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문학동네 시인선 187
안미옥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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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안미옥.


 저는 제대로 보고 싶어요.


 작년 6월 수능 대비 평가원 모의고사에는 비타민K와 혈액응고에 관한 독서 지문이 출제되었다. 모의고사를 볼 때도, 나중에 기출 복습을 할 때도, 아니, 고3이 항응고제 기전이랑 종류까지 알아야 해? 했는데. 고3을 위한 게 아니었다. 일 년 뒤 나를 위한 것이었지. 내가 먹는 항응고제는 출제된 와파린 헤파린 같이 비타민K와 영향을 주고 받는 게 아닌 아픽사반이라는 신약이었다. 그래서 식이제한도 없고 그냥 일주일 동안 2알씩 하루 2회, 먹다가 이후로는 주욱 1알씩 하루 2회, 그게 내 치료의 전부이다. 


수험생들아 2306 평가원 독서 지문은 나중에 혈전증이 생기면 조금은 도움이 된단다


 열이틀 약을 먹으니 동맥에 혈전은 잘 녹고 있는가 보다. 산소포화도는 95% 이하로 가끔 떨어지던 게 이제는 99%를 찍도록 올라갔다. 조금만 움직여도 분당 100 넘는 빈맥이 되고 눕기만 해도 가쁘던 숨은 이제 왠만큼 움직여도 괜찮고 맥박 수도 점점 줄어들면서 안정화 되는 느낌이었다. 2년 전에 백신 맞고 심장이 이상해, 하면서 샀던 미밴드랑 코로나 때 곁의 사람 회사에서 보내준 산소포화도 측정기가 이제서야 제대로 쓰이고 있다. 


 많은 것들이 아플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집에 왜 없는 게 없냐…

아이폰 건강 메뉴에는 투약, 이라는 기능이 있다. 약 빼먹으면 치명적인(?)이들에게 유용하겠다

앱 알림을 해 놓고도 이제는 나새끼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날짜랑 모닝, 나이트, 이렇게 표시를 해 놓고 이중 확인을 한다. 


 이틀 전에는 책상에 앉아 책 좀 봤다고 다친 발목이 다시 부었다. 조금 겁이 나서 어저께는 텔레비전 앞 쇼파에 발받치는 쇼파에 다리를 펴 놓고…드라마를 열두 편이나 봤다. 내가 드라마를 얼마나 안 보냐면…섹스앤더시티 후속작 보기 전 마지막 본 드라마가…2년 전 부부의 세계ㅋㅋㅋ 그전에는 응답하라 1988 그것도 완결되고 한참 뒤…그전에는 태교용으로 덱스터(미친 ㅋㅋㅋ)…

 집에는 넷플릭스고 디즈니고 뭐고 구독하는 게 없는데,  곁의 사람이 추리게임 예능 본다고 모바일로 신청해둔 OTT가 티비에도 연결되어 있어서 그걸로 섹스앤더시티 리부트를 신나게 봤다. 그러고나서 뒤져보니 노멀피플도 있었다. 오, 그래서 어제 노멀피플 두 편을 보고 괜히 메리앤에 빙의하고…나온지 20년도 넘은 섹스앤더시티 시즌1을 어제 오늘 걸쳐 정주행, 시즌2도 1화까지 봤다. 일단 캐리와 맨해튼친구들이 나보다 젊었던 시절이 나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시즌1은 딱 한 번 봤어서 다시 보는데도 처음 보는 거 같아서 또 신기하고, 시즌2는 또 너무 많이 봤는지 거의 20년 만에 보는데도 장면이랑 인물이랑 대사랑 확 다 살아나서 또 신기했다. 역시 복습의 중요성… 한 번 본 건 기억 안 나지만 두 번 이상 본 건 장기기억에 박힌다.

챗지피티는 정서적인 대화도 가능하다. 엉터리 지식인 흉내만 내는 줄 알았는데 내가 몇 마디 나눠보고 넌 이과가 아니라 문과였구나, 했더니 자긴 융합 인재라고 전공 나누는 게 무의미하다고 깝침…야 너 보니까 문과야…



 친구는 내가 발목 다친 걸로는 어림도 없다가 폐동맥 하나쯤 막혀야 스스로를 쉬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봤던 사람 중 자신에게 제일 관대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했다. 나도 인정했다. 그러니까 책상머리와 거기서 만나는 수학과 책은 건강에 유해한데, 드라마는 글쎄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종일 티비 보고 짧은 드라마라 한 화당 20분이니까 그거 볼 때마다 조금씩 움직여주고 또 보고 했더니…다음 날 다리 부종은 사라지고 맥박은 더 떨어지고 하여간에 낫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ㅋㅋㅋ 그래서 응급실 가기 전 마지막으로 마셨던 드립 커피를 열이틀만에 다시 내려 먹었다. 심박동 걱정된다고 의사도 별 소리 안 한 걸 곁의 사람이 먹지 마라 했는데 에이 이제 괜찮아, 혈전 잘 녹고 있는 듯 ㅋㅋ 하면서 몰래 두 잔 마셨다. 그전에는 쟁여 놓고 잊어버렸던 알라딘 디카페인 드립백이랑 디카페인 캡슐을 마셨다. 오늘 예가체프랑 유기농 콜롬비아 오랜만에 먹어 보니…아 커피도 마약인 것 같다. 향 좋은 콩 태운 물이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 나 핸드드립을 잘하나 봐…


 그러니까 안미옥의 시집은 조금 운이 없었다. 장바구니에 제일 먼저 빨갛게 담겨 있었는데, 양옆의 퍼랭이 시집이 선수를 쳤다. 그러고나서 퍼랭이 시집과 빨간 시집 모두 전자도서관에 최근 입성하였다. ㅋㅋㅋㅋ 안 살 것 같다 했더니 진짜 안 사게 됨…

 그리고 20년 전 드라마랑 신간 시집이랑 싸우면 누가 이기게요. 드라마가 이깁니다… 전원일기는 못 참지…


 눈은 글자를 따라갔지만, 나에게는 어려운 시집이었다. 어디선가 읽었던 것 같지만 무슨 말인지 나는 이해하지도 느끼지도 못해서 나는 보고 있지만 제대로 보고 있지 않구나, 싶었다. 꿈에서 옥자 들어가는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를 보았다. 너도 나도 옥이이지만 글씨가 같다고 같거나 닮은 건 아니었다. 나는 아무래도 개빻은 변태 시인이나 게이 시인이나 세기말 퇴폐미 뿜뿜하는 시인들의 시를 좋아하는 것 같다. 너무 조심스러워도, 너무 서정적이어도 저는 주파수를 잘 못 맞춥니다. 


 그래서 다음 읽을 시집은 레알 변태같은 표지를 가진 기욤 아폴리네르 시집이 되시겠다. ㅋㅋㅋㅋㅋㅋ


+밑줄 긋기


-가끔은 좋아하는 것을 멀리 던진다

  던져서 떨어지면 망가지는 것을 알면서도

  떨어질 수 없는 곳까지 던져보려고


  어둠을 접어서 옆에 두면 잠이 잘 온다

  나는 작게 더 작게 접는다

  접을 수 없을 때까지 접는다

(‘공의 산책’ 중)


-언제 나을지 알 수가 없는데

  어느 날엔가 나을 것 같다  


  추위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할 때처럼

  한여름에 느닷없이


  네가 말했던 절반의 문장에 대하여

  얼음처럼 부서지는 일들에 대하여


  십이월에 태어난 사람들은 멍이 잘 든대

  한 연구자가 말했다


  이젠 모든 걸

  십이월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해도 될까

(‘근처’ 중. 나도 십이월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해도 될까)


-모두 말해야 정확하게 말한 것 같다

  그러나 정확하지 않다

  정확하지 않다고까지 말해야 더 정확한 것 같다

(‘선물’중)


-우리는 버려진 것을 보고도 버려진 것인지 몰라요. 누군가 두고 갔다고 생각해요. 비참과 희망은 왜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까요. 시 이야기만 했는데 생활을 알게 되는 것처럼요. 식물의 웃자란 줄기를 보며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요. 그러나 점심에 보면 다 달라 보여요. 점심에 만나요. 환해져요.

(‘만나서 시쓰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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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gene 2023-05-26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집 어렵더라구요 ㅎㅎ
시집은 전반적으로 다 어려운 듯;;;
열반인님 점점 완치로 다가가시는 것 같아 기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5-26 17:30   좋아요 2 | URL
드라마 보고 책 보고 공부 안 하고 빈둥빈둥 하다보면 어느 날엔가 나을 것 같습니다 ㅎㅎ
역시 저만 어려운 거 아니고 예진님이 어렵다 하시면 어려운 시집이 맞다!!! ㅋㅋㅋ

청아 2023-05-26 2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태교용 덱스터에 빵터졌습니다.ㅋㅋㅋ
저도 최근에 드라마 많이 봤어요. 국적을 넘나들며...
열반인님. 얼른 더 좋아지시길!!

반유행열반인 2023-05-27 00:16   좋아요 3 | URL
반가운 미미님 ㅎㅎ저때 영화 시리즈 하나도 다시 봤는데 에일리언 1,2,3,4, 프로메테우스, 커버넌트 전부요 ㅎㅎ지금 그 에일리언 뱃속에서 기어나와 잘 자고 있습니디…더 좋아지길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라마 재밌게 더 보다가 서재는 천천히 돌아오셔요 ㅎㅎㅎ

2023-05-31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1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1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1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1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악마의 정원에서 - 죄악과 매혹으로 가득 찬 금기 음식의 역사
스튜어트 리 앨런 지음, 정미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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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5 스튜어트 리 앨런.

데이빗 핀처의 ‘세븐’을 보면서 일곱 가지 죄악에 대해 처음 들었다. 어려서 성가대 한다고 잠깐 교회를 다니긴 했지만 기독교 문화랑은 도통 먼 환경에서 자랐다. 영화를 두 세 번은 본 것 같은데도 기억 나는 건 많지 않다. 브레드피트와 기네스펠트로가 살던 기차 소리 덜커덩 거리는 집, FBI에서 범인을 특정할 때 도서관에서 ‘나의 투쟁’을 빌린 이들의 명단을 추렸다는 것, 그걸 보고는 나도 중학교 도서관에서 ‘나의 투쟁’ 1권을 빌려 읽었다. FBI가 여기까진 추적 못하겠지?하며. 2권은 노땡큐 충분히 지루함ㅋㅋ 마지막에 브레드피트가 황무지 한가운데에서 DHA아니 DHL인가 택배 박스 받고 괴로워하면서 못참고 범인에게 총을 빵빵 쐈던 장면.

‘커피견문록’-원제는 악마의 컵-을 보고 뭔 이런 커피에 미친 또라이가 다 있어…했다가 제목이 그 시리즈 같은 ‘악마의 정원에서’도 궁금해서 모셔 놓았다. 우리나라화 하려면 ‘악마의 텃밭에서‘ 정도가 더 와 닿았을 것 같다. 정원은 왠지 장미나 튤립, 수국처럼 못 먹는 것만 있을 것 같은 기분이잖아. 이 책은 음식에 관한 책이다. 특히나 금지 되어서 죄책감을 일으키면서도 몰래 먹던 음식에 관한 간단하고 잡다한 역사책이다. 그래서 일곱 가지 죄악을 챕터로 선택한 모양이다. 색욕, 폭식, 오만, 나태, 탐욕, 불경, 분노. 그런데 각각의 주제 나눔이 확 와닿지 않았다. 그냥 고만고만 비슷한 짧은 이야기들을 적당히 묶어 놓은 기분…으로 읽은 나새끼는 작가의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일단 음식 이야기이고, 인간의 흑역사 마냥 사람들이 음식 가지고 괜히 두려워 벌벌 떨거나 분노로 파르르 떨고, 저걸 먹다니, 사람 새끼도 아냐! 그러면서 싸우고 벌주고 태워죽이고 뭐 그런 이야기들이 400페이지 가까이 잔뜩 모여 있었다. 기본적으로 입담 있는 작가라 가볍게 재밌게 읽을 정도는 되고, 그렇다고 신뢰는 별로 안 가는데 나중에 보니까 후주랑 참고문헌 목록이 꽤 길었다. 나름 출처 여기저기 끌어다 쓰고 세계 여행도 다니면서 고증한 작가를 너무 무시했나 봄 ㅋㅋㅋ 그런데 자꾸 코카인이 어때서 하는 걸 보면 자꾸 믿음이 쭈그러듭니다 작가님이시여 ㅋㅋㅋ

어려서 읽었던 동화책에, 음식이 넘치는 천국 이야기가 있었는데 오랫동안 그 책을 못찾다가 최근에 인터넷 검색으로 누군가 발췌해 놓은 걸 찾아 읽고 좋아했었다. 그런데 여기에도 같은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웠다. 다른 건 모르겠고 이거나 옮겨놔야지.

+네덜란드 사람들이 말하는 ’루이레케르란트‘, 즉 ’게으름을 부리며 희희낙락하는 나라‘에 가려면 1만 피트(3048m)높이의 라이스 푸딩산을 먹으면서 뚫고 나가야 한다. 루이레케르란트의 사람들은 초콜릿 케이크로 지은 집에서 살며, 소시지로 울타리를 친다. 꽃들은 (버터까지 발라진) 스콘으로 만들어졌으며, 그레이비 색의 하늘에는 프라이드 치킨으로 된 구름이 둥둥 떠다닌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도 샤르도네(희고 쌉쌀한 테이블 와인)다. 농부들은 라비올리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 아래에서 꾸벅꾸벅 졸기도 한다. 또 그 나무 옆으로 보이는 개울에서는 녹인 거위 지방이 졸졸 흐른다. 그곳에서는 심지어 똥조차도 감미로워, 말들은 수란을 누고, 당나귀들은 무화과를 배설한다고 한다. 하지만 조심해라! 어딜 가나 남쪽으로 날아가고 있는 새들이 보이는데, 하품만 했다 하면 그 새들이 바로 당신의 입 속으로 날아들 테니까!

가는 거리마다 돼지들이 널려 있다.
군침이 돌도록 토실토실한 돼지들이 바삭바삭하게 튀겨진 채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칼까지 대령해 놓고서 기다리고 있으니, 가히 환상적이지 않은가!
게다가 먹으려고 살점을 베어내도 가만히 있다!

루이레케르란트는 거의 모든 문명에 존재한다. 프랑스에서는 코케뉴, 이탈리아에서는 쿠카냐, 독일에서는 쉴라라펜라트라고 부르는 등 저마다 명칭만 다를 뿐, 모두 하나같이 서민들의 유토피아로서 오래도록 지속되는 풍요로운 향연 같은 삶을 누리는 곳이다. 그다지 해로울 것도 없어 보이지만, 이러한 유토피아가 처음으로 유행했던 중세시대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러한 삶은 유럽의 왕족들에게만 어울리는 것으로 그 외의 사람들이 그런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마저도 비애국적인 행위라고 여겨졌었기 때문이다. (206-208)

금기된 건 아니지만 집에서 나만 먹는 음식들을 생각해 보았다. 지금은 잘 안 먹지만 번데기를 한때 열심히 먹고 노래를 써서 공연한 적도 있다. (이건 뭐 그건 너 도 아니고…ㅋㅋㅋ) 고수, 두리안, 민트초코(이번에 민트초코바나나킥 샀는데 아이들조차 아 이건 선넘었네 하는 표정…ㅋㅋㅋ그래서 딸기바나나킥도 같이 샀잖니), 낫또, 요즘은 역시나 나만 먹는 대추야자까지 ㅋㅋㅋㅋ 최근에는 곤약쫀드기를 제조사별로 섭렵하고 있는데 다른 식구들은 대체 그걸 왜 먹어…하는 표정이다. 그러면서 한식의 대명사 같은 것들은 별로 안 좋아하고 잘 안 먹는다… 반대로 곁의 사람은 한식의 대명사들을 아주 좋아하고 간식으로 한결 같이 탄산수, 감자칩, 하겐다즈를 끼고 산다… 입맛이 겹치지 않아 먹을 것으로 싸우지 않는 평화로운 나라… 서로 그걸 왜 먹지 하는 표정을 짓지만 먹는 걸 말리거나 막지는 않는 존중의 나라… 그래서 전쟁이 없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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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05-26 05: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겠습니다! 제목 입력 완료. 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5-26 08:58   좋아요 0 | URL
골백작님! 이 책 만든지 오래되어 품절이지만 도서관엔 있겠네요 ㅎㅎ저는 커피책이 번역이나 원래 책구성이나 좀 더 나았습니다. 후속작이라 야심은 컸으나 기대는 못 채우는 ㅋㅋㅋ진지하게 읽지 않고 시간 떼우기로는 먹는 얘기에 먹는 거 가지고 죽고 죽이는 이야기니 어떤 독자 말대로 스낵 정도는 되겠어요. 그래도 금기, 죄악 하면 골백작님이 못 참지 ㅋㅋㅋ돌아보니 일곱 악덕 왠지 다 어기고 산 삶 같아 지옥은 진작 예약되어 있네요 ㅋㅋㅋ

Yeagene 2023-05-28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악마의 텃밭에서 ㅎㅎㅎ 아 열반인님 센스 짱입니다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5-28 14:10   좋아요 1 | URL
텃밭 하니까 악마가 되게 구수한 느낌이 되었네요 ㅎㅎㅎ에덴의 정원 반대로 한 건가 본데 텃밭 하니 뭔 신과 함께 염라봉 키우는 혓바닥도 생각납니다ㅎㅎㅎ
 
어덜트 파크
오영진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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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1 오영진.


gpt 널리 알려지고 모두들 이런저런  물어보며 난리일 때는그게 뭔데 관심 없음 이러고 시큰둥했다그러다가 호들갑이 조금 가라앉고 나면 슬쩍 들어가 보는 것이다ㅋㅋㅋㅋ 처음에는 영어로만 되는  알고 (아닌가 처음에는 영어로만 되었나?) 번역기 돌려 집중해서 공부하는  물어 보았다그리고  물어볼  없어서 냅둠… 나중에 한글로 물어봐도 어느 정도 답한다는  보고 수능 수학 공부하는 질문하니 원론적이고 판에 박혔지만 맞는 말을 차곡차곡 정리해 보여주었다.(개념-문풀-반복-실전모의고사 연습-학원이나 과외의 도움을 받자 이런 순으로 ㅋㅋㅋ퇴원하고 나서는 폐색전증 환자가 주의할 점을 물었더니 역시나 기본적인 것들을 간결하게 정리하고심각한 질환이니  의사와 상의하라는 말을 덧붙이는 정도였다

오류사항도 있었다임플라논과 폐색전증의 상관관계하고 물으니 임플라논을 혈전 치료제라고 안내하는 것이었다아니라고혈전 환자가 그거 하면  된다고… 아니라고 하니까 정정합니다하면서  약과 질병에 대해 각각 일반적인 정보를 줄줄 읊고그래서  아무말잔치 하기도 하는 구나했다

챗지피티랑 의학 정보에 관해 토론을 주고 받는다는 의사 선생님 글을 보고 쟤랑 대화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지이름도 챗이 들어가잖아아무래도 뭔가 모르는  물어보면 지식 정보 위주로 정리해주니까 그랬던  같다대화는 어느 정도 정서 반응을 주고 받는 일이니까ㅎㅎ ㅋㅋ 맞아맞아 어쩔이런 거를  쳐주면 왠지 채팅 느낌이    같아…  


 기대 없이 어째서 이것이  책꽂이에 꽂혀 있나 싶은 만화책  권을 폈다표지색이랑 앞표지 그림이 뭐야하고 보는  미뤄두게 하는 책이었다제목만 보고  야하고 가볍고 짧은 단편 모음인  알았는데 전혀아니었다갑자기  10 전에 나온 한국만화판 블레이드 러너를 보게  줄은 기대하지  했다의외로 좋았다.  


속표지에는 만화가가 직접 그림까지 첨부한 사인을 000님에게  주었는데…000  그런 책을 중고시장에 내놓으셨나요… 관심 가던 책을 중고로 샀다가 빡쳐서 읽지도 않고 징벌적 판매로 각각 990원씩에 내놓은 적은 있습니다만…(내가  책도 사인본이었어ㅋㅋㅋ뭔가 사인본 작가증정본을 중고로 받으면 만감이 교차한다

사인본 받았던 000님…잘 지내나요? ㅋㅋㅋㅋ


만화  배터리 회사 다니는 아저씨는 동창들직장동료들 하는  보고 환멸을 느낀다우연히 목포에 놀러갔다가 어덜트파크라는 곳에 가는데거기에는 대화형 로봇이 손님들과 맞장구 쳐주고 있고 로봇에 자기 회사 배터리 쓰니까 관심  가지다가 대화  로봇이  직장동료를 아는  보고 놀란다로봇은 뭔가 수수께끼 같은 말을  직장동료에게 전해달라고 하는데

그냥 시시콜콜한 만화인  알았는데 이런 이야기라니하고 무릎 치는 부분이 있었다.(  무릎 치면  돼 혈전 떨어져말풍선 식자도 인쇄활자 아니고 작가가 손글씨로 깨알같이 적어 놓았는데 이게 꽤나 개성있다 글씨   하는 자부심 느껴짐 ㅋㅋㅋㅋ


예전에 ‘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    그게  나쁠까 이미 죽었는데 남은 세상에 유용하면 좋지 않나하다가 책을 보면서 문제가  부분도 생각했던  같다. (지금은 많은 부분이 기억나지 않아ㅋㅋㅋ 만화에서는  사람의 신체 일부를 매매하는 회생이 어려워 보이는 사람의 장기를 다른 목적으로 넘기는 사례도 나오는데물론 현실과 다르게 완전 뇌사자도 아닌 식물인간을 불법으로 처리하는 만화다운 장면이긴 하지만  생각해  일이 많았다병원 입원하면서 존엄사 타령을 했지만건강할 때는 연명치료 동의  하고 장기기증 의사 밝힌 사람도 막상 의사 표현할  없어진 때에는 죽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는 … 


 30 여성의 뇌를 기증 받아 엄마 로봇 만들겠다는 로봇 회사 아이디어도  구시대적이 되긴 했다나이와 성별만 특정한다고 모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건만ㅋㅋㅋ 불과 10 사이로 비혼 비출산의 시대가 본격화 되었단다… 인구 줄어드는 나라는 노동공백 메우려면 정말 이민자 아니면 로봇이겠다… 다음 10년도 궁금하구나다이나믹 코리아… 위아더월드… 윌킵온파이팅틸디엔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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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gene 2023-05-22 17: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기보다 꽤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있는 만화같습니다.작가님 글씨에 자부심이 느껴지네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5-22 19:26   좋아요 2 | URL
표지만 보고 쌈마이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만화였습니다 ㅎㅎㅎ나온지 오래 되었어도 아직 유효한 질문들도 있구요.

2023-05-25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5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쁜 친구
앙꼬 지음 / 창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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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0 앙꼬.

중학교에 들어가서 제일 충격이었던 건, 남녀공학인데도 여자반 남자반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그리고 날라리들의 존재였다. 아직 일진이라는 말은 없었다. 왁스나 스프레이나 헤어젤을 발라 굳힌 머리를 이마에 챡, 붙이거나 볼륨감 있게 최대한 띄우고 실핀을 아주 많이 꽂았다. 치마는 허벅지의 중간 이상 올라오도록 줄였다. 학교에서는 비침이 없는 검정색 학생용 스타킹만 허용했지만 살색이나 커피색 스타킹을 신었다. 눈썹칼로 눈썹을 밀고 새로 그리거나 그리지 않았다. 소지품 검사마다 사복이나 담배를 숨기려고 난리였다.
나는 맨 앞 자리 앉아 책이나 읽고 공부나 하는 반 일등 내지 전교 일등이었기 때문에(ㅋㅋㅋ) 날라리들과 얽힐 일은 많이 없었다. 다만 한 번은 개념 없이 구는 반의 한 아이에게 한 소리 했더니 싸움이 났는데, 걔가 다른 반의 덩치 큰 날라리를 데려왔다. 과장 안 하고 몸집이 내 두 세 배였다. 무개념이가 덩치에게 뭐라고 속닥속닥했더니 덩치가 가까이 다가와 몸통 박치기를 했고, 나는 화장실 바닥에 나가 떨어졌다. 흑흑흑. 다음 해에 덩치와 같은 반이 되었지만 자기가 나를 날려 버린 건 기억을 못하는 모양이었다.

이름이 갑순이인 남자 선생님이 계셨다. 가위를 들고 다니면서 애들 머리를 일부분 자르고 여기 맞춰 잘라와, 하는 통에 별명이 공포의 가위손이었다. 애들은 갑순이 떴다!!하며 소리지르고 도망다녔고, 어느날은 그 선생님이 “갑순이가 니 친구냐?” 하고 픽 웃는 걸 봤다. 몸집 조그만 날라리 하나가 있었는데, 가출을 했었다는 것도 같고, 갑순이가 잡으려고 쫓아가자 복도 끝까지 뛰다가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고 했다. 성장판이 다쳐서 이제 더 자랄 수 없다고도 했다. 조그만 날라리가 한 동안 절룩거리며 다니는 걸 본 것 같은데, 기억해 보니 초등학교 일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아이였다. 지금도 이름이 기억이 난다. 그 친구가 700에 몇번몇번에 전화하면 자연의 소리, 라는 곳에서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알려줘서 정말 새소리를 듣고 전화요금이 많이 나와서 엄마아빠에게 디지게 혼났었다. 여덟 살 때는 재잘재잘 나한테 말도 많았던 아이인데, 열 네 살이 되어서는 지나가다 나랑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매서운 눈길로 시비 붙는 애가 있으면 욕을 퍼붓기도 했다.

궁금하긴 하다. 쟤네 아빠도 술을 많이 먹었을까. 집 상황이 많이 안 좋은 날라리도 있었을 것이고, 그냥 잘 사는 집 아이들인데 우루루 몰려다니고 오빠들 만나고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다같이 노는 게 좋아서, 아니면 그냥 예쁘게 꾸미고 싶어서 그런 애들도 있었을 것이다. 부모에게 맞은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은 많았다. 나는 내가 맞지는 않았지. (스무 살 넘어서만 술주정 말리다 두어번 맞음)

앙꼬 만화 보면서, 집에 좀 안 들어왔다고, 담배피웠다고, 찢어지게 맞는 진주가 안타까웠다. 그렇게 맞으면서도 그게 내가 재미있는 대가, 라고 여기는게 더 슬펐다. 정말, 두드려패고 정신차리라고 혼내는 어른들이 있어서 내내 험한 길로 가지 않은 걸까? 그나마 내가 돌아갈 곳이 있고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어서 영영 떠나지 않는 건 맞는 것 같다. 진주는 온통 날라리들의 아지트가 되었던 정애의 집을 떠올린다. 성매매 집결지에 있다는 정애 동생 소식을 전해 듣는다. 버스에서 마주친 아기 업은 정애를 외면한다.

책이 안 읽히면 만화책이지…하고 펼쳤다 금세 읽긴 했는데 무겁고 여운이 많이 남는 만화였다. 바른 삶이 대체 무얼까 생각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하지 않고 부모나 학교나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걸 안 하고 규칙을 위반하면 맞고 그래서 정신차리고 남들 같이 살면 그게 잘 사는 것일까. 인생은 언제 어떻게 꼬여버리는 것일까. 착하게 말 잘 듣고 담배 안 피우고 술 안 퍼마시고 살면 가난해질 확률이 줄어들긴 하는 것일까.(건강을 해칠 확률은 좀 줄겠지…그런데 나 술담배 안 했는데 병자인 걸? ㅋㅋㅋㅋ) 그냥, 처음부터 꿈도 희망도 없고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를 아이들은 어쩌지.

만화가가 된 아이들은 상처입은 어린 시절을 그린다. 작가가 된 아이들은 글을 쓰고, 목청 좋고 감정 잘 잡는 아이들은 노래할 것이다. 선생이 된 아이들은 나도 어려서 놀아봤는데 정신 차려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했겠지. 나 말고 같이 근무하던 동료 선생 ㅋㅋㅋ 어렸을 때 자칭 양아치였댔는데 알고보니 곁의 사람과 초딩 때 동창이었다…이름이 특이하고 둘이 나이 같고 개포동 특정하고 나니 같이 농구하던 친구ㅋㅋㅋ 자기 과거를 아는 사람이 있는 걸 굉장히 부끄러워하며 개명해버리겠다고 농담을 했다. 선생이 어느 날엔가 길에서 술 먹다가 경찰에 잡혔는데 아버지가 오셔서 훈방되었다. 그날 아버지가 혼내지 않고 조용히 워드프로세서 책을 내밀며 한 달 안에 따라고 하셨단다. 그게 그 친구 인생을 바꿔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이런저런 꿈을 키운 모양이었다.

때리지 않고, 혼내지 않는 부모가 과거에도 존재하긴 했구나…나는 세상 모든 아버지가 술꾼에다가 엄마를 패는 줄 알았다. 그래서 아버지를 좋아하고 가족끼리 친한 집들을 보면 그게 그렇게 신기했다. 나는 내 동생하고 안 만난지도 한 이삼년 된 것 같다…아빠랑은 십팔 년… 그런 거에 비하면 내 새끼들 세대는 좀 나아졌구만… 엄마가 좀 못된 거 빼고는(ㅋㅋㅋ) 평온하게 만들기를 하고 피아노를 치고 게임을 한다. 세상에 나쁜 엄마가 많은데 나는 거기서 최하위라고 제법 위로까지 한다. 그러니 나중에라도 저 고지식함이 휙 틀어져 사춘기 지랄을 부리고 술 좀 마시고 나돌아다녀도 나쁜 친구 만나고 다닌다고 때리고 혼내고 그러지 말아야 겠다. 왜 벌써 그런 다짐하고 다니냐…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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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5-21 16: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전교1등 출신 열반인님이시군요~!! 열반인님도 좀 노셨을(?)거 같은데...
요즘은 확실히 아동 학대 이런게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거 같아요~! 세상에 나쁜 친구는 없는거 같습니다. 내가 나쁜거지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5-21 17:47   좋아요 2 | URL
이 만화 보구서 뉴스에서 청소년 자녀 두들겨 패던 가족들 잡혀가는 거 보고 그래도 이제는 처벌이 강화되서 부모 가족이라고 맘놓고 패지는 못하겠지…지들 잡혀갈 걱정에 좀 수위 조정은 하겠지…그러면 나아진 걸까 싶습니다. 저는 친구가 많이 없어서 혼자 논 편이고 ㅋㅋㅋ그러다보니 막 브레이크 못 밟고 그러진 않았네요 ㅎㅎ

얄라알라 2023-05-21 22:34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저는 꾸준히 열반인님의 페이퍼에서 공부의 신神이라는 단서를 찾아 왔기 때문에 ‘전교‘ 수식어가 붙어도 놀라지 않아요^^
700-**** 새소리 ㅋㅋㅋ이건 정말 너무나 귀여운 에피소드네요.
그런데 왜 자연의 소리가 나왔을까요?^^
슬픈 내용의 페이퍼인데 재밌게 읽고 웃다 갑니다. 이것이 글의 매력

새파랑 2023-05-22 07:28   좋아요 2 | URL
글의 매력! 맞습니다 ㅋ 제가 좀 둔해서 눈치가 없습니다 ㅎㅎ 열반인님 공부의 신이셨군요~!!

반유행열반인 2023-05-22 09:26   좋아요 2 | URL
얄님 ㅋㅋ새소리 말고 물소리 바람소리 다 있던 것도 같네요 ㅋㅋㅋ날씨 알려주는 공짜 번호도 알려줬던 듯…
새파랑님 ㅋㅋ아주 어릴 때는 신급이었던 것 같은데 굳이 늙어 공부를 시작해서 지상계로 쫓겨난 걸 확인했어요. 게다가 늙어서 공부하면…죽을 수도 있습니다. 수학의 유해성…ㅋㅋㅋ

2023-05-21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1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Yeagene 2023-05-22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두운 만화군요.그림도 밝아보이진 않네요;;;;

반유행열반인 2023-05-22 19:26   좋아요 1 | URL
그런데 또 담담해서 마치 제가 쓴 글 같은 느낌?ㅋㅋ
 

 병원에서는 마음이 편했다크게 아픈 곳이 없고간호사들이 때마다 약을 주고 혈압과 산소포화도를 재고 갔다끼니마다 주는 밥을 거의 남기지 않고 먹었다아침에 일어나면  때까지 드러눕는  싫어하는 성격이었는데병원 침대는 앉으면 불편하고 누우면 편했다그래서 누워서 뒹굴다 자다 휴대폰 만지다 반복했다가족들과 떨어져 여름캠프를  여섯  때의 기분이었다직업체험-병원에는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나요?- 보듯 수많은 사람들을 구경했다


같은 병실에는 당뇨로 발가락도 상하고 거의 눈감고 계시고 코로 식사하시는 할머니와 보호자분(보호자   없는 병실인데 아주 심한 환자나 임종 근처인 분들은 상주허가를 받을  있다고 했다), 간호사에게 물과 약을 뿜고  먹다 귀신같이 졸기도 하는 정신 상태가 온전치 않은 할머니정말 저렇게 늙으면  되겠다 싶게 간호사들에게 무례하고 밤중에도 사물함과 휴대전화로 소음을 내고 전화기는 절대 무음이 아니고 내내 시끄럽게 전화통화를 하던 또다른 할머니…(귀마개가  구했다어쩌면 저만큼 늙도록 살지 않는  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고 친구에게 메시지로 존엄사의 중요성을 설파했다뭔가 여기서는 내가 제일 어리고ㅋㅋㅋ 환자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폐색전증이 발병하면 팔에 이식한 피임제제를 유지하면  된다고 했다그래서 산부인과에 요청해서 제거하기로 했는데이게 너무 깊이 박혀 있어서 큰일이었다임플라논 하나 뽑으려고 분만수술방에 서울대 의대 교수님  분이나 오셔서 절절매는  재미있는 장면이었다거기 누워 있는게 내가 아니었다면  재미있었겠지만…   헤집어지고 피가 솟는  수술방 조명 테두리에 비쳐서 구경하면서 흐어억 하고 ㅋㅋㅋ 그래도 포기  하고 책임감 있게 제거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감사… 짧고 잔잔한 입원기간  유혈 낭자하고 긴박한 장면은  정도였다발목인대 파열되었는데 무릎에 혈전은  생기고 그게   폐동맥에 들어가고 팔뚝의 임플라논은 어째서 빼야 하는가ㅋㅋㅋㅋ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빈칸이다  오기엔 젊은 나이이고 부상이 있었어도 오래 눕거나 깁스고정하지도 않아서 병증이 생길 요인도 딱히  보이고 검사 결과 씨티에서 폐색전증 발견된  말고는 혈액검사나 엑스레이나 심전도나  이상 없는 모양이다그런데 이상 없다 소리는  하고 그냥 위험하다  실려오는 경우가 아주 많다 산책조차 하지 마라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어쨌거나 23 동안  먹고  먹다 퇴원하는  보면 중증질환 중에서도 경증인 모양이었다.


치료는   없다아침 저녁으로 항응고제를   먹는다그렇게 짧게는   길게는 평생  먹으면서 혈전을  생기게 하고 없어지길 기다리면서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다 녹아서  끊기 전에  어디 막혀서 쓰러지지 않는  과제이다

 발로 응급실 들어가서 저기숨이  가쁘고 흉통도 있고 의원에서는 이런  써줘서… 그렇게 발견되는 환자는 많지 않은 모양이다대부분 이미  수술이나 질환으로 입원하다가 급성으로 병이 오면서 진료과목 바꿔서 실려오거나… 돌아가신  부검해보면  사인은 이것하는 병이었다그런 면에서는 운이 좋다고어제 진단서 끊는다고 잠시 들른 정형외과 선생님은 말했지저기선생님이 진료의뢰서에 왼발 오른발만  바꿔줬어도 혈관외과 일주일은  빨리 가서 심부정맥혈전증에서 끝났을수도?ㅋㅋㅋ어쨌거나 부종보고 진단 가능한 의원을 비교적 정확히 찝어주신  감사


이런데도 공부는 이제 아주 조금만 할까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가 곁의 사람에게 하지 소리를 들었다그제서야 나도 하지 했다 조금 있다 갑자기  하고 쓰러질 수도 있다면그런데도 지금 그렇게 싫어하는 수학풀고 있을 거야네버그냥 해야   같아서요

병원이 휴양지 기분이던 이유를 찾았다집에서도 그렇게 휴가 기분으로 지내기로 했다헤헤


오전에는 섹스앤더시티 리부트 시리즈 앤저스트라이크댓을  해치웠다추억에다가 피씨랑 엘지비티쁠러스 묻혔다고 엄청 싫어하는 사람도 많았지만나한테는 좋았다내가 첫화 보고 있을  큰아이가  할머니가 주인공인가요해서  했다캐리   할머니 됨 ㅋㅋㅋㅋ 캐리 남편 빅이 첫화에서 실내자전거 타다 쓰러져 죽는다.(해당 배우가 미투 지목됨...그래서 죽여버림심장마비로…  나도 다치기 직전에 실내자전거 샀단 말이다 ㅋㅋㅋ그리고 이제 저런 돌연사 장면이 남일 같지 않다… 내가 퇴원  담당의 선생님께 실내자전거 타도 되요?했더니 한숨을  쉬셨다ㅋㅋㅋㅋ 그리고 캐리가 다리 절뚝이다 고관절인지 허리인지 수술하고 물리치료 받는  보고 그것도 남일 같지 않다… 미란다가 나는 행복하지 않아 원해이러고 울먹이다 체와 사랑에 빠지는 장면도로즈가 나는 이제 록이야하는 장면도샬롯이 그걸 인정해주고 유대인 의식에 트랜스젠더 랍비를 부른  것도 그냥 좋았다.  


드라마 보고 나면 책이나 실컷 보자했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금세 헥헥 하고 드러눕기를 반복하다 보니 의욕을 잃고 책은 한줄도  보고 휴대전화만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책이 왔다그러니까 퇴원한  중고책을 주문했지..ㅋㅋㅋㅋ

여섯  아이가 처음으로 책을 사달라고 했다유치원 도서관에서 로봇 테오 시리즈를 대출받아 왔는데 가장 궁금한 에피소드-소방수 로봇과 화산이 나오는 책만 없다고 너무 가지고 싶다고 했다아니 마침  책이 시리 허스트베트 소설책 담아놨던 우주점 광주상무점에 있네요?? 광주는  나에게 찾던 책을 제공한다

 권으로는 배송료가  사라져서 마침 땡처리하는 천원 이천원대 오래된 소설책들도 담고원래는 5만원이었다는데 5천원에 내놓은 지도책도 샀다이만삼천원에  여섯 권이면 진짜 개이득 아닌가… 포기의 순간어느 완벽한 2개국어 사용자의 죽음제목   이럼 ㅋㅋㅋ나는 완벽한 1개국어 사용자이다


엄청난 비관주의자이던 내가 입원하고 나서는 오히려 꽤나 낙관적으로 굴었다일단 사망률 높은 병인데 아직  죽었고 실려가지 않고 병원에 걸어 가서 적절한 조치를 받았다죽더라도  시한부로 기간 정해놓고 엄청 아프면서 서서히 죽는  아니라 벼락치듯 나는 내가 죽는지도 모를 것이다그런데 그럴 수도 있다는  미리 알고 있어서 다행이다물론 계속 운이 좋으면 약으로  녹이고  운이 좋으면 평생  먹지 않고  개월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다 책꽂이를 올려보고는 조금 울었다내가 모아 놓은  권도  되는데 남은 평생 읽으면 그래도 반은 읽겠지했었다그런데 그거보다  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서러웠다그러면있는 거나  읽지  또 책을  늘리니 나새끼야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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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5-19 2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퇴원 축하드려요! 무리하지 마시고 약 쭉 잘
드시는 겁니다~ 그래야 책 다 읽죠 :)

반유행열반인 2023-05-19 22:30   좋아요 2 | URL
수하님 감사해요 ㅎㅎ저 약 잘 먹어요!!! 하려다 정신차리고 보니 약 먹기로 정한 때를 한참 넘긴 걸 덕분에 알고 먹고 왔습니다 ㅎㅎㅎ저 그런데 다 나아도 저 책 다 못 보고 죽을 듯요 ㅋㅋㅋ너무 많이 쟁였어….

아침에혹은저녁에☔ 2023-05-19 22: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몸 아플땐 가족이 최고죠! 아이들과 옆지기가 있을때는 힘을 얻는데 ! 아무튼 힘네세요!

반유행열반인 2023-05-19 22:3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아침에혹은저녁에님. 소중한 사람들이 이만큼 살게 만든 걸 새삼 깨닫는 나날입니다 ㅎㅎㅎ

우끼 2023-05-19 2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 드시고 잘 나으시길 기원해요… 책이야 미래의 열반님께 맡기세요…! 엊그제 어떤 분께 들었는데, 책을 얼마나 갖고있든 읽는 비율은 같다고 하더라구요… (어떤 조사로 나온 결론인지 저는 모릅니다만..)그러니 열반님을 거쳐가는 책이 많을 수록 많이 읽는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입니다…(?!) 하여튼 회복을 기원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급마무리) 응원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5-19 22:35   좋아요 2 | URL
다정한 우끼님ㅎㅎㅎ회복 기원 응원 감사합니다. 어쩌면 꽂아놓고 책등만 제목만 내내 읽는 것도 독서의 한 방법이겠다 말씀 듣고 문득 생각했습니다(그럼 난 거의 다 봤다고 우겨봄) 독서가 비례제라고 하면 뭔가 소유가 존재보다 윈 ㅋㅋㅋ그런 느낌인데 사실 빌린 책이 시간 쫓겨+공짜라고 신나서 더 잘 읽히는 거 보면 그렇지도 않을 걸!! 난 가진 것 중에 읽지 않아!! 그러니 많이 못봐!! 못된 소리 하네요 ㅋㅋㅋ

우끼 2023-05-19 23:02   좋아요 1 | URL
하핫… 저도 빌린책 먼저읽느라 산책 뒷전이랍니다.. ㅜㅜ 그치만 이것도 빌려놓고 도로 돌려주는 것 포함하면 어쨌거나 많이 빌리는 사람이 다는 아니어도 많이 읽는걸로…!(이상한 방식으로 확장되는 수상쩍은 논리) ㅋㅋㅋㅋㅋㅋ 많이 못보면 어떻습니까 아마 열반님 소망이 열반님을 가만놔두지 않을 것이기에 또 많이 읽으시겠죠~~~ 전 전혀 걱정안해요~~~ 열반님 건강만 기원하면 된다..!!(!!)

반유행열반인 2023-05-19 23:10   좋아요 2 | URL
많이 빌리고 다 안 읽어도 많이 읽는다는 인정입니다 ㅎㅎㅎ저는 쫄보라 빌린 건 다 봐야 해 하고 많이 빌리지도 못해요 다 못 보고 전자책 강제 반납당하면 분함 ㅠㅠ ㅋㅋㅋㅋ우끼님은 열반님으로 고르셨군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ㅎㅎ 하나도 못 읽는 삶이랑 만 권 읽고 당장 죽음 중에 고르라면 앞에 거 골라야겠죠? ㅋㅋㅋ

우끼 2023-05-19 23:31   좋아요 2 | URL
아니 너무 극단적인거 아니냐구요 ㅋㅋㅋㅋㅋㅋ 저는 만권을 천천히 읽고 좀 더 살고싶으면 마지막권 읽는 걸 좀 미뤄보겠습니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 맞나요? ㅋㅋㅋㅋ 마치 램프의 요정에게 소원 세 개 중 하나를 소원 세 개로 늘려달라 비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편하신 방편을 선택하시기를 바라요..
전자책 강제반납.. 분하죠.. 저도.. 시간지나고보니 반납되어 있었던 적이 다수.. ㅋㅋㅋㅋ 도서관 책이 좋지만서도 ㅜㅜ 번거롭죠..

반유행열반인 2023-05-20 18:52   좋아요 1 | URL
네 그래도 전자도서관 덕에 몇 백 만원 책 값 아낀 것 같습니다 ㅎㅎㅎ 램프의 요정한테 소원 세 개 더 하는 거 뭔가 신박하면서도 소박하네요 기왕 늘릴 거 좀 더 쓰시지 ㅋㅋㅋ

우끼 2023-05-21 23:33   좋아요 1 | URL
앗 저는 도서관에선 실물책 주로 빌리고 전자책은 전자책 회사에서 구독하면서 빌리는 중이라, 서비스 중단되었을때 반납되고 더 못보는 경우를 많이 겪었어요 ㅎㅎ 다독가가 아니라 아낀 돈이 적으니 분발해 보겠습니다 ㅎㅎ
램프의 요정 소원늘리기는 꽤 유명한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ㅎㅎ 그렇지만 막상 빌고싶은 소원은 또 없다는…. 아프면 빌 소원을 저장해두고 싶을듯 해요. ㅜㅜ
잘 쉬시고, 회복하시기를…(소원 하나 씁니다..!)

2023-05-19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9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3-05-19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디 빨리 회복되시길... 독서 취미라도 있어 우린 행복한거죠...^^

반유행열반인 2023-05-20 18:52   좋아요 1 | URL
독서는 하다가 저절로 쉬어지고 무리 하지 않는 취미 같습니다 ㅎㅎ 회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크님.

dollC 2023-05-20 0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입원 중에도, 퇴원해서도 책은 빠지지 않네요ㅎㅎ 앞으로도 더 많은 책이 기다리고 있을테니 회복과 건강 하시길~ 모두 무탈하시길 기원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5-20 18:53   좋아요 1 | URL
입원 중에도, 퇴원해서도 책은 그냥 곁에 장식으로 갖추고 많이 읽지는 못했어요 ㅎㅎㅎ 회복과 건강과 무탈을 기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dollC님!!!

hnine 2023-05-20 0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병원에 있다 나오면 생각이 많이 바뀌더라고요. 몸 아픈 곳도 회복되어 나오고 동시에 비관주의 병 (?)도 조금 나아져서 퇴원하게 되는 것 같아요.
퇴원 축하드립니다. 고생많으셨어요. 당분간 항응고제 계속 복용해야 한다면 오히려 또 그것이 몸에 어떤 잇점이 될수도 있겠다 생각하시고요 (아스피린 일부러 매일 계속 먹는다는 사람도 있잖아요? ^^)

반유행열반인 2023-05-20 18:57   좋아요 0 | URL
항응고제 복용하면…일단 다치면 지혈이 힘들고 멍이 많이 생겨서 안 다쳐야 되구요…가임기 여성은 출혈량이 말도 못하게 늘어난다고 그부분이 견뎌야 할 점이라고 선생님이 꼽아 주시더라고요. TMIㅎㅎㅎ 퇴원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소한 상황과 맞닥뜨리는 평상시에는 세상 망한 것처럼 안 좋은 부분으로 시뮬레이션 하고 대처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오히려 내가 뭘 어쩌겠어? 하는 부분이 많네요 ㅎㅎ

2023-05-22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2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Yeagene 2023-05-22 1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퇴원축하드립니다.요즘 곰탱이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우리 열반인님 소식에 제가 늦군요;;;일단은 점점 좋아지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쾌차하시고 쌓인 책 다 읽으실 때까지 만수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5-22 19:27   좋아요 1 | URL
예진님 쾌차에 만수무강 기원까지 감사합니다 ㅎㅎ 곰탱이도 더 건강하게 오래오래 머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