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시대의 연애 창비세계문학 64
왕샤오보 지음, 김순진 옮김 / 창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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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혁명 시대를 이렇게 비틀고 풍자할 수도 있구나 깜짝 놀랄 만큼 독특하다. 집단이 가한 폭력에 개인은 어떻게 소멸되는지, 또는 맞서는지 보여주는 작품 2편 수록. 낄낄 피식피식 웃음 나오는 장면도 많고, 아무튼 중국 작가가 이렇게 ‘개인의 실존’을 앞세울 수 있다는 데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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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속으로 - 한국 문학사에서 지워진 이름. 평생을 방랑자로 산 작가 김사량의 작품집
김사량 지음, 김석희 옮김 / 녹색광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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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광선에서 김사량 작품집을 낼 줄이야. 조선에서 일본으로 일본에서 북한으로 평생 떠돈, 국외자의 시선으로 그린 식민지 조선과 일본의 풍경. <빛 속으로>는 지금 읽어도 참 다층적 해석을 할 수 있을 만큼 잘 쓴 작품이다. <풀이 깊다>도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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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man 2021-08-15 16: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김사량 작품집이 새로 나왔군요. 김사량 빛 속으로는 식민지기에 나온 소설 중 가장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잠자냥 2021-08-15 17:48   좋아요 4 | URL
네, 지금 읽기에도 손색이 없습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8-16 15: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로 찜!!!^^
 
책 만드는 일 - 한 권의 책을 기획하고 만들고 파는 사람들은 어떻게 움직일까?
박혜진 외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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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자화자찬식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책 만드는 일에 관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항상 흥미롭고 자극이 된다. 박혜진 편집자의 “편집은 영원의 다리를 놓는 일이고, 편집자는 불멸의 메신저”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작고 얇은데, 뜻밖에 밑줄 그은 부분이 많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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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8-22 1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댓글로 언급해주셔서 바로 구매했어요~
전자책 이천원이네요
쿠폰 적용해서 마일리지로 샀습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알려주셔서

잠자냥 2021-08-22 20:04   좋아요 1 | URL
네 얇고 가볍지만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아침부터 메일함에 알라딘이 뭔가를 많이 보냈다. 신간 소개도 아니고 뭔 추첨 이벤트 당첨??

앗, 이거슨 100자평 이벤트 결과?!

그런데 메일이 4개나....! 떨리는 마음으로 열어보았다.




알라딘에서 오는 메일 중에 제일 반가운 소리ㅋㅋㅋㅋㅋㅋ



그랬다. 100자평 이벤트 4개 당첨! 이벤트하기 전에 읽은 책 2권 포함해서 모두 12권에 도전했는데, 그중 4개가 되었다. 50%는 넘고 싶었는데.....ㅋㅋㅋㅋㅋㅋㅋ 아 욕심이 과합니까? 그래도 반타작은 하고 싶었.........;



내가 100자평 남긴 책들과 당첨된 책 목록.


지난 7월 한 달은 이렇게 읽을 책 리스트를 만들고 다 읽고 100자평 남기면 V표 표시를 했다.

<피에 젖은 땅>하고, <브라이턴록>은 예전에 읽고 남긴 100자평 수정해서 올렸었다.


당첨된 것은 4권. 사실 100자평 남기다 보면 책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기도 했고, 진심으로 뽑히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당첨되어서 기쁘다. 그 책은 바로 <어둠속에서 헤엄치기>-

<피에 젖은 땅>은 지난번 리뷰 대회 때 3등에 그친 한을 드디어 풀었다. ㅋㅋㅋㅋ

<내가 되는 꿈>은 도서관에 책이 있기에 빌려 읽고 100자평 남겼는데 당첨되어서 가성비 으뜸 등극....

아무튼 아래와 같은 책들의 100자평이 당첨되었다.






















이건 꼭 될 거라고 생각했고, 뽑히기를 바랐던 책 중에 안 된 것은 조해진 <환한 숨>- 초큼 아쉽다.


아무튼, 이 기쁜 소식을 애인에게 알렸더니....






ㅋㅋㅋㅋ 그렇습니다. 저는 적립금에 진심인 사람입니다. 알라딘 직원은 아니고요. ㅋㅋㅋㅋㅋㅋ

기념으로 원서 한 권 사주기로 했다. 치킨도 사달라는데, 그건 적립금으로 살 수 없는 거지만.... 기분이니까 쏜다.


아무튼 알라딘, 내년에도 이 이벤트 꼭 해주세요~~


저는 장바구니 비우러 그럼 이만.




그나저나, 다부장과 잠자냥의 인생희비극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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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 2021-08-13 11: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 🎉

잠자냥 2021-08-13 11:58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1-08-13 12: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아! 잠자냥님 4관왕 축하드립니다 🎉
저는 <아주 편안한 죽음> 하나 썼는데 오천원 뽑혔습니다.
아이도 <이세린 가이드>써서 오천원 당첨됐네요.ㅎ

잠자냥 2021-08-13 12:02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우아, 자녀분도 써서 당첨되셨군요. 그 평 궁금하네요. 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8-13 12: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당근 될 줄 알았음. 이 열정으로 주식투자 아파트 투자했음 수십억장자 되셨을듯 ^^

잠자냥 2021-08-13 12:22   좋아요 2 | URL
학, 그러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주식투자 아파트 투자 1도 관심없어서 이 모양 이꼴롴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3 1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당첨사실을 메일로 보내주는군요.. 저 알라딘 아이디인 이메일계정 오랜만에 들어가보니 휴면상태;;; 이메일주소를 바꿔야겠어요.
축하드립니다. 60만원 단박에 질러보실 생각은 없으세요? ㅋㅋ 엄청난 책탑 구경하고픈 1인

잠자냥 2021-08-13 12:25   좋아요 3 | URL
네, 이벤트 당첨 소식도 그렇고, 달마다 이달의 당선작도 그렇고 다 메일로 보내줘요.
그러니까 어서 이메일주소를 자주 접속하는 메일로 수정하세요.(이러니까 마치 알라딘 직원 같다 ㅋㅋㅋㅋ)
안돼요. 60만원 단번에 지르는 건....ㅠ 이미 책탑이 제 방 안에 가득가득해요 ㅠㅠ

제 보관함에서 가장 비싼 36만원 하는 파울 클레 판화집 살까 싶기도 하지만.... 적립금으로 야금야금 책 사는 재미도 있어서... 갈등합니다.

다락방 2021-08-13 12:28   좋아요 3 | URL
60만원 한번에 지르고 책사진 올려주면 안돼요? (그렁그렁)

잠자냥 2021-08-13 14:54   좋아요 2 | URL
다락방 님 이 댓글 지금 봤어요. 저희집 오는 택배 아저씨 힘들어서 안 돼요.... 안그래도 다달이 냥이들 모래 살 때마다 미안해 죽음...;; ㅋㅋㅋ

새파랑 2021-08-13 1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로써 알라딘에 충성을 다하시겠군요. 완전 축하드려요 ㅋ 전 저기있는책을 한권도 안읽었네요 ㅜㅜ 한번에 60 만원어치 책사는 기분이 궁금합니다😆

잠자냥 2021-08-13 12:27   좋아요 2 | URL
저 사실 예전에는 예스24, 교보, 알라딘, 인터파크 분산해서 샀는데요. 알라딘 서재(북플)에 정착하면서 교보랑 예스24는 그냥 평범한 회원됐어요.

한번에 60만원어치 책 사면 안 될 거 같아요.... 책 박스는 일상에 지쳤을 때 소소하게 뜯어줘야 제맛 ㅋㅋㅋ

얄라알라 2021-08-13 1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100자평 이벤트가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많았나요?^^ 알라딘 매일 들락이면서도 몰랐고, 잠자냥님께서 4관왕에 ˝적립금에 진심˝이신줄도 요 포스팅 보고 각인!! 축하드려요^^ ㅎㅎ

잠자냥 2021-08-13 12:30   좋아요 1 | URL
네 이 대회는 작년에 1회대회하고 올해 두번째인데요(여름에 열립니다. 7월 한달간 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총 28권이 대상도서로 선정되었어요. 중복해서 응모할 수 있고, 출판사가 각각 선정하는거라 중복 당첨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벤트는 끝났지만 참조 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221615

페넬로페 2021-08-13 1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축하합니다~~
60만원^^
대박인데요~~

잠자냥 2021-08-13 12:31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오늘이 저의 광복절 ㅋㅋㅋㅋ

Falstaff 2021-08-13 12: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이벤트도 있었군요.
와 60 마넌! 땅 육십 길을 파봐도 절대 나오지 않는데, 정말 대박입니다. 또 그럴 만하고요!

흠. 내년 되면 참가하지 말아야쥐. ㅋㅋㅋㅋ

잠자냥 2021-08-13 12:34   좋아요 3 | URL
아니, 안 그래도 지난번에 폴스타프 님이 <브라이턴록>에 평소 잘 쓰지도 않던 100자평을 ˝난 별로˝ 막 일케 달으셔서, 아니 이분이 100자평 이벤트 모르시나 싶었어요. ㅋㅋㅋㅋㅋ 하필 그때가 딱 이벤트 기간이었는데 ㅋㅋㅋㅋ
작년에 1회대회했고, 올해 두번째로 열렸습니다. 여름마다 하는 것 같고요.
내년 여름에는 폴스타프 님도 도전하세요..... 라고 쓰고 보니 도전 안 하신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8-13 12: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4관왕이라니 진짜 대단해요. 축하합니다!! 한꺼번에 적립금 60만원 꽂히는 삶을 저도 앞으로 살아볼 가능성이 있을까요? 장학금 받고 싶어 방통대 편입했다가 한학기 다니고 때려친 저로서는... 안되겠지요?
아무쪼록 좋은 책 많이 사서 많이 읽는 독서인생 되세요, 잠자냥 님!! >.<

잠자냥 2021-08-13 12:34   좋아요 2 | URL
네, 감사합니다. 적립금 들어오면 인증샷 남기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기념으로 남기고 싶네요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8-13 12: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 🎊
대박 대박.. 👍

잠자냥 2021-08-13 12:35   좋아요 2 | URL
감사 감사~

단발머리 2021-08-13 1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전 축하드려요, 잠자냥님!! 4관왕이라니!!! 정말 완전 엄청 대박 대단하십니다.
저도 60만원 한 번에 지출하시는데에 한 표 합니다. 책을 쌓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우앗!! 근사해라!!

잠자냥 2021-08-13 12:5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아니 그런데 이 사람들 대리만족하려고 다 막 빨리 지르라고 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08-13 13: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까 다락방님 서재에서 당첨되신 소식 읽고 축하해 드리고 싶었는데 다락방님이 너무 의기소침 하신 듯 하여...여기서 축하드리고 싶네요^^
60만 원!!!!! 대략 상상되지 않는 책 권수네요.얼른 책탑을 쌓아 주셔야..아~~저게 60만 원의 당청금???!!!!! 대리만족 느껴보고 싶네요.그래서 저도 한표 투표합니다.암튼 60만 원!!당첨금. 만세~~부르는 제목 마저도 대신 기쁘네요.축하 드립니다^^

잠자냥 2021-08-13 15:41   좋아요 3 | URL
아, 아닙니다. 다부장님은 결코 의기소침해지실 분이 아닙니다. ㅋㅋㅋ 그분은 점심 두 그릇 드시면 다 잊으실 분이에요. ㅋㅋㅋㅋ 그래서 저는 다부장님 서재에서도 그렇게 깝치고....;; ㅋㅋㅋㅋ
이곳까지 오셔서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탑은 곧.... 올려드릴게요. 그런데 60만원 한번에는 너무나 큰 책탑이라 엄두가 안 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1-08-13 15:13   좋아요 6 | URL
저 의기소침한데요? 의기소침하다구욧!! 지금 땅바닥에 누워서 뗑깡부리고 있다구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0만원어치 책탑사진 내놔요, 내놓으란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5 09:44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ㅋㅋㅋㅋㅋ 두분 인생희비극 사진에 빵~

mini74 2021-08-13 15: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님들에게도 물어보세요 무슨책 읽고 싶냐고 ㅎㅎ 한권씩 돌리셔야죠. ㅎㅎ 축하축하드려요 *^^

잠자냥 2021-08-13 15:40   좋아요 1 | URL
울집 냥이들은 책을... 첫째 냥이는 스크래쳐 삼는다(책탑을 쌓아두면 여지없이 ㅠㅠ 그래서 책꽂이 맨 아래 칸도 쿠션 같은 걸로 막아둬요). 둘째 냥이는 책 모서리에 이빨을 간다. 백치미 셋째는 책알못...입니다. ㅋㅋㅋㅋㅋ
감사해요.

blanca 2021-08-13 1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이런 이벤트도 있었어요? 와, 이건 대박인데요. 정말 축하해요!!! 부럽습니다. 저는 요전에 알라딘에서 시키는 책마다 귀퉁이가 팍 찌그러진 책이 와서 정말 알라딘에 의 상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누군가 나를 미워하나, 하는 망상까지...ㅋㅋ

잠자냥 2021-08-14 00:55   좋아요 2 | URL
오우 의외로 모르는 분들이 많군요. 7월 한달 내내 광고하고 그랬는데 ㅎㅎ 내년에도 한다면 꼭 도전해 보세요~

바람돌이 2021-08-14 02: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축축축축하드려요. 이런 이벤트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도대체 언제????
4권이나 당첨되시다니, 역시 훌륭하세요. 7월 한달 내내 제가 좀 바빠서 알라딘에 소홀했는데 말이죠. 물론 제가 참가했어도 별볼일은 없었겠지만 말입니다. ㅎㅎ

잠자냥 2021-08-14 09:55   좋아요 2 | URL
1, 2회 대회 둘 다 7월 한달 동안 열리고 결과는 8월 15일 전후로 알려주는 거 같아요~ 내년에는 꼭 도전해 보세요. 책 선택의 폭도 나름 다양하더라고요. (대략 30권쯤 되는 듯)

레삭매냐 2021-08-14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

알라딘 적립금은 덤?

잠자냥 2021-08-14 11:1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덤이라기보다는 그것이 주? ㅎㅎ

thkang1001 2021-08-14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 4관왕이 되신 것을 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잠자냥 2021-08-14 11:42   좋아요 0 | URL
아이고 감사합니다!
 
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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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우리가 쓴 것》 읽기를 마치고 다른 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해서 100자평을 훑어보러 알라딘에 접속했다. 과연 이 책을 읽었을까 싶은 이들의 원색적인 비난이 눈에 들어왔다. 아, 이런 거구나…. 문득 이 책에 실린 <오기>의 소설가 느꼈을 법한 심정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오기>는 명백히 조남주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 읽힌다. 이 작품에서는 문제의 ‘그 작품’이 무엇인지 명확히 설명되지는 않지만 독자는 그 작품이 《82년생 김지영》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작가는 그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그와 함께 숱한 비난에도 시달려야 했다. 그 책이 여성의 이야기를 쓰지 않았다면, 여성주의 관점으로 쓰인 작품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근거 없는 비난에 시달렸을까? 그런데 그 작품의 작가는 그 이후 다른 작품집을 내고도 또 다시 비슷한 비난을 받고 있다.

문득 얼마 전 읽은 조애나 러스의 《여자들이 글 못 쓰게 만드는 방법》이 떠오른다. 조애나 러스는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숱하게 여성 작가들의 글을 폄하하며 그들이 글을 써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지우려고 해왔던 온갖 억압의 역사를 통쾌하게 반박한다. 그 책에 따르면 페미니스트 작가들을 향해서 흔히 쏟아지는 비난으로 ‘어휘가 기교적이지 않다’, ‘문체가 부적절하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 또는 ‘신념을 담기에는 어조가 너무 사적’이며 ‘거리 유지가 안 되어 있다’(조애나 러스, 《여자들이 글 못 쓰게 만드는 방법》, 204쪽) 등이 있다. 이는 조남주의 작품, 아니 조남주 작가에게 가해지는 대부분의 비난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가 만일 여성 작가가 아니었다면, 여성주의 관점의 작품을 쓰지 않았다면 이와 같은 비난에 시달렸을까? 작가와 그의 작품을 비난하는 이들은 그런 행위를 통해 작가에게 글 쓸 자유와 권리, 그리고 작품을 통해서 억압 받은 여성들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이 목소리 내는 것을 짓밟고 싶은 것이리라.

여성의 목소리를 지워버리려는 이런 시도는 《우리가 쓴 것》의 여러 단편에서도 볼 수 있다. 자신보다 고작 몇 살 위인 남자 친구에게 완벽하게 가스라이팅 당하는 젊은 여성(<현남 오빠에게>)이 있으며, 이름도 없이 그저 ‘미스 김’으로 불리며 온갖 잡일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결국은 폐기물처럼 버려지는 젊은 여성 노동자가 있고(<미스 김은 알고 있다>), 여성주의 관점의 소설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비난과 악플에 시달리는 소설가가 있다(<오기>). 날마다 학교에서 불법촬영물 공포에 시달리지만 그 소녀들의 진실은 엄마에게조차 의심받는다(<여자아이는 자라서>). 한편으로는 억압적인 아버지가 사라짐으로써 가족들이 제 목소리를 찾고 화기애애해지는 삶을 다룬 작품(<가출>)도 있다. 이 작품에서 인상 깊은 장면은 어머니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딸이 비로소 인식하는 부분이다. 이사, 자식의 진학, 취업 같은 중요한 결정부터 여행지, 외식 메뉴, 텔레비전 채널 같은 사소한 결정도 모두 아버지의 뜻대로 하던 집안에서 엄마는 늘 중얼거리기만 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사라지자 엄마는 ‘간결한 문장과 정확한 발음으로 의견을 말’(96쪽)한다.

노년의 여성의 삶을 그린 두 작품도 인상 깊다.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부모의 바람 때문에 ‘말녀’라는, 끔찍한 이름으로 살며 자기 존재를 부정당해야 했던 여성과(<매화나무 아래>), 시어머니에서 어머니 그리고 딸로 이어지는 돌봄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노년의 여성(<오로라의 밤>)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 두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작게나마 이룬다. 한 여성은 개명을 함으로써, 또 한 여성은 평생 꿈꾸던 오로라를 보러 가서 마음속에 품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던 ‘그 소원’을 크게 외친다. 조금 결이 다른 작품이긴 하지만 코로나가 불러 온 계급 차이로 말미암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서로 말을 나눌 기회가 아예 막혀버린 가여운 아이들(<첫사랑 2020>)이 등장하기도 한다. 아이들, 그러니까 가장 약한 존재의 목소리가 차단당한다는 면에서는 이 작품도 앞선 작품들과 비슷하다.

소녀부터 젊은 여성, 그리고 노년의 여성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 파묻히거나 지워졌던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파노라마처럼 나와 내 주변 여성들의 삶이 겹쳐지며 떠오른다. 보편적이지 않다는 비난, 지나치게 사적이라는 비난, 세계관이 좁다는 비난…. 그런 칼날의 말들이 과연 온당한가. 이 책 속 이야기들은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고, 겪을 법한 일들이다. 그렇기에 한 여성은 소설가인 다른 여성에게 내 이야기를 훔쳐서 쓴 게 아니냐고 되묻지 않는가(<오기>). 다행스럽게도 이 작품 속 여성들은 입 다물고 조용히 살지 않는다. 자기 이름을 찾고(<매화나무 아래>), 자기 목소리를 찾으며(<현남 오빠에게>), 소심하지만 은밀한 복수를 한다(<미스 김은 알고 있다>). 딸도 엄마도 소원을 이루고(<오로라의 밤>), 소녀들은 연대를 통해 자기를 보호하는 방법을 배운다(<여자아이는 자라서>). 자신에게 가해진 폭력에 맞서 꿋꿋이 목소리를 내, 항변의 글을 남긴 소설가(<오기>)처럼 조남주 작가도 계속 목소리 내는 일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첫사랑 2020>의 어린 약자들이 살아갈 세상은 조금 나아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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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12 11: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책 리뷰대회가 있길래 사서 다 읽었는데, 마감이 곧인데 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전 <82년생 김지영>을 읽지 못했는데 때를 놓치고 나니 그동안 여러 매체에서 다루었기에 내용은 대충 알아서 손이 안 가더라구요. 그때문에 이 작가님께 왠지 모를 부채감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약간 해소됐어요 ㅋ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최근 ‘페미검증‘등의 사태를 보면서 ‘입을 닫게 하는‘ 압력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기에 더 반가운 글이네요.

잠자냥 2021-08-12 11:42   좋아요 7 | URL
쓰세요~ 쓰세요~ 괭 님은 쓸 수 있습니다! ㅎㅎ
부채감을 느끼셨다는 말 뭔가 와닿네요. <82년생 김지영>과 <우리가 쓴 것> 두 권을 읽으니 작가의 글쓰기 특성이 조금 감이 잡히는 느낌도 들었어요. 작가가 사회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건조하게 사실처럼 전달하려고 애쓰는 느낌도 들고요. 암튼 조남주 작가의 작품들은 완벽하게 제가 좋아하는 문학은 아니지만 이런 목소리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문학이 해야 할,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고요.....
요즘 백래시가 심하죠. 그만큼 여성들이 목소리 내는 일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서괭 2021-08-13 12:24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의 응원에 힘입어 저도 리뷰를 올렸습니다^^

다락방 2021-08-12 11:33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항변의 글을 썼다는게 인상깊네요. 그리고 마땅히 그리해야 할 것 같고요. 옆에서 보는 사람들도 스트레스인데 작가 자신은 오죽했을까요. 저는 악플이나 저격글만 봐도 스트레스 폭발하는데요.. 뭐 이제는 좀 무뎌지긴 했지만.. 아니 글쎄 82년생 김지영의 작가가 김지영인 줄 아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책은 안읽어보고 김지영 그거 페미잖아, 라고... 하아- 갈 길 왜이렇게 멀어요..
잠자냥 님 리뷰는 제가 쓸 수 없는 리뷰라 언제나 감탄하며 읽곤 하지만 이번 리뷰는 특히 더 좋아요. 한국 작품을 읽고 쓴 리뷰는 더 잘 읽히는가.. 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봅니다.

잠자냥 2021-08-12 11:45   좋아요 5 | URL
네, <오기>라는 작품을 읽다 보니 작가가 참 힘들었겠구나, 대체 어떻게 버텼을까 싶어지더라고요. 그런데 이 작품 100자평에도 심한 평들이 좀 있어서.... 에휴 ㅠㅠ
이번 리뷰는 작가에게 애잔한 마음이 들어서 더 그냥 술술 써진 것 같기도 합니다....

얄라알라 2021-08-12 15:22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저도 잠자냥님의 글에 홀려서 국수 쭉 흡입하듯 쭈욱 읽었어요. 와우!
저도 다락방님의 ‘엉뚱한(?) 생각‘하심에 손 같이들어봅니다.

그나저나 작가 이름이 김지영이라 착각하고 저격하는 분들은....읽지도 않고 작품을 비난하시는 이들은, 어쩐대요.

잠자냥 2021-08-12 15:26   좋아요 3 | URL
북사랑 님 / 국수 쭉 흡입하듯이라는 표현이 눈에 쏙 들어옵니다. ㅎㅎ
유령 작가 김지영 ㅋㅋㅋ 세계 초 베스트셀러 작가 김지영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8-12 13: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글보고 100자평 구경하고 왔어요 ㅎㅎ 일부 이상한 평점이 있어도 평점이 엄청 높더라는~!! 저도 82년생 김지영만 읽어 봤는데 이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

잠자냥 2021-08-12 14:37   좋아요 5 | URL
네, 일부 이상한 평이 있지요? 책 읽고 나서 하는 온당한 비판이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닌 거 같아서 좀 눈살이 찌푸려지더라고요.

hellas 2021-08-12 14:38   좋아요 6 | URL
저도 이 책 사놨는데... 지금 읽는 책 얼른 다 읽고 바로 읽어봐야겠네요.

- 2021-08-20 1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단편집이로군요, 자냥님 평을 보니 잡지나 엔솔로지로 만난 소설들이 보여서 읽을까 말까 싶다가 <오기>가 읽어보고 싶어지고 정화 평(!)도 써야겠다 싶어집니다! 불끈 💃🏻💃🏻

잠자냥 2021-08-20 16:20   좋아요 1 | URL
단편집이고 금방 읽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