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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이 지는 법을 배울 때, 민주주의는 비로소 뿌리를 내린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릴 때, 정권 교체는 일상적인 일이 되고 국민은 이를 당연하게 받아 들인다.
- P36

정당이 패배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두 번째 조건은 권력이양이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즉, 정권이바뀌었다고 해서 생계가 어려워지지는 않을 것이며, 권력을 넘겨주는 정당과 그 지지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 위협받지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선거는 종종 많은 것이 걸린쟁처럼 보인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이 걸린 전쟁에서 ‘모든 것‘
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두려워할 때, 정당은 어떻게든 권력을 넘기려 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패배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은정당이 민주주의에 등을 돌리게 만든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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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작지만 분명한 놀라움이 그녀의 늙고 지친 몸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번져나갔다. 수없이 많은 것을 잃어온 그녀에게 그런 일이 또 일어났다니. 사람들은 기어코 사랑에 빠졌다. 상실한 이후의 고통을 조금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렇게 되고 마는 데 나이를 먹는 일 
따위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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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벙어리 같은 웅얼거림과 눈먼 대화 속에, 공포와 희망과 고통으로 묶인 이들의 빽빽한 뒤섞임 속에, 같은 언어로 말하는 사람들사이의 몰이해와 증오 속에, 20세기의 재앙들 중 하나가 비극적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 P37

밤이 지나갔다. 불타버린 잡초 위에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강물이 음울하게 숨 쉬며 제방에 부딪쳐왔다. 파헤쳐진 대지, 다 타버리고 남은 빈 건물 속 잔해를 보는 심장마다 온통 슬픔이 밀어닥쳤다.
새로운 날이 시작되는 지금, 전쟁은 이 하루를 검은 연기와 쇄석과 쇳조각으로, 피로 물든 붕대로 가득 채우고자 아낌없이 준비하고 있었다. 지나온 날들도 다르지 않았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는 쇠붙이로 파헤쳐진 땅과 불로 가득 찬 하늘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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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들 - 모마 미술관 도슨트북
SUN 도슨트 지음 / 나무의마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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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현대 미술관에 소장된, 우리가 거의 아는 작가들의 그림을 쉽게 소개한 책!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약간의 에피소드와 짤막한 설명들이 재미있게 읽힌다. 고흐, 피카소, 마티스, 샤갈, 마그리트, 호퍼, 리히텐슈타인, 키스 해링..언젠가 한번은 이들을 보기 위해 뉴욕 모마에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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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논픽션의 페르소나는 대리인이 아니다. 논픽션 작가는소설가나 시인이라면 거리를 둘 수 있는 변명과 낭패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소파에 드러눕는 거나매한가지다. 설령 작가가 자발적으로 그리 한다 해도 이런 전략은 대개 잘 먹히지도 않는다. 대체 몇 년이나 소파에 누워 있어야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넋두리와 푸념, 자기혐오와자기변명만 늘어놨다간, 작가 자신 말고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지루해할 텐데 말이다. - P11

작가의 대리인이 아닌 서술자는 자신의 사소한 관심사를 널리 공감할 수 있는 초연한 이야기로바꾸어, 무관심한 독자에게도 가치 있는 글을 써내야 하는 엄청난 과제를 떠맡는다.
아무리 어렵다 해도 에세이나 회고록을 쓸 때는 그런 페르소니를 반드시 만들어내야 한다. 이는 조명 도구나 마찬가지다. 이게 없으면, 주제도 이야기도 있을 수 없다. 회고록이나에세이를 쓰는 작가는 그런 페르소나를 빚어내기 위해 소설가나 시인처럼 자기 성찰이라는 견습 기간을 거치며, 왜 말하는가.
누가 말하는가를 동시에 알아내야 하는 이중고를 겪는다. - P12

모든 문학 작품에는 상황과 이야기가 있다. 상황이란 맥락이나 주변 환경, (가끔은 플롯을 의미하며, 이야기란 작가의머리를 꽉 채우고 있는 감정적 경험, 혹은 통찰과 지혜, 혹은작가가 전하고픈 말이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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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5 01: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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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5 09: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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