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안지 않고 기타를 칠 방법이 있을까. 끌어당겨 어루만지고 쓰다듬으면 오래 함께한 반려동물처럼조용히 갸르릉대는 기타를. 나보다 몇십 년 더 살고도 내 품을 파고들며, 지나온 나라와 시대의 비밀을들려줄 듯 말 듯 희룽거리는 기타를. 우리는 숨결과 체온을 나누고, 우리는 손끝의 떨림을 나누고, 우리는 오늘도 몸을 맞대고 영원히 흔들릴 배처럼. - P143

이카루스가 밀랍날개 다 녹을 때까지 태양을 향해 날았던 것처럼, 설혹 두 다리 모두 녹아내린다고 해도 태양 가까이 날아 그대에게 가고 싶었다. 나의 희망이자 구원을 향해. - P157

노래는 우리 마음속에 있다. 그걸 불러내는 일이 바로 노래를 부르는 일. - P167

짜증을 내는 것은 상황 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 무언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항의하고,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분노하자. 짜증은 분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면 승부를 피하며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는 우회로일 뿐이다. "아 진짜. 또 시작이냐. 짜증나게. 네가 맨날 그렇지 뭐." 짜증은 관계를 파괴하고 개선을 방해한다. 차라리 성실하게 화를 내고 끝까지 다뤄보자. 그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다. - P181

어떤 맛은, 어떤 경험은 그러하다. 벼락같이 기호를 바꾸고 인생을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그러니 마음을 열어두자. 완성된 취향 따위는 없다. 우리는 끊임없이 바뀔 때 젊다. - P1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갈 날이 낼모레구나"라고 말하는 할머니를 보며 아이는 "에이, 할머니, 그럼 인생이 다 합해서 닷새라는 말씀이세요?"라고 놀리듯 물었다. 그러자 할머니가 미소를 머금고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래. 참으로 그러하구나." - P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다시 한번 삶을 제대로 살아보고 싶고, 당장이라도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행복을 전하고 싶다.
자주 행복했던 사람은 잘난 사람도 아니고, 인생의 승자도 아니다. 그냥 행복한 사람이다. 그 이상의 칭찬도 호칭도 필요 없다. - P98

당신의 오늘에도 당신이 미처 알지 못한 행복이 숨어 있기를 바란다.
설령 그것이 인생을 잘 사는 것과는 아무 상관 없을지라도. - P9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리숙해 보일 수 있지만, 다정을사랑하지 않는 방법이 있을까? 다정 앞에선 누구나무너지지 않나. - P62

아무리 힘들어도 네가 말을 거는 어떤 세계에선 모두가 너를 좋아해. 모두가 너의 편이야. - P66

그렇게까지 시간을 쪼개서 시를 읽었던 이유는 너무 단순했다. 시를 읽고 싶었으니까.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에는 언제나 한 가지 이유만 존재한다. - P89

시를 읽으면 우는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 둘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같은 농도의 눈물을공유하는 것 같았다. - P9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문제해결을 서두르지 않고 "당신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나요?" 하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당신의 슬픔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하며 곁으로 다가갑니다. 이러한 태도야말로 ‘함께 머리를 감싸 쥐고고민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감동했습니다.  - P219

그런 그가 토해내는 배설물같은 말을 주위의 미생물 같은 동료들이 능숙하게 분해해 유기물로 만들어주지요.
쓰지: 동료가 미생물인가요? 멋진 비유네요. 그렇다면 베텔은 비옥한 토양이겠군요.
무카이야치: 네, 자기 안의 어려움을 모두의 힘을 빌려 분해해서 유기물로 만들어나가는 사람과 사람의 연결, 베텔에서는 그것을 중시합니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병으로 잃고 아버지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환경 속에서 자란 시모노의 내면에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라는 삶의 장애물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모노는 그로부터 자립하기 시작하지요. 그는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자신이 그로부터 방해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사실은 방어막이 없는 게 좋아요. 저는 지금 곤란합니다" 하고요. - P220

그저 함께 있으면서 토해진 것을 시간을 들여 천천히 분해해 나갑니다. 해결이 아닌 분해이지요. 이 또한 ‘함께 머리를 감싸 쥐고 고민하는 것‘의 한 형태라고 느꼈습니다. 분해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함께할 수 있습니다. ‘책 이야기 나누는 저녁‘에서도 통상적인 독서 모임에 비하면 훨씬 긴시간을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끼리 보내는데, 그 시간 동안함께 머리를 감싸 쥐고 고민하다 보면 분해의 전 단계 정도까지는 분명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생각하는 것‘은즉 ‘함께 머리를 감싸 쥐고 고민하는 것‘입니다. 그로써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만 아주 풍요로운 무언가가 싹틀지도모릅니다. 저는 그런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 - P2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