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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연구소 - 완벽한 한 잔을 위한 커피 공부
숀 스테이먼 지음, 김수민 옮김 / 웅진리빙하우스 / 2019년 1월
평점 :
-20200204 숀 스테이먼
커피를 마신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6-7년 정도. 그전까지는 커피가 피부염과 수면장애를 악화시킨다고 생각해서 마시지 않았다. 어느 정도는 맞는 것 같다.
일이 고된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카페인의 도움이라도 받지 않으면 제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블랙커피믹스와 그냥 커피믹스를 사다가 번갈아 마셨다. 공정무역에 대해 가르치면서 아름다운커피에서 공정무역 원두를 원료로 만든 믹스커피를 구입했다.
인스턴트 커피가루만 사다 우유와 꿀, 민트시럽, 흑당시럽, 코코아, 화이트초코가루 등 온갖 걸 섞는 시도를 했다. 인스턴트는 편하긴 한데 확실히 향이 덜 하다.
우유들고 달달한 걸 주로 먹다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먹는데 생각보다 마실만 했다. 그전까지는 그 쓴 걸 왜...했었다.
파우치에 소분된 것과 병에 가득담긴 콜드브루를 사 마셔보았다. 물에 타도 우유에 타도 맛과 향이 최고였다. 그런데 너무 비싸니까 여름에 아이스커피 먹는 시절에만 주로 구입했다.
어쩌다 분쇄원두를 얻어서 컵에 걸어 간편하게 내리는 종이필터를 사서 어설프게 드립커피를 만들어 마셨다. 의외로 맛이 좋았다. 원두는 다 먹었는데 필터가 남아서 알라딘에서 생애 처음!!분쇄원두를 구입해 보았다. 어쩌다 얻은 원두보다 향미가 많이 약해서 아쉬웠지만 신선함은 있었다. (실망한 리뷰는 예전에 올렸다…그런데 왜 나 구매자인데 리뷰 메뉴에 자꾸 비구매자로 나와...열반인 블랙리스트설 진짜임? 가끔 구입한 도서도 비구매로 나와요….왜죠...나 샀어 내 돈 주고 샀다고….)
생애 최초 알라딘 서점 구입 원두는 아직 남아서 열심히 먹고 있다. 문득 종이필터 매번 사기 귀찮고 쓰레기 나오잖아? 하면서 검색을 하다 금속 드리퍼라는 것을 발견했다. 무려 스테인리스 소재에 로즈골드 컬러의 티타늄을 도금한!!! 종이필터가 필요없는 반영구적인!!!간지는 덤으로!!! 내가 쓸 것과 친구에게 선물할 것까지 두 개 구입했다.
음. 금속 드리퍼까지 갖추니 진짜 커피 마시는 사람 된 기분. 심지어 향과 맛 약하던 알라딘 원두조차 탄맛과 풍미가 상승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향은 여전히 약하다…
문득 커피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몇 년을 먹는데 하나도 모르고 너무 무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커피에 대해 커피빈, 볶기, 분쇄, 추출, 맛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측면에서 과학적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설명한 책이다. 주관과 경험으로만 커피를 말하지 않고 여러 과학적 근거를 대면서 설명하니 더 흥미로웠다. 다만 커피에 대한 연구가 생각보다 풍부하지 않아서 대다수의 결론이 ‘근거 없음,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음, 유의미한 차이를 말할 수 없음’이었다. 그게 어디야. 단언하지 않는 신중함만으로도 왜 신뢰가 상승하는지 모르겠다 ㅋㅋ
커피라는 식물, 품종, 우리에게 커피 한 잔이 놓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커피의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뒷부분 커피 맛에 대한 내용은 예전에 읽은 가스트로피직스 연구의 많은 내용과 겹쳤다. 혀의 미각지도가 완전 근거 없다는 것, 맛은 혀 전체의 맛봉오리에서 다양하게 느끼고 감칠맛과 기름맛도 최근 새로운 맛으로 인정받거나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것, 맛이 단순히 혀의 감각만이 아닌 수많은 환경요소와 다른 감각과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공감각이라는 것 등등이다. 아는 내용 나오니 신났네 ㅋㅋ 커피라는 복합화합물 덩어리 용액이야 말로 맛과 향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이긴 할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드립 한 잔, 믹스 한 잔 마셨지.
어제는 드립 한 잔, 그리고 밖에 나갔다가 지인이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 뭐 그런 걸 사줬다. 되게 비싸던데 그냥 아메리카노랑 구분 못 하는 나새끼의 혀...그냥 싼 거 사주시지...컵이 검다는 것 밖에는 구분하지 못했다.
아, 이건 구별된다. 아라비카는 늘 먹는 익숙한 맛, 로부스타는 더럽게 쓰고 먹으면 잠 안 오는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의 맛...실제로 카페인 차이가 있다는 것 같다.
이것도 세계화와 농업에 대해 가르치면서 책에서 봐서 진작 알고 있었는데, 브라질이 세계에서 커피 제일 많이 생산하고, 2위 생산국이 베트남이다. 진짜 의외였다. 우리나라에선 저 두 나라 원두로 커피 잘 안 만듦…
알라딘아 다음에는 다른 원두도 다시 도전해 볼테니 삐지지마...자꾸 비구매자 리뷰로 표시하고 그러지 마...맨날 까는 리뷰만 쓰는 내가 미안해…그래도 나한텐 안 좋은데 막 좋다고 할 수는 없잖아...책도 맛도 주관적인 거잖아...동백꽃 블렌딩 화이팅...ㅋㅋㅋㅋㅋㅋㅋㅋ
+밑줄 긋기(별로 안 그음.)
-7가지 요소들이 커피의 향미에 영향을 준다고 증명되었다. 유전적 구성과 고도(모호한 점이 일부 존재한다), 해충 및 질병, 커피 체리 가공, 건조, 분류, 저장이 그것이다.
-커피콩이 복잡하다는 의미는 커피의 화학적 구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생산 연도와 유전적 구성, 재배지의 기후, 나무의 영양 상태, 비료 시스템, 수확 시 성숙도, 커피 체리의 가공 방식, 생두의 저장 방식, 생두의 저장 기간, 로스팅, 블렌딩, 신선도 등이 포함되며, 이 밖에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다.
-드리퍼 사진...누구 마음처럼 삐뚤어진 거 봐라 ㅋㅋ알라딘 굿즈 구슬이 유리 머그에 맨날 내려 먹는다.
-원두 20그램 키우는데 300여리터 물이 들고 그걸로 커피 300여밀리리터의 커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농업이란 참으로 환경 파괴적인 것...지구의 기생충 인간...
-세계 87개국 2600만 농민이 커피 재배 중.
-커피 볶는 정도 따라 달라지는 특징들
-사이펀 커피는 진공 커피라 하는 게 과학적으루다가 맞다는 저자의 말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