서 대량 증식했다. 이것들이 수백만년간 죽어 해저에 축적되어 두께 100m에 이르렀는데 이것이 백악으로 칼슘덩어리다. 이것이 기본으로 바다생물은 탄산칼슘을 형성하여 몸의 껍데기와 골격으로 사용한다. 다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바다의 산성화와 기온 상승으로 그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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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나를 살리기도 망치기도 하는 머릿속 독재자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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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의식이 있고 그것에 기반한 자유 의지가 있다고 굳건히 믿는다. 그리고 인간의 많은 사회 문화 정치 경제 시스템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기반한다. 하지만 실제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행동은 무의식이 처리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도 모르는 행동을 했을 때 무의식적으로 그런 짓을 했다고 말하곤 한다. 실제 생명과 관련한 모든 기초 대사 작용이 무의식의 차원에서 작동하며 일반 행동의 다수도 그러하다. 걸으며 어떻게 걷는지 의식이 일일이 관여하지 않으며 이는 글씨를 쓸 때도 스마트폰을 할 때도, 식사를 할 때도 자전거를 탈 때도, 운전하며 집으로 갈 때도 그러하다. 뇌는 평소에 정보를 수집하여 행동 방향을 적절히 조정해 놓는데 이게 완료된 경우 의식은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

 책은 인간의 이런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를 한 국가의 신문에 비교한다. 국가의 많은 일은 매우 복잡하게 나눠져있고 각각이 연관되어 있지만 따로 움직이며 정부의 상층부가 무언가 일어난 것을 알아차릴 즘이면 이미 행동은 이뤄진 후다. 인간의 의식은 바로 이런 국가의 상층부에 해당한다. 전체에 관여하려 하지만 대부분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고 대부분의 것을 사후적으로 알게 된다. 

 인간의 뇌는 바깥세계의 데이터를 성공적으로 가지고 와서 해석해야 한다. 인간은 바깥의 데이터를 잘 보고 듣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는 전기 화학 신호에 불과하다. 뇌가 이거를 해석해 그것을 그려내는 것이다. 그리고 바깥은 감지하는 인간의 감각기관은 문제도 많다. 눈은 맹점이 있다. 그래서 한쪽 눈만 갖고 세상을 바라보면 보이던 물체가 맹점에 위치하면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물체가 사라져도 놀랍게도 그 주변 배경을 그대로 보인다. 안보임에도 뇌가 그렇게 처리하는 것이다. 인간은 맹점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데 양눈의 맹점 위치가 달라 서로 겹치지 않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기에 사람은 처음부터 보지는 못한다. 시신경을 통해 뇌로가는 무의미한 신호를 의미를 갖게 뇌가 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놀랍게도 평생을 보지 못하다고 수술 및 이식을 통해 처음으로 바깥 세계를 보는 사람은 초기에 매우 혼란스러워한다. 자신의 뇌가 아직 보는 법을 터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부의 감각데이터를 내부에 데이터를 생성하지 못한다. 다만 조정할 뿐이다 1911년 고양이의 다리 감각 신경을 끊어도 고양이는 걷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이는 평소 고양이가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통상적 외부감각을 이용해 걷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는 뇌회로가 감각기관-신경-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뇌전역에는 감각기관에서 뇌를 향해 정보를 앞으로 보내는 회로만큼이나 많은 반대 방향의 피드백이 있다. 이것을 순환이라 하며 고리가 많다고 한다. 고리가 많다는 것은 뇌가 감각기관의 정보 입력전 예측을 통해 감각 전달 속도보다 일을 빠르게 수행함을 의미한다. 즉, 뇌는 특정한 것을 해석하거나 예상하는 방법을 학습하며 대부분의 일을 감각기관의 보내주는 정보에 의지하지 않고 그것보다 빠르게 해석하여 처리한다는 것이다. 

 이는 운동경기에서 잘 살펴볼 수 있다. 축구에서 골키퍼는 과학적으로 패널티킥을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 공을 눈으로 보고 이것이 신경을 통해 뇌로와서 해석되고 다시 뇌에서 손과 발로 움직임을 명령하는 시간보다 빠르게 공이 골네트에 꽂힌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투수의 빠른 공은 이미 타자의 뇌와 신경 처리 속도를 압도한다. 그럼에도 골키퍼는 공을 막고 숙련된 타자는 적어도 4번 중 1번은 공을 쳐낸다. 이는 뇌가 고리의 형태로 일을 예측하여 처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뇌는 인간이 특정 조건에서 어떤 행동을 수행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한다. 뇌의 피질은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자신의 예측을 시상으로 오히려 보내고 시상은 눈을 통한 정보와 예측 사이의 차이를 보고할 뿐이며 뇌가 이것을 조정한다. 그래서 실제로 시각피질에서 시상으로 향하는 섬유조직의 반대의 10배나 된다. 즉, 인간의 뇌는 감각기관에 수동적으로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학습 및 조정을 하고 이후엔 자동적으로 움직이며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모니터링만 하며 차이가 있는 경우에 조정하는 것이다. 

 뇌는 시간 감각도 예측한다. 이는 시간은 매우 실시간으로 빠르게 지나가지만 뇌의 처리와 신경의 속도가 느리다는데 기인한다. 뇌의 신호는 구리 전기신호의 수백만분의 1에 불가하다. 그래서 인간의 뇌가 조정하지 않으면 인간의 행동은 후행적이 된다. 특히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시각과 청각은 정보는 처리 신경이 다르기에 사실상 동시적임에도 뇌에서 처리 속도도 다르다. 그런데 뇌는 이를 동시로 처리한다. 즉, 인간의 시간 감각은 뇌에서 적극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무의식이 하는 것이 많다면 대체 의식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

 생물은 생존을 위해 바깥 세계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대처한다. 그리고 효율적인 방안은 바로 외부에서 패턴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이 패턴이 매우 안정적이고 영구적이라 생각되면 그것은 유전자에 반영되어 다음 세대에서 영구적으로 기능한다. 이것이 본능이다. 이런 본능은 전문화되고 최적화 된 것으로 매우 빠르게 속도로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패턴화할 수는 없다. 세계는 안정적인 동시에 변화 무쌍하기 때문이다. 이를 처리하기 위한 것이 의식이라 할 수 있다. 의식은 기존의 패턴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새로운 과제가 등장했을 때 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이를 학습하고 뇌는 그 처리방안을 배운다. 그리고 이것이 해결되면 이 과제 역시 자동화되며 매우 빠르게 처리되고 이후 드는 에너지가 최소화된다. 자전거 타기를 처음 배우면 이는 걷기와 전혀 다른 비패턴화된 과제다. 그래서 이를 수행하는데 의식이 상당히 관여하며 뇌가 이를 충분히 학습하면 이후 패턴화되어 자동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의식을 통해 이런 학습을 잘 하는 것이 곧 지능이다.  

 인간은 감각의 해석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이미 기존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화되어 있다. 여성호르몬은 여성의 입술을 도톰이 하고, 허리가 가늘고, 엉덩이를 풍만하게 한다. 남성호르몬은 남성의 근육을 늘리고 어깨를 넓히며 턱이 도드라지고 코를 크게 한다. 그리소 반대 성들은 이런 이성을 아름답다고 느낀다. 인간 여성은 배란기에 가까울수록 남성에게 아름답게 보인다. 피부가 더 밝아지고 귀와 젖가슴의 대칭성이 강화한다. 그래서 한 연구에 의하면 멕시코의 스트립댄서들은 배란기에 수입이 평소의 두 배에 달했다. 남성들이 이를 본능적으로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리고 생리 기간엔 수입이 반토막 난다. 

 바소프레신은 측촤핵에서 수용체의 결합하여 암컷과 연관한 즐거운 감정을 조절한다. 이것이 일부일처제와 관련한다. 유전자 조작으로 바소프레신 수치를 늘리면 생물이 일부일처 경향을 갖는다. 인간도 Rs3 33 유전자가 많을 수록 바소프레신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했다. 

 민스키는 인간의 마음이 여러 파트로 나눠져 분업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자기가 옳다고 경쟁한다. 인간은 한 번에 하나의 결정과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밤 낮은 시간에 잔업을 하다 잠이 드려고 한다. 그런데 배가 고프다. 이 경우 인간은 건강하게 잠들 것과 허기 사이에 고민한다. 이처럼 뇌안의 여러 파벌은 자신들의 시스템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기 위해 경쟁한다. 즉, 뇌는 의식과 무의식이 기본이지만 이 안에 여러개의 서브루틴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진화상 당연해 보인다. 생물은 생성된 후 생존과 번식을 위해 하나하나 자동처리시스템, 즉 서브루틴을 축적해 왔을 것이다. 이것이 수십억년의 진화과정에서 이후 생물에 유전자를 통해 계승되었을 것이기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 서브루틴은 결정 과정에서 충돌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서로 중복되는 일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는 하나의 큰 장점이다. 하나가 망가져도 다른 하나의 서브루틴이 이를 대체해여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망자 중 생존에 정상이었음에도 부검과정에서 알츠하이머로 뇌가 엉망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서브루틴이 뇌의 다른 기능 영역이 인지 예비능으로 작용한 결과다. 

 결국 뇌는 의식으로 패턴을 찾으려고 한다. 과제를 해결하여 신경회로 안에 빠르고 효율적인 대처 프로그램을 구축하려하기 때문이다. 생물의 많은 행동은 특정한 입력 정보에 적절한 결과를 출력해주는 청사진이다. 의식은 이런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제어하고 제어권을 널리 분배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특정한 수준의 복잡성을 갖춘 자동 서브루틴 시스테에서 각각의 서브루틴은 서로 대화를 주고 받고, 자원을 분배하고 제어권을 할당받아야 하는데 여기에 의식이라는 고급매커니즘이 필요한 것이다. 

 서브루틴 시스템은 일종의 자동화한 좀비 시스템에 가깝다. 이것이 많으면 많은 행동에서 높은 효율이 가능하지만 뜻밖의 과제에 대처하는 인지적 유연성이 부족해진다. 상당수 동물은 좀비 시스템이 많은 쪽에 가깝다. 다양한 과제에 대처하기 위한 높은 수준의 인지유연성을 보이는 것은 거의 인간이 유일하다. 그것은 많은 이득을 주지만 수많은 학습을 위한 장기간의 육아기간과 성년으로의 오랜 기간을 비용으로 요구한다 즉, 인간은 다른 동물만큼 많은 서브루틴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의식이라는 비용이 높은 인지적 유연성을 갖고 성년이 되기까지 수많은 비패턴화 과제를 학습한다는 의미다. 

 이런 의식하에 저자는 인공지능 개발이 성공하려면 다양한 세부과제를 해결하는 서브루틴을 만들고 이들이 서로 경쟁하게 만드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 짐작하다. 이미 생성형 인공지능은 적대적으로 서로 학습하기도 한다.

 인간의 이런 의식과 무의식의 문제는 사법시스템과도 관련한다. 사법시스템은 인간의 의식과 자유의지에 기반한다. 하지만 언급한 것처럼 인간의 상당한 행동은 좀비시스템, 즉 무의식에 근거하여 작동한다. 실제로 이런 인간의 행동에 대한 과학적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법시스템은 이럴 반영해왔다. 중세였으면 악마의 소행으로 밝혀졌을 여러 정신이상 증세는 최근 무죄의 근거가 된다. 사법시스템은 이미 사람의 의도와 의지를 형량에 반영한다.

 때문에 기술이 발전할 수록 기질적으로 특정한 행동을 하는 이유가 밝혀질 것이며 이를 더 많은 변호사들이 생물학적 감경사유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미래 지향적 사법 시스템은 범죄 행동을 일종의 질병으로 보고 생물학적 지식을 개별화된 재활에 활용할 것이다. 행동이 교정가능할 때만 그에 걸맞는 벌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매우 어려운 높은 공격성과 공감의 부족, 충동조절의 부족은 격리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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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의학은 지나치게 세분화 되어 있고 예방보다는 치료에 목적이 맞춰져 있으며 처방과 약제가 보편적이다. 이는 질병치료와 인간 수명 증대에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엄청난 만성질환의 증가와 건강수명의 감소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오늘날 만성질환은 향후 20년간 세계 경제에 47조 달러의 손실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책에서 제시하는 대안은 기능의학이다. 증상별 의학에서 원인별 의학으로 질병의학에서 시스템의학으로 장기별 의학에서 유기체별 의학으로의 전환이다. 즉, 세분화에서 전체를 파악하는 것으로의 전환이다. 사실 인간의 몸이 모두가 복잡하게 연계되어 있기에 이는 지극히 당연한 접근이라 할 수 있지만 지금의 의학은 매우 과별로 세분화되어 있고 대응도 그 수준에서 하고 있다. 

 이처럼 기능의학은 우리 몸을 생태학적으로 보는 관점으로 전체의 네트워크가 균형을 잃으면 병이 생기고 균형을 이루면 역동적 과정 속에서 우리 몸이 상호작용한다고 본다. 그래서 기능의학은 증상의 뿌리에 가닿고 신체의 균형을 회복하는 방법도 개인 맞춤형이다. 개개인의 유전자와 환경이 서로 다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의료 모형은 세균 원인설에 기초한다. 그래서 환원론적이고 질병의 원인을 야기하는 세균을 찾아 공격한다. 이는 급성질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이나 네트워크의 균형과 관련하는 만성질환에는 거의 효과가 없다. 그래서 기능의학의 모형은 우리의 유전자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과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그래서 기능의학은 개인의 유전적 고유성과 식생활습관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서 그 근본원인을 탐색한다. 

 1985-2010년 25년간 만성질환은 크게 증가했다. 현재 미국 성인 인구의 절반이 최소 1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에 걸려있다. 그리고 사망자의 70%가 만성질환으로 사망한다. 만성질환은 특징이 있는데 절대로 저절로 낫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하며, 단일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고, 복합적인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균 원인설에 기초한 현대 의학은 그 다중적 요인에 대해 다중적 약물 처방으로 대처하는데 이는 약물간의 부작용과 신체기능 약화를 야기하고 있다. 

 인간의 노화를 신체기능의 비축분의 감소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인간의 신체기관은 항상 만일을 대비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비축기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젊은 시절엔 큰 병에 걸렸어도 빠르게 회복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 비축기능이 떨어져 감기 같은 사소한 위기에도 비축분이 없어 신체기관이 정지해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신체기능 비축분은 생체지표로 축정이 가능하다. 

 현대 의학은 약물로 만성질환에 대응하지만 통상적 믿음과 달리 약물의 효과는 미미하다. 알츠하이머의 경우 30%, 천식 80%, 심장질환 60%, 우울증 62%, 당뇨 57%, 암30% 정도에 불과하다. 이렇게 효과가 낮은 이유는 약물 규제 승인을 위한 임상실험에서 약물 반응자의 결과를 비반응자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다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90%의 약물이 실제로는 30-50%의 환자에게만 유의미하다. 

 인간은 2만 5천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복잡성을 생각할 때 다른 생물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유전자의 특정위치게 서로 다른 핵산이 존재하여 인간은 개체별로 유전적 유사성이 매우 높음에도 약 300만개의 차이가 생겨난다. 이것을 단일 염기 다형성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간은 유전자 수가 적음에도 변이 유전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다. 그리고 이는 만성질환에 원인이 되는 공통변이라는 것이 사실상 존재하기 어려움을 의미한다. 

 인간은 또한 정크 유전자가 많다. 유전자 수는 적음에도 정크 유전자는 지구상의 어떤 생물보다도 많은데 이는 인간 유전자의 절반 이상이다. 정크 유전자는 처음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이들이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정보를 담당함이 밝혀지고 있다. 그래서 이젠 정크유전자보다는 촉진 유전자 부위라고 불리고 있다. 촉진 유전자는 유전자형을 표현형으로 바꾸는 과정을 제어한다. 그리고 인간 게놈의 촉진 유전자의 암호화된 정보는 매우 정교하고 복잡하다. 이는 촉진유전자가 특정 유전자가 발현하는 과정을 제어하고 환경, 생활습관, 음식등의 요소를 정교히 조율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람은 유전자를 바꿀수는 없지만 그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환경이 촉진 유전자에 미치는 메시지는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개개인은 신체 기관의 기능 비축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으며 이것이 개인 맞춤형 생활 습관 의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책은 기능의학이 주목할 인간의 7가지 생리과정에 주목한다. 흡수와 배설, 해독, 방어, 세포연락, 세포수송, 에너지, 신체구조가 그것이다.


1. 흡수와 배설

 장내에는 미생물이 공생한다. 공생하는 것은 인간과 상호이익을 추구하고, 중립적인 것이 있으며 기생하며 인간에게 피해를 미치는 것들이 있다. 공생과 중립적인 것들은 식물성 음식에서 유래하는 프랙탄이라는 섬유질을 선호한다. 장 내막의 바깥쪽에는 장 면역계가 지라한다. 장 면역계는 몸 전체 면역계의 50%이상을 차지한다. 장면역계는 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물질을 모니터링하고 대사물질이 유해하면 위장관 면역계는 경고세포의 수를 증가시킨다. 이는 통증, 팽창, 설사를 유발한다. 

 이 경고세포가 혈류를 타고 바깥으로 나가면 다른 부위도 아픈데 두통, 관절통, 구취, 근육통, 피부문제, 시력문제, 기분변화를 일으킨다. 그리고 일부 장내 독성물을 호르몬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장신경계는 수십만 개의 뉴런으로 이뤄진 사실상 제 2의 뇌 역할을 한다. 

 소장에 있는 L세포의 표면수용체는 혀의 쓴맛 수용체와 동일하다. 쓴 물질이 L세포에 노출되면 GLP-1이 분비되는데 이는 인슐린 활동을 자극해 식후혈당을 조절한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이 소장의 벽에 손상을 주는 질환이다. 셀리악병은 치매와 연관이 있다. 글루텐 유전자 취약자는 소화기가 글루텐은 침입자로 인식하고 염증 메신져 분자를 활성화하는데 이것이 간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간의 특수면역세포인 쿠퍼세포를 자극하고 이것이 염증반응을 활성화한다. 

 이처럼 중요한 흡수-배설과정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제거, 대체, 재점증, 수리가 필요하다. 제거는 모든 음식 알러지와 민감성 물질의 제거이며, 대체는 소화보호 보충제의 섭취, 재점증은 프리바이오틱스와 보조제의 복용, 수리는 장점막 치료에 도움이 되는 영양보조제의 섭취다. 


2. 해독

 인간의 해독을 방해하는 것은 약물과 우리 주변의 자연 물질, 우리 몸의 물질 3가지다. 인간은 유전적 차이로 개인마다 약물해독에 대한 그 차이가 1천배에 달할 수 있다. 많은 독성물질은 지방처럼 물에 녹지 않기에 배설이 어렵다. 그래서 독성물질은 몸의 지방에 들러 붙는다. 그래서 독성물질이 대소변으로 배설되려면 지방이 아닌 물처럼 변하는 화학작용을 거쳐야 하고 이것이 해독의 1단계다. 이 역할을 하는 것이 CYP450이다. 그러려면 중간생성물이 생겨나야 하는데 이를 화학적 꼬리를 붙여 혈액으로 가게 하는 것이 2단계이며 이 반응이 내가 먹는 음식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BPA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신체의 호르몬 생리기능을 조절하는데 사용하는 세포 수용체에 들러붙어 자연호르몬을 대체하여 교란을 일으킨다. 십자화과 채소는 설포라판을 포함하는데 이는 CYP450 효소와 결합효소의 결합을 활성화시켜 잠재적 발암물질을 해독한다. BPA의 해독은 강황등의 향신료, 로즈메리, 콩, 케일, 크랜베리, 녹차등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이들은 모두 글루코로니드화라는 해독작용을 강화한다. 이는 해독과 관련한 대사작용에서 만든 중간 생성물로 몸 전체로 운반되어 독성물질이 용이하게 배출되는 과정이다. 

 유독성 중금속은 CYP450 결합효소가 아닌 메탈로티오네인 단백질군 시스템으로 해독한다. 이 단백질은 신체의 모든 세포에서 생성한다. 이것을 중금속에 달라붙어 대소변 형태로 이를 배출하는데 시스테인 유황을 함유한 아미노산에 다량 함유되어 있다. 양파, 마늘, 아스파라거스, 달걀, 귀리, 보리, 콩 등이다. 

 

3. 방어

 백혈구는 면역계의 동력원이다. 세포매개면역은 T세포가 외부침입자를 제거하고 즉각적 방어를 한다. B세포는 항체를 생성하여 물질에 대한 내성과 조정, 독소를 중화한다. 면역계 반응 담당 유전자는 6번 염색체다. 여기에 2천개 정도의 유전자가 있는데 이중 1401개를 주조직적합성복합체라고 한다. 

 아연과 오메가3지방산, 비타민A와 B, 철, 구리, 아미노산 L리신, 아르기신, 비타민C와 E의 부족이 면역계에 악영향을 끼친다. 


4. 세포연락 

세포는 화학물질 또는 신경전기자극으로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 메신져로 쓰는 화학물질은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염증매개체 등이 있다. 다만 주변의 소음이 너무 크면 통신이 잘 안되기에 세포는 연락의 크기를 크게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히려 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 

 여러가지 만성질환은 근본원인은 이 세포연락 불균형일 수 있다. 신체의 염증조절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염증메신져 물질은 고민감도 C 반응성 단백질이라고 한다. 혈중 이것의 농도가 높으면 세포 연락 시스템의 이상으로 반응 염증 진행 생체지표로 파악한다. 보통 2mg/dl을 넘으면 심장병, 관절염 초기증상, 비만, 제2형 당뇨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긴다. 

 세포연락을 조정하는 것이 사이토카인이다. 사이토카인이 혈류에 방출되면 신체 특정부위에 특정 염증을 제거하는 다른 물질이 다량 쏟아진다. 이 염증 매커니즘은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며 억압받는 경우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염증을 다스리는 약물이 문제가 된다. 이들은 세포연락과정을 막아 염증생성을 막기 때문이다. 

 식물영양소는 세포 표면의 특정 수용체에 달라붙은 뒤 키나아제 네트웤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세포에 전달한다. 그리고 식물은 종류마다 영양소가 다양하기에 메시지도 매우 다양해진다. 이것이 복잡할수록 그래서 인체는 다양한 대비책을 갖게 된다. 일부 학자들은 인간의 몇몇 질환이 바로 이 키나아제 유전자 손상이나 돌연변이 발생에서 찾을 정도다. 식물영양소가 일으키는 키나아제 네트워크 방어는 진화과정에서 생긴 것이라 복잡함에도 안정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식물영양소는 식물이 외부 침입자와 환경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생성한 화학물질이다. 그래서 식물이 성장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이 물질이 많다. 때문에 유기농 식물일수록 그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며 가공식품은 가공과정에서 그것이 모두 파괴된다. 

 심혈관 질환은 통념과 다르게 콜레스트롤과 상관관계가 낮아. 이는 오히려 근육이 없는 신체부위의 동맥에서 발생한다.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림프계 손상인 경우가 많다. 림프계는 순환계와 다르게 심장과 같은 펌프가 없다. 따라서 고르게 퍼지려면 신체 움직임이 필수적이다. 림프계를 통해 인간은 지방과 콜레스트롤을 배출해야 하는데 움직임이 없으면 이 과정이 일어나지 않아 건강이 악화한다.

 포도당은 물에 녹는 당분이라 지방과 달리 섭취 후 바로 혈류로 직접 운반된다. 혈당은 보통 혈중 5g정도인데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신체는 이를 매우 빠르게 신체조직으로 운반하여 사용한다. 인슐린은 세포가 포도당 수용체라는 특수한 문을 통해 포도당을 수송한다. 세포운송 시스템이 결함이 있으면 인슐린과 세포사이의 연락문제가 발생하며 이것이 당뇨병이다. 


6. 에너지

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사용해 음식을 대사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산화로 손상이 생기고 이것이 노화를 가속화한다. 글로타치온은 글루탐산, 시스테인, 글리산의 3가지 아미노산으로 구성되며 이것이 항산화물질이다. 

 운동은 세포내 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자극하는데 유산소와 무산소운동의 교차 훈련이 이것의 증가에 효과적이다. 신나게 뛴다음엔 역기를 들고 이를 반복하라는 것이다. 산화물질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 자체가 독성이 강하기에 신체는 이를 면역에 사용한다. 백혈구는 치아염소산염을 이용해 침입제 세포를 제거한다. 이런 부식성 산소 역시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된다. 이른 부식성 산소는 산소부족시 생겨나는데 그게 바로 장기간의 유산소운동이다. 다만 이것이 과도하면 유전자 손상이 일어난다. 특히 뇌는 항산화 방어시스템이 약하다. 

 뇌세포 자체가 부식성 산소를 생성한다. 뇌세포는 독성화학물질, 스트레스, 면역체계의 염증등 주변 환경의 경고 메시지를 받으면 산소를 생성하는데 이 모든 것이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ApoE4 유전자는 부식성 산화의 생성과 그 영향에 취약하다. 그래서 ApoE4 유전자 보유자는 포화지방 섭취를 최소화하고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식물군을 섭취해야 한다. 

 과다한 열량섭취가 지속되면 미토콘드리아가 소진된다. 특히, 설탕, 가공 밀가루, 농축 지방 및 요일, 과도한 동물성 지방을 그렇다. 비타민 C와E, 셀레늄, 코엔자임Q10, 피로산 등이 이것을 막는다. 

 인간 몸의 만성질환은 특정 단백질의 모양이 변형된 결과다. 유전적 영향도 있지만 체내 생성 후 단백질 세포에서 발생하는 변화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대표적인 것이 당뇨 측정에 사용되는 당화혈색소다. 일반적으로 포도당의 당분은 혈액에서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는 양이 매우 적다. 하지만 혈당수치가 높은 당뇨병 환자는 그것이 많아져 당화혈색소를 형성하는 것이다. 6%이사이면 당뇨 생체지표로 해석하고 8%가 넘으면 당뇨조절 이상으로 본다. 

 당과 단백질이 결합하면 딱딱해진다. 단백질이 열변형하면 생기는 마이야르 반응과 비슷하다. 이것이 당화산물인데 이는 면역 염증반응을 생성하고 만성질환을 일으킨다. 조리한 음식으로 이것을섭취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조리는 가급적 낮은 온도에서 하는 것이 좋으며 가공과정에서 고온을 동반하는 가공식품은 피해야 한다.  


7.신체구조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담긴 나쁜 정보는 화난 지방을 생성한다. 체내 잔류 유기오염물질은 미토콘드리아를 오염시켜서 음식을 에너지로 변화하는 효율을 저해한다. 그리고 부식성 산소는 많이 생성하고, 남은 음식이 지방세포에 저장되게 만든다. 이는 우리 몸의 구조를 변화하여 생리기능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백색지방은 지방을 저장하고 갈색지방은 지방을 태워 열에너지를 생성한다. 갈색인 이유는 세포에 철분이 다량함유되어서다. 비만 유발 물질은 이 갈색 지방의 활동을 오염시켜 열에너지의 생산 및 보존에 문제를 일으킨다. 그래서 지방이 열에너지가 되지 못하고 백색지방으로 전환되어 체내 축적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성분은 대개 가공식품과 음료의 고과당 옥수수 감미료에 있다. 

 건강한 갈색 세포는 뼈세포를 형성하여 골형성단백질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뼈세포는 이에 호응하여 요스테오칼신과 오스테오프로테제건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는 인슐린 형성과 혈당에 영향을 미친다. 


책의 건강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건강은 유전자에 의해 미리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만성 질환은 하나 이상의 핵심 생리 과정과 불균형으로 발생한다.

-질병이 없다고 반드시 건강한 것은 아니다.

-생활 습관, 식단 및 환경요인에 대한 생리적 반응은 각각의 유전적 구성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다

-약물은 급성질환 관리에는 효과적이나 만성질환의 장기 관리에는 부적절할 수 있다.  


우리가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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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닛 아쿠아 - 우주 속 우리 지구를 다시 생각하다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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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레미 러프킨은 환경과 관련한 저작을 꾸준히 내는 학자다. 그가 이번에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물이다. 그래서 이번 저작 제목이 '플래닛 아쿠아'인데 지난 번 저작 '회복력 시대'와 많이 비슷하지만 물에 집중해서 문제를 서술했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인간 문명의 발달에는 많은 요소가 관련한다. 지형이나 지리, 작물과 가축, 자원, 인구, 기술, 교역, 사치품, 감염병, 군사력 등 여러 가지다. 하지만 의외로 물에 집중하는 경우는 적은데 어디에나 있기에 당연시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모든 인간 문명은 어느 정도의 인구가 생겨나면 그 부양을 위해 반드시 물을 확보해야만 했다. 대부분의 초기 문명과 현대의 문명조차 수자원과 인접한 곳에 위치하였고 치수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물에 대한 기존 문법이 변화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지상과 바다의 증발속도는 올라가고 구름의 강수량 농도는 7% 증가한다. 그리고 해양의 기온 상승으로 바다의 산소농도는 점차 줄어들고 있고 일부 해양은 40%나 줄어들었다. 지구상의 담수는 20%가 북미 5대호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난 50년간 지구 1인당 담수량은 절반으로 감소했다. 즉, 수권의 변화는 극심해질 가능성이 높은데 각 문명의 담수량 확보는 상당부분 고갈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표면 아래 지반도 가열되고 있는데 변형으로 인해 건물은 물론 수도 및 가스파이프 라인, 전력 시설, 지하철 등의 지하 인프라가 위기를 맞고 있다. 즉, 도시 수력 문명은 가라앉고 있으며 예측할 수 없는 수권에 대비하는 임시사회로써의 압력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물이 분포하는 방식은 지구의 자전축 기울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막대한 빙상이 녹아 담수가 대거 유입되면 지구 무게가 분산하는 방식이 변화한다. 이는 담수량의 증가가 생각보다 큰 기상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미국은 2017-2021년 극심한 기상이변으로 무려 752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미국 인구의 43%가 파손된 댐과 교각, 저수지, 인공암초에 의존하는 지역에 거주한다. 그리고 미국의 제방은 평균 60년, 교각은 50년이 되었다. 노후화했고 기준도 과거 수권순환에 맞춰져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인간은 물없이 살 수 없기에 전체의 10%가 해안가에 살고, 40%는 해안에서 약100km이내에 거주한다. 상당한 위험을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언급한 것처럼 인류 문명 역사에서 수자원은 상당한 영향력을 미쳐왔다. 수력 문명의 역사에서 인류가 겪은 갈등의 상당수는 물자원에 대한 접근권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이 더욱 본격화하고 있다. 19-21세기초 과학기술의 발달과 인구의 증가로 세계 각국은 더욱 많은 수자원을 필요로 하게 디었다. 그래서 각국은 수자원 통제를 위해 댐을 건설했는데 그래서 현재 전세계에는 무려 3만 6222개의 댐이 존재한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많은 댐이 건설 예정이다. 

 물은 인간이 직접 마시기보다는 무려 70%가 농업에 사용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가 낙후된 인프라로 인해 물을 상당부분 낭비하고 있다. 앞으로는 온난화로 인해 강수패턴이 변화하고 지하수및 담수자원이 거의 고갈되었으므로 비갈 올때마다 가능한 많은 물을 수확해 저장하고 필요하면 공유하는 형태로 대비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물을 낭비하는 것은 발전도 마찬가지다. 화력발전과 핵발전은 열을 처리해야 하기에 상당한 담수를 소모한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비용은 물론이고 물 사용량도 적다. 태양광 발전은 화력, 원전의 2-15%, 풍력터빈은 겨우 0.1-14%의 물을 소모한다. 그래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발전용 물소비량을 95%까지 줄일 수 있다.  

 지중해는 위기 지역이다. 20배나 빠르게 온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이면 강수량이 겨울은 40%나 감소하고, 여름은 20%가 줄어들 예정이다. 중동의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유역은 지난 40년간 관개와 온난화로 유량이 40%나 줄어들었다. 튀르키예는 2025년이면 여름 평균기온이 40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토의 60%가 사막화 위기다. 그래서 튀르키예는 티그리스, 유프라테스에 무려 19개의 댐을 건설했고 3개 더 건설예정이다. 이들은 그동안 환금작물을 키우며 7위의 농업수출국이 되었는데 그걸 위해 사용한 지하수가 고갈되어 큰 문제다. 

 그래서 지중해 지역은 2040년이면 생산담수의 75%가 맨브레인 삼투방식으로 생산될 것이다. 다만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한다. 현재 재생에너지는 이미 비용면에서 화력과 핵발전을 상회한다. 특히 해상에서 태양광, 풍력, 파력의 결합 방식이 주목된다. 해상은 태양광의 효율이 더욱 높으며 세 가지를 모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담수화 삼투압 공정에서는 고농도 염수에서 몰리브덴, 스칸듐, 바나듐, 갈륨, 붕소, 인듐, 리튬, 루비듐 같은 희귀 원소 추출도 연구중이다. 

 도시도 담수를 확보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 식생수로는 흙이나 뿌리 덮개에서 자란 토종 풀이나, 관목, 꽃으로 채운 긴 수로 또는 도랑으로 돌을 깔아 만든 것으로 빗물의 속도를 늦추고 석유화학비료, 자동차오염, 쓰레기 등의 오염물질을 정화한다. 그리고 포장도로도 투수성으로 대체 중이다. 옥상정원 역시 간접적으로 물의 흐름을 늦춘다. 스펀지 도시는 도시 전체에 자연경관을 도입하여 빗물 흐름의 속도를 늦추고 땅속으로 스며들게 해서 지역 지하수를 보충하고 배관을 통해 지후사 탱크에 저장한 후 필요할 때 사용함으로써 홍수를 방지하려는 시도다. 그리고 사물인터넷 기술도 주요하다. 미국에서만 매일 배관 누수와 부정확한 계량 및 기타 오류로 230억 리터의 물이 낭비된다. 사물인터넷 수자원 인터넷은 파이프 라인과 저수지 등에 연결되어 소비자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폐수를 수거해 재정화한다. 파이프의 압력, 누수가능성, 수질과 화학적 변화를 추적, 관찰하여 물의 흐름에 대한 적시 데이터를 제공한다. 

 그리고 수직농업도 변화하는 수권에 대한 대응책이다. 노지에서 상당량의 물을 낭비하는 농업은 기후변화에도 취약하다. 하지만 수직 농업은 날씨와 상관없이 연 15차례 수확이 가능하다. 곤충식단도 괜찮다. 이미 20억이 곤충을 식단에 넣고 있고, 매년 1조마리의 곤충이 식용과 사료용으로 농장에서 사육된다. 곤충은 사료를 통한 고기전환이 닯의 2배, 돼지의 4배, 소의 12배에 달한다. 

 기후온난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로 저위도 국가 사람들의 대규모 이주가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un협약은 기후 난민을 인정하지 않는다. 과거 인류가 이주할 때는 대부분의 땅이 텅빈 땅이었고, 큰 갈등이 없었지만 이젠 현대국가가 자리를 차지하여 그렇지 않다. 하지만 북반구의 러시아, 캐나다, 그린란드, 북유럽은 사실상 광대한 땅덩이에 비해 텅 비어 있는 편이다. 온난화가 심각해지면 이 지역들이 농업과 거주, 자원채취에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 상당수 인구가 생존을 위해 이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대한 국제적인 대비와 협력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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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식품, 음식이 아닌 음식에 중독되다
크리스 반 툴레켄 지음, 김성훈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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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식단을 즐긴다. 그리고 여기엔 초가공식품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초가공식품이 인기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싸고 맛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먹기 위해 많은 시간과 요리라는 노력을 들일 필요도 없다. 초가공식품은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책은 표준 가정에서 볼 수 없는 물질이 하나라도 들어 있다면 초가공식품으로 판단한다. 하여튼 초가공식품은 식품첨가물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가는데 현대 영국인은 1년에 약 8kg정도의 식품첨가물을 섭취한다. 


1. 비만을 유발한다.

 초가공식품은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우선 인간의 자기조절능력을 파괴하여 사람을 비만으로 만든다는 문제가 있다. 인간은 지방조직에서 렙틴을 배출하여 뇌에 섭식 중단 신호를 보낸다. 렙틴은 몸에 지방이 얼마나 있는지 알려주는 신호로 장기적 신호다. 그리고 몸은 단기적으로 간, 췌장, 위장, 소장, 대장, 마이크로옴가 음식 섭취 후 소화관과 혈액의 당분, 지방, 단백질, 기타 분자를 감지하여 뇌와 신호를 주고 받아 섭식을 조절한다. 이 시스템은 수억년 간 진화한 것으로 연쇄적이고 긴밀하다. 하지만 초가공식품은 매우 맛이 중독성이 강하고 크게 보상회로를 자극하기에 필요이상으로 만이 먹게 만들어 인간 몸의 항상성을 붕괴시킨다.

 현대인간은 주요 선진국에서 비만도가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를 활동량 부족량과 연계시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그 활동성이 매우 과도하지만 않다면 총 에너지 소비량이 동일하게 유지된다. 활발하게 활동하면 신체는 비필수 신체활동을 축소시킨다. 면역계나 내분비계, 생식계, 스트레스 관리 시스템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하루 에너지 총량을 어느 정도 맞추기에 매일의 에너지 소비량을 비슷해진다. 이런 정지는 오히려 이런 시스템의 회복에도 중요하다. 때문에 빕만은 결국 신체활동의 부족보다는 식품섭취량의 증가 때문이라 볼 수 있다. 


2.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게 되는 이유

 초가공식품은 자연식품을 가장 기본적인 분자 성분으로 환원시킨 다음 그것을 변성시키고 새로 합쳐서 식품 비슷한 형태로 질감을 만들어내고 거기에 소금, 당분, 인공색소, 향미료를 잔뜩 추가해서 만든 재구성물이다. 

 초가공식품은 상당한 변성을 거치기에 식이섬유와 수분이 크게 부족하고, 소금은 많이 들어가 있다. 때문에 잦은 섭취는 많은 수분 섭취량을 일으켜서 소변을 자주 보게하고 이는 수면장애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리고 수분 부족과 식이섬유 부족으로 대변이 덩어리지면서 변비와 치열을 발생시킨다. 

 초가공식품은 대개 제품의 점성을 통제하여 생산 시간과 비용을 절감한다. 그리고 음식을 부드럽게 만들어서 많이 먹게 한다. 그렇다보니 상당 수의 초가공식품은 지나치게 부드러워 씹을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현대 인류의 턱을 변형시켰고 피개교합문제를 발생시켰다. 오늘날 12세 미만의 영국과 미국 아동의 1/3이 피개교합문제가 있다. 과거 산업화 이전의 농부들은 사랑니 문제가 5%미만이었다. 하지만 초가공식품의 등장 이후 덜 씹어서 턱근육과 뼈의 미발달로 현대인은 턱뼈가 상대적으로 작아지게 되었다. 때문에 현대인의 사랑니 문제는 70%에 달한다.  

 그리고 초가공식품의 부드러움은 더 많이 먹게 만든다. 초가공식품으로 식사하면 하루 평균 500kcal정도를 더 섭취한다. 그리고 부드러우면서도 수분이 적어 세균이 잘 번식할 수 없어 유통기한이 매우 길다. 또한 칼로리 밀도가 매우 높다. 이렇게 유통기간을 길게하고 부드럽게 한 것은 모두 가공식품 기업의 이윤을 늘려준다. 실제로 비가공식품, 가공식품, 초가공식품의 분당 섭취 칼로리는 34:54:69의 비율로 나타난다. 초가공식품이 같은 시간 부드럽고 중독성이 강해 빨리 먹게 되고 칼로리 밀도도 높다보니 이런 높은 비율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3. 초가공식품의 영양 불일치

 초가공식품의 기본구성물질은 변성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고 이들은 가공과정에서 거의 모든 화학적 복잡성이 제거된다. 초가공의 강도가 높다는 것은 비타민 파괴, 식이섬유 환원, 폴리페놀 같은 기능성 분자의 상실을 의미한다. 식품 제조업계는 법에 따라 이런 미량원소의 보충을 위해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식품에 첨가한다. 하지만 자연식품에는 첨가하는 것보다 수천가지 분자가 더 들어있기에 이를 절대 만회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이런 초가공식품의 섭취는 비만을 일으키면서 오히려 칼로리는 높은데 영양결핍으로 이어진다. 

 최근 고칼로리에 대한 공격으로 초가공식품 업체는 저칼리로 음식을 내보이고 있다. 저칼로리 감미료는 최근의 연구결과 오히려 설탕음료보다 2형 당뇨 및 비만과 연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저칼로리 감미료가 들어간 음료와 음식을 먹는 경우는 물과 음식을 먹는 경우보다 더 높은 과잉섭취를 유발한다. 또한 인체는 저칼로리 감미료를 섭취해도 실제로 당도가 높음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은 반응을 유발한다. 즉, 저칼로리 감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어도 미각을 그것을 고당도 음식으로 인식하며 신체는 다량의 당분이 들어온 경우와 마찬가지로 인슐린을 수치를 높이게 된다. 당이 부족한 상태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니 혈당은 더욱 급격히 내려가고 이로 인해 허기가 강하게 유발되어 다른 음식을 과다섭취하게 되는 원리다 

 

4. 마이크로옴 교란

그리고 인공감미료는 소화관과 마이크로옴의 교란을 일으킨다. 인간의 소화관은 수분, 단백질, 당단백의 혼합물인 점액으로 코팅되어 있다. 그리고 이 점액에 마이크로옴이 거주한다. 이들은 생물막을 형성하여 해로운 균의 침입을 막아 자신과 인간을 보호한다. 마이크로옴은 인간이 합성하지 못하는 비타민을 만들고 소화불가능한 음식을 이로운 분자로 전환한다. 이들의 먹이는 식이섬유인데 이것을 발효시켜 스스로가 쓸 에너지를 만들고 휘발성 단쇄지방산이라는 폐기물 분자를 만든다. 인간은 이 지방산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생성하고 염증을 줄이고, 면역반응을 조절하고 심장과 뇌가 사용하는 특수연료로 이용한다. 마이크로옴은 인간의 생각과 감정, 결정에 관여한다. 즉, 이들이 인간이 무엇을 먹을지, 어떻게 살아갈지에 적지 않은 비중으로 관여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중요한 마이크로옴을 초가공식품은 교란한다. 초가공식품에는 다양한 식품첨가물이 들어간다. 마이크로옴은 원래 자리에 있으면 인체에 유익하지만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염증성 장질환, 괴사성장염, 자가면역질환, 알레르기 질환 ,대사질환, 암, 정신질환 등을 유발한다. 유화제 폴리소베이트80과 카부시메틸셀룰로오스는 대표적인 식품첨가물 중 하나인 유화제다. 이들은 12주간 쥐에게 투여하자 쥐의 점액 장벽이 손상되었다. 그래서 마이크로옴이 소화관과 직접 접촉하게 되었고 그 결과 소화관이 누수되고, 염증수치가 증가하였다. 또한 포도당 관리 능력이 교란되어 음식물 섭취가 증가하여 쥐가 비만해졌다. 

 말토덱스트린도 초가공식품에 흔한 당분자의 합성사슬이다. 이는 식감을 부여하고 유통기한을 늘려준다. 하지만 역시 쥐 실험결과 세포 스트레스를 늘리고 점액성 내벽을 손상시키고 내장염증을 높이고 면역반응을 낮추었다. 

 여러 종류의 검은 식품첨가제중 하나로 점증제 역할을 한다. 그래서 검은 흔들거나 짤때는 일시적으로 묽어져 잘 나온다. 하지만 다시 놔두면 걸쭉해져서 잘 달라붙는다. 치약이나 잘 삼키지 못하는 사람의 음료로 이용된다. 잔탄검은 기존 마이크로옴이 아닌 다른 특정 세균의 먹이가 되는 물질이다. 때문에 검이 많이 들어간 초가공식품의 섭취는 소화관 내의 마이크로옴의 조성 변화를 가져와 면역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5. 생각보다 매우 허술한 식품첨가물 관리체계

 미국엔 FDA란게 있다. 워낙 자주 다뤄지는데 한국으로 치면 식약청일 것이다. 무척 엄격할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정규직 기술인력이 100명에 불과하고, 연간 예산도 10억 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은 1만가지 이상의 화학물질과 수십억달러 규모의 산업을 규제한다. 

 미국에서 식품첨가물이 식용가능해지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FDA의 전면 검토 승인이다. 가장 엄격하며 수년의 세월을 소요하고도 안될 수도 있다.

 다음은 그라스다. 이는 일종의 우회방법으로 식초나 설탕, 소금처럼 흔히 쓰이는 성분을 가공업체가 사용하는 경우라면 번거로운 FDA승인 안전성 검토 절차를 우회할 수 있게 법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천연물질 이외에도 이 그라스 목록에 수백 가지 화학물이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자율결정이다 .1960-80년대에 그라스 신청이 대거 몰리자 회사들은 FDA에 보고하지 않고 비밀리에 자율적으로 안전성을 판단했다 .이것을 자율결정이라고 하는데 1997년 FDA가 이를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서 2016년 규칙으로 확정되었다.

 2000년 이후 FDA 승인 안전성 검토 요구는 고작 10건이었다. 하지만 그 기간 식품 공급망에 추가된 식품첨가물은 766가지나 된다. 그리고 이중 987%인 756건이 자율결정으로 포함된 것이다. 즉, 지금의 초가공식품 체계는 국가적인 안정성 체계 검증이 거의 미약하고, 우회적 방법이나 자체검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초가공식품의 가격이 저가 일수록 소규모 회사의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소규모 회사일수록 자율결정 첨가물의 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다. 때문에 저가의 초가공식품을 선호하는 저소득층일수록 위험함 첨가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6. 초가공식품이 또 다른 해악

 초가공식품의 해악 중 하나는 기후위기다. 초가공식품 산업 체계는 탄소의 배출을 가속화한다. 초가공식품은 산업작물이 기반하는데 이 산업작물은 사료로 쓰이거나 초가공식품의 첨가물질 원료로 사용된다. 

 2015-18년 팜유생산을 위해서 인도네시아의 열대우림 1300km2가 파괴되었다. 이는 런던과 그 주변지역의 크기 이상이다. 또한 브라질은 대두를 많이 생산한다. 대두는 초가공식품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브라질은 열대우림을 파괴하여 대두를 경장하는데 이로인해 가뭄이 심각해졌다. 아마존을 이루는 브라질의 내륙에는 기존에 촘촘한 나무로 인해 해안의 비구름이 수분을 꾸준히 보충받아 비를 뿌릴 수가 있었다. 하지만 나무가 크게 줄어든 지금은 해안의 비구름이 내륙까지 이어지지 못한다. 때문에 브라질 아마존은 가뭄을 겪고 있고 우기자체가 10년전보다 한달 가량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아마존은 이미 탄소의 저장고에서 탄소의 배출고로 변화하였다.

 초가공식품의 또 다른 해악은 플라스틱의 배출이다. 2020년 대표적인 초가공식품 업체인 펩시코, 코카콜라, 네슬레는 3년 연속 세계 최고의 플라스틱 오염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이들은 매년 막대한 플라스틱을 초가공식품의 유통과 소비를 위해 배출하지만 그 해결에는 이렇다할 기여를 하고 있지만 않다. 인간이 지금까지 배출한 플라스틱의 91%가 재활용되지 않고 있다. 초가공식품은 거의 유통 소비를 위해 거의 반드시 플라스틱을 필요로 한다. 

 저자는 초가공식품은 막는 방법으로 우선 정책을 만드는 사람과 정책의 기반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을 식품업계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지원을 받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한다. 사실 양자가 기본적으로 적대적으로 대해야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또한 초가공식품의 마케팅도 제한해야 한다고 본다. 초가공식품은 맛과 광고로 인해 그 중독성과 영향력을 강화한다. 진짜 자연식품은 수익이 낮아 광고도 딱히 하진 않지만 자신이 영양가가 높고 신선하고, 몸에 이롭다고 굳이 광고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가공식품은 실제로 그런면이 전혀 없기에 자신이 그렇다고 억지로 광고한다. 마지막은 개인의 선택이다. 개개인이 초가공식품을 피하고 사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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