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읽었던 <조선을 떠나며>, 얼마 전 읽은 <다시 조선으로>를 더 들여다보고 싶어 주말 동안 그 과정을 짧게나마 진행했다. 더 깊이 읽고자 하면 미주에 있는 참고 사항을 확인해보며 정리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러기엔 시간상 제약이 크니 최소한 꼭 보아야 할 기사나 영상 위주로 체크를 해둔 상태였다. <다시 조선으로>를 한 번 더 읽었다. 초독 때도 간단하게 내용을 적으면서 읽기는 했는데 재독 때도 열심히 적어가면서 읽었다(역시나 놓쳤던 내용이 이다지도 많은지). 읽으면서 두 권의 책은 따로 읽어도 좋지만 함께 읽으면 시너지가 더 상승되고 보충이 된다고 생각했다. 


먼저 나는 다큐 <조선총독부 최후의 25일>을 보았다. KBS 광복절 특별기획 <조선총독부 최후의 25일>(2013), 일본 종전기념일 특별기획 NHK <망각된 귀환자> 2부작(2013)에 저자의 <조선을 떠나며> 내용을 참고로 제작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해서다. 다만 NHK 방송은 내가 일본어가 전혀 안되기 때문에 자료 검색 자체를 할 수가 없어 보기를 내려놓았고 KBS 다큐멘터리만 시청했다. KBS 다큐멘터리의 시선은 명확히 보였다. 주로 해방 직후 25일 간 조선총독부의 태도 변화에 주목하며 그들의 범죄를 추적하는데 집중했다. 조선총독부는 8월 20일이 되자 조선 반도의 책임 통제를 재천명했고 일본 주류 사회의 분위기도 바뀌게 되었다. 이는 소련군의 남하를 걱정했던 그들의 지연이 늦어진 것이 결정타였다. 조선총독부는 이제 미군을 어떻게 맞이할지 고민해야 했고 이를 위해 당시 미 24사단 하지 중장에게 비밀 서신을 80여통 보내 조선의 사정을 알렸다. 다만 그들은 사정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전달하고 새로 꾸려진 건준 등 조선의 정치 세력을 깎아내리거나 불온한 세력으로 간주하게 만들었다. 나아가 조선인들의 폭동 제지를 위해 치안 유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강변했다. 9월 8일 미 24단이 들어왔을 때 하지는 조선(인)에 대한 편견이 있는 채 도착했을 것이지만 결정적으로 조선총독부의 앞선 서신 로비는 미군 도착 시 일본 경찰이 조선인을 향해 발포하는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게 만들었다고 보여진다. 게다가 조선총독부는 조선은행권 화폐를 불과 2주 만에 140억 발행하면서 남한 경제를 교란시켰다. 이 돈의 절반은 예금 인출로 사용되었지만 나머지 반은 조선총독부 관리, 귀환하는 조선군, 기업인의 퇴각 자금으로 쓰여졌다. 다만 남한의 혼란한 상황을 제대로 이용한 이들은 친일파를 비롯한 투기꾼들이었다. 이들의 내용은 다큐멘터리에 포커싱이 맞춰져 있지 않다. 말미에 김계조 댄스홀 사건이 언급되는 정도인데 분량을 보면 소략하다. 이 때문에 비리와 범죄의 온상은 조선총독부이고 이를 비호해준 것은 미군정이라는 단순한 시선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았다. 

NHK 방송의 내용은 조선총독부 관련 내용보다는 소련군이 남하하면서 북한에 있던 일본인이 처한 현실에 대한 고발에 집중했다고 한다. 

해방 후 남북한의 귀환 과정은 다르게 전개되었다. 남한의 일본인 귀환은 미군정에 의해 1946년 2~3월이 되면 대부분 다 이루어졌으나 북한에 있던 일본인은 소련군의 진주로 사실상 귀환이 늦어져 1946년 3월 이후에나 귀환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참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같은 책의 내용이 포커싱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다른 시선으로 다른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도 일방적인 수용이나 비난보다는 비판적인 자세가 요구되듯 시청각 자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책 <다시 조선으로>에서는 일본인의 귀환이 늦어지고 조선인의 수용이 늦어지면서 이루어진 양민족 간의 불편한 동거 전개 내용을 잘 다루고 있다. 남한에 거주하던 일본인은 거류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세화회 조직을 만들고 미군정 정책에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여기에 도움을 주었던 친일파나 투기꾼들은 국공유, 사유 부동산, 기업체를 불법 매수하고 구호품을 횡령하였으며 생필품 등을 사재기하고 밀수하며 자기 배를 불렸다. 일본인들이 재산을 돌려 감시를 피해 밀항하는 동안 미군정은 일본인들의 사유재산을 허용해주면서 투기를 사실상 방조하고 묵인, 비호했다. 


두 번째로 다큐멘터리 <사할린, 광복은 오지 않았다>(2019)를 보았다. 

얼마 전 읽었던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에 사할린의 한인을 다루는 챕터가 다큐 시청에 도움이 되었다. 사할린의 남쪽 지역은 러일전쟁의 결과로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사할린에 자발적 또는 강제 징용으로 간 한인 노동자들이 1941~42년에는 개인적으로 도주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1943년 이후가 되면 집단 도주가 많았다고 한다. 그만큼 노동 환경이 악화되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러시아 공식 기록 문서에 의하면 종전까지 인구 만명 정도였던 조선인의 수가 그 후 5천명으로 감소한다. 이는 피난, 귀환의 이유도 있지만 일본인에 의한 학살이 원인이라고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다. 다큐멘터리에는 특히 ‘카미시스카 학살’, ‘미즈호 학살’에 대한 참상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증언자들의 증언과 참상에 대한 사진은 보는 것만으로 너무 잔혹하고 끔찍했다. 일본군은 조선인을 항상 특별 관리(특수부대가 있었다고)하며 경계와 감시를 늦추지 않았다고 한다. 소련이 전쟁에 참전하자 일본(군)은 다급해진 나머지 피난 명령을 내린 뒤 군 시설 등을 모두 파괴했다. 문제는 조선인들을 소련군의 스파이 취급하여 유치장에 가두고 몰살시켰다는 데 있다. 미즈호 마을은 27명으로 집계되었다가 나중에 피해 규명이 되면서 35명으로 늘어났다(이들은 심지어 민간인들이었다). 카미시스카에서도 18명의 학살이 벌어졌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청구협정 당시에도 사할린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국 정부는 초반에는 반공 이데올로기에 의한 경계로 이들을 다루지 않고 그 이후에는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1992년 사할린 영주 귀국의 길이 열렸을 때 증언과 사료를 모았어야 하는 것 아니었나 생각했다. 심지어 이때 영주 귀국 자격 조건은 1945년 이전 건너간 사람들로 제한되었다고 하는데 이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다큐 마지막에 조국과 한국인들은 사할린 한인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아쉬워하는 인터뷰이의 말이 마음에 남았다. 이래서 이 역사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세 번째로 한겨레 기사 <‘우키시마호 사건’ 특별한 남북일 시민연대>를 읽었다.

우키시마호 사건 현장과 기록은 일본에 있고 생환자와 유족은 한국에 있는 사건인데 시민단체가 이에 접근하여 많은 일을 했다고 한다. 우키시마호 사건 발생 원인에 대해서 미군이 설치한 지뢰에 의한 폭침 때문이다라는 설과 다른 한편에서는 일본에 의한 공격 때문이라는 설이 존재한다. 사건 발생 후 재일조선인연맹이 일본 정부에 진상 조사를 요구했으나 일본 정부는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어서 연합국 총사령부에 조사 요청을 했으나 미군정도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1950년 선체 인양을 하면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신원 확인된 유골 일부를 봉환할 수 있게 한 것은 모두 재일조선인 연맹 단체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 덕분이었다.

우키시마호의 출항지인 아오모리 지역 시민 단체, 침몰지인 교토의 시민그룹인 ‘우키시마호 순난자 추도 실행위원회’, 사건 소송을 주도한 ‘일본국에 조선과 조선인에 대한 공식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재판을 추진하는 모임’은 소송을 하고 사건에 관한 사료들을 발굴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을 진행했다. 한일(+미국) 정부가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는 동안 발벗고 나서준 사람들 덕분에 그나마도 이런 자료들이 쌓일 수가 있었다. 정부는 앞으로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여전히 관심조차 없을지 답답하다.


재일조선인의 북송 과정을 다룬 KBS 파노라마 다큐멘터리(2013)를 보고 싶었는데 자료를 아무리 검색해도 영상을 찾지 못해 다큐를 언급한 기사를 보고 짧게만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재일조선인을 관리하며 차별하고 특별 대상으로 삼았던 시기였다. 이때 북한은 현대식 고층 아파트를 제공하고 무상 의료 서비스를 보장한다며 달콤한 유혹을 했다. 이에 조총련 중심으로 북한 귀국을 촉구하는 운동이 벌어지면서 많은 재일동포들이 북한에 들어갔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이들은 다시 가난과 차별에 직면해야 했다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왔다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한번 들어간 그곳에서 다시 빠져나올 길은 만무했다는 데 있다. 이후에도 조총련은 북한의 실제 현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재일동포를 계속 북한으로 보내는 일을 계속 했다. 다큐멘터리에는 10만명에 이르는 사람을 공개적으로 유괴했다(?)고 다소 자극적인 언급을 했는데 너무 궁금하지만 확인할 길이 없다. 아쉽지만 관련 자료를 더 찾아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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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가 내리고 어제, 오늘은 정말이지 쾌청한 봄날씨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날씨에 사무실에만 있기 아까워 잠깐 Refresh한다는 핑계로 나와서 기지개를 켜고 연녹색의 나무와 다양한 색의 철쭉을 만났다.
그것만으로 힐링이 되고 기분이 좋아졌다.

2.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퇴근 후 PT 수업이 있었다.
선생님께서 이제는 자신이 말하는 것을 알아듣는다며 흡족해하셨다. 처음에는 선생님께서 무슨 말을 해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스스로 답답했다. 몸에 익지 않은 것을 알지만 자꾸만 속도를 내고 싶었던 것도 있다.
어쨌든 그런 고비의 순간들을 넘기니 이제는 자세를 알려주면 용어는 몰라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물론 할 때마다 너무 힘들고 억억 소리를 내며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잘 되면 기분이 좋다.

그럼에도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처음에 운동하러 갔을 때 선생님께서 호흡법을 가장 먼저 알려주셨다. 운동하는데 호흡이 그리 중요한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호흡이 안 되면 운동할 때 다치기 쉽고 운동 효과도 나지 않는 것이다. 선생님께서는 지금도 여전히 내 호흡에 문제가 있다 하셨다.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지 마세요. 자연스럽게 몸에 힘을 빼고 해보세요.”
내 호흡법의 문제점은 결국 몸에 늘 긴장이 있다는 데 있다. 긴장을 풀어야 하는데 그것이 가장 잘 안된다. 몸이 항상 긴장 상태에 있어서 목이며 허리며 근육이 경직되기 쉬운 것이다.
모니터를 오래 보며 일하는데 가끔 바쁠 때는 한 자세로 고정하여 1시간을 넘기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책 읽을 때도 마찬가지^^;
요즘은 그것이 얼마나 목이며 허리며 안 좋은 것인지 알게 되어 의도적으로 자주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무튼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악력이 없었는데 악력도 좀 생겼고 팔뚝살도 흐느적대지 않는다.

3.
중국어 원서를 조금씩 레벨업해서 읽어가고 있다.
최근 한 드라마를 보았는데 보통 드라마 제작 시 원작이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만들지만 이 드라마는 반대였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어 대본이 소설로 나온 경우다.

드라마는 여주가 좋은 일을 하고 우연히 팔찌를 선물 받은 뒤 변신할 수 있는 기능을 소유하게 되면서 온갖 일을 겪는 이야기다.
과연 그녀는 그 팔찌로 좋은 운을 얻게 될까? 마무리가 깔끔했는데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져서 좋았다.

드라마 분량이 32회다. 그동안 원서를 읽어오기는 했지만 아동용이나 청소년용 책을 겨우 읽는 수준이었는데 이런 긴 소설을 어떻게 읽지 싶어 우려스러웠다.
그래도 드라마 원작이 있으니 그걸 믿고 읽기 시작했다.
역시 재밌다. 드라마에서 다 담아내지 못하는 전후 과정을 책에서는 만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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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4-25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철쭉 보고 철쭉이 벌써 피었네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사월에 피는 거 맞군요 예전에 좀 더 늦게 피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벚꽃은 좀 늦게 피었지만, 다른 꽃은 빨리 피는 것도 같네요

숨쉬기만 잘 해도 괜찮다는 말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운동할 때 숨쉬기 중요하군요 여러 달 해서 지금은 많이 좋아지셨군요 앞으로 더 좋아지겠습니다 중국어 원서도 즐겁게 만나세요 드라마도 재미있겠네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5-04-25 08:26   좋아요 1 | URL
작년에는 철쭉이 이보다 훨씬 더 일찍 개화를 시작해서 5월에는 이미 다 졌던 걸로 기억해요. 올해는 그나마 좀 늦어진 것 같고요.

운동을 해보니 자연스런 호흡이 무척 어렵더라구요. 숨쉬는 것이 가장 편안해야 하는데 저는 역행하는 호흡을 하고 있었고 교정하기 시작했는데 이게 또 너무 열심히 하려다보니 자연스럽지가 않고 인위적이 되어서 문제가ㅎㅎㅎ 천천히 나아지겠죠^^

날이 정말 좋습니다. 2주 정도 지나면 여름 초입이 될테니 그전까지 봄을 충분히 즐겨봐야겠어요. 희선님도 행복한 일상 보내시길 바랍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비가 내렸다.
얼마 전 산불로 피해가 막심하기도 했고 계속 건조한 날씨로 비가 좀 내려주었으면 했던 만큼 비가 그리 반가울 수가 없었다.

몇 달만에 도서관에 갔다. 작년 9월이었나 희망도서 예산이 소진되고 나서 올해 2월이 될 때까지도 희망도서 신청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간만에 팟캐스트를 듣다가 관련 책을 읽어보고 싶어져서 도서관에 있나 검색해보니 마침 있더라.

옆지기가 지방 갈 일이 생겨 가는 길에 도서관에 데려다주었다.
간 김에 읽고 있는 책과 관련한 책들이 있나 둘러보았다.
지금 읽고 있는 <냉전>을 쓴 저자의 다른 책이 있었고 동아시아 근현대통사 책도 있길래 관심이 가서 찜해놓았다.
다음에 갈 일이 있을 때 하나 둘씩 빌려보려 한다.
예전에는 몇 권씩 한꺼번에 빌리기도 했으나 이제는 여러 권 빌려봐야 못 읽고 반납하는 책이 생기는 것을 알기에 욕심을 안 부린다^^;

어느덧 봄이다.
일교차가 크기는 하지만 제법 꽃들을 즐길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

어제는 비가 그치고 해가 난 뒤 미세먼지도 없는 쾌청한 날이었다.
그래서 볕을 쬐며 동네 근처를 산책했다.
돌아오는 길에 필라테스 체육관에 들러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하체 기구 운동을 한 뒤 플랭크 몇 번 하고 돌아왔다.
살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 이제 조금은 익숙해지게 된 것 같다.
아직 산책만큼 재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운동하는 법을 알게 되었으니 나중에는 혼자라도 운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다.
물론 혼자 하려면 의지는 더 강해야겠지만!ㅎㅎ

지난 주에는 개나리, 매화, 왕벚꽃 등 올라온 꽃들을 찍기 위해 점심 시간을 피해 회사 근처를 쏘다녔다.
어제는 동네 근처에도 벚꽃이 제법 올라온 것을 보았다.
오늘 확인해보니 회사 근처에는 수, 목요일쯤 벚꽃이 만개하지 않을까 싶다.
바야흐로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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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4-0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 지나고 출근해보니 양재천에도 벚꽃이 다들 피었더라고요. 어서 빨리 벚꽃 길을 걷고 싶어 좀이 쑤십니다. 점심 시간에 좀 산책해야겠어요. 봄을 충분히 만끽합시다!

거리의화가 2025-04-09 08:53   좋아요 0 | URL
판교도 이제 벚꽃이 거의 만개했답니다. 이번주가 피크인 듯 해요! 주말에 또 비가 온다니 이후에는 꽃이 많이 떨어지겠죠ㅠㅠ 어제, 그제는 산책하는 사람이 정말 많더라구요. 오늘도 그럴 것 같습니다.
역시 봄이 최고에요!!!

희선 2025-04-11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들이 이번주엔 많이 피었겠습니다 며칠 전에 꽃이 조금 피었는데, 하루 지나니까 활짝 피었더군요 그때 조금 추웠는데, 꽃은 별로 안 추웠나 봅니다 저만 바람이 차갑다 느끼는 걸지도...


희선

거리의화가 2025-04-12 17:44   좋아요 0 | URL
저도 추위를 많이 타서 여전히 밤에는 전기장판 이용하고 있고 출퇴근에는 썰렁해서 코트를 입고 있답니다^^;
벚꽃이 이번주 중반에 절정이었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금요일쯤 되니 후두두 떨어지고 있더라구요. 그래도 여전히 남아 있는 벚꽃도 있기는 한데 오늘, 내일 지나면 비바람에 대부분 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봄꽃은 정말이지 한순간에 사라지고 마네요.
이제 철쭉이 올라올테고 더 있으면 장미가 올라올테죠^^
 

3월에 읽은 책들을 간단하게 정리한다. 



1. 젠더와 역사의 정치


여성주의 책으로 재독한 책이다. 1년 만에 다시 읽어서 그나마 조금 더 눈에 들어올 수 있었다. 이 책은 차티스트 운동에 대한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룬다. 그리고 영국, 프랑스를 배경으로 노동자 계급의 여성의 역사 사회상을 정리하여 보여줌으로써 가정, 직업 세계에서의 여성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확인시켜준다. 도시 중심에 혼자 사는 젊은 여성이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 생겨난 제조업에 뛰어든 여성이 있었다. 여성들은 적은 급료를 받다가 도시 빈민층으로 유입되기도 하고 성매매 산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미국의 여성 역사가들을 다루면서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도 한다. 마지막에 차이와 평등 간 긴장을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밝히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이 같은 정치적 맥락 속에 있는 한, 페미니스트 학자들은 "차이"나 "여성의 문화"에 대한 주장들이 원래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될 수 있는실제적 위험성을 인식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이런 주장들이나 그것이 열어 준 지적 지형을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정식화를 할 때, 그것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분명히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밀크맨이 조심스럽게 정식화한 내용은 평등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가장 안전한 방향임을 함축하지만, 그녀는 또한 차이를 전적으로 거부하고싶어 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만, 그것이 어느 쪽인지가 문제다. 밀크맨의 양가적 태도는 법이론가인 마사미노우가 다른 맥락에서 "차이의 딜레마"라고 부른 것의 일례다. 종속 집단에 관해 이야기할 때 차이를 무시한다면 "잘못된 중립성을 방치하게" 되며, 차이에 집중하면 비정상이라는 낙인을 강조하게 될 수 있다고 미노우는 지적한다. "차이에 집중하는 것이나 무시하는 것 모두 차이를 재창조할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차이의 딜레마다." - P292


2.24시간 시대의 탄생


1980년대를 다루며 이 시대를 이끈 동력이 무엇이었는지 밝히는 책이다. 보통 이 시기를 다루는 책들이 3s정책과 경제 발전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근대를 이끈 개념인 시간에 기반한 주장을 펼친다. (정치적인 이유기는 했으나) 야간통행금지 해제가 되어 24시간을 온전히 쓸 수 있게 됨으로써 국민 생활의 패턴은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다. 국제표준시와 국가 기념일 등이 제정되고 운용되었고 국가적 시간은 국민을 통합하고 사회를 통제하는 데 이용되었다. 다만 국민의 일상적 시간은 국가적 시간과 충돌하며 갈등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서머 타임제, 명절의 공휴일 제정을 둘러싼 일들이다.


대한제국기와 일제강점기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의 시기를 거치면서 두가지 사회적 시간체제가 한 사회에 오랫동안 공존한 것은 국가의 시간체제와 국민의 일상적 시간체제 간에 계속 경합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국가의 시간과 국민의 시간 간에, 그리고 글로벌 시간체제와 로컬리티의 시간체제 간에 괴리가 존재해 국가와 국민 간에 생활주기와 리듬이 일치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1980년대에 들어서 명절에 대한 인식과 실천에서 국민의 의견이 수렴되면서 그것은 점차 민족적 색채를 띠게 된다. 그 과정에서 4대 명절 중 단오를 제외하고 설, 한식, 추석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라는 대통령령에 의해 민족적 명절과 법정공휴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게 되었다.



3.오염된 정의


이 책은 친구 분 서재에서 보고 밀리의 서재에 있다길래 찜해두고 얼마 안 읽다 바로 읽었다. 고백하자면 이 책의 제목이 오염된 정의인데 자꾸만 오염된 정치로 봐서 한동안 제목을 머릿 속에 정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는 것. 그동안 혼탁한 정치에 너무 시달려서 정치에 더는 희망이 없다고 은연 중에 생각하고 있었던 탓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계속 늦어지는 탄핵 선고일로 답답해하던 시기 이 책을 읽으면서 약간 사이다 같은 기분을 느꼈다. 밑줄이 너무 많아서 고르기에도 민망할 지경.


진실은 타락하고 정의는 오염되었다. 제도는 불신받고 권위는 조롱당한다. 사실을 보도하고 권력을 감시해야 할 언론 또한 아수라다. 무슨 공익적 가치가 있는지 모를 기사들이 넘쳐난다. 언론의 문제들, 1인 미디어라는 더 큰 문제가 덮는다. 탈진실을 선동하고 이용하는 이들이 있다. 궤변이 살아남고 선동이 승리하기 쉬운 시대다. 현재를 비관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상식과 원칙의 힘을 믿는다. 이기심과 술수가 늘 이기는 것 같아도 진실과 명예가 회복되는 순간이 있다. 상식적인 다수가 힘을 실을 때다. 생각해 보면 내가 글을 쓸 때 염두에 두었던 대상은 언제나 상식과 원칙을 믿는 그들이었다.


저자는 한국일보 기자로 대한민국의 진실을 훼손하고 ’정의’를 망치는 정치, 언론, 검찰을 비롯한 사법 등 사회 내부의 문제를 들여다본다. 그동안 취재를 해오면서 겪은 일들을 풀어내주기도 하고 정치인들에 대한 평가를 책에 실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온갖 일을 겪으면서도 저자는 정치에서 긍정성을 찾아내고 희망을 보고 싶어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구절처럼 원칙에 따른 정의를 쫓는 이들이 세상을 더 나아지게 할 것이라는 믿음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리더라면 비판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야당의 반대, 언론의 아픈 질문도 국민의 뜻임을 인정해야 한다. 비판을 들을 용기 없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는 없다. 


2일 전 파면된 윤석열의 가장 큰 문제의 본질은 바로 위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4.유토피아


저자가 이 책을 쓸 무렵 영국은 부익부빈익빈으로 한쪽에서는 굶어죽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호위호식하는 사람들이 있을 무렵이었다. 먹을 것이 없어 도둑질하다가 잡혀 교수형에 처해지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비단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도 바뀌지 않는 현실인 것은 마찬가지다. 사유재산의 소유를 바탕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불평등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발생 수순이라고 보인다. 그래서 저자가 생각한 것이 이런 이상향인 유토피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러나 유토피아 내에서도 법과 체계라는 것이 존재한다. 규칙이 존재하지 않으면 어떤 사회든 구성원들이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없으니 말이다. 오히려 이번에 읽으면서 눈에 들어온 것은 인간 행복이 즐거움(정신적/육체적 쾌락)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건강은 육체적 쾌락이고 정신적 쾌락은 올바른 행동과 깨끗한 양심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짐작하겠지만 유토피아인들은 정신적 쾌락에 더 우위를 둔다고 한다. 


저는 사유재산이 완전히 폐지되기 전에는, 공정한 재화의 분배나 만족스러운 인간 생활 조직이 결코 달성될 수 없다고 절대적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사유재산이 존재하는 한 대다수의, 아니 절대 다수의 인류가 불가피하게 빈곤과 고난과 근심이라는 무거운 짐 아래에서 계속 고통을 겪을 것입니다. 저는 그 짐을 줄일 수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어깨에서 결코 그 짐을 내려놓지는 못할 것입니다.


5.자본을 읽자


세계철학을 공부하면서 마르크스 저작을 한 권씩 읽어보자 생각했다. <자본>을 읽기 전후 참고할 만한 알튀세르의 이 책이 마침 북펀딩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여 바로 신청했었다. 사실 읽기 시작한 것은 2월부터인데 어려워서 읽다 쉬다 읽다 쉬다 하다가 3월을 넘길 수는 없다 생각하여 마음 먹어서 겨우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자본이 대상과 맺고 있는 관계, 그 대상의 차이의 담론에 관한 질문을 다루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자본의 담론이 고전파 경제학파 담론과 어떻게 구별되고 청년 마르크스 철학적(이데올로기적) 담론과 어떤 차별성을 갖는지 알려준다. 후반부에 <자본>에 관한 이론과 수식을 다루고 초중반부에는 인식론과 역사철학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데 역시나 초중반부가 나는 훨씬 더 관심이 높았던 것 같다.


마르크스는 읽기에 관한 방법으로 이중의 독서 방식을 제안한다. 첫번째 독서는 자신의 담론에 입각하여 선구자들의 담론을 읽는 것이다. 두번째 독서(두개의 텍스트가 존재한다는 가정)는 두번째 텍스트를 첫번째 텍스트의 문제와 연결지어 읽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르크스 저작인 <자본> 읽기를 접목해보자면 <자본>에 대한 다른 독서,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다른 저작의 독서를 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 다른 독서에도 이 방법을 쓸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든다. 


6.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거의 15여년만에 읽게 되었나보다. 예전에는 별 생각 없이 읽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읽으니 새롭게 보이는 내용들이 많았다. 변함 없이 들어오는 중요한 메시지는 자기 극복에의 의지이다. 이번에 읽으니 겉치레와 허례허식에 대한 비판이 눈에 들어왔고 국가 등 제도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인상 깊었다. 20세기 들어와 많은 국경들이 생기고 국가가 생겼으나 보호되어야 할 인권은 중요시되지 않고 민족, 인종과 결합하여 오히려 국민을 탄압하는 사례가 많았다(이는 현재도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저자의 차별적인 시선(인종, 민족, 성별 등)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삶 자체가 내게 비밀을 말해 주었다. “보라, 나는 언제나 자기 자신을 극복해야 하는 그 무엇이다.”


국가란 위선적인 개다.


인간은 인간 사이에 살면서 인간을 잊어버린다. 모든 인간에게는 너무나 많은 겉치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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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5-04-07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월에 읽으신 책들이 하나같이 어려워 보입니다 역시! 뭔가 요즘 시대의 분위기에 딱 맞는 책들이네요~!

거리의화가 2025-04-07 09:23   좋아요 1 | URL
역시 읽게 되는 책들이 현재의 제 마음과 일상 생활과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새파랑 님 활기찬 한주 보내세요!
 

요사이 시절이 하수상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게 된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결론이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어서인지 내가 지금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가 자꾸 되묻게 된다. 지금이 군부독재 시절도 아닌데 우리는 왜 이런 걱정을 해야 하는 걸까.
오늘 아침 팟캐스트를 듣다가 ”우리가 ‘민주주의 대 반민주주의’의 시절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을 들으며 공감했다. 당연한 일을 당연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헌법 질서를 망가뜨리는 세력을 보면서 한숨만 늘고 있다.

어제는 산책을 나갔다가 또 눈을 만났다. 4월을 코앞에 둔 시점에 눈발이라니…
개인적으로 봄의 전령은 개나리라고 생각하는 만큼 봄이 되면 개나리가 피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올해는 개나리가 만개하고도 남았어야 할 시기인데 이제 좀 올라오는 모양이다. 그런데 작년에도 그랬듯 올해도 개나리가 예쁘지가 않다.
물기가 있어야 생생할텐데 축 쳐져있는데다가 힘이 없다. 내 마음도 축 쳐져서인가 개나리도 영 시원치가 않은 느낌이다.
그래도 개나리를 보니 안 찍을 수는 없어서 몇 개 나온 잎을 가까이 다가가 찍었다.
노란색을 보고 있으니 그나마 잠깐 마음이 반짝하는 듯 했다.
산책을 다 하고 돌아오는데 해가 뜨며 날이 쾌청해졌다. 나라 사정도 제발 이렇게 쾌청해지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주말에는 <‘자본’을 읽자>를 완독했다. 과연 완독한 것인가 억지로 한 것인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렇게 플래그는 많이 붙었는데… 참 여러 모로 정리하기란 어려운 책이다.
<마르크스를 위하여>를 읽을 때도 힘이 들었는데 이 책은 두께마저 두꺼우니 괜히 욕심을 부렸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
이런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역시 한 번에 얻으려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다.
분명 어떤 구절들에는 무릎을 치며 ‘그래 맞아!’ 하지만 ‘그래서 얘기하려고 하는 바가 뭐지?’ 하며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어쨌든 그래도 읽어냈다. 음…

벌써 일주일도 넘은 일이 되어버렸는데 감기에 심하게 걸려 골골대다가 나을 때쯤 되었을 때였나?
동네 근처에 자우림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니 이게 왠 횅재야?’ 하며 무려 오후 반차를 쓰고 달려갔더랬다.
오후에 공연장 근처에서 혼밥을 하고 커피까지 야무지게 마신 뒤 길을 나섰다.
공연장에 도착해보니 익숙한 노래가!!! 자우림이 리허설 중이었다.
와… 계를 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리허설마저도 고퀄이라니~ 구경하는 사람들을 보며 김윤아는 인사까지 해주었다.
특히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듣는데 눈물이 날 뻔했다. 마침 하늘은 미친 듯이 반짝이고 있었기에 그랬던가.

무료공연인만큼 공연 시작 무렵에는 사람들이 무척 많아졌다(온동네 사람들이 다 몰려온듯). 자우림 뿐 아니라 공연진에는 여행스케치, 안치환, 이무진도 있었다.
여행스케치는 어릴 적 수학여행 때 공연진으로 와서 ’별이 진다네‘라는 곡을 불렀던 적이 있다. 그때는 조금이나마 별을 볼 수 있었던 시절이었던 만큼 밤하늘을 보며 듣는 그 곡이 참 좋았더랬다. 이번에 그 곡을 불러주어 자연스레 과거 추억이 떠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요즘은 ’자유‘라는 말이 이상하게 왜곡되어버린 것 같은데 안치환 하면 ’자유‘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힘이 없는 자들을 위한 변론 같은 느낌이 든다. 이번에도 ’자유!‘를 토해내는 부르짖음이 인상적이었다.
이무진은 10, 20대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신호등‘은 나도 좋아하는 곡이라 열심히 따라불렀다는.
자우림은 마지막에 나와 5곡을 불렀다. 대중성 있는 곡들로만 불러서 팬으로는 아쉽기도 했지만 이렇게 가까운 자리에서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열심히 노래를 따라 부르며 나중에는 춤도 추고 즐겼다. 하하하쏭 나올 무렵에는 관객석도 열광했다.
마지막 곡은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곡이 나올 때 시작부터 울먹이는 반응들이 많았다. 드라마에 삽입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은 곡이라 그런지 10, 20대들도 많이 알고 있더라.
기다리는데 힘들기는 했지만 반차를 내고 간 것이 정말 후회되지 않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은 이문세 공연을 다녀왔다. 옆지기가 이문세 팬인데 아직 한 번도 그의 공연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의 사촌 동생이 공연단의 스탭이어서 티켓을 얻을 수 있다고 하여 다녀오게 되었다.
비록 내가 이문세 팬은 아니지만 워낙 다양한 노래들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만큼 공연 곡들 대부분이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였다.
발라드면 발라드, 댄스면 댄스 열심히 준비하셨더라. 공연을 오래 하는 가수일수록 그 실력이 입증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관객이 꾸준히 찾는다는 이야기니까.
옆지기가 공연을 보면서 정말 행복해했다. 그걸 보는 내 마음도 덩달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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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4-01 0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으려고 하는 책 한번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셔서 기분은 좋을 듯합니다 저는 그런 거 한번만 보고 말 때가 많아요 거리의화가 님은 언젠가 다시 보시겠네요 다은 책에서 저기 나온 걸 조금이라도 만날 일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우림과 여러 사람이 공연을 했군요 거기에 가셔서 그것도 좋았겠습니다 무료 공연이었다니, 정말 횡재한 것 같겠습니다 무료가 아니어도 거리의화가 님은 가셨을 것 같네요 옆지기 님하고도 함께 공연을 보러 가셨군요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좋았겠네요

삼월이 가고 사월이 왔네요 사월엔 좀 좋은 소식이 들리면 좋겠군요 거리의화가 님 사월 건강 잘 챙기면서 지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5-04-01 08:30   좋아요 0 | URL
저도 이제 중도에 포기하는 책들이 생겼어요. 도무지 안되는 책들도 있긴 하더군요^^; 문학이 좀 그런 것이 많습니다ㅠㅠ
자우림 보려고 갔다가 다양한 가수들도 덤으로 만나 귀가 호강했지만 저희 동네에 이렇게나 아이들이 많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초등학생 뿐 아니라 중고등학생들이 많아서 신기한 경험! 아이들 텐션이 높아서 기가 빨리기는 했으나 그래도 에너지가 넘쳐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한편으론 들었답니다. 옆지기와 간 이문세 공연도 참 좋았죠. 무엇보다 이 사람이 좋아해서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더랍니다.
4월에는 제발 탄핵이 되기를... 될 수 있겠죠? 되야 하는데ㅠㅠ

책읽는나무 2025-04-01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물 다섯 스물 하나 드라마를 봤었는데 갑자기 펜싱하던 김태리가 떠오르네요.ㅋㅋ
딸이 감독이 이 노래를 듣고 만든 드라마라던데 이 노래 아냐고 물어서 들었더니 자우림의 스물 다섯, 스물 하나더라구요.^^
노래를 좋아하니까 갑자기 그 드라마에 푹 빠져 봤었어요.ㅋㅋㅋ
구경온 친구들이 울먹일만 했을 거에요.
저도 이 노래 들음 좀 그리되더라구요. 드라마 보기 전엔 울먹일 정도는 아녔거든요. 그냥 아련하다. 그랬었는데..쩝..드라마의 힘이 큽니다.^^
전 고잉 홈 그 노래만 들음 눈물이 흘러요.ㅜ.ㅜ
아…이문세! 저 몇 년 전에 공연 본 적 있었는데…기억이 떠오르네요. 좋았어요. 저도 그 순간 좀 행복하단 생각도 했었어요. 다녀오고서도 며칠 행복했었어요. 남편분의 마음 공감합니다.
노래라는 게 가수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 노래가 좋은 건지, 노래가 좋아 그 가수가 좋은 건지, 아니면 추억이 깃들어서인지…참 특별하게 다가오는 곡들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거리의화가 2025-04-01 13:17   좋아요 1 | URL
근데 저는 정작 그 드라마를 보지를 못했어요. 김태리 배우도 좋아하는데 요새 영 한국 드라마는 보지를 않아서리^^;;; 드라마 삽입곡 또는 OST의 힘이 그런 것 같아요. 노래를 들으면 장면이 생각나고 장면을 보면 노래가 자동으로 재생되는? 그러면서 더 감정 이입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겠죠.
고잉 홈 저도 좋아하는 곡이에요. 들으면 세월호 아이들도 생각나서 한동안 먹먹했던 기억이 납니다ㅜㅜ
이문세 공연 다녀오신 적이 있으셨군요? 나무 님 말씀처럼 아마 노래만이 아니라 가수의 노래를 들을 때의 추억이 큰 몫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세월이 지나도 그 때의 기억과 감동이 남아있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