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은 "말하기의 기술"이 - P310

라고 정의된다. 그렇지만 그리스어 "그라마타"(Ypáwata)는 "문자‘
를 가리키기 때문에 "문법"은 "글쓰기의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도있을 것이다. 실로 아리스토텔레스도 그렇게 정의했다. 실상은 사실이 그러했다. 왜냐하면 모든 민족이 본디 벙어리여서 글을 씀으로써 말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225, 400, 435].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문법"과 관련된] "문자"는 "관념", "형상", "유형"을뜻하며, 시적 문자가 명확하게 분절된 음성보다 먼저 출현했다. - P311

첫 번째로 초기의 모든 민족은 벙어리였음이 증명되었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관념과 자연적으로 연관되는 몸짓이나 물건을 통해 표현하려 했던 것이 확실하다[224, 401]. 두번째로 그들은 자신 땅의 울타리를 고정시키거나 그들의 권리에대한 영속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기호를 사용했던 것이 확실하다[486]. 세 번째로 그들은 모두 화폐를 사용했다[487]. 이러한모든 진리는 언어와 문자의 기원, 그에 따른 상형문자, 법, 이름, 가족의 문장(章), 메달, 화폐의 기원을 제시해줄 것이다. 그리고그 결과로서 여러 민족 초기의 자연법을 말하고 글로 썼던 초기언어의 기원을 우리에게 제시해줄 것이다. - P318

언어는 농축된 영웅어법 표현이 풍부할수록 더욱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런 언어가 더 아름다운 것은 더 생생하기 때문이며, 더 생생하기 때문에 더 진실에 가깝고 더 믿음이 간다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언어가 어원을 알 수 없는 단어들로 번잡할 때 그것은 즐겁지 못하고, 따라서 모호하고 혼란스러우며 따라서 기만적이고 오도될 공산이 크다. 이 후자의 언어는 많은 야만적인 언어의 혼합으로 이루어진 것이 확실하며, 따라서 그 어원과 비유적의미가 전해져 내려오지 않는다. - P334

모든 고대의 언어에서 명사가 먼저 만들어지고 그 뒤에 동사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동사의 빈약함을 명사와 결합시켜 보완하기 위해 복합어가 만들어지는 것은 모든 최초의 언어에 공통적인 특징이었음이 확실하다. 이것이 모르호펜이 독일어와 독일시 개설에서 논했던 원리였음은 확실하다. - P358

[487]민족들마다 글 쓰는 법을 몰랐던 시대에 문장의 필요성이란 대체적으로 소유권의 확보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훗날 평화 시에 그것이 공적인 휘장이 되었다. 비슷한 방식으로 메달도 출현했는데, 전쟁이 일어나면 이러한 것들이 군기(軍)가 되었다. 그것은 초보적인 상형문자로서의 용도가 있었는데, 서로 다른 언어를사용하는 민족들 사이의 전쟁이란 결과적으로 그들 사이의 묵음의 전쟁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 P366

가장 오래된 법은 한 사람만을 겨냥하여 명령하거나 금지하도록 입안된 것이었고, 그 이후에야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었다. 최초의 민중은 보편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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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인간은 인간 정신의 불명확한 본성 때문에 무지로 빠져들어갈 때마다 자기 자신을 만물의 척도로 만든다. - P148

[122] 인간 정신의 또 다른 속성은 멀리 떨어져 있고 알지 못하는 사물에 대해서는 그들이 알고 있는 것과 그들 앞에 존재하는것에 의해 판단한다는 것이다. - P148

[124] 앞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53, 59] 자만심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민족의 자만심이고 다른 하나는 학자의 자만심이다. - P149

[161] 인간사의 본질 속에는 모든 민족에게 공통적인 정신의 언어가 전제되어야 함이 확실하다. 이 언어는 인간의 사회생활.
에서 일어날 만한 일들의 본질을 균일하게 이해하도록 해주며 그사물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측면의 다양한 양태를 설명해준다[387]. 민중적 지혜의 금언인 속담이 그 예인데 고대와 현대의 모든 민족들 사이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의미가 그 민족들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것이다[445]. 201 - P162

[173]이집트의 고대는 우리에게 두 개의큰 흔적을 남겨놓았다. 그 하나는 이집트인들이 세계의 모든 시간을 신의 시대, 영웅의 시대, 인간의 시대라는 세 시대로 구분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 세 시대의 순서에 따라 각 시대마다 세개의 언어를 사용했다고 하는 것이다. 즉 상형 언어 또는 신성한언어, 상징 즉 비유를 통한 언어 또는 영웅의 언어, 서간체 언어또는 인간의 민중 언어로 민중 언어란 일상적인 삶의 필요를 소통 - P127

하기 위해 기호를 사용한 언어이다[52,432]. - P168

첫 번째 공리는 민중이 신화를 만들고,
그것도 호화롭게 만들려는 자연적인 경향을 보여준다. 두 번째는인류의 소년기에 있던 초기의 인간은 사물을 개념화시킬 범주를 형성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시적인 인격체를 만들어야 할 자연적 필요성을 갖고 있었다. 시적인 인격체란 상상력의 속(屬) 또는 보편적 상상력으로서, 모델이나 이상적인 초상화처럼 그것을닮은 모든 특수한 종(種)들을 거기에 맞추어 환원시킨다. 이러한유사성 때문에 고대의 신화는 호화롭게 꾸며서 만들 수밖에 없었다. - P179

[250] 모든 민족은 어떠한 신성에 대한 숭배와 함께 시작하였기때문에, 가족 국가의 가부장들은 전조를 통한 점복에 능통한 현자였음이 확실하다. 그들은 점복을 수행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희생 의식을 거행하는 신관이면서 그들 가족에게 신성한 법을 전달하는 왕이기도 하다: - P190

[311] 씨족들의 자연법은 민족들의 관습과 함께 출현했고, 그것은 아무런 이성적 사고도 필요 없는 인간의 상식에 일치하며,
따라서 민족들 사이에 모방도 없다. - P215

모든 민족은 종교를 갖고 있고, 엄숙한 혼례를 거행하고, 죽은 사람들을 매장한다. - P225

방종한 인간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타고 난 힘이 결핍되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신앙에의존한다. - P232

육체의 운동을 통제하는 것은 인간 선택의 자유, 즉 인간의 자유의지의 결과임이 확실한데, 그것이야말로 정의를 포함한 모든덕성의 고향이자 안방이다. 정의의 지시를 받아 자유의지는 모든올바른 것의 원천이 되며, 올바른 것의 부름을 받은 모든 법의 원천이 된다. - P233

학문의 여왕인 형이상학은 "학문은 그것이 다루는 소재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314] - P238

새로운 학문이 사용하는 기준이란 사람들 전체 혹은부분이 옳다고 인식하는 것은 사회적 삶의 규칙이 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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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생명과 안전을 경시하는 파렴치한 세상을 변혁하기 위한 고통을 우리는 얼마나 감내해왔을까? 착한 마음을 넘어 구조의 문제들을 얼마나 직시했을까?

사실 다윈의 진화론은 약육강식의 논리가 전혀 아니다. 다윈에게서 생존하는 것은 강자가 아니라 적합한 자, 즉 적자다. 약육강식이 아니라 적자생존이 진화의 메커니즘인 것이다. 강하거나 우수해서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환경에 적합한 종이 자연에 의해 선택된다는 것이 다윈 진화론의 핵심이다. 그래서 공룡은 강했지만 멸종했고, 매머드도 코끼리보다 훨씬 크고 강했지만 멸종했던 것이다. 자연계에 ‘약한 것에서 강한 것으로, 열등한 것에서 우수한 것으로’ 따위 진화의 방향성은 없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 사이에 힘과 문화적 상상력의 위계가 엄연했던 만큼이나 성애의 판타지도 가파르게 위계화되었다. 승리한 나라의 남성이 점령지 여인과의 가벼운 로맨스를 꿈꿀 때, 패배한 나라, 약소국 남성은 수치심과 회한으로, 때로는 분노로 몸을 떨었다.

사정을 몰랐다는 말이 변명이 될 수 있을까? 그들에 대한 연민으로 침략 전쟁을 정당화해도 좋을까? 그 무렵 한국의 인터넷 여론은 한술 더 떴다. "키워줬더니 베트남 따위가 건방지다"는 식의 혐오 댓글이 난무했다. 진보적이라는 커뮤니티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타자에게 입힌 상처를 기억할 때만, 우리가 입은 상처도 보듬을 수 있다. 그 균형을 잡기 전까지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과학사학자 김영식은 현대 한국 과학기술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으로 지나치게 실용적이고 공리주의적인 과학기술관을 꼽는다. 개화기 이래 과학기술이 주로 경제적 효용 달성이라는 도구적 측면에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이 동도서기론적 입장에서 역설적이게도 일제시기 지식인들에게 과학주의적 태도가 널리 퍼졌다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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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세상에 쓸모가 없는, 힘이 되지 못하는 과학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세계적인 과학저술가 사이먼 싱은 말한다. "기술은 삶(그리고 죽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반면, 과학은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과학자들의 동기는 유용성이나 편리함이 아니라 호기심이다."

‘작은 사람’이라고 해서 역사의 책임에서 면제되지는 않는다. 아니 작은 사람이야말로 역사를 더 깊이 인식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성숙이 시작될 것이다.

적과의 싸움에 목숨 건 혁명가들이 동지가 밀정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몸서리를 쳤다. 의혹과 믿음 사이에서 흔들렸다.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한 독립혁명의 길에서 증오가 자랐다. 미움이 서로를, 스스로를 파괴하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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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5-11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책 전 좋았습니다. 화가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기대되네요.

거리의화가 2025-05-13 11:39   좋아요 1 | URL
어제 알라딘 시스템 접속이 계속 이상해서 댓글을 이제야 답니다^^;
저도 이 책 좋았어요.
 

식민지배자는 자신의 우월성을 확인시켜줄 거울, 즉 타자(식민지인들을 포함)를 필요로 한다. 일본인은 조선인을 타자로 설정했다. 식민지배자는 타자화 작업을 통해 자신들의 우월성을 확인하고, 결속을 다지며, 타자의 지배를 정당화한다. 타자는 다름 아닌 희생자들, 유색인들, 식민지인들이다.

식민植民이란 지배국이 식민지에 자국민을 옮겨 심는다는 뜻이다. 식민주의란 힘이 센 나라가 무력으로 자신보다 약한 나라의 땅을 침략하여 정복하고, 그곳의 물적·인적 자원을 약탈하며, 자국민을 이주시켜 지배하고 통치하는 행위 및 이념을 일컫는다. 다름 아닌 약육강식을 근간으로 삼는 차별적 이데올로기이다. 식민주의는 자국민에게 승리의 영광을 가져다주지만, 식민지인들에게는 패배의 굴욕을 안겨준다.

‘탈’이란 접두어는 예속상태에서 벗어남, 즉 주권수립과 해방,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의식의 탈식민화를 의미한다. 해방, 광복, 독립이란 단어는 억압, 어둠, 예속의 상태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런 외형적 독립과 국가건설만으로 식민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할 수는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교묘한 형태로 신식민주의가 여전히 작동하기 때문이다. 다국적 자본주의는 더 이상 국가(경계선)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오직 하나의 국가(예를 들면 미국이란 거대 자본국가)만이 존재하고, 다른 모든 자본주의 국가들은 미국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구조로 되어 있다.

‘코리안 디아스포라Korean Diaspora’의 문제는 그 규모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다. 스탈린 치하의 고려인(까레스키) 강제이주, 일제지배 하의 강제징용, 6·25전쟁, 사할린 거주 한인들, 해외 이민 등이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입증한다.

블라디보스톡, 타쉬켄트, 하와이, 멕시코, 위안부, 사할린 한인들, 우토로(일본 교토 징용 조선인 촌락) 등은 강대국의 힘에 유린을 당한 한민족의 수난사를 잘 말해준다. 이산자들이 당한 고통과 상처를 글로 기록하고, 그 부당성을 환기시키는 작업은 필요하며 중요하다.

탈식민화에는 여러 장애물이 존재하지만, 그중 ‘매판계층(comprador)’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이 계층은 식민국의 상층부 엘리트를 구성하는데, 종주국과 협력적 관계를 유지한다. 그 결과 자국의 사정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종주국에 계속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식민지배자는 이 매판계층과 유착관계를 맺어 적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손쉽게 식민지를 원격 조정할 수 있게 된다.

민족주의에 기초한 문화적 본질주의 혹은 ‘토착주의(Nativism)’도 탈식민화에 걸림돌이 된다.

서발턴이란 지배계층의 헤게모니에 종속되거나 접근을 부인당한 그룹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노동자, 농민, 여성, 피식민지인 등 주변부적 부류가 속한다. 스피박이 ‘서발턴’이란 용어 사용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노동자, 농민, 여성, 피식민지 등 기존의 용어들은 억압체제에 저항하는 정치성을 지니기 때문에 다양한 종속적 처지를 아우를 수 없기 때문이다. 서발턴 용어 사용의 장점은 단일하고 고정된 의미와 맥락에 한정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즉, 이 용어는 계층, 인종, 젠더를 포함할 수 있을 정도로 포괄적이며 자유롭다는 뜻이다. 그러나 스피박은 불평등 해소라는 정의실천보다는 지배권력을 해체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인다. 바로 이점이 그녀의 한계이다.

일본이 역사교과서의 내용을 계속 왜곡하는 현실에 맞서 우리는 계속 ‘자아성찰’만 해야 하는가.

탈식민주의는 저항담론이며 실천담론이다. 따라서 어렵고 난해한 용어와 이론을 운운하는 것은 지적 유희요 공허한 포즈이다. 탈식민주의 연구를 통해 타자를 이해하는 것, 자신의 삶과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 그리고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탈식민주의 이론이 세상 읽기의 유효한 방식이 되고, 현실 참여의 영역과 맞물려 있어야 의미가 있다. 반성과 토론만 하다가 투쟁이나 실천이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면 진보는 위기에 처한다.

저항은 패권주의, 자본주의, 제국주의에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민족주의에 토대를 둔 저항이 없다면 예속, 불평등, 비인간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지배자의 입장에서도 타자(약자)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윤리학을 정립하는 것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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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도의 모든 역사는 출발점에 신화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최초로 배워야 할 학문은 신화 - P88

또는 신화의 해석이어야 하며, 신화는 이교도 민족의 최초의 역사였다는 것이다[202]. 그리고 이렇게 확립된 방법으로 민족은 물론학문의 출발점도 다시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학문은 다름 아닌민족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이 저작 전체를 통해 논증할 것이지만, 학문의 출발점은 민족의 공적인 필요성이나 유용성에 있었는데, 훗날 여기에 인간 개개인의 예리한 통찰력이 적용되어 완성되기에 이른 것이다[498]. 세계사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어야 하는데, 모든 학자들은 그러한 출발점이 [지금까지의 세계사에서] 결여되어 있었다고 말한다[399].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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