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가로막는 벽
김성환 외 지음 / 교육과실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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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나온 비유다. 아마 학부모에게 이제 갓 발령난 신규교사와 정년을 앞둔 교사 중 누가 아이의 담임을 맡으면 좋겠는지 묻는다. 학부모의 대답은 십중팔구 신규교사다. 이유를 묻는다면 더 젋고 열정적이고 최근 배워서 더 낫지 않겠냐는 반응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상황을 바꿔 의사에 대해서 물어보자. 당신이 암 수술을 암두고 있다. 갓 의대를 나온 신규의사와, 정년을 앞둔 의사 중 누구를 담당의로 삼을 것이냐고. 대답은 십중팔구 정년을 앞둔 의사일 것이다. 긴 세월간 그의 수술 경험과 전문성일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이 비유가 의미하는 것은 교직은 오랜 세월을 근무해도 전문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직종이라는 것이다. 이를 교사도 심지어 교육을 잘 모르는 학부모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 사회학자 엄기호는 교사들의 노동구조의 문제는 절대적 시간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노동하는 방식이 조각조각 파편화 되어 있는데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이말을 풀자면 교사의 노동은 그 본연의 업무이자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교육과정편성, 수업연구, 교재개발, 학생생활지도가 아닌 다른 업무를 처리하는데 시간을 쏟아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교사로 근무하며 세월을 보내게 된다는 의미다. 일이 이렇다 보니 평생 수업을 하고 아이를 지도하나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성찰과 노력, 능력 개발을 할 시간이 없어 하루살이 신세로 이런 저런 일에 치이다 전문적이지 못하고 자신의 일에 끝까지 자신감이 없는 상태로 정년을 맞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교엔 매년 구성하는 업무분장표라는게 있다. 학교 교장, 교감, 부장교사, 교사, 행정직원, 교육공무직등 학교 교육일을 하는 사람들의 업무를 구분해 놓은 것이다. 이중 나머자 사람들의 업무분장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교사다. 교사의 본연의 업무는 교육으로 한국의 초중등교육법 제20조 4항은 교사는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교사의 업무분장표에는 교육만 들어가야 맞다. 그러한 업무는 학급교육과정의 편성 및 운영, 수업 연구 및 실행, 평가계획 수립 및 실행과 평가도구 제작, 생활통지표 작성, 학급운영, 인성지도 및 생활습관 형성, 진로지도 등이다. 하지만 교사의 업무분장표에는 위와 같은 중요하고 본질적인 업무는 6학년 4반 같은 한 글자로 끝이다. 그리고 그 외의 행정업무들이 들어간다. 연구부장의 예를 든다면 연구업무총괄, 학교교육과정, 학년 교육과정, 온라인 학습 시스템, 교육과정 평가회, 혁신학교 운영, 예산 편성 등이다. 

 이런 업무분장은 여러가지 문제를 낳는다. 우선 학교가 교육보다는 행정업무를 우선시 한다는 분위기다. 또한 학교내 다른 구성원들에게 교사의 업무가 적다는 인상을 갖게 한다. 사실 언급한 교사 본연의 업무는 학기초 학기말을 상당히 버겁게 다가오며 일상적으로 늘 해야하는 것들이다. 즉, 본연의 업무를 위해서는 다른 일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교사는 그렇지 않다. 교대신, 교사신이란게 있다. 교대신은 초등교사로서 교대에서 음미체를 비롯한 온갖 교과교육 전공 공부를 해야하는 현실, 그리고 교사신은 교육 외에도 다양한 일을 해야함을 비유한 것이다. 교사신으로 교사는 때론 방과후 강사, 기초학력 강사를 선발하는 인사 업무를, 그리고 그들에게 급여를 주는 업무를, 그리고 수많은 학교 행사의 기획과 진행 심지어 사회자까지 맡는 업무를, 그리고 교내 수많은 기자재와 교구의 담당자가 되기도 해야 한다. 

 10여년전부터 혁신교육이 전국적으로 도입되면서 교사를 본연의 업무로 돌리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많은 교육공무직의 도입과 교육행정직의 증원이 있었다. 교육행정직의 경우 2010년 8654명에 불과하던 것이 2020년엔 1만 7398명으로 거의 두 배 가까운 증원이 있었다. 그리고 같은 기간 교사는 겨우 11%증가했다. 이런 교육행정직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교육에 대한 업무지원은 체감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학교 행정직원은 경찰행정직이나 일반 법원 공무원, 검찰수사관처럼 특정전문직을 지원하기 위한 일반직이다. 그리고 학교행정직원에 비해 다른 이들은 폭넓은 전문성을 갖고 일을 처리하며 전문직이 본연의 일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학교행정직은 그에 비해 시설과 회계에만 국한된 일을 하고 있으며 그것만이 본인들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한국의 초중등교육법은 역시 20조 5항에서 행정직원 등 직원은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의 행정사무와 그 밖의 사무를 담당한다고 명기되어 있다. 즉, 학교에서 발생하는 교육 이외의 사무를 법적으로는 모두 담당해야하는 것이며 마땅히 이들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교사와 누구도 해는 일을 두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라는 본연의 일을 위해 서로 협력한다는 자세다. 

 교사는 본연의 일로 돌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공무직의 역할 확대도 필요하다. 공무직은 행정실과 교무일을 돕기 위해 생겨난 직종이나 현장에서 만족할 만한 업무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공문의 기안 및 처리 권한이 없는데 과감하게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교장과 교감도 마찬가지다. 현재 교장은 학교를 총괄하지 못하고 최소한의 업무만 하는 경향이 짙다. 때문에 그의 사무가 교감에게 많이 내려와 있는 편인데 이렇다 보니 교감은 교사들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의 일을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 교장교감이 보다 적극적으로 행정사무와 교육지원사무를 총괄하고 수업지원 및 수업 전문성까지 발휘할 필요가 있다.

 교육지원청의 역할도 중요하다. 교육지원청 및 교육청은 학교구성원 갈등을 정리하지 못하고 부추기는 면조차 있다. 사실 학교는 매우 복잡한 노동조직이다. 교사집단에 일반행정직 공무원, 그리고 교육 공무직, 조리 종사원, 방과후 강사, 돌봄 전담사, 시설 관리직, 그외 봉사직원 등 그 양태가 매우 다양하다. 문제는 이들의 업무가 분명히 정해지지 않은 면이 있다는 부분이다. 특히 교사가 그러한데 다른 직종은 강한 노조를 갖고 자신의 일이 분명히 있으며 그것만 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교사는 그렇지 않다. 때문에 교육 업무와 그외의 업무를 분명이 나눠주는 강한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 

 책은 학교 전체의 분위기와 문화를 교사도, 공무원도 아닌 교육에 초점을 두고 이를 위한 개선 노력으로 교사를 교육 본연의 업무로 돌려놓는 시도가 일어날 때 진정한 교육의 발전과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교사 집단 역시 같이 노력하고 이런 요구를 하고 그런 요구가 받아들여질만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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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2 - 중국, 사람이 하늘을 열어젖히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동양미술 이야기 시리즈 2
강희정 지음 / 사회평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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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 미술 이야기 1편이 인도편이었다면 이번엔 당연히 중국 편이다. 중국 편은 길게 다룰 요량인지 2권을 보았는데 한나라 때까지의 미술 흐름을 다루고 있다. 이야기는 당연히 도자기부터 시작한다. 

 흙으로 만든 그릇은 토기, 도기, 자기가 있다. 흙으로 빚어 굽는게 공통점인데 토기는 낮은 온도에서 굽거나 햇볕에 말린 것이고 도기는 무려 800-1000도에서 자기는 1200도 이상에서 구운 것이다. 이렇게 굽고 유약을 바르면 경도가 올리가고 물이 흡수되지 않아 그릇으로 적합해진다. 유럽은 차와 커피문화가 발달하며 중국산 도자기에 열광했다. 하지만 중국은 명과 청대 해금정책으로 일관했다. 간절했던 유럽이 대안으로 찾은 것은 베트남산과 일본산 도자기였다. 일본은 임진년의 침략으로 조선도공을 수백 납치한 후에야 도자기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조선과 중국은 뛰어난 도자기 기술이 있었음에도 해금정책으로 이런 거래에 참여하지 못했다.

 중국 도자기는 기원전 5000-3000년 양소문화, 기원전 2500-2000 용산문화에서 발견되었다. 이중 용산문화만이 청동기문화로 이어진다. 양소문화는 채도를 만들었는데 토기를 땅에 박아 사용했으므로 박히지 않는 윗부분에만 화려한 문양이 그려졌다. 당시의 토기는 두께가 얇고 일정한 것으로 보아 물레를 사용했음이 분명하다. 또한 흙은 걸러내고 겉에 화장토를 발라 색이 멀겋고 붉다. 무늬는 붓으로 그렸으며 토기의 대량생산을 위한 분업체제를 갖추고 있었다. 당시의 가마는 구덩이를 파고 밑에 돌과 장작 그위에 토기, 그리고 그 위를 짚과 장작등으로 덮고 불을 지피는 형식이었다. 높은 온도를 기대할 수 없는 구조였다.

 용산문화의 토기는 좀더 진일보한 가마를 이용했다. 층계식 가마를 사용하여 공기의 대류를 이용했다. 달궈진 아래의 공기가 위로 이동해 차가운 공기를 밀어내고 이 공기가 다시 달궈져 도는 형태로 온도를 올렸다. 여기서 제작한 흑도는 까매서 흑도다. 가마에서 구워 공기가 차단되어 산화되지 않고 가마의 불을 끄는 과정에서 그을려져 색이 검어졌다. 

 중국의 홍산문화는 옥의 문화다. 옥은 생긴 것과 달리 매우 단단하여 철보다도 가공이 어렵다. 중국인은 옥이 사악한 것을 막고 부패를 막아 사람이 다시 살아돌아올 수 있다고 믿어 귀하게 여겼다. 다만 산지가 모두 중원 외곽이라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옥벽은 둥근 도넛 모양의 옥으로 하늘을 상징한다. 이 옥벽은 시신의 가슴이나 머리에 두었는데 그래서 사람이 죽어 하늘로 갈 수 있다고 믿었다. 

 사마천은 사기에 상나라와 하나라가 있다고 서술했다. 주나라까지는 확실한 실체가 있었으나 상나라인 은나라는 그렇지 못했는데 갑골이 발견되며 그 실체가 드러났다. 갑골은 상의 왕이 점을 치고 제사를 지낸 것이다. 갑골은 거북이 등껍질이나 동물의 등뼈를 사용한 것인데 가운데 부분에 구멍을 내고 양쪽에 서로 다른 결과를 적고 불에 달군다. 그리고 금이 가는 방향의 글귀로 점을 치는 형식이다. 

 이시기 중국은 청동기가 고도로 발달한다. 청동기는 어떤 금속을 합금하느냐에 따라 강도와 색이 변화한다. 그리고 합금엔 고도의 기술이 따른다. 이 시기 방정이 나타나는데 이는 다리가 넷인 직사각형의 솥단지다. 제사에 바칠 동물을 담는 용으로 신화속 동물인 도철이 많이 새겨졌다. 중국의 사천성은 중원과 멀어 당시 독자적인 청동기 문화가 있었다. 청동마스크나 청동나무가 그렇다. 청동나무는 산자와 죽은 자를 연결하는 의미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상은 변방의 소국이던 주에 멸망한다. 주는 상을 대신하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천명사상을 중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다. 지신들의 통치가 하늘의 뜻이며 주왕은 스스로를 하늘의 아들인 천자라 칭하게 된다. 사회도 제사 중심의 주술 사회에서 현실 도덕규범과 질서, 사회를 중시하는 사회로 바뀌었고 신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변모한다. 주는 혈연기반의 봉건제를 실시하고 서열을 확실히 하는 계급사회를 구축한다. 그리고 이를 내면화하도록 백성을 교육하여 의례가 강화되고 효와 예의 문화가 강조된다. 

 주의 상류층들은 청동기에 명문을 새겨넣었다. 상의 귀족들은 자신의 청동기에 소유자의 이름 정도를 새긴 반면 주의 상류층들은 가문의 영광스러운 일을 적어넣었기에 명문의 길이가 무척 길어진다. 그래서 주나라 후반기에 나타나는 방정은 상의 것과는 다르게 무늬가 매우 단순하고 표면이 평범하여 문양을 새기기 좋은 형태로 바뀌게 된다.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며 주의 청동기는 더욱화려해진다. 이민족의 영향으로 청동에 상감기법이 등장한다. 금이나 은을 상감했으며 청동기 자체의 모양도 매우 화려해진다. 청동기의 제작 방법은 도범주조법과 실랍법이 있다. 도범주조법은 흙으로 모양을 제작한 후, 겉에 진흙을 바른다. 겉흙이 마르면 떼어내여 겉틀로 쓰고 속틀을 제작한다. 겉틀과 속틀을 합친 후 진흙을 발라 굽고 청동물이 들어갈 구멍을 만든다. 청동물을 부어 굽힌 후 흙을 제거하고 청동을 다듬는 형식이다. 

 실랍법은 진흙으로 대강 물체를 빚은 후 여기에 밀랍을 입히고 매우 정교하게 무늬를 새긴다. 그 위에 진흙을 입히고 청동물을 부을 구멍을 만든 후 진흙이 마르면 가마에 굽는다. 열로 밀랍이 녹으면 그것을 빼낸 후 청동물을 붓는다. 청동이 굳으면 흙을 제거해 다듬어 완성하는데 밀랍이 가공이 쉽고 정교한 조각이 가능해 도범주조법보다 훨씬 정교한 청동기를 만들 수 있다. 

 주는 청동 편종도 제작한다. 무게가 어마어마하며 65개의 종이 모두 다른 음을 내는 상당한 수준이다. 한국의 청동기는 중국의 것에 비해 소형이고 수량이 적다. 이는 한국의 청동기가 유목문화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유목민족은 항상 이동하기에 청동기를 소형으로 조금만 제작해서 가지고 다녔다.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한 진시황은 중국의 고대의 삼황오제를 따서 자신의 황제라 칭하고 최초이므로 시황제라 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했는데 방술사 중 하나인 서복은 보내 불로장생약을 찾게 했다. 서복은 제주도에 왔다갔는데 서귀포시가 서복이 귀로한 곳이란 뜻이란 설이 있을 정도이다. 그 진시황이 죽은 진시황릉은 무려 38년간 64만 평 규모로 조성된다. 이는 에버랜드의 3배 수준이다. 시황릉에는 4층짜리 궁전에 황제의 공간이 있고 그것을 내성과 외성의 궁이 둘러쌓다. 여긴 발굴을 하고 있지 않은데 현행 기술론 훼손을 피할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조사로 어떤 공간인지만 알아냈을 뿐이다. 

 이 진시황릉을 3개의 병마용이 둘러싸 지키고 있다. 1호갱은 보병부대로 무려 6천구, 2호갱은 궁수 1천3백구와 기병, 전차부대가, 3호갱엔 기마병과 말이 있다. 1호갱의 6천구는 얼굴이 모두 다르다. 실제 병사가 모델인듯 하며 채색까지 이뤄졌다. 다만 신경쓴 얼굴과 자세, 무기, 머리스타일에 비해 몸은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이다.  

 진시황은 강하게 법가로 천하를 통치했다. 이에 백성은 고통받았는데 반발로 한고조 유방은 상당히 도교적 성향을 보였다. 한 무제는 이들의 중간으로 유교적 국가통치이념으로 삼았다. 미술품에도 유교적 색채가 강해졌고 주나라때처럼 의례가 강화되었다. 무제는 곽거병을 통해 흉노를 정벌했는데 그의 무덤을 효와 충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황제의 능 인근에 배치했다. 배장묘인데 여기에 더 나아가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돌로 흉노를 제압하는 말을 조각했다. 무덤에 일너 석상을 배치하는 것은 이후에도 이어져 한국의 왕릉에도 문인석과 무인석, 석호, 석양등이 배치되게 된다. 

 도교적 성향을 띠는 한대 초기 중국엔 박산향로가 많이 만들어진다. 박산은 도교의 이상적인 산으로 물에 떠있다. 때문에 박산은 흔들리지 않게 신선이 보낸 물고기와 거북이가 그 산을 받치고 있다. 때문에 박산향로의 아랫부분은 파도와 더불어 물고기, 거북이가 조각된다. 박산향로는 백제금동대향로와 유사하나 시기적으로 많은 차이가 난다. 박산향로는 유교이념이 확립된 3세기를 기반으로 거의 사라지나 백제금동대향로는 6세기 작품이다. 거기에 백제의 것은 상부에 봉황과 4명의 악사가 그리고 물에 떠다니는 박산을 연꽃으로 표현했다. 즉, 도교와 불교의 성향이 뒤섞인 한국의 독자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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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시티 - 메타버스 캔버스에 그리는 도시이야기
심재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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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인구의 상당 부분은 이미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도시는 아직도 팽창을 계속하고 있는데 그 끝이 어디까지일지 알 수 없다. 도시는 상당한 인구밀집으로 인한 팽창으로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도시화는 양극화와 불평등을 야기한다. 인구가 몰려 부동산이 폭등하고 그로 인해 원래 거주민인 중산층은 도시 외곽으로 밀려난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는 것이다. 여기에 지역 불균형도 일어난다. 거대 도시에 활력있는 인구층을 빼앗긴 지방도시는 급속히 노령화하고 탈산업화로 인해 제조업이 쇠퇴한 곳에서는 지역 공동체가 붕괴하고, 세수가 감소하며 이로 인한 공공서비스의 악화로 도시의 축소가 더욱 가속화한다. 지방도시는 지방자치제도로 인한 자치단체장의 무리한 장미빛 공약과 중앙정부 예산 따내기 경쟁으로 외곽 지역을 마구 개발하게 된다. 개발된 외곽 신도시로 지방 도시의 인구가 이전하고 그 결과 구도심은 공동화되며 결국 도시 전체가 축소 파괴된다. 

 도시는 환경문제도 상당하다. 전 세계 탄소 배출의 75%를 도시가 배출한다. 2050년이면 지구 온난화로 여름 평균 기온이 35도 이상인 도시가 현재 354개에서 970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그 더운 서울의 7월 평균 기온이 겨우 24.5도란걸 감안하면 이 수치가 얼마나 살인적인지 체감할 수 있다. 도시는 열섬현상도 심하다. 대부분의 면적이 포장되어 있어 쉽게 가열되고 열을 잘 내뿜지 못한다. 포장면적은 불투수층으로 지하수의 유입을 막아 씽크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고층건물이 난개발 되어 있어 도시 외곽의 녹지에서 도시를 관통하는 바람길이 막혀 있다. 이로 인해 열섬현상이 발생한다. 포장면적은 홍수도 일으킨다. 땅이 물을 흡수하지 못하다보니 도시는 온난화로 인한 강우의 증가에 매우 취약해졌다. 지난 30년간 평균기온은 1.4도가 올라갔고, 강우량은 124mm가 늘어났다. 강우량은 늘어난 것도 문제이나 변동성이 커졌다는게 더 문제다. 도시 홍수가 일어나면 잠기는 것도 문제지만 상하수도의 오염물질이 역류하여 유입되어 2차 피해를 일으킨다.

 환경문제의 해결은 우선 투수면적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투수가 잘 되면 지하수 충전이 잘되 도심의 고질문제인 씽크홀 문제가 해결된다. 현재 도시의 홍수처리 법은 물을 빠르게 배수하는 것이다. 이번 서울 홍수로 인해 거대 배수관을 설치하려는 발상이 그런 것들이다. 하지만 투수층을 늘리면 도시의 빗물 체류시간을 길게하여 홍수를 막게 된다. 틈새블록, 잔디블록, 건물옥상과 벽면의 녹화, 빗물 연못, 가로수 나무 여과상자, 도시 공원내 저류시설이 그런 것들이다. 열섬 현상은 도시 숲 조성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도시 외곽과 도심을 연결하는 숲길을 열면 바람 통로가 생겨 도시의 열을 바깥으로 빼낼 수 있게 된다. 

 도시가 팽창하면 도시 스프롤이 생겨난다. 이는 사람들이 교외에 이주하게 되어 도심은 공동화 슬럼화되고 사람들의 통근거리가 증가해 통행량이 늘고 교통정체가 발생하며 차량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과다와 대기오염, 탄소배출의 증가를 가져온다. 교외는 난개발 되어 녹지와 농지가 줄고 멀리까지 사회기반 시설을 구축하게 되어 사회적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 그리고 도심 인금의 낙후지역이 활성화되면 외부인과 돈이 유입되고 임대료가 상승하여 활성화의 공헌자와 원주민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생겨난다. 이는 구도심을 활성화시키고 빈집을 줄이고 범죄도 줄이며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방세수를 늘리고 공공소비스를 개선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개성있던 지역을 대기업 상권이 차지하며 천편일률적으로 변하는 문화백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저소득층은 주거지를 잃게 되고 주거 수요에 대한 압박이 생겨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스마트 축소 도시와 메가시티다. 스마트 축소도시는 지방도시에 알맞은 해결책이다. 공동화한 구도심을 재개발하고 외곽의 난개발을 막는다. 구도심을 재개발해 다시 외곽의 사람을 불러모으고 도시의 인구 수준에 맞게 사회편의시설을 좁은 공간에 집중시켜 스마트하면서도 편리한 지방도시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메가시티는 재도시화다. 인구 증가, 교통, 오염으로 도심을 떠난 사람들이 도심으로 회귀한다. 메가시티는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일일생활권이 가능하게 주변 도시가 연결된 하나의 거대 일일 생활권이다. 수도권을 생각하면 된다. 메가시티는 규모의 경제, 광역권 내 여러 전략을 통합하여 불필요한 지자체간 경쟁과 중복 사업을 막는다. 한국 같은 경우는 수도권 이외의 메가시티를 적어도 한 개 육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대부분의 선진국은 두 개 이상의 메가시티를 갖고 있다. 

 미래 도시는 다음과 같은 모습을 가질 것이다.

 우선 모빌리티 허브다. 개인 항공기와 개인형 이동장치가 등장하고 대중화할 것이다. 때문에 기존 교통수단에 GTX, KTX 등을 합한 스마트 복합 환승센터가 요구된다. 이들은 환승 뿐만 아니라 이동수단 보관소, 안전장비 보관함, 충전센터를 모두 포함한다. 

 다음은 도시내 소규모 첨단 산업단지다. 과거 선진국의 제조업은 해외의 낮은 인건비와 재료비를 찾아 나갔었다. 하지만 해외문화의 이질성, 비용효용의 감소, 미중전쟁등으로 인한 국제분업체제의 붕괴와 안보상의 필요성으로 국내로 회귀하고 있다. 여기엔 3D프린터, 인공지능, 로봇을 앞세운 스마트 공장의 등장도 한몫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도심에 소규모로 위치하며 스마트 공장이다. 

 세 번째는 도심내 물류센터다. 물류 비용중 가장 높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이 마지막 배송단계다. 이는 배송 오송과 반송, 물품 파손으로 인한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위탁, 보관, 포장, 배송재고관리, 교환, 환불을 한방에 다루는 풀필먼트 서비스 센터와 도심내에서 배달운반을 전담하는 배송전문 매장 다크스토어가 등장한다. 이는 보다 빠른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의 증가로 인구가 밀집한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도심형 물류센터다.

 네 번째는 도심 스마트 팜이다. 도심내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것으로 저탄소시대를 맞아 도심내에서 식량을 생산함으로써 탄소발생을 줄이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같은 공간에 있음으로써 경쟁력이 있다. 도심내는 밀집하고 빈자리가 없는 듯 하지만 의외로 안쓰는 유휴공간도 많다 .오래되어 사용되지 않은 철도역이나 지하공간 등이 그러하다. 이런 장소를 유휴기간 중 스마트 팜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다섯번재는 거점 오피스와 공유오피스다. 재택 근무의 일상화로 거주 근접한 거점 오피스가 일상화되고 있다. 이는 거대 규모의 본사 건물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회사차원에서 상당한 비용을 줄일 수있고 이를 복지비용에 활용하여 직원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직원 입장에서도 직주 근접성으로 인해 이동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간게 공유오피스인데 글자그대로 다른 회사와도 오피스를 공유하는 것이다. 

 마자막은 데이터 센터다. 컴퓨터, 네트워크, 스토리지, 그리고 비즈니스 운영을 지원하는 기타 IT  장비가 위치하는 중앙집중식의 분리 시설이다. 

 미래 도시는 디지털 트윈이 적극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트윈은 도시를 가상 공간에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사전에 유동인구 변화, 교통체증도로, 고층건물 배치에 따른 도시의 바람길 예측, 도시 홍수 방향, 에너지 관리, 상하수도 시스템등 다양한 문제를 가상공간에서 발생시켜보고 이를 예측하여 현실에서의 오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이런 메타버스는 제조업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가상 공간에서 제품의 설계, 제조, 시뮬레이션등을 진행하여 리스크와 비용 시간을 줄이면서도 생산성과 안정성은 향상시키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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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07 14: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 상 추카 합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

닷슈 2022-10-10 12:3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번 달 마이리뷰 일등이시네요. 축하!

이하라 2022-10-07 14: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thkang1001 2022-10-07 15: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닷슈 2022-10-10 12:3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어떻게 하면 서재지수가 그리 높은지 늘 궁금할 따름입니다.

mini74 2022-10-07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감축드립니다 *^^*

닷슈 2022-10-10 12:33   좋아요 1 | URL
역시 당선 축하드립니다.

서니데이 2022-10-07 2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닷슈 2022-10-10 12:33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도 당선 축하드립니다.

강나루 2022-10-10 0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 축하새요^^

닷슈 2022-10-10 12:33   좋아요 2 | URL
역시 당선 축하드립니다.
 

 올해 한국은 제법 시원했다. 덥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름철 한낮 최고기온이 40도가 되어버린 지금의 기준에선 그렇다. 대신 비가 많이 왔다. 장마가 끝나고 닥친 8월 초의 집중 호우는 장마 이상이었다. 원래 이 시기는 비는 소나기나 태풍 뿐이고 그냥 덥기만 한 시기다. 그리고 8월말인 지금은 과도하게 서늘하다. 몇몇 지역은 8월 중 최저 기온을 찍고 있다.

  반면 유럽은 덥고 말라버렸다. 유럽은 작년에 홍수가 와서 독일의 한 마을이 침수되는 장면을 본 것이 기억나는데 올핸 정반대가 되어버렸다. 연중 일정한 강수량으로 강폭이 비교적 좁고 깊어 수운에 유리한 유럽의 배들은 이제 강 한가운데서 바닥에 닿을까 조심하며 운행하고 있다. 그래서 선적도 기존의 1/4밖에 하지 못하고 있고 운임은 당연히 4배로 올랐다. 얼마전 뉴스에서 기후가 2도 정도 올라갈 경우 강수가 늘어나는 지역과 줄어드는 지역이 나왔는데 아프리카 니제르 강 유역은 엄청나게 늘어나는 걸로 나왔고 유럽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사막화나 반건조 기후로의 전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유럽지역조차도 화력발전과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다. 친환경으로 유명한 노르웨이도 기후 변화로 올해 풍력발전이 기존의 절반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는 중국과 인도는 선진국 수준의 국민소득에 도달할때까지 온실가스를 줄일 생각이 크게 없어보인다. 미중갈등이 첨예한 지금 협력은 매우 요원한 일이 되어버렸다. 세기말이 되면 세계 인구는 100억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2도 상승을 막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태가 이래서인지 지구온난화를 막고 환경을 지키자는 책들도 유독 많이 나오고 있다. 적절한 비유가 아닌걸 알지만 마치 한창 경기가 불타오를때 부동산, 주식, 코인 투자 책이 쏟아지던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이런 책들을 많이 봤고 적지 않을 깨달음을 얻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걸 읽고 온난화 방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아침 기온이 20도 정도인 오늘 같은 날씨에도 다소 습하다고 에어컨을 키는 사람이 있다.

 














 대한민국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과,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는 온난화는 아니지만 환경파괴에 대한 책이다. 둘 다 산업논리를 앞세워 시민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 책이다. 한국의 시멘트는 외환위기 이후 도산하게 되었다. 환경부와 정부는 놀랍게도 이들을 회생시키기 위해 이 때부터 폐기물을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하게 허락해주었다. 폐타이어를 비롯한 온갖 화학물질과 쓰레기가 여기서 고온에 처리된다. 정부와 시멘트 기업입장에선 일석 이조다. 정부는 시멘트 기업을 살리고 골치아픈 쓰레기를 요상한 방법으로 처리하여 친환경지수를 높인다. 그리고 시멘트 기업은 저렴한 가연재료를 얻는다. 피해는 시민의 몫이다. 이런 시멘트는 아파트에 사용되어 시민, 특히 어린이의 건강을 위협한다. 화학물질은 검증되지 않은 물질이다. 이런 물질의 검증은 매우 안정적인 상황에서 하나의 물질의 안전성을 검증하며 동물실험을 한다. 당연히 문제가 많다. 우선 인간과 동물은 다르다. 그리고 하나의 물질만을 투여하기에 다른 물질과 인체내 대사작용을 통해 섞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무른다. 또한 개개인은 유전자가 달라 체질이 달라 특정인에게 괜찮은 것이 다른 사람에겐 전혀 그렇지 않다. 담배나, 술, 코로나만 봐도 그렇다. 

 죽음 없는 육식의 종말은 동물에게 가해지는 고통과 축산업이 내뿜는 온실가스의 대안으로 배양육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 수소경제는 미래의 석유로서 수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재생에너지는 전기를 생산하고 전기는 저장과 유통 수송의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남는 전기를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데 사용하면 이는 해결된다. 미래는 재생에너지 강국이 배와 트럭에 가득 실은 수소를 판매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소비에 중독된 인간이 지난 세기 얼마나 자신의 풍요의 대가로 지구를 해쳤는지를 담담하게 수치로 보여준다. 저자 자신의 책임의식 때문인지 본인의 탄생연도부터 시작하는게 인상깊었고 도덕적 큰 비난보다는 정확하게 사실로 적시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파란하늘 빨간 지구는 지구 온난화의 효과를 지구 기후 변화와 지구 탄생 및 역사로부터 조망한 책이다. 현재 지구는 탄소를 먹고 있는데 일정 기점을 넘어서면 탄소를 내뿜는 형태로 바뀐다. 이를 찜통지구로 하는데 북극의 땅에서 엄청난 온실가스가 나오는걸 생각하면 된다. 이 시점이 되면 온난화는 현재 과학기술 수준으론 더이상 막을 수 없게 된다.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는 온난화 해결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어려움, 그리고 앞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한 책이다.

 이번에 본 탄소로운 식탁은 지구온난화와 관련하여 먹거리가 뿜는 탄소에 집중한 책이다. 사실 축산업과 양식업에 대한 지식은 있는 편이었지만 농업이 내뿜는 탄소에 대해서는 지식이 없던 편이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유용한 책이었다. 저자가 보기에 먹거리 산업은 기후 변화의 최대 피해자이자 가해자이다.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위협받는 동시에 그 기후변화를 야기한 탄소를 마구 배출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이 책에 더욱 주목해야하는 것은 우리가 무척이나 탄소로운 식탁을 즐기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해산물 섭취 세계 1위, 돼지 고기 소비 세계 2위, 쇠고기 소비 아시아 1위에 해당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축산업 종사자만 9만에 달하며 이와 관련한 각종 가공업 및 고깃집까지 생각하면 관련 종사자의 수는 그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다. 이는 한국인이 무척이나 탄소로운 식탁을 즐기고 그와 관련한 이익관계자도 무척이나 많아 전환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업은 생각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데 이는 세계의 농업 산업이 화학 비료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땅에 투입되는 비료의 양은 나날이 증가하는데 한국은 비료 투입량이 매우 세계적인 수준이다. 헥타르당 134kg을 쓰는데 세계 평균은 그 절반인 70kg정도다. 식물은 이 비료를 모두 먹지 못하고 절반 이상이 토양에 잔류하거나 물에 씻겨 내려가는데 이로 인해 강에 부영양화가 일어나고 결과는 녹조라떼다. 질소비료는 암모니아가 주 재료다. 암모니아 합성에는 400-500도의 고온, 150-300기압의 환경이 필요한데 이런 환경을 만드는데 당연히 화석연료가 많이 사용된다. 암모니아의 합성을 위해서는 수소가 필요한데 물을 통한 전기분해보다는 천연가스에서 얻어내는게 경제적이다 보니 이 방법이 주류다. 문제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빼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점니다. 그렇다보니 세계적으로 암모니아의 제조에 총 에너지의 2%가 사용되고 총 이산화탄소 배출의 1.2%가 발생한다. 제법 큰 규모가 아닐 수 없다.

 경작 농법도 탄소를 배출한다. 상식적으로 농사짓기전 가정 먼저 하는 일이 땅을 깊게 갈아 엎는 일이다. 잡초제거도 하고, 땅을 부드럽게 해 농작물이 잘 자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땅에 숨겨져 있던 탄소가 공기중으로 배출된다. 땅에는 오랜 세월 식물이 자랐고 그 식물이 사체가 되어 땅속으로 들어가며 토양엔 탄소가 흡수된다. 사막은 식물이 거의 없기에 토양내 탄소가 거의 없다. 열대는 식물이 많아 축적량이 크나 역시 식물이 많아 흡수량도 많아 상쇄되는 편이다. 다만 고위도의 경우 기온이 낮아 미생물의 활동적 적어 분해가 천천히 이뤄져 토양내 탄소가 많이 쌓이게 된다. 그렇다 보니 중위도 고위도에서는 토양내 탄소가 많이 쌓여있고 그래서 갈아 엎으면 탄소가 공기중으로 배출되어 온난화를 일으킨다. 토양내 탄소 비축량은 엄청나다. 1조5천억에서 1조6천억톤이 흡수되어 있는데 이는 대기 중 탄소량의 2배, 지구 상 살아있는 동식물이 흡수한 탄소량의 무려 4배다. 한국은 벼농사를 위해 물에 논을 대는데 물을 대면 산소가 부족한 혐기성 환경이 구축되어 혐기성 미생물에 의한 메탄이 발생한다. 그래서 한국의 논은 소보다 무려 40%나 많은 메탄을 배출한다. 

 농업에 농약도 문제다. 과거 작물은 잡초와의 경쟁을 위해 키가 큰 품종이 선호되었다. 긴 줄기는 건축의 재료와 사용으로 사용되는 선순환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키가 크고 낟알이 많으면 쓰러지는 문제가 발생하다보니 지금은 키가 작으면서도 낟알이 많은 품종으로 개량되었다. 잡초와 다시 경쟁하게 되어 제초제가 사용디었고 이 농약을 만드는데 많은 에너지가 투입된다. 이 역시 탄소를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정리하면 땅을 갈아엎는 지금의 경종 농업은 땅을 갈아 엎을 때, 그리고 논에 물을 댈 때, 비료를 생산할 때, 비료를 뿌려서 토양과 강을 오염시킬 때, 농약을 만들 때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무려 5단계인 것이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땅을 갈아 엎지 않고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친환경 농업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유기농 및 친환경 농업을 늘지 않고 오히려 쇠퇴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소비자와 판매자가 영양분 및 기능과 상관없이 예쁜 농산물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의 농산물을 노지재배보다는 탄소를 마구 내뿜는 시설 농업에 대한 집중이 심해지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가격의 불안정성이다. 놀랍게도 농산물을 판매자가 가격을 정하지 못하는 거의 유일한 상품이다. 농산물의 가격을 철저히 도매업체에 의해 경매로 이뤄지고 사실상 경매가 아닌 가격을 도매업체가 일방적으로 정하고 이를 농민이 받아들이는 형식이다 보니 가격이 극히 불안정하다. 심지어 수요 공급 뿐만 아니라 매수 업체에 따라서도 가격은 심하게는 10배 이상이 차이가 난다. 그래서 한국의 친환경 농업은 학교급식과 생협이 전부라 할 수 있다.

 대안 농법으로는 논밭을 갈아 엎지 않는 태평 농법이 있다. 기존 벼농사는 3월에 땅을 10-15cm깊이로 파고 뒤집은 후 해충제, 제초제를 살포하고 날이 더워지면 물을 대고 모내기 후, 틈틈이 해충을 방제하고 수확하는 형식이다. 반면 태평 농법은 가을에 보리나 밀을 파종하고 5-6월에 수확할 때 땅에 이미 보리, 밀의 재배로 호기성 미생물이 가득한 상태로 땅이 딱딱하지 않고 부슬부슬해진다. 그래서 땅을 갈 필요가 없이 씨를 바로 파종하며 수확한 보리와 밀 짚을 그대로 두어 자연비료이자 제초효과를 낸다. 그리고 짚 사이로 물이 고이기에 물을 댈 필요가 없어진다. 

 이런 무경운 건답직파 농법은 기존 경운 이앙농법에 비해 메탄 발생이 23%에 불과하다. 다만 수확량이 다소 적어지며 특히, 농법은 전환하는 초창기에 수확량이 급감하는 문제가 있다. 땅과 농부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초창기엔 잡초가 다소 많이 자라 벼와 잡초를 구분하는데 노동력이 들기도 하다. 다만 적응되면 물대기, 농약살포, 비료살포, 제초의 필요성이 적어져 광대한 농지를 적은 노동력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어 다소 간의 수확량 감소를 모두 만회할 수 있으며 친환경 농산물인 만큼 가격경쟁력도 있다. 

 책은 수직 농업도 비판한다. 수직 농업은 공장식 농업으로 땅이 아닌 온도와 습도, 밝기가 조절되는 공장식 환경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미래 농업이다. 하지만 수직 농업의 경우 온도와 습도, 밝기 조절을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가 막대하며 이는 역시 탄소를 배출한다 .수직 농업은 환경의 조절로 농작물의 생육이 빠르고 생산량이 높다. 노지의 무려 40-50배 수준이다. 하지만 시설비가 비싸고 에어컨을 연간 가동해야한다. 이는 항상 LED가 켜있어 실내 기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내라 농약은 쓰지 않으나 흙이 없기에 더 대량의 비료를 투입해야 한다. 그리고 외부와 대기가 차단되어 있어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가 모자라 오히려 공급을 해줘야 한다. 즉, 수직 농업은 엄청난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꼭 그렇진 않다는 생각이다. 우선 기후변화의 시기에 실내 운영으로 안정적 생산량을 유지하는 수직농업은 기후 변화의 시기에 피할수 없는 현실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수직 농업 자체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지만 수직 농장을 5층으로 구축하면 당연히 4배의 땅이 녹지로 돌아가 탄소를 흡수하는 효과를 내게 된다.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에 수소와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질 거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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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9-08 0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드려요. 추석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한 발 앞선 부모는 인공지능을 공부한다
이명희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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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개정교육과정의 골자가 작년에 발표되었다. 정권이 바뀌면서 약간 뒤숭숭해지고 그래서인지 올해 나오기로 한 총론이 좀 늦는 느낌이다. 그간 교육과정은 교육받은 모든 사람이 갖춰야할 가장 기초적 소양으로 전통적 3R(읽기, 쓰기, 셈하기)를 제시했었다. 그러던 것이 2025 개정 교육과정에선 기존 3R에 디지털 소양이 추가되었다. 미래세계를 디지털 세계로 보고 그곳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소양을 기초적 소양의 하나로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흐름에서 얼마나 반영될지는 모르나 AI 교육도 반드시 포함될 것이다. OECD가 제시하는 미래교육 에듀케이션 2030은 변혁적 역량을 제시했다. 기존 역량에 변혁을 붙인 것인데 이는 주변 환경과 능동적 상호작용을 통한 실제적 문제 해결학습을 통해 획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실제적 문제해결 학습에 인공지능의 활용을 더하는 것이 미래교육의 한 방안이 될 것이다.

 세계 각국은 가까운 시일내 등장할 인공지능 사회에 대비해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17년 캐나다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교육을 국가수준에서 시작했고 중국도 같은 해에 시작해 상당히 체계적으로 이를 실행하고 있다. 일본도 전문가 양성을 위한 인공지능 교육을 시작했고 인공지능 전문가를 연간 2천명 양성하고 최고수준 전문가는 100명 정도를 키워내는걸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은 2018년부터 입학한 모든 초중고생에 인공지능 기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평생교육과 직업교육에서도 이를 실행한다. 영국은 초등부터 중등까지 코딩교육이 의무화 되어 있으며 핀란드는 학교교육을 넘어서 2021년 말까지 모든 시민의 1%가 인공지능 이해를 목표로 온라인 코스를 개설했다. 

 인공지능 교육은 인공지능 이해교육과 인공지능 활용교육, 인공지능 개발 교육으로 나뉜다. 이해교육은 인공지능의 원리와 그것이 삶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개발 및 사용윤리다. 인공지능 활용교육은 인공지능을 체험하고 인공지능 도구 및 프로그램 활용, 인공지능 지원, 인공지능 보조다. 인공지능 개발 교육은 인공지능을 직접 만들어 이를 문제 해결과 실생활에 활용하는 교육이다. 그리고 이런 인공지능 교육은 한발 늦지만 2025년에야 교육과정에 도입될 예정이다. 

 학교급별 인공지능 교육 목표는 다음과 같다. 초등은 인공지능 기능과 원리를 놀이와 교육용 도구로 체험하고 자신의 주변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사례를 탐색하고 활용한다. 중학교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데이터의 가치와 인공지능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실생활 문제해결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목표는 인공지능 기호의 내용을 바탕으로 심화된 내용의 인공지능 개념과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응용하여 문제해결을 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신경망 원리를 활용해 개발한 것이다. 초창기 인공지능은 연역적 접근을 하여 모든 알고리즘을 개발자가 직접 입력해주려고 하였다. 그러다보니 사과와 딸기의 구분 같은 생물이라면 기본적으로 행할 인공지능 마저 개발이 쉽지 않았다. 이는 색과 형태, 크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를 알고리즘으로 짜서 다양한 형태의 색과 크기, 형태를 갖춘 실제 딸기와 사과를 구분하게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입력에 대한 자극에 반응하는 인간의 신경망을 딴 귀납적 방법이 활용되었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입력과 출력으로 연결되며 그 안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은닉층이 자리한다. 이 은닉층의 복잡할수록 인공지능은 정확해지지만 그만큼 많은 계산을 해야하므로 훌륭한 인공지능의 개발을 위해 세계 각국은 수퍼 컴퓨터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공지능은 3가지 방법으로 학습을 시킨다. 우선 지도학습인데 입력과 출력에 대한 어떤 정보를 함께 주며 학습을 시키는 것이다. 사과와 딸기를 구분하는 학습을 시킬때 사과 이미지와 딸기 이미지를 알려주고 학습시키는 것으로 무언가를 인식시키는 프로그램에 적합하다. 비지도 학습은 지도를 안하는 것으로 데이터를 많이 주되 이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으므로 스스로 패턴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비슷한 것끼리 분류하므로 특정 개인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구매물건등을 알아내는 프로그램에 적합한 방식이다. 강화학습은 여러 행동을 하고 매번 그 행동의 결과에 대해 보상을 하는 것이다. 알파고가 대표적 예로 매번 두는 수의 승률에 대해 보상함으로써 최적의 수를 알게되는 방식이다.

 이런 인공지능 시대의 인재는 역설적이게도 컴퓨터만 잘해서는 안된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데이터 분석을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사고 및 해석하고 활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이 필수적이다. 인공지능은 대단하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이 제공한 데이터 내에서만 판단하고 패턴을 찾는다. 그 이상을 넘어선 창의성은 인간의 몫인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 인간은 신 기술의 등장으로 혜택과 더불어 많은 문제를 안게 된다. 인공지능이 만약 잘못된 결정을 한다면 책임 소재가 애매해진다. 개발자, 인공지능이 학습한 데이터를 제공한자, 알고리즘 개발자, 인공지능 기기의 소유자, 이중 누구의 책임인지 애매하다. 거기에 인공지능은 딥러닝으로 학습하면서 그 과정이 복잡할수록 스스로 움직이는 부분이 많으며 이것은 그 알고리즘을 설계한 개발자 마저 알아내기가 매우 어렵다. 개개인이 모두 인공지능을 갖게되면 앞으로 많은 판단을 인공지능에 의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결정에 의지하면 인간은 스스로 깊이 생각하고 비판적 사고를 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인공지능에 의지한 판단이 잘못된 경우 그 책임을 찾기도 어렵다. 인공지능이 성능이 좋을 수록 그 생성과정은 복잡하다. 투명성과 기능이 반비례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이를 공개하는 것은 개발한 기업의 핵심기술이 공개되는 것이므로 역시 쉽지 않다. 

 책은 인공지능에 대한 많은 생각과 교육에 사용할만한 다양한 사이트와 앱도 소개한다. 읽어보고 하나하나 해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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