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열기구 조종사 - 하늘길 여행자 에어로너츠
제임스 글레이셔 지음, 정진영 옮김 / 아라한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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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   B





19031217라이트 형제(Wright Brothers)는 거대한 기계에 올라타 12초 동안 공중에 떴다. 가솔린엔진을 장착한 그 기계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벌판 위를 날아 36m 정도 움직였다. 부릉부릉 엔진소리를 내면서 공중에 뜬 거대한 기계’을 지켜본 다섯 명의 구경꾼은 얼마나 신비로움을 느꼈을까. 라이트 형제는 그날에 네 번이나 날며 비상의 꿈을 만끽했다. 그들은 기계 이름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서 간단하게 비행사(flyer)’라고 명명했다.


우리는 19031217일을 인류가 간절히 바라온 비상의 꿈이 이루어진 순간으로 기억한다. 이 역사적인 순간이 오기 전에 하늘을 날고 싶었던 수많은 비행사의 도전과 실패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하늘을 나는 기구의 선조는 기구다.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Montgolfier brothers)는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 현상을 보면서 기체를 이용한 비행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1783년에 드디어 형제는 열기구를 만들어 하늘을 띄우는 데 성공했다그 열기구에 사람이 아닌 동물(, 오리, )이 타고 있었다. 프랑스의 물리학자 자크 샤를(Jacques Charles)과 기술자 니콜라스 로베르(Nicolas-Louis Robert)는 수소 기구를 제작하여 직접 탑승했고, 두 시간을 비행하는 기록을 세웠다. 몽골피에 형제와 샤를 일행의 비행 성공 소식이 알려지자 프랑스와 영국 각지에 기구 조종사(balloonist)가 우후죽순 나타났다. 하늘길을 연 그들은 기구를 탄 이카로스(Icarus)’였다기구에 탑승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조종사들도 있었다.


영국의 기상학자 겸 기구 조종사인 제임스 글레이셔(James Glaisher)는 기구가 구경거리와 오락 수단으로 전락한 상황을 우려한 사람이다. 그는 4년 동안(1862~1866) 헨리 트레이시 콕스웰(Henry Tracey Coxwell)과 함께 기구에 탑승하면서 대기의 기온과 습도를 측정했다1871년에 글레이셔는 기구 비행의 중요성을 간파한 과학자 및 기술자들의 노력과 기구 비행을 통해 확인된 과학적 성과를 알리기 위해 두 명의 저자와 함께 Travels In The Air를 썼다. 이 책에 수록된 글레이셔가 쓴 글의 제목은 Aerial Travels Of Mr. Glasisher. 전자책 열기구 조종사는 그 글의 축약 번역본이다열기구 조종사1인 전자책 출판사 아라한의 첫 번째 책이다. 펴낸이는 정탄, 옮긴이는 정진영이다. 펴낸이와 옮긴이 이름을 확인한 장르문학 마니아라면 벌써 눈치를 챘으리라. 펴낸이와 옮긴이는 동일 인물이다. 정탄은 정진영 씨의 필명이다.


이 글의 전반부에 기구 비행의 역사(1783년부터 1835)가 나온다. 기구에 탑승한 조종사 중에 여성도 있었다. 프랑스의 기구 조종사 장 피에르 블랑샤르(Jean-Pierre Blanchard)의 아내 소피 블랑샤르(Sophie Blanchard)여성 최초의 전문 기구 조종사로 활약했다. 그러나 수소 기구에 불이 붙어 추락하는 바람에 4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녀가 죽기 십 년 전에 소피의 남편도 기구 비행 중에 큰 사고를 겪어 세상을 떠났. 글의 나머지 내용은 기구를 탄 저자의 경험담과 비행 관측 보고서다. 186259일에 저자와 콕스웰이 탄 기구는 29,000피트(8,839m) 이상의 고도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 두 사람은 저산소증으로 정신이 혼미해지는 증상을 겪었다.


글레이셔는 항공술의 발전이 후대의 과학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길 바라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그의 소망은 현실이 되었다. 1931년에 기구에 탑승하여 15,785m의 고도에 올라간 스위스의 물리학자 오귀스트 피카르(Auguste Antoine Piccard)우주선(宇宙船)을 측정했다. 기구는 바람 부는 대로, 바람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움직인다. 그래서 기구의 이동 방향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없다. 하지만 연료만 있으면 얼마든지 오래 비행할 수 있다. 기구는 수송의 혁명적 발전을 이끌었다. 글라이더, 동력 비행기, 비행선과 제트기를 거쳐 우주선으로 진화하는 출발점에 하늘을 누빈 기구와 조종사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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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846월에는 플뢰랑(Fleurant)[1] 배우 엘리사벳 씨블[2](Elisabeth Thible, 기록상 자유형 열기구로 비행한 최초의 여성-옮긴이)구스타브라는 대형 열기구를 타고 스웨덴 왕 앞에서 리용[3]을 출발했다. 그들은 8,500피트까지 도달했고 45분 동안 이동거리는 불과 2마일에 그쳤다.

 

 

[1] 의 오자.

 

[2] 본서에 시블이라고 표기된 것도 있다.

 

[3] 프랑스에 있는 도시 리옹(Ly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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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의 탄생 - 끔찍했던 외과 수술을 뒤바꾼 의사 조지프 리스터
린지 피츠해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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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점   ★★★★★   A+





새해 첫날이 무난하게 흘러 지나갈 줄 알았다. 낯선 지역에서 걸려온 두 통의 전화가 오기 전까지는. 발신자 이름이 없는 전화번호가 평범한 일상에 진동을 일으킨 신호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두 통의 전화 모두 미상의 발신자가 ‘054’로 시작한 전화번호로 걸었다. ‘054’는 경북 지역번호다내가 수신을 두 번 거절하자 이번에 친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은 순간 동생의 목소리가 아닌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전화 받은 분은 ○○○ 씨 보호자이십니까? ○○○ 씨가 다쳐서 우리 병원에 입원했어요. 병원에 보호자 한 분이 있어야 해요.” ‘054’로 시작한 전화번호는 경북 모 지역에 위치한 대학병원 응급실 전화번호였고, 동생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 발신자의 정체는 간호사였다. “○○○ 씨가 다쳐서 우리 병원에 입원했어요라는 간호사의 말을 듣는 순간 불길한 기운이 온몸에 확 퍼졌다. 통화가 끝나자마자 나는 동생이 입원한 병원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런 다음에 옷을 부랴부랴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병원이 있는 모 지역은 대구와 가깝지만, 이상하게도 병원에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병원으로부터 처음 연락받은 지 1시간이 지나서 응급실에 도착했다. 동생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동생의 후두부와 웃옷 등 쪽에 말라붙은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핏자국은 동생이 기대 누운 침대 시트에도 남아 있었다. 사고가 나기 전에 동생은 자취방에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취기가 오른 상태에 부엌을 걷다가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졌다. 부엌 바닥에 세게 부딪힌 후두부에 출혈이 일어난 것을 확인한 동생은 전화로 119를 불렀고,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다행히 동생은 뇌진탕과 뇌출혈이 일어날 정도로 크게 다치지 않았고, 두 바늘 꿰매면 봉합할 수 있는 경미한 상처만 생겼다



 

 



내가 음주를 줄이라고 그렇게 신신당부했건만 결국 새해 첫날에 동생이 사고를 쳤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응급실 출입 규정이 바뀌어서 보호자 한 명만 응급실에 출입할 수 있다. 그래서 나 혼자 병원에 가게 되었는데, 만약 부모님 중 한 분도 같이 갔으면 동생은 욕설 섞인 꾸중을 들었을 것이다. 나는 동생을 혼내고 싶은 부모님을 대신하여 꿀밤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다친 부위가 머리라서 주먹을 내밀 수 없었다. 올해에 철 좀 들으라는 의미로 동생의 등짝에 스매싱을 시원하게 날렸다.


그렇게 어수선한 새해 첫날이 훌쩍 지났다. 침대 시트에 묻은 핏자국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동생이 퇴원한 후에 의료진들은 아주 깨끗한 침대 시트를 깔았을 것이며 지금쯤 동생이 누웠던 침대에 어느 환자가 누워 있을 것이다. 어제 핏자국이 있는 침대 시트를 보면서 가보지도 않은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Victorian Age)의 병원 병동 내부가 내 눈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그리고 동생의 후두부에 난 상처를 봉합하는 외과 의사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환자의 고통을 무시한 채 수술을 강행한 빅토리아 시대의 외과 의사가 문득 생각났다내가 실제로 보지 않은 먼 과거의 한 장면을 떠올린 이유가 있다. 작년 12월 초에 빅토리아 시대의 의사들 사이에 유행한 외과수술 방식을 생생하게 소개한 수술의 탄생을 읽었기 때문이다.


수술의 탄생은 수백 명의 군중이 가득한 수술실 내부를 묘사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수백 명의 군중이 가득한 수술실 내부라니.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19세기 초중반에 외과 의사들은 환자가 모르는 군중 앞에 공개 수술을 했다. 공개 수술은 외과 의사의 수술 실력을 군중에게 홍보하기 위한 일종의 메디컬 쇼(medical show)였고, 공개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치면 의사의 평판은 높아졌다외과 의사는 마치 고기를 자르듯이 톱으로 환자의 신체 부위(간단한 수술로 낫기 어려울 정도로 깊은 환부가 있거나 환부에 병균이 감염되어 썩은 부위)를 잘랐다. 그 당시에 마취 수술이 나오지 않았다. 공개 수술은 군중의 오락거리가 되었고, 외과 의사와 군중에게 고통에 찬 환자의 비명은 안중에도 없었다


빅토리아 시대의 병원은 죽음의 집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이 붙여졌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외과 의사들은 자신의 손과 수술 도구를 소독하지 않았고, 말라붙은 피가 묻어 있는 수술복을 입고 다녔다지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당시에 피 묻은 수술복은 의사의 자랑스러운 표식이었다환자들로 가득한 병동 내부는 지저분했다. 의료진은 환자를 치료하는 일에만 집중했다. 병원의 위생 관리가 엉망이어서 병동의 침대 시트에 환자들이 흘린 피와 고름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병원에 입원하거나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환부에 병균이 감염되어 사망하기 일쑤였다.


비상식적인 외과 의사들의 수술 방식과 허술한 병원 운영 체제에 반기를 든 의사가 있으니 그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조지프 리스터(Joseph Lister). 리스터의 선배 및 동료 외과 의사들은 상처의 감염은 세균이 아니라 독소가 원인이라고 믿었다. 리스터를 포함한 일부 외과 의사들은 세균의 실체를 알고 있었으며 소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독소가 있다고 믿는 의사들이 상당히 많았다. 이들은 세균 이론과 소독법을 지지하는 의사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런 불리한 상황 속에 리스터는 여러 차례 실험을 하면서 세균 이론을 증명했으며 소독의 효과까지 알아냈다. 그는 실험 결과를 수술에 적용했다. 하수구 정화에 사용되던 석탄산으로 환부를 소독하고, 의료진의 손과 의복, 수술도구 등 환부에 닿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살균 처리했다. 마취제와 함께 외과의학의 양대 혁명으로 불리는 무균수술은 고통의 시대를 끝내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


수술의 탄생은 현대의 의료 체계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근대 의학의 과도기를 다룬 역사책이다. 또 한편으로는 의사이자 과학자로 활동한 조지프 리스터 평전이기도 하다. 이 책은 소독법의 선구자로만 알려진 리스터의 업적을 소개한 국내 유일의 책이다. 수술의 탄생의 저자 린지 피츠해리스(Lindsey Fitzharris)는 과학자로서 호기심과 탐구심, 어린 환자도 따뜻하게 대하는 의사로서의 사명, 종교(퀘이커교)와 의료 행위 사이에 갈등을 겪은 리스터의 인간적인 모습 등을 흥미진진하게 보여 준다. 실제로 리스터는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독자들의 눈길을 빨아들이는 저자의 글투와 역자의 좋은 번역이 만나면서 다시 태어난 리스터의 삶이 책 속에 생생하게 꿈틀댄다. 이 책의 영향 때문인지 나는 엉뚱하게도 응급실에서 19세기 영국의 병원 내부 광경과 공개 수술을 자연스레 떠올리고 말았다. 202111일에 있었던 모든 일과 그다음 날에 태어난 이 글글쓴이의 사적인 이야기가 이 한 편의 졸문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잘 쓴 서평이라고 보기 어렵다은 영영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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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2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1-01-03 15:19   좋아요 1 | URL
책만 읽으면 됩니다. ^^

바람돌이 2021-01-02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생분이 많이 안다쳐서 정말 다행이예요. 에휴 정말 많이 놀라셨겠어요. 저같아도 등짝 스매싱!!

cyrus 2021-01-03 15:20   좋아요 1 | URL
저는 처음에 병원에서 온 전화를 받았을 때 동생이 밖에서 쓰러진 줄 알았어요. 어제 날씨가 추웠고, 하필이면 동생이 사는 지역에 눈이 좀 내렸거든요. 다행히 동생은 집에서 다쳤고 큰 부상은 아니었어요. ^^;;

수이 2021-01-02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괜찮은 거지? 새해 첫날 이래저래 놀랐겠다. 등짝 스매싱하는 사이러스님이라니 상상 불가지만 내가 모르는 모습도 많을 테니까 ^^;;; 새해 알라딘에서 자주 만나기를!!

cyrus 2021-01-03 15:23   좋아요 1 | URL
지금까지 살면서 새해 첫날에 기억 남을만한 특별한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올해 첫날에 동생이 추억을 만들어줬어요. 등짝만 때렸지 육두문자는 안 썼어요.. ^^;;

서니데이 2021-01-03 0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많이 놀라셨겠어요. 동생분이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서 다행이예요.

cyrus 2021-01-03 15:30   좋아요 2 | URL
어제 서니데이님이 제가 단 댓글에 대한 답글을 달면서 이런 말씀을 했어요. 새해 첫날은 전날과 큰 차이는 없지만, 하루 사이에 큰 변화가 생기면 큰일이라고요. 사실 어제 아침부터 동생이 다친 사실을 리뷰에 언급할지 말지 고민했어요. 그런데 서니데이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1월 1일에 겪은 일은 제게 변화를 준 ‘큰 일’이었어요.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고, 동생 덕분에 글을 쓸 수 있었거든요. 동생이 다친 일은 개인사의 한 부분이라서 묻어두려다가 고민 끝에 리뷰를 통해 밝혔어요. 썩 유쾌하지 않았지만, 그것도 추억이니까요. ^^

서니데이 2021-01-03 15:44   좋아요 2 | URL
새해부터 갑자기 사고가 있어서 놀라셨겠지만 빨리 회복하고 좋은 일 있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새해복많이받으세요.^^

psyche 2021-01-03 1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너무 놀라셨겠어요. 그만하기를 정말 다행이네요. 휴우.

cyrus 2021-01-03 15:35   좋아요 1 | URL
만약 동생이 술에 취해 밖에서 넘어져 크게 다쳤으면 호적에 동생 이름이 파였을 거예요.. ^^;; 지금 저와 가족 모두 마음에 안정을 되찾았어요.

syo 2021-01-03 1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이 동생 걱정하시는 말씀을 육성으로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불운한 일이었지만 액땜이라 여기시고 2021년 무탈하고 무난하시길.

cyrus 2021-01-03 15:38   좋아요 2 | URL
올해가 동생의 삼재 마지막 해라서 어머니가 동생을 많이 걱정하셔요. 저는 삼재를 안 믿는 편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성격이 예민한 어머니는 그렇지 않거든요. syo님도 무탈하세요.

붕붕툐툐 2021-01-03 16: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 페이퍼 내용과 사진이 찰떡 궁합이네용~ 꽉찬 별을 본 순간 자동으로 읽고 싶은 책장에 넣었습니다. 사적인 이야기가 섞여 최고의 서평이라 생각합니다~👍

cyrus 2021-01-04 11:45   좋아요 2 | URL
가끔 이런 형식의 글을 써보려고 해요. 경험담이나 사적인 일들을 기록하지 않으니까 나중에는 지나간 순간들이 잘 기억나지 않더라고요. ^^;;

이하라 2021-01-04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를 다쳤는데 봉합만 하면 될 정도였다니 불행 중 다행입니다. 이후에는 올해 다 잘 풀릴 거라고 믿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동생분 상처도 빨리 아물기를 빕니다.

cyrus 2021-01-04 11:46   좋아요 0 | URL
위로의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하라님. ^^

stella.K 2021-02-28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낫, 내가 왜 이 글을 이제야 읽는지 모르겠다.
지금 동생은 어떤지 모르겠네.
정말 많이 놀랐겠다. 정초부터.
근데 사진 증말. 넘 웃겨.ㅋㅋㅋㅋㅋ
진짜 농구 경기에서 저러면 얼마나 웃길까.ㅎㅎㅎ

cyrus 2021-03-01 11:51   좋아요 0 | URL
크게 다치지 않았어요. 생각해보면 크게 놀랄 일이 아니었어요.. ^^;;

감독이 선수 때리는 게 저 정도면 양반이에요.. ㅎㅎㅎ 과거에는 감독이 훈련 도중에 선수를 구타하는 일이 당연하게 여겼어요. 경기 중에 작전 타임이 있으면 중계 카메라 팀이 벤치의 모습을 촬영해요. 어떤 감독은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면서 욕설을 퍼붓기도 해요. 그 장면이 고스란히 생중계돼서 TV에 나와요.. ^^;;
 



미국 SF 문학의 거장 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2012년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600여 편의 단편소설을 썼다. 만약 그의 단편 전집이 우리말로 번역된다면 한 권의 책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브래드버리가 남긴 단편소설 중에 흑백 친선 야구 시합(The Big Black and White Game)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19458월에 발표된 이 단편소설은 브래드버리의 초기작에 속하며 1953년에 출간된 단편집 태양의 황금 사과(The Golden Apples of the Sun)에 수록되었다.



















* 레이 브래드버리 태양의 황금 사과(현대문학, 2020)


* 레이 브래드버리 레이 브래드버리: 태양의 황금 사과 외 31》 

(현대문학, 2015)

 

 


흑백 친선 야구 시합은 인종 차별이 심했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소설이다. 실제로 있었던 흑인 리그와 백인 리그 야구 선수들의 교류전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줄거리와 인종 차별 분위기를 생각하면 소설의 우리말 제목에 들어간 친선이라는 단어는 어색하다. 안 넣어도 될 단어다. 소설에서 흑인 팀 소속 타자의 팬인 어린 소년을 제외한 나머지 백인 관중들(소년의 어머니와 그 옆에 있던 숙녀)은 흑인 선수를 좋아하지 않으며 응원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백인 관중들은 백인 선수들을 압도하는 흑인 선수들의 능력을 부러워하면서도 질투한다. 당연히 백인 선수들도 흑인 선수들을 시기한다. 소설에 등장한 백인 선수는 경기 중에 고의적으로 흑인 선수를 다치게 만든다. 소설에서 묘사된 흑인 선수와 백인 선수 간의 실력차와 이를 지켜본 백인 관중들의 반응은 허구적인 장면이 아니다. 후술하겠지만, 흑인 야구 선수들의 야구 실력이 백인 선수들보다 월등히 앞선 사실을 보여주는 기록이 남아 있다. 


















* 한상범 메이저리그: 메이저리그에 관한 모든 것(지성사, 2019)


평점

3점   ★★★   B



* 강준막 재미있는 야구 사전(북카라반, 2014)


평점

2점   ★★   C

 


 


1876년에 출범된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ajor League Baseball)은 전 세계 모든 야구 선수들이 열망하는 꿈의 무대이다. 국적과 인종에 상관없이 뛰어난 야구 실력을 갖춘 선수라면 메이저리그에 뛸 수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시작된 지 고작 11년이 지난 1887년부터 흑인 야구 선수는 단 한 명도 뛰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오른 야구 선수이자 감독인 캡 앤슨(Cap Anson)이 흑인 선수의 메이저리그 출전을 막는 일에 제일 먼저 나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메이저리그는 백인 선수만 필드 위에 서 있는 화이트 리그가 되었다. 이미 1885년에 흑인 선수들로 이루어진 최초의 흑인 프로야구팀이 만들어졌다. 1887년에도 니그로 리그가 출범했지만, 재정상 어려움이 커서 일 년을 채우지 못하고 해체되었다.

 

니그로 리그의 전성기는 192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백인은 니그로 리그를 하부 리그로 취급하면서 무시했다. 1971년에 니그로 리그 최고의 투수 사첼 페이지(Satchel Paige)가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 전까지 뛰어난 실력을 갖춘 흑인 선수들은 보이지 않은 선수였다. 니그로 리그의 선수들은 경기 규칙을 준수하는 화이트 리그 선수들과 다르게 화끈하면서도 호전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니그로 리그의 선수들의 실력은 화이트 리그의 선수들보다 뛰어났다. 두 리그 사이에 교류전이 치렀는데, 통산 286168패로 니그로 리그가 우세한 성적을 거두었다.[] 흑백 친선 야구 시합이 발표된 해에 니그로 리그를 뛰었던 타자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1947년에 브루클린 다저스(LA 다저스) 소속 선수로 발탁되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게 되면서부터 흑인 야구 선수들의 열정을 막았던 화이트 리그의 벽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니그로 리그는 쇠퇴의 길을 걷는다.

 

작년 12월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니그로 리그의 기록을 메이저리그 기록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러면 니그로 리그도 메이저리그와 동급이 되면서 현재까지 알려진 각종 기록이 바뀔 가능성이 생겼다.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 타자는 테드 윌리엄스(Ted Williams). 니그로 리그의 기록이 공식으로 인정받으면 4할 타자는 테드 윌리엄스가 아니라 니그로 리그 소속의 조시 깁슨(Josh Gibson)이 된다. 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기록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기록을 증명해주는 통계자료에 신빙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시 깁슨은 백인 선수들도 인정한 뛰어난 전설적인 타자다. 테드 윌리엄스는 1966년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사첼 페이지와 조시 깁슨 등의 니그로 리그 선수들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시 깁슨은 메이저리그에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1972년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 스티븐 제이 굴드 풀하우스(사이언스북스, 2002)




니그로 리그 선수들의 기록이 제대로 인정받아 대중에 알려지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듯하다. 그래도 메이저리그에 악습을 철폐하려는 변화의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다. 메이저리그 야구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구단주는 인디언 얼굴을 형상화한 팀 로고 와후 추장’과 팀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와후 추장’와 인디언스’는 사라진다.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의 저서 풀하우스》에 4할 타자가 사라진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내용이 있다. 지금쯤 살아있으면 니그로 리그를 인정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발표에 어떤 반응을 보였지 궁금하다.




[] 지금까지 알려진 화이트 리그와 니그로 리그 간의 통산 교류전 성적은 정확하지 않다. 그러므로 야구 기록 전문가들이 제시한 기록이 제각각 다르다. 메이저리그: 메이저리그에 관한 모든 것에 적힌 통산 교류전 기록은 309129패다. 재미있는 야구 사전에 적힌 기록은 286168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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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1-02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이저리그에도 이런 공공연한 인종차별의 역사가 있었군요.

cyrus 2021-01-02 20:47   좋아요 0 | URL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지금도 야구 선수들 사이에 인종 차별이 있을 거예요.

레삭매냐 2021-01-02 18: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야구는 여전히 흑인들이 하기 어려운
종목 중의 하나입니다.

그 이유는 야구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경기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메이저리그 흑인 선수들의 비율
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재키 로빈슨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의 등번
42번이 모든 구단의 영구결번이지요.

로빈슨 데이에는 모든 선수들이 24번
을 달고 뛰는 장면도 멋지더군요.

cyrus 2021-01-02 20:54   좋아요 1 | URL
메이저리그 중계를 보다가 중계 화면에 비친 흑인 선수를 보면 “저 사람은 당연히 미국인일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레삭매냐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런 생각이 편견일 수 있겠어요. 쿠바나 멕시코 같은 남아메리카에서 태어나고 자란 흑인일 수도 있으니까요. 초창기 니그로리그가 오래 유지되지 못한 이유도 리그와 팀 전체를 운영하는 데 드는 어마어마한 비용이었어요. 그 당시 흑인들은 야구장 입장권조차 구매하기 힘들었을 정도로 경제적 자립도가 낮았어요. 니그로 리그를 보러 오는 흑인 관중들이 많지 않으니까 니그로 리그와 야구팀이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어요.
 

 



가끔 과거에 쓴 리뷰를 보곤 한다. 혼자 보기 때문에 부끄러움은 온전히 내 몫이다. 좋든 나쁘든 독서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과거의 리뷰를 본다. 풋내기 시절에 쓴 리뷰를 찬찬히 보다 보면 허술한 논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문과 오자 등을 여러 개 발견한다. 부끄러워서 당장 지우고 싶지만, 일단은 그대로 놔둔 상태다. 왜냐하면 고쳐야 할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고쳐 쓰면 글은 전보다 좋아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글쓰기 실력이 부쩍 늘어나는 건 아니다. 글을 고쳐 쓰기 전에 왜 고쳐야 하는지생각해봐야 한다


수험생들은 큰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오답 노트를 만든다. 모의시험을 칠 때마다 정답을 맞히지 못한 문제들이 있다. 그런 문제는 다시 풀어보고 오답 노트에 풀이 과정을 기록해야 한다. 오답 노트가 있으면 틀렸던 부분을 재차 확인하고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독서 행위와 리뷰 쓰기를 시험 문제를 푸는 일에 비유하는 표현이 좋다고 볼 수 없지만(왜냐하면 이런 표현은 논술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열심히 공부한 사람은 쉬운 문제를 틀릴 수 있듯이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오독을 할 수 있다.


















 

* 조현행 독서의 궁극 서평 잘 쓰는 법: 읽는 독서에서 쓰는 독서로(생애, 2020)


평점

3.5점   ★★★☆   B+




 

독서칼럼니스트 조현행 씨는 어떤 책을 읽었으면 무조건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쓰기는 책의 내용을 되새기게 하고, 이해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행위이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 조 씨의 표현에 따르면 독서를 마친 후에 쓴 글, 즉 서평(리뷰)은 글쓴이의 정신에 남겨진 지문(指紋)이다. 책 읽는 인간을 지문 인식 기계라고 생각해보자(사람을 기계에 비유한 점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라). 지문 인식 기계는 종종 지문을 잘못 인식할 때가 있다. 이러한 오작동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기계가 처음에 등록된 지문을 다른 사람의 지문으로 착각해서 일어난다. 완벽한 기계도 오작동을 일으킨다.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는 다독가도 오독한다. 지문 인식 오류를 고치려면 기계를 고치거나 지문을 다시 찍으면 된다. 내가 쓴 리뷰에 오류가 있으면 고쳐서 쓰면 된다. 고쳐 쓴 리뷰는 새로운 지문이다. 이제 그 지문을 내 정신에 꾹 눌러 등록하면 된다.


사람은 완벽한 신이 아닌 이상 자신이 했던 실수를 반복한다. 실수를 다시 하지 않도록 하려면 실수한 일을 꼼꼼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실수도 글의 주제가 될 수 있다. 나는 오독도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실수라고 본다. 그래서 지난달에 오독 노트라는 서재 범주(카테고리, category)를 새로 만들었다. 예전에 나의 오독을 분석한 글을 몇 편 쓴 적이 있다. 역시 기록으로 남아서 그런지 확실히 과거에 내가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서 무엇을 실수했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오독 노트에 포함될만한 글들을 골라 분류했다. 현재 오독 노트에 분류된 글은 총 다섯 편이다. 이 다섯 편의 글은 나의 실수와 오류가 담겨진 일종의 정오표이며 공개 사과문이자 반성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잊으려고 하면 더 기억이 남는다. 내가 기억력이 좋아서 이런 건 아니다. 이것은 오독에 대한 기록이 글쓴이인 나에게 준 긍정적인 효과. 기록하지 않았으면 과거의 실수를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 내 서재에 남아 있는 잡문들을 살펴보면서 오독이 반영된 글을 발굴할 생각이다. 고쳐 써야 할 책 리뷰가 있으면 내가 다시 그 글을 리뷰(review)’하여 오독 노트에 공개하려고 한다. 오독을 일삼고, 겉멋을 부린 과거의 를 오독오독 씹어줘야겠다. 이러다가 먼 훗날에 내가 이 글마저 비판할 것 같다.








Mini 미주알고주알

 



 

 

이 글은 책 리뷰가 아니지만, 그래도 책 내용이 언급된 잡문이다. 그러므로 책에 있는 오자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독서의 궁극 서평 잘 쓰는 법152쪽의 부록에 오자가 있다. ‘데리 이글턴은 오자다. 정확한 표기는 테리 이글턴(Terry Eaglet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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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2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1-01-02 13:04   좋아요 1 | URL
독서의 긍정적인 효과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나오는 것 같아요. 저도 책을 읽거나 글을 쓰다가 ‘빨리빨리’ 병의 증상이 나타나요. ^^;;

레삭매냐 2021-01-02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로 쓴 것은 지울 수 없다...

그리고 쓰지 않는 것들은 모두
사라진다

후자의 말쌈을 남기신 설터 옹의
전례를 따라 보려고 오늘도 읽고
쓰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그렇게 오탈자를 신고해도
반영이 되려나 궁금하네요.

cyrus 2021-01-02 13:07   좋아요 1 | URL
알라딘 독자 리뷰를 꼼꼼하게 보는 출판사 직원이 많지 않을 거예요. 책의 오탈자를 출판사도 알리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문학동네 같은 출판사 공식 카페나 인스타그램을 활용해볼 생각이에요. 알라딘 단독으로 독서 플랫폼에 활동해보니까 한계들을 많이 느꼈어요.

페넬로페 2021-01-02 1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몇년 전 제가 사는 동네의 도서관에서
조현행작가님의 서평 강의를 6주차에 걸쳐 들었는데 참 좋았어요~~
어렵지 않고 경쾌하게 강의하시더라구요^^
회사원이셨다가 그만두고 책읽는 세계로 전향하신 이력도 저는 좋았어요 ㅎㅎ
과거의 리뷰뿐만 아니라
현재의 글도 엉망이지만
작가의 말대로 계속 써야 할 것 같습니다^^

cyrus 2021-01-02 13:09   좋아요 0 | URL
제가 도서관에 열린 서평 강의 공지를 못 봤을 수 있지만, 어째서 대구의 모든 공공도서관에 서평 강의가 열리지 않을까요? 서평 강의가 있으면 한 번 수강하고 싶어요. ^^

syo 2021-01-02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리까지 찾아내는 매서운 눈!!

cyrus 2021-01-03 07:58   좋아요 0 | URL
‘데리버거’ 드립 하려다가 말았어요. 조현행 씨가 책에 서평 쓸 때 농담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ㅎㅎ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책읽는헤라 2021-01-02 2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내기 1인 출판사 도서출판 생애입니다. 오탈자는 접수했습니다. 재쇄 때 반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현생 작가님의 강의는 오프라인 온라인, 다양하게 진행됩니다. 관심 가져주시면 깊이 있는 문학 강의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페넬로페님, cyrus님, syo님 조현행 작가님의 이어지는 저서들도 관심가져주세요. 감사합니다. ^^

cyrus 2021-01-02 20:57   좋아요 1 | URL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출판사 이름을 꼭 기억할게요. 그리고 다음에 나올 두 번째 ‘궁극의 시리즈’를 기대하겠습니다. ^^

이누아 2021-01-02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구 학이사 독서아카데미에서 매년 서평집이 나와요. 회원들이 책을 읽고 서평을 써서 책으로 엮는데, 거기서 서평 강의가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cyrus 2021-01-03 15:39   좋아요 1 | URL
좋은 정보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얄라알라 2021-01-02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시간으로 바로 독자와 편집진의 교감이 이뤄져서 2쇄에 반영되는 이 흐름! 알라딘 서재 정말 멋지군요. cyrus님도요!

cyrus 2021-01-03 15:41   좋아요 1 | URL
알라딘 서재에 있는 리뷰를 통해서 독자와 출판인(저자)이 소통하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지구 온난화의 모든 것 -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제프리 베넷 지음, 한귀영 옮김 / 사람의무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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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지구는 46억 년 전부터 숨쉬기 시작했고, 지금도 숨을 쉬고 있다. 그렇지만 지구의 호흡은 날로 거칠어진다. 지구가 건강하게 숨 쉴 수 있는 호흡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나타난 지 겨우 몇백 년도 안 된 인간은 지구를 위한 호흡기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개발과 화석 연료 사용이 지구를 지치게 만들고 있다. 지금도 인간은 지구를 감싼 흙 가죽을 벗겨내고, 끝도 없는 구멍을 파며, 하늘을 더럽히고 있다인간은 지구를 병들게 한 주범이다. 이제는 지구가 인간에게 등을 돌리고, 쾌적한 삶터의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애꿎은 동식물이 생명을 잃는다.


지구 온난화라는 용어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세계 각 지역에서 이상 고온, 혹한, 태풍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발생할 때마다 항상 지구 온난화’가 언급된. 지구 온난화란 이산화탄소, 메탄(메테인) 등 대기 중에 배출된 온실가스가 지나치게 많아져 지구의 기온 상승을 유발하는 현상을 말한다지구는 뜨겁지도 그렇다고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행성이다. 지구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지표면(육지, 바다)의 열을 우주로 방출한다. 그러나 온실가스가 지표면에서 대기 중으로 방출된 열을 흡수하면, 그것을 지표면으로 다시 방출한다. 이 현상이 계속 반복되면 지구의 대기 온도는 올라간다.


지구 온난화가 기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간이 지구 온난화를 유발했는가? 최악의 기후 변화가 일어나면 지구는 아무도 살 수 없는 황폐한 행성이 될까? 지구 온난화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와중에 몇몇 정치인과 과학자 들은 지구 온난화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막연한 두려움을 떨고 있을 수 없다. 이해하기 복잡하다는 이유만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을 회피해서도 안 된다.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지구 온난화와 기후 문제를 제대로 아는 일이 절실하다.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기본적인 과학적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일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한 천체물리학자가 있다. 제프리 베넷(Jeffrey Bennett)은 지구 온난화의 과학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지구 온난화의 모든 것의 저자인 제프리 베넷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해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 비전공 독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꼭 알고 있어야 할 지구 온난화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저자는 최대한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지구 온난화를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는 회의론자들의 입장을 살펴본다그러면서 과학적인 증거를 제시하여 회의론자들의 입장을 반증한다. 저자의 서술 방식은 마치 토론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독자가 회의론자들의 입장을 따를지 아니면 거부할지 선택하도록 유도한다이 책을 읽으면서 지구 온난화의 과학적 증거를 제대로 이해한 독자라면 회의론자들의 입장을 따르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의 1장에 있는 지구 온난화의 과학적 증거들은 회의론자들도 수긍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저자는 화석 연료를 많이 사용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인간의 행위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를 요란하게 외치지 않는다. 지구 온난화의 심각한 결과를 보여주는 각종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지구 온난화가 실생활에 동떨어진 특이한 현상이 아닌 과학적 사실이며 실질적인 문제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저자는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방법들도 제시한다. 이 책의 옮긴이가 말했듯이 저자의 해결책이 나오는 4장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사실 저자도 이 부분을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상당히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각종 에너지 자원과 신기술 들을 제시한다. 그중에 원자력도 포함된다. 원자력 발전은 온실가스를 방출하지 않는다. 물론 저자도 원자력의 문제점을 잘 안다. 그렇지만 그는 현재로선 화석 연료 의존성을 줄이기에는 에너지 효율 향상과 신재생 에너지(풍력과 태양광 발전) 두 가지 방식을 병행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전력 공급에 큰 차질이 없도록 화력 발전소를 원자력 발전소로 전환하되, 신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향상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탄소세 도입에 찬성한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친원전 환경주의자가 생각보다 많다.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한 저자의 입장이 그리 놀랍지 않다. 환경운동 진영의 주요 이론적 기반 가운데 하나인 가이아 이론(Gaia hypothesis)’을 제시한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은 2004년에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가 생기지 않는 원자력 발전을 대규모로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자력 발전 지지자들은 현존하는 방사성 폐기물을 덜 위험한 물질로 재가공하는 원자로가 설계된다면 방사성 폐기물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확신한다. 저자는 이들의 입장을 언급하면서 방사성 폐기물은 폐기물 저장소 인근 지역에만 위험할 뿐, 멀리 떨어진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한다(4118쪽 참조). 물론 저자도 이런 자신의 입장이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시인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도시나 마을에 방사성 폐기물 저장소가 들어서는 상황을 반기지 않는다. 방사성 폐기물 처리 및 보관 방식에 대한 저자의 낙관적인 입장에 조금이라도 공감한 독자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그리고 안전하게 잘 유지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 사례 몇 가지를 저자가 언급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독자는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 자원이 될 수 있는 원자력에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국이 먼저 나서서 화석 연료가 아닌 신재생 에너지 자원에 투자한다면, 시장의 기능에 의해 신재생 에너지 자원의 가격이 싼값으로 책정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신재생 에너지 자원 투자 시장이 잘 형성되면, 전 세계는 신재생 에너지 자원 가격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4119쪽 참조). 미국은 여전히 전 세계 1위 경제 · 군사 강대국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제2차 세계대전부터 견고하게 구축돼온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위용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은 팍스 아메리카나의 근본적 위기를 불러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미국은 예전처럼 세계 패권을 잡기 힘들어질 수 있다. 저자는 시장 경제의 힘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미국의 힘도 지나치게 믿고 있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구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탐욕은 끝이 없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따지는 인간의 욕망이 자연과 화석 연료를 온전히 둘 리 없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지구 온난화에 대한 확실한 증거들을 알게 되었으면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실천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죽기 전에 해야 할 과제라고 하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지구와 우리 아이들, 언젠가 태어날 후손들이 잘살려면 우리가 해야 할 과제를 외면할 수 없다.







Mini 미주알고주알







* 중세 간빙하기 시기에 (70)

간빙하기에라고 써야 한다. ‘빙하기()’시기(時期)’를 뜻하는 글자이다.

 

 

* 1,250 (70)

‘1250은 연도이므로, 반점(자릿점)을 표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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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21-01-01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건강하시고 새해 하시려는 바 모두 이루는 해 되세요.^^

청아 2021-01-01 15: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21-01-01 1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1년에는 좋은 글 더 자주 부탁드려요 !

cyrus 2021-01-02 04:17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몸이 건강해야 책을 더 많이 읽고, 좋은 글을 더 많이 쓸 수 있어요. ^^

막시무스 2021-01-0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묵의 봄을 읽고난 이후 부터 환경문제에 관한 글에 눈길이 잘 머무네요! 새해 첫날 생각하기 너무나 좋은 주제의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cyrus 2021-01-02 04:20   좋아요 0 | URL
환경을 주제로 한 책을 알아보고, 그것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걸음마 수준이에요. 그래서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고, 책 좀 읽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저에게는 좋은 책을 소개해준 그 분들을 고맙게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