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를 보는 방법 - 박테리아의 행동부터 경제현상까지 복잡계를 지배하는 핵심 원리 10가지
존 밀러 지음, 정형채.최화정 옮김 / 에이도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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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와 무질서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계를 복잡계(complex system)라고 부른다. 주식시장은 복잡계를 설명할 때 자주 거론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어느 때는 질서를 가진 듯하다, 또 어느 때는 무질서하면서도 용하게 제 갈 길을 찾아내곤 한다. 이런 행보가 지니는 특성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복잡계 이론은 복잡다단한 현상을 폭넓은 관점에서 관찰함으로써 그 현상 속에 숨겨진 문제점을 찾아낸다. 따라서 성공적 전략과 예측을 세우기 위해서는 복잡계 이론을 숙지해야 한다. 복잡계 과학은 생명공학, 기상학, 경제학, 사회학 등 각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체를 보는 방법》(에이도스, 2017)은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복잡계 원리 10가지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상호작용’, ‘피드백’, ‘네트워크’, ‘자기조직화 임계성’ 등은 자연 및 사회현상의 비밀을 하나씩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이 책의 저자는 환원주의를 경계하고 복잡계 과학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환원주의에 의존했다. 그들은 자연을 간단한 구성요소로 나누어 이해하면, 그것들을 종합해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환원주의는 자연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상호 관계와 외부 변수를 보지 못한다.

 

 

환원주의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시스템을 이루는 구성요소에 대해 가능한 모든 것을 알고 있을지라도 그 구성요소가 시스템을 이루었을 때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는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24쪽)

 

 

복잡계 과학은 지난 세기까지 지배적 사고였던 환원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출발했다. 복잡계 과학은 자연을 ‘구성요소의 총합’이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전체’로 이해한다. 즉 자연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이 매우 유기적으로 결합,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잡계는 겉으로 보기에 무질서한 세계이지만 그 속에 일정의 규칙이 있다. 《전체를 보는 방법》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나치는 자연과 사회, 경제의 여러 현상에는 복잡성이 숨어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경제를 강타한 미국발 경제 불황은 일시적인 경제 침체가 아니라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에게 고금리로 대출해주는 주택담보대출이 부실 징후를 보이면서 생긴 연쇄적인 문제이다. 부실 금융상품은 실제 담보의 가치를 무한대에 가깝게 뻥 튀겼다. 금융기관들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자격 기준에 못 미치는 고객들에게 대출자금을 풀어줬다. 거품은 언제든 빠질 준비가 돼 있었다. 주택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린 수백만 명의 서민들은 거리로 나앉을 처지가 됐다. 이로 인해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가 감소하였고 이런 연쇄 효과에 따라 세계 경제의 타격도 불가피했다. 미국발 경제 불황은 작은 사건이 큰 사건으로 증폭시킨 ‘양의 피드백 메커니즘’의 대표적인 사례다. 복잡계는 조금만 방심하면 곧바로 다른 영역으로 전파되어 ‘엄청난 재앙’을 일으킨다.

 

주위의 자연과 사회를 더 주의 깊게 관찰하면, 많은 현상이 교과서에서 배운 것과는 달리 매우 복잡하며 역동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촛불 집회는 복잡계 원리로 설명할 수 있는 사회현상이다. 수많은 인파가 광화문에 모여든 촛불 집회를 누군가의 계획적인 참여를 통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촛불 집회는 ‘촛불 한 개’로 시작되었다. 사람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촛불 한 개’는 주변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었고, 광화문에 모인 군중들은 복잡계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전국으로 점점 확대되는 사회운동은 눈덩이가 굴러가면서 점점 커지는 상황과 유사하다.

 

복잡계 이론의 도움 없이도 우리는 이런 현상을 이미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의 정보 공유, 전염병의 확산 과정, 새로운 유행의 전파 과정에 대한 이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모든 것은 서로 영향을 받는다. 이게 바로 복잡계의 기본 원리이다. 우리는 이미 상호 작용하는 복잡계에 속해 있다. 복잡계 과학은 기존의 과학 방법론으로는 다루기 힘들지만,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인식의 폭을 크게 넓혀주고 있다. 하지만 복잡성의 힘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지금도 명확하지 않다. 촛불 집회와 미국발 경제 불황에서 보듯 우리는 복잡계가 두 얼굴을 함께 지녔다는 것을 이제 막 경험했을 뿐이다. 그래서 저자는 복잡성의 힘은 우리에게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효과를 주면서도 가끔은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인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복잡계는 ‘동전의 양면’이다. 우리는 이 복잡계라는 동전을 잘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복잡계라는 동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것은 새로운 삶을 제시하는 천사가 되거나 아니면 말썽을 일으키는 악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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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9 17: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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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1-30 08:50   좋아요 0 | URL
생명-자연 간의 상호관계, 공생. 예전에는 이런 개념들은 종교에서 강조된 것이었는데 이제는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있어요.
 

 

 

 

 

 

 

 

마녀사냥은 무지와 군중심리, 광기를 본질로 한다. 전염병, 기근 등 갑작스러운 재앙의 원인에 대해 당시 지식의 수준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국가는 흉흉해진 민심을 통제하기 위한 방책이 필요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황은 이단 심문관들에게 마녀재판을 주관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마녀재판으로 희생된 마녀들은 대개 평범한 여성들이었다. 재난이 닥쳐오면 마녀의 저주 때문이라 하여 무고한 여성들이 마녀의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어갔다.

 

 

 

 

 

 

 

 

 

 

 

 

 

 

 

 

 

 

 

 

 

 

 

 

 

 

 

 

 

 

 

 

* 주경철 《마녀 : 서구 문명은 왜 마녀를 필요로 했는가》 (생각의 힘, 2016)

* 양태자 《중세의 잔혹사 마녀사냥》 (이랑, 2015)

* [절판] 이케가미 슈운이치[슌이치] 《마녀와 성녀》 (창해, 2005)

* 제프리 버튼 러셀 《마녀의 문화사》 (르네상스, 2004)

* [절판] 제프리 버튼 러셀 《악마의 문화사》 (황금가지, 1999)

* 장 미셸 살망 《사탄과 약혼한 마녀》 (시공사, 1995)

 

 

 

마녀재판의 희생자 가운데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적지 않았다. 현대에 와서 ‘마녀사냥’은 대중의 잘못된 믿음을 악용해 무고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거나 여론몰이 등으로 희생시키는 상황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 쿠사노 다쿠미 《도해 마술의 역사》 (AK커뮤니케이션즈, 2016)

* 쿠사노 다쿠미 《도해 흑마술》 (AK커뮤니케이션즈, 2015)

* 하니 레이 《도해 근대마술》 (AK커뮤니케이션즈, 2012)

 

 

 

‘악마는 무엇인가?’, ‘마녀는 존재하는가?’라는 문제는 유럽 중세 및 르네상스의 오랜 종교적 질문이었다. 마녀재판이 절정기에 달했던 시기는 새로운 인문주의적 인간성이 성립된 르네상스 시대였다. 초기 기독교는 선과 악, 신과 악마를 구분 짓지 않았다. 신은 전지전능한 존재다. 신의 신비로운 힘을 느끼는 영적 체험은 ‘신의 은총’이다. 기독교가 말하는 인간은 오직 신의 은총으로 구원받을 수 있는 타락한 존재다. 즉 인간은 자신의 구원을 위해 어떤 능동적인 역할도 할 수 없다. 마술을 이용해 기적과 저주를 내리는 마법사들이 활동하게 되자 기독교는 마술을 이단이란 이름 아래 탄압하기 시작했다.

 

 

 

 

 

 

 

 

 

 

 

 

 

 

 

 

 

 

* 야콥 슈프랭거, 하인리히 크라머 《마녀를 심판하는 망치 : 말레우스 말레피카룸》

(우물이있는집, 2017)

 

 

 

말레우스 말레피카룸(Malleus Maleficarum)으로 알려진 《마녀를 심판하는 망치》는 마녀가 존재하는 이유와 그들을 고문하고 심문하는 방법이 기술된 책이다. 이 책은 전 유럽에 마녀사냥의 광기가 번지도록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쓴 두 명의 저자는 종교 재판소의 이단 심문관으로 활동한 성직자다. 야콥 슈프랭거(Jacob Sprenger)는 독일 출신, 하인리히 크라머(Heinrich Kramer)는 프랑스 출신이다. 어떤 학자는 《마녀를 심판하는 망치》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크라머가 명망 있는 이단 심문관 야콥 슈프랭거의 이름을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 독일 가톨릭은 마법의 힘과 마녀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그런데 슈프랭거크라머는 마녀를 부정하는 성직자들의 입장에 반대했고, 마법은 ‘악마가 가진 초자연적인 힘’이며 마녀는 이 악마의 힘을 이용하는 사악한 존재로 규정했다. 자신들의 ‘마녀론’을 합리화하기 위해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같은 권위 있는 종교인들의 글을 인용하기도 했다. 전문가의 의견에 호소하는 ‘권위에 의거하는 논증’은 마법의 단죄를 정당한 것으로 보이게 했다. 그러나 《마녀를 심판하는 망치》는 이성적인 판단과 근거가 빈약한 책이다. 이케가미 슌이치(池上俊一)는 《마녀를 심판하는 망치》의 내용에 ‘여성에 대한 강박적인 두려움’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니시무라 유코 《그림과 사진으로 풀어보는 마녀의 약초상자》

(AK커뮤니케이션즈, 2017)

 

 

 

마녀재판이 유럽 전역을 휩쓸기 전까지 마녀는 마을 외진 곳에 혼자 살면서 민간 처방이나 주술을 행하던 여성 정도로 인식되었다. 《그림과 사진으로 풀어보는 마녀의 약초상자》는 약을 제조하는 법, 약초의 효능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 ‘현명한 여인들’이 마녀로 오해받은 이유를 설명한다. 이단 심문관들은 ‘현명한 여인들’이 만든 약을 ‘마녀의 연고’라고 판단했고, 이 연고를 몸에 바르면 동물로 변신하거나 빗자루를 타면서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단 심문관들은 무고한 여인들을 추궁했으나 끝내 ‘마녀의 연고’ 재료를 알아내지 못했다. 심지어 산파도 마녀사냥의 주요 표적이 되었다. 성경 ‘창세기’ 편에 따르면 신은 낙원에서 추방당한 하와(Ḥawwāh)에게 ‘출산의 고통’을 주었다. 산파는 산모의 출산을 돕는 일을 하는데, 이단 심문관은 성경 구절을 근거로 산파를 ‘신이 내린 출산의 고통을 부정하는 자’로 규정했다.

 

 

 

 

 

 

 

 

 

 

 

 

 

 

 

 

 

 

 

* 시부사와 다쓰히코 《흑마술 수첩》 (어문학사, 2017)

* 쥘 미슐레 《마녀》 (봄아필, 2012)

 

 

 

 

 

 

 

 

 

 

 

 

 

 

 

 

* 폴 카루스 《악마의 탄생》 (청년정신, 2015)

* [구판, 절판] 폴 카루스 《악마의 역사》 (더불어책, 2003)

 

 

 

프랑스의 역사가 쥘 미슐레(Jules Michelet)와 독일의 과학철학자 폴 카루스(Paul Carus)는 '민중을 현혹하는 마녀(악마)'라는 인식에 반론을 제기한다. 쥘 미슐레는 마녀가 ‘민중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의사’였다고 주장했고, 폴 카루스는 이단으로 규정 받아 종교로부터 탄압받은 지식인들이 세상을 진보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봤다. 마녀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민중의 목소리를 가까이 들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회였다. 이단 심문관들은 마녀 집회를 ‘신과 교회를 부정하는 이단세력들의 모임’, ‘악마들의 문란한 축제’로 인식했다. 그러나 마녀 집회를 바라보는 그들의 생각은 과도한 상상력이 덧붙여진 편견이다. 마녀 집회는 ‘민중의 축제’였으며 그것이 종교의 힘에 철저히 지키려는 지배계급의 눈에는 자신들의 권위를 위협하고 부정하는 행위로 보였다. 오컬트에 관심 많은 일본의 작가 시부사와 다쓰히코(澁澤龍彥)는 마녀 집회에 참여한 민중들이 중세 계급사회와 종교적 질서를 거부하고, 성(sex)의 자유를 외친 아나키스트라고 주장한다.

 

악마와 마녀는 인간의 의지와 관계없이 존재하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의 어두운 내면이 반영돼 의인화한 것인가라는 주제는 여전히 논란으로 남아 있다. 과학에 대한 믿음이 절정에 달한 지금도 사람들은 ‘마법’과 ‘악마의 존재’에 관심을 가진다. 마법은 암울한 현실에 얽매인 인간의 ‘현실 초월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반면 현실 지향적인 지식은 때로 이성을 마비시키는 가장 강력한 독이 되기도 한다. 그 독을 품은 지식인 및 종교인들은 ‘악마에 관한 지식’을 이용하여 마녀사냥을 주도했고 막강한 힘을 과시했다. 그들이야말로 민중을 못살게 군 진짜 악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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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9 15: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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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1-29 17:19   좋아요 1 | URL
별 것도 아닌 이유 가지고 마녀로 몰아세우는 사례도 있습니다. 옛날에 우유나 치즈를 만드는 일은 여성이 맡은 일이었어요. 상한 우유나 치즈를 먹고 복통에 시달린 사람들은 우유와 치즈를 만든 여성이 ‘사악한 힘’을 가졌다고 비난했어요. 그때는 음식을 상하게 만드는 세균의 존재를 몰랐을 것이고, 음식이 상하는 원인을 ‘초자연적인 힘’이라고 생각하기 쉬웠죠.
 
멋진 신세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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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겪는 고통의 근원은 욕망이다.

 

- 쇼펜하우어 -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는 사회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구도로 바라봤다. 그는 자신이 살던 시대, 즉 왕과 귀족, 새로 등장한 부르주아 계급 등 사회 세력들 간의 대립 및 종교적 갈등으로 평안한 날들이 없던 시대를 그렇게 표현했다. 인간은 오로지 자기보존을 위한 이기적 본성에 따라 행동한다. 홉스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어떤 짓도 마다하지 않는 상황을 자연 상태로 규정했다. 따라서 자연 상태에서는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이나 집단들이 서로 대립하고 다투게 된다. 홉스는 절대 권력을 가진 군주가 통치해야 야만적인 자연 상태가 해소된다고 주장한다. 군주는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질서를 위반한 사람을 전체를 위해서 가차 없이 처단할 수 있다. 인간의 선한 의도를 신뢰하지 않으므로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평화적인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게 홉스주의의 장점이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다. 이기적 본성을 가진 사람들은 법의 빈틈을 노려서 사익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홉스주의에 반대한 존 로크(John Locke)는 군주도 인간이라서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홉스의 군주제 옹호는 군주의 독재적 공권력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악용될 수 있다.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풍자소설 멋진 신세계는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이 세계를 통제하는 암울한 미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소설에 독자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작품 전체에 짙게 깔린 전체주의적 사회 분위기. 멋진 신세계에 묘사된 전체주의적 사회상은 홉스의 유토피아(utopia)를 상기시킨다.

 

멋진 신세계의 문명인들은 과학기술에 의존해 욕망을 채워나간다. 이 소설에 소마(soma)라는 약이 등장한다. 하루에 두 알씩 먹는 이 약은 모든 것을 잊게 해주는 마약이다. 소마 한 알만 복용하면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행복은 욕망이 충족되어 만족하거나 즐거움을 느끼는 상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마치 행복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행복하기 위한 욕망이 과학기술과 결합하면 위험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안정된 삶을 가져다주는 과학기술에 감탄하고 있을 때, 헉슬리는 과학기술을 욕망 충족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경계했다. 홉스의 인간관에 따르면 인간이란 서로 자신의 욕망을 향해 달리는 존재다. 결국, 욕망과 자기 보호를 위해 폭력을 행사한다. 욕망이 완벽하게 충족되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멈출 수 있다.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소마는 갈등과 대립을 불러일으키는 감정을 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행복이라는 욕망만을 갈구하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 소마에 중독된 국민은 진정한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을 잊어버리게 되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욕망을 스스로 실현할 수 없는 무능한 상태로 살아가게 된다.

 

멋진 신세계의 문명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수면시 교육을 받는다. 자는 동안 귓가에서 반복되는 수면시 교육의 격언은 홉스의 말을 풍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인은 만인의 공유물이야.”

 

 

중앙 인공부화 · 조건반사 양육소에서 생산된 인간들은 배아 시절부터 화학적으로 능력이 조절된다. 이들은 능력에 맞게 사회 계급 구조에 편입되며, 세뇌 교육에 가까운 수면 시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의 상황에 만족한다. 각 계급의 역할이 분명하고 분업의 결과물을 공유하기 때문에 사회는 안정되어 있다. 서로 싸울 일 없이 주어진 계급에 따라 생활하는 세계. 이 평화로운 멋진 신세계에 산다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 언뜻 보면 살기 좋은 곳 같아도 개인의 직업, 생활방식, 습관, 복장, 인생의 목표까지 세계 총통의 정책에 따르도록 강요받는다. 개인의 고유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마저도 인정하지 않는 곳이다. 헉슬리가 묘사한 멋진 신세계의 암울한 사회현실은 단순히 가상의 미래가 아니다. 그가 그리고 있는 멋진 신세계의 풍경은 홉스주의의 특징들과 관련되어 있다. 안정적이고 강력한 국가의 실현을 희구했던 홉스주의에 내포된 부정적 가능성의 묘사인 셈이다. 홉스가 꿈꾼 국가는 유토피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가 경계했던 파렴치한 탐욕과 이기심의 자취는 여전히 남아 있다. 탐욕과 이기심을 전제로 한 과학 발전이 인류를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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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4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1-25 12:19   좋아요 0 | URL
돈을 써서 소비할 때 잠시나마 행복감을 느끼죠. 그런데 이 행복한 기분이 너무 좋아서 돈을 물 쓰듯 쓰면 더 힘들어져요. 마음이 공허해질 때 습관처럼 과소비를 하고나면 후회하게 됩니다. ^^;;

페크pek0501 2018-01-27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탐욕과 이기심을 전제로 한 과학 발전이 인류를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 설령 불행하게 만들지라도 과학의 발전은 멈추지 않을 거라는 게 문제인 듯해요.

cyrus 2018-01-29 14:23   좋아요 0 | URL
과학이 발전할 때 반드시 성찰과 윤리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성찰과 윤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과학은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됩니다.
 

 

 

1월 26일 금요일 11시부터 올재 클래식스 25차 시리즈가 교보문고 광화문점, 인터넷 교보문고에 판매된다. 27일 토요일에는 전국 교보문고 매장에서 책을 구매할 수 있다.

 

 

 

 

 

* 김부식, 허성도 역 《삼국사기》(전 2권)

* 헤르만 헤세, 이인웅 역 《크눌프, 황야의 이리》

* 헤르만 헤세, 이인웅 역 《최초의 모험》

 

 

25차 시리즈 중에 제일 관심이 가는 책은 헤세의 《최초의 모험》이다. 헤세가 젊은 시절부터 83세 때까지 쓴 수필을 발표 연도순으로 수록한 책이라고 한다. 《최초의 모험》에 수록된 수필이 몇 편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 『작은 기쁨』, 『의사들에 대한 추억』이라는 글이 수록되어 있다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다. 전자의 글은 22세의 젊은 시절이었을 때, 후자의 글은 83세의 헤세가 쓴 수필이다. 《최초의 모험》에 ‘국내 초역’ 수필 작품도 수록되어 있다고 하던데, 헤세의 글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구미가 당길 만한 책이다.

 

헤세의 사후 저작권이 말소되면서 헤세의 작품들이 밀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인지 이번 25차 시리즈 발간 소식을 확인하고도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한 번도 읽지 않은 민음사 판본의 《크눌프》, 《황야의 이리》를 가지고 있다. 헤세의 작품이 너무 많다. 그래서 ‘전작 읽기’를 도전하기 위한 작가로 헤세를 선택하기가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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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1-2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헤세의 책들이 범람한 이유가 있었군요.
마치 그전에 헤밍웨이 때처럼 말이죠...

그나저나 올재 시리즈를 읽지도 않고 소장만
하면서 또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네요.

그냥 패스하기엔 책값이 너무 착해서요.

cyrus 2018-01-24 16:31   좋아요 1 | URL
세상을 떠난 작가의 저작권은 사후 50년까지 보호됩니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가의 작품들이 나왔으면 좋으련만 출판사들이 익숙한 작품들만 번역해서 문제입니다. ^^;;

레삭매냐 2018-01-24 16:35   좋아요 0 | URL
더 웃기는 건,
출판사는 물론이고 표지갈이에 가격까지 얹어서 나왔는데
역자가 같다는 점이지요.

그래서 굳이 새 책을 사야 하나 싶기도 하구요.

syo 2018-01-2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의 올재 파수꾼 사이러스님!

cyrus 2018-01-24 16:31   좋아요 1 | URL
제가 꾸준히 소개한 신간도서는 ‘올재 클래식스’뿐입니다. 이 글이 ‘알라디너의 선택’에 노출되지 않아서 좋습니다. ^^

서니데이 2018-01-24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년전에 헤르만헤세 저작권이 사후 일정 기간이 지났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데미안을 포함 헤세 저작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아요. 저도 <최초의 모험>이 초역된 내용이 있다고 하니, 그 중에서는 제일 관심이 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많이 추웠어요. 따뜻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cyrus 2018-01-25 12:22   좋아요 1 | URL
이번 주는 1월 중 가장 추운 주가 될 것 같습니다. 햇볕을 받으면 그나마 따듯한데, 북쪽에서 내려오는 한기가 너무 세서 햇볕도 무용지물이네요. ^^;;

transient-guest 2018-01-25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 수 없는 책을 오늘도 이렇게 하염없이 바라보고만 있네요...-_-::

cyrus 2018-01-25 12:24   좋아요 0 | URL
올재 클래식스 시리즈를 중고로 판매하는 판매자들이 있는데, 문제는 ‘한정판’이라는 프리미엄을 붙여서 비싼 액수를 책정해요. 보급판 형태로 나오는 ‘올재 셀렉션스’ 시리즈를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의 첫 젠더 수업 창비청소년문고 27
김고연주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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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에서 하와(Hawwah)가 탄생하기 전까지 아담(Adam)은 남성이 아니라 그저 사람이었다. 하와가 탄생하고 나서야 ‘남성’, ‘여성’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진 것이다. 인간은 탄생과 동시에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남성은 남성적 가치관에 따라, 여성은 여성적 가치관에 따라 획일적으로 양육되며 한 쌍의 남녀가 결혼하고 자녀들을 낳아 사는 것이 삶의 유일한 방법이자 가치라고 교육받는다. 또한, 이성애만이 인간이 나눌 수 있는 유일무이한 사랑이자 덕목이라고 배운다.

 

성(sex)은 ‘남성과 여성’을 의미하는 생물학적, 의학적 개념이다. 젠더(gender)는 사람들이 특정한 사회 · 문화 ·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여 만들어내는 종합적인 현상을 포괄한 개념이다. 페미니즘(feminism)은 가부장적 질서에 반대하면서 젠더에 기초한 다양성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상이다. 근대사회가 일원론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회였다면 오늘날 현대사회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폭력 불감증에 걸려 있다. 특정 대상에게 향하는 혐오 발언에는 언제나 폭력이 있다. 일상생활에 침투한 혐오 발언은 가히 치명적이다. 주장이 다르면 공격하고 공격당한다. 다양성의 사회에 살면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론이 설 자리를 잃고 설득이나 이해는 통하지 않는다.

 

‘젠더’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남녀차별 · 여성혐오가 여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알게 모르게 남녀차별이 존재한다. 김고연주《나의 첫 젠더 수업》은 역사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어떤 식으로 성 역할을 부여받고 수행했는지 청소년들에게 쉽게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먼저 가족 안에서 ‘고정된 성 역할’이 어떻게 주입되고 고착되는지 설명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성은 가정 내에서 소극적 · 수동적인 여성성을 받아들이면서 성장한다. 흔히 분홍색은 여성을 대변하는 색깔로 여겨진다. 그러나 여자아이에게 분홍색을 강조하는 것이나 남자아이에게 분홍색을 금기시하는 것 모두 비교육적이다. 성 정체성이 생기지 않은 시기에서부터 특정한 색을 접하는 아이는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게 돼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육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권장할 일이다. 하지만 외모가 아름다워야만 취업이나 결혼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풍토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인간의 가치를 외모로만 따지는 것은 인간의 내면을 경시하는 속물주의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얼굴이나 몸매를 가장 먼저 쓰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청소년 시기부터 벌써 루키즘(lookism, 외모 지상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학생들은 무리한 다이어트와 성형으로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저자는 청소년 독자들이 외모지상주의의 문제점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도록 현실적인 사례(비현실적인 바비 인형의 몸, 미스코리아 대회의 문제점 등)를 들어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근대 초기의 여성상은 가족의 생계 부양자이자 가장으로서의 남성상을 보완하는 모습이었다. 모성, 감정, 사랑스러움 등이 그 여성상의 내용을 이룬다. 그러나 모성은 본능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 모성을 신성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남아 있어서 스스로 또는 타인에게 모성을 강요하기도 한다. 엘리자베스 바댕테르(Elisabeth Badinter)는 모성 본능은 본래부터 여성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바댕테르의 입장을 인용하여 육아 노동을 전담하는 여성을 위해 사회가 만들어낸 ‘모성 본능’의 불편한 진실을 알려준다. 모성은 출산을 경험한 어머니에게만 생기는 감정이 아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인간적 감정’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이분법적 성 역할, 혐오 문제는 자신 또는 타인의 생각과 신체에 대한 생각과 행동 범위를 축소한다. 그리고 자신의 약점을 꼭꼭 숨기기 위해 타인의 약점을 손가락질하고 혐오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결국 자신과 타인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저자는 자신과 타인을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한다면 남녀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고정된 성 역할에 맞서는 남녀에게 당부하는 그녀의 말이 깊고도 넓은 혐오 사회의 뿌리를 제거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으로 이어질 것인지 의문이다. 하지만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타인도 사랑할 수 있다. 타인에 향한 사랑을 아끼지 않는 성숙한 사람은 타인과 정서적 연결을 맺고 타인을 공감한다.

 

이 책을 자녀와 함께 재미있게 읽는 방법이 있다. 주제별로 읽는 것이다. 그때그때 관심에 따라, 이런 조합, 또 저런 묶음으로 읽을 수 있다. 이런 접근을 통해 어른, 청소년 독자들은 젠더라는 새로운 시각이 사회를 달리 해석하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고리타분하고 잘못된 성교육을 받고 자란 어른들은 왜곡된 성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이 올바른 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제대로 이끌어주려면 어른들도 성을 공부해야 한다. 어른도 잘 모르고 틀릴 수 있다.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성을 다시 공부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든다. 《나의 첫 젠더 수업》은 여성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여성, 남성을 넘어선 성숙한 인간이라는 목표에 좀 더 접근하도록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용기와 자극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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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8-01-23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아이에게 분홍색을 강조하는 것이나 남자아이에게 분홍색을 금기시하는 것 모두 비교육적이다. ; 여자 아이가 스스로 분홍색을 좋아할 때, 그것을 금기시하는 것은 교육적일까요. 비교육적일까요?

우리 딸아이를 예로 든다면 유치원 입학하면서 분홍색을 좋아하다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습니다. 저는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두었습니다.

cyrus 2018-01-24 15:19   좋아요 0 | URL
딸이 스스로 분홍색을 좋아하는 것은 본인의 선택이니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분홍색은 ‘여자의 색’, 파랑색은 ‘남자의 색’이라는 편견을 가진 부모는 자녀에게 편견을 가르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뿐만 아니라 또래 친구들의 행동을 보고 따라 배우게 됩니다. 남자 친구들 대부분이 분홍색보다 파랑색을 선호하면, 그들과 어울리는 남자 아이는 파랑색을 선호하게 됩니다. 여자 아이도 마찬가지에요. 분홍색을 선호하는 동성 친구들과 어울리면 분홍색을 좋아하게 되죠. 다가 후토시의 <남자문제의 시대>에 이런 사례가 나옵니다. 마립간님처럼 자녀가 무슨 색을 좋아하든 내버려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립간 2018-01-24 19:09   좋아요 0 | URL
아래 비밀댓글에 대한 답변과 함께 생각해 보면

어른의 개입 없이, 유치원생들 사이에서 색깔에 관한 남녀 편향이 생긴다면 어른이 아이들의 사고에 직접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때의 직접 개입은 설명이나 설득이 아닌 물리적 개입을 말합니다.


cyrus 2018-01-25 12:31   좋아요 1 | URL
<남자문제의 시대>의 저자는 남녀평등교육을 도입한 학교의 사례를 분석해서 남녀평등교육 도입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합니다. 저자의 의견에 저도 동의하고요, ‘물리적 개입’으로 아이들의 색깔 편향을 바로잡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이들이 생각하는 편견이 잘못된 내용임을 알려주는 것이 ‘개입’일까요? 저는 편견과 오해를 바로 잡을 수 있기 위해선 부모의 설명과 설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마립간 2018-01-25 14:27   좋아요 0 | URL
cyrus 님이 전에 언급했던, 양성 평등을 위한 폭력을 반대한다는 일관된 가치관의 댓글로 보입니다.

편견을 바로 잡는 교육, 훈계 그 무엇이든 개입은 개입이죠. 긍정적인 개입일 뿐이죠.

남녀불평등에 관해, 물리적 개입이 아닌 ‘잘못된 내용임을 알려주는 개입‘으로 충분한가. 성인의 경우에는 아이와 무엇이 다른가가 생각해 볼 점이겠군요.

(그리고 사람을 악어에 비유하는 것은 언어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2018-01-23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1-24 15:23   좋아요 1 | URL
학교도 고정된 성 역할과 관련된 편견을 습득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남자 아이가 분홍색을 좋아하는데, 동성 친구들이 ‘너 분홍색 좋아하니 여자구나’하고 놀리면, 남자 아이는 혼란스러워 합니다. ‘여자의 색인 분홍색’이라는 편견을 스스로 극복해서 친구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떳떳이 밝히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죠. 아이들은 동성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동성 친구들의 취향을 따라하게 됩니다.