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서 본 것 까지 하면 도합 3,4번은 본 것 같다.
오지 않는다던 버스가 와서 타고 간 도라 버치.
나는 종종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을 생각한다.
왠일인지 자꾸만 생각이 난다
몹시 좋았다 다섯개 영화가 옴니버스로 구성된 거 였는데 특히 첫번째 영화의 마지막 대사 "그러니까... 언니가 이해하셔야 되요" 는 심장을 쿵 하고 때렸다 우리는 가끔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종류의 동물인 것이다 외롭고 그 외로움을 달래야 하고... 그 외 영화도 다 괜찮았다 친구는 장진 영화가 제일 좋다고 했고 난 무조건 첫번째 꺼였다
이 영화는 12월 31일날 기타노 다케시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친구들을 끌고 시네코아에 가서 본 영화 역시 기타노 다케시 영화는 좋았고 몹시 조용했고 조그맣게 웃겼고 그래서 나는 조금은 안도했고(애들에게 미안해질까봐 스리슬쩍 걱정했었다^^) 마음은 조그맣게 흔들렸고 조금 눈시울이 붉어졌고 뭐, 그랬다
많은 말을 하려고 하는데 그게 너무 집중되있다고 해야 되나 그래서 오히려 약간은 답답할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나쁘단 얘긴 아니고 음, 어쩌면 너무 상상 가능한 것이랄까 그래서일수도 있고 음, 그래 그랬어 여자아이는 참 예쁘고 옥상 위를 혼자 올라가는 씬이라던가 마지막 자동차 달리는 씬은 좋았다 좋을 만큼 좋았다
아주 많은 말을 하는 영화다 그런데 그 많은 말이 부담스럽지 않은 영화이니 분명 좋은 영화이다. 눈으로 얼마나 많은 말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정말 언어로는 표현 불가능한 그 말들이 눈으로는 가능하다 -예를 들자면 내가 지금은 무섭게 굴고 있는 거에요 사실 정말 악한 건 아니지만 악하게 굴어야 할 때에요 지금은 이런 말들을 킹콩은 눈으로 한다 그래서 행간을 읽어주라고, 남자 주인공이 말을 했나 보다 결국 우리의 진짜 대화는 말과 말 사이라는 걸 오랜만에 느낀다 그리고도 어쩌면 이런 세계가 있을 지도 몰라요 하는 신비를 말하고 사랑을 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이 방법이라 말할 수 있는 거라면 그 방법 혹은 그 과정에 대해 말하고 영화하기에 대해 말하고(영화감독을 통해) 상업주의에 대해 말하고 어떤 일을 겪는 사람과 그 일을 바라보는 사람에 대해 말한다. 기억한다는 것은 소통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일임을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도 앞으로 기억하고 살기로 했다. 행간은 읽으려 할 필요도 없이 읽어지는 거, 라고 생각해본다. 아침의 영롱한 빛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 속에서의 생의 찬란함이라는 것을 행간을 내 말로 풀어내는 일 하고 싶은 말을 부담스럽지 않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