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 책이 집에 몇 권이나 생긴 것인지 원....이 도쿠리와 잔 때문에 도저히 안 살 수가 없었다.암튼 이렇게 나쓰메 소세키 전집을 완성하는구나.날씨도 살짝 추워지니 소세키 작품 하나씩 다시 읽기도 딱 좋은 계절이다.저 도쿠리와 잔에 따뜻한 정종 담아 마시며 소세키 전집 중 아무거나 펼쳐들고 아무 구절이나 읽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을 텐데......음 시절이 하 수상하여 그 마저도 사치 같구나....
트루먼 카포티는 오드리 햅번 주연의,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이다. 1959년 미국 캔자스 주의 홀컴이라는 마을에서 실제로 발생한 일가족 살인 사건을 다룬 작품 <인 콜드 블러드>로 세계 최초, 최고의 픽션 작가로 알려져 있다. 문학 작품(특히 소설)을 그다지 많이 읽지 않는다는 미국인들에게조차 트루먼 카포티는 헤밍웨이와 함께 20세기 가장 유명한 작가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카포티의 생애, 특히 ‘인 콜드 블러드’를 쓰던 시기를 다룬 영화 ‘카포티(Capote, 2005)’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유명세와 성공에 비해 카포티의 삶은 그다지 행복했다고는 말할 수 없을 듯하다. 그는 1924년에 태어나 네 살 때 이미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도, 아버지도 아닌 친척집에 맡겨진다. ‘카포티’라는 성도 어머니가 쿠바 남자와 재혼하면서 얻게 된 것. 불우한 유년기와 독특한 외모(카포티의 키는 160cm 정도였고, 외모와 목소리 모두 지나칠 만큼 여성적이었다고 한다), 정상으로 간주되지 않는 성적 취향(카포티는 게이였고, 앤디 워홀이 그에게 끝없이 구애한 것으로 유명하다) 등 그의 일생은 그리 순탄할 수 없었다.
“아, 세상일이 겉보기와 같은 적이 있었어? 올챙이였다가 나중에 보면 개구리가 되어 있지. 금인 줄 알았는데 손가락에 끼어보면 풀반지일 때도 있고. 내 두 번째 남편을 봐. 좋은 남자 같더니만 나중에 알고 보니 역시 별다를 바 없는 날건달이었잖아. 여기 이 방만 해도 그래. 저 벽난로에는 실제로 불을 피울 수 없지. 저 거울은 넓어 보이려고 달은 거야. 거짓말을 하는 거지. 세상 어떤 것도 겉보기와 같은 건 없어. 월터. 크리스마스 트리는 셀로판지로 만들었고 눈은 비누 조각일 뿐이야. 우리 안에 날아다니는 이걸 영혼이라고 하는데 죽어서도 죽은 게 아니고 살아서도 산 게 아니지.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지 알고 싶어? 바보 같은 소리 하지마. 월터. 우리는 심지어 친구도 아니야.” (‘마지막 문을 닫아라’ p.221-222) 이 모든 일들 중에서도 가장 슬픈 건 삶이 계속된다는 것이었다. 만약 누군가 자신의 연인을 떠난다면, 인생은 그를 위해 멈춰야 하고, 누군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세상도 멈춰야만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불행의 대가大家’ p.297) 살아 있다는 것은 물고기가 뛰노는 갈색 강과 한 여자의 머리카락에 내려앉은 햇빛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기타’ p.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